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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2014년 3월 23일(사순절 3주) 예배준비 노트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17:1-7)

1.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은 신 광야를 떠나서, 주님의 명령대로 진을 옮겨 가면서 이동하였다. 그들은 르비딤에 진을 쳤는데, 거기에는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다.

2. 백성이 모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대들었다. 이에 모세가 "당신들은 어찌하여 나에게 대드십니까? 어찌하여 주님을 시험하십니까?" 하고 책망하였다.

3. 그러나 거기에 있는 백성은 몹시 목이 말라서, 모세를 원망하며, 모세가 왜 그들을 이집트에서 데려왔느냐고, 그들과 그들의 자식들과 그들이 먹이는 집짐승들을 목말라 죽게 할 작정이냐고 하면서 대들었다.

4.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을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들은 지금이라도 곧 저를 돌로 쳐서 죽이려고 합니다."

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이 백성보다 앞서서 가거라. 그리고 나일 강을 친 그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거라.

6. 이제 내가 저기 호렙 산 바위 위에서 너의 앞에 서겠으니, 너는 그 바위를 쳐라. 그러면 거기에서 이 백성이 마실 물이 터져 나올 것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이 시키신 대로 하였다.

7.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에서 주님께 대들었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므리바라고도 하고, 또 거기에서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 하면서 주님을 시험하였다고 해서, 그 곳의 이름을 맛사라고도 한다.

 

(시편 95)

1. 오너라, 우리가 주님께 즐거이 노래하자. 우리를 구원하시는 반석을 보고, 소리 높여 외치자.

2. 찬송을 부르며 그의 앞으로 나아가서, 노래 가락에 맞추어, 그분께 즐겁게 소리 높여 외치자.

3. 주님은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 위에 뛰어나신 왕이시다.

4. 땅의 깊은 곳도 그 손 안에 있고, 산의 높은 꼭대기도 그의 것이다.

5. 바다도 그의 것이며, 그가 지으신 것이다. 마른 땅도 그가 손으로 빚으신 것이다.

6. 오너라, 우리가 엎드려 경배하자. 우리를 지으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자.

7.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가 손수 이끄시는 양 떼다. 오늘, 너희는 그의 음성을 들어 보아라.

8. "므리바에서처럼, 맛사 광야에 있을 때처럼, 너희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아라.

9. 너희의 조상들은 그 때에,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또 시험하였다.

10. 사십 년을 지나면서, 나는 그 세대를 보고 싫증이 나서 '그들은 마음이 빗나간 백성이요, 나의 길을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구나' 하였고,

11. 내가 화가 나서 '그들은 나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맹세까지 하였다."

 

(로마서 5:1-11)

1.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2.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지금 서 있는 이 은혜의 자리에 [믿음으로] 나아오게 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될 소망을 품고 자랑을 합니다.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4.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 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약할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제 때에, 경건하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7. 의인을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선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감히 죽을 사람은 드뭅니다.

8. 그러나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실증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되었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은 더욱 확실합니다.

10. 우리가 하나님의 원수일 때에도 하나님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한 우리가 하나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은 더욱더 확실한 일입니다.

11.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자랑합니다. 우리는 지금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요한복음 4:5-42)

5. 예수께서 사마리아에 있는 수가라는 마을에 이르셨다. 이 마을은 야곱이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곳이며,

6. 야곱의 우물이 거기에 있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피로하셔서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오정쯤이었다.

7. 한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마실 물을 좀 달라고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동네에 들어가서, 그 자리에 없었다.

9.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유대 사람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유대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과 상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10.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알고, 또 너에게 물을 달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도리어 네가 그에게 청하였을 것이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11.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에게는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선생님은 어디에서 생수를 구하신다는 말입니까?

12. 선생님이 우리 조상 야곱보다 더 위대하신 분이라는 말입니까? 그는 우리에게 이 우물을 주었고, 그와 그 자녀들과 그 가축까지, 다 이 우물의 물을 마셨습니다."

13.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것이다.

14.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

15. 그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그 물을 나에게 주셔서, 내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여기까지 나오지도 않게 해주십시오."

16.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오너라."

17.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에게는 남편이 없습니다." 예수께서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남편이 없다고 한 말이 옳다.

18.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바로 말하였다."

19.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내가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20. 우리 조상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선생님네 사람들은 예배드려야 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21.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여자여,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아버지께,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22. 너희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을 예배한다. 구원은 유대 사람들에게서 나기 때문이다.

23.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24.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25. 여자가 예수께 말했다. "나는 그리스도라고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압니다. 그가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실 것입니다."

26.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에게 말하고 있는 내가 그다."

27. 이 때에 제자들이 돌아와서, 예수께서 그 여자와 말씀을 나누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 "웬일이십니까?" 하거나, "어찌하여 이 여자와 말씀을 나누고 계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28.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29. "내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히신 분이 계십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닐까요?"

30. 사람들이 동네에서 나와서, 예수께로 갔다.

31.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이 예수께, "랍비님,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32.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에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셨다.

33. 제자들은 "누가 잡수실 것을 가져다 드렸을까?" 하고 서로 말하였다.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일을 이루는 것이다.

35. 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 때가 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서 밭을 보아라. 이미 곡식이 익어서, 거둘 때가 되었다.

36. 추수하는 사람은 품삯을 받으며,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거두어들인다. 그리하면 씨를 뿌리는 사람과 추수하는 사람이 함께 기뻐할 것이다.

37. 그러므로 '한 사람은 심고, 한 사람은 거둔다'는 말이 옳다.

38. 나는 너희를 보내서, 너희가 수고하지 않은 것을 거두게 하였다. 수고는 남들이 하였는데, 너희는 그들의 수고의 결실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39. 그 동네에서 많은 사마리아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것은 그 여자가, 자기가 한 일을 예수께서 다 알아맞히셨다고 증언하였기 때문이다.

40.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시기를 청하므로, 예수께서는 이틀 동안 거기에 머무르셨다.

41.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듣고서, 믿게 되었다.

42. 그들은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의 말 때문만은 아니오. 우리가 그 말씀을 직접 들어보고, 이분이 참으로 세상의 구주이심을 알았기 때문이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사순절 3주 성서일과 4본문을 이어주는 끈은 무엇일까요?

저는 하나님과 백성들의 불화, 그리고 화해로 보았습니다.

전체 제목은,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로 잡았습니다.(출애 17:7)

 

 

① 물

오늘 구약본문인 출애굽기 17장 1-7절에는 목말라 부르짖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백성이 모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대들었다...”(2)

“... 백성은 몹시 목이 말라서, 모세를 원망하며,,,”(3)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4)

 

그런데 오늘 본문 바로 앞 출애굽기 16장은 먹을거리, 즉 만나와 메추라기 이야기였습니다.

 

“...당신들은 지금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나와서, 이 모든 회중을 다 굶어 죽게 하고 있습니다.”(출애 16:3)

“당신들이 우리를 보고 원망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원망하였습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이 주님을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7절)

 

먹을거리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자마자 곧바로 물 때문에 또 추태를 부린 것입니다.

 

물은 생명의 알맹이입니다.

물이 떨어지면 사람은 동물적 본능으로 몸부림하기 마련입니다.

솔직히 저는 오늘 본문의 투덜대고 원망하는 백성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조금 전에 만나와 메추라기 체험을 온 몸으로 했습니다.

그러니 물 문제 역시 주님께서 해결해주시리라는 믿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대들고 원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목이 말랐으면, 도대체 어느 지경까지 갔길래 저렇게까지 되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주님께서 광야 훈련을 위해서 인간 체력의 막바지, 인간 본능의 끝장까지 몰고 가시는 것은 아니었을까?

(시 81:7절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므리바 물가에서는 내가 너를 시험하기도 하였다.’)

그날 광야의 목마름이 약 3,500년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 것>을 믿으며 사는 든든한 모습이 내게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그 증거입니다.

 

우리 믿음의 아킬레스건이 바로 돈인데, 오늘 본문은 그보다 더 근원적인 아킬레스건을 보여주십니다.

(때마침 이 글을 쓰는 오늘 3월 22일(토요일)이 ‘세계 물의 날’입니다.)

 

아무튼 오늘 구약본문은 물 때문에 (생존 때문에) 빚어진 ‘므리바’, ‘맛사’, 즉 주님과 불화하는 우리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늘 시편본문 역시 이 본문과 짝을 이루어, ‘므리바’, ‘맛사’의 교훈을 떠올리게 하십니다.(시 95:8)

그리고 오늘 시편은, 우리가 주님과 불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님께 찬양과 경배, 즉 예배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그분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심을 노래합니다.(1절)

그리고 그분과 우리의 관계는 도저히 불화해서는 안 되는 깊고 깊은 관계임을 노래합니다.(7절)

그리고 오늘 서신서본문 역시 하나님과 우리의 화해가 주제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으로 말미암은 하나님과의 화해> 말입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1)

“...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지금 서 있는 이 은혜의 자리에 믿음으로 나아오게 되었으며...”(2)

“...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은 더욱 확실합니다.”(9)

“... 하나님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해하게 되었다면...”(10)

“...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자랑합니다.”(11)

“...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해를 하게 된 것입니다.”(11)

 

 

② 불화의 물, 화해의 물

반복하지만, 오늘 4본문의 알맹이는 하나님과의 불화, 그리고 화해(예배)입니다.

바람 앞의 갈대 같은 우리 믿음은, 시도 때도 없이 주님께 대들고 시험하고 불화하게 합니다.

‘과연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이런 불신앙이 지금 내 모습이라는 것을 오늘 구약본문은 거울처럼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구약본문에 이어 ‘물’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백성이 모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대들었다”면(출 17:2),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마실 물을 좀 달라고 말씀”하십니다.(요 4:7)

구약본문의 물이 불화의 동기였다면, 복음서본문의 물은 화해의 끈이 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에는 불화의 상징들이 즐비합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남자와 여자, 윤리와 방종, ‘이 산(그리심 산)’과 예루살렘 등입니다.

이런 불화, 불신, 편견, 벽들을 예수님께서 하나하나 허물어버리십니다.

그 결과 사마리아 사람들이, 제자들보다도 먼저, ‘랍비’가 아니라, ‘예언자’를 넘어, “그리스도”(29), “세상의 구주”(42)로 고백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복음서본문의 정 가운데서 예수님께서는 ‘참 예배’의 알맹이를 보여주십니다.(23)

 

 

③ 정리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23)은 “영과 진리로 예배”합니다.(23, 24)

이는 지난 주 복음서본문과 이어집니다.

니고데모에게 그토록 “진정으로 진정으로” 가르치셨던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의 예배 말입니다.

그런 예배(예배의 자리)가 곧 <하나님 나라>의 모형일 것입니다.(요한 3:3, 5)

 

물론 이런 예배는 하나님과의 불화를 극복한 온전한 화해의 자리입니다.

그 어떤 생명의 위협이 닥쳐도,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지금 여기 계신다는 믿음, 믿음 찬 사람들의 잔치자리입니다.

불화의 대명사인 사마리아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불화의 극치인 그 여인을 통해서 일으키시는 화해의 잔치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주길 원하신 생수,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14)은 요한복음 7:37-39절로 이어집니다.

 

37.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38.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39.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다.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오시지 않았다. (요한 7:37-39)

 

 

④ 나머지

오늘 복음서본문에는 예수님의 역설적인 가르침이 돋보입니다.

구약본문의 ‘불화의 물’과 복음서본문의 ‘화해의 물’이 짝을 이루듯이, “내가 주는 물”(14)과 “나의 양식”(34)이 대구를 이룹니다.

 

구약본문에서 이미 살폈듯이, 인간 생명의 가장 근본이 되는, 그래서 하나님 신앙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물’과 ‘밥’, 자칫 불신앙, 하나님과의 불화의 불씨가 되기 십상인 ‘물’과 ‘밥’으로, 오히려 화해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께서는 배고프고(8) 목이 마른(6, 7) 상태셨습니다.

그래서 사마리아 여자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먹을거리를 사러 동네로 들어갔습니다.

 

배고픈 상태, 목마른 상태에서 하나님과 불화했던 백성들과 달리, 예수님은 그 상태를 오히려 하나님과 화해하는 기회로 뒤바꾸신 것입니다.

목마르신 분이 오히려 “내가 주는 물”을 설파하십니다.

배고프신 분이 오히려 “나의 양식”을 설파하십니다.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32)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일을 이루어드리는 것(34) 때문에 밥 안 먹어도 배부르신 마음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물과 밥은 여러 의미가 담깁니다.

특히 요한복음 6장 22절 이하의 말씀은 그 극치를 이룹니다.

물론 이 모두는 아버지의 뜻을 행하고, 그분의 일을 이루는 것, 즉 완전한 화해, 완전한 하나 됨입니다.

 

“내 살은 참 양식이요, 내 피는 참 음료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요한복음 6:55-56)

 

길을 가다보니 어느덧,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이런 질문이 무색해집니다.

 

 

 

[말씀 동시] 예수님의 영원한 생수 [이소현 지음. 성실교회학교 4학년 『성실문화』 78호]

예수님께서 수가라는 마을로 가셔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셨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예수님께서 먹으면 목마르지 않는 생수에 대해서 말하시게 되었네

그러자 사마리아 여인이 그 생수를 자신에게 달라고 했네

나도 그 생수 마셔봤으면...

맛은 어떨까?

 

 

[말씀 시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78호]

물동이 버려두고 동네로 달려가네

영생수 메시야를 두근두근 전하고저

말씀을 부어주소서 수가성의 예수여

 

 

[말씀 한시] 물동이를 버려두고 주를 뵈었다 전하니라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 78호]

야소왕서가 (耶穌往叙加)예수께서 수가성에 가셔서

청음갈일취 (請飮渴一取)물 좀 달라고 청하셨다

이인하구수 (異人何求水)어찌 외인에게 물을 달라 하십니까?

부왈정심저 (婦曰井深渚)우물이 깊어 물을 줄 수 없나이다

이식청자수 (爾識請者誰)네가 물을 달라하는 이가 누군인지 알았더면

반구아활수 (返求我活水)도리어 나에게 활수(活水)를 구하였으리라

주시미시하 (主是彌施訶)주님은 구주이십니다

사옹함관주 (舍甕喊觀主)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리로 가서 ‘주를 뵈었다!’고 외쳤다.

 

 

 

[말씀 서예]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 78호]

 

 

 

 

 

[말씀 노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 78호]

1절.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목마르지 아니하리 목마르지 아니하리

2절. 내가 너에게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솟아나는 샘물 되리 솟아나는 샘물 되리

3절. 아버지 예배하는 자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리 / 하나님은 영이시니

       영과 진리로 예배하리 영과 진리로 예배하리

 

[해설]

사마리아 수가의 우물에서 주님은 한 여인을 만나신다. 여인은 주님과의 대화를 통해 목마름과 영생과 예배에 관해 깨달음을 얻는다. 주님께서 여인에게 하신 말씀을 곡으로 엮었다.

[악보]

 

 

 

 

 

[시편 송서(誦書)] 95편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78호]

* 천자문 독송가락(자장가 가락)으로 *

 

1.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

 

2. 우리가 감-사함으-로--, 그- 앞에-- 나아-가며-,

시-를 지-어 즐거-이--, 그--를-- 노-래하자-∼

 

3. 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4. 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5.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6. 오라 우리가 굽혀 경배하며 우리를 지으신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

 

7.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라-,

너희가 오-늘 그--의--, (그-의) 음성을 듣거-든--∼

 

8. 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의 맛사에서 지냈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지어다

 

9. 그 때에 너-희 조상-들이-, 내-가 행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나-를) 조-사하였-도다-∼

 

10. 내가 사십 년 동안 그 세대로 말미암아 근심하여 이르기를 그들은 마음이 미혹된 백성이라 내 길을 알지 못한다 하였도다

 

[다함께]

11. 그러므-로- 내-가 노하-여--, (노하여) 맹-세하기-를--,

그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였∼도∿다∼∥

(*시편송서 음원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을 남겨 주세요. 음원을 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말씀 동화] 술이 변해 물이 된 마을을 아시나요?

 

돈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어요.

무슨 뜻이지?

돈은 귀한 건데, 그걸 귀하지 않게 마구 마구 헤프게 쓰는 걸 말하는 거래요.

세상에서 가장 흔해빠진 게 물이라서 그런 말이 나왔겠죠?

너무 흔해서 하나도 안 귀한 게 물이라서 그런 말이 나왔겠죠?

 

그런데 사람 몸의 70%가 물로 되어 있다는 거 아세요?

사람은 물 없으면 살 수 없어요.

그건 동물도 식물도 다 마찬가지죠.

물은 우리 생명을 위해 가장 소중한 거예요.

물론 돈보다 더 귀중한 거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세상에 물이 너무 많았던 적이 있었어요.

노아 할아버지가 600살 먹었을 때, 세상이 온통 물에 잠겨버렸죠.

사실은 온 세상이 물에 잠기기 전에 먼저 다른 것에 가득 잠겨 있었답니다.

그건 바로 죄악이었어요.

온 세상에 죄가 큰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던 거죠.

하나님 마음이랑 완전히 반대로 사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거죠.

 

그래서 하나님께서 온 세상이 물에 잠기게 해서 모두 죽게 만드셨어요.

물이 없으면 죽는 세상이, 물이 너무 많아서 죽게 되어버린 거예요.

돈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람이, 돈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죽게 되는 거랑 비슷하죠?

아무튼 하늘처럼 높은 산꼭대기까지 물에 꼴꼬닥 잠겨버렸어요.

물은 그 산꼭대기보다도 열다섯 자나 더 높이 불어날 정도로 어마어마한 물이 세상에 쏟아진 거예요.

 

그 많은 물이 어떻게 하늘에서 쏟아졌을까?

그런데 사실 그 많은 물은 하늘에서 다 쏟아진 게 아니었어요.

땅 속 깊은 샘들이 터졌던 거랍니다.

아주아주 오랜 세월동안 땅은 하늘의 눈과 비를 다 받아 제 몸속에 저장해 두었던 거죠.

그 많은 땅속 물이 한꺼번에 남김없이 터져 나왔으니 온 세상이 잠기고도 남을밖에요!

 

그런데 노아 할아버지 때 온 세상 샘들이 몽땅 다 터져버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딱 하나 안 터졌던 샘이 있었답니다.

온 지구가 분노에 찬 하나님 명령에 부르르 떨며 모든 샘을 터뜨릴 때, 딱 하나 안 터진 샘!

세상에 둘도 없는 잠꾸러기 샘, 둔하기 이를 데 없는 게으름뱅이 샘이 하나 있었던 거죠.

오늘 이야기는 바로 그 게으름뱅이 샘 이야기입니다.

 

 

강원도 영월에 가면 주천(酒泉)이란 마을이 있어요.

술 주(酒), 샘 천(泉), 술이 솟는 샘이라는 뜻이죠.

왜 마을 이름이 주천이냐 하면, 이 마을 동구 밖에 주천이라는 샘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에요.

노아 할아버지 때, 뻥 터지라는 하나님 명령도 못 듣고 쿨쿨 잠만 자는 바람에 그만 천벌을 받았죠.

그래서 뒤늦게 샘이 터졌는데 그만 맑은 생수가 아니라 술이 나오게 되었답니다.

무슨 가나 혼인잔치도 아닌데 물이 술로 변해 버렸담?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드는 생수가 아니라, 마실수록 정신이 몽롱해지고 잠만 쿨쿨 자게 되는 술!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조차 둔하기 이를 데 없는 게으름뱅이로 만들어버리는 술!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착한 노아할아버지조차 마시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바지도 훌러덩 벗어버리고 쿨쿨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로 만들어버리는 술, 그 못난이 술이 나오게 된 거죠.

 

그런데 생수가 아니라 술이 솟기 시작하면서부터 주천은 묘한 버릇이 하나 덧붙었어요.

그건 바로 사람 차별하는 버릇이었죠.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게으름뱅이 잠꾸러기 버릇을 좀 고치려나 했더니만, 이번엔 아주 요상한 버릇이 생겼네요?

주천 앞에 갓 쓴 양반이 오면 맑은 청주가 나오고, 허름한 농부가 오면 값싼 탁주가 나오네?

 

하루는 동네 머슴 돌쇠가, 값비싼 청주를 먹고 싶어서, 군침을 꼴깍 삼키며 주인마님 갓과 도포를 훔쳐냈습니다.

그걸 차려입고 양반행세를 하며 주천으로 갑니다.

팔자걸음을 걸으며, 에헴 하고 주인마님 흉내를 내며 주천 앞으로 갔습니다.

이번엔 주천에서 청주가 퐁퐁 솟아날까요?

웬걸? 어떻게 알았는지 주천은 이번에도 탁주만 콸콸 쏟아냅니다.

 

돌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습니다.

 

“에잇, 아무리 동네 아이들까지 무시하는 동네 머슴이지만, 이까짓 옹달샘까지 날 무시하다니! 더 이상 못 참겠다. 에잇, 에잇!!”

 

돌쇠는 나뭇가지로 주천의 샘구멍을 마구 쑤셔댔어요.

그러자 샘에서 더 이상 탁주가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었어요.

그 뒤로는 양반이 다가가도 청주도 안 나옵니다.

청주도 탁주도 안 나오는 죽은 샘이 되어버린 겁니다.

 

동네 아저씨들은 무척 속이 상했겠죠?

그러나 동네 아줌마들은 속이 아주 시원해졌어요.

아저씨들이 술을 안 먹게 되어서 온 동네가 부지런해진 거예요.

경사 났네! 얼∼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흘러 읍내에 교회가 생겼습니다.

주천에서는 골목대장 영구가 가장 먼저 교회에 나가게 되었죠.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영구가 변했습니다.

골목대장, 주먹대장 영구가 교회학교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말씀대장이 되었어요.

 

성경말씀을 가장 잘 읽고 성경암송도 가장 잘하는 말씀대장이 된 거죠.

그 뿐 아니에요, 영구는 전도대장이 되었어요.

온 동네 친구들을 전도하고 가족들도 전도해서 매일매일 교회로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사다마(好事多魔)라더니, 온 마을, 아니 온 나라에 가뭄이 들었어요.

전설의 7년 대한(大旱)처럼 큰 가뭄이 든 거예요.

논과 밭이 타들어가며 거북이 등짝처럼 쩍쩍 갈라집니다.

농사는커녕 이젠 마실 물도 없습니다.

집집마다 우물물이 다 말라버린 거예요.

지하수를 찾아 아무리 깊게 땅을 파내려가도 물 한 방울 안 나옵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조차 말라버린 큰 가뭄이 든 것입니다.

 

온 마을 어른들이 비가 오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비는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교회에서도 온 교우들이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그래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기만 합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소용없는 데는 다 까닭이 있습니다.

이번 가뭄은 사람들의 죄 때문이거든요.

 

하나님 말씀보다 돈을 더 사랑하기 시작한 겁니다.

하나님 말씀보다 돈을 더 의지하기 시작한 겁니다.

하나님 말씀도 나누지 않고, 돈도 나누지 않고 잔뜩 움켜쥐기 시작한 겁니다.

노아 할아버지 시대처럼 세상의 죄가 강물처럼 차오르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죄를 뉘우치지도 않고 하는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실 리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자 교회 어른들이 투덜거리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믿어도 아무 소용없다면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만 갑니다.

 

목이 말라 축 늘어진 영구는 그래도 힘을 내어 성경말씀을 읽습니다.

역시 말씀대장답게 이번 주 본문인 사순절 3째 주일 본문을 읽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은 신 광야를 떠나서, 주님의 명령대로 진을 옮겨 가면서 이동하였다. 그들은 르비딤에 진을 쳤는데, 거기에는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다. 백성이 모세에게 마실 물을 달라고 대들었다. 이에 모세가 "당신들은 어찌하여 나에게 대드십니까? 어찌하여 주님을 시험하십니까?" 하고 책망하였다. 그러나 거기에 있는 백성은 몹시 목이 말라서, 모세를 원망하며, 모세가 왜 그들을 이집트에서 데려왔느냐고, 그들과 그들의 자식들과 그들이 먹이는 집짐승들을 목말라 죽게 할 작정이냐고 하면서 대들었다.(출애굽기 17:1-3)

 

‘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 목이 마르면 사람들이 다 저렇게 되는구나. 교회도 떠나고 하나님을 막 원망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영구는 계속 말씀을 읽습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장로들을 데리고, 이 백성보다 앞서서 가거라. 그리고 나일 강을 친 그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가거라. 이제 내가 저기 호렙 산 바위 위에서 너의 앞에 서겠으니, 너는 그 바위를 쳐라. 그러면 거기에서 이 백성이 마실 물이 터져 나올 것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이 시키신 대로 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에서 주님께 대들었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므리바라고도 하고, 또 거기에서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안 계시는가?” 하면서 주님을 시험하였다고 해서, 그 곳의 이름을 맛사라고도 한다.(출애굽기 17:5-7)

 

‘그러고 보니까 우리 교회가 바로 므리바랑 똑같네? 맛사랑 똑같잖아? 왜 교회 어른들이 우리 교회가 므리바라, 맛사라면서 한탄하셨는지 이제 알겠네! 그나저나 나에게도 모세 지팡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교회를 떠난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온 동네 사람이 살아나게 되고, 뿐만 아니라 모두 전도해서 많은 영혼들이 살아날 수 있을텐데...’

 

영구는 자나 깨나 교회와 마을 사람들 걱정뿐입니다.

영구는 목이 마르면 마를수록 성경말씀을 붙잡습니다.

2주 전, 사순절 첫 주일에 읽었던 광야 예수님 기억이 영구에게 힘을 줍니다.

40일 금식하신 예수님은 배고프고 목말랐지만 악마의 유혹을 말씀으로 다 이겨내셨거든요!

 

‘지금은 예수님의 고통을 기억하는 사순절인데, 이까짓 목마름쯤은 이겨내야 해!’

 

말씀대장 영구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다시 말씀을 읽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요한복음 4:13-14)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다...(요한복음 7:37-39)

 

말씀을 읽던 영구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안녕하세요? 저 영구예요. 지금 온 나라에 큰 가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목이 말라서 몸이 힘들어요. 그런데 마음이 더 힘들어요. 물이 없어서 사람들이 투덜거리며 교회를 떠나고 있거든요. 하나님이 세상에 안 계신다며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마음이 많이 아프시죠? 하나님. 저에게 모세에게 주셨던 지팡이를 좀 주실 수 없을까요?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목마른 사람들은 다 교회에 와서 마음껏 마시라고 할 수 없을까요? 예수님 믿는 사람은 누구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온다고 하셨잖아요! 물론 그 생수가 성령님이시지만, 우선 마실 물이 좀 나올 수는 없을까요?”

 

횡설수설 하듯이 기도를 하는 동안, 영구의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어요.

영구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문득 교회학교에서 배운 옹달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은 옹달샘, 시원하고 맛있지,

먹고먹고 먹어도, 포롱포롱 퐁퐁퐁,

욕심쟁이 혼자서, 배터지게 먹어도,

예쁜아이 여럿이 나누어서 먹어도,

예수님의 옹달샘 포롱포롱 퐁퐁퐁∼♬”

 

영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동구 밖으로 갑니다.

동구 밖에 있는 주천(酒泉)에 이르러 다시 주님께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젠 술도 안 솟아나는 주천입니다. 노아할아버지 때 쿨쿨 잠만 자다가 하나님 명령에 순종하지 못했던 게으름뱅이 주천입니다. 우리 주천이 원래대로 생수가 솟아나면 참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영혼도 살리는 생수가 나오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구는 다시 옹달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휘둘러 바위를 치듯이, 힘을 내어 옹달샘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자 주천 주변 땅이 갑자기 부르르 떨립니다.

마치 노아 할아버지 때 온 세상 깊은 샘들이 하나님 명령을 듣고 부르르 떨던 것 같이 떨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꽉 막혔던 샘이 터집니다.

세찬 물줄기가 하늘 높이 솟구칩니다.

 

신바람 난 영구가 온 동네 사람들을 불러모읍니다.

동네사람들은 너도나도 달려와서 물을 받아 마십니다.

이웃마을 사람들도 줄지어 달려와 물을 받아갑니다.

 

그런데 욕심쟁이 하나가 물을 잔뜩 받아갑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자 생수가 구정물이 되어버립니다.

양반 상놈을 차별하던 주천이 이젠 착한사람이랑 욕심쟁이를 구별하는 샘으로 변했네요?

장사꾼들도 달려와 생수장사를 하려고 차에 잔뜩 담아가지만, 그런 물은 순식간에 악취가 진동합니다.

목마른 이웃들에게 봉사하려고 달려온 물차에서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맑고 생생한 향기가 납니다.

 

주천에서 생수가 솟구치게 된 사연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영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을 술로 변화시킨 거랑 정반대로, 우리 예수님이 술샘을 물샘으로 바꾸셨다고 사람들은 신나게 손뼉을 칩니다.

너도나도 영구처럼 성경말씀을 읽기 시작합니다.

너도나도 손에 손을 잡고 읍내 예배당으로 향합니다.

이젠 더 이상 교회 별명이 므리바도 아니고 맛사도 아닙니다.

 

이제 영구네 교회는 다툼교회가 아니라 화해교회가 되어갑니다.

예수님을 닮은 순종교회, 사랑교회, 나눔교회가 되어갑니다.

온 교회가 오늘도 옹달샘 합창을 합니다.

온 교회가 말씀에 순종합니다.

온 교회가 돈보다 말씀을 더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움켜쥔 돈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노랫말처럼, 예수님처럼, 온 교회가 맑고 신비로운 옹달샘이 되어갑니다.

“예수님은 옹달샘, 시원하고 맛있지,

먹고먹고 먹어도, 포롱포롱 퐁퐁퐁,

욕심쟁이 혼자서, 배터지게 먹어도,

예쁜아이 여럿이 나누어서 먹어도,

예수님의 옹달샘 포롱포롱 퐁퐁퐁∼♬”

 

[이정훈 지음. 2014년 3월 23일 아침] 강원도 영월의 전설 주천(酒泉)이야기를 조금 각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