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욥기 1:1, 2:1-10)
1. 우스라는 곳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2:1.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과 함께 주님 앞에 섰다.
2. 주님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님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 보았느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 없다. 네가 나를 부추겨서, 공연히 그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고 있지 않느냐?"
4.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가죽은 가죽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이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립니다.
5. 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들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시면, 그는 당장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하고 말 것입니다!"
6.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를 너에게 맡겨 보겠다. 그러나 그의 생명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7.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나 곧 욥을 쳐서,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에까지 악성 종기가 나서 고생하게 하였다.
8. 그래서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옹기 조각을 가지고 자기 몸을 긁고 있었다.
9. 그러자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이래도 당신은 여전히 신실함을 지킬 겁니까?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서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10. 그러나 욥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까지도 어리석은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누리는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 이렇게 하여,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말로 죄를 짓지 않았다.
(시편 26)
1. 주님, 나를 변호해 주십시오. 나는 올바르게 살아왔습니다. 주님만을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 주님, 나를 샅샅이 살펴보시고, 시험하여 보십시오. 나의 속 깊은 곳과 마음을 달구어 보십시오.
3.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4. 나는 헛된 것을 좋아하는 자들과 한자리에 앉지 않고, 음흉한 자들과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5. 나는 악인들의 모임에서 그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한자리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6. 주님, 내가 손을 씻어 내 무죄함을 드러내며 주님의 제단을 두루 돌면서,
7.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
8. 주님, 주님께서 계시는 집을 내가 사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을 내가 사랑합니다.
9. 나의 이 목숨을 죄인의 목숨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이 생명을 살인자들의 생명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10. 그들의 왼손은 음란한 우상을 들고 있고, 그들의 오른손은 뇌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1. 그러나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12. 주님, 내가 선 자리가 든든하오니,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히브리서 1:1-4, 2:5-12)
1.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2.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를 통하여 온 세상을 지으신 것입니다.
3. 그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하나님의 본체대로의 모습이십니다. 그는 자기의 능력 있는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서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는 천사들보다 훨씬 더 높게 되셨으니, 천사들보다 더 빼어난 이름을 물려받으신 것입니다.
2:5.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의 지배 아래에 두신 것이 아닙니다.
6. 어떤 이가 성경 어딘가에서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기억하여 주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돌보아 주십니까?
7. 주님께서는 그를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못하게 하셨으나,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그에게 씌워 주셨으며,
8.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시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사람에게 복종시키심으로써, 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기로는, 아직도 만물이 다 그에게 복종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9. 예수께서 다만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낮아지셔서, 죽음의 고난을 당하심으로써,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받아쓰신 것을, 우리가 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셔야 했습니다.
10.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많은 자녀를 영광에 이끌어들이실 때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으로써 완전하게 하신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1. 거룩하게 하시는 분과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한 분이신 아버지께 속합니다. 그러하므로 예수께서는 그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12. 그리하여 그분은 "내가 주님의 이름을 내 형제자매들에게 선포하며, 회중 가운데서 주님을 찬미하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마가복음 10:2-16)
2.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3.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모세가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4. 그들이 말하였다.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5.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완악한 마음 때문에, 이 계명을 써서 너희에게 준 것이다.
6.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7.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자기 아내와 합하여]
8. 둘이 한 몸이 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9.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10.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이 말씀을 두고 물었다.
1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남자는, 아내에게 간음을 범하는 것이요,
12.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13.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쓰다듬어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노하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15.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16. 그리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하여 주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 <말씀기억의 끈>은, ‘창조질서 보존(회복)’입니다.
구약,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욥기 1:1, 2:3)
시편,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시편 26:11)
서신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히브리서 1:3, 2:10)
복음서,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마가복음 10:6)
오늘의 요절은,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입니다.(마가 10:14)
[구약과 시편 (욥기 1:1, 2:1-10 / 시편 26)]
오늘 구약본문의 주인공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난 속에서도
‘자기 온전함을 굳게 지키는’(3) 욥입니다.
“...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10)
참으로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의 전형입니다.
아마 첫 사람의 첫 모습이 이랬을 것입니다.
하나님 형상대로 지어진, 하나님 앞에 오로지 혼자였던...
오늘 욥은, 자기에게 벌어지는 온갖 어처구니없는 재난의 정 가운데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려 홀로 애쓰고 있습니다.
그 창조질서 보존의 첫 단추는 하나님께서 나를 지으셨고 키우신다는 깨달음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무고하게 고발당한 자가 결백을 주장하는 탄원시입니다.
마치 욥의 마음을 미리 읽는 것만 같습니다.
시인은 ‘올바르게 살아왔고’(1),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아왔으며(3), 지금도 ‘깨끗하게 살려고’ 합니다.(11)
시인은 이렇게 스스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따라 살아왔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훼손하는 것은 ‘우상숭배’로 대표됩니다.(10)
우상은 거룩하고 흠이 없는 창조세계를 더럽힙니다.
그 대표가 돈 욕심과 명예 욕심, 권력 욕심, 즉 온갖 탐욕입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딤전 6:10)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것이 하느님께는 가증스럽게 보이는 것이다.(누가 16:15, 공동번역)
탐욕은 우상숭배입니다.(골로 3:5)
[서신서와 복음서 (히브리서 1:1-4, 2:5-12 / 마가복음 10:2-16)]
오늘 서신서본문은 기존 율법의 언어를 넘어서 하나님 뜻을 전하시는 분을 소개합니다.
그분은 우리의 탐욕으로 훼손된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존하시는 분(3),
바로 성자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께서 ‘죄를(탐욕을) 깨끗하게 하시고’(3) 거룩하게 해주셔서
마침내 우리가 하나님의 가족이 됩니다.(11)
오늘 복음서본문은 기존 율법의 언어를 초월하여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이야기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온전히 회복된 나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창조질서는,
약한 자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는 승자독식(勝者獨食) 세상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나라입니다.
먼저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6)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9)
여자도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그게 창조질서라는 말씀입니다.
이 질서가 갈라져서는(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 질서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어린이를 괄시하는 제자들에게 진노하십니다.(14)
하나님의 나라는 어린이와 같이 약한 자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4)
약한 자는 어린이처럼 하나님나라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15)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가 아니라,
“암소와 곰이 서로 벗이 되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눕고,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는” 나라(이사 11:7)
창조질서가 회복된 나라입니다.
승자독식 세계와는 정반대 나라, 약자도 행복할 수 있는 나라,
이런 하나님나라를 강자는 절대 원하지 않겠지만
약자들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정리]
지지난 주 복음서본문에서처럼(마가 9:36),
오늘도 예수님께서 어린이들을 껴안아 주십니다.(마가 10:16)
괄시 당하던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까지 해주십니다.(16)
저는 이 대목에서, 지금 힘없어 괄시당하고 모욕당하고 있는 이들을 봅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진상규명 요구!
언제나 강자 편에 서는 이 원숭이 같은 세상은 저들을 외면하지만
오늘도 예수님은 눈물조차 말라버린 저 가족들을 가만히 다가가 꼭 껴안아 주십니다.
무한경쟁, 약육강식, 승자독식 세상에서 신음하고 있는 산과 강물을 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그들을 껴안으시고 위로하시는 모습을 느낍니다.
그리고 거룩하신 손을 얹어 축복하시는 모습을 느낍니다.
‘이제 눈물을 씻고 활짝 웃어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들의 것이다.’
[나머지]
* 세계성찬주일
이번 주일은 10월 첫 주일, 바로 세계성찬주일입니다. 원래 1936년 미국 연합장로교회가 처음 시작한 것을, 1940년 10월 첫 주일부터는 초교파적으로 연합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해 1940년, 로제 수사는 떼제 공동체를 시작합니다.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모임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1945년에는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일도 시작합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무너뜨립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새로운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합니다. 탐욕으로 시작한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평화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세계성찬주일은 이를 기억하고, 남의 살을 먹으려는 탐욕이 아니라 내 살과 피를 먹여 남을 살리려는 성찬의 도(道)를 온 세계 교회가 함께 기억하고 기념하고 기원하는 날입니다. (*지난 해 것을 다시 옮깁니다)
[말씀동시] 화내신 예수님 (장어진 지음. 시냇물교회 교회학교 5학년. 「성실문화」 84호)
인자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을 보시고 화내셨다
예수님께 가려는 착하고 순한 아이들을 꾸짖어서
그리고 말씀하셨다
어린아이가 그들보다 더 쉽게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고
[말씀시조] 하나님이 맺어주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84호)
하나님이 맺어주신 부부의연 끊지 마라
약한 자 저버리면 창조질서 훼손된다
너희도 어린이처럼 천국문에 들기를
[말씀서예] 시편 26:1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 84호)
[말씀노래] 약한 자 외면하는 나라에서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 84호)
[본문] (마가복음 10:2-16)
[노랫말]
1절)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네, 남편이 제아내를 버려도 되나이까
하나님이 짝지은것 사람이 못가른다, 약한자 버리는것 하나님뜻 아니니라
2절) 예수님 제자들이 어린이를 홀대하네, 예수님 노하셔서 제자들 나무라네
하나님 나라는 약한자들 것이니라, 어린이 믿음으로 갈수있는 나라니라
[해설]
마가복음 10:2-16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4.4조로 다듬었고, 한양대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가 중중모리 장단에 곡을 붙였다.
[악보] ‘약한 자 외면하는 나라에서’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84호)
(* 천자문 독송, 즉 전래 자장가 풍으로)
1. 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며 흔들리지 아니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여호와여 나를 판단하소서
2. 여호와여-- 나--를--, 살피시고-- 시험-하사-,
내 뜻-과-- 내- 양심을-, 단-련 (단-련)하소-서--∼
3. 주의 인자하심이 내 목전에 있나이다 내가 주의 진리 중에 행하여
4. 허망한 사람과 같이 앉지 아니하였사오니 간사한 자와 동행하지도 아니하리이다
5. 내-가 행-악-자의 집회-를--, 미--워--하오-니--,
악-한 자-와 같--이--, (같-이) 앉-지 아니하-리-이다--∼
6. 여호와여 내가 무죄하므로 손을 씻고 주의 제단에 두루 다니며
7. 감사의 소리를 들려주고 주의 기이한 모든 일을 말하리이다
8. 여호와여-- 내—가--, 주께서 계-신 집--과--,
주-의 영광이 머무는 곳-을, 사--랑--하오-니--∼
9. 내 영혼을 죄인과 함께, 내 생명을 살인자와 함께 거두지 마소서
10. 그들의 손에 사악함이 있고 그들의 오른손에 뇌물이 가득하오나
11. 나-는 나-의 완전함에--, (완전함에--) 행하오-리-니-,
나-를 속량-하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다함께]
12. 내 발-이— 평탄한 데에-, (평탄한 데-에) 섰사-오니-,
무-리 가운데 (가운데)에서-, 여호와-를- (여호와-를-) 송축하리∼이∿다∼∥
[말씀동화] 아담과 하와의 소꿉놀이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풀 뜯어먹던 시절 이야기예요.
하늘님께서 처음 하늘을 활짝 여시고 땅을 마련하셨어요.
땅에는 온갖 푸르른 나무와 풀이 자라게 하시고,
알록달록 향기로운 꽃을 심으셨죠.
그뿐 아니었어요.
온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도 지으시고
온 땅이 다 내 땅인 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뛰어다니는 동물들을 지으시고,
마침내, 하늘님 쏙 빼닮은 사람까지 지으셨답니다.
그 때는 동물들이 서로서로 아주 친했대요.
암소랑 곰이 서로 벗이 되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눕고,
사자도 호랑이도 소처럼 풀을 뜯어먹던 시절이었다니까요?
물론 과일도 먹었죠.
과일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건 역시 개울가 나무열매죠.
개울가 나무에는 일 년 열두 달 내내 열두 종류 열매가 열리는데
빛깔도 향내도 맛도... 기막히게 맛있었어요.
그런데 이 열두 열매는 맛만 좋은 게 아니었어요.
온 세상 동물들이 이 열매를 먹으려고
일 년 열두 달 내내 번갈아가며 개울가를 찾아 여행을 올 정도라니까요?
왜냐고요?
그 이유는 간단하죠.
이 열매를 먹으면 아무런 병도 걸리지 않고,
이 열매를 먹으면 그 어떤 병도 싹 다 낫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어요.
개울가 뒷동산을 조금만 올라가면 자그마한 옹달샘이 하나 있는데요,
열두과일 나무에서 한 알을 똑 따서 먹고 이 옹달샘 물을 마시면
마음의 병까지 싹 다 낫게 된답니다.
아무리 마음이 슬퍼도,
아무리 마음속에서 불길이 치솟고 태풍이 불어도
옹달샘 물을 한 모금 꼴깍 마시면
마음이 잔잔해지고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하루는 아담과 하와가 소꿉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일인다역(一人多役) 놀이를 하네요?
일인다역이란, 한 사람이 여러 사람 역할을 하는 거죠.
도대체 어디서 저런 아이디어가 생겼을까요?
그뿐 아니에요.
아담과 하와의 소꿉놀이가 점점 버라이어티해집니다.
어제는 전쟁놀이도 하고요,
그제는 회사놀이도 했다니까요?
하와가 사장님 역할을 맡았습니다.
“어이 인사과장, 이번에 새로 들어온 인턴들 수준이 어떤가요? 좀 쓸만한지 모르겠네?”
아담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합니다.
“네 사장님 이번 인턴들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더구나 빙그레라는 친구는 성실한데다가 바둑도 잘 두고요, 머리까지 좋습니다. 사장님보다 머리가 더 좋고 일도 잘해서요, 내일은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가 모레는 정규직 되고요, 글피쯤이면 그 친구가 사장님보다 월급도 더 많이 받고, 아마 다음 주 쯤에는 그 친구가 사장님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하와가 발끈합니다.
“야, 아담, 그런 게 어디 있냐?”
“어디 있긴 어디 있어? 여기 있지? 여기 다 있지?”
“아무리 일 잘 해도, 사장이 인턴보다 나이도 많은데?”
“나이야 좀 있다가 인턴한테 더 많이 먹여주면 되는 거지 뭐?”
“그런가?”
이런 식으로 소꿉놀이를 하며 놉니다.
의견이 안 맞아서 발끈하고 삐쳤다가도
옹달샘 물만 한 모금 꼴깍 마시면 금세 사이가 좋아집니다.
그나저나 아담과 하와의 소꿉놀이가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요?
그건 다 까닭이 있습니다.
그것도 다 옹달샘 덕분입니다.
옹달샘은 늘 퐁퐁 솟구치다가도 가끔씩 낮잠을 잘 때가 있죠.
그 때 옹달샘이 꿈을 꾸는데 그 꿈이 잔잔한 샘에 거울처럼 비치는 겁니다.
아마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꿈꾸는지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이 보여주네요?
아담과 하와는 이걸 아주 좋아하며 미래경(未來鏡)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와랑 아담이 가족놀이를 합니다.
그런데 잘 놀다가 뭐가 틀어졌는지 아담이 딴 여자에게 장가들려고 합니다.
하와가 딴 여자 역할은 절대로 할 수 없다며 버티자,
아담이 스스로 여자목소리 흉내 내며 딴 여자역할까지 하려듭니다.
“야 인마 아담! 세상에 이혼이 어디 있냐?”
“어디 있긴? 저번에 옹달샘에서 봤잖아?”
“그래도 그건 죄잖아? 하늘님이 짝지어주신 걸 어떻게 나눠?”
“그럼 어떡하느냐? 맨날 남자가 맞고만 살 수 없잖아?”
“그거야 안 맞을 짓을 하면 되지?”
“어떻게?”
“열두과일 열매랑 옹달샘 물을 매일매일 선물하면 되잖아, 그것도 몰라?”
“그런가? 그럼 왜 미래 사람들은 이혼을 하지?”
“그거야 남편이 아내에게 열두 열매랑 옹달샘물을 못 주니까 그렇지? 그것도 몰라?”
“야, 그런데 왜 남편만 아내에게 선물하냐? 부인이 남편한테 선물하면 안 되냐?”
“그런가? 아무튼 이혼은 안 돼, 절대 안 돼! 그나저나 왜 미래엔 열두과일 열매랑 옹달샘 물이 없는 걸까?”
아담이 대답합니다.
“있는데 못 찾는 거 아닐까? 그나저나 하와야, 미래엔 정말 이상한 일도 많지 않냐? 저번에 ‘동물의 왕국’이라는 거 봤잖아? 사자가 사슴 잡아먹는 거?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와도 흥분해서 맞장구칩니다.
“사람도 고기 먹더라니까?? 소도 잡아먹고 닭도 잡아먹고, 세상에 오리고기도 먹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무 징그럽고 참혹해! 우웩!”
하와가 헛구역질을 합니다.
아담이 하와의 등을 쓰다듬어주는 동안 뉘엿뉘엿 오늘도 하루해가 집니다.
이튿날 하와랑 아담은 약장수 놀이를 합니다.
아담이 목소리를 높여 약장수 흉내를 냅니다.
“이 약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자 자 자,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라, 가! 가!”
“야 애들이 가면 어떡해? 넌 어디서 순 이상한 것만 보고, 늘 이상한 짓만 골라 하냐? 애들이 가면 어떻게 장사가 되냐? 온 세상 주인이 애들인데, 애들이 떠나는 세상이 어디 있어? 그건 세상이 아니지!”
“옹달샘 미래경에 다 나와. 넌 왜 늘, 내가 하는 건 다 반대만 하냐?”
오늘은 아담도 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합니다.
아이들의 소꿉놀이를 하늘님께서 물끄러미 바라보시다가 한마디 하시네요?
“야 인석들아 어여 가서 옹달샘 물 한바가지 퍼먹고 와”
아담과 하와는 머리를 긁적이며 옹달샘으로 갑니다.
어라? 마침 옹달샘이 낮잠을 자고 있나 봐요?
잔잔한 옹달샘 물 위에 미래의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물 색깔이 좀 이상한데요?
그걸 바라보던 하와가 온몸을 부르르 떱니다.
“아담아 세상에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수많은 아이들이 탄 배가 넘어지고 다들 죽게 생겼는데 선장이랑 대통령이랑 모든 어른들이 아몰랑 하고 도망가네? 저기도 좀 봐. 어린 아기가 바닷가에 엎드려 죽어 있잖아? 세상의 주인인 어린아이들을 다 큰 어른들이 팽개치다니,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저러면 세상은 곧 죽게 되는데 왜 그걸 모르는 걸까?”
아담도 덜덜 떨며 말합니다.
“하와야 저것도 좀 봐, 여기저기 큰 강물 바닥을 긁어내고 시멘트로 둑을 쌓아 흐르는 강물을 막고 있어.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어. 맑은 강물 색깔이 점점 초록색이 되어가고 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왜 저러는 거지?”
잔잔하던 옹달샘이 부르르 떨립니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물고기가 죽어가는 장면이 마구 흔들립니다.
아마 옹달샘이 무서운 악몽 때문에 몸부림하는가 봐요.
언제 오셨는지 하늘님께서 그 무섭고 슬픈 옹달샘 미래경을 손바닥으로 가만히 덮으십니다.
“아담아, 하와야, 너무 무서워 말거라. 이제 곧 좋은 세상이 펼쳐진단다. 힘없는 아이들이 죽고, 약하고 가난한 엄마아빠들이 목 놓아 소리쳐도 꿈쩍 않던 힘센 사람들 덩어리들이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진단다. 어리고 약한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고 손을 모아 일곱 바퀴만 돌면, 저 콘크리트처럼 강하던 못된 권력, 못된 돈 덩어리들도 여리고성처럼 와르르 무너진단다. 자 보렴.”
하늘님께서 어루만져주신 어린아이들의 슬픈 주검들과,
죽어가던 연약한 물고기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납니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엄마아빠들의 피눈물도,
죽어가던 강물의 초록 눈물들도 점점 맑아집니다.
부르르 떨며 악몽을 꾸던 옹달샘이 마침내 깨어났나 봐요.
퐁퐁퐁 힘차게 솟구치며 어린아이 목소리로 노래를 합니다.
하와랑 아담도 손을 잡고 따라 부릅니다.
하늘님 미소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춥니다.
“예수님은 옹달샘, 시원하고 맛있지, 먹고먹고 먹어도, 포롱포롱 퐁퐁퐁,
욕심쟁이 혼자서, 배터지게 먹어도, 예쁜 아이 여럿이, 나누어서 먹어도,
예수님의 옹달샘, 포롱포롱 퐁퐁퐁∼♬” (‘예수님은 옹달샘’ 홍보연 지음)
[이정훈 지음. 2015년 10월 4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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