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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왕국절 4주(2015년 9월 20일, 기독교교육진흥주일) 예배준비 노트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십시오

 

[성서일과 4본문]

 

(잠언 31:10-31)

10. 누가 유능한 아내를 맞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뛰어나다.

11. 남편은 진심으로 아내를 믿으며 가난을 모르고 산다.

12. 그의 아내는 살아 있는 동안, 오직 선행으로 남편을 도우며, 해를 입히는 일이 없다.

13. 양털과 삼을 구해다가, 부지런히 손을 놀려 일하기를 즐거워한다.

14. 또한 상인의 배와 같이, 먼 곳에서 먹거리를 구하여 오기도 한다.

15.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서 식구들에게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여종들에게는 일을 정하여 맡긴다.

16. 밭을 살 때에는 잘 살펴본 다음에 사들이고, 또 자기가 직접 번 돈으로 포도원도 사서 가꾼다.

17. 허리를 단단히 동여매고, 억센 팔로 일을 한다.

18. 사업이 잘 되어가는 것을 알고, 밤에도 등불을 끄지 않는다.

19. 한 손으로는 물레질을 하고, 다른 손으로는 실을 탄다.

20. 한 손은 펴서 가난한 사람을 돕고, 다른 손은 펴서 궁핍한 사람을 돕는다.

21. 온 식구를 홍색 옷으로 따스하게 입히니, 눈이 와도 식구들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없다.

22. 손수 자기의 이부자리를 만들고, 고운 모시옷과 자주색 옷을 지어 입는다.

23. 남편은 마을 원로들과 함께 마을회관을 드나들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24. 그의 아내는 모시로 옷을 지어 팔고, 띠를 만들어 상인에게 넘긴다.

25. 자신감과 위엄이 몸에 배어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26. 입만 열면 지혜가 저절로 나오고, 혀만 움직이면 상냥한 교훈이 쏟아져 나온다.

27. 집안 일을 두루 살펴보고, 일하지 않고 얻은 양식은 먹는 법이 없다.

28. 자식들도 모두 일어나서, 어머니 업적을 찬양하고 남편도 아내를 칭찬하여 이르기를

29. "덕을 끼치는 여자들은 많이 있으나, 당신이 모든 여자 가운데 으뜸이오" 한다.

30.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는다.

31. 아내가 손수 거둔 결실은 아내에게 돌려라. 아내가 이룬 공로가 성문 어귀 광장에서 인정받게 하여라.

 

(시편 1)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며,

2.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이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다.

4. 그러나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한낱 바람에 흩날리는 쭉정이와 같다.

5. 그러므로 악인은 심판받을 때에 몸을 가누지 못하며, 죄인은 의인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한다.

6. 그렇다. 의인의 길은 주님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의 길은 망할 것이다.

 

(야고보서 3:13-4:3,7-8a)

13. 여러분 가운데서 지혜 있고 이해력이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러한 사람은 착한 행동을 하여 그의 행실을 나타내 보이십시오. 그 일은 지혜에서 오는 온유함으로 행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14. 여러분의 마음 속에 지독한 시기심과 경쟁심이 있으면 자랑하지 말고, 진리를 거슬러 속이지 마십시오.

15. 이러한 지혜는 위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땅에 속한 것이고, 육신에 속한 것이고, 악마에게 속한 것입니다.

16. 시기심과 경쟁심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온갖 악한 행위가 있습니다.

17. 그러나 위에서 오는 지혜는 우선 순결하고, 다음으로 평화스럽고, 친절하고, 온순하고, 자비와 선한 열매가 풍성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18. 정의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평화를 위하여 그 씨를 뿌려서 거두어들이는 열매입니다.

4:1. 무엇 때문에 여러분 가운데 싸움이나 분쟁이 일어납니까? 여러분의 지체들 안에서 싸우고 있는 육신의 욕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까?

2. 여러분은 욕심을 부려도 얻지 못하면 살인을 하고, 탐내어도 가지지 못하면 다투고 싸웁니다. 여러분이 얻지 못하는 것은 구하지 않기 때문이요,

3.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것은 자기가 쾌락을 누리는 데에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입니다.

7. 그러므로 하나님께 복종하고, 악마를 물리치십시오. 그리하면 악마는 달아날 것입니다.

8.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십시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마가복음 9:30-37)

30. 그들은 거기에서 나와서, 갈릴리를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이것을 남들이 알기를 바라지 않으셨다.

31. 그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며, 인자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고, 사람들이 그를 죽이고, 그가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날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씀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고, 예수께 묻기조차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가버나움으로 갔다. 예수께서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가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34. 제자들은 잠잠하였다. 그들은 길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것으로 서로 다투었던 것이다.

35. 예수께서 앉으신 다음에, 열두 제자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36. 그리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신 다음에, 그를 껴안아 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를 영접하면, 그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영접하는 것보다,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 <말씀기억의 끈>,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입니다.

 

구약, “주님을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는다.”(잠언 31:30)

시편,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시편 1:2)

서신서, “하나님께서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야고보서 4:8)

복음서,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마태복음 9:37)

 

오늘 요절은,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십시오.”입니다.(야고보서 4:8)

 

 

[구약과 시편 (잠언 31:10-31 / 시편 1)]

오늘 구약본문은 잠언 가장 끝 구절로, ‘유능한 아내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모두 22절로서, 히브리어 알파벳 22개 순서대로 구성된 특이한 본문입니다.

특별히 즐겨 읽고, 각별히 잘 외우기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유능한 아내란, 신랑예수와 혼인한 교회의 성도들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 본다면, 구구절절 교회를 섬기려고 애쓰는 모습이 치밀하고 치열합니다.

이 모든 노력으로 우리 주님의 이름이 드높아집니다.(23)

교회 성도들 또한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이 아니라 박수를 받습니다.(31)

 

이 모든 행복한 열매들의 씨앗은 주님을 경외하는일이었습니다.(30)

 

오늘 시편본문은 세상 사람을 복 있는 사람과 박복(薄福)한 사람으로 나눕니다.

박복한 사람은 악인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입니다.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기 때문입니다.(2)

여기서 율법을 묵상한다는 것은 율법을 입으로 읊조리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늘 입에 달고 살고, 가슴이 담고 사니

하는 일마다 잘 될수밖에 없습니다.(3)

그런 사람은 악인의 꾀”, “죄인의 길”, “오만한 자의 자리

오만가지 육체의 유혹들이 눈과 귀에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1)

 

 

[서신서와 복음서 (야고보서 3:13-4:3, 7-8a / 마가복음 9:30-37)]

오늘 서신서본문은 교회의 분쟁을 경계합니다.

교회가 싸우고 갈라지는 것은(4:1), 지독한 시기심과 경쟁심 때문이고(3:14, 16),

이는 육신의 욕심에서 발원(發源)합니다.(4:1)

 

즉 주님의 몸 교회가 싸우고 갈라지는 고통을 겪는 것은

하나님을 가까이 하지 않고 세상을 가까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육신의 욕심”(4:1), ‘자기 쾌락’(3)을 추구하는 것은

땅에 속한 것”, “악마에게 속한 것입니다.(3:15)

 

교회의 회복, 참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내 안의 온갖 육욕을 비워야 합니다.

즉 악마를 물리치고 하나님께 가까이 가야 합니다.(7-8)

 

오늘 복음서본문에는 교회가 분쟁하는 첫 모습이 나옵니다.

(교회분쟁의 부끄러운 꼴을 미리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야말로 주님 가까이 하지 않고 세상을 가까이하려다 벌어지는 꼴의 전형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수난당하시리라는 예수님 말씀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 십자가 말씀의 핵심은 낮아짐, 섬김입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그와 정 반대의 길을 추구하느라 분쟁중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누가 더 높으냐,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로 다투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의 알맹이는, 모든 사람을 섬길 수 있어야 함입니다.

모든 사람이란,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조차 포함합니다.

그런 섬김이 바로 주님 섬김의 지름길임입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최후의 심판장면이 떠오릅니다.

 

임금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할 것이다”(마태 25:40)

 

 

[정리]

구약본문의 유능한 아내주님을 경외하는”, 즉 주님과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시편본문의 복 있는 사람역시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주님과 가까운 사람입니다.

서신서본문의 육욕(쾌락)을 비우고 하나님께 복종하는 사람 역시 주님과 가까운 사람입니다.

복음서본문의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기는사람 역시 주님과 가까운 사람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어린이 하나를 껴안아 주시면서,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를 섬기는 길과 그 크나큰 가치를 설명하십니다.(마가 9:36)

이것이 바로 주님을 받들어 섬기는 지름길이라고, 아니 바로 그 길이라고 가르치십니다.(37)

 

이만큼 주님과 가까워지려면,

내 안의 온갖 육신의 쾌락을 위한 육욕(肉慾)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오로지 주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입니다.

 

 

 

 

[말씀동시] 가장 큰 사람은? (김윤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6학년. 성실문화84)

누가 누가 가장 큰 사람일까?

길에 있는 거지를 도와 주고

짐 들고 가시는 할머니를 거들어 주고

길에 넘어진 아이를 돌보아 주고

아픈 친구를 부축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가장 큰 사람

 

 

 

 

 

[말씀시조] 철부지 제자들이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4)

철부지 제자들이 예수마음 본체만체

내가내가 더 큰 자라 도토리 키재기라

작은 자 영접하거라 내 아버지 뵈온 듯

 

 

 

 

 

[말씀서예] 시편 1:2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4)

 

 

 

 

 

 

 

[말씀노래] 가장 크게 섬기는 자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4)

[본문] (마가복음 9:30-37)

[노랫말]

가장 크게 섬기는 자 가장 큰 사람이라 / 가장 크게 사랑하는 자 가장 큰 사람이라

너희가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제자들 다투었네

가장 크게 섬기는 자 가장 큰 사람이라 / 가장 크게 사랑하는 자 가장 큰 사람이라

 

[해설]

주님의 수난예고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여전히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문제로 다투고 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타일러 가르치신다. “가장 큰 사람은 가장 크게 섬기는 사람이며, 가장 크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핵심 메시지를 노래로 엮었다. 각 줄을 동일한 코드로 진행하여 돌림노래도 가능하다.

 

[악보] 가장 크게 섬기는 자 (주원남 지음, 2015.7.17.)

 

 

 

 

 

 

 

[시편 송서(誦書)] 시편 1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4)

(전래 자장가, 즉 천자문 독송 풍으로)

 

1.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2. -여호와-- 율법---, (율법---) 즐거워하여-,

-의 율법을 주야---, (-) -상하는-도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4. 악인들은--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

-직 바람에 나--, (바람에 나-) 겨와 같도다-

 

5.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다함께]

6. ---들의 --, 여호와께-인정하----,

-인들의- ----, 망하리로-(망하리)∼∥

 

 

 

 

[말씀동화] 동네 꼴찌 끝순이의 강강술래

 

옛날옛날 아주 젊은 옛날, 호랑이가 강강술래 놀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동글동글한 달님이 둥실 떠오르자

섬마을 아주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나게 노래하며 동글동글한 춤을 춥니다.

 

(뒷소리) ∼♬ / (앞소리) 달아 달아 밝은 달아 / 청천 하늘에 밝은 달아 / 저기 저기 저달 속에 / 계수나무 박혔으니 / 금도끼로 찍어내어 / 은도끼로 다듬어서 / 초가삼간 지어다가 / 양친부모 모셔두고 / 천년만년 살고지고 / 천년만년 살고지고... ∼♬

[전래민요, 강강술래 (중모리장단)]

 

여기는 전라남도 신안에 있는 작은 섬마을이에요.

신안에서도 가장 작은 막내섬인 끝섬입니다.

어느 날 끝섬에 이웃 섬 처녀 하나가 시집을 왔어요.

말이 처녀지, 열 다섯 꽃다운 나이의 소녀입니다.

 

그나저나 저 아이 강강술래 되게 못하네요?

그냥 앞뒷사람 손잡고 따라만 가면 되는 건데 저걸 못합니다.

몸은 막대기처럼 굳어버리고 목도 굳어 노래도 안 나옵니다.

소녀의 얼굴은 진땀만 뻘뻘 흘리는 홍당무가 되어버립니다.

 

이름은 끝순이, 가난한 집에 딸만 내리 다섯 번째로 태어나는 바람에

이제 딸은 그만! 여기서 끝이다!’라는 의미로다가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

워낙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그런지

키도 작고, 빼빼 마르고, 게다가 얼굴은 눈 코 입 어디 하나 예쁜 구석이 없습니다.

 

하루에 겨우 한 끼 먹는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쌀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세끼 먹을 수 있는 집으로 시집 온 겁니다.

남편은 끝순이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더 먹었지만

정신 나이는 끝순이보다 열 살은 더 어리버리한 동네바보입니다.

 

그래도 끝순이는 밥도 열심히 먹고, 일도 열심히 합니다.

새벽닭보다 먼저 일어나고 황소처럼 열심히 일합니다.

간장그릇에서부터 가마솥 뚜껑까지 온 부엌이 반질반질하고,

방바닥에서부터 마당구석구석까지 환하게 빛이 납니다.

 

집안 일 뿐 아니라 들일도 잘합니다.

돌짝밭도 옥토로 만들어 콩도 심고 팥도 심습니다.

추수 때만 되면 끝순이가 일군 밭이 가장 풍성합니다.

바보네 집에 복덩어리가 굴러들어왔다고 동네 칭찬이 자자합니다.

 

끝순이가 이렇게 신바람나는 일꾼이 된 건 다 성경말씀 덕분이에요.

마을에 딱 하나 있는 끝섬교회에서 한글을 익혀서 성경말씀을 읽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끝순이는 성경말씀 가운데서 잠언 3130절 말씀을 가장 좋아합니다.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는다.”(잠언 31:30)

 

얼굴은 하나도 안 예뻐도 마음이 예쁜 끝순이는 이 말씀 붙들고 예쁘게 기도합니다.

이 말씀대로 살게 해달라고 틈만 나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리고 밤낮으로 틈틈이 성경말씀 읽고 말씀대로 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말씀대로 사람들 칭찬도 받고 하나님 칭찬도 많이 받게 된 것입니다.

 

덩치만 큰 코흘리개 바보남편도 사랑스런 아내를 따라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 몫을 하게 된 남편은 이젠 놀림도 받지 않고 아내 덕에 칭찬도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 잘하고 신앙생활도 잘하고 가정생활도 잘하는 끝순이지만,

못하는 게 딱 하나 있었던 겁니다.

바로바로 노래와 춤! 노래랑 춤은 정말 못합니다.

 

둥근달만 떠오르면 사시사철 온 마을은 강강술래를 노는데,

그 때마다 끝순이는 숨어버립니다.

음치 박치에다 지독한 몸치인 끝순이는 강강술래가 호랑이보다 더 무섭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유일한 동갑내기 친구인 막순이 손에 잡혀 강강술래 판에 섰습니다.

일 년 중 강강술래가 가장 신바람나는 한가위를 앞두고

온 마을 아주머니들 총동원령이 내린 것입니다.

 

끝순아 내말 잘 들어라 잉? 강강술래 한나도 안 애려븐겨, 그냥 앞으 사람만 따라가면 되야. 니 교회에서 배운 거 기억나제? 순종! 걔냥 순종만 하면 되는 거랑께? 앞 사람만 따라가면 되야! 앞으 사람 발만 보고, 앞사람이 볿은 디만 볿아 가면 되는 거여. 앞사람이 땡기면 따라가고 멈추면 니도 멈추고 그게 다여 다! 걔냥 순종만 하면 되는 거랑께?”

 

막순이의 말을 따라 억지로 억지로 따라 했습니다.

손바닥엔 진땀이 줄줄 흐릅니다.

손에 손을 맞잡은 앞사람 뒷사람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못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앞에 가는 막순이는 괜찮다는 듯 손을 꼭 잡아줍니다.

 

느릿느릿 중모리장단으로 부르던 강강술래가

어느덧 폴짝폴짝 뛰는 자진모리장단으로 바뀌자 더 정신이 없네요?

 

(뒷소리)강강술래∼♬ / (앞소리) 뛰어보세 뛰어보세 /(뒷소리)/ 업신업신 뛰어나보세 /(뒷소리)/ 높은마당 낮아지고 /(뒷소리)/ 깊은마당 높아나지게 /(뒷소리)/ (...반복...)

[전래민요, 강강술래 (자진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을 타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기에 급급한 끝순이를 보고

강강술래 대장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십니다.

 

니는 울 마을에 시집온 지 폴쌔 몇 해짼디 여즉 강강술래로 진땀을 뽈뽈 흘리냐? 강강술래는 말이다. 무서븐 게 절대 아니여! 한나도 안 부서븐 겨! 높은 마당도 낮아지고, 낮은 마당은 높아져서 평평해지는 게 강강술래여! 여그는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없이 다 똑같은 거여! 알겄냐? 끝순아, 이자부터 마음 편히 묵으라 이?”

 

대장 아주머니 말씀을 들으면서 끝순이 마음이 움직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은 친숙한 말씀 같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로 교회에서 들은 성경말씀이었습니다.

 

모든 골짜기는 메우고, 모든 산과 언덕은 평평하게 하고, 굽은 것은 곧게 하고, 험한 길은 평탄하게 해야 할 것이니,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이다.”(누가복음 3:5-6)

 

예언자 이사야의 예언대로, 예수님께서 오실 길은 그렇게 닦이는 법입니다.

강강술래 노랫말이 이상하게 그 말씀하고 통한다고 생각하니

딱딱하던 끝순이의 마음이 한순간 부드럽게 풀립니다.

강강술래를 놀면서 폴짝폴짝 땅을 밟아주는 것이

마치 예수님 오실 길을 평평하게 닦아드리는 거룩한 일처럼 느껴집니다.

 

갑자기 자진모리장단을 잘 타며 뛰노는 끝순이를 보고 너도나도 환하게 웃습니다.

 

우리 끝순이가 갑자기 깨구락지처럼 폴짝폴짝 잘도 뛰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끝순이의 강강술래는 나날이 늘어만 갑니다.

그래도 우리 끝순이는 교만하지 않고 더욱 낮아집니다.

이제 누구보다 먼저 와서 강강술래 마당을 청소합니다.

그리고 집에서 고구마, 감자, 옥수수랑, 보리개떡까지 가져와 배고픈 아주머니들과 나눕니다.

 

 

한가위를 일주일 남겨둔 어느 날

대장 아주머니께서 끝순이더러 지와밟기를 하라십니다.

 

지와밟기는 기와밟기라는 뜻인데, 경상도 안동의 놋다리밟기를 가져와 변형시킨 놀이입니다.

놋다리밟기는 옛날 고려 임금 공민왕이 난리를 피해 안동으로 피난 왔을 때,

공민왕의 부인 노국공주가 물에 젖지 않고 개울을 건널 수 있도록

안동 아주머니들이 오작교를 만들어 준데서 유래한 놀이입니다.

 

끝섬 강강술래에서는, 가장 강강술래를 잘 노는 사람을 뽑아 기와밟기를 시킵니다.

그렇게 뽑힌 사람은 마치 공주님처럼 양손 부축을 받으며 의젓하게 걷습니다.

각각 앞사람 허리를 양팔로 감아 잡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등을 잔뜩 구부리고 길게 늘어선

사람다리를 밟으며 걷는 것입니다. 

 

(앞소리)어딧골 기완가/ (뒷소리)전라도 기와세 / (앞소리)몇닷냥 쳤는가 / (뒷소리)스물닷냥 쳤네 / (앞소리)어딧골 기완가 / (뒷소리)장자장자골 기와세 / (앞소리)몇닷냥 쳤는가 / (뒷소리)스물닷냥 쳤네

[전래민요, 강강술래 (중중모리장단)]

 

끝순이는 화들짝 놀라며 손사래를 칩니다.

 

지가 어떻게 지와밟기를요... 지는 못 한당께요? 가장 꼬래비인 지가 으찌케...”

 

대장 아주머니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합니다.

 

끝순아 나가 말 안 혔냐? 강강술래는 평평한거라고! 니는 이름도 끝순이고, 얼굴도 젤로 못나고, 나이도 젤로 어리고, 강강술래도 꼴찌고, 맨날 강강술래 마당 청소도 하고 묵을 꺼도 가져오고 물도 떠오고 안 허냐? 늘 꼴찌 노릇 도맡아 혔응게, 이젠 대장 노릇도 혀봐야제? 그래야 강강술랜 겨, 강강술랜 그런 겨!”

 

대장 아주머니 말씀에 끝순이는 순종합니다.

끝순이는 키다리 아주머니 두 분이 양쪽에서 잡아주는 손을 꼭 붙들고 지와밟기를 시작합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대장님 말씀대로, 고개를 약간 쳐들고 앞만 보고 걷습니다.

 

처음엔 다리도 펴지지 않았지만,

자꾸 반복 연습을 하니까 이젠 다리도 허리도 쭉 펴고 의젓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다음 주 한가위 날엔 제대로 멋진 지와밟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보 마누라 끝순이, 동네 못난이 끝순이가 지와밟기를 합니다.

동네 꼴찌 끝순이가 노국공주처럼 공주님이 되었습니다.

어른들 등을 밟고 걸으면서, 이제부터 어른들 더 잘 모셔야지,

우리 동네 남녀노소, 강아지까지 잘 해줘야지 다짐합니다.

발그레 달아오르는 끝순이 얼굴만큼, 끝섬 강강술래 마당이 점점 사랑스러워져갑니다.

 

[이정훈 지음. 2015920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