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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사순절 6주(수난주일, 2016년 3월 2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50:4-9a)

4.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5. 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

6. 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그들이 나를 모욕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각오하고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냈다.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가 아는 까닭은,

8. 나를 의롭다 하신 분이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 함께 법정에 나서 보자. 나를 고소할 자가 누구냐? 나를 고발할 자가 있으면 하게 하여라.

9.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니, 그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 하겠느냐? 그들이 모두 옷처럼 해어지고, 좀에게 먹힐 것이다.

 

(시편 31:9-16)

9. 주님, 나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울다 지쳐, 내 눈이 시력조차 잃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도 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10. 나는 슬픔으로 힘이 소진되었습니다. 햇수가 탄식 속에서 흘러갔습니다. 근력은 고통 속에서 말라 버렸고, 뼈마저 녹아 버렸습니다.

11. 나를 대적하는 자들이 한결같이 나를 비난합니다. 이웃 사람들도 나를 혐오하고, 친구들마저도 나를 끔찍한 것 보듯 합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나를 피하여 지나갑니다.

12. 내가 죽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깨진 그릇과 같이 되었습니다.

13. 많은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에서 협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 생명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14.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15.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 내 원수에게서, 내 원수와 나를 박해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16. 주님의 환한 얼굴로 주님의 종을 비추어 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빌립보서 2:5-11)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8.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누가복음 23:1-49)

1. 그들 온 무리가 일어나서, 예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다.

2. 그들이 예수를 고발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우리 민족을 오도하고,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반대하고, 자칭 그리스도 곧 왕이라고 하였습니다."

3.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대답하셨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소."

4.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는 아무 죄도 없소."

5.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주장하였다. "그 사람은 갈릴리에서 시작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온 유대를 누비면서 가르치며 백성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6.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서 물었다. "이 사람이 갈릴리 사람이오?"

7. 그는 예수가 헤롯의 관할에 속한 것을 알고서, 예수를 헤롯에게 보냈는데, 마침 그 때에 헤롯이 예루살렘에 있었다.

8. 헤롯은 예수를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는 예수의 소문을 들었으므로, 오래 전부터 예수를 보고자 하였고, 또 그는 예수가 어떤 기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싶어하였다.

9. 그래서 그는 예수께 여러 말로 물어 보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런데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곁에 서 있다가, 예수를 맹렬하게 고발하였다.

11. 헤롯은 자기 호위병들과 함께 예수를 모욕하고 조롱하였다. 그런 다음에, 예수에게 화려한 옷을 입혀서 빌라도에게 도로 보냈다.

12. 헤롯과 빌라도가 전에는 서로 원수였으나, 바로 그 날에 서로 친구가 되었다.

13.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을 불러모아 놓고서,

14.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사람이 백성을 오도한다고 하여 내게로 끌고 왔으나, 보다시피, 내가 그대들 앞에서 친히 신문하여 보았지만, 그대들이 고발한 것과 같은 죄목은 아무것도 이 사람에게서 찾지 못하였소.

15. 헤롯도 또한 그것을 찾지 못하고, 그를 우리에게 돌려보낸 것이오. 이 사람은 사형을 받을 만한 일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소.

16. 그러므로 나는 이 사람을 매질이나 하고, 놓아주겠소."

17. (없음)

18. 그러나 그들이 일제히 소리 질러 말하였다. "이 자를 없애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주시오." -

19. 바라바는, 그 성 안에서 일어난 폭동과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갇힌 사람이다.-

20.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고자 하여,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21. 그러나 그들이 외쳤다. "그 자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22. 빌라도가 세 번째 그들에게 말하였다.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단 말이오? 나는 그에게서 사형에 처할 아무런 죄를 찾지 못하였소. 그러므로 나는 그를 매질이나 해서 놓아줄까 하오."

23. 그러나 그들은 마구 우기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큰 소리로 요구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소리가 이겼다.

24.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대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25. 그래서 그는 폭동과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갇힌 자는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놓아주고, 예수는 그들의 뜻대로 하게 넘겨주었다.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가다가, 들에서 오는 시몬이라는 한 구레네 사람을 붙들어서, 그에게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게 하였다.

27. 백성들과 여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서 예수를 따라 가고 있었는데, 여자들은 예수를 생각하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다.

28. 예수께서 여자들을 돌아다보시고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29. 보아라, '아이를 배지 못하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보지 못한 태와, 젖을 먹여 보지 못한 가슴이 복되다' 하고 사람들이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 그 때에, 사람들이 산에다 대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하며, 언덕에다 대고 '우리를 덮어 버려라' 하고 말할 것이다.

31.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든, 하물며 나무가 마른 계절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

32. 다른 죄수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33. 그들은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서,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달고, 그 죄수들도 그렇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그의 오른쪽에, 한 사람은 그의 왼쪽에 달았다.

34.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서,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백성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고, 지도자들은 비웃으며 말하였다. "이 자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그가 택하심을 받은 분이라면, 자기나 구원하라지."

36. 병정들도 예수를 조롱하였는데, 그들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신 포도주를 들이대면서,

37. 말하였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나 구원하여 보아라."

38.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는 유대인의 왕이다" 이렇게 쓴 죄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와 함께 달려 있는 죄수 가운데 하나도 그를 모독하며 말하였다. "너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여라."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똑같은 처형을 받고 있는 주제에, 너는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우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 그리고 나서 그는 예수께 말하였다.

42.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4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44. 어느덧 낮 열두 시쯤 되었는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해는 빛을 잃고, 성전의 휘장은 한가운데가 찢어졌다.

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47. 그런데 백부장은 그 일어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48. 구경하러 모여든 무리도 그 일어난 일을 보고, 모두 가슴을 치면서 돌아갔다.

49. 예수를 아는 사람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닌 여자들은, 다 멀찍이 서서 이 일을 지켜보았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 <말씀기억의 끈>고난 중 주님의 도우심입니다.

 

구약,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이사야 50:7)

시편,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시편 31:15)

서신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빌립보서 2:9)

복음서,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누가복음 23:43)

 

오늘 요절은,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입니다.(빌립 2:5)

 

 

[구약과 시편 (이사야 50:4-9a / 시편 31:9-16)]

오늘 구약본문은 바벨론 포로시절에 내리신 예언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막강한 권력 밑에 짓눌린 포로 신세의 암담한 백성들에게

화끈한 해방의 말씀이 아니라 그저 참고 견디라는 소극적인 말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보면, 그게 아닙니다.

 

이 말씀에서 지금 온갖 모욕과 고통을 견디고 있는 사람은 백성이 아니라 예언자입니다.

바벨론이 망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다가 저리 치도곤을 당하는 것일까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오늘 구약본문의 예언자는 딱 수난 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명을 받고 오신 분이 지금 당하고 있는 이 모욕과 고통은

당시 바벨론 포로 신세의 하나님 백성들에게 매우 큰 동병상련을 느끼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견디십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시니 견딜 수 있습니다.

인생역전의 미래가 환히 보입니다.(7-9)

 

오늘 시편본문은 구약본문의 응답찬송답게 극심한 곤경에 빠진 자의 노래입니다.

특히 살해 음모 대목은 예언자 예레미야가 느껴집니다.(13)

그래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이 시편 역시 예수님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본문 바로 앞 5절은, 오늘 십자가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 그대로입니다. 누가 23:46)

 

11-13절은 백성의 지도자들이 빌라도에게 참소하는 장면과 통하고

특히 11절에서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억울함과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납니다.

그럼에도 시인에게는 확신이 있습니다.

내 목숨은, 나의 앞날은 저 원수들의 손에 달린 게 아니라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달려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15)

 

 

[서신서와 복음서 (빌립보서 2:5-11 / 누가복음 23:1-49)]

오늘 서신서본문의 주인공은 정확히 예수님입니다.

누구보다 억울한 오해와 모욕, 그리고 고통을 많이 당했던 사도바울은

누구보다 예수님의 그 억울한 십자가 고통에 공명합니다. 그리고

그 모진 십자가 모욕과 고통을 끝까지 견디신 밑힘을 자기 비움’(케노시스)으로 요약합니다.(7-8)

 

바울은 예수님의 이 자기 비움순종의 도를 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확실하게 선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5)

 

오늘 복음서본문의 자리는 빌라도 법정에서부터 십자가까지입니다.

빌라도 앞헤롯 앞빌라도 앞십자가 길골고다 언덕에 이르기까지

모든 순간 예수님이 거기 계십니다.

세상눈으로는 완벽한 루저, 완벽한 패배자의 모습입니다.

 

변호사도 없고 제자들도 다 떠나고 없습니다.

속옷조차 빼앗겨 발가벗겨진 채로 치욕의 십자가에 못 박힙니다.

십자가 주변은 온통 모욕과 비아냥거리는 소리뿐입니다.

몹시 목마르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참으십니다.

세상의 눈들이 온통 뒤집어지는 기적을 일으키지도 않으십니다.

아무 변명도 해명도, 그 흔한 저주조차 없으십니다.

어리버리하고 무능하기만 한, 딱 어린양의 모습, 텅 빈 그 모습일 뿐입니다.

 

 

[정리]

십자가의 그 큰 고통의 무게보다

예수님의 자기 비움순종의 무게가 더 컸습니다.

미움과 의심, 원망과 죽음의 공포보다

성부하나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하고 계시다는 믿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그 고통 중에도 저 무지하고 무례하고 무도(無道)한 무리들의 용서를 구하시고(34)

마지막으로 이렇게 부르짖으실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46)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은 온통 주의 종의 고통, 예수님 십자가의 무게로 버겁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비움순종의 도, 예수님의 그 마음을 품는 사람은

이 고통스런 십자가의 무게 안에서도 하나님의 숨결과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승리를 믿으며, 지금 온갖 억울함과 극심한 고통을 견딜 수 있습니다.

 

지금 온 천지에 가득한 그분의 숨결과 손길을 느끼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나머지]

* 예수님 십자가 주변을 돌아보니

오늘 복음서본문 가운데는 생전에 예수님과 아무런 관계없던 사람들 셋이 두드러집니다. 구레네 시몬과 십자가 어깨동무 한사람, 그리고 십자가 예수님을 끝까지 지켜본 어느 백부장입니다. 예수님의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거나 안수를 받은 것도 아닌데 저들의 인생이 바뀝니다.(마가 15:21, 로마 16:13)

지금 우리에게도 세월호 참사, 부모에게 죽임당하는 아이들,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무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 고통의 주변을 서성이다가, 우연히 그 곁을 지나다가, 또는 일 때문에 그 가까이에 있다가 오히려 대오각성(大悟覺醒)하게 되는, 그래서 인생이 바뀌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자들에 비해서 별 큰 역할도 하지 않았음에도, 구원의 길로 접어든 구레네 시몬과 백부장, 그리고 십자가 어깨동무처럼, 우리도 이 시대 고통의 현장을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깨진 그릇과 같은 인생에(시편 31:12) “주님의 환한 얼굴그 찬란한 빛이 비칠 날이 올 것입니다.(시편 31:16)

 

** 깨진 그릇 같은 인생

오늘 시편본문의 깨진 그릇”(31:12)에서 질그릇이 느껴집니다. 금 그릇과 은 그릇에 비해 천하게 쓰이는 흙 그릇입니다.(딤후 2:20) 심지어 깨진 그릇입니다. 이는 더러운 것이 담기는 바람에 그리 된 것인 듯합니다.(레위 11:33) 천대받는 신세가 더러워지기까지 했으니 깨진 그릇이 된 것입니다. 깨진 그릇은 그런 인생의 상징입니다. 심지어 왕조차 그 인생이 막장으로 치달아 망가질 때 이 표현을 받습니다.(예레 22:28-30) 20대 청년들이 부모세대보다 더 가난해지고 희망이 없어지는 절망의 깨진 그릇 시대입니다. 부모시대의 더러운 죄 때문에 아이들이 깨진 그릇, 부러진 흙수저가 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사방이 막힐 때 비로소 하늘을 바라는 것처럼, “주님의 환한 얼굴”(시편 31:15)을 절실히 바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만 살려고 가만히 있으라해놓고 내빼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빼닮은, 대한민국호() 이 나라의 정치경제언론인들을 바라보며 기대하고 닮으려는 시대가 아니라, 먼저 주님의 얼굴을 바라는 시대 말입니다.

오늘(2016. 3. 18. 금요일) 매일성서일과 서신서 본문말씀이 마음에 큰 힘이 됩니다.(히브 2:10-18)

 

15.또 일생 동안 죽음의 공포 때문에 종노릇하는 사람들을 해방시키시기 위함이었습니다. 18.그는 몸소 시험을 받아서 고난을 당하셨으므로, 시험을 받는 사람들을 도우실 수 있습니다.

 

*** 모욕을 참고, 기적을 참으시다 (3년 전 올린 것 다듬음)

이번 수난주일 복음서본문 가운데서 또 하나의 알맹이는, “모욕기적입니다. 특히 오늘 구약본문과 연계하여, “모욕이라는 단어가 눈에 많이 띕니다. 모욕하고(23:11), 조롱하고(23:11, 36), 모독합니다.(23:39) 그런 가운데 모욕당하고 있는 예수님께, 이런저런 목적으로 기적을 보여달라고 합니다.(헤롯23:8, 지도자들23:35, 병정들23:37, 죄수23:39 ) 그리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가룟유다의 배신 역시 사실은, 스승께서 자꾸 죽으시겠다는 말씀일랑 이제 그만 접으시고 유월절 찬스를 놓치지 말고 속히 봉기를, 기적을 일으키시도록 자극하는 극약처방을 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아무런 기적을 행하지 않으십니다.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결코 기적을 일으키지 않으십니다. 딱 한 차례, 대제사장 종의 잘린 귀를 고쳐주셨을 뿐입니다.

이 극심한 모욕과 고통 속에서도, 아무리 억울해도 기적을 일으키지 않으시는, 순종을 위해, 언약을 위해, 사랑의 완성을 위해, 결코 기적을 보이지 않으시는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의 완성을 봅니다. 이것이 바로 표적이 아닐까요? 동서고금에 이런 사랑, 이런 어마어마한 기적은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말씀동시] 예수님 따라가기 원합니다 (김현서 지음. 명암교회 고등부 2학년. 성실문화86)

가장 작은 나를 위해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하늘 보좌 버리시고

십자가 오르신 예수님.

 

대가 없이 희생하신,

넓고 넓은 사랑하심.

 

내가 받은 그 사랑 세상에 전하고

예수님 따라가기 원합니다.

 

 

 

 

[말씀시조] 부정한 무리들이 (이정훈 지음.성실문화86)

부정한 무리들이 불의한 재판으로

의로우신 예수님을 십자가 처형하니

하늘도 어두워지고 성전휘장 찢어져

 

 

 

 

[말씀서예] 시편 31:15 (오세주 작품.성실문화86)

 

 

 

 

 

 

 

[말씀노래] 십자가에 달리시다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성실문화86)

[본문] 누가복음 23:1-49

[노랫말]

1. 털털 털어봐도 티끌조차 없으신분, 죄없는 예수님을 고발하는 무리들아

   간악한 대제사장 정치꾼 빌라도와, 여우같은 헤롯왕의 부끄러운 십자가라

2. 달달 달려들어 못박으라 소리치고, 죄없는 예수님을 끌고가는 무리들아

   통곡하는 여인들과 십자가진 구레네시몬, 가시관 예수님의 고통스런 십자가라

3. 탕탕 망치소리 예수님의 비명소리, 십자가에 달린 주님 조롱하는 무리들아

   성전휘장 찢어지고 예수께서 숨지시니, 죽음을 이기신분 참사랑의 십자가라

 

[해설]

누가복음 23:1-49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목사가 4.4조로 다듬었고, 종로교회 이석훈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십자가에 달리시다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2016. 2. 1)

 

 

 

 

 

 

[시편 송서(誦書)] 시편 31:9-16 ( 지음.성실문화86)

(새야새야가락에 맞추어, ‘쉼표까지가 중중모리 한 장단)

 

9. 여호와여 내가 고통 중에 있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근심 때문에 눈과 영혼과 몸이 쇠하였나이다

10. 내 일생을 슬픔으로 보내며 나의 연수를 탄식으로 보냄이여 내 기력이 나의 죄악 때문에 약하여지며 나의 뼈가 쇠하도소이다

11. 내가 모든 대적들 때문에 욕을 당하고 내 이웃에게서는 심히 당하니 내 친구가 놀라고 길에서 보는 자가 나를 피하였나이다

 

12. ==== 잊어버린 바 됨==, 죽은 자를 마음== 두지 아니함 같==,

-- 그릇== 같으니--==, (깨진 그--== --니이==)

 

13. 내가 무리의 비방을 들었으므로 사방이 두려움으로 감싸였나이다 그들이 나를 치려고 함께 의논할 때에 내 생명을 빼앗기로 꾀하였나이다

 

14. 여호와여== 그러하--==, 나는 주께== 의지하고==,

말하기를== 주는 내 하나-==, (내 하나님)이시== 하였나--==

 

15.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 내 원수들과 나를 핍박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16. ==== =굴을==, 주의 종--== 비추시고==,

==== 사랑하심으-==, ==== --하소==

 

가락은 새야새야, 파랑새야, 장단은 중중모리로 읊는다.

쉼표(‘,’)까지 한마디가 12박 한 장단이다. (, 한 줄이 중중모리 두 장단이다.)

한 박(‘=’)은 편의상 2분박(‘--’)으로 쪼개어 짚을 수도 있다.

밑줄(‘ ’)친 부분은 글자 수가 많아도 3박으로 읊으면 된다.(이 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여유있게 읊는 것이 좋다.)

굵은 글자는 찬양대가 송서(誦書, 새야새야)로 읊조리고, 나머지는 회중이 낭독한다. (찬양대가 읊조릴 때 회중도 콧노래처럼 작게 따라 해도 좋다.)

가락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어우러지는 멋이 있어 좋다.

마지막 절은 다함께 읊조린다.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사순절 6(수난주일), 2016320(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가로열쇠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이사야)

북아프리카에 있는 도시 이름인데, 지금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로 추측한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진 시몬의 고향이다. 시몬은 뒤에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그의 아들 알렉산더와 루포 역시 나중에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마가복음 15:21). 특히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 즉 시몬의 부인을 가리켜 내 어머니라고까지 칭한바 있다.(로마서 16:13) (누가복음)

이 직분은 모세의 형 아론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후손, 특히 사독의 후손들이 맡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이들의 종교적인 역할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대 속죄일’(욤 키프르)에 예루살렘 성전의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의식을 거행하는 일이었다. (누가복음)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의 헬라어. 히브리어로는 메시야라고 한다. (빌립보서, 누가복음)

 

 

세로열쇠

이웃 사람들도 나를 혐오하고, ○○들마저도 나를 끔찍한 것 보듯 합니다.” (시편)

야곱의 4째 아들 유다를 우리 식으로 부른 이름이다. 지금은 이스라엘 사람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누가복음)

여럿 가운데 어느 하나를 골라잡게 하여 거기에 미리 적어 놓은 기호나 글에 따라 승부나 차례 따위를 결정하는 방법. 또는 그것에 쓰는 종이나 물건. 성경에는 중요한 것을 결정할 때 이것을 뽑아서 결정하는 일이 많았다. 사도행전 1:15-26절에 보면 가룟 유다가 죽은 뒤 새로운 사도를 세울 때도 요셉과 맛디아 둘 중에서 이것을 뽑아 결정하였다. (누가복음)

로마 군대의 조직 가운데 100명으로 조직된 단위 부대의 우두머리. (누가복음)

이스라엘 땅 북부지역으로서 북쪽은 산지가 많고, 남쪽은 기름지고 경치 좋은 평지가 많다. 바다처럼 큰 호수도 있다. 예수님께서 생애 대부분을 여기서 사셨고 제자들 대부분을 여기서 부르셨다. (누가복음)

주후(A.D.) 26-36년에 유다를 다스린 로마총독.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자로 유명하다. 사도신경에 그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올라 있다. (누가복음)

 

 

 

 

  

[말씀동화] 호랑이 로봇 엑스 오메가씨의 사악한 미소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아니 이건 훗날훗날 가까운 미래에,

호랑이 로봇이 바둑 두던 시절 이야기예요.

 

호랑이 로봇 엑스 오메가씨가 미스 곰 양과 바둑을 두고 있네요?

오메가씨는 인공지능 로봇의 끝판 왕이고

미스 곰 양은 곰처럼 묵직하고 끈질기며 용감해서 붙은 별명이에요.

우리나라 최고의 바둑 기사죠.

 

소녀시절부터 전 세계 바둑계를 평정한 미스 곰 양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신의 경지라는 엑스 오메가 씨를 과연 잡을 수 있을까?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잔뜩 집중되어 있습니다.

 

절대 못 이겨, 옛날 고리짝 로봇 원시 시대에 그 알파고 조차 못 이겼다잖아? 지금이 어떤 시대야?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로봇 식민지시대잖아? 그런데 어떻게 사람이 로봇을 이겨? 말도 안 되지, 암 말도 안 되고 말고!”

 

지금이 어떤 시댄데 이렇게 호들갑이냐고요?

지금이 어떤 시대냐 하면요...

아빠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말썽꾸러기 아들에게 야구방망이를 들고 달려드는 순간,

아들이 야구공으로 변해버리는 시대죠.

 

아빠가 파리채를 들면 어떻게 되느냐고요?

그야 당연히 그 말썽꾸러기는 당장 파리로 변해버리죠.

지금은 과학이 이렇게나 발전한 시대랍니다.

사람의 인성이 다 사라져 버리는 이게 무슨 발전이냐고요?

글쎄요? 아무튼 뭐...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호랑이 로봇 엑스 오메가 씨가 앉아 담배를 피웁니다.

 

! 감히 인간주제에 이 로봇님께 바둑 대결을 신청해? 무슨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도 아니고, 이거야 원, 로봇 체면 말이 아닐세?’

 

뭐 이런 불만과 조롱이 담긴 퍼포먼스 같죠?

담배연기가 얼마나 독한지, 미스 곰 양이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합니다.

신성한 바둑판에서 이런 모욕이라니, 이런 고통이라니...

그래도 미스 곰 양은 모욕과 고통을 꾹꾹 눌러 참습니다.

 

드디어 바둑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단판승부입니다. 이 한 판으로 인류와 로봇류의 승패가 갈리는 것입니다.

흑돌을 쥔 미스 곰 양이 먼저 둡니다.

백돌을 쥔 엑스 오메가 씨는 백돌을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듯이 무례한 바둑을 둡니다.

 

그래도 미스 곰 양은 꾹꾹 참으면서 바둑에 몰입합니다.

처음엔 엑스 오메가 씨가 우세하더니, 점점 판세가 바뀌기 시작하네요?

미스 곰 양의 집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오메가 씨의 이마에 엑스 자가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무슨 인간이 이래? 과연 소문으로만 듣던 초인류의 출현이 사실이란 말인가?’

 

호랑이 로봇 엑스 오메가 씨는 담뱃대를 집어 던지고 바둑판에 몰두합니다.

모든 전류를 집중시키고 세상 모든 로봇과 연대하여 세상 모든 정보를 순식간에 수집합니다.

심지어 미스 곰 양의 돌잔치 때 부른 축하 노래까지 수집합니다.

미스 곰 양이 가장 슬퍼했던 영화제목까지 수집하고, 그 중 가장 격한 장면까지 포집해냅니다.

 

심지어 엑스 오메가 씨는 미스 곰 양의 가장 부끄럽고 수치스런 기억까지 뽑아냅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홀로그램으로 비추네요?

로봇 호랑이 엑스 오메가 씨의 머리 위로 그 장면이 펼쳐지자

이를 보는 미스 곰 양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오고 눈에서 피눈물이 솟기 시작합니다.

 

! 이를 어쩌죠? 결국 슬슬 판이 변하기 시작하네요?

역시 미스 곰 양의 커다란 흑집 한 귀퉁이가 허물어지기 시작해요.

호랑이 로봇은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려는 듯 미스 곰 양의 약한 시절 부끄러운 모습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눈물을 흘리던 미스 곰 양은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돈과 권력만 쫓느라, 첨단 전쟁무기 로봇을 만들다 만들다,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른 인류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신들이 하는 짓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흑집이 허물어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원성이 자자합니다.

 

, 무슨 바둑 왕이 저래? 저래가지고 무슨 인류의 체면을 세워? 인류의 체면은커녕 너 자신 체면이나 지켜보시지? 저거 봐 저거, 온통 부끄러운 모습 투성이네!”

 

온갖 모욕에 부끄럽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미스 곰 양은

결국 돌을 던지고 맙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이죠?

이 처절한 불계패의 순간, 인간 패배의 순간, 온 세상이 깜깜해집니다.

 

자그마치 세 시간 동안이나 세상 모든 전력이 끊깁니다.

그러자 자가발전 중이던 로봇들도 동작을 멈춥니다.

태양광발전 로봇은 물론이고 소형 핵발전 로봇들까지도 멈춥니다.

물론 호랑이 로봇 엑스 오메가 씨의 사악한 미소도 멈춥니다.

 

세상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라 칭송받던

세계 최대 핵발전소는 물론이고, 세계은행의 전산망도 완전히 끊깁니다.

이 세 시간 동안의 에너지 깜깜절벽 시간이 인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을까요?

과연 인류는 여기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까요?

 

[이정훈 지음. 2016320일 수난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