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사도행전 10:44-48)
44.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을 때에, 그 말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셨다.
45. 할례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서 믿게 된 사람으로서 베드로와 함께 온 사람들은, 이방 사람들에게도 성령을 선물로 부어 주신 사실에 놀랐다.
46. 그들은, 이방 사람들이 방언으로 말하는 것과 하나님을 높이 찬양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 베드로가 말하였다.
47. "이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성령을 받았으니, 이들에게 물로 세례를 주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48. 그런 다음에, 그는 그들에게 명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게 하였다. 그들은 베드로에게 며칠 더 머물기를 청하였다.
(시편 98)
1. 새 노래로 주님께 찬송하여라. 주님은 기적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그 오른손과 그 거룩하신 팔로 구원을 베푸셨다.
2. 주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알려 주시고, 주님께서 의로우심을 뭇 나라가 보는 앞에서 드러내어 보이셨다.
3. 이스라엘 가문에 베푸신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기억해 주셨기에,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4.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
5. 수금을 뜯으며, 주님을 찬양하여라. 수금과 아우르는 악기들을 타면서, 찬양하여라.
6. 왕이신 주님 앞에서 나팔과 뿔나팔 소리로 환호하여라.
7. 바다와 거기에 가득 찬 것들과 세계와 거기에 살고 있는 것들도 뇌성 치듯 큰소리로 환호하여라.
8. 강들도 손뼉을 치고, 산들도 함께 큰소리로 환호성을 올려라.
9. 주님께서 오신다. 그가 땅을 심판하러 오시니, 주님 앞에 환호성을 올려라. 그가 정의로 세상을 심판하시며, 뭇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실 것이다.
(요한일서 5:1-6)
1.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낳아주신 분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 그분이 낳으신 이도 사랑합니다.
2.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압니다.
3.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무거운 짐이 아닙니다.
4. 하나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다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승리는 이것이니,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
5.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6. 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입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요한복음 15:9-17)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10.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러한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또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12.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한 것을 너희가 행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이다.
15.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종은 그의 주인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모든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알맹이는 사랑, “서로 사랑”입니다.
사도행전,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셨다”(10:44), “하나님을 높이 찬양”(46)
시편, “주님께서 오신다”(98:9),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4)
서신서, “하나님을 사랑”(요일 5:2, 3)
복음서,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오늘 요절 말씀은,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 (요한 15:12, 17)
[사도행전과 시편 (사도행전 10:44-48 / 시편 98)]
오늘 사도행전본문은, 이방사람들이 세례 받는 장면입니다.
지난 주 에티오피아 내시가 세례 받는 장면과 어깨동무입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받는 세례입니다.
고넬료 등이 베드로를 통해 예수님 사랑을 듣는 중에 성령이 내리십니다.
성령을 받았으니 물세례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에티오피아 내시도 빌립을 통해 예수님 사랑을 듣다가 세례 받고자 하는 감동이 일었습니다.
둘 다 말씀, 예수님에 관한 말씀, 예수님 사랑 듣다가 벌어진 사건입니다.
둘 다 이방인으로서,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하게 된 사건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지난 주 시편에 이어서 이방인을 가리키는 “땅 끝” 모든 사람들의 찬양입니다.
유대인들은 상상도 못했던 하나님과 이방인들 사이의 사랑 노래입니다.
땅 끝에 사는 사람들도 생각을 돌이켜 주님께로 돌아올 것이며, 이 세상 모든 민족이 주님을 경배할 것이다.(시 22:27)
땅 끝에 있는 모든 사람까지도 우리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볼 수 있었다. (시 98:3)
온 땅아, 소리 높여 즐거이 주님을 찬양하여라. 함성을 터뜨리며, 즐거운 노래로 찬양하여라.(시 98:4)
[서신서와 복음서 (요한일서 5:1-6 / 요한복음 15:9-17)]
오늘 서신서본문은 오늘 복음서 본문과
“사랑”하기, “계명”지키기라는 징검다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하나님 사랑과 그 계명 지키기!(요일 5:2, 3)
계명 지키기는 말씀을 늘 생활 속에서 깊이 읽고 묵상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복잡해 보이고 양도 많아 보이는 그 계명, 그 말씀은 하나로 요약됩니다.
그게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지난 두 주 동안 내내 서신서본문은 “서로 사랑”을 외쳤습니다.
(부활절 4주, 요일 3:23 / 부활절 5주, 요일 4:7,11,12)
그런데 오늘은 복음서본문에서 “서로 사랑”이 울려 퍼집니다.
바로 예수님의 음성입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가장 큰 사랑을
입으로 온몸으로 가르쳐주신 사랑덩어리 예수님의 음성입니다.
내 계명은 이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정리]
예수님 사랑에 감동하니 성령이 내리시고 세례를 받게 됩니다.
에티오피아 내시와 고넬료의 식구들은 모두 이방인들입니다.
이방인들조차, 아니 이방인들을 향하시는 예수님 사랑의 첫 결실입니다.
막연하기만 했던 구약성경의 하나님 사랑을,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환하게 깨친 것입니다.
이방인, 땅 끝 모든 사람까지(시 98:3) 소리 높여 구원의 주님을 찬양합니다.
사도행전본문과 시편본문에서 땅 끝 모든 이들과 하나님 사이의 사랑이 무르익습니다.
서신서본문과 복음서본문에서는 주님과 우리의 사랑에 이어
우리가 서로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을 받습니다.
친구를 위해 당신 목숨을 바치신 분,
예수님의 유언입니다.
[나머지]
* ‘예수 이름’,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 중에서 예수께서 “내 이름”을 언급하십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6c)
이는 앞선 여러 본문에서도 반복되는 예수님의 뜻입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내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3)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4)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 이름”이 바로 “사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예수님 이름, 예수님 인생이 통째로 담긴 알맹이입니다.
이게 바로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 뜻, 하나님 말씀의 알짜입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가 무엇을 구하든지 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요한 15:7)
우리가 하나님에 대하여 가지는 담대함은 이것이니, 곧 무엇이든지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구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요일 5:14)
** 봄물 같은 예수님 사랑
시인 김유철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예수님 사랑을 봄물에 비유합니다.
『이제 날이 새면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말하는 그 날 그 시간의 예수님 목소리는 말이라기보다는 아예 가슴을 파고드는 물줄기 같은 것이다. 예수님이 마지막 순간까지 물기어린 마음으로 전해주던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 복음서 저자는 그것을 새로운 계명이라 어렵게 불렀지만 그것은 물기어린 말이었고 모두 그 말이 길어 올린 물줄기에 전율했다... 사랑은 글이나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며, 사랑은 눈으로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단지 전염이 될 뿐이다. 마치 나무의 물관을 타고 수액이 나뭇잎까지 전해지듯 한 부분의 전염이 아니라 온몸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싶다.』
[말씀 동시] (조현식, 서하늘 지음. 섬돌향린교회 교회학교 5학년. 「성실문화」82호)
이웃의 우정 (조현식)
예수님이 제자들을 사랑하시는
것과 같이 우리도 주위의
이웃을 사랑하고 아껴야한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과 같이 우리도 친구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서로 도와야 한다.
사랑 (서하늘)
친구를 사랑하자!
가족을 사랑하자!
이웃을 사랑하자!
나 자신을 사랑하자!
사랑이란 건 중요하다
아무런 사랑 없이는 사람을 대할 수 없다.
예수님이 모두를 사랑했듯이 이젠 우리도
그런 예수님의 모습 본받아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
[말씀 시조] 서로 사랑하여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2호)
서로 사랑하여라 내 계명은 이것이다
친구위해 목숨주는 최고사랑 이루거라
너희가 나의 친구니 사랑열매 거두리
[말씀 한시] 소록도 세 수녀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2호)
異邦碧眼三修女 (이방벽안삼수녀) 푸른 눈의 외국인 세 수녀는
非血非族愛來韓 (비혈비족애래한) 혈족도 가족도 아닌데 가슴에 사랑 안고 이 땅에 찾아 와서
共食共宿與癩患 (공식공숙여나환) 한센인들과 먹고 자기
小鹿六十歸無痕 (소록육십귀무흔) 소록도 육십 년, 떠나실 땐 모두가 잠드신 때 슬그머니 가셨다.
[말씀 서예] 시편 98:1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2호)
[말씀 노래]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82호)
[본문] (요한복음 15:9-17)
[노랫말]
1.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바라는 것 이것이란다
내가 너희를 사랑하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 아버지 나를 사랑하시듯,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내 사랑 안에 머무르거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 친구위해 제 목숨 내놓는 것이, 이 세상 가장 큰 사랑이어라(사랑이란다)
나의 명 행하는 자 나의 친구니,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해설]
요한복음 15:9-17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7.5조로 풀었고, 찬양사역자 이석훈 목사가 가락을 붙였다.
[악보]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2015. 1)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2호)
(* 전래 자장가-천자문 독송 풍으로 )
1.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송하라 그는 기이한 일을 행하사 그의 오른손과 거룩한 팔로 자기를 위하여 구원을 베푸셨음이로다
2. 여호-와--께--서--, 그-의 구원을 알게 하-시-며--,
그-의 공의를 뭇- 나-라의 목전에-서-, 명백-히— 나타내-셨-도다-∼
3. 그가 이스라엘의 집에 베푸신 인자와 성실을 기억하셨으므로 땅 끝까지 이르는 모든 것이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
4.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소리칠지어-다--,
소-리 내-어 즐겁-게--, 노-래하며- 찬송할지어다--∼
5. 수금으로 여호와를 노래하라 수금과 음성으로 노래할지어다
6. 나팔과 호각 소리로 왕이신 여호와 앞에 즐겁게 소리칠지어다
7. 바다와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주하는 자는 다 외칠지어다
8. 여호-와-- 앞에-서--, 큰 물은 박수할지어-다--,
산악이 함-께 즐겁-게--, (즐겁게) 노래할지어-다--∼
[다함께]
9. 그-가 땅-을 심판-하러-, 임하실 것-임이로-다--,
그-가 의-로 세계를 판단하시며-, 공-평-으로 그의 백성을- 심판하시리∼로∿다∼∥
[말씀 동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눈 내리는 어느 추운 겨울밤
휘영청 달빛을 받으며 젖빛 하얀 꽃이 피어납니다.
초롱초롱 귀여운 차 꽃 한 송이!
꽃잎아래 수줍게 숨어있던 동글동글한 열매가 달빛을 받습니다.
희한하게도 꽃과 열매가 동시에 피어난 차나무에 뽀얀 달빛이 비추자
둥그런 열매가 흥부 박처럼 쩍 갈라지더니
단단한 씨앗 한 알 똑 떨어집니다.
딱딱했던 겨울 흙이 보슬보슬 품어줍니다.
흙 이불을 덮은 차 씨앗은 깊은 겨울잠을 잡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네요.
노오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무섭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납니다.
내가 더 먼저라며 바알간 살구꽃도 피어납니다.
청매화 홍매화도 피어오르고,
백목련 적목련도 피어오르고,
연분홍 개복숭아 꽃도 활짝 피어납니다.
저 멀리 아카시 꽃이랑 앵두 꽃봉오리도 봉긋봉긋거리고 있네요?
그나저나 우리 차 씨앗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라 어라? 차 씨앗 떨어진 자리에서 새로운 꽃이 피어났어요!
한번 피어나면 절대로 지지 않는 꽃, 무궁화 꽃!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느 날 들국화 무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온 데이지 꽃이 가족들 친척들까지 싹 다 모았나 봐요.
산국, 감국은 물론 쑥부쟁이, 구절초, 벌개미취까지 만발했습니다.
그런데 너도 나도 바짝 말라 목이 탑니다.
새하얀 돌배 꽃 한 송이가 찾아옵니다.
목마른 들국화 무리들에게 샤론의 꽃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샤론의 꽃 무궁화(無窮花)는 결코 지지 않는 사랑의 꽃이라오.
그런데 목마른 동무들이 하나둘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동무들에게 생명을 나눠주기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내 놓았다오.”
무궁화 사랑의 기운을 느낀 데이지 꽃잎이 발그레 살아납니다.
형형색색 들국화 무리들이 온통 소리 높여 사랑가를 합창합니다.
돌배꽃이 깜짝 놀라 생수를 부어줍니다.
바짝 말랐던 들국화들이 싱싱하게 되살아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라는 말이 있다죠?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얼마 안 가 시들어 떨어집니다.
제아무리 백일홍(百日紅)이라도 무궁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샤론의 꽃 무궁화를 만난 뒤로
꽃들은 저마다 신바람이 납니다.
꽃들은 형형색색 제 빛깔, 제 향기를 냅니다.
꽃 중에는 이따금, 따끔따끔 가시투성이도 있어요.
빠알간 들장미, 하얀 찔레꽃, 진보라 빛 엉겅퀴 꽃까지...
가시투성이지만 참 예쁜 꽃들입니다.
따로따로 살 때는 따끔따끔한 가시나무 꽃이었지만
무궁화를 따라 한데 모이면서부터는
무궁화의 사랑을 받아 나날이 사랑스러워집니다.
무궁화를 따라 따라 한 몸, 무궁화동산을 이루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샤론의 꽃 무궁화처럼 진한 사랑의 향기를 뿜기 시작합니다.
지난 해 어느 꽃피는 봄날
채 피지도 못한 아카시아 꽃봉오리들이
무더기로 떨어졌습니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꽃봉오리들이 떨어집니다.
온 세상 꽃들이 울고, 꿀벌도 나비들도 훌쩍훌쩍 하염없이 흐느꼈습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한 해가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도 저 구석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는 꽃이 있습니다.
나를 잊지 말아요, 나를 잊지 말아요... 물망초(勿忘草)입니다.
어느덧 가정의 달 오월이 오고
꾀꼬리가 울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죽은 자식들 자취를 찾아다니는 엄마아빠들이 울고 있습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 못 찾겠다 꾀꼬리...
술래잡기 그만하자, 못 찾겠다 꾀꼬리...
이제 그만 나오너라, 못 찾겠다 꾀꼬리...
어버이날 아침에 카네이션 한 송이가 떨어졌습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간 자식을 따라 아빠 꽃이 집니다.
자식 꽃을 피워주지 못한 아빠 꽃의 마음이 저만큼 아팠습니다.
무궁화동산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샤론의 꽃 무궁화는 동무들이 아프면 함께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궁화이기 때문입니다.
떨어진 카네이션은 한 송이지만
그 한 송이의 아픔으로 무궁화동산은 온통 아픕니다.
한 송이의 아픔이지만 백만 송이 아픔입니다.
그게 무궁화입니다.
생명의 기운이 다 떨어진 저 엄마아빠 꽃들에게
무궁화 기운을 전해야 합니다.
나도 지쳐서 이젠 그만 잊고 싶지만,
구린내 세상을 꽃향기 세상으로 변화시키려면
먼저 저 엄마아빠 꽃들에게 무궁화의 사랑가를 불러줘야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것은 이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무궁화동산이 진동합니다.
한동안 축 처져있던 무궁화 꽃들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바알갛고 새하얀 무궁화 꽃 중심이 일편단심(一片丹心)으로 빨갛게 물들어갑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 놓은 그 사랑의 기운이
시들시들해지던 무궁화 꽃을 활짝 피워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합창 (89장 ‘샤론의 꽃 예수’)
[이정훈 지음. 2015년 5월 10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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