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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부활절 (1주) (2025년 4월 2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이사야서 65:25)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65:17-25)

17. "보아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 이전 것들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떠오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18.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아라, 내가 예루살렘을 기쁨이 가득 찬 도성으로 창조하고, 그 주민을 행복을 누리는 백성으로 창조하겠다.

19. 예루살렘은 나의 기쁨이 되고, 거기에 사는 백성은 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니, 그 안에서 다시는 울음소리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다."

20. 거기에는 몇 날 살지 못하고 죽는 아이가 없을 것이며,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을 것이다. 백 살에 죽는 사람을 젊은이라고 할 것이며, 백 살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을 저주받은 자로 여길 것이다.

21. 집을 지은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 집에 들어가 살 것이며, 포도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자기가 기른 나무의 열매를 먹을 것이다.

22. 자기가 지은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 살지 않을 것이며, 자기가 심은 것을 다른 사람이 먹지 않을 것이다. "나의 백성은 나무처럼 오래 살겠고, 그들이 수고하여 번 것을 오래오래 누릴 것이다."

23. 그들은 헛되이 수고하지 않으며, 그들이 낳은 자식은 재난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주님께 복 받은 자손이며, 그들의 자손도 그들과 같이 복을 받을 것이다.

24.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며, 그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내가 들어주겠다.

25.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이로 삼을 것이다.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시다.

 

(시편 118:1-2, 14-24)

1.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2. 이스라엘아,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하여라.

14.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를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시다.

15. 의인의 장막에서 환호하는 소리, 승리의 함성이 들린다.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6. 주님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다.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7.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주님께서 하신 일을 선포하겠다.

18. 주님께서는 엄히 징계하셔도, 나를 죽게 버려 두지는 않으신다.

19. 구원의 문들을 열어라. 내가 그 문들로 들어가서 주님께 감사를 드리겠다.

20. 이것이 주님의 문이다. 의인들이 그리로 들어갈 것이다.

21. 주님께서 나에게 응답하시고, 나에게 구원을 베푸셨으니, 내가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2. 집 짓는 사람들이 내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23.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니, 우리의 눈에는 기이한 일이 아니랴?

24. 이 날은 주님이 구별해 주신 날, 우리 모두 이 날에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사도행전 10:34-43)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나는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가리지 아니하시는 분이시고,

35.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그가 어느 민족에 속하여 있든지, 다 받아 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씀을 보내셨는데,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평화를 전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민의 주님이십니다.

37.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이 일은 요한의 세례 사역이 끝난 뒤에, 갈릴리에서 시작하여서, 온 유대 지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38. 하나님께서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 주셨습니다. 이 예수는 두루 다니시면서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억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39. 우리는 예수께서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사람들이 그를 나무에 달아 죽였지만,

40. 하나님께서 그를 사흗날에 살리시고, 나타나 보이게 해주셨습니다.

41. 그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미리 택하여 주신 증인인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와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이 예수께서 우리에게 명하시기를, 하나님께서 자기를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의 심판자로 정하신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하셨습니다.

43. 이 예수를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하기를,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누가복음 24:1-12)

1. 이레의 첫날 이른 새벽에,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2. 그들은 무덤 어귀를 막은 돌이 무덤에서 굴려져 나간 것을 보았다.

3.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의 시신이 없었다.

4. 그래서 그들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신 옷을 입은 두 남자가 갑자기 그들 앞에 나섰다.

5. 여자들은 두려워서 얼굴을 아래로 숙이고 있는데, 그 남자들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너희들은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6. 그분은 여기에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다. 갈릴리에 계실 때에, 너희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해 보아라.

7. ‘인자는 반드시 죄인의 손에 넘어가서, 십자가에 처형되고,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고 하셨다.”

8. 여자들은 예수의 말씀을 회상하였다.

9. 그들은 무덤에서 돌아와서,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이 모든 일을 알렸다.

10. 이 여자들은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인 마리아이다. 이 여자들과 함께 있던 다른 여자들도, 이 일을 사도들에게 말하였다.

11. 그러나 사도들에게는 이 말이 어처구니없는 말로 들렸으므로, 그들은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12. 그러나 베드로는 일어나서 무덤으로 달려가, 몸을 굽혀서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시신을 감았던 삼베만 놓여 있었다. 그는 일어난 일을 이상히 여기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생명의 문, 구원의 문들이 열리다입니다.

 

구약, “보아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이사야서 65:17)

시편, “구원의 문들을 열어라. 내가 그 문들로 들어가서 주님께 감사를 드리겠다”(시편 118:19)

서신서, 곧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평화를 전하셨습니다. 예수그리스도는 만민의 주님이십니다”(사도행전 10:36)

복음서, “그들은 무덤어귀를 막은 돌이 무덤에서 굴려져 나간 것을 보았다”(누가복음 24:2)

 

오늘 요절은,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입니다.(이사야서 65:25)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65:17-25 / 시편 118:1-2, 14-24)]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새 하늘과 새 땅의 약속입니다.

책의 앞부분 1이사야 시대부터 내다본 메시아 왕국 <평화의 나라>( 11:6-9)

오늘 본문인 3이사야 끝부분에서 반복됩니다.

이는 예수 재림을 내다본 성경의 끝 책 계시록21:1-2절과도 통합니다.

 

죄와 죽음권세에 억눌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을 지경의 세상을

마치 하늘을 가르고 내려오셔서(64:1) 그 모든 난마, 난국을 단칼에 자르시듯

하나님이 이루실 새 하늘 새 땅 새 창조의 세상을 예언자는 노래합니다.

 

본문의 첫 절과 끝 절은 전체 피조세계의 모습을 노래하고

가운데 18-24절은 변화된 예루살렘의 모습을 노래합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부활사상이 없었던 당시의 상상으로

지금 여기서의 무병장수, 약자의 고통 사라진 삶을(21-23) 노래합니다.

 

끝 절에 나오는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 먹는> 모습은

에덴의 창조질서가 회복된 공존과 평화의 세상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감사의 고백입니다.

본문은 특별한 날(24) 성전에 들어가는 회중이 주고받으며 부르던 노래로서

죄에 취약한 인생,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을 기적처럼 살리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노래합니다.

 

이 노래의 중간절정인 14-16절은, 죽음직전에 살리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출애굽기 15, 모세의 <승리의 노래>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 노래의 마지막 절정인 22-23절은

이스라엘에게 버림받으셨으나 하나님이 높여주신 예수그리스도께 고스란히 적용되며

동시에 버린돌 같은 상처투성이 약자들에게 큰 소망이 됩니다.

그런 우리가 이제 할 일은 이 날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일입니다.(24)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사도행전 10:34-43 / 누가복음 24:1-12)]

오늘 서신서본문 소제목은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서 설교하다입니다.

베드로를 초청하기까지 고넬료의 신비롭고 놀라운 사연을 보고받은 베드로가 변합니다.

지금까지의 신앙적 상식이 흔들리더니, 인식의 지평이 순식간에 확장됩니다.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 이방인도 가리지 아니하시는 구원,

경계도 한계도 없으신 하나님 구원의 능력을 깨친 베드로는

참으로 만유(萬有)의 구주이신 부활예수님을 증언합니다.

 

부활하심으로 죽음권세 무너뜨리고 먼저 된 자들의 선입견까지 무너뜨리시는 예수님

오늘 사도행전 본문은 전편에 해당하는 누가복음을 압축하듯

간결하고 강력하게 부활예수님을 증언하고

산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 마지막 심판자로 다시 오실 예수님을 전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예수의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지신지 사흘째 되는 날 이른 새벽에

제자들 중 몇몇 여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을 찾습니다.

부활하시리라는 생전의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에 빈 무덤을 보고 당황하고, 천사로 보이는 두 남자를 만나자 두려워 떱니다.

두 남자가 예수부활을 알리며 생전의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라고 촉구하자(6-7)

비로소 여자들은 그 말씀을 회상합니다.(8)

 

이어서 사도들과 나머지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나서

막달라 마리아, 요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그 세 여자들의 이름이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도들은 그 증언을 어처구니없다고 묵살합니다.

예수님 생전의 부활예고 말씀조차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죽은 자의 부활은 믿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베드로는 무덤으로 달려가 빈 무덤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베드로도 여전히 빈 무덤만 확인했을 뿐

예수님의 부활 믿음에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오늘 본문은 마치 여백이 많은 산수화 같습니다.

예수전을 그린 수묵화가 마무리를 향해 점점 달아오르는 중입니다.

주인공 부활예수님도 등장하기 전이고, 요한의 병행본문처럼 빛나는 조연도 없습니다.

잔뜩 오무린 꽃봉오리 같은 조연들의 잠자는 믿음이 오히려 두근두근 역동적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제자들이 예수님 부활예고 말씀을 까맣게 잊은 모습은

말씀기억력을 가로막는 내 몸, 내 안의 탐욕 때문에

예수님말씀을 몸으로 기억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 오늘 우리 같습니다.

 

말씀의 육화, 성육신(成肉身)을 머리로만 아니

성육신십자가부활의 사랑, 그 능력을 머리로만 아니

여전히 죽음권세, 죽음공포에 멱살 잡힌 탐욕의 일상을 살뿐

부활의 신비, 부활의 능력, 부활의 기쁨이 우리 일상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도행전본문에서 뭉친 고넬료와 베드로가

그리고 주님의 오른손”(15-16)머릿돌”(22)을 노래한 시편의 시인이

내 몸, 내 일상 속에 잠든 말씀기억력을 두드려 일깨웁니다. 그렇게

죽음권세의 뿌리인 내 안의 탐욕을 덜어낼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와 극렬 시오니스트들이 시작한 가자지구 학살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가자지구 접수 야욕으로 치닫습니다.

탐욕의 끝을 보여준 바벨탑처럼 트럼프타워도 그렇게 끝나겠지만

그가 일으킨 탐욕의 파장은 악한 용기가 되어 세상 각계각층으로 번질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이 일으킨 탐욕의 파동은 한국교회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예배당은 자성과 회개가 아니라 한없이 반복·증폭되는 증오와 혐오로 가득합니다.

죽음권세 무너뜨리신 부활능력, 부활증언, 부활노래가 아니라

죽음권세에 멱살 잡힌 죽음공포가 일으키는 탐욕만 춤춥니다.

 

도저히 풀 길 없는 실타래를 싹둑 자르듯이

고쳐 쓸 수 없을 지경이 된 구원방주를 버리실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오늘 구약본문말씀이 기쁘고도 두렵고, 다시 기쁩니다.

원하건대 주는 하늘을 가르고 강림하시고”(64:1, 개역개정)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먹는(65:25) 새 하늘 새 땅을 여십니다.(17)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118:17)이요, 하실 일입니다.

 

부디 홍해가 갈라지듯 가자지구 장벽이 무너지고

가자지구 사람들이 할머니할아버지가 살던 고향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그렇게 이스라엘 땅 구석구석, 팔레스타인 땅 구석구석이 공존과 평화의 땅이 되기를

2,700여 년 전 예언자 이사야에게 이 꿈을 주신 주님께서 지금 그 꿈 이루어주시기를

그 선하신 파동이 한국교회에까지 번져, 약자들이 높은 소리로 노래하게 되기를 빕니다.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를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시다.”(시편118:14)

 

 

 

[나머지]

* 죽음공포를 딛고 부활노래 부르는 사람들

지난 주 수요일은 세월호 참사 11주기였습니다. 돌아보니 지금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을 공유하려 애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년 넘게 유족들을 기억하려고 매일 두 차례씩 새벽과 오후 4:16분마다 알람을 하고 기도하는 사람들. 세월호 희생자 가운데서도 특히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였을 그 4년 전 천안함 희생자와 이태원 희생자, 그리고 더 나아가 제주항공 희생자 유족들도 함께 기억하며 기도하는 사람들. 심지어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낱낱이 부르며 기억하는 연극을 만들어 공연하는 사람들. 돌과 나무에 하나하나 그 이름과 추억, 그 기억을 아로새겨 추모 소품을 만드는 사람들. 때때로 그 날을 기억하여 추모곡과 희망가를 지어 음악회를 여는 사람들... 지금도 이렇게 사람들이 그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기억하려 애쓰는 까닭은, 그들의 억울한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나약과 무능에 대한 수치심과 원통함 때문일 것입니다. 문득 천안함과 세월호, 이태원과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 그리고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려는 우리들 모습에서, 2천 년 전 졸지에 예수님을 잃은 유족과 지인들, 제자들의 충격과 공포, 낙심과 분노, 그 어지러운 고통을 봅니다.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뒤에도 그들이 부활의 증인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십자가 트라우마가 오히려 자랑스런 승리의 깃발이 되고 사랑의 거울이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그렇듯이 대한민국의 천안함과 세월호, 그리고 이태원과 제주항공이, 공포와 수치를 딛고 치유의 방주가 되고 평화의 오작교가 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부디 그날이 오기까지 네 참사의 유족들과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며 그 날을 기원하는 모든 기도의 벗들에게 부활의 신비가 부활의 능력이 부활의 기쁨이 가득하길 빕니다.

 

** 나의 맥 빠진 부활증언이 기운을 차리려면

이번 부활절 성서일과 4본문들을 관통하는 끈을 주님께서 하신 일을 알리는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우리가 명실상부 부활의 증인이 되고 부활을 증언하는 길, 그런 삶 말입니다. 오늘 4본문의 요절을 중심으로 정리해봅니다.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이사야서65:18)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주님께서 하신 일을 선포하겠다”(시편118:17) “하나님께서 미리 택하여주신 증인인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사도행전10:41) “너희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해보아라”(누가복음24:6) 먼저 그 말씀 기억입니다.(복음서) 이어 그 말씀 기억하는 증인으로 각성입니다.(서신서) 이어 그 말씀 기억하는 증인이요 산 자다운 증거입니다.(시편) 그리고 그 말씀 기억하고 증거하며 새 창조 새 생명을 기뻐 즐김입니다.(구약) 이것이 오늘 부활절 말씀에 담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오늘 복음서본문의 사람들처럼, 그 말씀 기억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활의 증인, 참 생명 가진 자로서 각성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증거에 힘이 없고 기쁨이 없습니다. <말씀기억력>의 회로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요? 간신히 머리가 기억해내도 <몸의 기억>을 막는, 나아가 <공동체의 기억>을 가로막는 악성 바이러스, 탐욕 때문입니다. 예수부활의 정반대 편에 있는 탐욕! 다시 정리합니다. 부활예수께서 바로 마지막 심판자라는 사실은(10:42)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내다보게 합니다. 예수부활의 정수인 <죽음권세 깨뜨리심!>의 길을 가는 삶, 죽음권세를 이긴 자다운 삶, 즉 진정 <부활의 도를 사는 삶>이 마지막심판의 중요한 기준임을! 그럼에도 지금 우리 모습은 부활의 도()를 사는 부활증인답지 않습니다. 즉 악마의 죽음권세를 깨뜨리신 분의 제자답지 않습니다. 부활의 정수(精髓), 부활의 능력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여전히 죽음공포에 멱살 잡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내 안의 탐욕입니다. 날이 갈수록 탐욕이 비워지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는 나를 직시하십시오. 탐욕의 뿌리가 바로 죽음공포입니다. 탐욕을 비우지 못함은 여전히 죽음권세에 잡혀있는 증거라는 말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내내 내 안의 탐욕을 직시하고 그 이면의 죽음공포와 직면함으로써 주님을, 단번에 죽음권세 깨뜨리신 주님을 다시 기억하고 증거하고 기뻐할 때입니다.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를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시다”(118:14)

 

 

 

[말씀거울 - 역사이야기]

* 421(1867, 우당 이회영 선생 탄생)

(상략) 11개월 전 86회 둥글레음악회의 주인공이셨던 이은숙 선생님, 서간도시종기(西間島始終記)의 저자이신 이은숙 선생님의 남편이 바로 우당 이회영 선생님입니다. 건석철회시호! 이건영, 이석영, 이철영, 이회영, 이시영, 이호영! 이 여섯 형제 가운데 넷째인 우당 선생은 상동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신민회(新民會) 운동에 참여하였으며 신민회 부흥을 꿈꾸며 서간도에 설립한 신흥무관학교에서도 중심 역할을 했습니다. 19101117일 경술국치 직후,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명문가 부잣집 양반이 수많은 종들을 다 풀어주고 온 집안이 서간도로 이주하여 독립운동에 몰두합니다. 노인의 몸으로 굶주림을 무릅쓰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활약하다 밀정의 밀고로 체포되어 19321117일 중국 여순(뤼순)감옥에서 일제의 고문으로 순국하십니다. (중략)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부자요 존경받는 가문이었던 우당의 6형제가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 남김없이 모든 것을 다 쏟아 넣었고 심지어 자신들은 늘 굶주렸다는 역사는, 보면 볼수록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이 솟게 하였다. 특히 이번 음악회를 준비하고 마무르면서 재발견한 인물은, 이회영·이은숙 선생님의 차녀인 이규숙 선생님이다.(1910-2009) 타국에서 자라면서도 부모님의 독립운동을 도울 뿐 아니라 차차 누구보다 힘차게 독립운동을 하였던 이규숙 선생님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그분을 기리는 음악회를 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00세를 사신 이규숙 선생님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 둥글레음악회가 추모음악회를 열었던 이은숙 선생님(1889-1979), 동농 김가진 선생님의 자부 정정화 선생님(1900-1991),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손부 허은 선생님(1907-1997) 모두 90세를 넘게 사셨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감사했다. 6) 우당의 상동교회 ; 우당 이회영 선생님은 상동교회가 공옥학교(攻玉學校)를 세웠을 때 교장인 전덕기 목사님을 도와 학감으로 일하였고, 상동교회의 권사로도 봉사하였다. 그렇게 신앙이 자라면서 우당선생님은 애국심도 무럭무럭 자랐고 일상도 많이 변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집안의 수많은 노비들을 면천해주고 남의 집 노비들에게까지 존대하는가 하면, 과부가 된 누이동생을 죽었다고 소문낸 뒤에 재혼시켰다. 본인도 부인과 사별 후 재혼할 때 예배당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결혼식을 올린다. 8) 헤이그에 밀사파견을 기획하다 ; 고종황제와 사돈 간이었던 이회영 선생님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대한제국의 대표를 보낼 것을 기획하고 실천한다. 그리하여 1907625일에 정사 이상설과 부사 이위종이준 선생님들이 헤이그에 도착한다. 9) 독립운동을 위해 서간도로 이주하다 ;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급기야 1910(경술)1117일에 한일병탄(韓日倂呑) 국치를 당하자 마침내 우당 선생님 6형제는 모두 뜻을 모아 그해 12월 말에 서간도로 이주한다. 급히 떠나느라 현재 가치 2조 원가량의 부동산을 급히 처분하여 (현재 가치로) 600억 원 정도를 만들어서 떠났다. 10) 우당이 형제들을 설득할 때 한 말 ; 어떻게 6형제는 독립운동을 위해서 모두가 편안하고 부유한 삶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었을까? 그 중심이었던 우당 선생님은 과연 어떻게 형제들을 설득하였던 것일까? 이 질문에 우당 선생님의 친손자 이종찬 선생이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는 역대 12대 내내 국가에 이바지하고 벼슬을 해왔는데, 나라가 망했을 때 지금까지 나라에서 받은 모든 것을 청산하고 싸울 수밖에 없지 않으냐, 이게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것에 대한 도리 아니냐... 이 땅에서 우대받고 산 사람들이 앞장서야 한다.” 11) 시사여귀(視死如歸) ; 죽음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죽는 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 바로 시사여귀(視死如歸). 19324월 청년 윤봉길의 의거 직후 우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청년들이 죽음을 제 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여기는데, 내 나이 육십이 넘어 이대로 죽기만을 기다린다면 그건 내가 가장 부끄러워할 일일세.” 그리고 우당은 바로 그해 11월에 거사를 진행하다가 밀정의 밀고로 일제에 의해 여순(뤼순)감옥에서 고문사 당하신다. 12) 이회영 형제들의 삶 ; 오래된 식당에 앉은 배우 성동일씨가 주문한 국밥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 겨우 먹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잠깐 창밖을 내다본다. 우당을 비롯한 모든 형제들은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 영양실조로 병사하거나 항일투쟁으로 순국한다. 우당 이회영 선생님의 여섯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우당의 바로 아래 동생인 다섯째 이시영 선생님이다. 그는 뒤에 대한민국 부통령이 된다. (이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옮김) 1948720일 제헌국회에서 실시된 정·부통령선거에서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이승만(李承晩)의 전횡에 반대하여 195159일 국회에 부통령직 사임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국정혼란과 사회부패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요지의 대국민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승만 정부를 떠났다. 13) 부전자전 ; 우당의 아들 고 이규학 선생님의 묘비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항일독립투쟁은 민족의 성원으로 당연한 의무이니 이를 자랑하지도 말고 상을 바라지도 말며 조국 산하에 묻히는 것만으로도 분에 넘친 영광으로 생각한다.’ (97회 둥글레음악회, 성실문화113204-209쪽에서 발췌)

 

** 424(1926,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 탄생)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음력 313일 꽃피는 춘삼월에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나셨다. 만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시다가 광복한 뒤 22살이 되어서야 겨우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그 뒤로 김복동 할머니는 참으로 치열한 삶을 사신다. 위안부할머니들의 상징적 인물이신 김학순 할머니의 뒤를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맏언니 역할을 하였다. 전국과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일본 정부의 거짓말에 맞서서 진실을 증언하셨고 줄기차게 일본정부의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셨다. 왼쪽 눈의 시력이 전혀 없고 오른쪽 눈도 희미하게 형체만 알아보는 상태이심에도 그 많은 곳을 다니며 증언하신 것이다. 고향 양산시 바로 옆 부산 다대포에서 횟집을 하며 모은 재산을 힘없고 약한 이들을 돕는 일에 쓰셨다. 군인들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들의 재활을 위한 일, 그리고 전 세계 분쟁지역 피해 아동들을 지원하고 평화활동가 양성을 위한 일에도 재산을 바치고 열정을 바치셨다. 숨지는 순간까지 특별히 귀히 여기며 장학금을 전달하신 곳이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이다. 일본국민이면서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보호도 받지 못하는 조선학교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매년 보내셨고, 숨질 때도 소중한 재산 3천만 원을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바치셨다. 이번 공연은 꽃피는 춘삼월(음력313)에 태어나신 주인공 김복동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 그리고 청산(靑山)을 떠올리며 준비했고, 그 이름 복동(福童)처럼 <복스러운 아이>여야 마땅할 시기에 참으로 박복한 지옥을 사셨음에도 인생의 마지막까지 <아이들에게 복을> 주려 애쓰셨던 할머니의 삶을 톱아보았다. 내 어린 시절 누리지 못한 복을 다른 아이들에게 마음껏 나눠주시려는 마음 같아서 더 안쓰럽고 또 거룩했다.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 점점 더 알아 가면 갈수록, 언젠가 다시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할 때는 꼭 김복동아리랑을 지어 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79회 둥글레음악회, 성실문화107218-219쪽에서 발췌)

 

*** 425(1923, 진주에서 형평사 운동 시작)

(상략)지난 425일은 백정의 인권을 위해 만든 형평사(衡平社) 100주년이었습니다. 형평이란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뜻을 품고 있는 말입니다. 1923425일 형평사 창립 선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이라한해 전에 일본의 천민집단 부락민의 해방을 위해 만든 <수평사>가 천민들만의 조직이었던 것과 달리 <형평사>는 뜻있는 양반들까지 합세하여 백정들과 함께 연합한 조직이었습니다. (중략) 백정들의 형평운동은 예전부터 들어서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었지만, 진주 형평사를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올해 초 단톡방에서 소개받은 경남m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김주완 기자, 김현지 피디, 전우석 제작팀장)를 보고나서다. 김장하 어른 이야기를 보며 매우 감동했고, 진주 형평운동 기념탑을 세우는 등 김장하 어른이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셨던 진주 형평사가 곧 백주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얼른 공부했다. 백정들의 인권을 위해서 양반들까지 합세한 사실이 놀라웠고 그 가운데 백촌 강상호 선생이 있었다. 강상호 선생은 1907년 국채보상운동(대구)에 투신하고 1919년 삼일만세운동 때 진주에서 앞장서다 투옥과 석방 뒤로 여러 차례 체포와 석방을 반복하다 진주 신간회 운동에도 앞장섰다. 마침내 1923년 진주 형평운동에 앞장서고 온 힘을 쏟았으며, 형평운동이 급진적 운동이나 반대로 친일로 기우는 것을 싫어하여 조직에서 나오게 된다. (중략) 6) 진주교회 ; 진주교회는 진주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교회다. 1905년 호주 장로회 소속 의료선교사 커렐(Dr. Hugh Currell)목사가 세웠고, 1909년에 부임한 라이얼(D.M Lyall)목사의 주도로 백정들과 함께 예배하는 모범교회가 되었다. 이 귀한 역사를 진주교회와 형평운동 기념사업회가 함께 교회 비전관 옆에 세운 표지판에 이렇게 기록했다. <‘진주에서 최초로 일반인들과 백정들이 함께 예배본 교회호주선교회가 1905년에 설립한 진주교회 초창기에는 일반인들과 백정들이 따로 예배를 보았다. 그러다가 1909년에 부임한 라이얼(D.M.Lyall)목사가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다.”며 함께 예배보기를 권하니 그해 59일에 15명의 남녀 백정 신도들이 일반인들의 예배에 참석하였다. 이에 반발한 일반인들이 백정과 함께 예배를 볼 수 없다며 교회를 떠나버렸다. 그러나 스콜스(Nelle R.Scholes)와 켈리(Marry Jane Kelly) 두 선교사의 설득으로 결국 화해하여 그해 81일부터 함께 예배를 보게 되었는데, 이는 신분 차별을 없애는데 앞장선 역사적인 일이었다. 2013425일 형평운동 90주년을 맞이하여 진주교회와 형평운동기념사업회가 이 표지판을 세운다.> 그 뒤 진주교회는 기미년 삼일만세운동 때 진주 삼일만세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진주는 서울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 일주일간 만세운동을 지속한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고장이다. 그 과정 기록한 이런 표지가 진주교회 정문 앞 담장에 붙어있다. <‘3.1운동 기념 종탑’ 1919318일 장날에 처음 있었던 진주 기미독립만세 의거는 진주교회의 종소리를 신호로 진주 지역 5곳에서 일제히 시작되었으며 당일 일제에 의해 종이 강제 철거 되었다. 이 사실을 기념하기 위하여 종탑을 복원한다. 201231일 대한예수교 장로회 진주교회> 진주교회는 비봉산 자락 진주고등학교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7) 형평운동기념탑 ; 199612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형평운동기념사업회(회장;김장하)가 국내외 1,500여명의 성금을 모아서 진주에 형평운동기념탑을 세웠다. 8) 기억·록의 백정탈 ; 둥글레음악회 시절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mbc 기억·이 이번에도 유익했다. 여기 안동 하회마을 하회탈놀이의 백정탈을 쓰고 춤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다가 문득, 여러 종류의 하회탈 가운데서 유난히 백정탈과 양반탈이 비슷하게 생긴 것이 기억났다. 이 기억은 형평사를 창립한 분들 가운데 이학찬 같은 백정과 강상호 같은 양반이 어울려 있다는 사실로 이어지며, 자못 뜻 깊은 발견인 듯 잠깐이나마 스스로 대견해 했다. 9) 어른 김장하; 경남mbc가 만든 다큐 어른 김장하2023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역방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 바람에 mbc는 이 작품을 중심으로 여러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졌는데, 그 가운데 하나인 떠오르는 관광지, 김장하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에 나오는 김장하 선생님 평소 생각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돈이라는 게 똥하고 똑같아서 모아놓으면 악취가 진동을 하는데 밭에 골고루 뿌려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 누가 누구를 차별할 수 있는가? 인간이 인간을 차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오만함, 너무 슬프다...”(3회 진달래음악회, 성실문화115185-189쪽 발췌)

 

*** 425(2021, 언론인 리영희 교수 사망)

(상략) 1929122일 평안북도 운산 북진면에서 리영희가 태어납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학창시절 내내 가난했고 남들은 적당히 타협하며 뒷돈을 챙길 수 있었던 군인 장교 시절과 언론인 시절에도 그는 늘 쪼들렸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야 정신이 맑다는 신념 때문이었을까? 그는 기자생활 내내 몇 가지 알바를 겸해야 겨우 먹고 살 정도였습니다. 광복직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글야학을 하고 대학시절에는 신탁통치 반대 대중연설을 하는 등 그는 공정한 공동체, 올바른 나라를 이루는 일에 적극적인 사람으로 자랍니다. 6.25한국전쟁 때부터 육군 장교로 7년간 복무하던 시절 군부를 쥐락펴락하던 일본군, 만주군 출신 친일파들에 절망하고, 그들에 의한 1951년 국민방위군 사건과 거창양민학살 사건을 보며 분노합니다. 소령으로 예편한 직후 합동통신사에 몸담았던 언론인 시절에는 4.19의 열기에 잠깐이나마 붓을 내려놓고 시민들과 어깨 걸고 시위를 할 만큼 가슴이 뜨거웠고,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에 아무도 붓을 들지 못하던 시절에는 서울통신원이라는 필명으로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우리 현실을 제대로 알리려 애섰습니다. ‘이성의 붓으로 진실을 밝히려는 그의 길은 가시밭길이었으나 1972년 시작하여 1995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20여년 한양대 신방과 교수시절 내내 4번 해직과 5번 구속되는 고초에도 그 진실의 붓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명저 전환시대의 논리를 통해 한국 청년들의 눈을 열어주고, 일생을 통해 진실의 힘을 보여주신 리영희 선생님 (중략) “진실을 대상으로 한 거래와 타협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천세익 회고, 리영희 재단) 누구보다 고집스럽게 진실을 추구하면서, 또 절대 촌지를 받지 않으신 분으로 유명한, 우리시대 참 언론인 리영희 선생님은, 후배기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빼앗은 쪽의 입장에 서지 말고, 빼앗긴 쪽의 입장에 서라” (10회 진달래음악회, 성실문화118160-164쪽에서 발췌)

 

[성실문화122호 예배마당에서 옮김]

 

 

 

 

 

[말씀동시] 새로 태어나기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22)

나비는 벌써 하늘로 돌아갔는데

텅 빈 고치 둘러싸고 어쩔 줄 몰라하네

꽁꽁 감싼 미라인줄 알았던 것이

새 생명 품고 있던 알이었을 줄이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눈부신 증거가 있으니 믿을 수밖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엇이 또 새롭게 바뀌어 태어날까

떨리는 심정으로 뜨는 해를 바라보네

 

 

 

 

[시편시조] 시편 118, 주님은 나의 능력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22)

주님은 나의 능력 내 노래 나의 구원

집 짓는 자 버린 돌이 머릿돌 되었어라

주님이 주신 이 날이 즐겁고도 기뻐라

 

 

 

 

[시편노래] 시편 118, 주님께 감사하라 (고승하 지음. 성실문화122)

[본문] (시편 118:1-2, 14-24)

[노랫말]

1. 주님께 감사하라 인자하고 선하신 주, 그의 인자 영원하다 노래하라 이스라엘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의 구원, 그 오른손 힘차시다 의인들아 환호하라

2. 죽지 않고 나 살아서 주님의 일 선포하리, 주님은 벌하셔도 내 목숨은 건지시리

구원의 문 다 열어라 나 주님께 감사하리, 이것이 구원의 문 의인들이 들어가리

3. 주님께 감사하라 나를 구원하셨도다, 사람들 버린돌이 머릿돌 되었도다

이것은 주님의 일 기이하고 놀랍도다, 이 날은 주님의 날 우리 모두 기뻐하자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아름나라 이사장이신 고승하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18 (주님께 감사하라) (이정훈 편사, 고승하 작곡)

 

 

20250420 시편노래 118 주님께 감사하라.m4a
4.69MB

 

 

 

 

 

[시편송서(誦書)] 시편 118:1-2, 14-24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22)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1.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2. 이스라엘아,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하여라.

 

(뒷소리) [찬양대]

14. - -님 은-, - -의 능력, - - -, - -- --,

- -- -, 구원하여 주(()), - -이 시-, - -- --

(앞소리) [독창]

15. - - -, 장막 에- -, 환호 하- -, - -- -,

- -리 의-, - - -, - -- -, - -- --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6. 주님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다.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7.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주님께서 하신 일을 선포하겠다.

18. 주님께서는 엄히 징계하셔도, 나를 죽게 버려두지는 않으신다.

 

(뒷소리) [찬양대]

19. 구원 의문 들을, - -어 라-, 내가 그문 들로, - -어 가서,

- -님 께-, - - -, - -리 겠-, - -- --

(앞소리) [독창]

20. - - -, - - -, - -- -, - -- --,

- -인 들이, - - -, 들어 갈것 이-, - -- --

 

21. 주님께서 나에게 응답하시고, 나에게 구원을 베푸셨으니, 내가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2. 집 짓는 사람들이 내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23.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니, 우리의 눈에는 기이한 일이 아니랴?

 

(앞소리) [독창 또는 찬양대]

24. - - -, - - -, 구별 해- 주신, - -- --,

우리 모두 이날(()), 기뻐 하- -, - -거 워하, - -- --

 

(뒷소리)[다함께]

- -리 랑-, - -리 랑-, - - -, - -- --,

- -리 랑-, - - -, - -어 간-, - -- --

 

20250420 시편송서 118;1-2, 14-24.m4a
5.16MB

 

 

 

 

[말씀동화] 정신 차려 우두머리!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발가락에 박힌 가시 빼달라고 다람쥐에게 사정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하나님, 제발 우두머리 말려주세요!”

 

하나님, 하나님, 저놈의 머리 때문에 온 몸이 다 죽게 생겼어요!”

 

난리 난리, 오장육부가 난리입니다.

언제나 눈에 안 띄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던

위장도 간장도 신장도, 작은창자 큰창자 심장과 허파

그리고 가장 눈에 안 띄던 췌장까지 아우성입니다.

 

저 꼭대기 머리에 있는 것들은 우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하나도 몰라요

 

눈으로 보기에 먹음직하고, 코로 냄새 맡아 군침을 꿀꺽 삼키고

혀에 다디단 음식을 먹을 때면

머리꼭대기 뇌는 한없이 행복합니다.

그래서 먹고 또 먹고 시도 때도 없이 먹어치웁니다.

 

그런데 그런 음식일수록 췌장을 망가뜨리고

시도 때도 없이 마구 먹으니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위장도 창자도 지칩니다.

 

감자튀김, 닭튀김, 직화구이 고기,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췌장이 아무리 지치고 아파도

심지어 피가 탁해지고 찐득찐득해져서 심장까지 고통스러워도

뇌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코가 즐겁고 눈이 즐겁고 혀까지 군침을 흘리고

그렇게 저 꼭대기 머리에 있는 것들은 저희들끼리만 행복해하며

고소하고 단짠단짠한 음식, 자극적인 청량음료만 먹고 마시다보니

뇌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오장육부가 폭폭 망가져가던 어느 날

드디어 신장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발 머리에 있는 것들이랑 뱃속에 있는 저희랑

하루만 바꿔 살게 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아무 말 없이 한숨만 폭폭 내쉬시자

곁에 서 있던 천사장이 여쭙니다.

 

하나님, 머리가 오장육부의 고통을 금세 알아차리도록

제가 한번 잘 가르쳐보겠습니다.”

 

천사장은 얼른 감동적인 시편노래 한곡을 골라서 불렀습니다.

 

집 짓는 사람들이 내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시편118:22)

 

자고로 버린돌이 머릿돌 되는 법이라고

그러니 머리에 있을 때 잘하라고!

그래도 머리는 여전히 오장육부에 무관심하고 아무 고통을 느끼지 못하자

천사장은 이사야서 말씀을 읊조렸습니다.

 

보아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

이전 것들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떠오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이사야서 65:17)

 

하나님께서 마음만 먹으시면 너희 뇌와 눈 코 입 혀까지

싹 다 갈아치우고 전혀 새로운 몸을 만드실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머리에 있는 것들은 여전히 소 닭 보듯 눈만 끔뻑거립니다.

 

 

비로소 천사장은 깨달았습니다.

성경말씀조차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할 만큼

머리통은 온통 탐욕에 빠져 귀가 막히고 눈이 멀어버린 것을!

 

아니나 다를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로 수만 명의 약자들이 죽어가도

세상 우두머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류는 한 몸 /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 네가 아프면 / 나도 아프다 /

그렇지 않다면 /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사디(1184-1291) 지음. ‘아담의 후예’]

 

900년 전 페르시아의 시인이 지은 시를 UN본부에 새겨두어도

아무런 감동도 없고 세상 우두머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이로 삼을 것이다.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시다.”(이사야서65:25)

 

어르고 달래며 성경말씀을 들려줘도 세상은 꿈쩍도 하지 않고

이리는 여전히 호시탐탐 어린양을 노리며 군침을 삼킵니다.

 

약자들의 고통을 느끼기는커녕 약자들을 먹잇감으로만 여기는 세상이 되고

성경말씀 따라 신나게 달려야 할 교회조차 꽁꽁 눈사람이 되어버린 세상에

천사장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포기하자

드디어 불꽃같은 눈을 뜨시며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약자들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우두머리는 창조세계를 어지럽힌다.

나보다 약한 지체, 나보다 약한 이웃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알도록

이제 세상은 한바탕 죽고 전혀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날 때다.”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2호 예배마당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