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왕국절 5주 (2014년 9월 28일) 예배준비 노트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17:1-7)

1.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은 신 광야를 떠나서, 주님의 명령대로 진을 옮겨 가면서 이동하였다. 그들은 르비딤에 진을 쳤는데, 거기에는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다.

2. 백성이 모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대들었다. 이에 모세가 "당신들은 어찌하여 나에게 대드십니까? 어찌하여 주님을 시험하십니까?" 하고 책망하였다.

3. 그러나 거기에 있는 백성은 몹시 목이 말라서, 모세를 원망하며, 모세가 왜 그들을 이집트에서 데려왔느냐고, 그들과 그들의 자식들과 그들이 먹이는 집짐승들을 목말라 죽게 할 작정이냐고 하면서 대들었다.

4.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을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들은 지금이라도 곧 저를 돌로 쳐서 죽이려고 합니다."

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이 백성보다 앞서서 가거라. 그리고 나일 강을 친 그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거라.

6. 이제 내가 저기 호렙 산 바위 위에서 너의 앞에 서겠으니, 너는 그 바위를 쳐라. 그러면 거기에서 이 백성이 마실 물이 터져 나올 것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이 시키신 대로 하였다.

7.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에서 주님께 대들었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므리바라고도 하고, 또 거기에서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 하면서 주님을 시험하였다고 해서, 그 곳의 이름을 맛사라고도 한다.

 

(시편 78:1-4, 12-16)

1. 내 백성아, 내 교훈을 들으며,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2. 내가 입을 열어서 비유로 말하며, 숨겨진 옛 비밀을 밝혀 주겠다.

3. 이것은 우리가 들어서 이미 아는 바요,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하여 준 것이다.

4. 우리가 이것을 숨기지 않고 우리 자손에게 전하여 줄 것이니, 곧 주님의 영광스러운 행적과 능력과 그가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미래의 세대에게 전하여 줄 것이다.

12. 이집트 땅, 소안 평야에서, 하나님께서는 조상의 눈앞에서 기적을 일으키셨다.

13. 바다를 갈라서 물을 강둑처럼 서게 하시고, 그들을 그리로 걸어가게 하셨다.

14. 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불빛으로 인도하셨다.

15. 광야에서 바위를 쪼개셔서, 깊은 샘에서 솟아오르는 것같이 물을 흡족하게 마시게 하셨다.

16. 반석에서 시냇물이 흘러나오게 하시며, 강처럼 물이 흘러내리게 하셨다.

 

(빌립보서 2:1-13)

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2. 여러분은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

3.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4.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8.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12.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이 언제나 순종한 것처럼, 내가 함께 있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이 내가 없을 때에도 더욱 더 순종하여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십시오.

13. 하나님은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셔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것을 염원하게 하시고 실천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마태복음 21:23-32)

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다가와서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시오?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24.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를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말하겠다.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왔느냐? 하늘에서냐? 사람에게서냐?" 그러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의논하며 말하였다. "'하늘에서 왔다'고 말하면, '어째서 그를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요,

26. 또 '사람에게서 왔다'고 하자니, 무리가 무섭소. 그들은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28.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는데, 아버지가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해라' 하고 말하였다.

29. 그런데 맏아들은 대답하기를 '싫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뒤에 그는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30.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대답하기를, '예,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서는, 가지 않았다.

31. 그런데 이 둘 가운데서 누가 아버지의 뜻을 행하였느냐?" 예수께서 이렇게 물으시니, 그들이 대답하였다. "맏아들입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을 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오히려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32.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옳은 길을 보여 주었으나,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았으며, 그를 믿지 않았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이번 주일 성서일과 본문들을 묵상하면서 크게 눈에 들어온 주제는 <대역전(大逆轉)>입니다.

구약본문에서는 모세의 지팡이, 이집트에서는 물을 못 먹게 만든 지팡이가 먹을 물을 쏟아냅니다.

서신서본문에서는 하나님이 사람이 되십니다.

복음서본문에서는 두 아들의 비유를 통해 “세리와 창녀들”의 대역전극이 펼쳐집니다.

 

요절은,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로 정했습니다.(빌립 2:7)

 

 

[구약과 시편 (출애굽기 17:1-7 / 시편 78:1-4, 12-16)]

구약본문에서 오늘도 이스라엘 자손들은 대들고 원망합니다.

이해가 되다가도 안 되는 것은,

반복되는 ‘출애굽 후회’입니다.

그렇게 금세 금세 화끈한 방법으로 해결해주시는 것을 계속 체험하면서도 말입니다.

더구나 하나님이 얼마나 그 ‘출애굽 후회’를 속상해 하시는지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딱 저들과 같지 않습니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저들 모습과 판박이가 아닙니까?

깨어있을 때는 임마누엘 정신으로 든든하지만,

조금만 세파가 밀려오면, 잠시만 돈이 없어지면, 몸이 아프면 어쩔 줄을 모릅니다.

순식간에 나의 임마누엘은 기절해버린 것인가?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7절)

 

물 타령하는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희한한 방법을 쓰십니다.

이집트에서 첫 번째 재앙 때 쓰셨던 모세의 지팡이를 쓰신 것입니다.

나일강을 쳐서 물을 피로 만들었던(출애 7:20) 바로 그 지팡이를

거꾸로 물을 만드는 도구로 쓰신 것입니다.

대단한 역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엄마가 잠시만 안보여도 앙앙 우는 딱 그런 아기 같은 백성들에게,

어쩌면 눈도 못 뜬 아기 같은 저 백성들에게

모세의 지팡이는, 엄마 젖 냄새가 밴 옷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처음에 출애굽을 시키셨던 그 지팡이, 지금은 엄마젖과 같은 생명수를 내신 그 지팡이에서

하나님의 수미일관하신 관심(사랑, 임재하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빌립보서 2:1-13 / 마태복음 21:23-32)]

오늘 서신서본문에서 바울은 겸손을 가르칩니다.(빌립 2:3)

이 가르침은 7절과 8절의 ‘케노시스(자기비움)’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이 겸손, 자기 비움은 순종의 기초입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바로 그 순종 말입니다.(8, 12, 13절)

 

서신서본문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모습을 비우고 사람의 모습을 취하신 것입니다.(6-7절)

만고의 우주역사에 다시없을 이 사건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살리시려는 생명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의 대역전 드라마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몇 주간 계속되는 주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꼴찌가 첫째 되는 역전드라마! (마태 19:30, 20:16, 21:31-32)

 

그러나, 첫째가 된 사람들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된 사람들이 첫째가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19:30)

이와 같이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20:16)

...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오히려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다.(21:31)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네요.

지난 주 복음말씀의 주인공들은 포도원 품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품꾼이 아닙니다. 포도원 주인의 아들들입니다.

포도원이 남의 집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천국은 내 아버지 집, 바로 내 집이다!

그래서 저는 오늘 복음말씀의 아버지가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해라.” 하신 이 말씀이 마치,

“옜다, 천국 열쇠 받아라”하시는 것처럼 들립니다.

 

 

[정리]

오늘 본문들의 주제가 대역전이라면, 거기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을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였다는 사실입니다.

기갈에 빠진 출애굽 백성, 죄에 빠진 세리와 창녀들을 살리시려는,

인생의 바닥, 죄의 구렁텅이에 빠진 나를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사랑 말입니다.

그것도 당신 스스로 낮아질 대로 낮아지시는 대역전의 드라마틱한 방법,

<자기 비움>으로 말입니다.(빌립 2:7)

 

하나님의 사랑 잔치, 이 대역전의 구원 드라마에 출연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려 애쓰는 몸과 마음(순종)입니다.(빌립 2:13)

 

내 인생 어느 굽이에서 내가 나락으로 떨어질 때조차,

우리 교회, 우리 사회가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을 때조차,

이 와중(渦中)에도 그 속(우리 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그분을 느끼는 사람이라면(빌립 2:13)

그리하여 이것이 생명의 기회, 대역전의 기회라는 사실을 감지한 사람이라면,

과연 어느 길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길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 길은 겸손과 순종의 길로 이어지고,

그 길은 곧바로 정의의 길, 생명의 길, 구원의 길로 이어집니다.

 

 

[나머지]

* 주님을 시험하는 자들

구약본문에는 “주님을 시험”하는 장면이 두 번 반복됩니다.(출애굽기 17:2, 7)

“맛사”라는 이름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복음서본문에서도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주님을 시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마태 21:23)

 

왜 주님을 시험합니까?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 시험한 것입니다.(출애 17:7)

그 주님께서 아예 우리와 같은 몸을 입으시고 우리 가운데 오셨는데도(빌립 2:7,8)

지금 우리 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는데도(빌립 2:13)

저들 종교 권력가들은 예수님을 시험합니다.(마태 21:23)

 

바로 앞에서 (마태 21:1-17)

예루살렘 성에 들어오셔서, 성전을 깨끗하게 하시고, 병자들을 깨끗하게 하시고,

“다윗의 자손에게 호산나” 찬양을 받으시자(15절)

저들은 대단한 혼란을 느낀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들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지 못합니다.

자기 신념과 권력의 토대가 흔들리는 혼란을

진리를 붙잡는 기회, 생명을 붙잡는 구원의 기회,

그 대역전의 기회로 삼지 못한 것입니다.

 

**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것을 염원”한다면(빌립 2:13)

지금 나에게 이런 마음, 이런 염원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하는 마음 말입니다.

정호승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그 분이 이런 시를 지었습니다. 제목은 <노근이 엄마>

 

내 가장 친한 친구/ 노근이 엄마가/ 지하철역 남자 화장실/ 청소 일을 하신다는 것을 알고부터/ 나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오줌을 깨끗하게 눈다./ 단 한 방울의 오줌도/ 변기 밖으로 흘리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노근이 엄마가/ 원래 변기는 더러운 게 아니다./ 사람이 변기를 더럽게 하는 거다./ 사람의 더러운 오줌을/ 모조리 다 받아주는/ 변기가 오히려 착하다./ 니는 변기처럼 그런 착한 사람이 되거라./ 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시인 정호승이 왜 화장실 갈 때마다 오줌을 깨끗하게 누려고 애쓰죠?

단 한 방울의 오줌도 변기 밖으로 흘리지 않으려 애쓰는 까닭이 뭐죠?

친구의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려는 마음, 그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이 참 아름답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정호승의 마음속에 그런 염원, 친구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을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실천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하신 것입니다.

 

원래 변기는 더러운 게 아니다./ 사람이 변기를 더럽게 하는 거다./ 사람의 더러운 오줌을/ 모조리 다 받아주는/ 변기가 오히려 착하다./ 니는 변기처럼 그런 착한 사람이 되거라./

 

세상이 더러워질수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걸레처럼 깨끗한 것이 어디 있을까?

채희동 목사가 지은 책, 『걸레질 하는 예수』라는 책 제목이 기억나네요.

세상에 변기처럼 깨끗하고 착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니는 변기처럼 그런 착한 사람이 되거라”

노근이 엄마 말씀이었습니다.

 

 

 

[말씀동시] 행동으로 (김윤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5학년. 『성실문화』 80호)

심부름 시키시면

대답을 해야지

그런데

그런데

대답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해야지

행동으로

 

 

 

[말씀시조] 마태복음 21:23-32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80호)

아비가 일시키니 맏이는 싫다하고

둘째는 간다더니 결과는 반대로다

뉘우쳐 순종한자식 천국문에 가까워

 

 

 

[말씀한시] 광야의 외치는 소리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 80호)

先知乃云野有聲 (선지내운야유성) 선지자는 광야에 소리를 말하였다

約翰洗禮何來源 (약한세례하래원) 요한의 세례는 어디서 왔는가

以道義就吏不信 (이도의취리불신) 옳은 길로 나아갔으나 세리들은 믿지 않았다

商女悔歸能入天 (상녀회귀능입천) 창기들은 뉘우치고 돌아와 주의 나라에 들어가게 되었다

 

 

 

[말씀서예] 시편 78:1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 80호)

 

 

 

 

 

 

[말씀노래] 네가 무슨 권위로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 80호)

[본문] (마태복음 21:23-32)

 

[노랫말]

네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 누가 이런 권위를 너에게 주었느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다가와서 / 성전에서 가르치는 주님에게 물었네

요한의 세례가 어디로냐 하늘로 부터냐 / 사람으로 부터냐 주님께서 물으셨네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리라

 

[해설]

본문의 말씀을 우리 가락으로 경쾌하게 엮었다.

 

[악보] 네가 무슨 권위로 (높은소리 주원남 작곡, 2014.7.12.)

 

 

 

 

 

 

[시편송서] 시편 78:1-4, 12-1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80호)

(* 전래 자장가 풍, 천자문 독송 풍으로)

 

1. 내-- 백-성이--여--, 내 율법을-- 들으-며--,

내-- 입-의 말--에--, 귀-를 기울일지어-다--∼

 

2.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며 예로부터 감추어졌던 것을 드러내려 하니

 

3. 이--는-- 우리-가--, 들어-서-- 아는- 바요-,

우리-의--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한- 바라-∼

 

4. 우리가 이를 그들의 자손에게 숨기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영예와 그의 능력과 그가 행하신 기이한 사적을 후대에 전하리로다

 

12. 옛-적에-- 하나-님이-, 애굽- 땅-- 소-안 들에서,

기이한 일-을 그들의 조상-, (조-상-)들의 목전에-서- 행하셨-으-되--∼

 

13. 그가 바다를 갈라 물을 무더기 같이 서게 하시고 그들을 지나가게 하셨으며

14. 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불빛으로 인도하셨으며

 

15. 광야에서-- 반석-을--, (반석-을--) 쪼개-시고-,

매우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물처럼, 흡-족-하게 마시게 하셨-으며-∼

 

[다함께]

16. 또-- 바위-에--서--, 시내를 (시내를) 내--사--,

물-이 강 같이 흐르-게--, (강같이 흐르게) 하셨∼(도∿다∼)∥

 

 

 

 

[말씀동화] 바람개비가 꿈꾸는 세상

 

옛날 옛날, 호랑이 군고구마 먹던 시절, 아주 오랜 옛적에

하늘님이 바람개비 하나를 만드셨대.

커다란 바람개비 하나 만들어다가는 저 아래 땅에다가 콕 심으셨다지?

세상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높다란 동산 마루에 심으셨어.

 

그런데 그 바람개비는 이름은 바람개비인데, 바람이 불어도 안 돌아.

산들바람이 불어도 안 돌고, 아무리 큰 태풍이 불고 허리케인이 휘몰아쳐도

꿈쩍도 안 해.

딱 한번, 하늘님이 오실 때만 돌아, 아주 막 돌아버려!

왜냐하면, 하늘님은 늘 바람처럼 오시거든!

 

 

1. 바람 몰고서 오실 이, 놀랍고 크신 팔 일으켜 , 굽은 것 곧게 펴실 이,

맨 발로 어둠속을 더듬어, 끝내 오시고야말 이

2. 불꽃 헤집고 오실 이, 힘있고 강한 팔 휘둘러, 못된 것 바로 잡으실 이,

온 땅을 가로질러 끝까지, 그 빛 비추고야말 이

3. 하늘 쪼개고 오실 이, 의롭고 미더운 손 내밀어, 두려워하는 백성 구하실 이,

온 세상 신명나게 뛰놀며, 사랑노래 부르게 할 이

(‘야훼! 우리 하나님’ 굿거리장단, 서덕석 작사, 백창우 작곡)

 

 

하늘님이 땅에 내려오실 때면 제일먼저 바람개비가 막 돌아, 씽씽 신나게 돌아!

그리고는 샘물이 솟아, 아무리 가물어도 세상 모든 샘물이 퐁퐁퐁 막 솟아나!

그리고 나서는 논밭의 이랑마다 고랑마다 곡식이 솟구치고,

나무마다 움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버리는 거야!

 

어디 그뿐인가?

바람개비가 돌면, 세상이 순해지기 시작하지.

온 세상 개구쟁이들 도끼눈조차 눈매가 고와지기 시작하고,

천하의 욕심꾸러기들도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르게 되지.

하늘님이 오시면 제일 먼저 못된 것들부터 바로잡으시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매일 동산 마루에 늠름히 서있는 바람개비를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단다.

바람개비가 돌면 늘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든든해지거든.

하늘님이 지금 우리랑 함께 하시는 표니까, 만물이 생동하게 되니까,

얼마나 든든했겠어?

 

그런데 어쩌다 바람개비가 돌지 않으면,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바람개비가 돌지 않으면,

꽃도 시들시들해지고 샘물도 솟지 않게 되고,

사람들은 조마조마해지고 눈매도 사나워지고 금세 다툼이 일어나곤 했지.

 

나라와 나라가 서로 전쟁을 일으키고, 감옥마다 죄수들이 넘쳐나는가 하면,

영희 엄마랑 철이 엄마도 막 싸우고, 영구랑 철수도 막 싸우고,

동네 개들까지 사납게 짖어대며 싸우기 일쑤였어.

 

어디 그뿐인가?

바람개비가 너무 안 돌면, 사람이 돌아버리나 봐.

심지어 천하의 효녀 심청이까지 불효자식이 되어버린다니까?

 

 

어느 날 심청이가 심통이 단단히 났단다.

왜냐하면 아빠 때문이야.

그날도 바람개비가 꿈쩍도 안하던 날이었지.

학교 갈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그만 배가 살살 아프지 뭐야?

얼른 변소로 달려가 똥을 누고 나서 엄마에게 달려갔지.

 

“엄마, 나 지금 너무 급해, 학교까지 데려다주실 수 없어요?”

 

그러자 엄마 말씀이,

 

“얘는, 무슨 계집애가 그렇게 덜렁거려? 어서 전철이나 타고 가버려.”

 

“똥이 또 나오는데 그럼 어떡해? 아휴, 전철 시간 아슬아슬 하단 말이야!”

 

“그럼 얼른 달려가든가! 그러게 왜 먹지 말라는 야식은 먹고 난리야!”

 

다급한 심청이는 얼른 아빠한테 달려갔겠지?

 

“아빠 아빠 제발요, 저 늦었어요. 학교까지 데려다 주세요. 네?”

 

“오냐, 우리 딸. 오늘은 아빠랑 같이 가자꾸나.”

 

휴 살았다, 하는 순간, 이건 또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람?

 

“그런데 우리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은 언제쯤 가져오시려나?”

 

빙글빙글 웃으며 혼자 씽 나가버리시는 아빠를 보며 심청이의 심통은 폭발하고 말았겠지?

 

“나 이제 효녀 안 할 거야! 나 심청이 안 해!”

 

그 때 밖에서 부릉부릉 차 시동 거는 소리가 나더니 엄마가 소리 지르시네?

 

“빨리 안 나오고 뭐해?”

 

심청이는 쏜살같이 달려서 엄마 차 속으로 쏙 들어갔겠지?

 

“엄마, 고마워요!”

 

싱글싱글 웃으며 창밖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씽씽 달리는 우리 엄마 자동차보다 더 빨리 저기 동산위의 바람개비가 씽씽 돌아가고 있는 거야.

바람개비는 엄마의 바쁜 마음도 풀어주고, 심청이의 맺힌 마음도 풀어준 거지.

 

 

세월은 흘러흘러, 하늘님이 동산마루에 심어둔 바람개비도 무럭무럭 자랐단다.

그 바람개비에게서 알록달록 오색 바람개비들이 수백 수천 수만 개가 태어났겠지?

그런데 수많은 바람개비들 가운데는

세상바람을 타고 아무 바람이나 불면 돌아가는 녀석들도 많아졌어.

 

그 바람에 사람들은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되었지.

하늘님 바람이랑 완전히 다른 바람,

겉으로는 하늘님 냄새 비슷하게 풍기지만

완전 다른 사이비 바람들에도 바람개비들은 씽씽 돌아가기 시작했거든.

 

엄마 바람개비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 하늘님 마음만큼이나 속상하고 우울했겠지?

그래도 엄마를 쏙 빼닮은 우리 효녀, 노란 바람개비가 있어서

엄마는 안심이었단다.

 

그런데 노란 바람개비는 말이야, 엄마에겐 없는 또 다른 재주가 있었어.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두 개 씩이나!

엄마를 쏙 빼닮아서, 하늘님이 오실 때마다 씽씽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하늘님을 바라는 마음들이 불 때도 씽씽 돌아가는 거였어.

 

마음이 분다는 게 무슨 뜻이지?

말하자면, 하늘님을 간절히 바라는 바람[염원(念願)]들이 솟구칠 때도 움직이는 거야.

그뿐 아니었어.

원래 바람개비는 선풍기랑 반대로,

바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바람을 받을 때 도는 법이잖아?

 

그런데 노란 바람개비는, 그 신령한 바람들을 받아 돌게 되면,

자기 혼자 뱅뱅 도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바람을 두 배, 세 배로 불어내는 거야.

마치 선풍기처럼, 미풍, 약풍, 강풍, 이런 식으로!

 

그러니 엄마 바람개비가 얼마나 흐믓했겠니?

하늘님 마음은 또 얼마나 뿌듯하셨겠어?

 

 

노란 바람개비는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어가나 봐.

이젠 하늘님의 바람과 사람들의 신령한 바람[염원]을 받아 돌면서

그리고 그 거룩한 바람을 마구마구 불어내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양심들,

그 거룩한 마음 씨앗들을 일깨우고 불러일으키기도 한단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란 바람개비에게 ‘달리다쿰’이란 별명도 지어주었다지?

달리다쿰이란 말은 “소녀야 일어나거라”라는 말에서 온 유명한 말이야.

마가복음 5장 41절에 보면 나와.

회당장 야이로의 열두 살 어린 딸이 죽었을 때,

예수님께서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외치신 말씀이지.

 

사람들은 대부분 죽은 아이를 살리시려는 예수님을 비웃었단다.

죽은 아이의 겉모습만 보고 속 모습을 못 본 거야.

물론, 소녀는 예수님의 “달리다쿰”을 듣고는 곧 일어나서 걸어 다니고 밥도 먹고 그랬지.

 

노란 바람개비는, 아마 그때 그 달리다쿰의 기운이 가득 담겼나봐.

우리 노란 달리다쿰이 몇몇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염원]을 받아 돌기 시작만하면

어느새 그 바람을 받은 사람들마다 변화가 일어나는 거야.

사람들 속에 잠자고 있던 거룩한 양심이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

 

노란 바람개비 달리다쿰이 불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내 속의 욕심꾸러기들이 하나 둘 다 날아가 버려.

그렇게 내 속이 텅 비고나면, 마치 우물물을 싹 비워낸 뒤에 새물이 차오르듯이,

죽은 줄 알았던 신령한 마음, 착한 마음들이 차오르기 시작한단다.

 

  얼마 전에 오랜 동안 안보이던 노란 바람개비가 대한민국 경기도 양평이라는 동네에 나타났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자는 간절한 바람을 받아 돌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수많은 노란 바람개비들이 씽씽 일어나고 있다지?

처음엔 양평 사람들이 투덜거리기도 하고 욕도 했지만,

달리다쿰의 바람을 따라 점점 그 속에 잠자던 착한 마음들이 깨어나고 있다나봐.

 

지금 양평의 노란 바람개비는 꿈을 꾸기 시작했단다.

그 꿈은 엄마 바람개비를 이 땅에 심어주신 하늘님의 마음,

우리 하늘님의 마음과 닿아 있을 거야.

하늘님의 사랑, 그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 말이야!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과 사랑스레 어깨동무할 수 있는 세상,

나랑 아주아주 많이 다른 사람과도 금세 조율하고, 배려하고, 어울릴 수 있는 세상,

지금 양평의 바람개비는 그런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단다.

어때 우리도 한번 우리 노란 바람개비, 달리다쿰을 따라

뱅글뱅글 신나게 강강술래해볼까?

 

1. 바람 몰고서 오실 이, 놀랍고 크신 팔 일으켜 , 굽은 것 곧게 펴실 이,

맨 발로 어둠속을 더듬어, 끝내 오시고야말 이

2. 불꽃 헤집고 오실 이, 힘있고 강한 팔 휘둘러, 못된 것 바로 잡으실 이,

온 땅을 가로질러 끝까지, 그 빛 비추고야말 이

3. 하늘 쪼개고 오실 이, 의롭고 미더운 손 내밀어, 두려워하는 백성 구하실 이,

온 세상 신명나게 뛰놀며, 사랑노래 부르게 할 이

(‘야훼! 우리 하나님’ 굿거리장단, 서덕석 작사, 백창우 작곡)

 

 

[이정훈 지음. 2014년 9월 28일 주일 아침]

[*양평의 리멤버0416 모임인 <바꿈세(‘바람개비가 꿈꾸는 세상’의 줄임말)>의 씩씩한 활동을 보고 실마리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