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냄새가 가득 찼다”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43:16-21)
16. 내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냈다.
17. 내가 병거와 말과 병력과 용사들을 모두 이끌어 내어 쓰러뜨려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을 마치 꺼져 가는 등잔 심지같이 꺼버렸다. 나 주가 말한다.
18.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19.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20. 들짐승들도 나를 공경할 것이다.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 내가 택한 내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고, 광야에 물을 대고, 사막에 강을 내었기 때문이다.
21. 이 백성은, 나를 위하라고 내가 지은 백성이다. 그들이 나를 찬양할 것이다."
(시편 126)
1.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빌립보서 3:4b-14)
4. (하기야, 나는 육신에도 신뢰를 둘 만합니다.) 다른 어떤 사람이 육신에 신뢰를 둘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합니다.
5. 나는 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6.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7. [그러나] 나는 내게 이로웠던 것은 무엇이든지 그리스도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8. 그뿐만 아니라,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귀하므로, 나는 그 밖의 모든 것을 해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고, 그 모든 것을 오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9.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나는 율법에서 생기는 나 스스로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오는 의 곧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10.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
12. 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2:1-8)
1.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에 가셨다.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사람 가운데에 살리신 나사로가 사는 곳이다.
2. 거기서 예수를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마르다는 시중을 들고 있었고, 나사로는 식탁에서 예수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 때에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았다.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4. 예수의 제자 가운데 하나이며 장차 예수를 넘겨줄 가룟 유다가 말하였다.
5.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고, 왜 이렇게 낭비하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는 도둑이어서 돈자루를 맡아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것을 훔쳐내곤 하였기 때문이다.)
7.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
8.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 <말씀기억의 끈>은 ‘주님 사랑’입니다.
구약,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이사야 43:19)
시편,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시편 126:4)
서신서,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귀하므로”(빌립보서 3:8)
복음서,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요한복음 12:7)
오늘 요절은, “온 집 안에 향유냄새가 가득 찼다”입니다.(요한복음 12:3)
[구약과 시편 (이사야 43:16-21 / 시편 126)]
오늘 구약본문은 출애굽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시작하여
두 번째 출애굽에 해당하는 출바벨론! 바벨론 포로 귀환까지 내다봅니다.
출애굽 때 바다가 갈라져 길이 났다면,
출바벨론 때는 바짝 마른 광야에 물길이 납니다.
이 대목에서 이런저런 상상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마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돌아오듯 강물 위에 배를 띄워 미끄러지듯 신속히 돌아오는 장면,
그리고 목마른 광야 짐승들조차 그 강물을 마시며 환호하는 모습,
분명한 것은,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 ‘지름길’이 바로 광야길이라는 사실입니다.(독일성서공회편 성서해설)
오늘 시편본문은 오늘 구약본문에 대한 정확한 응답찬송입니다.
바벨론 포로귀환 장면 말입니다.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라는 묘사가 인상적입니다.(4)
네겝 시내는 평소 바짝 말라 있다가 우기에 ‘갑자기’ ‘많은’ 물이 흐르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 구약과 시편본문을 종합하면,
하나님께서 바벨론 포로를 귀환시키시는 과정은
예상 못한 때에 갑자기, 그리고 많이, 그리고 가장 빠른 길입니다.
과연 우리 주님의 사랑, 그 사랑의 방식과 사랑의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빌립보서 3:4b-14 / 요한복음 12:1-8)]
오늘 서신서본문에서 느껴지는 바울의 심장박동이 매우 격렬합니다.
자신의 육적인 신분에 대해 자신감 있게 소개하는 듯하더니(4-6)
느닷없이 이 모든 것을 오물로 여긴다고 선언합니다.(8)
이유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너무너무 고귀하기 때문입니다.(8)
이건 보통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습입니다.
특히 10절은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바울의 신바람이 느껴집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빌립 3:10)
이 역시 보통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선언입니다.
이 신바람으로 그는 일생을 바람처럼 살았습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고, 부활의 소망을 향해 바람처럼 달렸습니다.(13-14)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돋보이는 사람은 베다니의 마리아입니다.
그 귀한 나드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붓습니다.
가룟 유다는 투덜거리고, 예수님께서는 편들어주십니다.
아무튼 이것은 보통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서신서와 복음서본문을 종합하면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체험한 사람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바울도 마리아도 일반인의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그 귀한 것들을 다 버리고 다 바치니 말입니다.
언제나 우리 상식 초월하는 사랑의 방식,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의 속도!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바쳐 우리를 사랑하신 그분을 닮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 사랑의 전염 속도는 우리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리]
베다니의 마리아는 예수님께 완전히 사로잡힌 사람의 대명사입니다.
예수님 말씀에 사로잡히고(누가 10:38-42),
오빠 나사로를 살리신 말씀의 권능에 사로잡힙니다.(요한 11:1-44)
급기야 오늘 마리아는 향유를, 사랑을, 자신을 다 쏟아붓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직전, 유월절을 코앞에 둔 때입니다.
베다니의 뜻이 ‘슬픔의 집’이라서 그런지
예수님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마리아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죽었던 오빠는 살고, 그를 살리신 예수님은 죽습니다.
그러고 보니 베다니는, 죽었던 나사로가 되살아난 곳이고,
다시 사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축복하고 승천하신 곳이기도 합니다.(누가 24:50, 51)
슬픔의 집이 환희의 집이 됩니다.
오늘 성서일과 본문이 보여주신 주님 사랑(구약;주님의 사랑 / 신약;주님을 사랑)과 비교하면
우리의 사랑은 너무 더디고 게으릅니다.
너무 작고, 너무 빤합니다.
“온 집 안에 향유냄새가 가득 찼다.”(요한 12:3)
나사로의 코에도, 마르다의 코에도, 가룟 유다의 코에도, 예수님의 코에도...
향유냄새가 스며듭니다.
집 안 구석구석 향유냄새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 말씀이 전해지는 곳곳마다 그 향유냄새가 스며듭니다.
향유냄새는 ‘주님 사랑’입니다!
[나머지] (3년 전 올린 것 다듬음)
* 마리아의 향유 향기는 얼마나 오래갔을까?
순 나드 향유의 향내는,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은은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몸에 바르면 3일 동안이나 그 향기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추측이지만, 마리아의 나드 향은 예수님께서 돌무덤에 들어가실 때까지 그 향기가 은은히 진동했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부활예수님의 기억 속에도 그 향기는 은은히 남아 있었을 것만 같습니다.
** 발 씻기 릴레이
마리아는 지극한 희생과 섬김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드립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요한 13장)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베다니 마리아의 희생과 섬김을 기억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때 제자들은 엊그제 마리아의 그 행동을 기억했을까요? 지금도 스승님의 발에서 진동하는 마리아의 향유 향내를 느꼈을까요?
*** 가룟 유다의 돈타령
가룟 유다의 말을 들으며 문득 판소리 흥보가의 ‘돈타령’이 떠오릅니다. “삼백 데나리온”, “가난한 사람”, “낭비”...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어도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돈타령’이 문제입니다. 돈타령은, 매우 말초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고, 자극적이면서 선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제 돈 아닌 남의 돈에 대한 판단이 더 빠른 게 돈타령의 생리이고, 값을 매길 수 없는 만물에 일일이 값을 매기는 것도 돈타령의 생리입니다. 유다는 필경 돈타령에 익숙하여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붓는 향유조차 값으로 매기더니, 급기야 그걸 가리켜 “낭비”라고까지 말합니다. 돈 없이 오천 명, 오만 명을 먹이셨던 스승님 앞에서 감히 돈타령입니다. 돈타령의 결정판입니다.
**** 나드 향유
나드는 히브리어로 네르드(Nerd)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Nalada(향기를 뿜다)의 변형이라고 합니다. 원산지는 히말라야, 부탄, 네팔, 티베트, 인도 동부 등 해발 3∼4,000미터 고지대입니다. 15∼30㎝까지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초본으로서, 그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습니다. 그 향기는 매우 깊고 은은한데, 특히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며 주로 머릿기름으로 애용된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은 워낙 바람 많고 건조하고 더운 기후라 피부가 말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에 기름을 발랐다고 합니다. 나드 향유가 그렇게 비싼 까닭은, 먼저 나드 풀 자체가 귀하며,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이고,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뿐인데다가, 멀리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 운반비와 국경 관세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정정숙.『성서식물』 등에서 얻음)
[말씀동시] 대단해 (김민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5학년. 「성실문화」86호)
마리아는 향수 한 병
예수님의 발에 뿌리지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지
와~ 마리아는 그 값진 향수를
예수님께 썼지
대단해!
대단해!
예수님 장사 날에 향수를 쓰려고 간직하다니
대단해!
그것을 예수님의 발에 뿌리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았어
참 대단하지?
[말씀시조] 유월절 엿새 전에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6호)
유월절 엿새 전에 베다니 감사잔치
예수님 발위에다 값진 향유 붓는 자여
물과 피 다 쏟으실 분 그 은혜를 어찌해
[말씀한시] 머리털을 풀어 발을 씻겨 드렸네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6호)
至貴破香盒(지귀파향합) 매우 귀한 향유합을 깨서
以髮拭足主(이발식족주) 머리털을 풀어 주님의 발 씻겨드렸다
猶大喧譁猜(유대훤화시) 유다가 시기하며 말질했으나
遠流香臭舒(원류향취서) 그 향취 멀리 퍼져 흘렀다.
[말씀서예] 시편 126:6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6호)
[말씀노래] 베다니 잔치에서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6호)
[본문] (요한복음 12:1-8)
[노랫말]
베다니 잔치에서 마리아가 나아가
주님 발에 향유 붓고 머리털로 씻었네
온 집안에 향유 냄새 가득가득 퍼졌네
주님의 길 예비하는 장례준비 되었네
[해설]
주님의 십자가 사역이 임박한 무렵, 베다니 잔치자리에서 마리아는 매우 값진 향유옥합을 깨뜨려 주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씻는다. 주님께서는 이 일을 장례 준비라 규정하신다. 주님이야말로 향유옥합처럼 깨짐으로써 온 세상을 향기롭게 하신 것이다.
[악보] 베다니 잔치에서 (주원남 지음, 2015.12.29.)
[시편 송서(誦書)] 시편 1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6호)
(* 천자문 독송, 즉 전래자장가 풍으로)
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우리는) 기-쁘도다-∼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내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다함께]
6. 울-며 씨-를 뿌리-러--,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사순절 5주, 2016년 3월 13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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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열쇠
① ‘슬픔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마을로서, 예루살렘 2∼3㎞ 정도 아래 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 마을 근처에서 승천하셨다.(요한복음)
③ 매우 고급 향유로서 이 향유 재료는 15∼30㎝까지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풀로서, 그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는다. 원산지는 히말라야, 부탄, 네팔, 티베트, 인도 동부 등 해발 3∼4,000미터 고지대다. 그 향기는 매우 깊고 은은한데, 특히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며 주로 머릿기름으로 애용된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워낙 바람 많고 건조하고 더운 기후라 피부가 말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에 기름을 발랐다.) 이 향유가 그렇게 비싼 까닭은, 먼저 이 풀 자체가 귀하며,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이고,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뿐인데다가, 멀리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 운반비와 국경 관세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히브리어로 네르드(Nerd)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Nalada(향기를 뿜다)의 변형이다.(요한복음)
④ 은화의 로마식 단위로서 신약시대 예수님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다. (참고로 은화의 이스라엘식 단위는 ‘세겔’, 그리스식 단위는 ‘드라크마’이며, 화폐 가치는 각각 다르다.) (요한복음)
⑥ 출애굽 때 10가지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장자(長子)를 칠 때,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 좌우 문설주와 상인방에 어린양의 피를 발라 재앙이 넘어갔다는 데서 유래하는 유대인의 절기 이름. 히브리어로 ‘페사흐’, 아람어로 ‘파스하’인데, 헬라어, 라틴어는 ‘파스카(Pascha)’라고 한다. 영어로는 ‘패스오버(passover)’이며 순 우리말로는 ‘넘ᄂᆞᆫ(넘는) 절(節)’이라 불렀다(펜윅 번역성경). (요한복음)
세로열쇠
① 야곱의 12아들 가운데 막내로서, 라헬이 낳았고 요셉의 친동생이다. 그의 후손이 한 지파를 이루어 예루살렘 북부지역을 차지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첫 왕 사울과, 신약시대 사도바울이 이 지파 출신이다. (빌립보서)
② 이름 뜻은 ‘숙녀’, 마리아의 언니고 나사로의 누이다. 예수님을 지극정성으로 섬긴 매우 활동적인 여자로 유명하다.(요한복음)
③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으로서 회계를 맡고 있었다. 나중에 예수님을 적대시하는 대제사장에게 가서 은화 30냥에 예수님을 판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름 두 글자 앞의 두 글자는 그의 고향 이름이다.(요한복음)
④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라비로서 이름 뜻은 ‘하나님의 도움’이다. 죽은 지 4일 만에 예수님께서 다시 살린 사람으로 유명하다. (요한복음)
⑤ 다윗이 점령한 여부스족 요새의 본 이름인데, 그 뒤로 다윗성이라 불리다가, 차차 온 예루살렘과 그 주민의 칭호가 되었다. (시편)
⑥ 남부 유다의 초원(*스텝) 지역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이름. 이 지역 시내는 평소에는 바싹 말라 있다가 우기(*雨期)만 되면 갑자기 물로 가득 차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텝(steppe); 러시아와 아시아의 중위도에 위치한 온대 초원 지대. 건조한 계절에는 불모지, 우기(雨期)에는 푸른 들로 변한다. *우기(雨期); 일 년 중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기, 장마철) (시편)
[말씀동화] 나오토 아저씨 향기가 온 마을에 가득해요!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꽃향기 맡던 시절 이야기야.
이스라엘 도성 예루살렘에서 조금 떨어진 베다니라는 마을에
마리아가 살았단다.
베다니는 ‘슬픔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우울한 마을,
나병환자와 같은 약한 사람들이 사는 우울한 마을이었지.
나사로 오빠랑 마르다 언니랑 같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마리아에게
어느 날 햇빛처럼 환하고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이 찾아왔지.
머나먼 갈릴리 고을에서 온 그 사람 이름은 예수였어.
“소문으로만 듣던 그분이 오셨어!”
온 마을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예수님은 마리아네 집으로 들어가셨어.
낯선 사람의 느닷없는 방문에 당황한 마르다 언니는 거의 넋이 나갈 지경이었단다.
이리뛰고 저리뛰며 방을 정리하고 발 씻을 물도 준비했지.
그리곤 귀한 손님 대접할 음식을 장만하려고 부엌에 들어가는데
가만 보니까 동생 마리아는 어느새 예수님 곁에 바싹 다가앉아 있네?
“아니, 쟤가 왜 저러지? 얘 마리아, 너 버릇없이 왜 그러니? 어서 손님 곁에서 떨어져, 냉큼!”
그러나 마리아는 언니 소리를 듣는둥 마는둥 여전히 귀를 쫑긋 세우고
예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단다.
언니 마르다는 툴툴 투덜거렸지만, 마리아를 더 이상 말릴 수 없었지.
예수님 소문을 들은 동네사람들도 하나 둘 슬금슬금 들어와
그 꽃처럼 향기로운 말씀을 경청하기 시작했단다.
“어이쿠, 저 많은 사람들 음식을 어찌 다 장만한담?”
그러면서도 방울땀 흐르는 마르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단다.
예수님이 마을을 떠나신 뒤에도
마리아의 집에는 그 향기가 계속 남아 있었지.
예수님 말씀의 향기에 취한 마리아네 가족들은
더 이상 우울하지 않고 슬프지도 않았단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 날 슬픔의 집 베다니에 정말 슬픈 일이 생겼단다.
갑자기 나사로가 죽은거야.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나사로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자 마리아는 얼른 사람을 보냈지.
누구에게? 당연히 예수님께 보냈지!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예수님은 오실 생각을 안 하는 거야.
그러다 나사로는 죽고 말았어.
그제야 예수님이 마을에 도착했고, 마르다와 마리아는 더 큰 소리로 오열했지.
이 모습을 보시면서 예수님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셨단다.
그 사랑의 감정을 품고 예수님은 나사로가 누워있는 동굴 무덤으로 가셨어.
동굴무덤 앞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소리치셨어.
“나사로야 나오너라!”
이게 무슨 소리야?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사람더러 나오라니?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하는 판에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마리아와 마르다, 그리고 온 마을 사람들의 어리둥절도 잠깐,
순식간에 사람들은 얼음이 되고 말았단다.
왜냐고? 저기 좀 봐! 온 몸을 칭칭 감은 죽은 나사로가 비틀비틀 걸어 나오고 있잖아?
이건 뭐 딱 좀비 아니겠어?
잔뜩 얼어붙었던 마을사람들은 “땡”하는 소리와 함께
“엄마야!”하고 소리 질렀겠지?
그런데 이건 좀비가 아니라, 진짜 살아난 거였어.
썩어가던 몸에서는 구더기가 꿈틀거리고 아직 냄새가 났지만, 정말 살아난 거였어.
얼른 몸을 씻고 약을 바르고 나니까 나사로 오빠는 음식도 먹고 말도 하기 시작했지.
온 동네 사람들이 난리가 났겠지?
죽은 사람이 살아났다고, 그것도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사람이 살아났다고 말이야!
베다니는 이제 더 이상 슬픔의 집이 아니라고,
베다니야 말로 정말 기쁨의 집, 환희의 집이라고 떠들어대고 난리가 났겠지?
며칠 뒤 마리아네 집에 큰 잔치가 벌어졌단다.
오빠를 살려주신 예수님을 위해 벌이는 감사잔치였어.
마르다 언니는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나사로 오빠도 손님들을 맞으며 분주했어.
어라? 그런데 마리아는 도대체 어딜 갔담?
예수님도 오셨는데, 예수님 광팬 마리아가 어디 간 거지?
평소 같았으면 냉큼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마리아가 안 보이네?
마리아는, 잔치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슬그머니 나타났어.
그런데 마리아 손에 무언가 들려있네?
아니 저건, 마리아가 애지중지하는 순 나드 향유잖아?
돈으로 치면 무지무지 비싸고 귀한 향유였어.
부모님께서 제일 예뻐하시던 마리아에게 물려주신 유일한 유산, 나드 향유!
마리아는 그 향유옥합을 깨뜨려 예수님 발에 부었단다.
잔치자리는 순식간에 얼음이 되어버렸겠지?
그 귀한 향유를 머리에 조금 바르는 것도 아니고
발에, 그것도 몽땅 쏟아 붓다니 말이야!
아니나 다를까 제자 중 하나가 투덜거리기 시작했어.
“아니, 마리아 너 지금 제정신이냐? 이 비싼 향유를 발에다 쏟아 붓다니, 이거 팔면 천만 원도 넘을 텐데,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 돕는 게 더 좋은 일인데, 그렇지요? 제 말이 맞지요 선생님?”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쳤겠지?
그런데 선생님 말씀은 딴판이었어.
“그대로 두어라. 마리아는 내 장례식 때 쓰려던 걸 지금 미리 쓰는 거다.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리아의 향유냄새는 정말 오래갔단다.
며칠 뒤에 예수님이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시며 발을 닦아주실 때도
마리아의 향유냄새는 제자들의 코로 스미고 있었고,
예수님이 빌라도 앞에 섰을 때도 그 향내가 빌라도의 코에 스미고 있었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발에 못이 박힐 때도
그 향내 로마 군병의 코에 스미고, 녹슨 대못에도 스미고 있었지.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베다니 마을 입구 언덕에서 승천하시던 그 날도
예수님의 발에서는 그 향내 은은히 퍼지고 있었단다.
마리아의 향유냄새는 세월이 흘러흘러 2천년 세월이 흘러
동일본 후쿠시마 토미호카 마을도 적시고 있었단다.
토미호카 마을은 2011년 3월 11일 대지진으로 쓰나미가 밀어닥친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1㎞밖에 안 떨어진 마을이야.
지진과 쓰나미로 핵발전소가 폭발해서 모두가 피난간 마을에
지금 마츠므라 나오토라는 아저씨 한 사람이 살고 있단다.
그러나 그는 외롭지 않아! 왜냐고? 나오토 아저씨에겐 친구들이 무지무지 많거든.
온 동네 가축들이 나오토 아저씨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원래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나오토 아저씨는
5년 전 이웃 동네 핵발전소가 폭발하자마자 부리나케 피난을 갔겠지?
그러나 멀리 떨어진 친척집에서 문도 안 열어주는 거야.
이미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이니 들어올 수 없다고 말이야!
나오토 아저씨 마음이 어땠을까?
한없이 야속했지만, 그 마음 이해할 수밖에 없었어.
“그래, 나라도 저랬겠지. 별 수 있나? 아이들에게 방사능이 오염되면 큰일이지, 암 큰일이고말고!”
그리고 나오토 아저씨는 아무도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먼 도시로 가려다가
문득 두고 온 집이 걱정되었단다.
우리 집 멍멍이 밥은 어떡하지?
드디어 결심한 나오토 아저씨는 발걸음을 돌려 고향으로 돌아갔어.
아니나 다를까? 고향마을에 돌아오자 나오토 아저씨는
온 동네 멍멍이들과 가축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깜짝 놀랐단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잠깐 들러 멍멍이 줄을 풀러 함께 떠나려던 나오토 아저씨는 계획을 바꾸고 말았어.
온 동네 집집마다 멍멍이 밥을 주고, 가축우리에 갇혀 있는 소와 돼지들에게
사료를 주기 시작했단다.
멍멍이도 고양이도 가축들도 모두 방사능에 오염되어 서서히 병들어 죽어가겠지만,
나오토 아저씨도 그렇게 천천히 죽어가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천천히 죽어가는 게 정상이지. 암, 그렇고말고, 남들보다 좀 일찍 죽고, 좀 더 아프게 죽을지 몰라도, 저 동물 친구들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잖아? 암, 그렇고말고!”
2천 년 전 머나먼 이스라엘 베다니 마을,
그 ‘슬픔의 집’이 환희의 집으로 바뀌었듯이
지금 동일본 후쿠시마 토미호카 마을 이 ‘죽음의 집’이
서서히 살림의 집으로 바뀌고 있단다.
마리아가 그 귀한 향유옥합을 깨뜨려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님의 장례식을 준비하듯,
나오토 아저씨는 자기 몸을 깨뜨려 죽음을 눈앞에 둔 수많은 약한 동물들을
덜 외롭고, 덜 배고프게 하고 있는 거야.
세상엔 수많은 약한 동물들이 많지만,
지금 나오토 아저씨에겐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토미호카 마을의 가축들이 있단다.
지금 슬픔의 집 베다니, 죽음의 땅 후쿠시마 토미호카 마을에는
마리아, 나오토의 향유냄새가 가득해.
어때, 너는 지금 이 향기가 느껴지니?
[이정훈 지음. 2016년 3월 13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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