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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성령강림절(2015년 5월 24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성서일과 4본문]

(에스겔 37:1-14)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환상

1 주님께서 권능으로 나를 사로잡으셨다. 주님의 영이 나를 데리고 나가서, 골짜기의 한가운데 나를 내려 놓으셨다. 그런데 그 곳에는 뼈들이 가득히 있었다.

2 그가 나를 데리고 그 뼈들이 널려 있는 사방으로 다니게 하셨다. 그 골짜기의 바닥에 뼈가 대단히 많았다. 보니, 그것들은 아주 말라 있었다.

3 그가 내게 물으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주 하나님, 주님께서는 아십니다."

4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뼈들에게 대언하여라. 너는 그것들에게 전하여라. '너희 마른 뼈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5 나 주 하나님이 이 뼈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6 내가 너희에게 힘줄이 뻗치게 하고, 또 너희에게 살을 입히고, 또 너희를 살갗으로 덮고,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

7 그래서 나는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다. 내가 대언을 할 때에 무슨 소리가 났다. 보니, 그것은 뼈들이 서로 이어지는 요란한 소리였다.

8 내가 바라보고 있으니, 그 뼈들 위에 힘줄이 뻗치고, 살이 오르고, 살 위로 살갗이 덮였다. 그러나 그들 속에 생기가 없었다.

9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생기에게 대언하여라. 생기에게 대언하여 이렇게 일러라. '나 주 하나님이 너에게 말한다. 너 생기야, 사방에서부터 불어와서 이 살해당한 사람들에게 불어서 그들이 살아나게 하여라.'"

10 그래서 내가 명을 받은 대로 대언하였더니, 생기가 그들 속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그들이 곧 살아나 제 발로 일어나서 서는데, 엄청나게 큰 군대였다.

11 그 때에 그가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이 뼈들이 바로 이스라엘 온 족속이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의 뼈가 말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으니, 우리는 망했다' 한다.

12 그러므로 너는 대언하여 그들에게 전하여라.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 무덤을 열고,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너희를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게 하겠다.

13 내 백성아, 내가 너희의 무덤을 열고 그 무덤 속에서 너희를 이끌어 낼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 것이다.

14 내가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서 너희가 살 수 있게 하고, 너희를 너희의 땅에 데려다가 놓겠으니, 그 때에야 비로소 너희는, 나 주가 말하고 그대로 이룬 줄을 알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시편 104:24-34, 35b) 주님이 피조물을 돌보신다

24 주님,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 어찌 이리도 많습니까? 이 모든 것을 주님께서 지혜로 만드셨으니, 땅에는 주님이 지으신 것으로 가득합니다.

25 저 크고 넓은 바다에는, 크고 작은 고기들이 헤아릴 수 없이 우글거립니다.

26 물 위로는 배들도 오가며, 주님이 지으신 리워야단도 그 속에서 놉니다.

27 이 모든 피조물이 주님만 바라보며, 때를 따라서 먹이 주시기를 기다립니다.

28 주님께서 그들에게 먹이를 주시면, 그들은 받아먹고, 주님께서 손을 펴 먹을 것을 주시면 그들은 만족해합니다.

29 그러나 주님께서 얼굴을 숨기시면 그들은 떨면서 두려워하고, 주님께서 호흡을 거두어들이시면 그들은 죽어서 본래의 흙으로 돌아갑니다.

30 주님께서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그들이 다시 창조됩니다. 주님께서는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십니다.

31 주님의 영광은 영원하여라. 주님은 친히 행하신 일로 기뻐하신다.

32 주님이 굽어보기만 하셔도 땅은 떨고, 주님이 산에 닿기만 하셔도 산이 연기를 뿜는다.

33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주님을 노래할 것이다. 숨을 거두는 그 때까지 나의 하나님께 노래할 것이다.

34 내 묵상을 주님이 기꺼이 받아 주시면 좋으련만! 그러면 나는 주님의 품 안에서 즐겁기만 할 것이다.

35b 내 영혼아, 주님을 찬송하여라. 할렐루야.

 

(사도행전 2:1-21) 성령의 강림

1 오순절이 되어서, 그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다.

2 그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3 그리고 불길이 솟아오를 때 혓바닥처럼 갈라지는 것 같은 혀들이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4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5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 사람이 세계 각국에서 와서 살고 있었다.

6 그런데 이런 말소리가 나니, 많은 사람이 모여와서, 각각 자기네 지방 말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서, 어리둥절하였다.

7 그들은 놀라, 신기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보시오,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이 아니오?

8 그런데 우리 모두가 저마다 태어난 지방의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이오?

9 우리는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이고,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갑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10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이고,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11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데, 우리는 저들이 하나님의 큰 일들을 방언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소."

12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라서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오?" 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13 그런데 더러는 조롱하면서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14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서, 목소리를 높여서, 그들에게 엄숙하게 말하였다. "유대 사람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 이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15 지금은 아침 아홉 시입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듯이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16 이 일은 하나님께서 예언자 요엘을 시켜서 말씀하신 대로 된 것입니다.

17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마지막 날에 나는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들과 너희의 딸들은 예언을 하고,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꿀 것이다.

18 그 날에 나는 내 영을 내 남종들과 내 여종들에게도 부어 주겠으니, 그들도 예언을 할 것이다.

19 또 나는 위로 하늘에 놀라운 일을 나타내고, 아래로 땅에 징조를 나타낼 것이니, 곧 피와 불과 자욱한 연기이다.

20 주님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오기 전에, 해는 변해서 어두움이 되고, 달은 변해서 피가 될 것이다.

21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

 

(요한복음 15:26-27, 16:4b-15)

26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

27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성령의 일

16:4b 또 내가 이 말을 처음에 하지 않은 것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5 그러나 나는 지금 나를 보내신 분에게로 간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서 아무도 나더러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사람이 없고,

6 도리어 내가 한 말 때문에 너희 마음에는 슬픔이 가득 찼다.

7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보혜사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8 그가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의 잘못을 깨우치실 것이다.

9 죄에 대하여 깨우친다고 함은 세상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요,

10 의에 대하여 깨우친다고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고 너희가 나를 더 이상 못 볼 것이기 때문이요,

11 심판에 대하여 깨우친다고 함은 이 세상의 통치자가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12 아직도,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듣는 것만 일러주실 것이요,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또 그는 나를 영광되게 하실 것이다. 그가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신 것은 다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성령이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예배준비 노트] (성서일과에 따른 본문들을 묵상하며 떠오른 단상들)

 

[4본문 전체에 감도는 느낌]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단어는 주님의 영입니다.

 

구약, “주님의 영이 나를 데리고” (37:1)

시편,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104:30)

사도행전,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주겠다” (2:17)

복음서, “진리의 영이 오시면” (15:26, 16:13)

 

오늘 요절은,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104:30)으로 정합니다.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에스겔 37:1-14 / 시편 104:24-34, 35b)]

오늘 구약본문에서 중요한 단어는 마른 뼈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허물어지고 포로 신세가 된 백성들이 절망의 끝에서 내뱉는 탄식입니다.

 

우리의 뼈가 말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으니, 우리는 망했다” (11)

 

에스겔은 바로 이 마른 뼈들이 되살아나는 환상을 본 것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용솟음칩니다.

비결은 단 하나, “주님의 영입니다.

 

에스겔 본문에서 7회나 반복되는 생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 ‘을 뜻하는 이 단어는 불현 듯 창세기 2:7절을 기억나게 합니다.

(독일성서공회판성경해설 참조)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개역개정)

 

첫 사람을 지으실 때 모습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새 창조, 즉 허물어진 민족을 새로 지으시려는 주님의 계획을 엿봅니다.

티끌에도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첫 사람을 지으셨던 분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영으로 모든 것을 되살려 새로 지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이 주제를 되새기는 응답찬양입니다.

주님은 모든 피조물을 먹여 살리십니다.

 

이 모든 피조물이 주님만 바라보며, 때를 따라서 먹이 주시기를 기다립니다.”(104:27)

주님은 허물어진 모든 생명을 다시 지으십니다.

 

주님께서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그들이 다시 창조됩니다. 주님께서는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십니다.”(30)

 

주님은 당신의 영을 불어넣어

죽은 자를 살리시고,

죽은 민족을 새로 지으시고,

온 누리를 새롭게 하십니다.

 

 

[사도행전과 복음서본문 정리 (사도행전 2:1-21 / 요한복음 15:26-27, 16:4b-15)]

오늘 사도행전본문은 저 유명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입니다.

구약본문에서 마른 뼈처럼 죽은 백성들을 일으키시듯

마른장작 같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불을 붙이십니다.

 

그런데 불을 붙이신 목적은, ‘예언’, 증언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모래알 같던 제자들에게 한 성령이 내리시니

한 몸, 한 교회를 이루어 첫 증언(방언설교)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의 육성으로 자세히 설명됩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15:26)

그가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의 잘못을 깨우치실 것이다.”(16:8)

 

물론 성령께서 증언하시고 깨우치신다는 것은 교회를 통해 하신다는 뜻입니다.

물론 교회의 증언이란 말로만이 아닌, 행동과 삶을 통한 증언입니다.

나날이 영지주의자처럼 되어가는 한국교회가 유념할 부분입니다.

 

 

[정리]

주님의 영은 보통 불과 바람(폭풍, )으로 임재하십니다.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도 환하게 보일 수밖에 없고,

아무리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려도 쟁쟁하게 들리는 분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성령강림사건은 첫 성탄 사건과 통합니다.

그분께서 몸소 임재하시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눈에 보이게, 귀에 들리게, 온몸으로 느끼게 오십니다.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죽은 생명들 새로 지어 온 땅을 새롭게 하십니다.(104:30)

마른 뼈처럼 죽은 민족 새로 일으켜 새 역사 이루어가십니다.(에스겔 37)

마른 장작 같던 제자들 활활 불타올라 교회를 이루어가십니다.(사도행전 2)

 

오늘도 우리에게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는 까닭은,

우리 죽은 마음, 죽은 용기를 되살리시려는 것입니다.

첫 마음 잃어버리고, 딱 영지주의자들처럼 말만 번드르르해져버린 한국교회,

이런 한국교회를 되살려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 “물과 피로써 오신 분”(요일 5:6) 그분을

말로, 행동으로, 삶으로 증언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우리는 새로 창조됩니다.

 

주님의 영은 우리를 용감하게 하십니다.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고(16:13)

화통천리(化通天理) 활연관통(豁然貫通)하여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시는 그 사랑을

입으로, 행동으로, 삶으로 증언하게 하십니다.

용감하게!

 

 

[나머지]

* 혼돈과 조화

마치 첫 교회가 태어날 때 사람들이 느꼈던 것처럼(사도행전 2)

1903, 1907년 한국교회가 진동할 때 사람들은 큰 혼돈을 느꼈다고 합니다.

 

사경회를 준비하며, 사경회를 인도하며, 그렇게 말씀 충만한 상태에서 성령께서 임하셨으니,

그렇게 말씀이 나를 빤히 바라보시니,

말씀이 나를 환히 바라보시니...

성령께서 건드리실 때 내 죄를 대오각성(大悟覺醒)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성령께서 그 죄를 고백할 용기를 주신 것입니다.

 

첫 교회가 태어날 때 성령께서 임하시어 방언을 일으키신 것처럼

한국교회는 통성기도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을 처음 접한 선교사님들이 카오스(혼돈)를 느낀 것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각 사람들 기도소리들이 하나하나 들리기 시작하더라는 겁니다.

모든 기도소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가운데 대단한 하모니(조화)가 느껴지더라는 겁니다.

대단한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영은 우리를 흔들어놓으십니다.

영이 임하는 사람은 물론 그걸 목격하는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를 흔드십니다.

흔들리기 전까지는 자기가 안정된 상태로 살아가는 줄 알았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불안정하게 위태롭게 살아왔는지를!

그리고 마침내 그들을 차차 정리정돈 시키십니다.

이렇게 주님의 영은 우리를 흔드셔서 감추어진 혼돈이 드러나게 하시고,

내가 정리되고, 우리가 정리되고, 차차 모두가 진정한 통일과 조화를 이루어가게 하십니다.

 

** 어려운 성경책을 더 좋아하는 까닭

성경번역사에 늘 나오는 일화입니다.

1950년대 개신교 구역(舊譯)을 개역으로 번역할 때,

그리고 개역을 새번역으로 번역할 때 많은 이들이 반대했습니다.

반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한 가지 감추어진 심리분석이 재미있습니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너무 잘 알아듣게 되는 게 부담스럽더라는!

 

이는 천주교인들이 제2차 바티칸대회 뒤에 번역된 성경에 대해 거부했던 이유와도 통할 것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너무 잘 알아듣게 되는 게 왠지 부담스럽더라는 그 이유 말입니다.

 

절집에서 들리는 못 알아듣는 독경소리가 그나마 편한 이치랄까?

라틴어로 된 못 알아듣는 성경봉독소리가 그나마 편한 겁니다.

환하게 알아듣기 시작하니,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하나하나 공부해야 하는 부담도 있고,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말씀을 실천하기 어려워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차라리 못 알아들을 때가 마음 편했다는 겁니다.

 

이처럼, 이모저모로 말씀을 부담스러워하는 제자들에게 오늘 예수님께서 주신 말씀입니다.

 

아직도,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15:12, 13)

 

 

*** 성경읽는 맛, 성경사는 맛

성령 받은 사람은 표시가 납니다.

첫째, 성령 받으면, 말씀이 환하게 느껴집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아무리 어려운 말씀이라도 활연관통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십니다.

그러니 당연히 아무리 어려운 성경말씀일지라도 달고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법!

 

둘째, 성령 받으면 용감해집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아무리 부담되는 말씀이라도 신바람을 일으키시어 용감해지게 하십니다.

그래서 아무리 어려운 말씀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바로 성경읽는 맛, 성경사는 맛입니다.(시편 1:1-2)

 

 

 

 

[말씀동시] (시냇물교회 교우들 지음. 성실문화83)

 

?

                                              장어진(5)

왜 예수님이 떠나야지만 위로자가 오는 걸까?

난 둘 다 있으면 좋겠는데

왜 보혜사가 와야지만 깨우칠 수 있는 걸까?

난 지금 깨우치면 더 좋겠는데.

 

하늘에선

                                              노진순 집사

하늘에선 봄비가 보슬보슬

내 마음엔 성령의 단비가 주룩주룩

길가 가로수에 팝콘 같은 하얀 벚꽃이 활짝

내 맘엔 사랑이 활짝

친구 되신 성령님

내 맘에 오시어

내 입술에 미소가 활짝

 

 

 

 

[말씀시조] 이별을 슬퍼마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3)

이별을 슬퍼마라 보혜사 오시리라

보혜사 진리의 영 내가 가야 보내리니

너희들 모두다함께 진리증인 되기를

 

 

 

 

[말씀한시] 파라클레이토스의 여러 호칭들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3)

別稱相談士 (별칭상담사) 별칭은 카운슬러라고도 하고

一云勸慰師 (일운권위사) 때로는 위로해 주시는 분

又稱保佑靈 (우칭조력영) 또는 보우(保佑)의 영

舊譯保惠師 (구역보혜사) 옛 번역으로는 보혜사라.

 

 

 

 

 

[말씀서예] 시편 104:30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3)

 

 

 

 

 

 

 

 

[말씀노래] ‘온생명의 노래' (3곡, 이천진, 박영준, 윤혜림 지음성실문화35호, 2003년)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3)

(* 천자문 독송 - 전래자장가 풍으로)

 

24. --------, 주께---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 (-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 지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에 가-득하-니이다-

 

25. 거기에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는 생물 곧 크고 작은 동물들이 무수하니이다

26. 그 곳에는 배들이 다니며 주께서 지으신 리워야단이 그 속에서 노나이다

 

27. --------, --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바라나이다-)

 

28. 주께서 주신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가

29. 주께서 낯을 숨기신즉 그들이 떨고 주께서 그들의 호흡을 거두신즉 그들은 죽어 먼지로 돌아가나이다

 

30. -의 영-을 보내---, 그들--- 창조-하사-,

    지면--- 새롭---,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31. 여호와의 영광이 영원히 계속할지며 여호와는 자신께서 행하시는 일들로 말미암아 즐거워하시리로다

32. 그가 땅을 보신즉 땅이 진동하며 산들을 만지신즉 연기가 나는도다

 

33. ---- 평생-토록-, 여호와께-- 노래-하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하나님-찬양하--로다-

  

34. 나의 기도를 기쁘게 여기시기를 바라나니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다함께]

35. -- ------, 여호와를-- 송축-하라-,

    (여호와를-- 송축-하라-), 할렐-루야- (할렐∼∥)

 

 

 

 

[말씀동화] 진미(眞味)검법을 가르쳐준 나무꾼 할아버지

 

옛날옛날 호랑이 어깨춤 추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마을에 검술의 달인이 살았는데

사람 찌르는 검술이 아니라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검술이었어요.

그런데 그 달인은 쇠붙이 칼은 안 쓰고 나무로 만든 목검만 사용했죠.

 

큼지막한 무를 공중에 던지고 목검을 몇 번 휘두르면

금세 커다란 바가지 하나 가득 깍두기가 담기는

깍둑검법의 창시자입니다.

 

달인이 되기까지 어머니의 지극정성 일화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밤마다 불을 끄고 어머니는 떡을 썰고, 달인은 무를 썰었다는!

 

어느 날 점심밥을 먹던 달인이 문득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요새 내 깍두기 맛이 이렇게 맹숭맹숭해진 까닭이 무엇일까? 탱글탱글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이런 말라비틀어진 뼈다귀 맛이라니...!”

 

깍둑검법이 맛을 잃은 원인을 찾기 위해

달인은 홀어머니께 하직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섭니다.

 

어머니, 소자 곧 다시 검법을 되살려 돌아오겠습니다.”

 

 

목검 한 자루 달랑 들고 산길을 헤매던 달인이 귀를 쫑긋 세웁니다.

 

꾀꼴 꾀꼬르 꾀꼴라리오∼♬

 

아름다운 꾀꼬리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그런데 꾀꼬리 소리는 쟁쟁한데 꾀꼬리 모습은 보이질 않네요?

 

, 못 찾겠다 꾀꼬리야, 넌 정말 은신술의 달인이로구나!”

 

바로 그 때였어요.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네? 저쪽에 누가 있나?

 

조심조심 다가가보니, 연세 지긋한 나무꾼 할아버지가 나무를 하고 있었어요.

나무꾼은 달인을 보자 반갑게 인사합니다.

 

반가워요 젊은이, 이 깊은 산속엔 어쩐 일이시오? 마침 때가 되었으니 점심이나 같이 먹읍시다.”

 

마침 출출했던 달인은 고마운 마음에 꾸벅 인사를 합니다.

나무꾼 할아버지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더니 뽕나무를 발견하고 뽕나무 밑으로 갑니다.

 

오랜만에 뽕잎칼국수 어때요?”

 

달인은 군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크게 끄덕거립니다.

그런데 깊은 산속에서 칼국수를 어떻게 만들어 먹는 걸까요?

되게 궁금하죠?

 

어라?

나무꾼 할아버지가 갑자기 지게 작대기를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하네요?

주문을 외우듯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작대기 춤을 춥니다.

 

놀라워라!

나무꾼 할아버지가 차려놓은 빈 바가지 안에

어느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뽕잎칼국수가 가득 담깁니다.

 

이런 깊은 산골에 저런 절대 고수(高手)가 살고 있었다니!”

 

눈이 휘둥그레진 달인은 나무꾼 할아버지 앞에 넙죽 큰절을 올립니다.

 

저를 제자로 삼아주십시오.”

 

나무꾼 할아버지는 껄껄 웃으시며 달인에게 어서 칼국수 맛이나 보라고 권합니다.

깊은 산속 뽕잎칼국수 맛은 어떨까요?

달인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뽕잎칼국수가 다 있다니!

맛도 향도 기가 막힙니다.

 

더욱 놀라운 건 뽕잎칼국수를 한 젓가락 먹을 때마다

난데없는 눈물이 샘솟는 겁니다.

기쁨의 눈물, 감격의 눈물입니다.

 

그래 맞아 바로 이 맛이야! 어린 시절, 아빠가 따오신 뽕잎으로 칼국수를 만들어주신 엄마의 손맛!”

 

문득 달인은 반찬생각이 났겠죠?

주섬주섬 배낭을 뒤져 무를 한 개 꺼냅니다.

그리고 공중에 휙 던지고 깍둑검법을 발휘합니다.

깍두기 맛을 본 나무꾼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십니다.

 

젊은이 깍두기 맛이 일품이구려!”

 

달인은 기뻤습니다.

어느새 잃어버린 깍둑검법이 회복된 겁니다.

다시 한 번 나무꾼 할아버지 앞에 넙죽 큰절을 올립니다.

 

사부님의 뽕잎칼국수 덕분에 제 잃어버린 손맛을 찾았습니다. 부디 사부님의 검법을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나무꾼 할아버지는 천천히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오래전 젊은 시절 두레박을 타고 내려온 선녀와 혼인을 했었다오. 선녀와 아이 셋을 낳고 살던 어느 날, 아내는 하늘집이 그리워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가고, 나도 아내와 자식들이 그리워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지. 그렇게 하늘나라에서 가족들을 만나 잘 지내던 어느 날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지 뭐요? 행복한데 웬 눈물일까? 어이쿠 세상에나! 땅에 두고 온 홀어머니를 까맣게 잊고 있었지 뭐요? 그래서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오. 내가 하늘집을 떠날 때 하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홀어머니 모시려고 하늘집을 버리고 땅으로 내려가는 네 효심이 갸륵하다. 어머니께 맛있는 거 해드리고 싶을 땐 이 계수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춤을 추거라. 어머니 생각이 깊어질수록 맛있는 음식이 나올 것이다. 효자는 하늘믿음으로 사는 법이니라.’”

 

나무꾼 할아버지 말씀을 다 듣고 난 달인은

드디어 깍두기 맛이 갑자기 되살아난 까닭을 환하게 깨닫습니다.

하루하루 나무꾼 할아버지의 하늘땅 사랑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달인의 검법이 하루하루 달라집니다.

 

이젠 깍두기뿐 아니라 무슨 음식이든 다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아무리 바싹 마른 뼈다귀일지라도

덩실덩실 달인의 칼춤 앞에선 푸짐하게 윤기 흐르는 감자탕으로 변신합니다.

 

하늘나라 먼저가신 아버지 사랑과, 땅에 홀로 남으신 어머니 사랑이 깊어질 때마다

진리의 맛, 진미(眞味)검법이 무르익어 갑니다.

진리의 맛, 진미의 비결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이정훈 지음. 2015. 5. '성실문화'83호 예배마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