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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부활절 4주(2024년 4월 21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주시고(시편 23:5)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4:5-12)

5. 이튿날 유대의 지도자들과 장로들과 율법학자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는데,

6. 대제사장 안나스를 비롯해서, 가야바와 요한과 알렉산더와 그 밖에 대제사장의 가문에 속한 사람들이 모두 참석하였다.

7. 그들은 사도들을 가운데에 세워 놓고서 물었다. "그대들은 대체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 이런 일을 하였소?"

8. 그 때에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그들에게 말하였다. "백성의 지도자들과 장로 여러분,

9. 우리가 오늘 신문을 받는 것이, 병자에게 행한 착한 일과 또 그가 누구의 힘으로 낫게 되었느냐 하는 문제 때문이라면,

10. 여러분 모두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사람이 성한 몸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된 것은,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으나 하나님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힘입어서 된 것입니다.

11. 이 예수는 '너희들 집 짓는 사람들에게는 버림받은 돌이지만,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입니다.

12. 이 예수 밖에는, 다른 아무에게도 구원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주신 이름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여 구원을 얻어야 할 이름은, 하늘 아래에 이 이름 밖에 다른 이름이 없습니다."

 

(시편 23)

1.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

2.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3. 나에게 다시 새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4.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5.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6.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

 

(요한일서 3:16-24)

16.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17. 누구든지 세상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형제자매의 궁핍함을 보고도, 마음 문을 닫고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이 그 사람 속에 머물겠습니까?

18. 자녀 된 이 여러분, 우리는 말이나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함으로 사랑합시다.

19.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진리에서 났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20. 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러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보다 크신 분이시고, 또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21.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마음에 가책을 받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담대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요,

22. 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23. 하나님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24.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께서도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을, 그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우리는 압니다.

 

(요한복음 10:11-18)

11. 나는 선한 목자이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린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들도 자기의 것이 아니므로,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가 양들을 물어가고, 양떼를 흩어 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14. 나는 선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15. 그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린다.

16. 나에게는 이 우리에 속하지 않은 다른 양들이 있다. 나는 그 양들도 이끌어 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들을 것이며, 한 목자 아래에서 한 무리 양떼가 될 것이다.

17.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다. 그것은 내가 목숨을 다시 얻으려고 내 목숨을 기꺼이 버리기 때문이다.

18. 아무도 내게서 내 목숨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 원해서 내 목숨을 버린다. 나는 목숨을 버릴 권세도 있고, 다시 얻을 권세도 있다. 이것은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명령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어두울수록 더 빛나는 별처럼, 어려울수록 더 빛나는 사랑의 이름입니다.

 

사도행전, “우리가 의지하여 구원을 얻어야 할 이름은, 하늘 아래에 이 이름밖에 다른 이름이 없습니다”(사도 4:12)

시편,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고”(시편 23:4)

서신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요일 3:16)

복음서, “나는 양들을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린다”(요한 10:15)

 

오늘 요절은,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주시고입니다.(시편 23:5)

 

 

[사도행전과 시편본문 정리 (사도행전 4:5-12, 시편 23)]

오늘 사도행전본문 소제목은 베드로와 요한이 공회 앞에 서다입니다.

나면서부터 못 걷던 이 걸인을 일으키고 걷고 뛰게 한 사건의 현상과 본질보다

유대 권력자들의 관심은, 이게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벌어진 일인가 입니다.(7)

 

그 바람에 베드로는 지난주 본문(3:12-19)에 이어 다시 한 번 더,

대중설교에 이어서, 유대 권력자들에게까지 예수 이름, 부활예수를 증언합니다.

스승을 배신했던 겁쟁이 베드로의 용기와 논리 정연한 언변이 참 놀랍습니다.(13)

베드로에게 일어난 이 놀라운 일은 물론 성령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 때에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그들에게 말하였다.”(4:8)

너희가 회당과 통치자와 권력자 앞에 끌려갈 때에, '어떻게 대답하고, 무엇을 대답할까', '무슨 말을 할까' 하고 염려하지 말아라. 너희가 말해야 할 것을 바로 그 시각에 성령께서 가르쳐 주실 것이다.”(누가복음 12:11-12)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좋은 목자입니다.

오늘 시편은 사도행전 본문의 응답찬송이면서도,

복음서 본문의 응답찬송이라 해도 충분히 어울립니다.

 

특기할 것은,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입니다.(3)

여기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당신께서 하신 일이라는 사실의 강조로 보입니다.

참으로 든든하고 한없이 든든한 이름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요한13:16-24, 요한복음 10:11-18)]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의 자녀 됨의 영광입니다.

부활절 6주간 내내 이어지는 요한1서는,

영지주의 가현설의 풍파를 겪은 교회를(2:19) 위로하고 격려하며

바로잡아주고 있습니다.

 

우리와 그분 사이의 참다운 친교는 어떻게 이루는가?(24)

그건 교회에서 나간 저들처럼 철학적 영지(靈智)로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 때문에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내 형제자매를 죽기까지 사랑함으로 이루는 경지입니다.(16)

하물며 세상 돈이 문제겠습니까?(17)

 

우리가 이런 어마어마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이 사랑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랑을 내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신 그분께서 친히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이를 믿고 그분께 나를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요일3:24)

 

하나님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23)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선한 목자입니다.

선한목자의 반대말인 삯꾼은 양이 아니라 돈에 관심이 있습니다.

당시 예수님을 시기하던 유대 지도자들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한목자 예수님의 관심은 돈이 아니라 양들의 생명입니다.

 

선한목자 예수님과 양들의 관계(친교)

성부와 성자의 관계(친교)와 같습니다.(14-15)

이 두 관계(친교)의 깊이는 목숨을 버리고 다시 얻을 만큼 깊습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부분 참조)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총선을 마치고 나니 시나브로 가팔라지는 고물가에 신경이 곤두섭니다.

기름 값도 환율도 정신없이 오를 기세입니다.

이 와중에 정치도 실종되고 외교도 국방도 불안합니다.

 

교회마다 교회학교가 없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문 닫는 작은 교회들이 점점 늘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사회가 교회에 대한 막연한 기대조차 접은 지 오랩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로 인한 바다의 고통을,

이스라엘이 만든 거대한 감옥 가자지구가 지옥으로 변해가는 고통을

일일이 공감하는 우리 감각은 나날이 무뎌가고 잊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습니다.

지구가 겪는 고통에, 약자들이 겪는 공포에 무뎌지지 않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요일3:22)이요,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일이라는!(18-19,23)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밤하늘 별처럼

우리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빛나는 이름, 예수 그 이름 의지하여(4:12) 올리는 기도

죽어가는 지구, 죽어가는 약자들을 위한 기도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십니다.

 

우리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에게서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요일3:22)

 

어둡고 어려운 때일수록 빛나는 예수그 이름 꼭 붙잡은

약하디 약한 교회들, 서머나 교회(2:9), 빌라델비아 교회에게 그러하셨듯이(3:8)

거짓의 아비, 원수 악마의 세력 앞에서,

주님께서는 보란 듯이 우리 한국교회에게 잔칫상을 차려 주실 것입니다.(23:5)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주시고”(시편 23:5)

 

 

 

[나머지]

* 21세기 가현설(假現說)지구의 날

21세기 가현설 증상은 가짜예수제자, 가짜부활증인 현상 말고도 많습니다. 이승과 저승에 대한 착시현상(錯視現象) 역시 대표적인 21세기 가현설 증상이라 할 것입니다. 천국, 하나님나라에 대한 수많은 신학적 연구와 설명이 있지만, 우리에게 더 가까운 것은 극락, 저승, 지옥 등을 설명하는 한국 전통종교들과 전래민담에 바탕을 둔 소설, 웹툰, 드라마, 영화들입니다. 게다가 양자역학, 천체물리학 등 과학계의 발전과, 생명과학, 뇌 과학, 급기야 알파고를 비롯한 전 세계인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의 무서운 발전과 가상현실 기술의 성장까지 뒤섞이면서, 20세기와 또 다른 이승저승 착시현상이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매우 고전적이고 낮은 단계의 상상력이었던 냉동인간의 소생(蘇生) 같은 것과는 격이 다른 생명현상과 시공간이 비벼지고 뒤섞이는 다층적인 사고와 상상력의 발전 양상은 해가 다르게, 하루가 다르게 인터넷을 수놓는 중입니다. 이 같은 21세기 이승저승 착시현상의 가장 큰 폐단을 꼽으라면, ‘지금 여기에 대한 소홀일 것입니다. 가족관계의 문제는 물론이고, 더 넓은 인간관계, 생태계관계와 같은 지금 여기서의 친교-관계 맺기문제가 소홀해져가면서, 교회의 가르침, 십자가 사랑과 부활 영생의 알맹이는 점점 더 야위어 갈 것입니다. 성령 충만을 감상적, 감정적, 심령과학적 수준으로 생각하던 시절을 마감하고, 교회는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 성령 충만을 구하고 또 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잃어버린 내 이름을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422<지구의 날>을 맞아, 내 사랑 지구의 이름도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구원할 주님과 우리 관계(친교)의 튼튼한 동아줄, 지구와 우리 관계(친교)의 신나는 두레박을 발견해야 할 때입니다.

 

** 지구별에서

며칠 갑자기 기온이 오르니 꽃들이 난립니다. 차례로 피어야 정상인데, 한꺼번에 핍니다. 봄이 너무 짧아지는 세상이 안타깝고 다시 봐도 안타깝습니다. 틈만 나면 스마트 폰에 파묻히는 대학생 아이가 안쓰러워, ‘지나보면 알 텐데, 지금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시기인지!’ 부디 찰나 같은 이 청춘(靑春)을 만끽하길, 이사람 저사람 만나며, 이런 말 저런 말 마구 지절대며 청춘을 꽃피우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그러다 문득!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생은 처음이라실수투성이라고, 글렀다고, 포기하려는 사람들, ‘죄 많은 이 세상은 내 집 아니라는 노랫말을 오독하여 저 천국만 바라보노라는 사람들 이야기에 번쩍 잠이 깹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립니다. ‘지구별에 와 머무는 지금 이 시간이 청춘 아닌가? 비록 백만 송이 장미를 못 얻는다 해도 지금이 청춘 아닌가?’ 살아생전 지금이 청춘이라는 것입니다. 본향으로 돌아가기 전 여기가 청춘이라는 말입니다. 부디 지구별에서 만난 모든 이들과 모든 자연과 더불어, 창조주 내 아버지 보시기에 참 좋으실 만큼 신나게 사귀고 나눠먹고, 한 목소리로 목청껏 노래할 일입니다.

 

*** 주님께서 친히 일하시니

영지주의 가현설의 폐해는 21세기 한국교회에도 만연합니다. 머리로, 입으로, 글로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부활의 능력을 시인하는데 몸으로, 삶으로, 행동으로는 십자가와 부활을 부인합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이 아니라 내가 가현(假現)한 것입니다. 가짜 예수제자로, 가짜 부활증인으로 살고 있다고나 할까요? 아무리 찬양을 잘하고, 기도를 잘하고, 전도를 잘하고, 설교를 잘해도 돈 앞에만 서면 나의 실체가 드러나 버리니 말입니다. 사랑도 생명도, 십자가도 부활도, 늦봄 아지랑이처럼 잠깐 아른거리다, 돈 앞에만 서면 새벽안개처럼 사라져버리니 말입니다. 그래도 오늘 본문말씀에서 희망을 갖는 것은, 내가 비록 이 모양 이 꼴이어도 십자가 사랑과 부활 생명을 살아낼 수 있으리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4:10, 요일3:23)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친히 행하신다는, 주님께서 내 안에 거하시고 친히 일하신다는 그 말씀 때문입니다. 지극히 얕고 엷은 천박(淺薄)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신앙생활이지만, 돈 앞에만 서면 한없이 쪼그라드는 믿음이지만, 십자가 사랑과 부활 생명을 살아내는 일은 주님께서 이루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선한목자를 닮은 선한 양이 되어서 선한목자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말씀동시] 목자의 삶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18)

이리떼가 오고 삯꾼은 갔다

굶주린 울부짖음과 겁먹은 울음소리

살점을 떼어 주고 피를 흘리어

주린 배와 마른 목을 채우고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무리를 진정시켜 하나로 모았네

만족한 이리떼가 돌아가고 남은 것은

오직 끝없는 사랑 뿐

여전히 들리는 노랫소리 따라

무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시편시조] 시편 23, 주 나의 목자시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8)

주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 전혀 없네

내 원수 눈앞에서 잔칫상 차리시네

내 잔이 넘치나이다 선하신 주 하나님

 

 

 

 

[시편노래] 시편 23, 주 나의 목자시니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성실문화118)

[본문] (시편 23)

[노랫말]

1. 주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 없네, 푸른 풀밭 맑은 물 가 인도하시네

나에게 또다시 새 힘 주시어, 주 이름 빛나는 길 인도하시네

2. 나 비록 죽음골짝 다닐지라도, 함께 가는 내 주님이 지켜주시고

든든한 지팡이로 보살피시니, 두려움이 연기처럼 사라져가네

3. 주님이 차려주신 나의 잔칫상, 내 원수 눈앞에서 차리신 밥상

내 머리에 귀한 기름 부어주시니, 오 주여 나의 잔이 넘치나이다

4. 진실로 선하시고 인자하신 주, 평생토록 나와 함께 동행하시리

나는야 주님의 집 돌아가오니,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나이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전일교회 홍의종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23 (주 나의 목자시니)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20240421 시편노래 23 주 나의 목자시니.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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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송서(誦書)] 시편 23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8)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

2. -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3. 나에--- ----, 새 힘--- 주시---,

당신의 이름을 위하---, 바른 길-- -를 인도하신다-

 

4. 내가- -록 죽음의 그늘-, (-) --기로 다닐지라도-,

-님께서- 나와- 함께-, (-와 함-) 계시---

 

주님의 --기와 지팡-이로-, -를 보살펴 주시---,

내게--- 두려-움이-, (두려움이--) 없습-니다-

 

5. -님께서는 내 원-수들-, (원수들)-- 보는 앞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 -리에 -름 부으-시어-

 

-를 귀-한 손님-으로-, ---- 주시---,

-- -이 넘칩-니다-, (내 잔--- 내 잔이 넘칩--)

 

6.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하심---,

내가- 사는 날 동----, ---- 따르-리니-

 

---- 주님의 집--, (주님의 집)으로 돌아---,

-원히-- 그 곳-에서-, (- 곳에-) 살겠습-∼∥

 

20240421 시편송서 23.m4a
6.28MB

 

 

 

 

 

[말씀동화] 4.19국립묘지에서 부른 시편노래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비석도 없이 잊힌 산속 무덤들 찾아다니며 큰절 올리던 시절 이야기예요.

 

며칠 지났어도 4.19를 기억하며 올해도 엄마손 잡고 수유리 4.19국립묘지로 갔어요.

한 살 더 먹으니 우리 나리의 눈이 부쩍 밝아집니다.

 

엄마. 비석에 이름만 있는 게 아니라 사진도 박혀있네?”

 

엄마 눈이 보름달처럼 밝고 둥그레지고

엄마 입은 초승달처럼 빙그레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몸이 없는 무덤들이 많으니까 이름이랑 얼굴사진까지 넣은 것 아닐까?”

 

죽은 몸은 고향의 가족묘에 묻혔지만

4.19국립묘지에 모두 모셔 그 정신을 기리려고 만든 빈 무덤을

가묘라고 부른다는 엄마의 설명을 듣던 나리의 눈이 별처럼 반짝입니다.

 

그럼 예수님 빈 무덤도 가묘예요?”

 

 

어린 나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던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예수님은 죽은 몸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빈 무덤이 된 것이고,

우리는 사정이 있어서 시신을 묻지 못할 때 빈 무덤을 만드는 거지.”

 

죽은 몸을 찾지 못해서 서울 양화진에 빈 무덤을 만든 아펜젤러 선교사님과

죽은 몸을 찾지 못해서 서울 용산 효창공원에 빈 무덤을 만든 안중근 의사

역시 죽은 몸을 찾지 못해서 시총을 만들어 귀한 뜻을 기리는

임진왜란 때 경상북도 영천의 의병 정의번 선생님 이야기까지 들려주셨어요.

 

시총이 뭐예요?”

 

나리의 반짝이는 질문에 엄마의 눈도 별처럼 빛났어요.

시총(詩塚)이란 죽은 몸을 찾을 수 없어서

고인이 남긴 시를 묻은 시 무덤이라고

엄마는 또박또박 알려주셨어요.

 

 

시총(詩塚)을 처음 알게 된 나리의 눈빛이 은하수처럼 총총해집니다.

 

그럼 아펜젤러 선교사님이랑 안중근 의사 빈 무덤도

시총으로 만들면 되겠네!”

 

나리의 초롱초롱한 목소리에 엄마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하늘나라 하나님 품에 안식하고 있던

아펜젤러 선교사님이랑 안중근 의사의 귀도 번쩍 열리고

늘 우리의 기도와 찬양소리에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도 귀를 쫑긋 세우십니다.

 

의로운 일을 하다가 숨진 하늘나라 식구들이 노래합니다.

그리고 하늘의 별이 된 4.16세월호와 4.19수유리의 아름다운 청춘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시편23:1)

 

 

별처럼 빛나던 나리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집니다.

 

지구가 죽으면 어디에 묻히나요? 우주에도 국립묘지가 있나요?”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두고 문득

여위어가는 북극곰과 수많은 멸종위기 동식물들이 떠오르고

지구의 몸 구석구석이 부르르 몸살 하는 지진 소식이 떠오른 것입니다.

 

지구는 하나님이 지으신 우주의 에덴동산이야.”

 

엄마는 나리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따듯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마치 예수님이 우리에게 몸과 피를 담아 차려주시는 성찬처럼

제 몸에서 돋아난 맑은 물과 싱싱한 채소 과일을 아낌없이 내주는 지구는

온 우주의 별들이 흠모하고 환호하는 에덴동산이라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지구별 사람들이, 마치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듯

지구가 몸살하다 토하여 뱉어버리기 전에(레위기18:28)

어서 원수 짓 멈추고 하나님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지구를 아껴야 한다고!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주시고”(시편23:5)

 

4.19국립묘지에서 하늘을 우러르며 땅을 어루만지는 나리와 엄마의 따듯한 온기에

시나브로 따듯해진 목소리로 지구가 노래하고

수많은 하늘의 별들이 강강술래 춤추며 환호합니다.

[이정훈 지음. 2024420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