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성서일과 4본문]
(학개 1:15b-2:9)
15. 때는 다리우스 왕 이년 여섯째 달, 그 달 이십사일이다.
2:1. 그 해 일곱째 달, 그 달 이십일일에, 학개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였다.
2. "너는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 유다 총독과 여호사닥의 아들 여호수아 대제사장과 남아 있는 백성에게 전하여라.
3. '너희 남은 사람들 가운데, 그 옛날 찬란하던 그 성전을 본 사람이 있느냐? 이제 이 성전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는 하찮게 보일 것이다.
4. 그러나 스룹바벨아, 이제 힘을 내어라. 나 주의 말이다. 여호사닥의 아들 여호수아 대제사장아, 힘을 내어라. 이 땅의 모든 백성아, 힘을 내어라. 나 주의 말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너희는 일을 계속하여라.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5. 너희가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맺은 바로 그 언약이 아직도 변함이 없고, 나의 영이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으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6.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머지않아서 내가 다시 하늘과 땅, 바다와 뭍을 뒤흔들어 놓겠다.
7. 또 내가 모든 민족을 뒤흔들어 놓겠다. 그 때에, 모든 민족의 보화가 이리로 모일 것이다. 내가 이 성전을 보물로 가득 채우겠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8. 은도 나의 것이요, 금도 나의 것이다.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9. 그 옛날 찬란한 그 성전보다는, 지금 짓는 이 성전이 더욱 찬란하게 될 것이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내가 바로 이곳에 평화가 깃들게 하겠다.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시편 145:1-5, 17-21)
1. 나의 임금님이신 하나님, 내가 주님을 높이며, 주님의 이름을 영원토록 송축하렵니다.
2. 내가 날마다 주님을 송축하며, 영원토록 주님의 이름을 송축하렵니다.
3. 주님은 위대하시니, 그지없이 찬양받으실 분이시다. 그 위대하심은 측량할 길이 없다.
4. 주님께서 하신 일을 우리가 대대로 칭송하고, 주님의 위대한 행적을 세세에 선포하렵니다.
5. 주님의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위엄과 주님의 놀라운 기적을, 내가 가슴 깊이 새기렵니다.
17.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
18. 주님은, 주님을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시고, 진심으로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가까이 계신다.
19. 주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고,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구원해 주신다.
20.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켜 주시며, 악한 사람은 누구든지 다 멸하신다.
21. 나는 내 입으로 주님을 찬양하련다. 육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영원히 찬송하여라.
(살후 2:1-5, 13-17)
1.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일과 우리가 그분 앞에 모이는 일을 두고 여러분에게 간청합니다.
2. 여러분은, 영이나 말이나 우리에게서 받았다고 하는 편지에 속아서, 주님의 날이 벌써 왔다고 생각하게 되어, 마음이 쉽게 흔들리거나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3. 여러분은 아무에게도 어떤 방식으로도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그 날이 오기 전에 먼저 믿음을 배신하는 일이 생기고, 불법자 곧 멸망의 자식이 나타날 것입니다.
4. 그는 신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이나 예배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에 대항하고, 그들 위로 자기를 높이는 자인데, 하나님의 성전에 앉아서, 자기가 하나님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5.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이런 일을 여러분에게 거듭 말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까?
13. 주님의 사랑을 받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의 일로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시고, 진리를 믿게 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시려고, 처음부터 여러분을 택하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14. 이렇게 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복음으로 여러분을 부르시고,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얻게 하셨습니다.
15.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든든히 서서, 우리의 말이나 편지로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16. 우리를 사랑하시고 은혜로 영원한 위로와 선한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17.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세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누가 20:27-38)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개파 사람 가운데 몇 사람이 다가와서, 예수께 물었다.
28.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써 주기를 '어떤 사람의 형이 자식이 없이 아내를 남겨 두고 죽으면, 그 동생이 그 형수를 맞아들여서 뒤를 이을 아들을 자기 형에게 세워주어야 한다' 하였습니다.
29. 그런데 일곱 형제가 있었습니다. 맏이가 아내를 얻어서 살다가 자식이 없이 죽었습니다.
30. 그래서 둘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고,
31. 그 다음에 셋째가 그 여자를 맞아들였습니다. 일곱 형제가 다 그렇게 하였는데, 모두 자식을 남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2. 나중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33. 그러니 부활 때에 그 여자는 그들 가운데서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일곱이 다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말입니다."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지만,
35. 저 세상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사람은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는다.
36. 그들은 천사와 같아서, 더 이상 죽지도 않는다. 그들은 부활의 자녀들이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37. 죽은 사람들이 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가시나무 떨기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서 보여 주었는데, 거기서 그는 주님을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38. 하나님은 죽은 사람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하나님이시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이번 주 4본문 말씀 속에는 유달리 눈에 띄고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자주 마음이 가는 구절은, 서신서 본문이었습니다.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살후 2:3)
아마 요사이 우리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인가 봅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지어 기무사까지 특정 정당후보를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는 말이 도는데, 이게 참이다, 거짓이다 말이 참 많습니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쟁이일까요?
둘 중 하나, 누가 거짓말쟁이이건 간에 지금 국민들은 온통 속아 넘어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바람에 검찰총장도 사생활이 비윤리적이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거짓말쟁이인지, 당사자가 거짓말쟁이인지 오리무중입니다.
아무튼 누가 거짓말쟁이이건 간에 지금 대한민국이 온통 속아 넘어가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엔 윤석렬이라는 검사와 상관 사이에 진실공방이 오간 것을 들었습니다.
NLL이 어떠어떠하다느니, 남북정상회담 기록물이 어찌어찌 되었다느니 하는 진실공방도 여태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 벌인 사대강 살리기와 대운하 운운 하는 것의 진실여부는 이젠 더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본 아베정권의 거짓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독도가 다케시마가 되고, 동해가 일본해가 되더니, 이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통제가 완벽하다고 거짓말합니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정한 재벌들이 재판을 받을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꾀병 부리는 것쯤은 아예 귀엽다고 할까요?
그러고 보니,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거짓말쟁이 소리 안 들은 사람은 하나도 없나봅니다.
일본 역사교과서와 한국 역사교과서 문제는 역대 전국가적, 전인류적 거짓말 행진의 결정판입니다.
그러고 보니 하나같이 피노키오들 투성입니다.
누구 코가 길어질는지는 역사가 평가하겠지요.
그 때 그 역사는 무사할까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속아 넘어가지 않고, 나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고, 역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살후 2:15)
시작부터 세상 얘기를 너무 많이 했네요.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구약 (학개 1:15b-2:9)]
오늘 구약 본문의 주인공은, 스스로 속아 넘어가던 사람들입니다.
(학개 1장) 2.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백성이 말하기를 '때가 되지 않았다. 주님의 성전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3. 학개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전한다. 4. "성전이 이렇게 무너져 있는데, 지금이 너희만 잘 꾸민 집에 살고 있을 때란 말이냐?... 9. 너희가 많이 거두기를 바랐으나 얼마 거두지 못했고, 너희가 집으로 거두어 들였으나 내가 그것을 흩어 버렸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나 만군의 주의 말이다. 나의 집은 이렇게 무너져 있는데, 너희는 저마다 제집 일에만 바쁘기 때문이다. 10. 그러므로 너희 때문에 하늘은 이슬을 그치고, 땅은 소출을 그쳤다.
내 집이 바로 선 뒤에, 가정 경제가, 국가 경제가 살아난 뒤에 성전을 지으려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성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립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우선순위를 잘못 매긴 겁니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물론 정치 지도자와 종교 지도자였던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를 특정하여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바로 ‘성전’입니다.
무너진 성전, 그리고 성전재건의 희망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이 선포된 시점이 의미심장합니다.
때는 7월 21일, 바로 초막절(장막절, 수장절, ‘쑤콧’) 마지막 날입니다. (학개 2:1)
초막절은 어떤 절기인가?
초막절은 유대 달력으로 7월(티슈리월) 15일 시작해서 7일간 이어집니다.
유월절(무교절; 겨울보리 추수), 오순절(칠칠절, 맥추절; 여름보리와 밀 추수)과 함께 3대 추수감사절기 중 하나입니다.
초막절은 그 이름처럼, 출애굽 광야 40년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풍찬노숙 버금가는 고난의 행군, 그럼에도 늘 동행하셨던 임마누엘 하나님 은혜를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올리브와 포도 등의 수확이 다 끝난 뒤 벌이는 대단한 추수감사절입니다.
그런데 초막절이 바로 ‘성전’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1) 초막절은 솔로몬 성전 봉헌한 뒤에 성전에서 가장 먼저 지킨 절기입니다.(대하 7:8-10)
2)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기 위해 학개 예언자가 하나님의 꿈을 불어넣어 주던 오늘 본문의 자리 역시 초막절입니다.
3) 70여년이 흘러,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인도로 성벽(성곽)공사를 마치자마자 지킨 절기 역시 초막절입니다.(느헤 8장)
4)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에스겔 성전에서 발원한 물과 비교하여 그 유명한 말씀을 선포하신 그 날이 바로 초막절 마지막 날이었습니다.(요 7:37-39, 겔 47:1, 요 4:14, 계 22:1)
(요한 7:37-39) 37.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38.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39.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다.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오시지 않았다.
(겔 47:1) 그가 나를 데리고 다시 성전 문으로 갔는데, 보니, 성전 정면이 동쪽을 향하여 있었는데,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나와, 동쪽으로 흐르다가, 성전의 오른쪽에서 밑으로 흘러 내려가서, 제단의 남쪽으로 지나갔다.
(요 4:14)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
(계 22:1-2) 천사는 또, 수정과 같이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와서, 도시의 넓은 거리 한가운데를 흘렀습니다. 강 양쪽에는 열두 종류의 열매를 맺는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달마다 열매를 내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 쓰입니다.
그런데 이 초막절 마지막 날이 바로 ‘호산나 라바’입니다.
오늘 구약본문 속에 감추어진 ‘때의 상징’을 좀 더 생생하게 느끼고, 요한복음 7장의 예수님 말씀의 의미를 좀 더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 다음 글을 소개합니다.
『... 유대인들은 장막절의 마지막 날을 ‘호사나 라바’라고 부른다. ‘라바’라는 말은 우리말로 ‘크다’는 뜻이며, 유대인들은 장막절의 마지막 날을 ‘큰 구원의 날’로 지킨다. 유대인들은 이날이야말로, 지난해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사죄의 날이요 기쁨의 날이라고 믿는다. 제단에 물을 부어 바치며 유대인들은 나팔을 불고 찬양하면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으며, 또 어떤 이들은 춤을 추었다. 이렇게 하면서 그들은 사죄의 기쁨과 구원의 감사를 표현하였다. 이 때 유대인들은 거룩한 영(성령)에 사로잡히기를 원하며 황홀경에 빠진다. 미쉬나는 증거하기를, 누구든지 춤과 노래, 악대가 동반된 장막절에 행해지는 이 행사에 참여해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장막절에 대한 유대인들의 관습을 알고 나면 왜 메시아의 다시 오심이 묵시 문학에서 장막절과 연관되어 예언되었는지 좀 더 쉽게 이해된다...』 [최명덕. 『최명덕교수가 새롭게 들려주는 유대인 이야기』(두란노. 1997) 186∼187]
또 너무 길었네요.
본문 6-9절에 대한 해석이 더 있는데 너무 길어져서 생략합니다.
위의 책 179쪽에 좋은 해석이 나오니 참고하세요.
그러고 보니 ‘학개’라는 이름 뜻이 바로 ‘명절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7절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감동을 느꼈습니다.
여기저기서 모여드는 ‘보물’들!
“내가 이 성전을 보물로 가득 채우겠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귀한 성도’가 바로 보물이 아닐까? 바로 나 말입니다!
이런 생각! 저는 그런 감동을 느꼈습니다.
아무튼 다시, 오늘 구약 본문의 알맹이는 ‘성전’입니다.
성전의 뜻과 가치를 바로 알아야 하고, 무너진 성전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성전 재건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두려워말고 힘을 내야합니다.
“힘을 내어라”가 세 번이나 반복됩니다.(4절)
‘말씀’과 ‘성령’께서 너희 가운데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5절)
거짓말이 판을 치는 시대입니다.
‘닥치고 경제!’
경제가 우선이라고, 돈이 먼저라고 유혹하는 어처구니없는 세상입니다.
진정한 성전 예수님께서 우리가 바로 성전이라 하십니다.(요한 7:38)...(참고, 고전 6:19)
말씀충만 성령충만으로 나를 세워갑시다.
아무리 팍팍한 세상이지만, 아무리 경제가 힘들다고 하지만,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지 맙시다.
그보다 먼저 말씀충만, 성령충만으로 나를 세워갑시다.
그렇게 교회를 세워갑시다.
이게 진정한 성전 재건일 것입니다.
이게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더러워진 지구를 되살려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첫 단추일 것입니다.
[시편 (시편 145:1-5, 17-21)]
오늘 시편 본문에서 눈에 띄게 반복되는 구절은, “주님”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절마다 ‘주님’이 반복됩니다.
3절 이하는 계속해서, “주님은”, “주님께서”, “주님의” 등이 반복됩니다.
주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려주려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특히 “주님의 이름”이 3차례 반복되는 것이 눈에 띕니다. (1, 2, 21)
알다시피, ‘주님의 이름을 두려고’ 지은 집이 바로 성전입니다.
“가까이 계시고”, “가까이 계신다”가 반복해서 나옵니다. (18절)
바로 주님의 마음입니다.
이는 앞에서 살핀 학개 2:5절 말씀과도 통합니다.
가장 눈에 들어오고 마음을 사로잡은 구절은 17절입니다.
“주님이 하시는 그 모든 일은 의롭다. 주님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신다.”
이 구절을 오래 붙들고 묵상했습니다.
두고두고 묵상하고 노래하고 싶습니다.
성전인 내가 건강할 때 저절로 흘러나올 노래입니다.
성전인 교회가 건강하게 바로 설 때, 교회가 발하는 아름다운 향기를 맡으면서 온 세상이 부를 노래입니다.
[서신서 (살후 2:1-5, 13-17)]
서신서 묵상 중에 붙든 두 말씀기둥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길게 얘기했습니다.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살후 2:3)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살후 2:15)
거짓말쟁이 중에 거짓말쟁이가 4절에 나옵니다.
바로 “하나님의 성전에 앉아서, 자기가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자입니다.
그게 누굴까요?
그리고 전통을 굳게 지키라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그 전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복음서 본문 (누가 20:27-38)]
오늘 복음말씀에는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사두개파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여성을, 하나님의 딸들을 자녀생산의 도구로 여기는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저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었습니다.
아예 그럴 마음도 없었습니다.
율법의 알맹이를, 말씀의 중심을 못 보면 이 세상밖에 못 봅니다.
말씀의 중심이 무엇입니까?
하나님 마음입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의 결핍이 불의, 곧 죄입니다.
구원받은 뒤에도, 매주일 예배 때마다 우리가 죄 고백을 하는 까닭입니다.
매일매일 내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차오르시도록 말씀 읽고 성령님을 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단풍들듯이 예수님 사랑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내가 성전이 되어가기 시작하면 비로소 보입니다.
육체에 담긴 영의 세계, 육체 너머 영의 세계가 보입니다.
하나님의 아들과 딸들이 내 형제와 자매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보며 살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앞당겨 살 수 있습니다.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말씀을 굳게 지키십시오.
사랑을 굳게 새기십시오.
[나머지]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입니다
우리가 굳게 지켜 마땅한 교회의 오랜 전통 하나 소개합니다.
마침 내일이 11월 11일입니다.
세상은 온통 ‘빼빼로 데이’라고 야단입니다.
그런데 교회 전통으로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입니다.
해마다 11월 11일이면 오랜 기독교전통을 가진 나라들은 일찌감치 묘한 흥분으로 설렙니다.
독일에서는 미국식 할로윈과는 차원이 다른 아이들의 행렬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등불을 들고 마틴을 기리는 노래를 부르며 골목골목을 누빕니다.
유모차를 탄 아기들도 함께 합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마틴을 알아갑니다.
성 마틴은 천주교를 비롯해서 정교회와 개신교 등 모든 기독교가 존경하고 기리는 보기 드문 성인입니다.
성 마틴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오래전 전해들은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약간 살을 붙여 풀어보겠습니다.
그는 316년경 헝가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일찍부터 그를 명예로운 로마 군인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을 따서 마르티누스, 즉 마틴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십대 중반의 나이에 군에 입대한 마틴은 로마 황제의 근위병이 되었습니다.
혈기왕성하던 이십 세 무렵, 마틴은 어느 겨울밤 추위에 벌벌 떠는 헐벗은 노숙인을 만났습니다.
아무 것도 줄 것이 없어서 자신의 결혼 예물인 망토를 칼로 반으로 잘라 그를 덮어주었습니다.
그날 밤 꿈에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이 그 찢어진 망토를 입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곁에 있는 천사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예수님 왜 찢어진 망토를 걸치고 계신가요? 그만 벗으시죠.”
“아니다. 이건 내가 아끼는 벗 마틴이 내게 준 귀한 선물이다.”
꿈에서 깨어난 마틴은 그날 이후로 군생활을 그만두고 예수님 제자의 길을 걷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걸인들 노숙인들의 성자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누구 정확히 아는 분 있으시면 알려주시길 부탁합니다.
11월 11일은 성 마틴의 날입니다.
교회가 자랑할 만한 전통입니다.
한국 교회도 계승하여 굳게 지켜야 할 전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투성이, 부정부패가 판치는 세상을, 사랑이 결핍한 이 불의한 시대를, 예수님 사랑으로 조금씩 물들일 수 있는 소중한 전통입니다.
[말씀노래] 사두개인들과 예수님의 부활논쟁
1. 사두개인 몇사람이 예수님께 질문하네 / 부활신앙 없으면서 모세율법 들먹이네
자식없어 하릴없이 일곱형제 아내가된 / 저과부는 부활때에 누구아내 되나이까
2. 부활에 참여하는 부활의 자녀들은 / 장가도 가지않고 시집도 아니간다
부활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자녀이니 / 하나님 슬하에서 영생남매 누리리라
[말씀 동화] 누가누가 더 클까? 임금님 귀랑 피노키오 코랑?
옛날 옛적 경상북도 경주에 피노키오가 살았어.
피노키오는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이란다.
피노키오를 만들어준 분이 누군지 아니?
바로 제페토 할아버지야.
원래 제페토 할아버지는 바다 건너 머나먼 나라 이탈리아가 고향이었어.
그런데 여차저차해서 피노키오와 함께 고래뱃속에 들어갔다가 머나먼 경주바닷가에 도착하게 된거야.
그때가 대략 주후 870년 경, 신라 경문왕 시절이었어.
제페토 할아버지는 무엇이든지 뚝딱뚝딱 잘도 만들어내는 소문난 예술가였단다.
그래서 낯선 땅 신라의 경주에서도 금세 소문이 자자하게 되었지.
아, 참! 그 때 경주의 이름은 서라벌이었어!
“노인장 내 지팡이가 망가졌는데 좀 더 가볍고 튼튼한 지팡이 하나 만들어 줄 수 있겠소?”
“할아버지 제 장난감 인형이 입을 겨울 옷 한 벌 만들어주세요.”
“어르신, 저희 부엌에 선반이 하나 필요한데 부탁드려도 될까요?”
주문만 하면 뭐든 뚝딱뚝딱 시원시원하게 만들어내셨어.
그러던 어느 날 서라벌 궁궐에 사시는 임금님이 찾아왔단다.
어두컴컴한 밤에 남몰래 찾아와서는 뜬금없이 모자 하나를 만들어달라는 거야.
그래서 제페토 할아버지는 임금님의 머리 크기를 재기 위해 지금 쓰고 있는 모자를 벗어달라고 했겠지?
그러자 임금님의 표정이 어둑어둑해지면서 조심조심 모자를 벗는 거야.
어? 어? 어??? 세상에나! 임금님의 귀가 딱 당나귀 귀처럼 커다랗네?
제페토 할아버지의 눈이 보름달처럼 둥그레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임금님이 말씀하셨어.
“당황하셨어요? 하지만 내 귀에 관한 소문을 내면 절대로 안되요. 그랬다가는 무서운 벌을 받을 거예요!”
제페토 할아버지는 두 입을 꼭 다물고 모자를 만들었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뚝딱뚝딱 멋진 모자를 만들었지.
모자를 받아 쓴 임금님은 썩 마음에 들었는지 싱글벙글 궁궐로 돌아갔단다.
문제는 그날 밤부터였어.
제페토 할아버지는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는 거야.
입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지.
어쩌다 간신히 잠이 들면 꿈에 당나귀 떼가 달려들거나, 어마어마한 당나귀 귓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곤 했단다.
몇날 며칠을 끙끙 앓던 제페토 할아버지가 마침내 결심했어.
그리고 도림사라는 절 근처에 있는 대나무 숲을 찾았지.
남몰래 대나무 숲에 들어간 제페토 할아버지는 있는 힘껏 소리 질렀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마음속에서 꿈틀꿈틀 메슥메슥거리던 말을 한바탕 토해내고 나니까 속이 정말 시원해졌겠지?
홀가분하게 집에 돌아온 제페토 할아버지는 그날 밤부터 피노키오와 함께 단잠을 이룰 수 있었단다.
그런데 상상도 못했던 문제가 생겼네?
대나무 숲에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는 소리가 온 서라벌에 울려 퍼지는 거야.
급기야 소문이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가자 노발대발 임금님은 당장 대나무들을 다 베어버리게 했어.
대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산수유를 심었지.
그런데 산수유가 자라자 또 바람만 불면 그 소리가 들리는 거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초겨울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할 때면 그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산수유 열매들이 남부끄러워 빨갛게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였단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임금님은 얼굴빛이 산수유 열매보다 더 빨갛게 달아올랐겠지?
급기야 그 목소리의 주인공 제페토 할아버지를 체포해서 옥에 가두어 버리고 말았어.
아빠 같고 엄마 같던 제페토 할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 피노키오는 아주아주 외롭고 슬펐어.
차가운 초겨울 날씨에 감옥에 갇힌 제페토 할아버지는 얼마나 힘드실까?
피노키오는 마음이 몹시 아렸어.
‘이건 말도 안 돼, 도저히 안 되겠어. 어떻게 해서든 우리 제페토 할아버지를 구해내어야 해! 아무런 잘못도 없이 감옥에 갇힌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암, 그렇고말고! 이건 임금님 망신을 주려고 시장 마당에 가서 비밀을 고자질한 것도 아니고, 아무도 못 듣는 숲속에 가서 자연 속에서 소리친 것뿐이잖아! 그런데 바람이 불면 나무들이 소리 내는 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잖아! 암, 그렇고말고!’
피노키오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제페토 할아버지 석방을 위해 임금님을 찾아 궁궐에 갔어.
그리고 임금님께 공손히 절을 올리고, 공손하면서도 똘똘하게 이야기를 시작했지.
“안녕하세요 임금님? 저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유일한 가족 피노키오랍니다. 저는 서커스단에서도 산 적이 있어서 재마난 재주를 잘 부려요. 제가 임금님께 신기한 재주를 보여드릴 테니까 제발 우리 제페토 할아버지를 풀어주세요.”
그러자 임금님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어.
그래도 피노키오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재주를 부리기 시작했지.
“임금님은 제가 아는 임금님 중에서 가장 솔직한 분이세요.”
그러자 갑자기 피노키오의 코가 쑥 커졌어.
가느다랗던 임금님 눈도 따라서 쑥쑥 커졌겠지?
피노키오는 신이 나서 다시 종알거리기 시작했어.
“임금님은 약한 백성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시는 훌륭한 임금님이세요.”
그러자 또 다시 피노키오의 코가 20㎝나 더 쑥 길어지네?
임금님의 눈이 쟁반만큼 커졌어.
임금님의 입도 덩달아 딱 벌어졌겠지?
입이 벌어진 김에 임금님의 입에서 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
배고픈 건 참아도 궁금한 건 못 참는 임금님이시거든.
“아니 너 어떻게 이런 재주가 생겼느냐? 나무 인형인데 어떻게 이렇게 말도 잘하고 재주를 잘 부리느냐? 또 다른 재주는 없느냐?”
그러자 피노키오는 눈을 지긋이 감더니 성경말씀을 읊조리기 시작했어.
시편 145편 1절이었지.
“나의 임금님이신 하나님, 내가 주님을 높이며, 주님의 이름을 영원토록 송축하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피노키오가 시편을 읊조리기 시작하자, 30㎝도 넘게 자랐던 코가 다시 점점 줄어드는 거야.
시편 낭송이 끝나자 피노키오의 코는 오똑하고 아담한 원래대로 돌아왔단다.
임금님은 아까보다 더 커진 눈으로 또 다시 궁금증을 쏟아내기 시작했지.
“도대체 어떻게 네 코는 그리 커지는 거고, 또 어떻게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지?”
그러자 피노키오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답했어.
“임금님 죄송하지만 아까 제가 임금님을 칭송한 두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이었답니다. 임금님은 솔직하지도 않은 어두컴컴한 분이시고, 백성들, 특히 약한 백성들의 하소연을 귀담아 들어주시지도 않는 부자들만 좋아하는 분이세요. 제 코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쑥쑥 자란답니다. 그리고 성경말씀을 진심으로 읊조리면 다시 제 코는 이렇게 원래대로 돌아온답니다.”
그러자 임금님의 눈이 다시 가늘어졌어.
얼굴빛도 다시 어두컴컴해졌겠지?
피노키오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무어라 야단치기도 힘들었지.
“그건 그렇고, 너의 임금님은 바로 난데, 왜 ‘나의 임금님이신 하나님’이라고 한 것이냐?”
“아! 그건요. 제가 기독교 신자거든요. 혹시 임금님께서는 기독교의 예수님을 아시나요?”
“그럼, 알고말고. 나도 다 알지. 저 위에 있는 당나라에서 예수님 이야기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지금 여기 서라벌에도 예수님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생겼단다. 넌 그것도 몰랐느냐? 난 다 아는데, 흥!”
임금님이 의기양양하게 으쓱거리며 말했어.
“앗! 그랬군요. 하지만 임금님, 예수님에 대해 아는 거랑 예수님을 사랑하는 거랑은 많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임금님께 부탁이 하나 있어요. 제발 저희 제페토 할아버지를 풀어주세요. 할아버지가 거짓말 한 것도 아니고,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처럼 크니까 크다고 말 한 것뿐이잖아요. 그것도 임금님 망신주려고 사람들에게 전한 것도 아니고요. 입을 꾹 다물고 있으려니까 몸에 병이 날정도로 너무너무 힘들어서 대나무 숲에 가서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리친 것뿐이잖아요.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자연스럽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고요. 원래 자연은 거짓말을 못하거든요.”
그러자 임금님의 눈은 점점 더 가늘어지고 얼굴빛도 점점 어두컴컴해졌단다.
피노키오는 안타까운 마음에 계속해서 임금님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썼지.
“임금님, 제 생각에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처럼 점점 크게 자라는 데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사실 서라벌에 오기 전에 할아버지 말씀 듣지 않고 천방지축 뛰어다니다가 나쁜녀석들 꼬임에 넘어가 당나귀가 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누구보다 임금님 마음 이해해요. 그래도 이제 그걸 자꾸 숨기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다 드러내시는 게 어떨까요? 흉한 것을 자꾸 감추려 들면 들수록 더 흉해지고, 솔직하게 드러내면 오히려 더 복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만약 그렇게 하시면 백성들하고 더 가까워지고, 임금님 인기가 더 올라 갈 것 같아요.
제 친구 중에 아기 코끼리 덤보라는 애가 있어요. 그 애는 서커스를 아주 잘하는 코끼린데요, 귀가 아주아주 커다랗죠. 처음에는 귀가 너무 커서 놀림도 받았지만,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뒤로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복덩어리가 되었답니다. 저는 임금님께서 그 커다란 귀 덕분에 오히려 훌륭한 임금님이 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힘없는 백성들의 힘없이 약한 하소연 소리까지 낱낱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피노키오의 말을 들으면서 임금님의 마음은 점점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어.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점점 커지는 피노키오의 코를 생각했지.
그러자 점점 커다랗게 자라는 귀를 감추려고만 하는 자기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
‘그렇구나! 나는 귀가 점점 커지는 이상한 임금일 뿐 아니라, 그걸 덮으려고만 드는 거짓말쟁이 임금이로구나! 진실을 말한 제페토 영감님을 오히려 거짓말쟁이라고 감옥에 가두고, 진실을 말한 자연을, 대나무 숲을 다 잘라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해버렸어! 내가 아무리 애써도 저렇게 아무 때나 아무데서나 불어대는 세찬 바람을 막을 수는 없겠지. 진실을 덮을 수는 없겠지. 내가 자꾸 내 허물을 덮으려고만 하니까, 이젠 이 나라 신라의 전통이 다 무너지고, 임금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도 점점 허물어져가고 있구나!!’
임금님은 늦게나마 정신을 차렸어.
그리고 제페토 할아버지를 풀어주며 진심으로 사과했지.
그리고 이젠 자신의 커다란 귀를 더 이상 감추지 않았어.
오히려 귀를 쫑긋 세우고 가난하고 약한 백성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애쓰는 착한 임금님이 되었단다.
피노키오는 어떻게 되었냐고?
피노키오는 산수유 열매를 따다가 할아버지께 달여드리고 정성을 다해 할아버지를 보살폈어.
그러자 제페토 할아버지는 예전보다 더 건강해지고 멋진 작품을 뚝딱뚝딱 잘도 만들어내셨지.
서라벌 사람들은 낯선 이방인 제페토 할아버지와 피노키오를 예전보다 더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단다.
[이정훈 지음, 2013년 11월 10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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