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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2014년 7월 13일 (성령강림 후 5주) 예배준비 노트

“말씀을 듣고서 깨닫는 사람”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25:19-34)

19. 다음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족보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았고,

20. 이삭은 마흔 살 때에 리브가와 결혼하였다. 리브가는 밧단아람의 아람 사람인 브두엘의 딸이며, 아람 사람인 라반의 누이이다.

21. 이삭은 자기 아내가 임신하지 못하므로, 아내가 아이를 가지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이삭의 기도를 들어 주시니, 그의 아내 리브가가 임신하게 되었다.

22. 그런데 리브가는 쌍둥이를 배었는데, 그 둘이 태 안에서 서로 싸웠다. 그래서 리브가는 "이렇게 괴로워서야, 내가 어떻게 견디겠는가?" 하면서, 이 일을 알아보려고 주님께로 나아갔다.

23. 주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두 민족이 너의 태 안에 들어 있다. 너의 태 안에서 두 백성이 나뉠 것이다. 한 백성이 다른 백성보다 강할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길 것이다."

24. 달이 차서, 몸을 풀 때가 되었다. 태 안에는 쌍둥이가 들어 있었다.

25. 먼저 나온 아이는 살결이 붉은데다가 온몸이 털투성이어서, 이름을 에서라고 하였다.

26. 이어서 동생이 나오는데, 그의 손이 에서의 발뒤꿈치를 잡고 있어서, 이름을 야곱이라고 하였다. 리브가가 이 쌍둥이를 낳았을 때에, 이삭의 나이는 예순 살이었다.

27. 두 아이가 자라, 에서는 날쌘 사냥꾼이 되어서 들에서 살고, 야곱은 성격이 차분한 사람이 되어서, 주로 집에서 살았다.

28. 이삭은 에서가 사냥해 온 고기에 맛을 들이더니 에서를 사랑하였고,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다.

29. 한 번은, 야곱이 죽을 끓이고 있는데, 에서가 허기진 채 들에서 돌아와서,

30. 야곱에게 말하였다. "그 붉은 죽을 좀 빨리 먹자. 배가 고파 죽겠다." 에서가 '붉은' 죽을 먹고 싶어 하였다고 해서, 에서를 에돔이라고도 한다.

31. 야곱이 대답하였다. "형은 먼저, 형이 가진 맏아들의 권리를 나에게 파시오."

32. 에서가 말하였다. "이것 봐라, 나는 지금 죽을 지경이다. 지금 나에게 맏아들의 권리가 뭐 그리 대단한 거냐?"

33. 야곱이 말하였다. "나에게 맹세부터 하시오." 그러자 에서가 야곱에게 맏아들의 권리를 판다고 맹세하였다.

34. 야곱이 빵과 팥죽 얼마를 에서에게 주니, 에서가 먹고 마시고, 일어나서 나갔다. 에서는 이와 같이 맏아들의 권리를 가볍게 여겼다.

 

(시편 119:105-112)

105.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입니다.

106. 주님의 의로운 규례들을 지키려고, 나는 맹세하고 또 다짐합니다.

107. 주님, 내가 받는 고난이 너무 심하니,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나를 살려 주십시오.

108. 주님, 내가 기쁨으로 드리는 감사의 기도를 즐거이 받아 주시고, 주님의 규례를 내게 가르쳐 주십시오.

109. 내 생명은 언제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만, 내가 주님의 법을 잊지는 않습니다.

110. 악인들은 내 앞에다가 올무를 놓지만, 나는 주님의 법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111. 주님의 증거는 내 마음의 기쁨이요, 그 증거는 내 영원한 기업입니다.

112. 내 마지막 순간까지, 변함없이 주님의 율례를 지키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로마서 8:1-11)

1. 그러므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정죄를 받지 않습니다.

2.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성령의 법이 당신을 죄와 죽음의 법에서 해방하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3. 육신으로 말미암아 율법이 미약해져서 해낼 수 없었던 그 일을 하나님께서 해결하셨습니다. 곧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아들을 죄된 육신을 지닌 모습으로 보내셔서, 죄를 없애시려고 그 육신에다 죄의 선고를 내리셨습니다.

4. 그것은, 육신을 따라 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사는 우리가, 율법이 요구하는 바를 이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5. 육신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육신에 속한 것을 생각하나,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6. 육신에 속한 생각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속한 생각은 생명과 평화입니다.

7. 육신에 속한 생각은 하나님께 품는 적대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법을 따르지 않으며, 또 복종할 수도 없습니다.

8. 육신에 매인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9.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은 육신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10. 또한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의 몸은 죄 때문에 죽은 것이지만, 영은 의 때문에 생명을 얻습니다.

11.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 자기의 영으로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

 

(마태복음 13:1-9, 18-23)

1.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오셔서, 바닷가에 앉으셨다.

2. 많은 무리가 모여드니, 예수께서는 배에 올라가서 앉으셨다. 무리는 모두 물가에 서 있었다.

3. 예수께서 그들에게 비유로 여러 가지 일을 말씀하셨다. 그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씨를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 그가 씨를 뿌리는데,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니, 새들이 와서, 그것을 쪼아먹었다.

5. 또 더러는 흙이 많지 않은 돌짝밭에 떨어지니, 흙이 깊지 않아서 싹은 곧 났지만,

6. 해가 뜨자 타버리고,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렸다.

7. 또 더러는 가시덤불에 떨어지니, 가시덤불이 자라서 그 기운을 막았다.

8. 그러나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져서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가 되고, 어떤 것은 육십 배가 되고,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18. "너희는 이제 씨를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무슨 뜻을 지녔는지를 들어라.

19. 누구든지 하늘나라를 두고 하는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가에 뿌린 씨는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 또 돌짝밭에 뿌린 씨는 이런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곧 기쁘게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21. 그 속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 가지 못하고,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곧 걸려 넘어진다.

22. 또 가시덤불 속에 뿌린 씨는 이런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이 말씀을 막아, 열매를 맺지 못한다.

23. 그런데 좋은 땅에 뿌린 씨는 말씀을 듣고서 깨닫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 사람이야말로 열매를 맺되, 백 배 혹은 육십 배 혹은 삼십 배의 결실을 낸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을 징검다리처럼 이어주는 구절들은 이것입니다.

 

“에서는 이와 같이 맏아들의 권리를 가볍게 여겼다.”(창세기 25:34)

“악인들은 내 앞에 올무를 놓지만”(시편 119:110)

“육신에 매인 사람”(로마서 8:8)

“가시덤불 속에 뿌린 씨는 이런 사람이다.”(마태복음 13:22)

 

이 모두를 아우르는 요절을 하나 꼽으라면, “육신에 매인 사람”일 것입니다.

시편의 경우는, 그런 사회 시스템이랄까요?

육신에 매인 사람과 반대는, “성령에 따라 사는 사람”(로마서 8:5)!

복음서본문에서는 이런 사람을 “좋은 땅에 뿌린 씨”, 즉 “말씀을 듣고서 깨닫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23)

우리가 바라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데 듣고 깨달은 그 말씀은 어떤 말씀이었습니까?

천국에 대한 말씀입니다.(19)

예수님께서 줄기차게 외치셨던, “회개하여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그리고 몸소 삶으로 보여주신 그 천국생활!

수도 없이 들려주신 천국 비유, 그 말씀입니다.

 

 

[구약본문 (창세기 25:19-34)]

오늘 구약본문의 주인공은 에서입니다.

가장 치사한 찬스에 치사한 방법으로 맏아들의 권리를 매입했던 야곱!

그가 왜 그토록 야곱스러웠는지에 대해서보다는, 오늘은 형 에서의 행동이 더 눈길을 끕니다.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고기 맛 때문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을까요?(28)

에서의 이름과 별명(에돔)이 붉은색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까요?(25, 30)

맏아들의 권리조차 가벼이 여기게 만든 왕성한 식욕 때문일까요?(30)

 

오늘 에서에게서는 강력한 심장소리가 느껴집니다.

사냥감을 찾아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사냥꾼, 약자를 사냥하러 뒤쫓는 강자의 심장소리 같은!

심하게 펄떡이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심장박동과 피비린내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갈증, 기갈(飢渴)이 느껴집니다.

법보다는 주먹이 더 가까운, ‘육신에 매인 사람’의 전형이 느껴집니다.(로마서 8:8)

 

 

[시편본문 (시편 119:105-112)]

오늘 시편본문은 육신에 매인 이 약육강식 시스템 속에서 분투하는 천국시민의 노래입니다.

 

그래서, 시편본문이 늘 구약본문에 대한 응답찬양이지만, 오늘의 시인은 에서가 아닙니다.

에서와 영판 다른 (이란성?) 쌍둥이 야곱도 아닙니다.

에서와 판박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보다 더 쌍둥이 같게 만들어가는 이 사회 시스템,

이 시스템 속에서도 에서의 길을 가지 않으려고,

육신에 매이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따르려 애쓰는 사람들이 바로 오늘의 시인입니다.

 

아주 조금만 과장하자면, 오늘 우리 인생은 에서와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금단의 열매 따먹고 에덴동산의 청지기의 권리를 박탈당한 첫 사람들의 전철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보혈, 핏 값을 주고 구해주신 나,

하나님의 그 끝없는 사랑이 낳으신 자녀로서의 내 권리,

야곱이 노린 장자의 권리 정도는 비교가 되지 않을 이 어마어마한 천국의 열쇠를,

우리는 매일매일 단팥죽 한 그릇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가 받는 고난이 너무 심하니”(107)

“내 생명은 언제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만,”(109)

“악인들은 내 앞에다가 올무를 놓지만”(110)

 

오늘 시인이 노래한, 이 육신에 매인 시스템 속에서의 생존전략은 하나, 바로 ‘말씀’입니다.

 

“주님의 말씀”(105)

“주님의 의로운 규례들”(106)

“주님께서 약속하신”(107)

“주님의 규례”(108)

“주님의 법”(109)

“주님의 법도”(110)

“주님의 증거”(111)

“주님의 율례”(112)

 

그러나 아무리 말씀이 홍수처럼 내 귀에 밀려와도 썰물보다 더 빨리 사라지는 세상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서신서본문 (로마서 8:1-11)]

오늘 서신서본문은 “성령의 법”이 해답이라고 말씀합니다.(로마서 8:2)

“성령을 따라 사는” 삶 말입니다.(4, 5)

늘 성령을 구하고 말씀을 가까이 하는 생활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상은 매일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지는 못하며 흘러갑니다.

내가 육신을 입고 살며, 우리 사회 시스템 전체가 육신에 매여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복음서본문 (마태복음 13:1-9, 18-23)]

옥토여야 합니다.

육신에 매인 우리 사회를 옥토로 만들어야 합니다.

묵은 땅 갈아엎어야 합니다.(예레미야 4:3)

 

“참으로 나 주가 말한다. 유다 백성과 예루살렘 주민아, 가시덤불 속에 씨를 뿌리지 말아라. 묵은 땅을 갈아엎고서 씨를 뿌려라...”(예레미야 4:3)

 

내 마음부터 옥토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네 가지 땅에 뿌려진 씨’의 비유와 해설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를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도(斷面圖)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두 문단의 틈바구니에 숨어있는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10-11),

“천국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비유’로 하셨고, 이 비유 해설을 제자들에게만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천국말씀의 비유해설을 듣고 있는 지금 나는 어떻습니까?

천국의 비밀을 환히 깨쳤습니까?

천국의 비밀, 천국의 도(道)를 깨친 사람은, 육신에 매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합니다.

옥토에 떨어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처럼, 늘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이 말씀을 막아”버립니다.

결국 말씀의 열매가 없습니다.(22)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로마서 7:24)

지난 주 서신서본문 말씀이 반복해서 솟구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천국의 비밀, 말씀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내 마음 밭을 옥토로 만들려 애써야 합니다.

큰 돌 작은 돌 골라내야 합니다.

이리 찔리고 저리 찔려 피가 날지라도, 가시덤불 다 걷어내는 수고를 아끼지 말고 그리고 나서 땀 흘려 쟁기질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멍에는 가볍다고 하신 지난주 본문말씀 믿고(마태 11:30),

끊임없이 육신에 매이게 만드는 내 안의 욕심들을 매일매일 덜어내야 합니다.

 

 

[정리]

오늘 나에게 “맏아들의 권리”는 무엇일까요?

육신에 매였기 때문에 팔 수밖에 없었던, 왕성한 식욕, 탐욕 때문에 팔아버린,

큰 고민도 없이 팔아버린 그 권리는 무엇일까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하는 것,

풀어 말하자면, 주님의 뜻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받아 100배, 60배, 30배 거두는 일 말입니다.

즉, 오늘 나에게 ‘맏아들의 권리’는 바로 ‘옥토’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 옥토가 어느새 가시덤불 땅으로 둔갑해버린 것입니다.

 

내가 육신에 매이지 않기 위해, 내 마음 밭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내 안의 욕심을 덜어내듯이,

육신에 매인 우리 사회 시스템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

우리 제도와 시스템 안의 돌멩이와 같은, 가시덤불같은 독소조항들, 관행들, 그런 인사들을 뽑아내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그럴 때 나, 우리 교회, 우리 사회는 말씀을 듣고서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말씀열매, 천국의 열매를 100배, 60배, 30배 거두게 될 것입니다.

 

 

[나머지]

* 제헌절 (7/17)이 코앞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법을 잘 만들고 잘 지키고 있습니까?

국회를 불신한지 오래고, 우리나라의 입법·사법·행정에 대한 기대를 버린 지 오랩니다.

 

이 죽어가는 법을 살리려면, 우리 삶이 물처럼 자연스러워져야 합니다.

법(法)이란, 우리가 물(氵) 흐르듯이(去) 살려고 노력할 때 세워집니다.

우리가 물 흐르듯이 살 수 있게 하는 열쇠가 바로 법(法)입니다.

 

약한 자를 외면하지 않고, 언제나 약한 자를 향해 흐르시는,

물처럼 낮은 곳을 향해 흐르시는 하나님 마음, 그것이 바로 법(法)의 근본입니다.

우리는 그 법(法)의 알맹이를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말씀동시] 하나님의 기분 (김윤서 지음. 명암교회학교 5학년. 『성실문화』79호)

만약에 이 세상에

길가에 뿌려진 씨와

돌 짝밭에 뿌려진 씨앗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앗들만 있다면

하나님의 기분은 어떠하실까?

 

좋은 땅에 뿌려진 씨만 있다면?

하나님은 무척 기뻐하실 거야.

 

 

 

[말씀시조] 마태복음 13:1-9, 18-23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9호)

말씀씨앗 떨어지니 길가나 돌짝밭에

더러는 가시덤불 더러는 옥토로다

소중한 천국비밀을 귀있는자 들어라

 

 

 

[말씀서예] 시편 119:109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79호)

 

 

 

 

 

 

[말씀노래] 옥토의 노래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79호)

[본문] (마태복음 13:1-9, 18-23)

[노랫말]

1. 천국말씀 귀기울여 들어보아라, 예수님 물 위에서 말씀하시네

말씀씨앗 싹트고 결실하려면, 너희의 마음밭이 중요하노라

2. 천국말씀 듣고도 못 깨닫는 자, 여러 사람 오고가는 길가와 같네

여러 관심 어지러워 싹도 못나니, 잡새들이 천국씨앗 쪼아먹으리

3. 천국말씀 깨닫고 기뻐하지만, 싹은 나도 뿌리없어 말라버리네

말씀을 따르려다 불편해지니, 그 말씀 포기하는 돌짝밭이라

4. 천국말씀 싹이 나고 뿌리내려도, 옥토처럼 좋은 열매 결실못하네

세상염려 재물유혹 꺾지 못하는, 안쓰럽고 안타까운 가시덤불 땅

5. 물가에 선 사람들 무슨 땅일까, 이 말씀 듣는 나는 무슨 땅일까

너도나도 좋은 땅 옥토가 되면, 백배육십 삼십배 결실하리라

 

[해설]

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었고, 성실문화원 동인인 궁정교회 이천진 목사님이 가락을 붙였다.

 

[악보] 옥토의 노래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2014년 4월 15일)

 

 

 

 

[시편송서] 시편 119:106-112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79호)

(* 천자문 독송, 전래 자장가 풍으로 *)

 

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주--의-- 말씀-은--), 내-- 길-에 빛이니이다-∼

 

106. 주의 의로운 규례들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굳게 정하였나이다

 

107. 나--의-- 고난-이--, (고난이) 매-우 심-하오니-,

여호와여-- 주의 말-씀-대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108.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 입이 드리는 자원제물을 받으시고 주의 공의를 내게 가르치소서

 

109. 나--의-- 생명-이--, 항-상 위기에 있사-오나-,

나--는-- 주-의 법을-, 잊-지 아니하나이-다--∼

 

110. 악인들이 나를 해하려고 올무를 놓았사오나 나는 주의 법도들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111. 주의 증거들로 내가 영원히 나의 기업을 삼았사오니 이는 내 마음의 즐거움이 됨이니이다

 

[다함께]

112. 내-가 주-의 율례-들을-, 영원-히-- 행하-려고-,

내-- 마음을 기울였-나-이다-, (내 마음 내 마음 기울였나∼이∿다∼∥)

 

 

 

[말씀동화] 팥빙수 한 그릇에 얼마예요?

 

‘수라 수라 빙수라, 빙수의 왕 수라빙수

임금님 수랏상에만 오르던 수라빙수

특제 꿀단지에 담은 항아리빙수라!’

 

무슨 팥빙수 광고가 저렇게 거창할까요?

아이들 모두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게 만듭니다.

 

“쳇, 아무리 그래도 팥빙수 한 그릇에 만원이 뭐야?”

 

“아냐. 저기 광고 그림 잘 봐. 떡도 들었잖아? 얼음 반 인절미 반이라잖아. 게다가 미숫가루보다 더 고소한 인절미 떡고물을 넣었다잖아?”

 

“맞아맞아, 단팥도 듬뿍 넣어준데. 막 줄줄 흐른데!”

 

“게다가 두 그릇 시키면 아이스크림도 얹어준다던데?”

 

아이들은 너도나도 학교 앞 제과점에 붙은 팥빙수광고 현수막을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빠짐없이 다 넣어 만든 환상의 팥빙수, 수라빙수입니다.

 

“그래도 만원은 너무 비싸다.”

 

6학년 영구는 호주머니 속 천 원 짜리 한 장을 만지작거리며 투덜거립니다.

그 때 곁에서 군침만 꼴깍거리던 맹구가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아주 비싼 건 아니야. 왜냐하면, 수라빙수는 그릇도 크고 양도 많아서, 서너 명이 함께 먹어도 된데, 저 봐 항아리빙수잖아?”

 

영구의 쌍둥이 형 맹구도 호주머니 속을 뒤집니다.

 

“난 2천원 있는데.”

 

“형은 나보다 두 배나 부자네? 난 천원뿐이야.”

 

“일주일 동안 아빠 구두 닦기 알바했거든. 너도 설거지 알바 좀 열심히 하지 그랬냐?”

 

“우리 둘 다 합해도 3천원뿐이네, 어휴∼”

 

같은 반 아이들이 삼삼오오 제과점으로 들어갑니다.

5천 원짜리 컵빙수를 사먹습니다.

컵빙수는 항아리빙수의 절반도 안 되는데 가격은 딱 절반입니다.

 

“아휴, 우린 컵빙수도 못 사먹네...”

 

“영구야, 우리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열심히 알바해서 다음 주엔 꼭 수라빙수 사먹자.”

 

군침만 삼키던 맹구와 영구는 제과점을 뒤로 하고 집으로 갑니다.

앞산 뒷산이 온통 매미 소리로 진동하고, 파란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오릅니다.

하얀 빙수는 한 가득인데 단팥도 인절미도 하나 없는 하늘입니다.

여름방학은 코앞이고, 바야흐로 팥빙수의 계절입니다.

 

그날 밤 맹구와 영구는 꿈을 꿉니다.

쌍둥이라 그런가? 꿈도 같은 꿈을 꾸네요?

 

꿈속에서 맹구는 사냥꾼이고 영구는 농부입니다.

맹구는 이산 저산 아무리 뛰어다녀도 토끼 한 마리 안 보입니다.

사냥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맹구는 배가 되게 고픕니다.

 

“영구야, 형 배고파, 뭐 좀 먹을 거 없냐? 팥죽이라도 한 그릇 먹자.”

 

“형, 조금만 기다려, 팥죽 대신 팥빙수 만들어줄게. 더울 땐 팥빙수가 최고지!”

 

“그래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런데 내가 지금 배가 고프니까 팥빙수에 떡도 잔뜩 넣어다오.”

 

그러는 사이에 영구는 열심히 농사를 짓습니다.

 

“콩 세알 콩 세알 콩콩콩 심어라∼

콩 세알 콩 세알 넉넉히 심어라∼

한 알은 새가 먹고, 또 한 알은 벌레먹고

나머지는 내가 먹자, 콩콩콩∼

콩 한 알도 나눠먹고, 콩 반쪽도 나눠먹자

콩 세알 콩 세알 콩콩콩 심어라∼♬”

 

영구가 콩 세알을 심었더니 하룻밤 사이에 콩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자크의 콩나무는 위로만 자라는데, 영구의 콩은 옆으로 퍼지네요?

콩 한알이 100배 60배, 30배, 합해서 190배나 열립니다.

영구의 콩 종자도 종자지만, 영구의 땅이 좋기 때문입니다.

세상천지에 이런 옥토가 또 있을까요?

 

“나 원 참, 콩만 심으면 어떡해, 팥빙수를 만들려면 팥을 심었어야지!”

 

배고프고 목마른 맹구가 곁에서 투덜거립니다.

그러자 영구는 빙그레 웃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아무 말 없이 콩밭을 가리킵니다.

콩밭을 들여다보던 맹구의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콩 세알을 심은 콩밭에는 콩은 물론이고 팥이랑 찹쌀까지 한 가득 풍년입니다.

맹구는 영구를 도와 열심히 추수를 합니다.

찹쌀을 추수해서 인절미를 만듭니다.

콩을 추수해서 콩고물도 만듭니다.

팥을 추수해서 단팥도 만듭니다.

 

그뿐 아닙니다.

쌀이랑 옥수수도 잔뜩 열렸습니다.

밭에서 쌀도 나나?

아무튼 영구네 밭에는 없는 게 없이 몽땅 풍년입니다.

 

쌀이랑 옥수수로 현미 플레이크도 만들고 옥수수 플레이크도 만듭니다.

제과점 수라빙수에는 안 들어간 플레이크입니다.

그러고 보니 영구는 전설의 팥빙수, 원조 수라빙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콩 세알을 심었던 것입니다.

 

엄마랑 아빠랑 팥빙수 만드는 걸 도와주십니다.

얼음도 만들고 빙수기계도 사오십니다.

혜원이랑 소현이는 큼지막한 양푼그릇을 구해옵니다.

영원이는 절구질을 하고 기운 센 영훈이는 떡메를 쳐서 맛있는 인절미를 만듭니다.

 

드디어 전설의 팥빙수, 원조 수라팥빙수 완성!

커다란 빙수그릇에 온 가족이 둘러앉았습니다.

사이좋게 한 숟가락씩 천천히 먹기 시작합니다.

 

어? 그런데 점점 먹는 속도가 빨라지네요?

누가 먼저 빨리 먹기 시작했는지 너도나도 숟가락 속도에 불이 붙습니다.

시속 30킬로 이하로 먹어야 하는데, 60킬로, 100킬로를 넘어 달립니다.

 

맛은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던 수라빙수 뺨칠 정도지만

먹는 분위기는 영 딴판입니다.

맛을 즐길 여유도 없는 군대 신병훈련소 식당 같습니다.

맛은 고사하고 마구마구 입에 처넣습니다, 처먹습니다.

이건 임금님 수랏상이 아니라 딱 굶주린 각설이패 뺨칠 수준입니다.

 

순식간에 빙수그릇이 텅 비었네요?

모두들 입맛을 쩍쩍 다시며 빈 숟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영구네 수라빙수가 너무 맛있어서 탈인 겁니다.

 

‘쳇! 내가 지은 농사를 다함께 나눠먹으려니 턱도 없이 모자라잖아? 다시 농사를 지어서 이번엔 팥빙수 나 혼자 다 먹어야지! 그나저나 맹구형이 같이 먹자고 하면 어떡하지? 형 호주머니에 있는 2천원 내라고 할까? 아냐 그건 너무 싸, 더 큰걸 내야 사먹을 수 있다고 해야겠어.’

 

꿈속에서 영구는 욕심쟁이 썩은 미소를 짓더니 다시 농사를 짓기 시작합니다.

 

“콩 세알 콩 세알 쿵쿵쿵 심어라∼

콩 세알 콩 세알 마구마구 심어라∼

한 알은 내가 먹고, 또 한 알도 내가먹고

나머지 모두 내가 먹자, 쿵쿵쿵∼

콩 한 알도 나만 먹고, 콩 반쪽도 나만 먹자

콩 세알 콩 세알 쿵쿵쿵 심어라∼♬”

 

영구가 콩 세알을 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어라? 그런데 이번엔 좀 이상합니다.

콩 심은데 콩만 열리지 않고 오곡백과가 가득 열리던 영구네 옥토에 아무런 곡식이 자라지 않은 겁니다.

그 대신에 가시덤불만 가득 자라났습니다.

가만히 보니 곳곳에 돌멩이도 가득합니다.

 

콩 한 알씩 나눠먹던 영구의 마음속에 욕심이 차오른 것입니다.

콩 반쪽도 나눠먹던 영구의 옥토가, 몽땅 혼자 먹으려는 욕심꾸러기 가시덤불 땅 돌짝밭으로 바뀐 것입니다.

 

“안 돼, 안 돼, 이럴 순 없어, 으악∼!”

 

영구가 잠을 깨고 일어나보니, 곁에서 맹구가 입맛을 쩝쩝 다시며 바라봅니다.

같은 꿈을 꾼 쌍둥이는 서로 바라보며 한숨만 폭폭 쉽니다.

 

“영구야 미안해, 내가 너무 빨리 먹기 시작하는 바람에...”

 

“아냐 형, 나는 혼자만 먹으려했어...”

 

“이건 임금님 수라(水剌)빙수가 아니라 싸움질 잘하는 귀신 수라(修羅)빙수였어!”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그리 순식간에 아수라(阿修羅)장이 되었던 걸까?”

 

“너무 맛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아이스크림까지 얹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각각 개인 그릇에 담아줘야 했나?”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무언가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것이 있을 거야.”

 

콩을 심어도 세알씩 심던 농부님의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알은 공중의 새를 위해, 한 알은 땅속 벌레를 위해 배려하던 마음!

콩 반쪽도 나눠먹는 나눔 정신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배고프고, 아무리 맛있어도, 나보다 더 배고픈 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옥토였습니다.

자크의 콩나무 보다 훨씬 신비롭고 대단한 옥토 말입니다.

 

“맹구 형, 형은 꿈속에서 배탈 나지 않았어? 난 팥빙수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배가 아프던데...?”

 

“맞아, 나도 배가 살살 아프더라. 배만 아픈 게 아니라 이도 시리고 머리도 띵하더라! 찬 거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먹으면 그런 거래잖아.”

 

영구와 맹구는 방학동안 설거지 알바랑 청소 아르바이트 열심히 해서

빙수기계도 사고 팥빙수에 들어갈 재료도 하나하나씩 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빙수를 만들어서 온 가족이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빨리 먹지 않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기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천천히 팥빙수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기로 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수라빙수 고물을 첨가해서 먹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리고 함께 먹고 싶은 친구를 데려와 같이 먹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영구네 팥빙수는 값이 없습니다.

영구표 수라빙수 맛이 점점 무르익어 갑니다.

 

[이정훈 지음. 2014년 7월 13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