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시편 116:1)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18:1-15 (21:1-7))
1. 주님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한창 더운 대낮에, 아브라함은 자기의 장막 어귀에 앉아 있었다.
2. 아브라함이 고개를 들고 보니, 웬 사람 셋이 자기의 맞은쪽에 서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자, 장막 어귀에서 달려나가서, 그들을 맞이하며, 땅에 엎드려서 절을 하였다.
3.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손님들께서 저를 좋게 보시면, 이 종의 곁을 그냥 지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4. 물을 좀 가져 오라고 하셔서, 발을 씻으시고, 이 나무 아래에서 쉬시기 바랍니다.
5. 손님들께서 잡수실 것을, 제가 조금 가져 오겠습니다. 이렇게 이 종에게로 오셨으니, 좀 잡수시고, 기분이 상쾌해진 다음에 길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정 그렇게 하라고 하시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6. 아브라함이 장막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사라에게 말하였다. "빨리 고운 밀가루 세 스아를 가지고 와서, 반죽을 하여 빵을 좀 구우시오."
7. 아브라함이 집짐승 떼가 있는 데로 달려가서, 기름진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하인에게 주니, 하인이 재빨리 그것을 잡아서 요리하였다.
8. 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하인이 만든 송아지 요리를 나그네들 앞에 차려 놓았다. 그들이 나무 아래에서 먹는 동안에, 아브라함은 서서, 시중을 들었다.
9.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댁의 부인 사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장막 안에 있습니다."
10. 그 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 해 이맘때에, 내가 반드시 너를 다시 찾아오겠다. 그 때에 너의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사라는, 아브라함이 등지고 서 있는 장막 어귀에서 이 말을 들었다.
11.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고, 사라는 월경마저 그쳐서, 아이를 낳을 나이가 지난 사람이다.
12. 그러므로 사라는 "나는 기력이 다 쇠진하였고, 나의 남편도 늙었는데, 어찌 나에게 그런 즐거운 일이 있으랴!" 하고, 속으로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13. 그 때에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사라가 웃으면서 '이 늙은 나이에 내가 어찌 아들을 낳으랴?' 하느냐?
14. 나 주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느냐? 다음 해 이맘때에, 내가 다시 너를 찾아오겠다. 그 때에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15. 사라는 두려워서 거짓말을 하였다.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너는 웃었다."
21:1. 주님께서는 말씀하신 대로 사라를 돌보셨다. 사라에게 약속하신 것을 주님께서 그대로 이루시니,
2. 사라가 임신하였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로 그 때가 되니, 사라와 늙은 아브라함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3. 아브라함은 사라가 낳아 준 아들에게 이삭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4. 이삭이 태어난 지 여드레 만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분부하신 대로, 그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었다.
5.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보았을 때에, 그의 나이는 백 살이었다.
6. 사라가 혼자서 말하였다. "하나님이 나에게 웃음을 주셨구나. 나와 같은 늙은이가 아들을 낳았다고 하면, 듣는 사람마다 나처럼 웃지 않을 수 없겠지."
7. 그는 말을 계속하였다. "사라가 자식들에게 젖을 물리게 될 것이라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할 엄두를 내었으랴? 그러나 내가 지금,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아 주지 않았는가!")
(시편 116:1-2, 12-19)
1. 주님, 주님께서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기에,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2.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니, 내가 평생토록 기도하겠습니다.
12. 주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내가 무엇으로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13. 내가 구원의 잔을 들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14. 주님께 서원한 것은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 이루겠습니다.
15. 성도들의 죽음조차도 주님께서는 소중히 여기신다.
16. 주님, 진실로, 나는 주님의 종입니다. 나는 주님의 종, 주님의 여종의 아들입니다. 주님께서 나의 결박을 풀어 주셨습니다.
17. 내가 주님께 감사제사를 드리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18. 주님께 서원한 것은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 이루겠습니다.
19. 예루살렘아, 네 한가운데서 주님의 성전 뜰 안에서, 주님께 서원한 것들을 모두 이루겠다. 할렐루야.
(로마서 5:1-8)
1.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2.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지금 서 있는 이 은혜의 자리에 [믿음으로] 나아오게 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될 소망을 품고 자랑을 합니다.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4.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약할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제 때에, 경건하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7. 의인을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선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감히 죽을 사람은 드뭅니다.
8. 그러나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실증하셨습니다.
(마태복음 9:35-10:8(9-23))
9:35.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유대 사람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며,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온갖 질병과 온갖 아픔을 고쳐 주셨다.
36.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그들은 마치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에 지쳐서 기운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38. 그러므로 너희는 추수하는 주인에게 일꾼들을 그의 추수밭으로 보내시라고 청하여라."
10:1.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셔서,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 그들이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고 온갖 질병과 온갖 허약함을 고치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첫째로 베드로라고 부르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과
3. 빌립과 바돌로매와 도마와 세리 마태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다대오와
4. 열혈당원 시몬과 예수를 넘겨준 가룟 사람 유다이다.
5. 예수께서 이들 열둘을 내보내실 때에, 그들에게 이렇게 명하셨다. "이방 사람의 길로도 가지 말고, 또 사마리아 사람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말아라.
6. 오히려 길 잃은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가거라.
7. 다니면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사람을 고쳐 주며, 죽은 사람을 살리며,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어라.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화도 은화도 동전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아라.
10. 여행용 자루도, 속옷 두 벌도, 신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아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얻는 것은 마땅하다.
11. 아무 고을이나 아무 마을에 들어가든지, 거기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서, 그 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 있어라.
12. 너희가 그 집에 들어갈 때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래서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알맞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집에 있게 하고, 알맞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되돌아오게 하여라.
14. 누구든지 너희를 영접하지 않거나 너희의 말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에 묻은 먼지를 떨어 버려라.
15.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는 견디기가 쉬울 것이다."
16. "보아라, 내가 너희를 내보내는 것이, 마치 양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와 같이 순진해져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법정에 넘겨주고, 그들의 회당에서 매질을 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나가서, 그들과 이방 사람 앞에서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관가에 넘겨줄 때에, 어떻게 말할까, 또는 무엇을 말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너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 때에 지시를 받을 것이다.
20.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죽음에 넘겨주고, 아버지가 자식을 또한 그렇게 하고, 자식이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서 부모를 죽일 것이다.
22.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서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
23. 이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저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인자가 올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약속을 지키시는 주님, 약속을 지키는 성도’입니다.
구약, “사라에게 약속하신 것을 주님께서 그대로 이루시니”(창세기 21:1)
시편, “주님께 서원한 것은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 이루겠습니다”(시편 116:14,18)
서신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실증하셨습니다”(로마서 5:8)
복음서,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인자가 올 것이다”(마태복음 10:23)
오늘 요절은,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입니다.(시편 116:1)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18:1-15, 21:1-7 / 시편 116:1-2,12-19)]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아브라함이 아들을 약속받다, 이삭이 태어나다’입니다.
아브라함은 세 나그네를 환대합니다.
노구임에도 이리 뛰고 저리 뛰며(2,6,7) 정성을 다해 나그네들의 식탁을 준비하고
식사 중에는 곁에서 손수 시중까지 듭니다.(8)
약자인 나그네를 극진히 환대하다가
주님을 (10,13, 또는 천사를 히13:2) 대접하는 영광스런 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주님이 늙은 아브라함과 사라 부부의 아들을 약속하십니다.
이미 바로 앞 17:16절의 약속을 재차 주신 것인데
그때 아브라함은 웃었고(17:17), 오늘 사라도 웃습니다.(18:12)
이들의 웃음은 낙심 중의 실소(失笑)였음에도
하나님은 그 약속의 아들 이름을 웃음(이삭)이라 하셨고(17:19, 21:3)
마침내 사라는 그 약속대로 환하게 웃게 됩니다.(21:6)
이 사건은 다시 한번 인간의 계산과 상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창조력을 깨닫게 하고,
그리고 하나님 약속의 무게와 그 약속에 담긴 사랑을 기억하게 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주님께서 나를 죽음에서 구하실 때’입니다.
이 시편은 죽음의 위기에서 나를 건져주신 하나님을 찬양한 감동의 노래입니다.
시인은 위기 중에 하나님과 제대로 통하는 거룩한 체험을 한 것입니다.
이로써 마치 결코 주인을 떠날 수 없는 신분인 “여종의 아들”처럼(16),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다고 반복해서 노래할 만큼(13,17),
시인은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가 강력하게 결속되어 있다고 고백하며
주님을 사랑하고(1) 의지합니다.(2)
그리고 시인은 위기상황에서 하나님께 약속했던 서원을 반드시 이룰 것임을
반복해서 노래하고 또 노래합니다.(14,18,19)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5:1-8 / 마태복음 9:35-10:23)]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과 더불어 누리는 평화’입니다.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거칠 것 없는 평화의 친교가 가능한 것은
이 죄인 살리시려 죽으신 그 사랑 때문임을
바울은 다각도로 논증하며 강조합니다.
십자가 죽으심으로 실증하신 그 사랑을(8) 성령을 통하여 우리 안에 부어주심으로(5)
우리는 그 어떤 환난 중에도 희망을 품고 믿음으로 의롭게 되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만큼(2) 친밀하게 주님과 친교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큰 추수,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파송하심, 다가오는 박해 예고’입니다.
가는 곳마다 천국복음을 선포하고 온갖 질병을 고쳐주실수록
예수님은 “목자 없는 양”처럼 절망적인 백성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차오릅니다.
그래서 열두 제자에게 더러운 귀신을 쫓아낼 권능을 주시고
“길 잃은 양떼”(10:6) 이스라엘 백성에게 저들을 보내시며
몇 가지 지침을 주십니다.
첫째, 철저히 물질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돈과 사람권력이 아니라 하나님만 의지할 수 있고
그래야 눈이 열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 환히 보일 것이며(8,19-20)
제자들의 평화 선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이리떼 같은 그 현장에서 뱀처럼 지혜롭게 처신하면서도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16)
이 모든 천국선포와(7) 평화선포(12)의 주인이시고
이를 이루실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예수이름을 부르는 자로서 제자는(22)
극심한 미움과 핍박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22)
반드시 다시 오시기로 한 예수님 약속은(23)
지금 모든 제자들의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약속만큼 정확하고 믿음직한 것은 세상에 다시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
성령강림절 4주에 주시는 성서일과 말씀들은 든든한 약속의 말씀들입니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이삭을 낳기까지, 실소(失笑)가 참 웃음이 되기까지
기나긴 이야기 가운데서 우리는 주님 약속의 무게와 그 사랑을 봅니다.
점점 웃음기 사라져가는 한국교회와 우리 교회학교에서,
그리고 목자 없는 양처럼, 길 잃은 양떼처럼
점점 생명력 사라져가는 우리사회 곳곳의 약자들과 절망의 동해바다에서,
다시 웃음꽃 활짝 피는 생명잔치를 바라며 두 손 모으는 것은
이 기도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까요?
아브라함처럼 나그네를 환대한 적 없지만, 그래서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한국교회 중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지치고 절망한 나그네를 환대하고 있는 선한 자 열 명 의지하여 빌 수는 없을까요?(창18:32)
웃음꽃 “이삭”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하나님의 창조력을 보여줍니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이루실 하나님의 생명 역사 앞에서
약속을 지키시는 주님을 제대로 만난 성도는 노래합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시편 116:1)
그리고 주님을 사랑할수록, 사랑하는 그분 빼닮아 주님과 맺은 약속을 지키는,
성실하고 진실하게 그 약속 지키는 성도가 되어갑니다.
이 절망의 시대에 어느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을,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로마서5:5)
[나머지]
* 그 이름 “이삭”처럼
성령강림절 4주에 주시는 성서일과 말씀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합니다. 한강수처럼 쉼 없이 흘러오시는 그 사랑으로 우리 인생은 메마를 틈이 없습니다. 특히 오늘 구약본문에는 그 사랑의 꼼꼼하심이 두드러집니다. 아브라함과 맺으신 그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사람의 모습으로까지 찾아오시어 상상을 초월하는 약속을 주시고, 그래서 실소(失笑)하는 사라의 웃음을 꼬치꼬치 챙기듯 어루만지시고 변화시키십니다. 그 한없이 가벼운 웃음을 참 묵직한 웃음으로 바꾸시는 것입니다. (이걸 하나님의 유머감각이라 표현하기에는 200% 부족합니다.) 비웃음에 가까운, 자조(自嘲)와 조소(嘲笑)에 가까운 웃음을 환희의 웃음, 감사와 감격의 웃음으로 바꾸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웃음을 주셨구나...”(창세기 21:6) 절대 절망의 시공간에 희망의 꽃을 피우시는 하나님께서(로마서 5:3-4) 코로나19시대에도 우리 곳곳에 웃음꽃을 피우십니다. 그 거대하신 창조와 구원 역사의 주인님께서 이 작고 작은 자포자기조차 어루만지십니다. 그 아기의 이름조차
‘그가(그녀가, 사람들이) 웃는다’는 뜻의 “이삭”이라 짓습니다.(21:3) 이삭은 그 이름만으로도, 하루하루 우리 신앙의 여정(旅程)을 가슴 설레는 하나님의 복주머니, 사랑주머니 앞에 서게 합니다.
** 죽음권세 이기시는 주님
오늘 본문말씀에서는 구구절절 든든하신 하나님 약속으로 가득합니다. 구약본문에서 이삭을 주시겠다는 약속부터 참으로 드라마틱합니다. 그 약속 성취해가는 과정 또한 아주 재미있고 신나고 유쾌합니다. 비웃음인지 헛웃음인지모를 아브라함과(17:17) 사라의(18:12) 웃음이 마침내 환희의 웃음으로 바뀌는 과정도 통쾌합니다.(21:6-7) 그 사이에 “아니다. 너는 웃었다.”며 꼼꼼하게 짚으시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이삭”이라는 이름을 암시하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숨은 곳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떨림조차 감지하고 감응하시는 주님의 공감력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주님의 이 상상초월 공감력의 근원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이 작은 우리의 목숨 하나하나가 모두 주님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오늘 4본문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끈은 ‘죽음권세를 이기시는 주님’입니다. 구약의 ‘죽은 태(胎)’, 시편의 ‘성도의 죽음’, 서신서의 ‘그리스도의 죽으심’, 그리고 복음서의 ‘온갖 죽음공포’들의 끝은 생명입니다. 온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나그네로도 오시고(창 18:2), 인자로도 오셔서(마 10:23) 죽음권세 가득한 세상에 창조의 기운, 생명의 기운을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일찍 우는 수탉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5호)
유난히 어둡고 캄캄한 밤
온 마을 사람들 악몽에 시달리는데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수탉은
동이 틀려면 아직 멀었지만
좋은 소식 전하고 싶어 소리 높여 우네
어리석은 사람들은 단 잠을 깨웠다고 성내지만
슬기로운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하루를 준비하네
[말씀시조] 나의 간구 들으신 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5호)
나의 간구 들으신 분 주 이름 부릅니다
내게 주신 그 은혜를 무엇으로 다 갚을까
주님을 사랑하오니 모든 서원 이루리
[시편노래] 시편 116, 주님은 내기도 들으시는 분 (이정훈 편사, 박소연 작곡. 「성실문화」 115호)
[본문] (시편 116:1-2, 12-19)
[노랫말]
1. 주님은 내 기도 들으시는 분, 주님은 귀 기울여 들으시는 분
일평생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님을 주님을 사랑합니다
2. 사랑하는 주님의 크신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사오리까
주님의 이름을 부르렵니다, 주님과 맺은 약속 지키렵니다
3. 성도의 죽음을 종의 고난을, 소중히 살피시는 나의 하나님
주님의 이름을 부르렵니다, 주님을 주님을 사랑합니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거문고 및 거문고 병창 연주자인 거문고병창클럽 단원 박소연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16 (주님은 내 기도 들으시는 분2) (이정훈 편사, 박소연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16:1-2, 12-19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5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주--님-- 주님-께서-,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기에-,
내--가-- 주님-을--,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2.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니, 내가 평생토록 기도하겠습니다.
12. 주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내가 무엇으로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13. 내가- 구원의 잔을- 들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14. 주님-께-- 서원한 것은-,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 이루겠- 습니다---∼
15. 성도들의 죽음조차도 주님께서는 소중히 여기신다.
16. 주님, 진실로, 나는 주님의 종입니다. 나는 주님의 종, 주님의 여종의 아들입니다. 주님께서 나의 결박을 풀어 주셨습니다.
17. 내가- 주님께 감사제사를- 드리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18. 주님-께-- 서원한 것은-,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다- 이루겠- 습니다---∼
[다함께]
19. 예루살렘-아 네- 한-가운데서-, 주님의 성-전 뜰 안-에서-,
주님께 서원한 것들-을--, 모-두 이루겠-다- 할렐-∼루∿야-∼∥
[말씀동화] 웃음꽃 피는 날엔 이삭토스트!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뱃살 빼려고 윗몸일으키기 하다 말고 토스트 만들어 먹던 시절 이야기예요.
“당신은 절대로 뱃살 빼지 마세요!”
노래프로그램 따라서 한창 구성지게 노래 부르던 엄마는
느닷없는 아빠의 한마디에 보름달처럼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눈치백단 이삭은 일 초에 일곱 번이나 엄마아빠를 번갈아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의 눈이 갈매기처럼, 하회마을 양반탈처럼 펄럭이더니
“혹부리영감님 혹이 노래주머니라던데, 당신은 뱃살이 노래주머니 아닐까? 혹시?”
순식간에 엄마 눈이 도끼눈이 되나싶더니
이내 엄마 웃음보가 빵 터지고 맙니다.
이삭은 개그쟁이 아빠의 아재개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빠 유머를 늘 즐거워하는 엄마는 오늘도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한편 시사프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언니랑 오빠는 이상한 웃음꽃을 피웁니다.
매의 눈 이삭의 눈은 금세 언니의 썩은 미소와
오빠 코웃음의 정체를 알아챕니다.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정치인들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다 처리 되었으니 마셔도 된다는
오싹오싹 소름끼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눈치백단 이삭은 일 초에 열두 번이나 하늘땅을 번갈아보며
하나님 눈치를 살피더니
이윽고 가만히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유황불처럼 무서운 방사능 오염수를 온 바다 생물들이 뒤집어쓰지 않게 해주세요.”
동해바다에 착한 물고기가 열 마리도 넘을 거라고 확신하는 이삭은(창세기18:32)
깍지 낀 기도 손에 가만히 힘을 줍니다.
이삭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언니랑 오빠의 얼굴이 밝아집니다.
엄마랑 아빠도 이삭과 더불어 어깨동무 기도를 합니다.
“세상에서 우리 이삭이를 가장 예뻐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
우리 이삭이 기도에 귀 기울여 주세요.”
언니와 오빠를 낳을 때까지는 잠잠했는데
이삭을 낳은 뒤에 엄마의 웃음보가 터졌고
그래서 엄마아빠는 이삭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창세기21:3,6))
이삭이네 가족이 밝고 사랑스럽게 시편노래를 부릅니다.
“주님, 주님께서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기에,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시편116:1)
언니오빠의 썩은 미소까지 모두 아름다운 웃음꽃으로 바뀌자
개그쟁이 아빠가 얼른 일어나 부엌으로 가며 외치십니다.
“웃음꽃 피는 날엔 역시 이삭토스트지!”
[이정훈 지음.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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