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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성령강림 후 6주(2014년 7월 20일) 예배준비 노트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28:10-19a)

10. 야곱이 브엘세바를 떠나서, 하란으로 가다가,

11.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에,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고, 거기에 누워서 자다가,

12.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13. 주님께서 그 층계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14. 너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질 것이며, 동서남북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이 땅 위의 모든 백성이 너와 너의 자손 덕에 복을 받게 될 것이다.

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며,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16. 야곱은 잠에서 깨어서, 혼자 생각하였다. '주님께서 분명히 이 곳에 계시는데도, 내가 미처 그것을 몰랐구나.'

17. 그는 두려워하면서 중얼거렸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 곳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다."

18. 야곱은 다음날 아침 일찍이 일어나서, 베개 삼아 벤 그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19. 그 곳 이름을 베델이라고 하였다.

 

(시편 139:1-12, 23-24)

1. 주님, 주님께서 나를 샅샅이 살펴보셨으니, 나를 환히 알고 계십니다.

2. 내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멀리서도 내 생각을 다 알고 계십니다.

3. 내가 길을 가거나 누워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살피고 계시니, 내 모든 행실을 다 알고 계십니다.

4. 내가 혀를 놀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주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5. 주님께서 나의 앞뒤를 두루 감싸 주시고, 내게 주님의 손을 얹어 주셨습니다.

6. 이 깨달음이 내게는 너무 놀랍고 너무 높아서, 내가 감히 측량할 수조차 없습니다.

7. 내가 주님의 영을 피해서 어디로 가며, 주님의 얼굴을 피해서 어디로 도망치겠습니까?

8. 내가 하늘로 올라가더라도 주님께서는 거기에 계시고, 스올에다 자리를 펴더라도 주님은 거기에도 계십니다.

9. 내가 저 동녘 너머로 날아가거나, 바다 끝 서쪽으로 가서 거기에 머무를지라도,

10. 거기에서도 주님의 손이 나를 인도하여 주시고, 주님의 오른손이 나를 힘있게 붙들어 주십니다.

11. 내가 말하기를 "아, 어둠이 와락 나에게 달려들어서, 나를 비추던 빛이 밤처럼 되어라" 해도,

12. 주님 앞에서는 어둠도 어둠이 아니며, 밤도 대낮처럼 밝으니, 주님 앞에서는 어둠과 빛이 다 같습니다.

23. 하나님, 나를 샅샅이 살펴보시고, 내 마음을 알아주십시오. 나를 철저히 시험해 보시고, 내가 걱정하는 바를 알아주십시오.

24. 내가 나쁜 길을 가지나 않는지 나를 살펴보시고, 영원한 길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로마서 8:12-25)

12.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육신에 빚을 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아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13.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14.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16.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17.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18. 현재 우리가 겪는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19.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20. 피조물이 허무에 굴복했지만, 그것은 자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굴복하게 하신 그분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

21. 그것은 곧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얻으리라는 것입니다.

22.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23. 그뿐만 아니라, 첫 열매로서 성령을 받은 우리도 자녀로 삼아 주실 것을, 곧 우리 몸을 속량하여 주실 것을 고대하면서, 속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24. 우리는 이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소망은 소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바라겠습니까?

25. 그러나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면, 참으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마태복음 13:24-30, 36-43)

24.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다가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과 같다.

25. 사람들이 잠자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26. 밀이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도 보였다.

27. 그래서 주인의 종들이 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주인어른, 어른께서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에서 생겼습니까?'

28. 주인이 종들에게 말하기를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였다. 종들이 주인에게 말하기를 '그러면 우리가 가서, 그것들을 뽑아 버릴까요?' 하였다.

29. 그러나 주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가라지와 함께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30.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추수할 때에, 내가 추수꾼에게, 먼저 가라지를 뽑아 단으로 묶어서 불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들이라고 하겠다.'"

36. 그 뒤에 예수께서 무리를 떠나서, 집으로 들어가셨다. 제자들이 그에게 다가와서 말하였다. "밭의 가라지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하여 주십시오."

37.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

38. 밭은 세상이다. 좋은 씨는 그 나라의 자녀들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들이다.

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요, 추수 때는 세상 끝 날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다.

40. 가라지를 모아다가 불에 태워 버리는 것과 같이, 세상 끝 날에도 그렇게 할 것이다.

41. 인자가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죄짓게 하는 모든 일들과 불법을 행하는 모든 사람들을 자기 나라에서 모조리 끌어 모아다가,

42. 불 아궁이에 쳐 넣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 그 때에 의인들은 그들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을 통째로 아우르는 주제는 ‘천국’입니다.

 

구약의 야곱은 브엘세바에서 하란으로 가던 중에 하늘문, 하나님의 집, 벧엘(베델)을 만납니다.

시편의 시인은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신 하나님, 끝까지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서신서의 바울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천국의) 상속자가 된다고 선포합니다.

복음서의 예수님은 가라지의 비유로써 천국을 설명하십니다.

 

오늘의 요절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로 정했습니다.(마태 13:43)

 

 

[구약과 시편 (창세기 28:10-19a / 시편 139:1-12, 23-24)]

오늘 구약의 주인공은 야곱입니다.

형 에서의 노여움을 산 야곱은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쌍둥이 에서가 허기진 틈을 타서 장자권을 사더니,

아버지 이삭이 눈 어두운 틈을 타서 축복까지 가로챕니다.

이런 천하에 둘도 없을 치사한 사기꾼이 바로 야곱입니다.

야곱이 도망자 신세가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이치입니다.

 

그런데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이것입니다.

아무리 인간 말종 같은 짓을 한 사람이지만,

하나님께서 한번 택하신 사람은 결코 하나님으로부터 도망 갈 수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도망자 신세를 만드셔서라도 개과천선(改過遷善) 시키고야 마십니다.

 

오늘 야곱은 풍찬노숙(風餐露宿) 중에 하나님을 만납니다.

살기등등한 형 에서에게서 느낀 것과는 차원이 다른 두려움을 맛봅니다.

 

그는 두려워하면서 중얼거렸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다.”(창세기 28:17)

 

말로만 듣던 하나님을 처음 만나 비로소 하나님 경외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

인적 없는 외딴 길모퉁이가 하나님의 집이었을 줄이야!

 

그런데 어디 벧엘만 하늘문이겠습니까?

이 세상에 하나님의 손길, 하나님의 숨결 깃들지 않은 곳 어디 하나라도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 하나님의 집 아닌 곳이 어디겠습니까?

눈이 열리면, 내가 어디에 있건, 내가 어디로 가건 거기까지도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자취가 보입니다.

 

 

오늘 시편 139편의 시인은 이를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1절부터 12절까지 내내 이 노래입니다.

지옥 아랫목에 가서 거기 자리를 펴도 거기까지 동행하신다고 고백합니다.(8)

그러니 도대체 하나님 계시지 않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가 가는 곳엔 나보다 먼저 아시고 가셔서 나를 보호해주시는 하나님!

특히 5절은, 마치 산짐승이 두려워 떨며 잠든 숲속에서

나를 사방으로 두르시고 머리 위까지 덮으시며 철저히 안위(安慰)하시는 하나님 같습니다.

또는 내가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도록 완전히 포위하시고 위 뚜껑까지 덮어 꽉 막으시는 하나님!

나를 꼼짝달싹 못하게 붙드시는 하나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시편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치 야곱의 노래처럼 들립니다.

벧엘 체험 직후 야곱의 노래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 24절에서 개과천선(改過遷善)하는 야곱의 마음이 뜨겁게 느껴집니다.

 

내가 나쁜 길을 가지나 않는지 나를 살펴보시고, 영원한 길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시편 139:24)

 

 

[서신서와 복음서 (로마서 8:12-25 / 마태복음 13:24-30, 36-43)]

오늘 서신서본문인 로마서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단어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무려 7번이나 반복합니다.

물론 이와 관련한 단어는 15절의 “아빠,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17절에 세 차례 반복하는 “상속자”라는 단어도 그러합니다.

 

육신을 입고 있으나 육신의 욕망을 따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살면,

성령을 따라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17)!

우리는 ‘상속자’, ‘천국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로마 8:17, 마태 13:38)

 

지금 그리스도인으로서 겪는 고난이 우리가 상속하게 될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18)

지금 우리는 예수님 가르침대로 사느라 겪게 될 불이익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어합니다.

순교자(殉敎者)의 길은 고사하고,

작은 고통조차 참지 못하는 우리들입니다.(25)

육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물질의 소유를 버리는 것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 받는 것을 거부하고서 어떻게 우리가 상속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17)

어떻게 자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감히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썩어짐의 종살이로 변한 이 땅에 천국의 기운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습니까?(21)

 

 

오늘 예수님의 가라지 비유의 교훈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주 복음서본문에서는 씨가 떨어질 4가지 땅(밭)이 중요했는데,

오늘은 씨앗이 문제입니다.

“천국은 자기 밭에다가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과 같다”고 하십니다.(마태 13:24)

 

그런데 여기서 “자기 밭”은 이 세상입니다.(38)

“좋은 씨”는 그 나라의 자녀, 즉 천국의 자녀들입니다.(38)

이 세상을 천국으로 일구시려는 예수님의 뜻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은 인자 즉 예수님입니다.(37)

 

우리는 종종 불의를 행하는 자들, 악마 같은 사람들이 더 잘사는 모습 때문에 혼란을 겪습니다.

쭉정이도 아니고 가라지, 가라지가 더 잘 자라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심판도 받지 않고, 세상에 정의가 죽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주인의 뜻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밀 몇 포기라도 상할까봐 추수 때까지 두신다는 것입니다.

악마의 종자들이 잘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천국의 자녀들이 상할 것에 관심을 두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악한 자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이 천국의 자녀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 문제는, 오늘 서신서본문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받는 고난’(17), ‘참으면서 기다리는’ 천국의 소망(24-25)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천국의 소망은 오늘 복음서 마지막 말씀으로 더욱 큰 힘을 얻습니다.

 

“그 때에 의인들은 그들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43)

 

 

[정리]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을 통하여, 천국을 다시 그려봅니다.

 

오늘 우리가 말씀에서 만난 천국은,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마태 13:24, 37)

내가 어떠한 고난을 겪더라도, 나와 함께 그분이 계시는 지금 여기,(창세 28:15-17, 시편 139:7-12)

주님이 나를 심어주시고 끝까지 함께 하시는 이 세상이 천국이었습니다.(마태 13:37-38)

육신을 따라 살지 않고(로마 8:12), 성령을 따라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꺼이 함께 당하며(로마 8;13,17)

피조물과 함께(21) 천국의 소망으로 참으며 기다리는(24-25) 지금 여기!

 

 

[나머지]

* 속이는 자, 야곱

그 이름 ‘속이는 자’ 야곱!

야곱은 ‘발뒤꿈치를 잡다’, 즉 ‘속이다’를 뜻하는 ‘야아케브’에서 온 말입니다.(새번역 난하주)

태생부터 이런 사람이지만,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은 결국 그 손에 사로잡혀 변화합니다.

벧엘을 체험하며 변화하기 시작한 야곱은, 마침내 얍복강 가의 씨름을 통해 ‘이스라엘’로 개명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리얼하고 임팩트 있게, 이리 처절하게 하나님을 체험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뒤에 ‘여수룬’(곧은 자, 옳은 자)이라 불리는 이름은 또 어떻습니까?

‘속이는 자’와 180도 바뀐 그 이름 ‘여수룬’!

사람은 하나님께 사로잡힐 때 이렇게 180도 바뀔 수 있습니다.

 

** 브엘세바와 하란

브엘세바는 약속의 우물, 일곱 우물이라는 뜻으로서

야곱의 아빠와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상징적인 터전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든든한 곳, 물이 풍성한 생명력 넘치는 곳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하란은 ‘마르다’는 뜻으로, 정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튼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던 야곱이 중간에 벧엘을 만납니다.

어느 날 내 인생이 느닷없이 낯설고 불편한 곳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그 중간에 벧엘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안락하고 행복한 브엘세바 시절에도 못 보던 벧엘을 이 위기의 때에 체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 『천국보다 아름다운』?

천국에 대해서 수많은 설명이 있습니다.

아주 쉬운 것 같으면서도 낯선 것이 천국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뜻으로서, 아주 자주 동상이몽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보통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극락과 비슷한 천당입니다.

그런데 성경말씀과 조금 더 가까워지다 보면, 천국의 그림이 더 풍성하고 생생해집니다.

요사이 세상 사람들은 천국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하며, 이러쿵저러쿵 각양각색의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오늘 성서일과 4본문말씀을 통해서, 한 가지 천국 이해를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관계’입니다.

그곳을 설명할 때, ‘피안’, ‘내세’, ‘저승’을 흔히 쓰고, 때로 그 반대 개념을 쓰기도합니다만,

아무튼 천국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인 ‘관계’로 천국의 그림을 정돈해봅니다.

 

“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몇 해 전 구제역 파동 때, 돼지 살처분 현장 동영상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간디의 명언입니다.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 이것이 바로 그 나라 수준의 판단기준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더라도, 천국은 가장 완벽한 나라입니다.

못 먹는 이, 약자들에게 언제나 우선순위를 두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로 살펴본, 가장 기본적인 천국 그림입니다.

천국의 이런 기본 그림은 자주 그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주, 그리고 가능한 자세히 그리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천국은 선명하게 확장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죽은 사람과 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천국그림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이 죽으면, 살아남아 있는 사람들이 늘 문제입니다.

죽음으로 갈라진 관계, 그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당하는 것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죽음 이후의 세상(삶)에 대한 그림은 가장 엉성하면서도 가장 왕성하게 그려지는 법입니다.

 

물론 내세(來世) 비슷한, 저승 비슷한 천국그림이 교회 안에도 있습니다.

이른 바 죽어서 ‘가는’ 천국입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한 사람이 죽은 뒤 그 관계가 변합니다.

그 변화된 관계를 명확하게 그리는 이들(종교들)도 있지만, 대부분 모호하게 그립니다.

죽은 사람의 지금 상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면서 지나치게 확신 있게 그리는 것은

죽은 이들의 세상, 죽은 자와 산 자들의 관계를 오히려 더 추상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 부활을 믿지도 않으면서 멋대로 죽음이후 그림을 그렸던 사두개파 사람들, 마태 22:23-33)

 

간혹 죽음 이후의 세상(천국)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의 증언이 있습니다.

그것 자체는 소중할 수 있지만,

그것을 퍼뜨리는 과정에서 당연히 따르게 될 각색과 과장, 변질 등으로 인하여

그 천국의 그림은 리얼한 것 같지만, 실은 두배 세배 더 추상화, 관념화, 사유화되어 버린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잘 알지 못하는 이런 천국그림은 너무 자세히 그리려 애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말씀이 보여주시는 천국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산자와 산자들의 관계, 선한 자와 악한 자와의 관계(심판), 창조주와 피조물들과의 관계,

산자와 죽은 자와의 관계를 넘어, 모든 죽음을 넘는 영생의 세계에서 누리는 그분과의 관계,,,

이 오밀조밀 치밀하고 오색빛깔 영롱한 그물망 같은 관계도(關係圖)입니다.

그렇습니다, 천국그림은 각각 나눠져 있는 것 같지만 이렇게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에 쉼 없이 맥동치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떼제 찬양)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고, 하나님의 법, 하나님의 통치가 이뤄지는 곳!

정의와 사랑과 평화가 강물같이 흐르는 곳, 이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삼위하나님께서 임하시는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말씀으로 임하시는 하나님, 말씀이 이루어지는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그 말씀의 알맹이는 무엇입니까?

바로 약한 자를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는 하나님 사랑입니다.

내가 지금 아무리 힘들고 가난해도, 돈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할 수 있는,

그리하여 나보다 약한 자를 위하여 기꺼이 나를 먹일 수 있는 곳,

죽은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모호하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극히 선명해지고 환해지는 곳,

하나님의 창조질서, 창조목적이 완성되는 곳,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오늘 요절을 한 번 더 외치고 싶습니다.

 

“그 때에 의인들은 그들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43)

 

 

 

 

[말씀동시] 의인과 악인 (김민서 지음, 명암교회학교 3학년 『성실문화』 79호)

좋은 땅에 좋은 씨를 뿌린 밭에다가

나쁜 씨를 뿌린 악인들을 보신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아!

예수님의 마음은...

속상하셨을거야.

 

 

 

[말씀시조] 마태복음 13:24-30, 36-43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79호)

가라지 성하여도 잠깐은 그냥두라

추수때 모아다가 풀무불에 태우리라

알곡은 천국위에서 해와같이 빛나리

 

 

 

 

[말씀한시] 두 마음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 79호)

伊甸入娑殫 (이전입사탄) 에덴에 사탄이 들어와서

世間橫惡愆 (세간횡악건) 세간에는 죄악이 횡행한다

田畓長稗草 (전답장패초) 논밭에는 가라지가 자라고

心中兩心存 (심중양심존) 마음에도 두 마음이 있네

美種人子主 (미종인자주) 좋은 씨앗은 인자가 주인이고

稗者惡鬼宣 (패자악귀선) 가라지는 악마가 뿌린 것

世末秋收時 (세말추수시) 세상 끝 추수 때에는

集魔焚於燃 (집마분어연) 악마를 끌어다가 불속에 던지리라

汚者切齒哭 (오자절치곡) 더러운 자 이를 갈며 통곡하고

義人如日斌 (의인여일빈) 의인은 해같이 빛나리라.

 

 

 

 

 

[말씀서예] 시편 139:10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 79호)

 

 

 

 

 

 

 

[말씀노래] 천국의 노래1(가라지의 비유)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 79호)

[본문] (마태복음 13:24-30, 36-43)

 

[노랫말]

1. 좋은씨앗 가려내어 정성다해 뿌렸는데, 고운밀밭 사이사이 가라지가 웬일인고

가라지 뽑으려다 알곡까지 다칠세라, 추수때를 기다리는 농부마음 주님마음

2. 참씨앗은 천국자녀 농부님은 주예수님, 가라지는 마귀자녀 추수꾼은 천사로다

온갖불법 가라지는 추수때에 불태우고, 알곡의인 빛내리라 말세추수 주님마음

 

[해설]

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었고, 성실문화원 동인인 찬양사역자 이석훈 목사님이 가락을 붙였다.

 

[악보] 천국의 노래 1 (가라지의 비유)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2014년 4월 15일)

 

 

 

 

 

 

 

[시편송서(詩篇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79호)

(* 천자문 독송-전래 자장가 풍으로 읊조리기)

 

1.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나-를) 살-펴 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2.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3.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 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4.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5.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 내게 안수하셨나이다

6.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7.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어디로 어디로) 피하리이까-∼

 

8.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9.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10.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11. 내-가 혹-시 말하-기를-, 흑암이 반드시 나-를 덮고-,

나-를 두른- 빛--은--, 밤-이 되리라 할지-라도-∼

 

12. 주에게서는 흑암이 숨기지 못하며 밤이 낮과 같이 비추이나니 주에게는 흑암과 빛이 같음이니이다

 

23.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다함께]

24. 내-게 무-슨 악한- 행위-,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

 

 

 

 

[말씀동화] 투명인간 최천국이 보이기 시작하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는 담배연기처럼∼♬”

 

“야, 그만, 그만. 너 또 그 노래냐? ‘서른 즈음에’? 야, 열다섯 살밖에 안 된 놈이 무슨 서른 즈음에냐고요∼! 게다가 중딩이 왜 자꾸 담배연기 타령이래? 담배는 담배연기만으로도 2차, 3차 간접흡연 피해가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아무리 노래지만, 너 그 노래 그만 좀 불러라. 그 노래 자꾸 부르다간 오래 못 살아요! 아주 입에서 담배냄새 나겠다 인마!”

 

“야, 이건 내가 좋아하는 김광석 노래야, 노래는 그냥 노래일뿐이거든!”

 

천국이는 가수 김광석의 광팬입니다.

수학공식, 영어 단어는 몰라도, 김광석 노래는 줄줄 꿰고 있죠.

 

“김광석? 김광석이 네 친구냐? 그 아저씨가 지금 몇 살인 줄이나 알아? 우리 큰아버지뻘이라고!”

 

“그러게... 살아계셨으면 아마 50살은 되셨을 걸?”

 

“엥? 살아계셨으면? 그럼 김광석이 죽었어? 언제 죽었대?”

 

“어휴, 이런 돌 같은 녀석! 그것도 몰랐어? 우리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지! 아마 지금 고3 형들 태어날 때쯤에 돌아가셨을 걸?”

 

“알어, 알어, 나도 다 알어, 농담도 못하냐? 너만 김광석 좋아하냐? 그리고 내가 돌이라고? 돌(doll)은 영어로 인형인데? 내가 그렇게 이쁘냐? 노래는 시원찮아도, 이 녀석 사람 보는 눈은 좀 있는 걸?”

 

천국이의 유일한 친구 영구는 학교에서 소문난 개구쟁이입니다.

개그맨 뺨칠 정도로 잘 웃기고 노래도 좀 하는 편이라 인기가 꽤 많은 편이죠.

그런데 영구는 자기랑 정 반대인, 학교 공식 왕따인 천국이에게 늘 스스럼없이 가까이 갑니다.

 

다른 얘들은 천국이를 투명인간 취급하지만 영구는 달라요.

투명인간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는 친구죠.

천국이랑 유치원 때부터 친구거든요.

그래서 천국이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런 친구 영구 앞에서는 늘 마음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자동문처럼, 스르르∼

 

“그건 그렇고, 천국아, 내가 지난주에 교회에서 새 노래 하나 배웠거든? 한번 들어볼래?”

 

영구가 천국이 기타를 받아서 분위기를 잡더니 노래를 시작합니다.

 

“어깨가 쳐진 그대여 고개를 숙인 그대여, 그렇게 괴로워해도 그대는 소중한 사람

세상엔 여러 사람들 저마다 잘난 사람들, 날마다 CF속에 모두가 행복한 사람

하지만 외로워마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바꿀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나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오∼ 노래 좀 괜찮은데?”

 

“그치? 2절은 더 좋아요, 들어봐∼”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배워만 왔지, 공부는 재밌는 건데 왜인지 힘겨워했고

남보다 잘났어야만 칭찬을 받았었나봐, 인생은 즐거운 건데 왜인지 어렵게 됐지

이제는 눈을 떠봐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견줄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나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최성원 지음. ‘행복의 열쇠’]

 

천국이는 처음 듣는 영구의 노래를 조용히 눈을 감고 음미합니다.

노랫말이 마음을 건드립니다.

 

“어때, 괜찮지?”

 

“어? 어∼! 괜찮다. 좋은데?”

 

“최성원 노래야.”

 

“최성원? 그게 누구야? 처음 듣는데?”

 

“최성원도 모르냐 너는? 하기야, 거의 우리 할아버지뻘이니까... 들국화 알지? 전설의 밴드, 노익장 밴드 들국화! 거기서 베이스 치던 분이야. 그런데 음악성이 장난이 아니야. 나이는 김광석보다 한 열 살 정도 많으니까 아마 환갑도 넘은 할아버진데, 음악은 아직도 쌩쌩하셔! ‘제주도 푸른 밤’ 아냐? 그것도 최성원이 지었잖아? 감각이 웬만한 젊은 형누나들보다 더 괜찮아! 최성원 아빠도 유명한 음악가시래,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셔! 피는 못 속이지, 암 그렇고말고!”

 

“영구 넌 도대체 모르게 없구나!”

 

천국이는 영구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잘 못하고 늘 까불기만 하는 것 같아도, 남들이 무관심한 거는 줄줄 꿰고 있습니다.

학교 공부는 몰라도 학교 바깥, 세상 공부는 최곱니다.

아마 1등급은 너끈히 될 거예요.

 

 

“그건 그렇고 최천국! 너 교회 좀 나와라. 너 안 나오니까 우리 학생부 기운이 쫙 빠졌다. 이름도 천국인데, 교회에서 제일 쎈 이름잖아, 네가 안 나오니까 우리 교회가 아주 맥이 빠져요, 맥이!”

 

영구의 너스레에 천국이는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왜 대답이 없냐? 교회에서 천국이 사라지는 바람에 아주 기운이 쫙쫙 빠졌다니까? 이러다 교인들도 다 우리 교회 떠나겠다니까?”

 

천국이는 물끄러미 영구를 바라봅니다.

그러더니 천천히 마음 속 이야기를 꺼냅니다.

 

“영구야. 난 내 이름이 싫어!”

 

느닷없는 천국이 말에 영구는 어안이 벙벙합니다.

 

“뭐라고? 아니, 그럼 뭐, 지옥이 좋으냐? 그 좋은 이름이 왜 싫은 건데?”

 

“그냥 싫어... 천국이란 게 있는 거 같지도 않고, 그냥 이름뿐인 것 같고, 나도 이름만 있지 아이들도 다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잖아. 난 그냥 없는 사람이잖아. 천국이 원래 그런 거잖아...”

 

천국이 말을 들으며 수다쟁이 영구가 잠잠해집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더니 이윽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천국아. 투명인간도 인간은 인간이야!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잖아? 생각을 조금만 바꿔봐. 만약 투명인간을 볼 수 있는 사람, 눈으론 못 봐도 적어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봐. 그 사람이 불행할까? 아냐 투명인간을 못 보는 사람보다 훨씬 사는 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눈에는 안 보여도, 악수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노래도 같이 부르고 그런다고 생각해보라고!”

 

천국이는 영구의 말에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무도 못 보는 투명인간을 느낄 수 있고 투명인간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행복하겠지만,

그렇게 자기를 알아주고 좋아해주는 친구가 있는 투명인간 자신도 참 행복하다는 걸 천국이는 이미 잘 압니다.

바로 투명인간 천국이의 절친 영구 덕분이겠죠.

 

“영구야 고마워. 난 네 말 이해해. 난 네 말 다 이해할 수 있어!”

 

천국이 대답에 영구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하네요?

 

“그치그치? 너 이제야 내 말 좀 알아듣는구나? 그럼 하나만 더 들어봐.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해줄게. 지난주일 교회 선생님께 들은 건대, 창세기 28장 말씀에, 야곱이 쌍둥이 형 에서를 피해서 도망가다가 길에서 잠이 들었대요. 노숙을 하게 된 거지! 그런데, 아 글쎄 그렇게 낯설고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러운 바로 거기가, 바로 천국문이 있는 곳이었대. 물론 잠자다가 꿈을 꾼 건데, 꿈에 보니까 자기가 누워 자던 곳에 갑자기 하늘높이 기다란 에스컬레이터 같은 게 생기더니 그걸 타고 천사들이 막 오르락내리락 하고 난리가 아니더라니까? 그런데 그 에스컬레이터 꼭대기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얘야, 나는 네가 어딜 가더라도 널 꼭 지켜주겠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그렇게 약속을 하시더래요! 그리고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천국은 그렇게 우리 가까이에 있는 거래. 사람이 평상시에는 바쁘고 번잡해서 잘 못 느끼는 중요한 것들을 고요한 밤에, 조용히 잠을 자면서는 그걸 느낄 수 있대요. 알고 보면, 야곱이 잠자다가 경험한 것처럼, 천국은 아주 우리 가까이에 있는 거래.”

 

영구는 교회학교 학생부 선생님께 들은 천국이야기를 신바람나게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습니다.

영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천국이가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맞아. 난 늘 네 곁에 있었잖아? 몰랐어? 너는 느끼지 못해도 나는 늘 네 곁에 있었어!”

 

“어쭈? 이젠 자기 이름으로 농담도 하네? 너 많이 늘었다, 최천국?”

 

천국이와 마주보며 빙그레 웃던 영구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이건 좀 어려운 얘기지만, 잘 들어봐. 천국은, 세상 모든 관계가 꽃피고 열매 맺는 곳이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동식물들 사이의 관계는 물론이고, 산 사람이랑 죽은 사람이랑 사이의 관계,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꽃피고 열매 맺는 멋진 세상이래. 나도 잘 이해는 안 되지만, 모든 관계가 꽃피고 열매 맺는다는 말은, 바로 하나님 창조의 목적이 완성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래. 강한 자가 약한 자의 고기를 잡아먹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상과는 정 반대로, 약한 자, 못난 자가 더 대우를 받고 섬김을 받는 곳이 천국이래요! 좀 어렵지?”

 

천국이는 영구의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번엔 마음속으로만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마음 바깥으로까지 고개를 끄덕이는 겁니다.

영구도 그런 천국이를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짓습니다.

자신도 잘 이해 안 가는 천국이야기가 우리 친구 최천국에게 통하는 게, 무지 흐믓한 모양입니다.

교회 아이들에게는 되게 어려운 이야기였는데, 역시 천국이야기는 천국이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그렇고 영구야. 아까 네 노래, 천국의 열쇤가? 그거 참 좋더라. 특히 이 대목이 난 좋더라. ‘...하지만 눈을 떠봐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견줄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이 대목이 마음에 들어!”

 

“어! 제목이 행복의 열쇤데, 그러고 보니까 ‘천국의 열쇠’라고 해도 되겠는 걸?”

 

천국이 마음이 점점 환해집니다.

어두웠던 마음에 밝은 벗 영구의 노랫소리가 들어옵니다.

영구가 전해준 천국말씀도 들어옵니다.

천국이 마음 밭에 잔뜩 뿌려졌던 어둑어둑한 가라지들 한 가운데 영구라는 행복씨앗이 심겨진 것입니다.

 

행복씨앗은 가라지보다 훨씬 행복 에너지가 많습니다.

가라지가 제아무리 많고 드세어도, 행복의 열쇠 노래를 부를 때마다 행복씨앗은 무럭무럭 거침없이 자랍니다.

누구, 투명인간 천국이의 벗이 되어줄 영구 같은 친구 없을까요?

누구, 우리 천국이 마음 밭에 뿌려질 행복씨앗 어디 없나요?

 

지금 투명인간 최천국에게 행복씨앗 몇 알이 더 필요합니다.

영구 같은 행복씨앗 몇 알만 더 있으면 천국이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보이지 않던 우리의 천국이, 우리 모두의 눈앞에 생생하게 꽃피고 열매 맺을 날이 코앞입니다.

 

“... 이제는 눈을 떠봐요 그대는 이 우주 안에, 누구와도 견줄 수는 없는 그대만의 세상 있잖아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나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최성원 지음. ‘행복의 열쇠’]

 

 

[이정훈 지음. 2014년 7월 20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