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빵을 먹는 사람은”
[성서일과 4본문]
(열왕기상 8:1, 6, 10-11, 22-30, 41-43) 언약궤를 성전으로 옮기다
1 솔로몬은 주님의 언약궤를 시온 곧 '다윗 성'에서 성전으로 옮기려고, 이스라엘 장로들과 이스라엘 자손의 각 가문의 대표인 온 지파의 지도자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자기 앞으로 불러모았다.
6 제사장들은 주님의 언약궤를 제자리 곧 성전 내실 지성소 안, 그룹들의 날개 아래에 가져다가 놓았다.
10 제사장들이 성소에서 나올 때에, 주님의 성전에 구름이 가득 찼다.
11 주님의 영광이 주님의 성전을 가득 채워서, 구름이 자욱하였으므로, 제사장들은 서서 일을 볼 수가 없었다.
솔로몬의 기도
22 그런 다음에 솔로몬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보는 데서, 주님의 제단 앞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두 팔을 들어서 펴고,
23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위로 하늘에나 아래로 땅에나, 그 어디에도 주님과 같은 하나님은 없습니다. 주님은, 온 마음을 다 기울여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주님의 종들에게는, 세우신 언약을 지키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24 주님께서는 주님의 종인 내 아버지 다윗 임금에게 약속하신 것을 지키셨으며, 주님께서 친히 그에게 말씀하신 것을 오늘 이렇게 손수 이루어 주셨습니다.
25 이제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님께서 주님의 종인 내 아버지 다윗 임금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 저마다 길을 삼가서, 네가 내 앞에서 살아온 것 같이 그렇게 살면, 네 자손 가운데서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을 사람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겠다' 하고 약속하신 것을, 지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26 그러므로 이제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님의 종인 제 아버지 다윗 임금에게 약속하신 말씀을 주님께서 이루어 주시기를 빕니다.
27 그러나 하나님, 하나님께서 땅 위에 계시기를, 우리가 어찌 바라겠습니까? 저 하늘, 저 하늘 위의 하늘이라도 주님을 모시기에 부족할 터인데, 제가 지은 이 성전이야 더 말하여 무엇 하겠습니까?
28 그러나 주 나의 하나님, 주님의 종이 드리는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오늘 주님의 종이 주님 앞에서 부르짖으면서 드리는 이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29 주님께서 밤낮으로 눈을 뜨시고, 이 성전을 살펴 주십시오. 이곳은 주님께서 '내 이름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곳입니다. 주님의 종이 이곳을 바라보면서 기도할 때에, 이 종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30 그리고 주님의 종인 나와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바라보며 기도할 때에, 그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주님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들으시는 대로 용서해 주십시오.
41 그리고 또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 속하지 아니한 이방인이라도, 주님의 크신 이름을 듣고, 먼 곳에서 이리로 오면,
42 그들이야말로 주님의 큰 명성을 듣고, 또 주님께서 강한 손과 편 팔로 하신 일을 전하여 듣고, 이곳으로 와서, 이 성전을 바라보면서 기도하거든,
43 주님께서는, 주님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그 이방인이 주님께 부르짖으며 간구하는 것을 그대로 다 들어 주셔서, 땅 위에 있는 모든 백성이 주님의 이름을 알게 하시고,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처럼 주님을 경외하게 하시며, 내가 지은 이 성전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곳임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시편 84) 예배의 기쁨 [고라 자손의 시, 지휘자를 따라 깃딧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
1 만군의 주님, 주님이 계신 곳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2 내 영혼이 주님의 궁전 뜰을 그리워하고 사모합니다. 내 마음도 이 몸도, 살아 계신 하나님께 기쁨의 노래 부릅니다.
3 만군의 주님, 나의 왕, 나의 하나님, 참새도 주님의 제단 곁에서 제 집을 짓고, 제비도 새끼 칠 보금자리를 얻습니다.
4 주님의 집에 사는 사람들은 복됩니다. 그들은 영원토록 주님을 찬양합니다. (셀라)
5 주님께서 주시는 힘을 얻고, 마음이 이미 시온의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6 그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샘물이 솟아서 마실 것입니다. 가을비도 샘물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7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으며 올라가서, 시온에서 하나님을 우러러 뵐 것입니다.
8 주 만군의 하나님, 나의 기도를 들어 주십시오. 야곱의 하나님,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셀라)
9 우리의 방패이신 하나님, 주님께서 기름을 부어 주신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10 주님의 집 뜰 안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곳에서 지내는 천 날보다 낫기에, 악인의 장막에서 살기보다는, 하나님의 집 문지기로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11 주 하나님은 태양과 방패이시기에, 주님께서는 은혜와 영예를 내려 주시며, 정직한 사람에게 좋은 것을 아낌없이 내려 주십니다.
12 만군의 주님,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습니다.
(에베소서 6:10-20) 악마와 싸우는 싸움
10 끝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그분의 힘찬 능력으로 굳세게 되십시오.
11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으십시오.
12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13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악한 날에 이 적대자들을 대항할 수 있으며 모든 일을 끝낸 뒤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14 그러므로 여러분은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십시오.
15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전할 차비를 하십시오.
16 이 모든 것에 더하여 믿음의 방패를 손에 드십시오. 그것으로써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모든 불화살을 막아 꺼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17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
18 온갖 기도와 간구로 언제나 성령 안에서 기도하십시오. 이것을 위하여 늘 깨어서 끝까지 참으면서 모든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십시오.
19 또 나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내가 입을 열 때에,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셔서 담대하게 복음의 비밀을 알릴 수 있게 해 달라고 하십시오.
20 나는 사슬에 매여 있으나, 이 복음을 전하는 사신입니다. 이런 형편에서도,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담대하게 말할 수 있게 기도하여 주십시오.
(요한복음 6:56-69)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 때문에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 때문에 살 것이다.
58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것은 너희의 조상이 먹고서도 죽은 그런 것과는 같지 아니하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59 이것은 예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신 말씀이다. 영원한 생명의 말씀
60 예수의 제자들 가운데서 여럿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기를 "이 말씀이 이렇게 어려우니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61 예수께서, 제자들이 자기의 말을 두고 수군거리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말이 너희의 마음에 걸리느냐?
62 인자가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생명을 주는 것은 영이다. 육은 아무 데도 소용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이 말은 영이요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부터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이 누구이며, 자기를 넘겨줄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아버지께서 허락하여 주신 사람이 아니고는 아무도 나에게로 올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66 이 때문에 제자 가운데서 많은 사람이 떠나갔고, 더 이상 그와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물으셨다. "너희까지도 떠나가려 하느냐?"
68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주님,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겠습니까? 선생님께는 영생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의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또 알았습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알맹이는,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구약,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주님의 종들에게”(왕상 8:23)
시편,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습니다”(시편 84:12)
서신서,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에베 6:17)
복음서, “주님,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겠습니까?”(요한 6:68)
오늘의 요절은,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입니다.(요한 6:58)
[구약과 시편 (열왕기상 8:1,6,10-11,22-30,41-43 / 시편 84)]
오늘 구약본문은 언약궤를 성전으로 옮긴 솔로몬의 기도입니다.
솔로몬이 매우 감격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성전은 주님의 이름이 계시는 곳이며(29)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곳입니다.(43)
즉, 성전은 주님과 소통의 중심입니다.
왜 성전에 주님의 이름이 계십니까?
거기 주님의 언약궤가 모셔져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성전의 중심은 지성소, 그 안에 있는 언약궤입니다.
그 당시 언약궤는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성전을 사랑한다는 말은
하나님 말씀을 사랑한다는 말, 하나님 뜻에 순종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은, 온 마음을 다 기울여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주님의 종들에게는, 세우신 언약을 지키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23)
오늘 시편본문은 첫머리부터 성전을 사랑하는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만군의 주님, 주님이 계신 곳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1)
“주님의 집”, “하나님의 집”이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나옵니다.(4, 10)
앞에서 살폈듯이, 이렇듯 성전을 사랑하는 사람은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왕상 8:23)
그리고 그런 사람은 당연히 복스러운 사람입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사람들은 복됩니다.”(4)
“정직한 사람에게 좋은 것을 아낌없이 내려주십니다.”(11)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습니다.”(12)
“주님의 집에 사는 사람”, “정직한 사람”,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딱 사무엘이 떠오릅니다.
바로 하나님 말씀, 하나님의 뜻에 깊이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에베소서 6:10-20 / 요한복음 6:56-69)]
오늘 서신서본문은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교회가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생명의 길에 큰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님의 뜻과 반대로 악마의 뜻에 사로잡힌 자들입니다.
즉, 이 세상 통치자들, 권세자들, 그 시스템과의 싸움이 불가피합니다.
이 싸움을 위해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무장”해야 합니다.(13)
여러 방어용 무기들로 무장하고, 유일한 공격용 무기인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야 합니다.(17)
심지어 사도바울은, 옥에 갇혀 있음에도 “말씀”을 구합니다.(19, 20)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의 검”이라고 표현한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말씀, 곧 이 검이 힘을 발휘하려면,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18)
오늘 복음서본문은 지난 한달 간 계속된 요한복음 6장의 대미이며 절정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는 것은
주님의 십자가 보혈로 구원받은 자의 가장 선명한 자기표현이며
그렇게 교회가 하나 되어가는 열쇠입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알맹이는, 예수님께서 반복 또 반복해서 가르치신 것처럼,
그것을 먹어야 우리가 산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의 몸을 먹는 것은 무엇을 가리킵니까?
주님이 살아가신 십자가 길,
주님이 살아내신 십자가 삶을 내가, 교회가 고스란히 살아가겠다는 표입니다.
즉, 우리가 주님의 몸을 먹는 것은 주님의 뜻과 완전히 하나 된다는 강력한 표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56)
온 생명을 위한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 그 길, 그 뜻과 하나 되기가 쉬운 일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주님의 제자들 대부분이 그게 너무 어려워 주님 곁을 떠납니다.
처음에는 그 말씀의 해석이 어려웠지만(60)
2천년을 두고두고 제자들은 그 뜻 순종이 어려워 주님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보내신 내 아버지 때문에 사신 것처럼,(57)
주님의 몸을 먹는 사람은 주님 때문에 살 것입니다.(57)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58)
오늘 베드로가 말합니다.
“선생님께는 영생의 말씀이 있습니다.”(68)
주님의 몸을 먹는 사람,
그렇게 주님의 뜻과 혼연일체가 되는 사람,
그 말씀을 매일매일 꿀떡꿀떡 받아먹고,
그 말씀 뜻대로 꼬박꼬박 사는 사람에게 영생이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첫머리부터 이렇게 일렀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1)
...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4)”
언약궤보다 더 선명하고 생생한
눈에 보이는 말씀, 하나님의 뜻이 거기 계셨습니다.
그분 말씀을 먹고 완전히 하나가 된 사람은,
그분 몸을 먹고 완전 하나가 된 사람은
그분 뜻 따르기 참 쉽습니다.
난 가만히 힘만 빼고 있으면 그분이 다 알아서 하십니다.
[나머지]
* 참새 같은 나조차
오늘 시편 84편을 한 주간 소리 내어 읊조리다 보니 3절에 나오는 참새와 제비가 입에 붙습니다.
우리말로는 잘 안 느껴지지만, 영어성경과 히브리어 성경으로 읽으면 느껴집니다.
영어(스패로우, 스왈로우“∼로우”),
히브리어(찝포르, 드로르“∼오르”)
(참고; 모세의 아내 ‘십보라’는 ‘찝포라’ 암컷 참새라는 뜻. 어린 시절 재잘대는 유쾌한 아이였겠죠?)
‘행복한 왕자’의 바로 그 제비처럼, 제비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새입니다. 제비는 참 좋은 일 많이 하다가 하나님의 집 뜰에 그것도 제단 곁 성소 처마 밑에 집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새는 별로 잘한 일이 없었습니다. ‘참새와 허수아비’라는 노래를 보아도 참새는 늘 쫓겨나는 존재입니다.
제비는 해충도 잡아먹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서 사랑받는 새였지만, 참새는 사람들 사이에서 늘 이렇게 왕따였습니다. 그런 참새조차 하나님의 집 그것도 제단 곁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오늘 시편 노래입니다.
제 먹을거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참새입니다. 이웃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참새입니다. 참새 같은 우리 인생입니다. 그럼에도 주님 곁, 주님의 집 제단 곁에 살게 해주신다는 말씀에 코끝이 찡합니다.
* ‘주여 내게 오심을’
대한성공회 「성가」239장 ‘주여 내게 오심을’은 성찬 찬송입니다.
가락도 아름답지만, 노랫말이 오늘 복음말씀과 매우 깊이 통해서 소개합니다.
1절) 주여 내게 오심을 감당치 못하니, 주 말씀 한마디면 내 영혼 낫겠네
2절) 내 영의 신랑되신 주 맞이하리니, 내 사랑 나의 주를 떠나지 않겠네
3절) 오 거룩하신 성사 내 주의 성체여, 날 구원하신 주를 늘 노래하겠네
[말씀동시] 현자의 말씀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고등부 2학년. 「성실문화」83호)
현자가 하는 설명을 소는 이해하지 못한다
소는 풀을 뜯고 있고 소몰이 소년은 현자의 말을 경청한다
현자가 소가 뜯고 있는 풀에서 독초를 골라내니
소는 화를 내며 저 멀리 가버리고
소년은 웃으며 현자에게 감사한다
[말씀시조] 나를 먹는 사람은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3호)
나를 먹는 사람은 나 때문에 살 것이다
이 말씀 어려워서 많은 제자 떠나가네
너희도 떠나려느냐 생명말씀 깨닫길
[말씀한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3호)
耶穌天降餠(야소천강병)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非已飡祖上(비이손조상) 조상들이 먹던 것과는 다르다.
碼挐食而去(마나식이거) 만나를 먹은 자는 다 죽어 갔지만
食嘣入永生(식붕입영생) 이 빵을 먹은 자는 영원히 살게 된다.
[말씀서예] 시편 84:1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3호)
[말씀노래] ‘예수님은 생명의 빵 4(영생의 말씀이여)’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83호)
[본문] (요한복음 6:56-69)
[노랫말]
1절) 살아계신 천부께서 날보내셨다, 천부의 사랑으로 나는사노라
내 살과 내 피를 먹어야한다, 그래야 나때문에 영생하리라
2절) 주님의 이말씀이 너무어려워,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나이다
이말이 너희맘에 걸리는구나, 인자승천 보아야 풀리겠구나
3절) 제자들 대부분이 나를떠났다, 육을쫓던 이들은 모두떠났다
너희까지 내곁을 떠나려느냐, 영생의 말씀이여 주만따르리
[해설]
요한복음 6:56-69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7.5조로 다듬었고, 찬양사역자 이석훈 목사가 가락을 붙였다.
[악보] ‘예수님은 생명의 빵 4(영생의 말씀이여)’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2015.3.5.)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3호)
(* 천자문 독송, 즉 전래 자장가 가락으로)
1.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2.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3.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4.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셀라)
5.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6.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며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나이다
7. 그들은 힘을 얻고 더 얻어 나아가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각기 나타나리이다
8.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귀-를) 기울이∼소∿서∼(셀라)
9. 우리 방패이신 하나님이여 주께서 기름 부으신 자의 얼굴을 살펴보옵소서
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11.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다함께]
12.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복--이-- 복이 있나∼이∿다∼)∥
[말씀동화] 흥부학생과 제비선생님
흥부는 우리 마을에서 흥이 제일 많은 학생입니다.
흥부 형 놀부는 제일 잘 노는 학생이고요.
놀부 형은 저렇게 잘 노는데도 공부를 잘해서 성적표가 으리으리합니다.
반면에 흥부는 흥은 많은데 공부를 못해서 성적표가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입니다.
흥부는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습니다.
천근만근 같은 교과서를 펼치기가 너무너무 무겁고,
뾰족한 연필이 아주아주 무섭습니다.
그런데 흥부는 공부 말고는 세상에 무서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특히 컴퓨터 게임은 흥부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니까요?
그래요, 흥부는 온라인 최강자, 우리학교 히어로입니다.
온갖 아이템과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알고,
최고의 전략가이며, 상상도 못할 방식으로 적진을 허물어뜨리는
침투의 천재입니다.
오늘도 흥부가 컴퓨터에 푹 빠져 있네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적의 왕궁을 함락시키는 순간
눈앞에 불이 번쩍? 누군가 우리 흥부 뒤통수를 후려칩니다.
누구지?
누구긴 누구야? 어느 틈엔가 아빠가 들어오신 겁니다.
보쌈집 사장이신 아빠는 요새 가게보다 흥부에게 더 관심이 많으십니다.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해봐라. 내가 집채만 한 슈퍼컴퓨터라도 사주나 안 사주나.”
아빠가 회초리를 찾으시는 동안
아빠의 회초리를 피해, 아빠의 잔소리를 피해
흥부는 줄행랑을 칩니다.
“공부, 공부, 공부,,, 아빠는 늘 저놈의 공부타령이라니까?”
구시렁거리며 동네를 한 바퀴 어정거리던 흥부가
문득 걸음을 멈추며 귀를 쫑긋 세우네요?
“저게 무슨 소리지?”
가만 들어보니까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입니다.
여러 마리가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걸 보니 무슨 일이 났나봅니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동네 빈집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입니다.
처마 밑 제비집에 팔뚝만한 구렁이가 기어들고 있네요?
흥부는 얼른 작대기를 집어 뱀을 쫓아버립니다.
그런데 새끼제비 한 마리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있군요!
흥부는 얼른 속옷 자락을 쭉 찢어내어 정성스레 제비다리를 치료해줍니다.
그날 밤 흥부 꿈속에 제비가 나타납니다.
“흥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어제 구해주신 제비예요. 뱀에게 잡아먹힐 뻔한 저를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오냐 제비야. 그런데 넌 참 예의가 바른 제비로구나. 아무리 꿈속이지만 말도 참 잘하고...”
“아이 뭘요. 이 정도는 기본이죠. 그런데 흥부님! 제 생명을 구원해주신 크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데요, 흥부님 소원이 무엇인지 알려주시겠어요?”
“소원? 소원은 무슨... 너 같이 조그마한 제비가 무슨 힘이 있다고?”
“흥부님 이래 뵈도 저는 꽤 뼈대 있는 집안 혈통이랍니다. 저희는 조상대대로 업적이 어마어마해요. ‘행복한 왕자’라는 동화에 나오는 의리 있는 제비 아시죠? 그 분이 바로 저희 외할머니세요. 그 뿐인 줄 아세요? 저희 조상님 중에는 하나님이랑 이웃사촌도 있었다니까요? 예루살렘 성전에 집짓고 사셨거든요. 시편에도 나오잖아요? ‘만군의 주님, 나의 왕, 나의 하나님, 참새도 주님의 제단 곁에서 제 집을 짓고, 제비도 새끼 칠 보금자리를 얻습니다.’(시편 84:3)”
“그래? 듣고 보니 꽤 괜찮은 집안이구나. 근데 난 별로 소원 같은 거 없어. 그냥 게임이나 좀 더 잘해서 온 세상 프로게이머들보다 좀 더 잘하는 거 정도? 그리고 난 공부가 되게 무섭거든. 그거 좀 안 무서우면 좋겠고... 그리고 자꾸 우리나라 휴전선에서 지뢰도 터지고 포탄도 쏘고 막 그러는데, 우리나라가 좀 평화로우면 좋겠다. 맞다! 평화통일! 그거 어떻게 좀 안 될까? 어려울라나?”
“오, 우리 흥부님 소원이 꽤 소박하시군요. 알겠습니다. 그 정도라면 금세 들어드릴 수 있겠어요. 그럼 잠깐만 기다리세요, 흥부님”
정말 잠깐 사라졌던 제비는 딱 12초 뒤에 다시 나타납니다.
그런데 제비가 흥부 머리 위에서 빙빙 세 바퀴를 도네요?
그리곤 입에 물고 있던 무언가를 흥부 앞에 똑 떨어뜨리곤 멀리 날아갑니다.
도대체 뭘 떨어뜨린 거지?
뭐긴 뭐겠어요? 당연히 박씨지!
흥부는 하얀 박씨 하나를 주워들고 잠시 골똘히 바라보더니
이윽고 제비를 구해준 빈집으로 가서 땅을 파고 박씨를 심습니다.
그리고 개울가로 가 물을 한바가지 퍼서 조심조심 물을 줍니다.
그러자 세상에나!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무리 꿈이라도 그렇지, 무슨 자크의 콩나무도 아니고...
물을 먹은 박씨에서 움이 트더니 순식간에 빈집 지붕위로 넝쿨이 솟아오르네요?
그리곤 지붕위에 빨강 노랑 파랑, 큼지막한 박이 세 덩어리나 열립니다.
흥부는 사다리를 찾을 겨를도 없이 냉큼 뛰어올라 박 세 덩이를 따서 내려옵니다.
톱을 찾을 겨를도 없이 냉큼 빨간색 박을 몇 번 어루만진 뒤에 똑똑똑 두드립니다.
그러자 박 속에서 “누구세요?”하는 소리와 함께 박이 쩍 갈라지네요?
자욱한 연기 속에 나타난 것은 희한하게 생긴 네모난 상자입니다.
가로가 140센티미터 정도 되고, 세로와 높이는 각각 70센티미터 정도 되는 자그마한 상잡니다.
그런데 온통 금빛으로 찬란하고 상자 뚜껑 위에는 황금빛 찬란한 날개 두 쌍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날개의 주인들은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희한한 생물체의 모양입니다.
“저게 도대체 뭐지? 가만, 저거 혹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일편에 나온 언약궤 아냐?”
왜 아니겠어요? 바로 그 언약궤입니다.
잔뜩 흥분한 흥부는 언약궤 속이 무지무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뚜껑을 열까 말까 망설입니다.
“아냐, 이 뚜껑 함부로 만지고 함부로 열었다가 다 죽었잖아? 와∼ 이건 내가 여태껏 해본 컴퓨터 게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시추에이션인 걸? 온 세상 만렙을 다 합쳐도 이만할까?”
흥부의 흥분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오금이 저립니다.
바로 그때 제비가 돌아오네요?
“흥부님 언약궤 처음 보시죠? 흥부님 같은 게임 히어로들에게도 꿈같은 성물(聖物)이겠죠? 구약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군사들이 전쟁에 나갈 때 늘 앞장섰던 언약궤잖아요? 그 덕분에 거의 다 승리했고요. 그래서 이차세계대전 때 독일군들이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바로 이 언약궤를 손에 넣으려 그렇게 혈안이었다는 영화도 있었죠?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요. 이 언약궤의 진짜 힘을 모른다니까요?”
“제비야. 그, 그게 뭐지? 언약궤의 진짜 힘이란 도대체 뭐니?”
“궁금하세요? 그럼 이제부터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공부... 괜찮으세요?”
“아 물론이지! 나 공부 좋아해. 이런 공부 되게 좋아해! 책이랑 연필만 아니면 다 좋아해!”
지지배배∼ 지지배배∼ 제비가 잠깐 깔깔거리더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원래 언약궤는 약 3,500년 전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만들었어요. 아시죠? 히브리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 한 뒤에 광야생활을 할 때 아카시아나무로 만들어서 금을 입혔죠. 그 안에는 모세가 받은 십계명 돌판이 들어있고요. 블레셋에게 빼앗겼다가 나중에 다윗 왕이 되찾아와서 솔로몬이 성전을 지어 지성소에 모셔두었었는데, 약 2,500년 전쯤에 바벨론에 의해 빼앗겨버립니다. 이때부터 언약궤의 행방이 묘연해요. 역사학자들마다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고요. 이디오피아로 흘러들어갔다는 설도 있고, 예루살렘이 멸망하기 직전에 예레미야가 언약궤를 느보산 어딘가에 감추어두었다는 설도 있고, 또는 예레미야가 아니라 제사장들이 지성소 지하 비밀의 방에 감추어두었다는 설도 있고, 심지어는 예수님 후 70년에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함락할 때 약탈해 가서 지금은 로마 바티칸 지하 비밀 방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는 설도 있죠.”
게임천재 흥부의 머릿속이 팽팽팽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그럼 제비야. 지금 이 언약궤가 바로 그 언약궤라면, 우리 이걸로 휴전선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을 싹 끝내버릴 수 있겠구나?”
어라? 흥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금빛 찬란하던 언약궤가 펑∼ 하고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제비야 어떡하지? 내 언약궤가 사라져버렸네?”
제비가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흥부님 걱정 마시고 이제 두 번째 박을 열어보세요.”
흥부가 갸우뚱거리며 두 번째 노란 박을 슬슬 어루만진 뒤에 똑똑똑 두드립니다.
박 속에서 “누구세요?” 하더니 또 박이 쩍 갈라집니다.
어라? 박 안에는 아까 그 언약궤의 뚜껑만 달랑 있네요?
“아니 이게 뭐냐? 아까 그 언약궤 뚜껑이잖아? 무슨 사라졌다 나타났다 마술하나? 알맹이는 어디가고 뚜껑만 달랑 남았지?”
제비의 강의가 다시 시작됩니다.
“흥부님, 잘 들어보세요. 언약궤의 뚜껑은 보통 뚜껑이 아니에요. 시은좌(施恩座)라는 특별 이름까지 붙여진 아주 특별한 뚜껑이랍니다. 시은좌라는 말은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자리, 즉 하나님께서 앉아 계시는 자리라는 뜻이에요. 정말 대단한 뚜껑이죠? 텔레비전 드라마 사극을 봐도 그렇고, 성경시대 왕들을 봐도 그렇고, 사람들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잘 아시죠? 그런데 이 시은좌는, 이런 왕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좌라니까요? 게다가 권력을 부리고 제 욕심 채우려고 백성을 못살게 구는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백성의 죄를 모두 다 용서해주는 자리라는 이름이잖아요? 시은좌!”
“그렇구나. 그래서 이렇게 날개달린 천사들이 하나님을 받들어 모시듯이 공손히 서 있는 거고, 그리고 원래 하나님 형상은 못 만들게 되어 있으니까 이렇게 텅 빈자리만 있는 거고, 그렇지?”
제비가 손뼉을 치며 말합니다.
“와, 우리 흥부님 대단하네요?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치겠어요? 흥부님 수준을 알았으니, 이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그러니까 언약궤는 두 가지 핵심이 있는 거예요. 하나는 죄를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의 보좌인 뚜껑, 그리고 안에 들어있는 하나님 말씀이신 십계명 돌판! 이렇게 두 알맹이죠. 그런데 사실 이 두 개는 하나랍니다. 십계명의 핵심이 바로 몸의 쾌락을 위해서 욕심 부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효도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거거든요. 그러나 쓸데없는 물질욕심 때문에 하나님께 불효하게 되었을 때, 이 죄를 뉘우치고 돌이켜 언약궤를 향하여, 즉 하나님 말씀을 향하여 회개하고 용서를 빌 때 다 용서해주신다는 거! 바로 이게 언약궤의 알맹이예요. 언약의 핵심은 욕심부리지 말고 사랑하여라! 그리고 그 언약을 어기는 욕심 죄조차 회개할 때 다 용서하신다는,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하나님 말씀, 눈에 보이는 하나님 사랑이 바로 언약궵니다.”
흥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이제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두 눈을 반짝입니다.
“그거였군. 바로 그거였어. 언약궤가 앞장설 때 요단강 물이 멈추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여호수아 3:14-17), 전쟁에서 이기는 것들도, 이 모든 게 다, 욕심을 버린 사랑의 승리였던 거야!”
“역시 우리 흥부님은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치는 군요. 자 이제 세 번째 박을 타보세요.”
언약궤 뚜껑이 연기처럼 사라진 뒤 흥부는 세 번째 박 파란 박을 어루만집니다.
흥부가 세 번째 박을 똑똑똑 두드리자, 안에서 “누구세요?” 하는 소리와 함께 박이 활짝 열립니다.
어? 박 속에는 달랑 책이 한권 들어 있네요?
가만 보니까? 바로 성경책이로군요!
이제 흥부는 별로 놀라지도 않습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합니다.
“흥부님. 이제 아시겠어요? 언약궤는 세상에서 유일한 눈에 보이는 하나님 말씀, 하나님 사랑이었지만, 예수님이 오신 뒤 언약궤는 아무 의미 없어진 거예요. 왜냐하면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생생한 하나님 사랑, 그리고 하나님 말씀이셨으니까요!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는 하나님 말씀, 하나님 사랑! 여기 요한복음 1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와요.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1)...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4)’ 정말 가슴 뛰는 말씀이죠? 그런데 이제 예수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시면서 남겨주신 것이 바로 이 성경말씀과 보혜사 성령님이세요.”
흥부가 질문합니다.
“그런데 제비야, 과연 이 성경책이 언약궤와 같은 슈퍼파워가 있을까? 즉 이 성경말씀으로 모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그럼요, 물론이죠! 성경말씀 안에는 모든 종류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법들이 가득하죠. 그런데 흥부님 이거 아세요? 세상 모든 전쟁의 뿌리는 욕심 때문이라는 거? 육체적인 쾌락을 위해서, 그걸 모든 이들과 나누지 않고 혼자만 독차지하기 위해서 욕심이 커지다 커지다 마침내 그 욕심이 최고로 커졌을 때 생기는 게 바로 전쟁이라는 사실! 그래서 전쟁 중에서 가장 무서운 전쟁이 바로 악마와의 전쟁이죠. 이런 말씀 기억나세요? 에베소서 6장 말씀이에요. 11.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으십시오. 12.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13.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악한 날에 이 적대자들을 대항할 수 있으며 모든 일을 끝낸 뒤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14.그러므로 여러분은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버티어 서십시오. 15.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전할 차비를 하십시오. 16.이 모든 것에 더하여 믿음의 방패를 손에 드십시오. 그것으로써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모든 불화살을 막아 꺼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17.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
흥부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 과연! 지상 최대의 만렙이 여기 있었어! 아차차! 이건 게임이 아니라 생생한 리얼이야! 세상 모든 아이템을 다 주고도 결코 살 수 없는 필살기가 여기 있었다니! 그게 바로 이 성경책이었다니!”
제비가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흥부님, 그런데 이 성경책은 활짝 열고 열심히 읽고 또 읽어야 한다는 거 아시죠? 그냥 책만 손에 잡고 치켜든다고 무기가 되는 게 아니라고요. 성경말씀은 손에 드는 게 아니라 머리에 들어야 하고 마음에 들어야 한답니다. 그렇게 될 때 세상 모든 욕심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거고, 나아가 세상 모든 불의한 권력들과도 싸워 이길 수 있죠. 아까 읽은 성경말씀대로 우리가 대적해서 싸워야 할 ‘통치자들과 권세자들’이란 바로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에 지배당하는 자들이죠. 물론 그 악령들은 사람들 속에 든 욕심보를 무기로 삼아 지배하고 조정하는 거고요. 지금 부정하고 부패한 정치권력들이 부정선거를 비롯한 온갖 자기 범죄를 은폐하려고 기상천외한 범죄들 연이어 저지르는 이 악순환을 끊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도, 흥부님은 이제부터 이 성경말씀을 열심히 읽고 묵상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온라인 게임의 최강자 흥부님이 이제부터 오프라인 현실세계의 최강 보검인 성령의 검, 즉 하나님 말씀을 받으셨으니 이 세상 모든 억울한 약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비취겠군요.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이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제비의 박수에 잔뜩 흥분한 흥부가 잠에서 번쩍 깨어 일어납니다.
그리고 책장 선반 위에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성경책을 잡습니다.
마음을 씻듯이 먼지를 닦아내고 성경책 겉장을 엽니다.
이젠 성경책이 하나도 무겁지 않고 무섭지 않습니다.
[이정훈 지음. 2015년 8월 23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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