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요한복음 15:10)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0:44-48)
44.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을 때에, 그 말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셨다.
45. 할례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서 믿게 된 사람으로서 베드로와 함께 온 사람들은, 이방 사람들에게도 성령을 선물로 부어 주신 사실에 놀랐다.
46. 그들은, 이방 사람들이 방언으로 말하는 것과 하나님을 높이 찬양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 베드로가 말하였다.
47. “이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성령을 받았으니, 이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48. 그런 다음에, 그는 그들에게 명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게 하였다. 그들은 베드로에게 며칠 더 머물기를 청하였다.
(시편 98)
1.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은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그 오른손과 그 거룩하신 팔로 구원을 베푸셨다.
2. 주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알려 주시고, 주님께서 의로우심을 뭇 나라가 보는 앞에서 드러내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기억해 주셨기에,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4.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5. 수금을 뜯으며, 주님을 찬양하여라. 수금과 아우르는 악기들을 타면서, 찬양하여라.
6. 왕이신 주님 앞에서 나팔과 뿔나팔 소리로 환호하여라.
7. 바다와 거기에 가득 찬 것들과 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것들도 뇌성 치듯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8.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9. 주님께서 오신다.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 그가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이다.
(요한일서 5:1-6)
1.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낳아주신 분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 그분이 낳으신 이도 사랑합니다.
2.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압니다.
3.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무거운 짐이 아닙니다.
4. 하나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다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승리는 이것이니,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
5.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6. 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요한복음 15:9-17)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10.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러한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또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12.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너희가 행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
15.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그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사랑의 말씀을 듣고 찬양하고, 그 말씀을 행하여 사랑하다’입니다.
사도행전, “그 말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셨다”(사도 10:44)
시편,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시편 98:1)
서신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요일 5:3)
복음서,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오늘 요절은,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입니다.(요한복음 5:10)
[사도행전과 시편본문 정리 (사도행전 10:44-48, 시편 98)]
오늘 사도행전본문의 소제목은 ‘백부장 고넬료’입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자 성령이 내리시고 방언과 찬양이 터집니다.
마치 오순절 성령강림 때처럼 하나님과의 친교(구원) 공동체를 이룹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저들이 세례를 받고 교회의 정식 일원이 되게 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레 이방인과 유대인의 친교로 이어집니다.(48)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전 세계를 심판하시는 임금’입니다.
이 시는 (47, 93, 96, 97편들처럼) 하나님의 세계통치권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로 확장된 하나님의 통치를 찬양한 노래이니 “새 노래”입니다.(1)
하나님의 세계통치권에 대해서는 2이사야(40-55장)에 잘 나와 있으며
오늘 시편은, 이 예언의 성취, 바벨론포로 해방의 기쁨 가득한 노래입니다.
이 기쁨은 이방사람들은 물론이고,
“온 땅”(4), “바다”(7), “강들”, “산들”(8)까지 함께할 기쁨입니다.
하나님께서 전 세계를 정의로 심판하시고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입니다.(9)
그래서 정말 기쁜 것입니다.
바벨론 해방이 끝이 아닌 것입니다.
진정한 광복(光復)은 해방 뒤에도 갖가지 크고 작은 갑질문화 다 청소된 사회,
하나님의 공평(公平)과 정의(正義), 즉 공정(公正)한 사회를 이뤄야 완성되는 것입니다.(9)
그래야 새 노래를 진심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참 기쁨, 지속가능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요한1서 5:1-6, 요한복음 15:9-17)]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세상에 대한 승리, 참 믿음과 영생’입니다.
(영지주의 거짓교사들이 애지중지하는 ‘세상을 이기는 지식’과 달리)
‘세상을 이기는 믿음’(4)의 첫 단추는 예수가 곧 그리스도라는 고백입니다.(1)
성육신(成肉身)의 도(道)가 곧 하나님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시는가의 환한 증거이며
우리가 형제자매를 사랑해야 하는 당위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사랑의 계명’입니다.
성부하나님과 성자하나님 친교의 원천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제자들에게로 흘러드니 비로소 “서로 사랑”의 계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로써 주님과의 친교는 지속·발전합니다.
주님과의 친교,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9)는
참 기쁨, 풍성한 기쁨의 원천입니다.(11)
거기 많은 열매가 있고(5, 16), 기도응답이 있기 때문입니다.(7, 16)
“서로 사랑”은 참 제자의 표시이며 시금석입니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 즉 친구를 위해 죽는 십자가 사랑입니다.
(※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부분 참조)
(※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술꾼이 술독에 빠져 살 듯, 사랑꾼은 사랑에 빠져 삽니다.
강물 같이 흐르는 풍성하신 주님 사랑에 푹 잠겨
침잠완색(沈潛玩索) 안빈낙도(安貧樂道) 하는 것입니다.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요한복음 15:10)
“서로 사랑”하는 성도는 그 거룩하신 사랑에 잠겨 사니
걱정근심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특히 영지주의자들이 탐하는 <돈과 권력>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도요한은 오늘 서신서본문 4-5절에서 <세상을 이김>을 반복합니다.
(유진피터슨은 그의 「메시지」에서, 이를 <세상의 방식을 이김>으로 번역합니다)
주님의 자녀라면, 주님사랑의 꿀단지에 빠져 그 사랑 먹고사는 사람이라면,
이득과 기득권에 연연하는 세상방식이 아니라 사랑의 방식으로 사는 법이라는 말씀입니다.
부디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모든 어린이들이
내가 사랑의 열매라는 사실을 느끼며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식구들의 사랑 속에서, 공정한 사회 속에서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시98:9)
무엇보다도 어른들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 사는 사람답게 사는 것을 보면서 자라기를 바랍니다.
[나머지]
* 친교의 열쇠 성령님!
복음의 알맹이 ‘친교’! 이 친밀한 사귐의 열쇠, 지속가능한 친교, 나날이 기쁨이 넘치는(요 15:11) 친교를 이루는 열쇠는 성령님이십니다. 말씀을 들을 때 감동을 주시고(행 10:44) 말씀을 잊을 때 불현 듯 기억나게 하시는 성령님! 기억나게 하시어 “새 노래”가 끊이지 않게 하시고(시 98:1) 하나님의 사람들로 하여금 공정(公正)한 사회를 이루게 하시는 성령님!(9) 공정한 사회란 온갖 갑질문화 씻어낸 사회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이방인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하고(행 10:47) 어울리게 합니다.(48) 강대국 콤플렉스, 힘센 나라에 대한 을(乙)질도 그치게 합니다.(시 98:1-3) 이기적 욕망, 기득권을 지키려고 진리를 변질시키는 거짓 가르침들을 꺾고,(요일 5:1-6) 마침내 친구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사랑으로 우리를 자라게 합니다. 이게 다 성령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 놓으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성령님께서 이 사랑의 체온을 늘 느끼게 해주시길, 이 사랑의 향기 우리 사이에 늘 감돌게 해주시길, 그래서 마침내 우리 모두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 되게 하시기를 빕니다.(요일 5:5)
[말씀동시] 나의 친구 (서무석 지음. 「성실문화」 118호)
그저 그런 나에게 다가와
친구먹자 하신 분
눈도 맞추지 못하는 나와
눈을 맞춰주신 분
다투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고
나를 구슬리고 달래는 분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그 이름 사랑덩어리 예수
사랑 하나면 다 되는
나의 친구
[시편시조] 새 노래로 찬송하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8호)
새 노래로 찬송하라 큰소리로 찬양하라
강들도 손뼉치고 산들도 환호하라
세상을 심판하시러 주님께서 오시니
[시편노래] 시편 98, 새 노래로 찬송하라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 118호)
[본문] (시편 98)
[노랫말]
1. 새 노래로 찬송하라 주님께 찬양하라, 기적보다 놀라우신 주의 구원 노래하라
의롭고 거룩한 손 오른팔로 구원하신, 인자하고 성실하신 주님을 찬양하라
2. 온 땅아 소리 높여 주님을 찬양하라, 즐거운 함성으로 주님을 찬양하라
수금으로 뿔나팔로 환호하며 찬양하라, 온세상 악기들아 주님을 찬양하라
3. 바다여 온 땅이여 뇌성치듯 환호하라, 강들도 손뼉치고 산들도 환호하라
정의로 심판하고 공정하게 다스릴 분, 우리 주님 오시노라 환호하며 영접하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이신 피리연주자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98 (새 노래로 찬송하라)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98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8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은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그 오른손-과 ((그)) 거룩하-신- 팔로-, 구원-을-- 베푸-셨다-∼
2. 주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알려 주시고, 주님께서 의로우심을 뭇 나라가 보는 앞에서 드러내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기억해 주셨기에,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4.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5. 수금을 뜯으며, 주님을 찬양하여라. 수금과 아우르는 악기들을 타면서, 찬양하여라.
6. 왕이신 주님 앞에서 나팔과 뿔나팔 소리로 환호하여라.
7. 바다와 거기에 가득 찬 것들과 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것들도 뇌성 치듯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8.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9. 주님께서-- 오신-다--∼
[다함께]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
그-가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이∿다-∼∥
[말씀동화] 홍길동이 얻은 천하제일검의 비밀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나무 막대기 하나 들고 본국검법 익히던 시절 이야기예요.
홍길동의 눈매가 아름다워지더니 샛별 같은 빛을 뿜습니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보검처럼 감아쥔 두 손에 전율이 흐르고
하늘높이 치켜든 막대기를 늑대를 향해 내리치며 외칩니다.
“사랑하라!”
그러자 막대기 끝에서 한줄기 신비로운 빛이 뿜어 나오고
이제 막 토끼를 잡아먹으려던 늑대의 머리에 꽂힙니다.
“깨갱!”
외마디소리와 함께 늑대는 입에 문 토끼를 떨어뜨립니다.
늑대의 살기는 간 데 없고 조심조심 사랑스럽게 기절한 토끼를 핥아줍니다.
홍길동의 손에서 이토록 신묘한 광선 검으로 변한 나무막대기를 바라보며
호피와 차돌바위, 그리고 곱단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칩니다.
곱단이 눈에서 맑고 따듯한 눈물이 흐릅니다.
곱단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망과 절망으로 가득한 호피와 차돌바위가
어떻게 해서 저리 사랑스런 인물로 변하게 되었는지를.
저 늑대처럼 곱단이와 홍길동을 해치려던 호피와 차돌바위도
홍길동이 휘두른 막대기의 신비로운 빛에 사로잡힌 뒤부터
복스럽고 사랑스런 사람으로 변했죠.
그렇게 홍길동의 광선검, 아니 빛 막대기를 맞은 악당들이
우르르 너도나도 홍길동을 뒤따르게 된 것입니다.
“주인님, 짐승처럼 살던 저희를 사람 만들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 저는 여러분의 주인이 아니고 벗이에요!”
홍길동 역시 원망과 절망의 세월을 보내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던 한 많은 세월을 끊어버리고
온 세상이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천하제일검이 되게 해줄
전설의 천하보검을 찾아 나섰죠.
날이 갈수록 어지럽고 어두워져가는 세상입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다 스마트폰을 가질 만큼 과학기술은 발전했으나
꿀벌이 길을 잃고 북극곰이 말라죽더니
가자지구가 가자지옥이 되고 곳곳에서 핵발전소가 터집니다.
급기야 알파고와 드론, 핵무기가 뒤섞인
사람이 만든 괴물들이 온 세상을 망가뜨리고
온 세상 책들이 다 불타버리고 스마트폰 성경마저 교묘하게 조작되는 세상입니다.
전설로만 내려오던 천하제일검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매던 홍길동이
마침내 발견한 것은
세상에 단 하나 남은 책, 슈퍼 알파고도 조작하지 못하는 책
불구덩이에서 겨우 살아남은 종이책 한권이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책을 읽던 홍길동은 순식간에 깨닫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찾아 헤매던 천하제일검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깨친 사람의 손에 쥔 무엇이든 천하제일검이 된다는 사실을.
그게 식칼이든 커터칼이든 심지어 부러진 몽당연필일지라도!
그리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옹달샘을 먹고 뽕잎과 아카시아 꽃을 따먹으며
밤이고 낮이고 책을 읽는 홍길동이 점점 변해갔습니다.
마음속에 가득했던 원망과 절망이 눈 녹듯 사라지고
높은 사람이 되고 부자가 되려던 욕심도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잔뜩 날선 도끼눈이 하트눈으로 변하고
흙바닥에 진달래꽃을 그리던 막대기로 달려드는 사나운 곰을 향해 내 뻗으니
마치 큐피드의 화살처럼 날아간 아름다운 빛 화살이 곰의 가슴에 꽂히고
시커멓고 사납던 왕곰이 복슬복슬 곰돌이 푸로 변신한 것입니다.
마침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된 홍길동은
자신을 따르는 벗들도 하늘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도록
그 사랑을 가르쳐줍니다.
세상에 단 하나 남은 책을 소리 내어 함께 읽고 듣다 배고파지고
천하제일검으로 악당들을 변화시키느라 진이 빠지면
금세 원기회복해주는 비결도 가르쳐줍니다.
그건 바로 아버지의 사랑 가득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것입니다.
그건 산삼 썩은 물과는 비교되지 않을 신묘한 물입니다.
홍길동이 밤낮없이 노래하듯 읊조린 그 책 가득한
하늘아버지 사랑의 기운이 스민 계곡물입니다.
거기 몸을 푹 담그고 헤엄치며 놀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시 기운이 차올라 그 책을 읽을 힘이 생기고
시나브로 홍길동처럼 너도나도 돈과 권력 욕심 다 내버리게 되니
너도나도 천하제일검이 되어갑니다.
악당을 착한 어린이처럼 만들고, 절망에 빠진 약자들을 희망찬 사랑으로 채워줘서
마침내 이리와 양이 함께 먹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사11:6, 65:25)
너도나도 그런 천하제일검이 되게 해주는 책,
이 책 이름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정훈 지음. 2024년 5월 4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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