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성서일과 4본문]
(잠언 1:20-33)
20.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그 소리를 높이며,
21. 시끄러운 길머리에서 외치며, 성문 어귀와 성 안에서 말을 전한다.
22. "어수룩한 사람들아, 언제까지 어수룩한 것을 좋아하려느냐? 비웃는 사람들아, 언제까지 비웃기를 즐기려느냐? 미련한 사람들아, 언제까지 지식을 미워하려느냐?
23. 너희는 내 책망을 듣고 돌아서거라. 보아라, 내가 내 영을 너희에게 보여 주고, 내 말을 깨닫게 해주겠다.
24. 그러나 너희는, 내가 불러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내가 손을 내밀어도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25. 도리어 너희가 내 모든 충고를 무시하며 내 책망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26.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비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운 일이 닥칠 때에, 내가 조롱하겠다.
27. 공포가 광풍처럼 너희를 덮치며, 재앙이 폭풍처럼 너희에게 밀려오며, 고난과 고통이 너희에게 밀어닥칠 때에,
28. 그 때에야 나를 애타게 부르겠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겠고, 나를 애써 찾을 것이지만, 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29. 이것은 너희가 깨닫기를 싫어하며, 주님 경외하기를 즐거워하지 않으며,
30. 내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내 모든 책망을 업신여긴 탓이다.
31. 그러므로 그런 사람은 제가 한 일의 열매를 먹으며, 제 꾀에 배부를 것이다.
32. 어수룩한 사람은 내게 등을 돌리고 살다가 자기를 죽이며, 미련한 사람은 안일하게 살다가 자기를 멸망시키지만,
33. 오직 내 말을 듣는 사람은 안심하며 살겠고,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히 살 것이다."
(시편 19)
1.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공은 그의 솜씨를 알려 준다.
2. 낮은 낮에게 말씀을 전해 주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알려 준다.
3. 그 이야기 그 말소리, 비록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4. 그 소리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그 말씀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해에게는, 하나님께서 하늘에 장막을 쳐 주시니,
5. 해는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처럼 기뻐하고, 제 길을 달리는 용사처럼 즐거워한다.
6.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으로 돌아가니, 그 뜨거움을 피할 자 없다.
7. 주님의 교훈은 완전하여서 사람에게 생기를 북돋우어 주고, 주님의 증거는 참되어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쳐 준다.
8. 주님의 교훈은 정직하여서 마음에 기쁨을 안겨 주고, 주님의 계명은 순수하여서 사람의 눈을 밝혀 준다.
9. 주님의 말씀은 티 없이 맑아서 영원토록 견고히 서 있으며, 주님의 법규는 참되어서 한결같이 바르다.
10. 주님의 교훈은 금보다, 순금보다 더 탐스럽고, 꿀보다, 송이꿀보다 더 달콤하다.
11. 그러므로 주님의 종이 그 교훈으로 경고를 받고, 그것을 지키면, 푸짐한 상을 받을 것이다.
12. 그러나 어느 누가 자기 잘못을 낱낱이 알겠습니까? 미처 깨닫지 못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씻어 주십시오.
13. 주님의 종이 죄인 줄 알면서도 고의로 죄를 짓지 않도록 막아 주셔서 죄의 손아귀에 다시는 잡히지 않게 지켜 주십시오. 그 때에야 나는 온전하게 되어서, 모든 끔찍한 죄악을 벗어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구원자이신 주님, 내 입의 말과 내 마음의 생각이 언제나 주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야고보서 3:1-12)
1.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선생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아는 대로, 가르치는 사람인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2. 우리는 다 실수를 많이 저지릅니다. 누구든지,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 몸을 다스릴 수 있는 온전한 사람입니다.
3. 말을 부리려면, 그 입에 재갈을 물립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말의 온 몸을 끌고 다닙니다.
4. 보십시오. 배도 그렇습니다. 배가 아무리 커도, 또 거센 바람에 밀려도, 매우 작은 키로 조종하여, 사공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끌고 갑니다.
5. 이와 같이, 혀도 몸의 작은 지체이지만,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자랑을 합니다. 보십시오, 아주 작은 불이 굉장히 큰 숲을 태웁니다.
6. 그런데 혀는 불이요, 혀는 불의의 세계입니다. 혀는 우리 몸의 한 지체이지만, 온 몸을 더럽히며, 인생의 수레바퀴에 불을 지르고, 결국에는 혀도 게헨나의 불에 타버립니다.
7. 들짐승과 새와 기는 짐승과 바다의 생물들은 어떤 종류든지 모두 사람이 길들이고 있으며 길들여 놓았습니다.
8. 그러나 사람의 혀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혀는 겉잡을 수 없는 악이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9. 우리는 이 혀로 주님이신 아버지를 찬양하기도 하고, 또 이 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들을 저주하기도 합니다.
10. 또 같은 입에서 찬양도 나오고 저주도 나옵니다.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이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11. 샘이 한 구멍에서 단 물과 쓴 물을 낼 수 있겠습니까?
12.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무화과나무가 올리브 열매를 맺거나, 포도나무가 무화과 열매를 맺을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짠 샘은 단 물을 낼 수 없습니다.
(마가복음 8:27-38)
2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의 가이사랴에 있는 여러 마을로 길을 나서셨는데, 도중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28.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29.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예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30. 예수께서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시기를, 자기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31. 그리고 예수께서는,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께서 드러내 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바싹 잡아당기고, 그에게 항의하였다.
3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시고, 베드로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34.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기억의 끈은, ‘말’입니다.
구약, “오직 내 말을 듣는 사람은”(잠언 1:33)
시편, “주님의 말씀은 티 없이 맑아서”(시편 19:9)
서신서,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야고보서 3:2)
복음서,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마가복음 8:38)
오늘 요절은,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입니다.(마가 8:34)
[구약과 시편 (잠언 1:20-33 / 시편 19)]
오늘 구약본문은 마치 예언자의 설교처럼 보이는 ‘지혜’가 하는 연설입니다.(독일성서공회판 성경전서 해설 참조)
지혜는 도덕이 무너진 세상에서 이리저리 유혹에 휩쓸려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리쳐 부르고, 책망하고, 충고합니다.
지혜가 하는 말은 대부분 귀찮고, 불편하고, 고루하고, 심지어 해로워 보이지만
그 말을 귀담아 들어야, 우리는 더러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맑은 물을 낼 수 있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맑고 거룩한 기운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을 향해 부르는 ‘희망가’입니다.
(시 19:11절 이하를 구약본문과 짝을 이루어 볼 때 그렇습니다.)
하나님 말씀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 세상 같지만(3)
알고 보니 그 말씀은 세상 구석구석 스며들고 있었습니다.(4)
특히 7-10절에 반복해서 열거되는 ‘그 말씀’ 묘사는 마치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희망찹니다.
그건 마치 이 절망적인 오염세상을 회복시켜줄 기적의 옹달샘 같습니다.
그리고 11절은 구약본문 33절과 짝을 이룹니다.
“오직 내 말을 듣는 사람은 안심하며 살겠고,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안히 살 것이다.”(잠언 1:33)
“그러므로 주님의 종이 그 교훈으로 경고를 받고, 그것을 지키면, 푸짐한 상을 받을 것이다.”(시편 19:11)
[서신서와 복음서 (야고보서 3:1-12 / 마가복음 8:27-38)]
오늘 서신서본문은 세상을 더럽히는 것들에 대해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그건 바로 ‘말’(‘입’)입니다.
같은 뜻으로, ‘혀’라는 단어가 아홉 번이나 반복됩니다.
“... 혀는 우리 몸의 한 지체이지만, 온 몸을 더럽히며,,,”(6)
“... 혀는 겉잡을 수 없는 악이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8)
과연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 혀에서 오물따발총을 완전히 떼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8)
샘은 한 구멍에서 한 종류의 물만 내는데(11)
사람은 한 입에서 두 종류의 말을 냅니다.(9-10)
오늘 복음서본문에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한 베드로가 등장합니다.
처음으로 스승이신 예수님의 가려진 정체를 제대로 밝힌 베드로가
곧 이어 그 정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공개하시는 예수님께 강력히 항의합니다.(32)
그리고 베드로는 코가 쏙 빠지도록 예수님께 혼쭐납니다.(33)
그리고 예수님께서 참 제자의 길에 대해 말씀하십니다.(34)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 즉 제자라면,
사람의 일 보다 먼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해야 합니다.(33)
그리고 자기를 부인하고,(34)
자기 십자가를 지고,(34)
자기 목숨을 내놓고,(35)
예수님과 그 말씀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38)
[정리]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쉬지 않고 침투해 들어오는 온갖 더러운 것들!
마치 대형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처럼 다채롭고 막강한 유혹 투성이들!
지금 우리 세상은 딱 이런 세상입니다.
이런 유혹들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유혹해주길 바라는 것 같은
참으로 어수룩하고 미련한 세상입니다.(잠언 1:22)
옹달샘 같은 예수님이 고루해 보이고 그 말씀이 부끄럽고 부담스러운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입니다.(마가 8:38)
이제 우리 안에 내 육체의 말을 줄여가고 영의 말씀을 늘여가야 할 때입니다.
지혜로운 그 말씀, 완전하고 참된 그 말씀(시 19:7),
정직하고 순수한 그 말씀(8),
티 없이 맑고 한결같은 그 말씀(9)만이
내 속 온갖 더러움들, “미처 깨닫지 못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씻어”주실 것입니다.(12)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된 탐욕세상을
시나브로 정화시킬 수 있는 기적의 옹달샘이 여기 있습니다.
옹달샘 같으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내 말은 줄여가고 주님 말씀은 점점 늘여가는, 제자의 길이 그 옹달샘입니다.
[나머지]
* 다시 “에바다!”
오늘 구약본문에서 지혜가 고래고래 소리칩니다. 그런대도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못 알아듣는 것일까요? 저렇게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를 왜 우리는 못 알아듣는 것일까요? 못 알아들으니까 헛소리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오늘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입 다물라!”
오늘 서신서 말씀입니다. “우리는 다 실수를 많이 저지릅니다. 누구든지,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 몸을 다스릴 수 있는 온전한 사람입니다.”(야고보서 3:2)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헛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 말씀을 보십시오. 우리 예수님께서 아주 단단히 화가 나셨습니다. 베드로의 헛소리 때문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알곡제자처럼 보이던 베드로가 느닷없이 헛소리를 지껄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진면목을 보더니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이건 무슨 말입니까? 죽음 앞에서 하신 말입니다.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죽음을 직시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죽음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죽음을 코앞에 두신 예수께서, 역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천년이 흘러 지금 21세기 여기서, 역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여러분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그런데 문제는 그분 말씀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난주일 본문말씀 “에바다!”처럼, 막힌 귀가 열려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나를 향해 목놓아 외치시는 예수님 말씀, 그 지혜의 말씀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거기 진정한 생명이 있습니다. 죽어야 사는 생명 말입니다. 세상 모든 돈 다주고도 살 수 없는 생명의 말씀 말입니다.
오늘 구약말씀에 나오는 “어수룩한 사람들아”를 영어성경에서는 모두 simple one라는 단어를 씁니다. 그저 편하게, 지금까지 살아오던 것처럼 살려는 딱 지금 우리 꼴이 아닙니까? 알아들었으면 돌아서라는 말씀입니다. 더 이상 못 알아듣는 척 하지 말라는 돌직구 말씀입니다.
진리는 단순한 것이지만, 진리는 또한 부지런하고 용감한 법입니다. 지금까지 내 삶의 관성을 딱 멈추게 할 수 있는 용기, 어려워 보이지만, 귀찮고 불편해 보이지만, 그 길 가기 위해서라면, 지금까지 살아가던 내 삶의 모든 관성을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는 용기, 진리는 그런 용기를 요구합니다. 다시 그 말씀, 그 음성 귀 기울여 경청합니다, “에바다!”
[말씀동시] 나는 어떤 사람일까? (김민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4학년. 「성실문화」84호)
나는 예수님 생각을 하지 않는
나쁜 아이
착한 아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야 물론 매일 기도하고
예수님을 많이 생각해야지
[말씀시조] 주는 그리스도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4호)
주는 그리스도라 고백한 베드로가
사탄아 물러가라 주님께 야단맞네
예수님 따르려거든 제 십자가 지기를
[말씀한시] 십자가 위에서 미소 짓는 예수님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4호)
中町敎會十字型(중정교회십자형) 나가사키의 나카마치(中町)교회 십자가는
莞爾微笑耶穌像(완이미소야소상) 빙그레 미소 짓는 예수님 얼굴
全負萬罪獻犧牲(전부만죄헌희생) 모든 죄 걸머지고 희생하신 주님
曰事畢矣解脫乘(왈사필의해탈승) 다 이루었다 말씀하시며 해탈에 이르셨다
(일본 나가사키 中町교회에서, 2014. 1. 19.)
[말씀서예] 시편 19:7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4호)
[말씀노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4호)
[본문] (마가복음 8:27-38)
[노랫말]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리스도라 고백하는 자 나를 따라오너라
자기를 부인하고 나를 따라오너라
자기 십자가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해설]
주님이 누구신지를 안다는 것과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다르다. 제자는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따르는 사람들이다. 본문 속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따라오라고 촉구하신다. 그 마음을 노래에 담았다.
[악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주원남 지음, 2015.7.15.)
[시편 송서(誦書)] 시편 19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4호)
(* 전래 자장가, 즉 천자문 독송 풍으로)
1.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2.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3.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4.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5.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6.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7.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8.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눈-을 밝-게 하시도다--)∼
9. 여호와를 경외하는 도는 정결하여 영원까지 이르고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
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
11. 또 주의 종이 이것으로 경고를 받고 이것을 지킴으로 상이 크니이다
12.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13. 또 주의 종에게 고의로 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다함께]
14.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말씀동화] 욕쟁이 할머니의 사랑가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가 사랑가를 간드러지게 부르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마을에 옹달샘이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옹달샘은 다른 마을에 있는 옹달샘과는 달리
샘에서 그냥 물이 아니라 약물이 솟아올랐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 샘의 이름을 약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냥 흔한 마을 뒷산 약수터 약수가 아니에요.
병든 사람이 약샘 앞에 가서 가만히 서기만 하면
그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로 바뀌어 솟아납니다.
세상에 이렇게 환자의 아픔에 민감하게 공명(共鳴)하는 의사가 또 있을까요?
세상 어떤 의사보다도 착하고 슬기로운,
세상 모든 약사들을 다 합한 것보다 더 똑똑한 약샘입니다.
그런데 그 마을엔 약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하나 살고 있었어요.
그 이름도 유명한 욕쟁이 할머닙니다.
할머니의 욕이 얼마나 찰지고 귀에 착착 감기는지
한번 들은 욕은 적어도 열두 달 동안은 매일 밤 꿈속에서 메아리친다네요?
남의 심정이야 어찌되었건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씁니다.
남이야 울화통이 터지건 말건 나는 모릅니다.
세상에 이렇게 남의 아픔과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야 이런 개∼당나귀 같은 면상을 보았나, 어디서 말∼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아뿔싸!
욕쟁이 할머니에게 들은 욕을 좀 더 소개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연필이 부르르 떨리더니 연필심이 똑 부러지네요.
욕쟁이 할머니의 욕을 컴퓨터 자판으로 제대로 한 문장이라도 입력했다가는
순식간에 컴퓨터가 다운되어버립니다.
인터넷에 올렸다가는 3초 안에 온 나라 컴퓨터들이 욕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하니...
정말, 기묘한 이야기죠?
방금 소개하려다 만 욕, 동물을 소재로 한 욕은 가장 공손한 편에 속합니다.
그 정도 욕은 잔잔한 미소, 새색시처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풀어내는 애교에 불과하죠.
동물욕과 숫자 욕을 넘어서, 할머니의 욕이 우리 온 몸 사지와 오장육부를 하나하나 열거하기 시작하면
욕쟁이 할머니 얼굴은 점점 비열하고 흉측한 조직폭력배 얼굴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욕쟁이 할머니가 덜컥, 불치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하루는 자고 일어나니 입술이 다섯 배나 부풀어버렸네요?
욕을 할 때마다 하도 입술을 씰룩거리는 바람에 저리 된 걸까?
아무튼 입술이 너무 두꺼워지는 바람에 그 찰진 욕도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할머니 얼굴은 울상이 되고, 동네사람들 얼굴에선 웃음꽃이 만발합니다.
욕쟁이 할머니는 얼른 약샘으로 달려갔어요.
물론 약샘에 가면 두꺼워진 입술을 원상태로 가라앉힐 수 있는 특효약이 퐁퐁 샘솟겠죠?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욕쟁이 할머니가 약샘 앞에 달려가 공손히 손을 모으고 섰더니
약샘에서 약물은 안 나오고 똥물만 솟는 거예요.
“아이쿠 냄새야!”
할머니는 얼른 코를 막고는 순발력 있게 똥과 오물에 관한 욕설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급기야 가장 치명적이라는 조상 욕 시리즈를 시작하네요?
( ... ... ... )
아뿔싸!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갑자기 약샘이 이상해졌어요?
처음엔 그저 미소 된장국 같은 마알간 똥물이 퐁퐁 솟는가 싶더니
욕쟁이 할머니의 조상욕 시리즈가 발동하자
마치 발동기 제너레이터처럼 샘터가 부르르르 떨립니다.
그뿐 아닙니다.
멱살을 쥐듯이 샘터 주변의 풀뿌리들을 움켜쥐며 최상급 욕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욕쟁이 할머니 얼굴이 순식간에 사탄의 인형, 처키의 얼굴로 급변신합니다.
그러자 약샘이 불그락 푸르락 정신없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피똥을 싸듯 시뻘건 똥물이 분수처럼 하늘높이 치솟습니다.
급기야 온 마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냄새, 듣도 보도 못한 냄새,
비린내와 구린내가 뒤범벅된 냄새가 진동을 하고
동네 사람들은 하나 둘 외갓집으로, 이모네 집으로 피난을 떠납니다.
난리 난리 이런 난리가 또 있을까요?
정말 기묘한 이야깁니다.
그렇죠?
약샘을 초토화시킨 욕쟁이 할머니는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무리 약샘에 분풀이를 해대도 한번 망가진 입술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장독위에 우물물을 한 사발 떠놓고 하늘님께 싹싹 빌기 시작합니다.
“하늘님, 이제부터 저 절대 욕 안 할 거예요. 제발 이 못생긴 입술 좀 고쳐주세요.”
그러자 하늘에서 음성이 들립니다.
“이걸 받아먹어라∼”
그러더니 하늘에서 마치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는 학 두루미처럼
기다란 두루마리가 펄럭펄럭 날아옵니다.
얼른 두루마리를 살펴보니, 깨알 같은 글자가 가득하네요?
욕쟁이 할머니는 두루마리를 얼른 집으로 가져가 한 자 한 자 읽기 시작합니다.
“어라? 이건 정말 기묘한 글자들인 걸?”
두루마리 안에는 할머니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욕쟁이 할머니 입에는 전혀 안 어울릴 글자들,
욕쟁이 할머니가 감당 못할 사랑의 말들만 가득한 겁니다.
아가(雅歌)서처럼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기본이고
온통 덕담과 축복, 위로와 격려, 칭찬과 배려의 단어들로 가득합니다.
욕쟁이 할머니는 하루 밤낮을 꼬박 새며 두루마리를 읽습니다.
그 사랑 이야기들이 너무 희한하고 재미있어서 밤새는 줄 모릅니다.
이번에는 소리를 내어 다시 읽기 시작합니다.
특히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극한의 사랑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이런 미친 사랑이라니! 세상에 이런 환장할 사랑이 어디 또 있을까?”
욕쟁이 할머니는 두루마리의 사랑 말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반복 또 반복해서 읽다가
급기야 문장 하나 하나를 외우기 시작합니다.
한쪽을 다 외우면 그 부분을 찢어내어 꼭꼭 씹어 먹습니다.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세상에 이렇게 달콤한 두루마리가 다 있다니!”
어느덧 두루마리를 다 먹어치운 욕쟁이 할머니가 눈을 지그시 감습니다.
눈을 감아도 마음속에서 두루마리 안에 있던 사랑의 글자들이 꿈틀꿈틀 되살아납니다.
입만 열면 줄줄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랑의 밀어(蜜語)들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할머니 뱃속에 들어간 두루마리 사랑 말들이 발효를 시작하는 겁니다.
사랑 말들이 발효를 시작하자, 무한증식 중이던 욕덩어리들이 하나하나 녹아내리기 시작하네요?
그러자 할머니 입에서는 나날이 사랑 말들이 늘어가고, 더러운 욕들은 팍팍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아마 할머니 입에서 더 이상 더러운 욕이 싹 사라져버린 어느 날이었을 거예요.
할머니의 그 흉측하던 입술이 시나브로 변해버렸잖아?
약샘의 약물도 안 먹었는데
그 돌주먹처럼 울퉁불퉁 큼지막하던 입술이
어느 순간 앵두 빛 도톰한 돌쟁이 아기 입술로 변신한 겁니다.
그나저나 저 사우디아라비아 유전(油田)처럼 치솟던 약샘의 똥물이 어느 틈엔가 멈춰버렸네요?
되돌아온 마을사람들이 하나 둘씩 욕쟁이 할머니 집으로 모여듭니다.
모두모두 어리둥절하며 할머니의 앵두 빛 돌쟁이 입술을 구경합니다.
그리고 할머니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말잔치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귀를 기울입니다.
욕쟁이 할머니, 아니 이제 마을 사람들은 돌쟁이 할머니라고 부른다죠?
돌쟁이 할머니의 집 주변에서 향기가 납니다.
늘 어두컴컴하고 더러운 악취가 진동하던, 우리 마을 대표 흉가가
이젠 마을의 자랑, 온 마을의 사랑방이 되어버립니다.
아이고 어른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초저녁부터 늦은 밤까지 모여 앉아 돌쟁이 할머니의 입술만 바라봅니다.
맑은 시냇물처럼 졸졸졸 흘러나오는 할머니의 사랑 말들을 경청합니다.
세상 어느 옛날이야기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사랑이야기입니다.
돌쟁이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는 동안
온 마을 사람들이 변해갑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하나같이 입만 열면 사랑 말들이 줄줄줄 흘러나옵니다.
처음엔 앵무새처럼 말로만 사랑하던 사람들이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바치는 그 사랑이야기를 따라 너도나도 그 사랑처럼 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마을 뒷산 약샘터에서 퐁퐁 솟던 옹달샘이
또다시 분수처럼 솟구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이번엔 똥물도 아니고 석유도 아니고 향기로운 약물이 치솟는 겁니다.
더러운 욕을 들을 때 똥물을 내던 약샘이
온 마을에 사랑의 말들이 진동하고 사랑의 기운이 진동하기 시작하니까
약물도 최상급의 약물, 사랑의 묘약, 신비롭고 거룩한 물이 샘솟는 겁니다.
양쪽으로 흘러내리며 온 마을을 감싸는 시냇물이 되어 흘러내립니다.
이 신비로운 냇가 마다 생명나무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열두 달 내내 열두 종류의 열매가 자랍니다.
열매와 나뭇잎은 세상 모든 질병들, 탐욕으로 생긴 온갖 질병을 치료합니다.
우리 마을 최고 어른이신 촌장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원래 우리 욕쟁이 할멈 이름이 지혜였단다. 금지혜(金智慧)! 이제야 제 이름처럼 살게 되었으니, 하늘님 큰 은혜로다! 이제 우리 금지혜 입에서 욕이 아니라 사랑이 쏟아지니 우리 지혜 돌잔치 때 불렀던 ‘사랑가’나 다시 불러보자!”
“1. 사 사랑을 할려면, 요 요렇게 한단다. 요내 사랑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어화 둥둥 내사랑, 둥당가 둥당 가아, 덩기 둥당기 내 사랑
꽃과 나비, 너울너울 춤을 추고, 우리네 사 사랑은, 아이가이가 두둥실 좋을시고∼♬
2. 당 당신은 내 사랑, 아이 알뜰한 내 사랑, 인편단심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어화 둥둥 내사랑, 둥당가 둥당 가아, 덩기 둥당기 내 사랑
너를 보면, 신바람이 절로 나고, 너를 만 만나면, 아이가이가 두둥실 좋을시고∼♬“
온 마을 사람들이 구성지게 부르는 사랑가 소리에
뒷산 라이벌 호랑이랑 곰돌이가 둥실 두둥실 맞춤을 춥니다.
사랑가 소리에 생명나무 열매들마다 사랑의 향기를 토합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온 세상은 생명샘 시냇물 따라 졸졸졸 ‘사랑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15년 9월 13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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