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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대림절 4주 (2014년 12월 21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하 7:1-11, 16)

1. 주님께서 사방에 있는 모든 원수에게서 다윗 왕을 안전하게 지켜 주셨으므로, 왕은 이제 자기의 왕궁에서 살게 되었다.

2. 하루는, 왕이 예언자 나단에게 말하였다. "나는 백향목 왕궁에 사는데, 하나님의 궤는 아직도 휘장 안에 있습니다."

3. 나단이 왕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임금님과 함께 계시니, 가셔서, 무슨 일이든지 계획하신 대로 하십시오."

4. 그러나 바로 그 날 밤에 주님께서 나단에게 말씀하셨다.

5. "너는 내 종 다윗에게 가서 전하여라. '나 주가 말한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지으려고 하느냐?

6. 그러나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않고, 오직 장막이나 성막에 있으면서, 옮겨 다니며 지냈다.

7. 내가 이스라엘 온 자손과 함께 옮겨 다닌 모든 곳에서,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라고 명한 이스라엘 그 어느 지파에게라도, 나에게 백향목 집을 지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말한 적이 있느냐?'

8. 그러므로 이제 너는 나의 종 다윗에게 전하여라.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양 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통치자로 삼은 것은, 바로 나다.

9. 나는, 네가 어디로 가든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서, 네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쳐 주었다. 나는 이제 네 이름을, 세상에서 위대한 사람들의 이름과 같이, 빛나게 해주겠다.

10. 이제 내가 한 곳을 정하여, 거기에 내 백성 이스라엘을 심어, 그들이 자기의 땅에서 자리잡고 살면서, 다시는 옮겨 다닐 필요가 없도록 하고, 이전과 같이 악한 사람들에게 억압을 받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

11. 이전에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사사들을 세워 준 때와는 달리, 내가 너를 너의 모든 원수로부터 보호하여서, 평안히 살게 하겠다. 그뿐만 아니라, 나 주가 너의 집안을 한 왕조로 만들겠다는 것을 이제 나 주가 너에게 선언한다.

16.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이어 갈 것이며,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

 

(누가복음 1:47-55)

47. 내 마음이 내 구주 하나님을 좋아함은,

48. 그가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할 것입니다.

49. 힘센 분이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의 자비하심은,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대대로 있을 것입니다.

51.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52.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53.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54. 그는 자비를 기억하셔서, 자기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는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토록 있을 것입니다."

 

(로마서 16:25-27)

25. [하나님께서는 내가 전하는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선포로 여러분을 능히 튼튼히 세워주십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감추어 두셨던 비밀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26. 그 비밀이 지금은 예언자들의 글로 환히 공개되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명을 따라 모든 이방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들이 믿고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27. 오직 한 분이신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영원무궁 하도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누가복음 1:26-38)

26. 그 뒤로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 동네로 보내시어,

27.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29.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30.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31.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32.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33.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지난 대림 1주, 2주, 3주의 주제가

“깨어”, “주님 오실 길을 닦는”, “슬픔 대신에 기쁨”이었습니다.

오늘 대림절 4주 성서일과 4본문의 주제는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 즉 임마누엘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달려오고 계시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우리와 함께 하고 싶은 주님의 마음!

 

오늘 요절은,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로 정합니다.(누가 1:28)

 

 

[구약과 시편 (사무엘하 7:1-11, 16 / 누가복음 1:47-55)]

오늘 구약본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함께”입니다.(3, 7, 9절)

오늘 구약본문의 배경인 다윗이 품은 성전건축의 꿈,

성전이란 바로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 은총의 증거입니다.

 

아직도 허술한 성막에 거하시는 것처럼 보이는 주님 때문에 다윗의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든든한 성전을 지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마음은 다윗과 달랐습니다.

 

하나님 마음은 오직 약하디 약한 당신 백성에게 가 있으십니다.

백성이 아직 뿌리내리지 않고 움직이는 상태라면

당연히 주님께서도 그들 가운데서 함께 움직이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6절, 10절)

 

그러나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않고, 오직 장막이나 성막에 있으면서, 옮겨 다니며 지냈다.(삼하 7:6)

이제 내가 한 곳을 정하여, 거기에 내 백성 이스라엘을 심어, 그들이 자기의 땅에서 자리잡고 살면서, 다시는 옮겨 다닐 필요가 없도록 하고, 이전과 같이 악한 사람들에게 억압을 받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삼하 7:10)

 

성막∼성전∼예수님∼교회∼

이 알맹이가 바로 임마누엘입니다.

유리방황하는 백성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아예 잊어버리고 헤매고 있는 저들에게

눈에 보이도록 나타나시는 하나님의 현존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에 대한 응답찬송인 시편은

시편 대신 ‘마리아의 찬가’(누가복음 1:47-55)입니다.

(그래서 복음서본문에 대한 응답찬송으로 보입니다.)

 

이 노래의 알맹이는 ‘약자(弱者)를 향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작고 작은 여성 마리아,

임마누엘의 극치를 몸소 겪은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48)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52)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53)

 

물론 이 노래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은

오래 전 다윗에게 보여주셨던 그 마음입니다.(삼하 7:6, 10)

유리(流離)하는 백성을 향하시는 그 마음 말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찬가’는 구약의 한나의 노래(기도)와 통합니다.

 

용사들의 활은 꺾이나, 약한 사람들은 강해진다.(삼상 2:4)

한때 넉넉하게 살던 자들은 먹고 살려고 품을 팔지만, 굶주리던 자들은 다시 굶주리지 않는다. 자식을 못 낳던 여인은 일곱이나 낳지만, 아들을 많이 둔 여인은 홀로 남는다.(5)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8)

 

역시 약자를 향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노래입니다.

당시 약자인 여성, 그중에서도 아이 낳지 못하던 여성의 노래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하여 한결같으십니다.

언제나 약자들을 향하여 흐르시는...

약자들과 함께 하시려고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망설임 없이 벌이시는 하나님!

 

 

[서신서와 복음서 (로마서 16:25-27 / 누가복음 1:26-38)]

오늘 서신서본문은 로마서 마지막 구절입니다.

복음을 전하려는 바울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본문에 “비밀”이라는 단어가 두 번 반복해서 나옵니다.

이 비밀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이 오신 것입니다.

그분은 약속대로 오신 ‘기름부음 받은 자’ 정도를 넘어선 분,

바로 하나님 자신이셨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려고 달려오신 하나님!

 

당시 로마에 사는 사람들이 이런 예수님의 복음을 들으며

그리스 로마 신화의 누구와 비교했을지 모르지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분,

약하고 약한 우리, 무겁고 무거운 우리 허물을 대신 지시려고

십자가를 지신 하나님!

 

이 놀라운 비밀 이야기는 며칠 후 성탄절 복음서본문에서 자세히 선포될 것입니다.(요한 1:1-14)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오늘 복음서본문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극치를 보여주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천사 가브리엘은 수태해서는 안 될 상황의 여성에게 수태고지를 합니다.

가뜩이나 약자인 어린 여성이 자칫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고지입니다.

그러면서 수태하지 못해 더 약해졌던 여성 엘리사벳이 수태한 사실을 밝힙니다.

우연의 일치지만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은 삼손의 엄마도 떠오릅니다.(사사기 13:2-5)

(토요일, 2014년 12월 20일, 매일성서일과 본문이었습니다.)

 

당시 을(乙)의 위치에 있던 여성,

특히 아이를 낳지 못해 을은커녕 병(丙) 취급받던 여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낳은 아이들이 나라를 구합니다.

 

삼손은 물론, 한나의 아이 사무엘, 엘리사벳의 아이 요한,,,

그런데 오늘 마리아는 이들과는 격이 다른 일을 겪습니다.

성령이 잉태하는 체험을 합니다.

임마누엘의 극치를 겪은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이 말씀을 받은 마리아는 “몹시 놀라” 벌벌 떨었습니다.(29)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30)

 

그런데 마리아는 결국 이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아들입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38)

 

당시 문화로 이것은 목숨을 건 순종이었습니다.

목숨을 주시러 몸소 오시는 주님 앞에 바친

목숨을 건 마리아의 이 순종으로

임마누엘 하나님의 영광은 더 환하게 빛났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자주 많이 들은 말씀이다 했더니,

우리가 매주일 성찬식에서 주고받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매주일 성찬식에서, 수태고지와도 같은 말씀을 받습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성경말씀을 받아먹고, 성찬말씀을 받아먹습니다.

우리는 마리아가 느꼈던 그 전율을 느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만큼 상상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오시는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 임하시는 주님을 받아 모시는 임마누엘의 극치가 내 안에서 벌어지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

성전을 지으려던 다윗은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참 성전이신 주님, 주님의 몸 교회는

주님 뜻 따라 이 땅 유리(流離)하는 약자들을 향해 움직입니다.

그럼으로써 교회는 온전한 교회, 참 성전을 이루어갑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매주일 이 수태고지를 받는 교회답게

말씀의 열매를 결실하고 나눕니다.

그 열매를 마리아처럼 작고 약한 사람들과 나누면서

다시 이 수태고지를 합니다.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누가 1:28)

 

이 수태고지를 받은 작고 약한 이 땅의 마리아들은

어디서 솟아났는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저 용감무쌍한 마리아의 찬가를 부릅니다.

 

문제는,

우리가 매주일 성찬식에서 이 수태고지를 받을 때에

마리아의 떨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느냐입니다.

마리아의 결연한 결심을 느낄 수 있느냐입니다.

 

 

[나머지]

 

* 다윗의 자손

만약 오늘 주제를 ‘임마누엘’로 잡지 않았다면,

사무엘하 7:16절에서 주제를 찾았을 것입니다.

 

“...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이어 갈 것이며, 네 왕위가 영원히 튼튼하게 서 있을 것이다.”(삼하 7:16)

 

비록 다윗 가계의 왕통이 여호야긴(여고냐)에서 멈추지만(왕하 24장, 대상 3:17절 이하)

약 600년 후, 다윗 가문에 속한 요셉(누가 1:27)의 아들로 예수님이 태어나심으로

이 약속(삼하 7:16)이 성취되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자손”이란 약속대로 오실 메시야를 가리키는 표현이었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당시 예루살렘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고 불렀는데, 어떻게 그가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누가 20:44)

 

** 움직이는 성전

오늘 구약본문은 아직 성전을 짓기 전의 상황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하나님은 고정된 성전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분 같습니다.

당신의 백성들, 히브리들과 움직이실 때 활발하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존재감!

 

성전의 역사는 기껏 1천년 정도입니다.

그것도 중간중간 치욕스런 일들을 얼마나 많이 겪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마침내 예수님께서 오심으로 진정한 참 성전이 드러납니다.

 

역시 성전은 하나님의 임마누엘 마음!

유리(流離)하는 백성 안에서 함께 동고동락 움직이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그러므로 지금 성전, 즉 주님의 몸 교회는

예수님처럼,

유리(流離)하는 약자들 안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주님의 향기가 진동하는 법입니다.

 

*** 마리아의 찬가

 

   

 

[말씀 동시]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홍진기 지음. 향린교회 어린이. 『성실문화』81호)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 아들로 인하여 인간이 원죄를 씻으리니

이것은 주님이 독생자를 보낸 이유니라.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주께서 그에게 다윗의 왕위를 주시고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게 할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는 인류 앞에 놓인 고난의 잔을 대신 마실 것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말씀 시조] 그대 기뻐하여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1호)

그대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자여

가브리엘 수태고지 당황하던 마리아가

그말씀 다이루소서 순종의도 이루네

 

  

 

[말씀 서예] 누가복음 1:53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1호)

 

 

 

 

 

[말씀 노래]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1호)

[본문] (누가복음 1:26-38)

[노랫말]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

나는 남자를 모르는데 이런 일이 있을까요

성령이 임하고 하나님껜 불가능한 일이 없다

당신의 말씀이 여종에게 이루어 지이다

 

[해설]

가브리엘 천사의 수태고지와 마리아의 응답을 대화형식의 노래로 엮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인 첫째 줄과 셋째 줄은 남성들이, 마리아의 말인 둘째 줄과 넷째 줄은 여성들이 교창으로 경쾌한 리듬에 맞춰 부르면 더욱 효과적이다.

 

[악보]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높은소리 주원남 작곡, 2014.10.15

 

 

 

 

 

[시편 송서(誦書)] 누가복음 1:47-55 ‘마리아의 찬가’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1호)

(* 천자문 독송-전래자장가 풍으로 읊조림)

 

47.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48.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49. 능하신 이가 큰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50.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51. 그--의-- 팔--로--, 힘-을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52.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53.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손 (빈 손-으로-),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54.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다함께]

55.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영원히) (자비)하-시-리∼로∿다∼(하니라)∥

 

 

 

 

[말씀 동화] 마리아의 자장가

 

“둥∼개 둥∼개 둥개야∼∼, 둥∼ 둥∼ 둥개야∼∼

네가 어디서 생겼느냐, 아버님의 뼈를받고, 어머님의 살을빌어, 열달만에 나왔구나,

고이고이 잘자라서, 부모말씀 잘듣거라∼

둥∼개 둥∼개 둥개야∼∼, 둥∼ 둥∼ 둥개야∼♬”

[원주지역 전래자장가-‘둥개타령’ 중에서]

 

엄마의 자장가를 듣던 영구랑 영희 눈이 말똥말똥해집니다.

이부자리에 누워 엄마의 자장가를 들으면

눈빛이 점점 가물가물해져야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영희가 말합니다.

 

“엄마, 자장가 처음에 내가 태어날 때 아빠 뼈를 받았다고 했잖아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엄마는 대답대신 씩 웃으십니다.

그 때 영구가 거듭니다.

 

“바보야 그것도 몰라? ‘우린 뼈대 있는 집안이야!’ 이런 말 있잖아? 그게 다 아빠 쪽에서 온 거야. 그래서 우리 성도 아빠 성이잖아. 그죠 엄마?”

 

영희가 지지 않고 대듭니다.

 

“아냐 아냐, 엄마 성 따르는 애들도 있어? 엄마 아빠 성 둘 다 쓰는 사람도 있다던데?”

 

영구랑 영희는 동시에 엄마를 바라봅니다.

엄마는 빙그레 웃으시며 아이들을 쓰다듬어 주십니다.

 

“이제 어서 자야지. 내일 밤에 새벽송 돌려면 오늘 푹 자야해.”

 

엄마는 목사님입니다.

원래 아빠가 목사님이셨는데, 몇 해 전 아빠 돌아가신 뒤

엄마가 열심히 신학공부를 하셔서 목사님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강원도 원주 근처 어느 시골마을에 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낯선 곳에서 기죽지 않고 학교 열심히 다니는 아이들이 대견합니다.

엄마도 아이들처럼 열심히 성경책 읽고, 전도도 하고,

외로운 마을 어르신들 찾아다니며 말벗도 해드립니다.

 

“근데 엄마, 지난 주일에 그러셨잖아요?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한 건 성령님이 임하신 거라고요. 그럼 아빠가 없이 예수님 태어난 거니까, 엄마 마리아가 자장가 부를 때 ‘아버님의 뼈를 받고’ 이러면 안 되겠네요? 그죠?”

 

영희의 날카로운 질문에 오빠도 엄마도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영희의 눈매는 점점 가늘어지고, 입꼬리는 묘하게 씰룩거립니다.

 

“아홉 살짜리가 뭘 안다고 그런 질문을 하냐?”

 

영구가 핀잔을 주면서 의뭉스레 실실 웃네요?

빙그레 웃으시며 엄마가 말씀하십니다.

 

“우리 영희, 책을 많이 봐서 아는 게 참 많구나? 그래 우리 영희 말처럼 예수님은 아빠 요셉의 피보다 더 중요한 가문을 이으셨단다. 아빠 요셉이 다윗 가문 출신이라고 했지? 그래서 예수님도 다윗의 자손이라 불리우신게지.”

 

“그런데 엄마, 제가 평소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마리아는 우리 둥개타령 같은 자장가를 부르지는 않았을 거고, 그러면 아기 예수님 키우면서 어떤 자장가를 부르셨을까요?”

 

“오∼ 우리 영구 질문도 꽤 멋지네? 글쎄다, 세상에 그걸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주아주 옛날이거든. 예수님 태어나실 때가 언제쯤이냐 하면, 백제를 세운 온조왕 알지? 고구려를 세운 주몽, 동명성왕의 아들 말이야. 그 온조왕 시대에 태어나신거야. 정말 옛날이지?”

 

“정말 그렇게 오래 전인가요? 예수님 시대가 조선시대 쯤 아닌가?”

 

영구도 영희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엄마는 양손으로 영구와 영희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십니다.

 

“어서 자리에 누워. 엄마 얘기 누워서 들으렴. 어서 자야 내일 새벽송 돌지... 마리아의 자장가는 아무도 몰라. 그런데 딱 하나, 마리아의 자장가였을지도 모를 노래가 바로 ‘마리아의 찬가’란다.”

 

“지난주일 배운 그 노래가요?”

 

“그래 그 노래. 영구 기억나니?”

 

“저도 기억나요 엄마!”

 

영희가 더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그 노래는 좀 자장가 같지는 않던데? 가사가 좀 세던데, 그런 노래 들으면 아기가 깨서 막 울고 그러지 않았을까요?”

 

“맞아요, 특히 이 대목이요,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누가 1:51-53)”

 

영구가 며칠 전 배운 마리아의 찬가를 줄줄 외웁니다.

 

“우와 오빠 짱이다. 언제 다 외웠어?”

 

영구는 은근히 으쓱으쓱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가 아빠 닮아서 외우는 건 잘 하잖아. 그리고 지난 주 매일 매일 말씀독경(讀經)했거든.”

 

“우리 영구 참 기특하다.”

 

엄마는 영구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계속 말씀하십니다.

 

“마리아의 찬가는 이렇게 센 가사도 있지만,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약한 사람이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그 영광을 찬양한 좋은 노래란다. 그리고 이 노래가 성경책에 기록되기까지 한 걸 보면, 마리아가 딱 한번 불렀던 것이 아니라 아주 자주 불렀을 것이 틀림없어. 마리아가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누가복음 1장, 엘리사벳 아줌마랑 단 둘이 있을 때였거든. 물론 이방사람인 누가가 거기 있었을 리도 없고... 그래서 추측컨대, 마리아는 이 노래를 아기예수를 잉태했을 때부터 아기 예수를 양육하는 내내 불렀을 거야.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가가 되는 바람에 성경책에까지 기록된 거고. 더구나, 예수님이 나이 서른에 처음 고향 나사렛 회당에서 골라서 선포하신 이사야서 61장 말씀이 엄마 마리아의 찬가와 매우 비슷한 것도, 예수님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늘 그 노래 들었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누가 4:18-19)

 

엄마 말씀에 장단 맞추듯, 영구가 눈을 지긋이 감고 말씀을 읊조리네요.

엄마는 영구의 말씀 독송(讀誦)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벅찹니다.

 

“우리 영구는 정말 아빠를 쏙 빼닮았구나. 어쩜 그렇게 말씀을 잘 외우느냐? 엄마가 우리 영구 선물 하나 줘야겠다.”

 

“나도 줘요 엄마, 나도 나도...”

 

엄마는 활짝 웃으시며 자그마한 상자를 꺼내십니다.

상자 안에는 말린 감 조각이 가득하네요?

아이들은 얼른 일어나서 달려듭니다.

이제 일찍 자긴 다 틀렸네요.

 

“엄마 이거 되게 맛있어요! 엄마도 같이 드세요. 근데 이거 어디서 났어요?”

 

“멀리 경상도 하동에서 목회하시는 신목사님께서 보내주신 거야. 신목사님도 엄마처럼 돌아가신 남편 목사님을 이어서 시골에 가서 목회하시는 분이거든. 마침 성전 건축하시느라 애쓰는 중이셔서 협력하는 마음으로 산거야.”

 

아이들은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감말랭이를 맛있게 먹습니다.

감을 먹던 영희가 문득 엄마에게 질문합니다.

 

“엄마 성전건축이 뭐예요? 지난 주일에 다윗왕도 성전건축하려다가 못했잖아요? 다윗왕도 못할 정도로 어려운 건가요?”

 

“성전이란 주님을 모신 집이란다. 달리 말하자면 주님의 이름을 모신 곳이지.”

 

“엄마, 그럼 마리아의 배도 주님을 모셨으니까 성전인가요?”

 

어린아이 상상력에 엄마도 오빠도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엄마, 그럼 우리가 성전건축 하면 거기 하나님이 오시는 건가요?”

 

“더 정확히 말하면, 예배당을 짓건 안 짓건 우리 모두가 교회 즉, 성전이란다.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가리켜 성전이라고 묘사하신 말씀 기억하지? 그리고 우리들 교회를 주님의 몸이라고 부르잖아? 그러니까 바로 우리가 성전인 셈이겠지?”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입니다. 에베소서 1장 23절 말씀!”

 

마치 걸어다니는 성경책처럼 말씀을 줄줄 외우는 신통방통한 아들 영구를 엄마가 꼭 껴안아줍니다.

영구가 멋쩍은 듯 말합니다.

 

“마침 요새 에베소서 말씀 외우는 중이었거든요...”

 

샘순이 영희가 쫑알거립니다.

 

“나도 안아줘요 엄마!”

 

영구와 영희를 얼싸안고 엄마가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바로 성전이야. 영구처럼 늘 말씀을 모시고 사는 사람이 성전이지, 암 그렇고말고! 우리 매주일 예배 때 성찬식 하잖아? 주님의 몸을 먹으며 내 안에 모시니까 우리가 바로 성전이야. 마리아가 처음 예수님을 가질 때 천사 가브리엘이 한 말 기억하지?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이게 수태고지(受胎告知) 즉 예수님을 잉태하게 되리라는 말씀의 알맹이거든. 그런데 우리도 매주일 성찬식 때 이 말씀 나누잖니?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목사님과도 함께 하소서’ 그러지?”

 

“엄마! 그럼 가브리엘 천사의 수태고지랑 똑같은 말이니까, 우린 매주일 수태고지를 받는 셈이네요?”

 

영희의 억지스런 상상력에 엄마랑 오빠는 또 한 번 빙그레 웃습니다.

 

“그래 맞다. 딱 그런 셈이네? 그러니 우리도 마리아가 예수님 낳았듯이, 매주 말씀먹고 매일 말씀을 읽으니까, 말씀의 열매 주렁주렁 거두는 게 당연하겠지? 엄마는 우리 영구랑 영희가, 우리 교회 모두가 매일매일 말씀열매 풍성히 거두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한단다. 애들아. 이 마리아의 자장가 매일매일 부르면서 힘없고 약해서 억울한 눈물 흘리는 사람들 눈물도 닦아드리고, 하도 억울해서 잠도 못자는 사람들 단잠 자게 해드리자꾸나.”

 

“예 엄마, 저도 아기 예수님 태어나신 성탄절부터 오빠처럼 열심히 성경말씀 읽을래요.”

 

엄마는 환하게 웃으시며 영구랑 영희 머리를 쓰다듬어주십니다.

엄마의 자장가 둥개타령을 부르십니다.

 

“둥∼개 둥∼개 둥개야∼∼, 둥∼ 둥∼ 둥개야∼∼,

나라에는 충신동이, 부모님께는 효자동이, 동기간에는 우애동이, 일가친척 화목동이,

친구간에는 유신동이, 동네방네 귀염둥이∼♬

둥∼개 둥∼개 둥개야∼∼, 둥∼ 둥∼ 둥개야∼♬”

 

[이정훈 지음. 2014년 12월 21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