“찬양은...마땅히 드려야 할 일이다. 할렐루야”(시편 148:14)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1:1-18)
1. 사도들과 유대에 있는 신도들이, 이방 사람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2. 그래서 베드로가 예루살렘에 올라왔을 때에, 할례를 받은 사람들이
3. “당신은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은 사람이오” 하고 그를 나무랐다.
4. 이에 베드로가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을 차례대로 그들에게 설명하였다.
5. “내가 욥바 성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에 나는 황홀경 가운데서 환상을 보았는데, 큰 보자기와 같은 그릇이, 네 귀퉁이가 끈에 매달려서 하늘에서 드리워져 내려서 내 앞에까지 왔습니다.
6.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땅 위의 네 발 짐승들과 들짐승들과 기어다니는 것들과 공중의 새들이 있었습니다.
7. 그리고 ‘베드로야, 일어나서 잡아먹어라’ 하는 음성이 내게 들려왔습니다.
8. 그래서 나는 ‘주님,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나는 속된 것이나, 정결하지 않은 것을 먹은 일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9.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말아라’ 하는 음성이 두 번째로 하늘에서 들려왔습니다.
10. 이런 일이 세 번 일어났습니다. 그리고서 모든 것은 다시 하늘로 들려 올라갔습니다.
11. 바로 그 때에 사람들 셋이 우리가 묵고 있는 집에 도착하였는데, 그들은 가이사랴에서 내게 보낸 사람들이었습니다.
12. 성령이 내게,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여섯 형제도 나와 함께 가서, 우리는 그 사람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13. 그 사람은, 자기가 천사를 본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었습니다. 곧 천사가 그의 집에 와서 서더니, 그에게 말하기를 ‘욥바로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라고도 하는 시몬을 불러오너라.
14. 그가 네게 너와 네 온 집안이 구원을 받을 말씀을 일러줄 것이다’ 하더라는 것입니다.
15. 내가 말을 하기 시작하니, 성령이 처음에 우리에게 내리시던 것과 같이, 그들에게도 내리셨습니다.
16. 그 때에 나는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17.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우리에게 주신 것과 같은 선물을 그들에게 주셨는데, 내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18. 이 말을 듣고 그들은 잠잠하였다. 그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방 사람들에게도 회개하여 생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 주셨다” 하고 말하였다.
(시편 148)
1. 할렐루야.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높은 곳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2.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주님의 모든 군대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3. 해와 달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빛나는 별들아, 모두 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4. 하늘 위의 하늘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 위에 있는 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5. 너희가 주님의 명을 따라서 창조되었으니, 너희는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6. 너희가 앉을 영원한 자리를 정하여 주시고, 지켜야 할 법칙을 주셨다.
7. 온 땅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바다의 괴물들과 바다의 심연아,
8. 불과 우박, 눈과 서리, 그분이 명하신 대로 따르는 세찬 바람아,
9. 모든 산과 언덕들, 모든 과일나무와 백향목들아,
10. 모든 들짐승과 가축들, 기어다니는 것과 날아다니는 새들아,
11. 세상의 모든 임금과 백성들, 세상의 모든 고관과 재판관들아,
12. 총각과 처녀, 노인과 아이들아,
13. 모두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그 이름만이 홀로 높고 높다. 그 위엄이 땅과 하늘에 가득하다.
14. 주님이 그의 백성을 강하게 하셨으니, 찬양은 주님의 모든 성도들과, 주님을 가까이 모시는 백성들과, 이스라엘 백성이, 마땅히 드려야 할 일이다. 할렐루야.
(요한계시록 21:1-6)
1.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이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
2. 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와 같이 차리고,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3. 그 때에 나는 보좌에서 큰 음성이 울려 나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4.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5. 그 때에 보좌에 앉으신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 또 말씀하셨습니다. “기록하여라.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다.”
6. 또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며 오메가, 곧 처음이며 마지막이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내가 생명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
(요한복음 13:31-35)
31.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는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께서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다.
32. [하나님께서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으면,] 하나님께서도 몸소 인자를 영광되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그렇게 하실 것이다.
33. 어린 자녀들아, 아직 잠시 동안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그러나 너희가 나를 찾을 것이다. 내가 일찍이 유대 사람들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고 말한 것과 같이, 지금 나는 너희에게도 말하여 둔다.
34.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을 알게 될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주님께서 새롭게 하셨으니’입니다.
사도행전,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사도행전 11:12)
시편, “모두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시편 148:13)
서신서,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계시록 21:5)
복음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복음 13:34)
오늘 요절은, “찬양은...마땅히 드려야 할 일이다. 할렐루야”입니다.(시편 148:14)
[사도행전과 시편본문 정리 (사도행전 11:1-18 / 시편 148)]
오늘 사도행전본문의 소제목은 ‘베드로가 사도들 앞에서 해명하다’입니다.
여태 처음교회는 이방인과의 접촉을 부정하게 여길 만큼 미숙한 교회였습니다.
그런 예루살렘교회가 베드로를 필두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성령께서 베드로에게 지시하시고(12) 성령께서 친히 이방인들에게 내리심을 알게 된 것입니다.(15)
그리고 온 교회는 하나님 은혜의 광대하심에 영광을 돌립니다.(18)
마지막 절, 교회의 선포는(18)
회개와 생명은 오직 하나님의 선물이며, 그 선물이 이방인들에게까지 내렸다는,
즉 이방 선교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선포입니다.
이토록 갑작스럽게 교회는 새로워지고 성큼 성장합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온누리에 울려 퍼진 하나님 찬양’입니다.
시 148편은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널리 외치는> ‘유일한 시편’입니다.
하늘나라와 땅나라의 각계각층은 물론이고 온누리 피조세계에게 하나님 찬양을 촉구합니다.
오늘 눈과 귀가 활짝 열리고 환골탈태한 베드로와 교회의 새 노래로 안성맞춤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요한계시록 21:1-6 / 요한복음 13:31-35)]
오늘 계시록본문의 소제목은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낡은 세상은 가고(1절, 20:11)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새 세상이 옵니다.
그 새 세상엔 혼돈의 세력을 대표하는 바다도 없습니다.(1)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 하늘에서부터 준비해두셨던 새예루살렘이
마치 선녀가 두레박을 타고 내려오듯이
신부처럼 내려옵니다.(2)
과거 예루살렘 성전에 하나님의 상징이 모셔졌음에 비해
새 예루살렘에는 하나님께서 몸소 좌정하십니다.
아예 백성과 함께 사십니다.(3)
특히 4절은 이사야 25:6-8절의 감동적인 성취로 보입니다.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에 어울리도록
하나님께서 이제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실 것입니다.(5)
이 말씀 처음 받고 대오각성(大悟覺醒) 환골탈태(換骨奪胎)하였을
교회의 감동과 희망이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새 계명’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임박했습니다.
예수님의 때가 닥친 것입니다.
인자와 하나님이 서로 영광스럽게 하실 바로 그 때 말입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만천하에 드러나실 그 때입니다.
지금 스승과 제자들은 이별의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때 마치 이별선물처럼 새 계명을 주십니다.
이는 이미 있는 계명의 발전입니다.(레위기19:18)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베푸신 사랑의 척도에 따라
즉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서로 사랑해야 하므로
크게 발전한 새 계명입니다.
이 계명을 지켜 서로 사랑할 때 세상은 그런 제자들을 통해 예수님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가 문제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의 높이와 깊이와 너비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
지금 세상은 오늘날 교회에서 예수님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부활절 5주에 읽는 성서일과 4본문에는
천지개벽의 기운이 감돕니다. 특히
요한계시록에는 하늘에서 새하늘과 새땅이 내려오고 있습니다.(계21:2)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이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계21:1)
그렇게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게 되고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십니다.(계21:3)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고 외치십니다.(5)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계21:4)
오늘 이 말씀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에 주시는 말씀이어서
더욱 뜻깊고 뼈저립니다.
부디 하나님을 경외하고, 약자를 섬기고,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히 여길 줄 아는
의로운 정권을 어서 세워주시길, 그래서
천안함 참사,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이 땅 억울한 죽음들의 진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그 책임자들을 일벌백계하기를
그리하여 이 땅 무너진 정의기둥 법기둥이 다시 세워지고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하게 되기를
그렇게 한국교회도 환골탈태하여
두려움과 혐오만 가득했던 교회들마다(행11:3,8)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 같이 서로 사랑하는 참 제자로 변화되어가기를(요13:34-35)
그렇게 한국교회가 온 몸으로 주님을 찬양할 수 있을 강한 사랑의 힘 주시기를 빕니다.
“주님이 그의 백성을 강하게 하셨으니,
찬양은 주님의 모든 성도들과, 주님을 가까이 모시는 백성들과,
이스라엘 백성이 마땅히 드려야 할 일이다. 할렐루야”(시편148:14)
[나머지]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부활절 5째 주일, 오늘 본문들은 주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려는 열정으로 가득합니다. 우리의 묵은 편견을 깨뜨리고 이방인까지 깨끗하게 하십니다.(사도행전) 이렇게 온누리 백성들을 각성시켜(사도행전), 강하고(시편) 새롭게 하십니다.(요한계시록) 이렇게 우리를 새롭게 하셨으니, 이제 우리는 새 계명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주님께서 주시는 새 계명을 받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요한복음) “서로 사랑하여라!” 예전에도 받은 계명 같은데... 가만히 보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내가 너희를 사랑했으니 너희도 서로 사랑해라가 아니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딱 그런 식으로, 그런 무게로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다시 생각해야겠습니다. 예수님 말씀을 다시 읽고 다시 묵상하며 다시 따라야겠습니다. 환해지는가 싶었는데, 앞이 캄캄합니다. 그래도, 많이 읽다보면 다시 환해질 것입니다.(독서백편의자현 讀書百遍義自見) 부활예수님 만난 사람이라면, 죽음의 권세 깨뜨리신 부활의 기운 차오르는 주님의 몸 교회라면, 이 말씀 예수님의 새 계명의 길이 환히 보일 것입니다.
** 하늘에서 내려오는 큰 그릇(행 11:5-6)과 새 예루살렘 성(계 21:2)
이 말씀을 읽은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이 재미있습니다. 큰 보자기 같은 그릇은 수많은 동물을 담아서인지 노아의 방주가 떠오르고, 심지어 UFO, 선녀의 두레박까지 나왔습니다. 새 예루살렘 성은 일본 만화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합니다. 후자는 “단장한 신부처럼” 아름다운데, 전자는, 적어도 베드로가 보기에는 속되고 더럽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라면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이라야 마땅합니다. 하늘이 그런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임에야!(행11:9)
*** 임마누엘!
계시록 본문 3절 말씀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임마누엘 하나님, 임마누엘 그 사랑이 물씬합니다. “그 때에 나는 보좌에서 큰 음성이 울려 나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보아라,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새 하늘 새 땅이, 새 예루살렘 성이 신비롭고 아름답고 행복한 까닭은, 거기 그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받은 이 말씀과 통하는 본문들이 떠오릅니다.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요한복음1:14)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요한복음14:23)
**** ‘말씀’, ‘새 계명’, ‘서로 사랑’
오늘 복음말씀 “새 계명”, “서로 사랑”(요13:34)을 붙들고 한 주간 씨름했습니다... ‘말씀’은 배부름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고 명예도 아닙니다. 권력도 아니고 유혹도 아닙니다. 말씀은 그냥 사랑입니다. 말씀은 오직 사랑입니다. 말씀으로 삼라만상을 지으신, 말씀이 육신이 되신, 언약을 지키시려고 육신을 입고 내려오신 그 말씀, 온 몸으로 선포되고, 온 몸 바쳐 그 언약을 성취하신 그 말씀, 그건 바로 ‘사랑’이십니다. 오늘 요한복음 13:34-35에 여러 차례 반복해서 나오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희랍어 성경에 모두 ‘아가페’라는 단어로 나옵니다. 주석가들은 그 당시는 아가페, 필리아 등을 섞어서 사용했다지만, 나는 아가페만 나오면 그냥 자동으로 성찬이 떠오릅니다. 가시고기 아빠 사랑이랄까? 그건 말초적인 사랑이 아니고, 그건 예술적인 사랑이 아니고, 그건 계산적인 사랑도 아닙니다. 그냥 조건 없이 나를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말씀은 사랑입니다. 말씀은 아가페입니다. 제자란 말씀대로 사는 자, 즉 제자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복음13:35) 그냥 사랑 말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바로 그 사랑, 내 몸을 나누어 먹으라고, 그래야 산다고, 통째로 우리에게 주신 그 사랑 말입니다.
***** 인생요절 말씀
이번 부활절 5주 성서일과 4본문 말씀들은, 부활신앙이 점점 무르익어가는 교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점점 무르익어가고 점점 새로워져 갑니다. 할례가 교회의 세례(성령세례)로 변화하여가고,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요한계시록), 그리고 “새 계명”(요한복음)이 성큼 임하십니다. 사도행전은 고넬료의 변화 이상으로 베드로의 변화를 주목합니다. (부활절 첫 주 본문들부터 지금까지 점점 성장해가는 베드로의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베드로의 변화는 곧 교회의 변화를 말합니다.(행11:18) 사도행전본문에서는 2,3절의 “할례”와 16절의 “세례”가 짝을 이룹니다. 요한계시록과 요한복음에서는, <주님과 교회>의 <고난과 영광>을 주목합니다. 모든 게 디지털화 스마트화, 가상현실화 되어가는 우리 시대에, 점점 모호해지는 <하나님, 천국, 구원>의 알맹이를, 오늘 요한복음은 “사랑”으로 붙들어서 요한계시록의 천국(“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과 이어줍니다. 하나님의 그 사랑이 특히 계시록 3절에 잘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눈물을 닦아주시는” 하나님 사랑이(4) 지난 주 본문(계7:17)에 이어서 반복되는 점도 감동적입니다. 오늘 시편 찬송은 이런 하나님 사랑(천국)에 대한 우주적인 찬양, 무럭무럭 자란 교회, 한껏 무르익은 교회의 찬양입니다. 다시 오늘 요절을 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요한복음13:34)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여기 참교회의 열쇠, 교회가 무럭무럭 자라갈 길이 있습니다. 이번 주 내내, 부활절 내내, 아니 우리 일생동안 붙들고 묵상하고 정진할 인생요절입니다.
****** 새롭게 하시는 주님
부활절 5주 성서일과 본문말씀이 묵직합니다. 온통 큰 변화,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의 말씀으로 가득합니다.(계21:5) 이방인들까지 “회개하여 생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주신 주님께서(행11:18) 오늘 한국교회에 한 번 더 회개의 기회, 생명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고대합니다. 그렇게 주님의 백성을 강하게 하셔서(시148:14) 제대로 할렐루야 찬양을 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빕니다. 오늘 묵시록말씀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묵은 땅, 묵은 습관, 묵은 기억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 성은 매우 엄중한 상징입니다. 주님께서 펼치시는 새 세상에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들과 점술가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 밖에 있으리라”(요한계시록22:15)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 성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겉옷을 깨끗이 빠는 사람입니다.(계22:14) 즉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고, 우상숭배를 하지 않는 사람, 점치고 음행하던 옛 탐욕의 습관들을 다 버린 사람 말입니다. 겉옷을 깨끗이 빠는 일이 바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13:34) 오늘 예수님께서 내리신 이 새 계명을 지킬 수 있는 열쇠인 것입니다. 부디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께서 어서 나를, 우리를 새롭게 해주시길 빕니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요한계시록21:5)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영광의 증명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22호)
가진 걸 자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남에게 그걸 주는 것이지
완전히 내 것인 걸 보여줄 수 있고
얼마나 좋은 건지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 듬뿍 사랑받아 온 만큼
남들에게 잔뜩 나눠줄 수 있다면
사랑해 준 사람과 사랑 받은 사람
모두가 행복한 일이 이 외에 또 있을까
[시편시조] 시편 148, 할렐루야 하늘에서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2호)
할렐루야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라
온 땅아 찬양하라 주님을 찬양하라
온 세상 모든 인생아 그 이름을 찬양해
[시편노래] 시편 148,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오순종 작곡. 「성실문화」 122호)
[본문] (시편 148)
[노랫말]
1.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에서 높은데서 찬양하여라
주님의 모든 천사 모든 군대야, 빛나는 별 해와 달아 찬양하여라
2. 하늘 위의 하늘아 찬양하여라, 하늘 위에 있는 물아 찬양하여라
말씀 따라 창조되고 법을 받은 곳, 너희의 자리에서 찬양하여라
3. 온 땅과 바다괴물 깊은 심연아, 불과 우박 눈과 서리 세찬 바람아
산과 언덕 과일나무 백향목들아, 모든 짐승 나는 새도 찬양하여라
4. 온 세상 모든 임금 모든 백성들, 세상의 모든 고관 재판관들아
처녀총각 노인아이 모든 인생아, 너희는 주의 이름 찬양하여라
5. 천지에 우뚝 솟은 주님의 이름, 천지에 가득하신 주님의 위엄
주님이 그의 백성 강하게 하니,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 회원이신 작곡가 오순정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48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2) (이정훈 편사, 오순정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48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22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할렐루야--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높-은 곳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2.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주님의 모든 군대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3. 해와 달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빛나는 별들아, 모두 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4. 하-늘 위-의 하늘-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하-늘 위-에 있는- 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5. 너희가 주님의 명을 따라서 창조되었으니, 너희는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6. 너희가 앉을 영원한 자리를 정하여 주시고, 지켜야 할 법칙을 주셨다.
7. 온 땅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바다의 괴물들-과- 바다의 심연아,
8. 불-과 우-박 눈과- 서리-, 그분이 명하신 대로 따르는- 세찬 바람아-∼
9. 모든 산과 언덕들, 모든 과일나무와 백향목들아,
10. 모든 들짐승과 가축들, 기어다니는 것과 날아다니는 새들아,
11. 세상-의-- 모-든 임금과, (모--든--) 백성-들--,
세상의 모-든 고관-과--, (모--든--) 재판관들아-∼
12. 총각과 처녀, 노인과 아이들아,
13. 모두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그 이름만이 홀로 높고 높다. 그 위엄이 땅과 하늘에 가득하다.
(다함께)
14. 주님-이-- 그-의 백성을, 강하-게-- 하셨-으니-,
찬양은 주님의 모든 성-도-들과-, 주님을 가까이 모시는 백성-들과-,
이스라엘-- 백성-이--, 마땅히 드려야 할 일이다 할렐∼루∿야∼∥
[말씀동화] 가정의 달에 찾아와 우는 꾀꼬리야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날계란 두 개 껍질째 꿀꺽 삼키고 꾀꼬리랑 노래 겨루던 시절 이야기예요.
무석이네 이웃집은 혼자 사시는 키다리할아버지네 집이에요.
성큼성큼 걸음걸이는 아저씨 같은데 무석이는 늘 할아버지라고 부르죠.
아마 머리가 온통 하얀색이셔서 그런가 봐요.
키다리할아버지는 원래 되게 무뚝뚝하셨대요.
길가다 배꼽인사를 드려도 본체만체 앞만 보고 가버리시더니
언제부턴가 길에서 무석이를 보시면 먼저 손도 흔들어주시고 활짝 웃어주시고 그런대요.
얼마 전에는 하교 길에 만난 키다리할아버지가 무석이에게 초콜릿도 주셨다니까요.
무석이가 애기 때부터 이웃집에 사셨지만 고향이 어디신지도 몰랐는데
무석이에게 사투리로 말을 거시는 바람에 전라도분이시라는 걸 알게 되었죠.
키다리할아버지랑 부쩍 가까워지자 무석이는 얼른 엄마한테 여쭈었어요.
“옆집 할아버지 고향이 전라도이신가 봐요.”
이웃집 할아버지께 관심을 갖는 무석이를 바라보고 빙그레 웃으며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광주 분이신데 우리 동네로 이사 오신 지 벌써 30년도 넘었단다.”
전라도 광주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왜 혼자 이사 오셨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음표가 둥실둥실 떠오르고
이를 눈치 채신 엄마는 무석이에게 할아버지에 대해 하나하나 들려주십니다.
45년 전 광주에서 군인들과 시민들이 총을 들고 싸우는 난리가 났을 때
키다리할아버지는 대학교 1학년 학생이셨대요.
거리에서 계엄군에게 개머리판으로 두드려 맞고 도망친 뒤로
여러 날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벌벌 떨기만 하셨죠.
동생도 누나도 모두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고 아버지마저 금세 화병으로 돌아가신 뒤
홀몸이 되신 엄마를 모시고 둘이서 살던 어느 해 오월
갑자기 백발이 되신 엄마가 말도 끊고 밥도 끊고 시름시름 몸져누우시더니
그만 조용히 세상을 떠나셨대요.
그 뒤로 고향집을 정리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도 양평 어느 산기슭까지
조용히 혼자 들어와 살게 되신 거죠.
단단한 직업도 없이 여기 저기 다니며 날품팔이로 사시다가
동네교회 목사님의 권유로 요양보호사가 되신 거래요.
오래오래 망설이던 키다리할아버지가 드디어 결심하고 요양보호사가 된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대로 돌봐드리지 못한 불효, 그 후회 때문이셨죠.
늘 어둡고 무뚝뚝하시던 키다리할아버지가 시나브로 밝아지고 씩씩해지신 것은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만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이셨어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시고 혼자서는 밥도 제대로 드실 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히려 키다리 할아버지에게는 의사선생님이고 큰 스승이신 거죠.
“그래서 어버이날에도 스승의날에도 어르신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단다.”
오늘도 이웃집 무석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며 키다리할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문득 어려운 성경말씀까지 들려주셨어요.
처음 요양보호사 일 시작할 때 간병해드리던 어느 할아버지 목사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이래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요한계시록 21:4)
그 뒤로 키다리할아버지는 매일매일 요한계시록 말씀을 읽기 시작했대요.
요한계시록에서 큰 위로를 받고 큰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죠.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마술쟁이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바다뿐이다. 이것이 둘째 사망이다.”(요한계시록21:8)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을 사랑하고 행하는 자는 다 바깥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22:15)
광주 5.18민주화운동 때 내 모든 가족을 죽인 몹쓸 대통령에 대한 분노는
6.25한국전쟁과 그 전과 그 후에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권력자들에 대한 분노로
그리고 얼마 전 일어난 천안함, 세월호, 이태원 등 억울한 죽음을 묻어버리려는 몹쓸 거짓말들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으로 차례차례 요한계시록 말씀이 이끌어주셨대요.
“꾀꼬리가 우리 마을에 언제 돌아오는지 아느냐?”
키다리할아버지는 꾀꼬리가 해마다 어린이날에 돌아와서 노래한다고 알려주셨어요.
노래대장 꾀꼬리의 변화무쌍 소리굴림 레퍼토리가 32가지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려주셨죠.
그런데 처음엔 꾀꼬리가 너무나 미우셨대요.
하필이면 가족들이 숨진 5월마다 찾아와 우는 통에
꾀꼬리 울음소리만 들으면 꾹꾹 눌러두었던 울분이 터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젠 꾀꼬리 노랫소리가 고마워. 가정의 달을 더없이 밝고 아름답게 해주잖니.”
키다리할아버지 덕분에 새로 알게 된 꾀꼬리 노랫소리에 무석이는 가만히 귀 기울입니다.
꾀꼬리의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노래 속에서
5.18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어른들의 아름다운 미소가 보이고
천국에 계신 키다리할아버지 가족들의 평화로운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이정훈 지음.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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