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진리로 거룩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복음 17:19)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15-17, 21-26)
15. 그 무렵에 신도들이 모였는데, 그 수가 백이십 명쯤이었다. 베드로가 그 신도들 가운데 일어서서 말하였다.
16.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를 잡아간 사람들의 앞잡이가 된 유다에 관하여, 성령이 다윗의 입을 빌어 미리 말씀하신 그 성경 말씀이 마땅히 이루어져야만 하였습니다.
17. 그는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이 직무의 한 몫을 맡았습니다.
21. 그러므로 주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에,
22.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로부터 예수께서 우리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날까지 늘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가운데서 한 사람을 뽑아서, 우리와 더불어 부활의 증인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3. 그리하여 그들은 바사바라고도 하고 유스도라고도 하는 요셉과 맛디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서,
24. 기도하여 아뢰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는 주님, 주님께서 이 두 사람 가운데서 누구를 뽑아서,
25. 이 섬기는 일과 사도직의 직분을 맡게 하실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유다는 이 직분을 버리고 제 갈 곳으로 갔습니다.”
26. 그리고 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하니, 맛디아가 뽑혀서,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의 수에 들게 되었다.
(시편 1)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2.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
4. 그러나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한낱 바람에 흩날리는 쭉정이와 같다.
5. 그러므로 악인은 심판받을 때에 몸을 가누지 못하며, 죄인은 의인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한다.
6. 그렇다. 의인의 길은 주님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의 길은 망할 것이다.
(요한일서 5:9-13)
9. 우리가 사람의 증언도 받아들이거늘, 하나님의 증언은 더욱더 큰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증언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이 자기 아들에 관해서 증언하셨다는 것입니다.
10.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사람은 그 증언을 자기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아들에 관해서 증언하신 그 증언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1. 그 증언은 이것이니, 곧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는 것과, 바로 이 생명은 그 아들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12. 그 아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고, 하나님의 아들을 모시고 있지 않은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13. 나는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인 여러분에게 이 글을 씁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17:6-19)
6.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에서 택하셔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람들인데, 아버지께서 그들을 나에게 주셨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7. 지금 그들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8.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으며,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알았고, 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9. 나는 그들을 위하여 빕니다. 나는 세상을 위하여 비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들을 위하여 빕니다. 그들은 모두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10. 나의 것은 모두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모두 나의 것입니다. 나는 그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았습니다.
11. 나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있지 않으나, 그들은 세상에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켜주셔서, 우리가 하나인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12. 내가 그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은,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지키고 보호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들 가운데서는 한 사람도 잃지 않았습니다. 다만, 멸망의 자식만 잃은 것은 성경 말씀을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13. 이제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내가 세상에서 이것을 아뢰는 것은, 내 기쁨이 그들 속에 차고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나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그들을 미워하였습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에 속하여 있지 않은 것과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내가 아버지께 비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 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한 자에게서 그들을 지켜 주시는 것입니다.
16.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과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17. 진리로 그들을 거룩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과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으로 보냈습니다.
19. 그리고 내가 그들을 위하여 나를 거룩하게 하는 것은, 그들도 진리로 거룩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부활열매’입니다.
사도행전, “한 사람을 뽑아서, 우리아 더불어 부활의 증인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사도 1:22)
시편,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시편 1:1)
서신서, “그 아들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생명을 가지고 있고”(요일 5:12)
복음서, “우리가 하나인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11)
오늘 요절은, “내가 그들을 위하여 나를 거룩하게 하는 것은, 그들도 진리로 거룩하게 하려는 것입니다”입니다.(요한복음 17:19)
[사도행전과 시편본문 정리 (사도행전 1:15-17, 21-26, 시편 1)]
오늘 사도행전본문의 소제목은 ‘열두째 사도의 보궐 선출’입니다.
성령강림에 앞선 제자단 복구의 의미 중에는 12라는 숫자의 상징성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12제자를 세우심은 마치 새 창조처럼,
이미 무의미해진 이스라엘 12지파를 새롭게 세우시는 뜻이 서려있었던 것입니다.
스승의 무기력한 죽음, 스승을 지키지 못하고 도망한 죄책감으로 허물어진 제자들!
그러나 부활예수 만난 뒤 제자들은 점점 회복되어가고 급기야 제자단까지 복구됩니다.
맛디아가 뽑혀서 12사도로 완전체가 되니
숙성한 부활열매, 부활증인들의 기쁨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입니다.
제자는 말씀을 받아 말씀을 늘 입에 달고 사는 자입니다.(2)
마치 물가의 나무처럼 늘 말씀이 스미니, 그 나무처럼 결실이 풍성합니다.
‘하는 일 마다 잘 되니’(3) 늘 기쁘고, 그러니 “복 있는 사람”입니다.(1)
반면에 하나님 말씀을 멀리하고 하나님의 회중에서 멀어진 자들은
정반대의 길을 갑니다. 그 길의 끝은 망할 망(亡), 죽음입니다.(6)
시인은 이 박복한 인생을 가리켜 악인이라 부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요한1서 5:9-13, 요한복음 17:6-19)]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참 믿음과 영생’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아들 예수 안에 영생을 두셨으니
예수 이름 믿는 자, 즉 예수께서 하나님 아들이심을 믿는 자들은(10, 13)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영생을 받았다는 말씀입니다.(11)
부활주일 뒤 6주 연속된 요한1서의 대미입니다.
거짓교사에 빠지지 않은 올바른 제자의 모습,
그 안에 빛나는 부활열매, 영생의 기쁨이 치솟습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예수께서 기도하시다’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
이 땅에 남겨둘 제자들을 위해 하늘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아버지의 이름”이란 하나님의 본질을 가리킵니다.
(제자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냈다는 것은(6)
‘하나님의 본질을 깨쳐 하나님께 가는 길을 열어주셨음’을 가리킵니다.
세상 악한 자에게서 제자들을 지켜주시기를 스승께서 빕니다.(15)
“아버지의 이름”(6, 11, 12)으로,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으로(8, 14, 17)
제자들이 하나 되고(11), 세상에서 거룩하게 살고(17, 19), 기쁘게 살기를(13)
참 스승 예수께서 아버지께 빌고 또 빕니다.
그렇게 성삼위 하나님이 그러신 것처럼 온전히 하나 되기를
진리로 거룩한 온전한 부활열매가 되기를
하늘아버지께 예수님이 기도합니다.
(※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부분 참조)
(※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부활절 마지막 주일(승천 후 첫 주일)에 주신 성서일과 본문에서
부활의 열매를 봅니다.
무르익은 부활열매는 영생으로 빛나는 부활증인들입니다.
그렇게 하나 되어 진리로 빛나는 거룩한 인생들
참 복스러운 사람들입니다.
비록 세상은 교회를 욕하고, 욕조차 아깝다며 그렇게 교회는 잊혀가지만,
교회조차 세상욕심 쫓아 돈과 권력을 탐하는 지경이지만,
부활열매, 영생의 기운으로 빛나는 거룩한 교회, 거룩한 성도들은
돈과 권력에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부활증인으로 삽니다.
오늘 시편의 “복 있는 사람”(“의인”)과 “악인”이 대조됩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회개의 기회조차 가물거리는 마지막 때가 무르익을수록
묵시록 마지막 장의 두렵고 떨리는 그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러운 채로 있어라.
의로운 사람은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사람은 그대로 거룩한 채로 있어라.”
(요한계시록22:11)
성령강림의 계절이 코앞입니다. 그리고
주님 다시 오실 그날이 가깝습니다.
그날이 가까울수록 그 말씀 먹고 거룩한 기운 차오르는 성도들은(요17:17)
눈을 들어 하늘을 봅니다.
[나머지]
* 무너진 제자들을 다시 세우면
부활절 7째 주일, 승천 후 첫 주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제자들은 세상에 남았습니다. 기막힌 십자가 수난과 놀라운 부활 신비, 그렇게 숨 가쁜 몇 주간이 흐른 뒤, 돌연 스승께서 승천하신 것입니다. 오늘 승천 후 첫 주일 4본문의 중심은 남겨진 제자들입니다. 제자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 그의 뒤를 따르는 사람’입니다. 세상이 예수님 말씀과 정반대로 가면서, 제아무리 그걸 상식이라고 순리라고 부르더라도, 제자란, 그 세상과 반대로 가는 사람입니다.(“세상을 이기는 사람”요일5:5) 제자라면, ‘상식이 없다’, ‘사회부적응자다’는 소리 듣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맛디아를 뽑아 12제자단을 완비하듯이 먼저 내 안에 허물어진 제자단을 세워야합니다. 어쩌면 열둘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열하나가 무너졌을지라도, 이제 하나하나 바로 세워 완비해야 할 때입니다. 그때 성령이 임하셔서 제자의 기운을 북돋우시고, 제자의 정도(正道)를, 제자의 사명을 기억나게 하시고, 나 너 우리, 제자들을 하나 되게 하시고, 마침내 스승 예수 닮아가는 벅찬 기쁨 맛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 성령강림절을 앞두고 주신 이 말씀의 의미가 깊고도 기쁩니다.
[말씀동시] 예수님의 기도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8호)
나는 이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데
그들은 아직 세상에 남아있네요
나만 믿고 따라온 소중한 이들
그들을 내게 보내주신 아버지께
나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그들 이제 말씀 아래 하나되어
나 없이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을 악에서 지켜주세요
아버지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시편시조] 시편 1, 복 있는 사람들은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8호)
복 있는 사람들은 악인의 꾀 멀리하며
그 말씀 사랑하여 밤낮 묵상 하는 자라
복스런 열매 열리는 푸른 나무 같으니
[시편노래] 시편 1, 복 있는 사람은 (이정훈 편사, 강명식 작곡. 「성실문화」 118호)
[본문] (시편 1)
[노랫말]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 멀리하며, 죄인의 길 오만한 곳(자리) 가까이 아니하고
오로지 주의 율법 밤낮으로 묵상하니, 철따라 열매 맺는 행복한 나무로다
2. 악인은 박복하니 쓸모없는 쭉정이라, 솔바람에 날아가듯 심판 때에 쓰러지리
주님께 인정받은 의인의 길 부러워라, 제 꾀에 제가 속은 불행한 쭉정이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숭실대 음악원 현대교회음악과 교수이신 찬양사역자 강명식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 (복 있는 사람은) (이정훈 편사, 강명식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8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2. 오로-지-- 주님의 율법-,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
4. 그러-나-- 악인-은--,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한낱- 바람에 흩날-리는-, 쭉정이 (쭉정이)((와)) 같--다--∼
5. 그-러-므로 악인은 심-판-받을 때에-, 몸-을 가누지 못하-며--,
죄인-은-- 의인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함께]
6. 그렇-다-- 의인의 길은-, 주님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의-- 길--은--, 망-할 것이다 (망할 것∼이∿다-)∼∥
[말씀동화] 시냇가 나무처럼 높은 산 차나무가 쑥쑥 자라는 것은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천둥소리 장단에 맞춰 어깨춤 추던 시절 이야기예요.
“꾀꼴 꾀꼬르 꾀꼴라리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돌아와 노래하는 꾀꼬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날 아침부터 노래 부르니
수도원 둥근 창 너머 초록빛 차나무 얼굴이 발개집니다.
곁에 선 감나무가 차나무를 내려다보며 이죽거립니다.
“나도 홍시가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네가 왜 발개지느냐?”
동글동글 차나무가 길쭉길쭉 감나무를 올려다보며 말합니다.
“언니가 풍류를 알턱이 있나.”
과연 넓적한 감나무 이파리보다
차나무의 이파리는 훨씬 작고 뾰족하며 예리합니다.
그래서 작은 바람에도 금세 진동하고 고무(鼓舞)됩니다.
하늘북소리가 둥둥 천둥치는 날엔
아무도 차나무의 흥분을 막을 자가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떨고 흥분하니까 너는 키가 안 자라는 거란다.”
차나무의 흥분이 키 클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감나무의 말에
차나무가 발끈합니다.
“언니가 고무를 알턱이 있나.”
그러자 감나무가 빙그레 웃으며 의젓하게 대꾸합니다.
“내가 왜 몰라, 다 알아. 풍류(風流)도 고무(鼓舞)도.”
그러고 보니 차나무도 감나무도, 심지어 참나무도
차나무를 따라 서서히 진동하고 흥분할 때가 있습니다.
둥둥 북소리에 춤추듯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춤을 출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저 늠름하고 황소처럼 우직한 소나무조차
두 팔 네 팔 들썩이며 어깨춤을 춥니다.
그건 바로 수도원 창 너머로 시편노래가 울려 퍼질 때입니다.
때마침 수도원에서 시편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시편1:1-2]
그러자 가장 먼저 차나무가 고무되어 춤추기 시작하고
이어서 감나무도 참나무도 소나무도 춤을 춥니다.
소나무가 춤을 추니 느티나무까지 춤추기 시작합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
[시편1:3]
수도원 노랫소리에 꾀꼬리도 명랑한 목소리로 응답하고
시편노래와 꾀꼬리노래가 주고받으며 온 산을 물들이니
단단한 회양목과 축 늘어진 수양버들까지 으쓱으쓱 춤추며
시편노래 제 흥에 겨워서 수도원 사람들도 어깨춤을 춥니다.
시냇가도 아닌 산중턱 목마른 가문 날임에도
수도원 시편노랫소리에 온산 나무들이 춤을 추니
저릿저릿 뿌리까지 진동하며 깊은 땅 수분을 빨아들여
오늘도 이 나무 저 나무 온산 나무들은 쑥쑥 키가 자랍니다.
[이정훈 지음.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아침]
(※ 송대선 목사님의 글-오경웅의 빌립보서 2장 해설-「성실문화」119호 94쪽을 읽고 감동하여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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