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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2014년 8월 3일(성령강림 후 8주) 예배준비 노트

브니엘의 교훈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32:22-31)

22. 그 밤에 야곱은 일어나서,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얍복 나루를 건넜다.

23. 야곱은 이렇게 식구들을 인도하여 개울을 건너보내고, 자기에게 딸린 모든 소유도 건너보내고 난 다음에,

24. 뒤에 홀로 남았는데, 어떤 이가 나타나 야곱을 붙잡고 동이 틀 때까지 씨름을 하였다.

25. 그는 도저히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엉덩이뼈를 다쳤다.

26. 그가, 날이 새려고 하니 놓아 달라고 하였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축복해 주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27. 그가 야곱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야곱입니다."

28.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29. 야곱이 말하였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그는 "어찌하여 나의 이름을 묻느냐?" 하면서, 그 자리에서 야곱에게 축복하여 주었다.

30. 야곱은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뵙고도, 목숨이 이렇게 붙어 있구나!" 하면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하였다.

31. 그가 브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솟아올라서 그를 비추었다. 그는, 엉덩이뼈가 어긋났으므로, 절뚝거리며 걸었다.

 

(시편 17:1-7, 15)

1. 주님, 나의 진실을 변호하여 주십시오.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거짓 없이 드리는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2. 주님, 친히 "너는 죄가 없다"고 판결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눈으로 공평하게 살펴보아 주십시오.

3. 주님께서는 나의 마음을 시험하여 보시고, 밤새도록 심문하시며 샅샅이 캐어 보셨지만 내 잘못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내 입에서 무슨 잘못을 발견하셨습니까?

4. 남들이야 어떠했든지, 나만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따랐기에, 약탈하는 무리의 길로 가지 않았습니다.

5. 내 발걸음이 주님의 발자취만을 따랐기에, 그 길에서 벗어난 일이 없었습니다.

6. 하나님, 내가 주님을 부르니, 내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귀 기울이셔서, 내가 아뢰는 말을 들어 주십시오.

7. 주님의 미쁘심을 크게 드러내 주십시오. 주님께로 피하는 사람을 오른손으로 구원하여 주시는 주님, 나를 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15.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깨어나서 주님의 모습 뵈올 때에 주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로마서 9:1-5)

1.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 양심이 성령을 힘입어서 이것을 증언하여 줍니다.

2. 나에게는 큰 슬픔이 있고, 내 마음에는 끊임없는 고통이 있습니다.

3. 나는, 육신으로 내 동족인 내 겨레를 위하는 일이면, 내가 저주를 받아서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4. 내 동족은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신분이 있고, 하나님을 모시는 영광이 있고, 하나님과 맺은 언약들이 있고, 율법이 있고, 예배가 있고, 하나님의 약속들이 있습니다.

5. 족장들은 그들의 조상이요, 그리스도도 육신으로는 그들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는 만물 위에 계시며 영원토록 찬송을 받으실 하나님이십니다. 아멘.

 

(마태복음 14:13-21)

13. 예수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거기에서 배를 타고, 따로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이 소문이 퍼지니, 무리가 여러 동네에서 몰려 나와서, 걸어서 예수를 따라왔다.

14.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서, 큰 무리를 보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 가운데서 앓는 사람들을 고쳐 주셨다.

15. 저녁때가 되니, 제자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말하였다. "여기는 빈 들이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그러니 무리를 헤쳐 보내어, 제각기 먹을 것을 사먹게,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16.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러갈 필요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17.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18. 이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들을 이리로 가져 오너라."

19. 그리고 예수께서는 무리를 풀밭에 앉게 하시고 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축복 기도를 드리신 다음에,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이를 무리에게 나누어주었다.

20. 그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남은 부스러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어린아이들 외에, 어른 남자만도 오천 명쯤 되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4본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구절은 “주님의 얼굴”입니다.

 

구약본문 창세기의 주인공 야곱은 형 에서를 만나기 앞서서 처절한 싸움을 벌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었다고 고백합니다.(창세 32:30)

시편본문의 시인 역시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라고 노래합니다.(시편 17:15)

 

서신서본문 로마서의 알맹이는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물론 이스라엘은 야곱이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과정에서 받은 새 이름입니다.

복음서본문은 오병이어 이야기입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오로지 예수님 얼굴만 바라보고 모인 백성들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 제목은, ‘하나님의 얼굴’을 뜻하는 브니엘! ‘브니엘의 교훈’이라고 지었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은 인간의 모든 계산이 무의미해지는 절박한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야 비로소 주님을 찾기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 시작하면 비로소 잃었던 진짜 나의 얼굴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약과 시편 (창세기 32:22-31 / 시편 17:1-7, 15)]

오늘 구약본문의 야곱은 마치 <축복에 미친 사람>처럼 등장합니다.

축복 때문에 눈 어두운 아버지를 속였던 야곱이 드디어 큰일을 저지릅니다.

축복해 주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겠다고 떼를 씁니다.(26)

밤새도록 씨름을 하면서 매달립니다.

 

오늘 구약과 시편에서 느껴지는 공통된 느낌은 지나칠 정도로 들이대는 듯한 느낌입니다.

건방지고, 위험할 정도로 들이댑니다.

좋게 표현하자면, 매우 적극적입니다.

나의 영적인 세계 전부를 걸고 씨름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 결과 시편의 시인은 이런 멋진 노래로 오늘 시편을 마무릅니다.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깨어나서 주님의 모습 뵈올 때에 주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시편 17:15)

 

그 결과 야곱 역시 주님의 얼굴을 뵈었다고 고백합니다.

주님 얼굴 뵈오며 새 이름 이스라엘까지 얻습니다.

그리고 브니엘이라는 이름을 짓습니다.

브니엘은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야곱이 얻은 새로운 축복입니다.

 

야곱이 뒤에 이스라엘 민족을 이루게 되는 것은 이미 받은 약속이었습니다.

오늘 브니엘에서 받은 축복은,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는 과정에서 얻게 됩니다.

“모든 소유를 건너보내고 난 다음에”(23)

“뒤에 홀로 남아” 씨름하며 얻은 것입니다.

물질적인 번성과 무관한 것은 아니어도, 오늘 야곱이 받은 축복은 지극히 영적으로 보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속이는 자’라는 뜻인 “야곱”이라는 이름 대신,

주님과의 관계에서

‘하나님과 겨루고’, ‘하나님이 싸워주시고’,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뜻인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인생의 기로에 서서,

가족도 재산도 어느 것 하나 의지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야곱은 드디어 하나님만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주님과의 씨름은, 마치 자기 자신과의 씨름을 연상케 합니다.

인생의 위기 앞에서, 나를 철두철미하게 반성하고 개조하는 씨름입니다.

지극히 계산적이던 야곱이, 모든 계산을 내려놓고, 유일한 희망 하나님만 붙드는 씨름입니다.

온전히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존재 (=이스라엘)로 거듭나는 씨름입니다.

 

야곱처럼, 제아무리 계산적인 사람이라도

인생의 위기상황을 만나 아무 것도 의지하지 못하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될 때,

주님을 제대로 만나게 되고, 이름이(존재가) 바뀐 진짜 나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로마서 9:1-5 / 마태복음 14:13-21)]

오늘 서신서본문은 브니엘의 야곱만큼이나 계산 없이 들이대는 바울이 주인공입니다.

동족 이스라엘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좋다고 말합니다.(3)

하나님(예수님)이 이스라엘에게서 태어나셨다고 까지 강조합니다.(5)

한마디로, 오늘 바울은 겨레사랑에 푹 빠져있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저렇게 목숨까지, 영적인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야곱보다 더 대책 없는 사람이 바울이었습니다.

인간적인 계산 다 내려놓은 지나치다싶을 정도의 선언입니다.

무엇이 바울을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겨레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역시 겨레사랑에 푹 빠진 예수님이 등장하십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굶주린 사람들을 향한 예수님의 자비심(慈悲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예수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따로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마태 14:13)

 

세례자 요한의 비극적 죽음 소식을 들으신 것입니다.

늘 예수님보다 한걸음 앞서 가던 요한입니다.

예수님 가실 길을 예비하며 길을 닦던 요한입니다.

동년배요, 친척이요, 천국을 선포하는 동역자였던 요한!

죽음의 길조차, 예수님 당신이 가실 십자가 길을 미리 닦는 듯이 죽어간 요한...!

 

예수님은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외딴 곳으로 가십니다.

혼자 있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무리가 여러 동네에서 몰려 나와서, 걸어서 예수를 따라왔다.’ (13b)

 

이 동네 저 동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치지도자도 종교지도자도 썩을 대로 썩은 시대에,

예수님과 함께 유일한 희망이었던 세례자 요한이 죽은 것입니다.

그들에게 헤롯왕의 엽기적인 살인은 살인사건 이상의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예수님뿐입니다.

 

아무런 대책도 계산도 없이 예수님 얼굴만 바라며 걷고 또 걸어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 가운데서 앓는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14)

그러자 제자들이 나섭니다.

‘무리를 헤쳐 보내어 제각기 먹을 것을 사먹게 마을로 보내시’라고 권합니다.(15)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계산입니다.

그 때 예수님이 돌발명령을 하십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16)

 

브니엘의 야곱보다 더 대책 없고 계산 없는 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오병이어(五餠二魚)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그 오병이어를 들어 축복기도하시고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제자들은 자기 손으로 나누어주고, 자기 손으로 부스러기를 거두어들임으로 표적을 체험합니다.

 

인간적 계산도, 대책도 없이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따라나선 사람들,

그들의 눈빛을 보고 나타내신 표적입니다.

인간적 계산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 없는 표적입니다.

오직 주님 얼굴만 바라볼 때 일어난 표적입니다.

그 힘없는 백성들 얼굴만 바라보고 일으키신 사랑의 표적입니다.

믿음 없고 사랑 없는 열두제자들에게 열두 바구니 믿음을 일으키신 사랑입니다.

 

 

[정리]

에서를 만나기 직전의 야곱처럼,

세례자 요한을 잃은 힘없고 희망 없는 백성들처럼,

의지할 것 아무 것도 없는 인생의 위기상황은 오히려 우리에게 큰 복일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주님(얼굴)을 찾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얼굴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인간의 계산을 뛰어넘는 하나님 사랑의 역사가 뒤따릅니다.

이런 천국의 맛을 본 사람은, 인생의 위기가 지나간 뒤에도

내 몸의 힘을 빼는 훈련, 내 소유욕을 덜어내는 훈련을 위해 애씁니다.

그래야 평소에도 주님만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님 얼굴만 바라보며 주님을 제대로 만난 사람들은,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화하듯,

하나님만이 나를 다스리시는 진짜 나를 만나게 됩니다.

 

 

[나머지]

* 칠석(七夕)

어제(2014년 8월 2일, 음 7/7) 칠석이었습니다.

사랑에 빠져 노동을 게을리하게 되자

하늘님 벌 받아 일 년에 한 번씩만 만나게 된, 견우와 직녀의 그 날입니다.

 

분단시대를 살면서 남북간의 오작교(烏鵲橋)를 만들려 애쓰는 이들이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경색되어도 어떻게 해서든 소통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같은 오작교!

어느새 우리가 견우와 직녀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겨레를 위해 내 구원조차 포기할 자신은 없을지라도,

바울의 발뒤꿈치 가까이는 가야하지 않을까요?(로마 9:1-3)

 

누구의 잘못 때문이었건, 우여곡절 끝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형 에서와

기어이 다시 만나기 위해 밤새 목숨을 걸고 처절한 씨름을 벌이던 야곱,

지금 우리 민족은 얍복강변 야곱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습니다.

마침내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야곱에게 밝은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창세 32:31)

 

* 이순신처럼, 기드온처럼, 예수님처럼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 이순신이 요사이 인기입니다.

『명량(鳴梁)』이라는 영화 때문입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낡은 배 12척뿐인 이순신에게 해전(海戰)을 포기하고 육지에서 싸우라는 명이 떨어집니다.

그러자 이순신장군은 바다를 포기하면 절대 안 된다면서,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라는 유명한 장계(狀啓)를 올립니다.

 

“오히려(아직) 12척의 배가 있고, 보잘 것 없지만 신(臣)이(제가) 살아 있습니다.”

 

결국 이순신은 명량해협(울돌목)에서 12척의 배로 133척 (전체 333척)의 왜선을 물리칩니다.

12척 가운데 단 한척도 침몰하지 않은, 세계 해전사(海戰史)에 길이 남은 역사입니다.

 

갑자기 ‘상유십이 미신불사’가 떠오른 것은

오늘 복음서본문의 오병이어밖에 없다는 제자들 때문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지금 우리와 똑같이 계산적이었습니다.

물론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순신에게, 조정(朝廷)의 똑똑한 사람들의 계산을 넘어서는 겨레사랑이 있었던 것처럼,

예수님께는 계산과 숫자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오병이어, 보리떡 다섯 개...를 생각하니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인간적인 계산으로 끙끙 앓다가, 그 계산을 넘어서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한 사사 기드온입니다.

 

저 유명한 보리떡 한 덩어리 꿈 이야기를 들은 기드온 이야기는 사사기 7장에 나옵니다.

‘보리떡 다섯 개밖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라면, 보리떡 한 개(기드온)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2.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사막 부족들이 메뚜기 떼처럼 그 골짜기에 수없이 널려 있었으며, 그들의 낙타도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13. 기드온이 그 곳에 이르렀을 때에, 마침 한 병사가 자기가 꾼 꿈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꾸었는데, 보리빵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으로 굴러 들어와 장막에 이르러서 그 장막을 쳐서 뒤엎으니, 그만 막이 쓰러지고 말았다네" 하고 말하니까,

14. 꿈 이야기를 들은 그 친구가 말하였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인 기드온의 칼이 틀림없네.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을 그의 손에 넘기신다는 것일세."

15. 기드온은 그 꿈 이야기와 해몽하는 말을 듣고, 주님께 경배하였다...

 

 

 

 

[말씀동시] ‘열두 광주리’ (이진구 지음, 성실교회학교 6학년, 『성실문화』 79호)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어떻게 오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을까?

그 무리들은 배불리 먹었을까?

 

이것은 내 생각인데...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몇 안 되는 무리들에게만 나누어 주시고

남은 무리들은 마을에서 음식을 갖고 오지 않았을까?

 

그런데 열두 광주리!

무리들이 먹다남은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데!

 

예수님께서는 배부른 무리들을 보시고

기뻐하실까?

 

 

 

[말씀시조] 마태복음 14:13-21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79호)

너희가 저들에게 먹을것을 주려무나

오만명 먹이시려 오병이어 축복하니

남은것 열두광주리 열두제자 놀라다

 

 

 

[말씀서예] 시편 17:7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 79호)

 

 

 

 

 

 

[말씀노래]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정훈 작사, 최지혜 작곡, 『성실문화』 79호)

[본문] (마태복음 14:13-21)

[노랫말]

1. 꿈도길도 잃은백성 지도자를 잃은백성, 외딴곳의 예수찾아 구름처럼 몰려오네

    목자잃은 양떼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병든이들 하나하나 예수께서 고치시네

2. 굶주린 무리들을 어서어서 보내소서, 빈들에서 날저무니 제자들이 당황하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무나, 황당한 주님명령 제자들이 당황하네

3. 오병이어 뿐입니다 이리로 가져오라, 예수님의 축복기도 모두모두 배부르네

    오천명 오만명에 부스러기 열두광주리, 너희도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무나

 

[해설]

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었고, 성실문화원 동인인 찬양사역자 최지혜 선생님이 가락을 붙였다.

[악보]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정훈 작사, 최지혜 작곡. 2014년 4월 15일)

 

 

 

 

 

[시편 송서(誦書)] 시편 17:1-7, 15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79호)

(* 전래자장가, 천자문 독송 풍으로)

 

1. 여호와여 의의 호소를 들으소서 나의 울부짖음에 주의하소서 거짓되지 아니한 입술에서 나오는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2. 주께-서-- 나--를--, (나-를) 판-단하시-며--,

주--의-- 눈으-로--, 공평함을-- 살피-소서-∼

 

3. 주께서 내 마음을 시험하시고 밤에 내게 오시어서 나를 감찰하셨으나 흠을 찾지 못하셨사오니 내가 결심하고 입으로 범죄하지 아니하리이다

4. 사람의 행사로 논하면 나는 주의 입술의 말씀을 따라 스스로 삼가서 포악한 자의 길을 가지 아니하였사오며

 

5. 나--의-- 걸음-이--, 주-의 길-을 굳-게 지키고,

실--족--하--지--, (실-족하-지) 아니하-였- 나이다---

 

6. 하나님이여 내게 응답하시겠으므로 내가 불렀사오니 내게 귀를 기울여 내 말을 들으소서

7. 주께 피하는 자들을 그 일어나 치는 자들에게서 오른손으로 구원하시는 주여 주의 기이한 사랑을 나타내소서

 

[다함께]

15.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주-의 얼굴을) 뵈-오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말씀동화] 최고다 이순신!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

드디어 즐거운 여름방학입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할 게 정말 많죠?

오색빛깔 여름과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아란 수박, 노오란 참외, 바알갛고 하아얀 복숭아도 먹어야지.

물론 옥수수도 먹고 햇감자도 실컷 먹어줘야겠지!

 

여름방학에는 역시 물놀이가 최고죠!

풀장도 가고, 냇가에도 가고, 계곡에도 가고, 바다에도 갑니다.

영구는 벌써 물놀이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네요!

 

그런데 오늘 하늘이 왜 이러지?

하늘이 온통 울상이잖아?

아마 태풍이 올라오나 봐요.

하늘이 울상이라 내 마음도 울상입니다.

오늘 계곡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이게 뭐람?

 

그런데 아무리 장마가 지고 태풍이 와도

하늘은 문득문득 파란 얼굴을 내밀 때가 있습니다.

잠깐 동안 하늘이 파란 제 얼굴을 드러내면, 우리 마음도 푸르게 푸르게 밝아집니다.

 

“흰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해 명랑하게 솟아오른다

손에 손을 마주잡은 우리 어린이, 발걸음 가벼웁게 찿아가는 길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 진리의 성경말씀 배우러 가자∼♬”

[‘여름성경학교 교가’, 유영희 작사, 박재훈 작곡]

 

“영구야, 여름성경학교 가자”

 

밖에서 순신이가 영구를 부릅니다.

순신이는 영구네 반 반장입니다.

영구네 반은 여자애들이 더 많습니다.

 

순신이는 여자애들 중에서도 키도 으뜸, 달리기도 으뜸입니다.

게다가 씨름도 남자애들보다 더 잘합니다.

애들은 순신이가 저렇게 억센 건, 다 이름 때문이라고 놀려댑니다.

 

“매아미 매암매암 숲에서 울면, 우리도 랄라라라 노래부르자

배우는 시간시간 너무 재밌어, 웃음이 얼굴마다 넘쳐흐른다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 희망의 성경말씀 배우러 가자∼♬”

 

“야, 이순신, 날도 꾸물꾸물한데 무슨 성경학교야? 그냥 집에서 게임이나 하자, 응?”

 

“야, 박영구, 여름방학 하자마자 여름성경학교 같이 가기로 나랑 약속했다 너!”

 

영구는 한 번도 순신이를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영구는 한 번 더 버텨봅니다.

 

“순신아, 난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낯선 곳에 잘 못 가잖아. 키 큰 네가 넓은 마음으로 좀 이해해주라. 내년에는 꼭 갈게, 응?”

 

“약한 소리 하지마라 박영구! 여름성경학교는 너 같이 허약한 아이들이 꼭 가야하는 곳이란 말이다, 모이면 서로서로 친구가 되는 곳이란 말이다. 잔말 말고 얼른 따라 나와라, 박영구!”

 

순신이 표정이 아주 단호하네요?

영구는 포기한 듯 중얼중얼 구시렁거리면서 순신이 뒤를 따라 나옵니다.

 

“모이면 서로서로 친구가 되고, 약하던 우리마음 튼튼해진다

사랑이면 이 세상도 평화의 동산, 사랑의 어린이를 길러내는 곳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 진리의 성경말씀 배우러 가자∼♬”

 

여름성경학교 교가를 흥얼거리던 순신이가 잠깐 조용하다 싶었는데,

어? 또 다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네?

뜬금없이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어라? 그런데 가락은 아리랑인데 노랫말이 좀 이상하네요?

 

“상유십이 미신불사∼♬, 상유십이 미신불사∼♬

상유십이 미신불사∼♬, 상유십이 미신불사∼♬”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부르는 게, 꼭 무슨 주문(呪文) 외우는 것 같습니다.

 

“이순신, 그거 무슨 노래냐? 무슨 이상한 주문 같은데? 여름성경학교에 나가면 미신 믿으면 절대 안 된다, 뭐 그런 뜻인가?”

 

영구의 질문에 순신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영구를 바라보며 썩은 미소를 날립니다.

아주 완전 무시하는 표정입니다.

순신이는 사내아이들처럼 건들거리면서 영구 어깨를 툭툭치더니 한마디 합니다.

 

“박영구, 너의 무식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과연 박영구 답네. 넌 허구헌날 스마트폰 끼고 살면서 저 유명한 영화 『명량(鳴梁)』도 모르냐? 대한민국 최고 배우 최민식의 그 이순신 말이다.”

 

“이순신? 너 말고 이순신 장군 말이야?”

 

“그래, 그 이순신 장군님!”

 

“이순신 장군이 왜 그런 이상한 주문 외운 건데?”

 

“아이고 그건 주문이 아니라 장계(狀啓)라는 거야, 장계!”

 

“짱깨? 짱깨는 중국집 짜장면 같은 거 아닌가?”

 

“어이쿠, 짱깨가 아니라 장계, 지방에 내려간 부하가 임금님께 올리는 보고서 말이야, 문서 장(狀), 열 계(啓), 장계! 짱깨가 아니라 장계!”

 

“그래? 그런데 무슨 장계라는 게 꼭 도사들이 중얼중얼 외우는 주문 같은데?”

 

“그건, 이순신 장군님 장계 가운데 유명한 부분만 딱 떼어서 내가 노래로 만든 거라 그래.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이란 말이 워낙 유명하고 중요한 거라 나도 외우려고 그랬던 거야, 구구단 외우듯이!”

 

“그래? 그럼 그게 무슨 뜻인데?”

 

“그래, 그래,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잘 들어봐라∼”

 

순신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영구에게 미주알고주알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영구는 갑자기 친절해진 순신이를 멀뚱멀뚱 바라보면서 조금조금 귀담아 듣습니다.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라는 말은, 하나도 안 어려워. ‘상유십이’에서 좀 어려운 글자는 딱 하나뿐이야. 맨 앞에 ‘오히려 상(尙)’ 하나만 알면 돼. 그리고 있을 유(有), 그리고 12(十二)! ‘오히려 배 12척이 남아 있다’는 뜻이지! 1592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님께서 수많은 왜적을 물리치셨잖아? 한산도 대첩 유명하지? 그런데 엉터리 같은 왕, 엉터리 같은 신하들, 엉터리 같은 모함 때문에 감옥살이까지 하시지? 그 뒤에 왜군이 또 쳐들어온 1597년 정유재란 때 감옥에서 풀려난 이순신장군님이 바다에 돌아와 보니까 배가 12척밖에 안 남은 거야. 13척인데 한 척은 거의 못쓸 정도로 망가져 있었데요. 그래서 나라에서는 배가 그것뿐이니까 바다는 포기하고 육지로 와서 싸우라고 명을 내렸는데, 이순신 장군님은 바다를 포기하면 왜군이 더 신나게 쳐들어오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 나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보고서를 올린 거야! 정말 대단하지 않냐?”

 

멀뚱멀뚱 듣고만 있던 영구가 순신이에게 묻습니다.

 

“그럼 그 뒤에 있는 말은 뭐야? 무슨무슨 미신 믿으면 안 된다는 그거”

 

영구의 질문에 순신이는 빙그레 웃으며 숨을 고르더니 다시 신바람 나게 대답합니다.

 

“‘미신불사(微臣不死)’란 말 역시 하나도 안 어려운 말이야, 맨 앞에 있는 ‘작을 미(微)’ 하나만 알면 돼. 현미경(顯微鏡) 할 때 그 ‘미’야. 그리고 ‘신하 신(臣)’, ‘아니 불(不)’, ‘죽을 사(死)’, 즉 비록 제가 미천하고 작은 신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는 뜻이지. 정리하면, ‘저에게는 오히려 12척이나 배가 남아 있고, 미천하나마 제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라는 뜻이야.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 아, 얼마나 힘차고 멋진 말씀이냐!”

 

흥분한 순신이 말을 들으며 영구는 드디어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영구와 순신이는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교회에서는 벌써 여름성경학교가 시작되어서 한창 성경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6학년 교실에 들어가니 선생님께서 한창 마태복음 14장 말씀을 풀어주고 계시네요?

 

“제자들이 얼마나 당황했을까?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셨으니 말이야. 정말 황당한 말씀이라고 생각했겠지? 그 때 제자중 하나가 예수님께 말씀드렸어요. ‘우리에게는 지금 이 오병이어(五餠二魚)밖에 없습니다.’ 떡 다섯 덩이랑 물고기 두 마리 뿐이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그 오명이어가 어디서 났는지 모르지만, 예수님 눈에는 떡 하나가 뒷동산만 하고, 물고기 한 마리가 고래 한 마리처럼 크게 보이셨던 걸까? 예수님은 외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시고 그 오병이어를 들고 하나님께 기도드리신 뒤에 제자들에게 다시 나눠주신 거야. 물론 그 수많은 굶주린 군중들이 다 먹고도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나 남았던 거고! 자 오늘 말씀인 오병이어의 표적에서 중요한 교훈 하나 꼭 기억하자. 이 표적은 오직 예수님만 바라볼 때 일어난 표적이라는 사실! 아무 힘도 없고 희망도 없는 사람들, 아무데도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따라나설 때, 편안한 집도 뒤로하고 오직 예수님 말씀에만 희망을 걸고 나설 때, 그렇게 예수님 얼굴만 바라보는 저들의 얼굴을 바라보시며 일으키신 사랑의 기적이라는 사실!”

 

그 때 갑자기 순신이가 손을 번쩍 드네요?

 

“오, 우리 순신이 왔구나? 친구 데려오느라 늦었나보네? 잘들 왔다. 그래 무슨 할 말 있느냐?”

 

“예 선생님, 선생님 말씀 듣다보니까 떠오른 게 있어서요. 다름 아니라 이순신 장군님 이야긴데요...”

 

아이들이 까르르 웃습니다.

순신이가 제 이름이랑 똑같은 이순신 장군님 이야기를 한다니까 그런 가 봅니다.

 

“이순신 장군님이 정유재란 때 울돌목 명량해전 때 있었던 얘긴데요...”

 

쑥스러운 듯이 이야기를 시작하던 순신이는 어느덧 신바람을 일으키며 말을 이어갑니다.

아까 영구에게 들려주던 그 ‘상유십이 미신불사’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더 신바람나게 말합니다.

여름성경학교 선생님과 아이들 입이 떡, 떡 벌어집니다.

 

“그래서요 선생님, 제가 그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를 조금 고쳐 보았어요.”

 

“오, 어떻게 고쳤느냐?”

 

선생님은 어느덧 순신이의 이야기에 빠져드셨는지, 두 눈을 반짝이며 질문하시네요?

 

“‘상유오병 미신불사’라고요. 배 열두 척을 오병이어로 바꾼 거고요. 미신불사에서 ‘신하 신(臣)’ 대신에 믿음을 가리키는 ‘믿을 신(信)’을 넣은 거예요. ‘상유오병(尙有五餠) 미신불사(微信不死)’ ‘저희에겐 오히려 오병이어가 있고, 겨자씨 한 알 보다도 작지만 믿음이 살아 있습니다!’ 이런 뜻이죠.”

 

“우와, 대단하다 이순신! 최고다 이순신! 정말 대단해! 예수님이 이런 대답을 들으셨으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하셨을까? 정말 최고다 이순신!”

 

선생님께서 감탄을 연발하십니다.

아이들도 놀란 눈을 크게 뜨고 순신이를 바라봅니다.

영구는 고개를 갸웃갸웃거립니다.

천하의 터프가이 순신이가 왜 저렇게 요조숙녀처럼 구는 건지 그걸 궁금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교회에 오면 깡패들도 순한 비둘기가 되고, 천하의 장군님도 순한 양이 되나 봅니다.

 

“그런데요 선생님, 임금님도 포기하고 수많은 고관대작 신하들도 포기했던 바다를 단 12척으로 지켜냈던 우리 이순신 장군님은 그 뒤에 오병이어 기적과 같은 기적을 또 일으켰거든요...”

 

선생님과 아이들 눈이 다시 휘둥그레지네요?

순신이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상유십이(尙有十二) 미신불사(微臣不死)’의 정신, 즉 어떻게 해서든지 나라를, 백성들을 살려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님의 나라사랑 정신은, 단 12척의 배로 133척이나 되는 왜군을 무찌르면서 단 한 척도 침몰하지 않았거든요! 평범한 계산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의 연속이었죠. 그런데 이순신 장군님의 기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예수님의 오병이어 표적과 비슷하게, 군량미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8천명의 굶주린 병사들을 배불리 먹이는 놀라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 열쇠가 바로 해로통행첩(海路通行帖)이었어요.”

 

“해로통행첩? 처음 들어보는데? 그게 뭐지?”

 

선생님과 아이들은 서로 마주보며 중얼중얼 합니다.

 

“아 그건 무슨 도깨비 방망이 같은 건 아니고요, 해로(海路), 즉 바닷길을 통행할 때 필요한 통행증 같은 건데요, 명량대첩 이후로 수많은 피난민들이 배를 타고 이순신장군님만 졸졸 따라다녔거든요. 그래서 이걸 만든 거였어요. 배의 크기에 따라서 적당히 곡식을 내면 이 통행증을 받을 수 있었죠. 그러면 바다를 자유로이 다닐 수 있고 안전하게 고기잡이도 할 수 있었답니다. 뿐만 아니라 섬에서 농사도 지을 수 있었고요. 더욱이 장군님을 신뢰하는 피난민들은 스스로 입대해서 군인의 숫자도 늘릴 수 있게 되었죠. 이 해로통행첩 덕분에 피난민도 살고, 8천명이나 되는 굶주린 군사들도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죠. 게다가 왜군의 간첩들이 몰래 스며들지도 못하게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순신장군님의 이 놀라운 이야기들은 모두 나라사랑 백성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눈에 안 보이는 것까지도 크게 보이게 되나 봐요.”

 

“우와∼!”

 

선생님과 아이들은 너도나도 박수를 칩니다.

이순신이 들려주는 이순신 장군님 이야기가 너무너무 신나고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예수님 이야기랑 너무너무 잘 통했기 때문입니다.

 

순신이는 생각합니다.

이순신 장군님이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면 누구보다 먼저 예수님 제자가 되었을 거라고!

그리고 오병이어의 표적 현장에 있었다면, 당장 이 노래를 불렀을 것이라고!

 

“상유오병 미신불사∼♬, 상유오병 미신불사∼♬

상유오병 미신불사∼♬ 상유오병 미신불사∼♬”

 

성경공부를 마무리하면서 선생님께서 새 노래를 가르쳐주십니다.

오병이어 이야기가 담긴 말씀노래입니다.

영구와 순신이는 처음배우는 이 말씀노래가 왠지 낯설지 않습니다.

 

“1.꿈도길도 잃은백성 지도자를 잃은백성, 외딴곳의 예수찾아 구름처럼 몰려오네

목자잃은 양떼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병든이들 하나하나 예수께서 고치시네

2.굶주린 무리들을 어서어서 보내소서, 빈들에서 날저무니 제자들이 당황하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무나, 황당한 주님명령 제자들이 당황하네

3.오병이어 뿐입니다 이리로 가져오라, 예수님의 축복기도 모두모두 배부르네

오천명 오만명에 부스러기 열두광주리, 너희도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무나∼♬”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이정훈 작사, 최지혜 작곡)

   

[이정훈 지음. 2014년 8월 3일 주일 아침]

(*제목 ‘최고다 이순신’은 2013년 이맘 때 방영했던, KBS2 방송국 드라마 제목을 빌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