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버지”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6:1-8) 하나님이 이사야를 예언자로 부르시다
1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나는 높이 들린 보좌에 앉아 계시는 주님을 뵈었는데, 그의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 차 있었다.
2 그분 위로는 스랍들이 서 있었는데, 스랍들은 저마다 날개를 여섯 가지고 있었다.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나머지 둘로는 날고 있었다.
3 그리고 그들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화답하였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온 땅에 그의 영광이 가득하다."
4 우렁차게 부르는 이 노랫소리에 문지방의 터가 흔들리고, 성전에는 연기가 가득 찼다.
5 나는 부르짖었다. "재앙이 나에게 닥치겠구나! 이제 나는 죽게 되었구나!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인데, 입술이 부정한 백성 가운데 살고 있으면서, 왕이신 만군의 주님을 만나 뵙다니!"
6 그 때에 스랍들 가운데서 하나가, 제단에서 타고 있는 숯을, 부집게로 집어, 손에 들고 나에게 날아와서,
7 그것을 나의 입에 대며 말하였다. "이것이 너의 입술에 닿았으니, 너의 악은 사라지고, 너의 죄는 사해졌다."
8 그 때에 나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내가 아뢰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시편 29) 폭풍속 주님의 음성 [다윗의 시]
1 하나님을 모시는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권능을 주님께 돌려드리고 또 돌려드려라.
2 그 이름에 어울리는 영광을 주님께 돌려드려라. 거룩한 옷을 입고 주님 앞에 꿇어 엎드려라.
3 주님의 목소리가 물 위로 울려 퍼진다. 영광의 하나님이 우렛소리로 말씀하신다. 주님께서 큰물을 치신다.
4 주님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주님의 목소리는 위엄이 넘친다.
5 주님께서 목소리로 백향목을 쩌개고, 레바논의 백향목을 쩌개신다.
6 레바논 산맥을 송아지처럼 뛰놀게 하시고, 시룐 산을 들송아지처럼 날뛰게 하신다.
7 주님의 목소리에 불꽃이 튀긴다.
8 주님의 목소리가 광야를 흔드시고, 주님께서 가데스 광야를 뒤흔드신다.
9 주님의 목소리가, 암사슴을 놀래켜 낙태하게 하고, 우거진 숲조차 벌거숭이로 만드시니, 그분의 성전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같이, "영광!" 하고 외치는구나.
10 주님께서 범람하는 홍수를 정복하신다. 주님께서 영원토록 왕으로 다스리신다.
11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힘을 주신다.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내리신다.
(로마서 8:12-17) 성령은 생명을 주시다
12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육신에 빚을 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아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13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14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16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17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요한복음 3:1-17) 예수와 니고데모
1 바리새파 사람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대 사람의 한 지도자였다.
2 이 사람이 밤에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랍비님,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압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시면, 선생님께서 행하시는 그런 표징들을, 아무도 행할 수 없습니다."
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
4 니고데모가 예수께 말하였다. "사람이 늙었는데, 그가 어떻게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5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6 육에서 난 것은 육이요, 영에서 난 것은 영이다.
7 너희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한 것을, 너는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8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는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
9 니고데모가 예수께 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1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알지 못하느냐?
11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본 것을 증언하는데,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인자 밖에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7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알맹이는 정화(淨化)입니다.
삼위하나님은 지극히 거룩한 분이십니다.
삼위하나님은 우리도 거룩해지길 원하십니다.
삼위하나님의 명을 받으려면 우리는 거룩해져야 합니다.
구약,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사 6:3)
시편, “거룩한 옷을 입고 주님 앞에 꿇어 엎드려라”(시 29:2)
서신서,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롬 8:13)
복음서,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 3:5)
오늘 요절은,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로 정합니다.(롬 8:15)
[구약과 시편 (이사야 6:1-8 / 시편 29)]
오늘 구약본문과 시편본문은 스케일이 매우 큽니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오늘 구약과 시편본문에는 하나님과 천상의 존재들 모습이 꽉 차 있습니다.
구약의 장면은, 늘 지성소 언약궤 위에 앉아 계시는 줄만 알았던 하나님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아 계시는 모습으로 등장하십니다.
그런데 그 옷자락이 성전 가득 꽉 차 있습니다.
스랍이라는 천상의 지극한 존재들이 그 옷자락 위로 둥실둥실 떠다니며 찬양합니다.
큰소리로 찬양한 내용은, 거룩하신 하나님 영광입니다.
오늘 시편은 하나님의 옷이 아니라 천상의 존재들의 거룩한 옷으로 가득합니다.(2)
저들이 거룩한 옷을 입고 잔뜩 모여 주님 앞에 꿇어 엎드린 모습에서
마치 오늘 구약의 성전 가득한 하나님 옷자락이 연상됩니다.
구약에서는 스랍들의 찬양소리가 문지방의 터가 흔들릴 정도로 우렁찹니다.(4)
시편에서는 성전에 모인 사람들의 영광찬양이 진동합니다.(9)
그런데 이 둘 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렁찬 소리가 등장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우렁찬 하나님 목소리입니다.(3-9)
이렇게 어마어마한 스케일 가운데 아주 작은 존재가 하나 등장합니다.
한 사람 이사야입니다.
기가 죽은 이사야가 죽음의 위기를 느끼고서 부르짖습니다.
입술이 부정한 채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뵈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스랍이 분향단의 불타는 숯을 가져다가 이사야의 입에 대며 정화시킵니다.
입술이 정화된 이사야가 예언자로 거듭납니다.
하나님이 예언자를 찾으실 때, 이사야가 선뜻 나서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작디 작은 이사야가 매우 늠름하고 거대해보입니다.
아무리 작은 사람도 거룩한 불꽃으로 입술이 정화되니 커다란 예언자로 변신하게 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로마서 8:12-17 / 요한복음 3:1-17)]
오늘 서신서본문에는 구약의 스랍과 이사야처럼, ‘성령님’과 ‘우리’가 등장합니다.
구약처럼 시청각적으로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그 실제 규모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큽니다.
스랍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성령으로 임하시어 우리를 정화시킵니다.(13)
그리고 우리는 예언자를 넘어 하나님의 자녀로 변신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역시 예수님께서 성령님을 언급하십니다.
밤에 찾아온 니고데모에게 하나님나라를 가르쳐주십니다.
성령으로 태어나야 하나님나라를 볼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십니다.(3,5,8)
[정리]
스랍이 분향단의 단 숯으로 이사야를 정화시켜 예언자로 세웁니다.(구약)
성령님이 우리 몸의 행실을 죽여 우리를 하나님 자녀가 되게 하십니다.(서신서)
성령님이 나를 다시 태어나 하나님나라에 들어가게 하십니다.(복음서)
거룩하신 삼위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 그 거룩하심을 닮기 원하십니다.
그래야 삼위하나님처럼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예수님처럼 너끈히 고난을 받고 상속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영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요한 3:15∼16)
자녀이기 때문입니다.(로마 8:15∼17)
주님께서 삼위하나님으로 우리와 끊임없이 관계하시며
우리를 정화시키시고, 우리를 상속자 삼으시고,
우리를 그 나라에 들어가게 하시고 영생하게 하시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요한 3:16)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녀이기 때문입니다.(로마 8:15)
[나머지]
* 스랍
스랍은 천상의 지극한 존재로서 그 이름에는 불타오른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스랍이 불타는 숯을 가져다가 이사야의 입에 대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스랍은 민수기 21장의 불뱀, 그리고 놋뱀과도 같은 발음을 갖습니다.
의미도 어느 정도 통합니다.
[예수그리스도를 연상시키는 놋뱀은(요 3:14) 동시에 우상이 되기도 합니다.(왕하 18:4)]
오늘 구약본문에서 스랍이 날개로 얼굴과 발을 가립니다.
자신의 영광과 치부를 동시에 가리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오직 주님의 영광만 드러나게 노래합니다.
** “웃시야왕이 죽던 해에”
이때가 매우 상징적입니다. 웃시야가 어떤 왕이었습니까?
어린나이에 왕이 되어 자그마치 52년간이나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예언자 스가랴의 도움으로 다윗왕처럼 하나님을 섬겼기에, 그 나라가 매우 강성하고 부강해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너무 교만해져서 마침내 자기 본분을 넘어서는 행동을 했습니다.
성전에 들어가서 하나님께 분향하는 등, 제사장의 일까지 하는 바람에 나병에 걸려 죽을 때까지 고생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은사, 즉 자기 역할의 한계를 넘어서버린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는 바로 이런 와중에,
즉 웃시야가 하나님 거룩한 성전에 함부로 나서다가 벌 받고 죽은 직후에 하나님의 현존을 만난 것입니다.
그래서 깨끗하게 성별되지 못한, 정화되지 못한 내가 이제 죽게되었구나 하며 벌벌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 나는 어디를 정화해야 하나?
스랍이 이사야의 입에 제단의 시뻘겋게 단 숯을 대어 정화했듯이
오늘날 성령님께서 나를 정화시켜주십니다.
내 정욕과 탐욕, 몸의 나쁜 습관들을 버리게 하시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을 수행시키시려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성전 제단의 뜨거운 숯으로 입을 지졌습니다.
입은 예언자의 상징입니다. 거룩한 말씀을 입으로 증거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성도로서, 예언자로서, 어떤 일을 맡았습니까?
내가 교회에서 맡은 역할, 직분, 즉 내 은사는 무엇입니까?
그것을 위해 오늘 나는 지금 내 마음과 몸의 어떤 부분을 정화해야 합니까?
**** 산돌 손양원 목사님 (1902년 6월 3일 ∼ 1950년 9월 28일)
며칠 있으면 고 손양원 목사님의 생신입니다.
손양원 목사님과 이태석 신부, 그리고 이태석 신부에게 영향을 준 데미안신부 등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이들을 섬기다가, 모두 49세 소천한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이들을 만져주다가 가장 깨끗하게 정화되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거기 그 더러운 환자들의 환부에 성령께서 계셨던 것입니다.
나병환자들의 피고름이, 이사야의 입술에 대었던 제단의 숯불이었던 것입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환자들을 섬깁니다. 섬기면 섬길수록,
그 더러운 환부를 만지면 만질수록 더욱 깊이 성령충만했습니다.
마침내 자신의 온몸을 주님의 제단 앞에 거룩한 산제사로 바칠 정도로
그렇게 정결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말씀동시] (시냇물교회 교회학교 3명 지음, 「성실문화」83호)
니고데모 (조강현, 초4)
니) 니고데모는
고) 고지식하지만
데) 대신 질문을 잘해서
모) 모르고 있던 영생에 대한 것을 알게 되었다
니고데모는 (장어진, 초5)
니고데모는 예수님한테 혼났다
껍데기만 잘 나가고 무지해서 그런가?
하나님은 예수님까지 보내서 우리를 구원했다
나한테도 그런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는 (윤한결, 중3)
하나님께서는
죄많은 인간들을 심판하시는 게 아니라
구원하시려고
외아들을 보내 희생하셨네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은 참 인자 하시다.
[말씀시조] 다시 태어나거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3호)
다시 태어나거라 성령으로 거듭나라
그나라 들어가서 영생을 누리거라
하나님 외아들주신 그 큰사랑 믿기를
[말씀한시] 영생을 얻게 하려하심이라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3호)
上帝愛世下獨子 (상제애세하독자)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사 독자를 보내셨다
非以審判乃救命 (비이심판내구명)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라 생명을 구원하려 하심이시다
弗信惡人投那落 (불신악인투나락) 악인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以信得義入永生 (이신득의입영생) 믿으면 의를 얻고 영생에 들리라.
[말씀서예] 시 29:3∼5, 7∼9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3호)
[말씀노래] 거듭남 (홍의종 지음, 「성실문화」83호)
[본문] (요한복음 3:1-17)
[노랫말]
예수님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셨네,
누구든지 다시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 볼 수 없고,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 갈 수 없다.
[해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인 요 3:3,5을 중심으로 말씀 노래를 지어 보았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나님 나를 볼 수 있고 갈수 있다고 하신다. 성령을 통하여 다시 난 자로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러보면 좋겠다.
[악보] 거듭남 (홍의종 지음)
[시편 송서(誦書)] 시편 29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3호)
(※ 천자문 독송, 즉 전래자장가 가락으로)
1. 너희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지어다
2.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
3. 여호와의 소리가 물 위에 있도다 영광의 하나님이 우렛소리를 내시니 여호와는 많은 물 위에 계시도다
4. 여호와의-- 소리-가--, 힘-- 있-음이--여--,
여호와의-- 소리-가--, 위-엄차도다 (위엄차도다-)∼
5. 여호와의 소리가 백향목을 꺾으심이여 여호와께서 레바논 백향목을 꺾어 부수시도다
6. 그-- 나무를 송아지 같이-, 뛰--게-- 하심-이여-,
레바논과-- 시룐-으로-, 들송아-지- 같-이 뛰게 하-시-도다-∼
7. 여호와의 소리가 화염을 가르시도다
8. 여호와의-- 소리-가--, 광야를 진-동하심-이여-,
여호와께-서 가데스 광야를, 진-동시키-시-도다--∼
9. 여호와의 소리가 암사슴을 낙태하게 하시고 삼림을 말갛게 벗기시니 그의 성전에서 그의 모든 것들이 말하기를 영광이라 하도다
10. 여호와께-서 홍수- 때에-, 좌-정하셨-음이-여--,
여호와께-서 영원하도록-, 왕으로 좌-정하시-도다-∼
[다함께]
11.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힘-을 주심-이--여--,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에-게, 평강의 복-을 주시리∼로∿다∼∥
[말씀동화] 추임새가 필요한 강씨 아저씨
1.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2. 살아오는 저 푸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떨리는 노여움에∼
신새벽에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 이성현 곡]
우리 뒷집 강씨 아저씨가 오늘도 저 노래 부르네요.
강씨 아저씨는 혼자 삽니다.
밖에 잘 나다니지도 않고 가끔씩, 아주 가끔씩 집밖에 나오시죠.
강씨 아저씨는 늘 저 노래 빛깔처럼 어두침침한 검정색 옷만 입어요.
그것도 낡고 다 떨어진 남루한 옷이죠.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강씨 아저씨를 점점 멀리합니다.
아이들도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고요.
그렇지만 나는 늘 강씨 아저씨네 집 주변을 얼쩡거리죠.
왜냐고요? 왜긴요, 바로 우리 뒷집이라니까요?
사실 저도 강씨 아저씨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에요.
옷도 어두컴컴하고 얼굴 표정도 늘 어두컴컴하고,
안경도 검은 것만 끼고, 또 노래도 저렇게 구리잖아요...
직업도 변변치 않은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아마 그래서 동네사람들은 강씨 아저씨를 루저라고 부르나 봐요.
언젠가 우리 엄마가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얘, 이사야, 이사야야, 너 자꾸 뒷집 근처에서 어슬렁거릴래? 엄마가 뒷집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잖아?”
난 멀뚱멀뚱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그런데 엄마, 강씨 아저씨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에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동네사람들이 다들 멀리하는 사람이잖니...”
“나쁜 사람도 아닌데, 동네사람들은 왜 아저씨를 멀리하나요?”
“그건 너 태어나기 한참 전에 강씨 아저씨가 동네 감옥에 3년이나 있다 나왔거든.”
“와∼ 강씨 아저씨가 감옥에 갔었어요? 그것도 3년씩이나 갔었다구요? 진짜? 오∼ 대박! 그럼 아저씨 전과자네? 그런데 왜 감옥에 갔었어요?”
“그걸 이야기하려면 좀 기니까 짤막하게 얘기해주마. 24년 전에 우리 동네에 강경대라는 대학생이 살고 있었지. 그런데 그 학생이 동네사람들에게 멍석말이를 당했지 뭐냐. 온몸을 멍석으로 둘둘 말아서 몽둥이로 죽도록 두들겨 패는 바람에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어. 우리 동네 이장이 너무 독재를 한다고 데모를 하다가 이장 똘마니들한테 그런 봉변을 당한거야. 그래서 온 동네 사람들이 마구 들고 일어났어요. 그로부터 4년 전에도 동네사람들이 들고 일어난 적이 있었거든, 그 때도 이장이 하도 독재를 하는 바람에 동네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서 이장을 갈아치웠었는데, 4년 만에 또 들고일어난 거야. 새로 이장이 된 놈의 패거리들이 다시는 안 쫓겨나고 장기집권을 하려고 3당 합당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거든. 그런데 이번 데모는 점점 위험한 데모로 번졌어. 어린 학생이 멍석말이로 죽임을 당하니까 젊은 학생들이 너도나도 횃불시위를 시작한 거야. 횃불시위란 주로 아주 시대가 어두워졌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시위란다. 어둠에 싸여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동네사람들에게 길을 환히 보여주려고 횃불을 밝히며 앞장서는 시위지. 그런데 문제는 이 횃불시위가 아주아주 위험해서 자칫 제 몸에 불이 붙어 목숨을 잃게 되는 아주 위험한 시위라는 거였어. 그때 동네 젊은이 중에 김기설이라는 청년이 횃불시위를 벌이다가 그만 온몸에 불이 붙어 죽고 말았단다. 그때 엉큼한 동네 이장이 ‘옳지 좋은 기회다’하면서 속임수를 쓴 거야. 우리 뒷집 강씨가 자기 친구인 김기설 씨를 부추겨서 횃불을 들게 만들었다고 말이야. 게다가 횃불시위를 하다가 죽어도 좋다는 유서를 대신 써주면서까지 강제로 횃불을 들게 했다고 마구 우겼지 뭐냐? 그때 우리 마을 법을 책임지는 사람들 몇몇이 저 못된 이장에게 잘 보이려고 김기설씨의 유서 글씨가 정말로 강씨의 글씨랑 똑같다고 우겨서, 아니 글쎄 강씨를 3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하게 만든 거야. 그 바람에 못된 이장을 몰아내려던 동네사람들의 데모는 김이 다 빠져버리고 말았고, 그 이장은 대를 이어 이장질을 해먹었단다. 그 이장한테 잘 보이려고 못된 짓했던 법관들은 지금도 승승장구해서 잘 먹고 잘살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강씨 엄마아빠는 모두 홧병으로 암이 걸려 돌아가시고, 강씨마저 간암에 걸려서 저렇게 늘 얼굴빛이 어두컴컴한 거란다.”
우리 엄만 짧게 얘기한다면서 되게 기네... 무슨 사건이 이렇게 복잡하담?
그나저나 아니 세상에, 어쩌면 그런 일이 다 있을 수 있죠?
우리 동네처럼 자그마한 마을에 그런 엄청나게 못된 일이 벌어지다니요?
그래서 저는 잔뜩 흥분해서 엄마께 따지듯이 다시 여쭤보았어요.
“아니 도대체 엄마, 그때 엄마랑 아빠는 무얼 하고 계셨어요? 그렇게 엄청난 못되고 억울한 일이 우리 마을에서 벌어지는데 왜 가만히 보고만 계셨어요?”
내가 너무 흥분해서 소리쳤는지, 엄마는 머리를 긁적이시며 시무룩하게 대답하십니다.
“그땐 우리 모두 동네 법관들이 하는 말을 그냥 다 믿었었지. 법관들이 누구냐? 우리 동네에서 제일 공부 많이 하고 똑똑한 사람들이잖아? 좋은 대학 나오고!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이니까 그냥 다 믿은 거지 뭐. 그리고 동네사람들도 다 그래요, 혹시 강씨가 좀 억울할지 몰라도 참아야지. 다시 시끄러워지면 우리 동네 이미지도 나빠지고 경제도 나빠지고, 우리 동네 힘, 동네 격이 떨어지게 되니까 참아야지, 그 땐 다들 그랬어.”
“참, 엄마 그 엉터리 이장네 패거리들 중에 저 몹쓸 법관들이 승승장구했다고 하셨잖아요? 혹시 우리 교회 그 장로님도 혹시 그 더러운 법관들 중 하나 아닌가요?”
엄마는 내 이야기에 대답은 안 하시고 두리번두리번 먼 산만 바라보십니다.
“오, 세상에! 그럼 지금은 어떻게 우리 강씨 아저씨가 억울하게 감옥살이 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응, 그건, 강씨 고집이 보통이 아니거든. 보통사람 같았으면 그냥 포기하고 말았을 텐데, 강씨는, 나는 절대로 친구 유서를 대신 써주지 않았노라며 끝까지 자기결백을 주장하고 재판을 다시 해달라고 주장했지. 그래서 새로 임명된 법관들이 몇 차례 재판을 했는데 모두들 강씨의 주장이 맞다며 24년 전 판결을 뒤집은 거란다. 참 그 새로운 법관들 중에 저 아랫집 고대모씨도 있었지. 고대모씨는 겁은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우리 마을에서 손꼽히는 양심 재판관이란다. 양심은 겁을 이기는 법이거든! 사람의 양심은 용기를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좋은 밭이란다. 그나저나 우리 강씨는 얼마나 억울하겠니? 엄마아빠 모두 홧병으로 돌아가시고 자신도 저런 몹쓸 홧병을 얻어 고생하고 있으니 저 억울한 24년을 도대체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는지?”
엄마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는 냅다 뒷집으로 내달립니다.
뒤에서 엄마가 뭐라뭐라 꽥꽥 소리치며 말리시지만 저는 그냥 달립니다.
마침 강씨 아저씨가 집 마당에서 뒷짐을 지고 서성거리고 계시네요?
대문 안으로 쑥 뛰어들어가며 저는 반가운 마음에 소리칩니다.
“아저씨, 저에요 저, 이사야! 아저씨, 제 이름 이사야가 무슨 뜻인 줄 아세요? ‘하나님이 구원해 주신다’는 뜻이에요. 아저씨 이제부터 혼자만 서성거리지 말고 저랑 함께 놀아요. 그러면 아저씨 얼굴빛도 점점 밝아지고, 간암도 점점 좋아지실 거예요. 하나님께서 구원해주실 거니까요!”
느닷없이 제가 마당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강씨 아저씨는 깜짝 놀란 표정입니다.
“오 그래, 우리 이사야 정말 오랜만이로구나. 얼굴 잊을 뻔했다. 너 참 보고 싶었는데 못 보는 사이에 키가 부쩍 자랐네?”
아저씨의 칭찬에 전 앞뒤 없이 또 이렇게 소리칩니다.
“세상 법은 죽었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법은 시퍼렇게 살아있어요.”
“오! 키만 자란 게 아니라 마음도 많이 자랐구나. 우리 이사야!”
“예언자 이사야처럼, 저도 하나님 법을 고스란히 전하는 예언자, 하나님 법을 따르는 법관이 될 거예요. 아니 어쩌면 하나님 말씀의 정의로운 정신을 고스란히 전하는 신문기자가 될지도 몰라요.”
“그래 우리 이사야 지금 마음 변치 말고, 학교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경공부도 열심히 하거라.”
“아저씨! 병이 빨리 나으려면 우울한 노래만 부르지 말고 신나는 춤을 춰야 한데요. 제가 신나는 노래를 불러드릴 테니까 아저씨는 제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춰보세요. 그럼 아저씨 병이 금세 나을 거예요.”
1.이 세상이 창조되던 그 아침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춤을 추었다. 내가 베들레헴에 태어날 때에도 하늘의 춤을 추었다. 2.높은 양반들 위해 춤을 추었을 때 그들 천하다 흉보고 비웃었지만, 어부 위해서 춤을 추었을 때에는 날 따라 춤을 추었다. 3.안식일에도 쉬지 않고 춤 췄더니 높고 거룩한 양반들 화를내면서 나를 때리고 옷을 벗겨 매달았다 십자가에 못 박았다. 4.높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면서 춤을 계속 추기란 힘이들지만, 끝내 땅속에 깊이 묻힌 이후에도 난 아직 계속 춤춘다. 5.어리석게도 그들 좋아 날뛰지만 나는 생명이다 결코 죽지 않는다, 네가 내 안에 살면 나도 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살련다, 후렴; 춤춰라 어디서든지 힘차게 멋있게 춤춰라, 나는 춤의 왕, 너 어디 있든지 나는 춤 속에 너 인도하련다.
[‘춤의 왕’ 시드니 카터 시, 아론 코플랜드 곡]
처음에는 멀뚱멀뚱하고 엉거주춤하던 강씨 아저씨가
제 노래에 맞춰서 조금씩 발을 움직이며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결코 춤이라고 하기엔 20% 부족한 ‘엉거주 춤’이네요.
바로 그 때 누군가 곁에서 추임새를 넣기 시작하네요?
언제 오셨는지, 내 노랫소리를 듣고 우리 엄마가 슬그머니 다가오신 거예요.
우리 엄마 추임새는 판소리 고수들보다도 훨씬 크고 우렁차죠.
소시 적에 탈춤을 신나게 배우셨다는 우리 엄마의 탈춤 추임새거든요.
“얼∼쑤! 얼∼씨구! 잘 한다∼!”
우리 엄마 추임새를 들은 강씨 아저씨의 입꼬리가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금세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아저씨 시커먼 얼굴빛이 환하게 빛납니다.
한바탕 땀을 흘리며 춤을 추신 아저씨가 말합니다.
“이사야, 멋진 노래 고맙다. 이사야 어머니 추임새 정말 고맙습니다. 이젠 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엄마 손을 꼭 잡습니다.
엄마가 다정하게 말씀하시네요.
“우리 이사야 오늘 정말 좋은 일했다. 우리 강씨 얼굴빛이 저렇게 환해지는 건 24년 만에 처음 봤다. 저 환한 얼굴빛 속에 하나님께서 활짝 웃으시는 게 느껴지는구나. 하나님께서 우리 이사야에게 좋은 선물 주시겠는 걸?”
“정말 그럴까요?”
“물론이지! 우리 하나님은 늘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는 거 먹여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들려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신나는 장난감 선물 줄 수 있을까를 놓고 궁리하는 엄마 같은 분이시란다.”
“왜 그러시는데요?”
“왜긴? 우리를 사랑하시니까! 우리가 하나님 자녀니까 그러시지! 강씨 아저씨도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니까, 사랑하는 자녀가 오랫동안 저렇게 우울하고 억울하게 살아왔으니 얼마나 더 마음이 쓰이셨겠니?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선물해주고 그래서 힘이 솟아나고 활짝 웃게 해주고 싶으셨을텐데, 아마 오늘 하나님께서 강씨한테 우리 이사야를 보내신 게 틀림없어!”
나는 빙글빙글 미소를 지으며 엄마께 말씀드렸어요.
“엄마 추임새도 정말 멋졌어요. 앞으로도 강씨 아저씨 신나게 춤추시도록 추임새를 더 많이 넣어드려야겠어요. 그리고 참, 아저씨한테 옷 한 벌 해드리면 어떨까요? 좀 환하고 예쁜 옷으로요, 깨끗하고 잘 맞는 옷으로요!”
오늘 우리 강씨 아저씨 얼굴이 환해져서 저는 참 기뻐요.
아저씨 어두운 마음도 깨끗하게 세수한 것 같아 더 기뻐요.
이제 우리 마을사람들 모두 다 마음을 씻고,
특히 강씨 아저씨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들까지 싹 다 씻어내야겠어요.
언제나 하나님 마음은 임마누엘이시잖아요.
성부성자성령 삼위하나님으로 끝까지 우리랑 함께 하시려는 임마누엘!
그래서 거룩하신 하나님과 함께 하려면 우리도 하나님처럼 깨끗해져야 하잖아요!
얼∼쑤!
[이정훈 지음. 2015년 5월 31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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