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24:12-18)
12.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있는 산으로 올라와서, 여기에서 기다려라. 그러면 내가 백성을 가르치려고 몸소 돌판에 기록한 율법과 계명을 너에게 주겠다."
13. 모세가 일어나서, 자기의 부관 여호수아와 함께 하나님의 산으로 올라갔다.
14. 올라가기에 앞서, 모세는 장로들에게 일러 두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돌아올 때까지 여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십시오. 아론과 훌이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니, 문제가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들에게로 가게 하십시오."
15. 모세가 산에 오르니, 구름이 산을 덮었다.
16. 주님의 영광이 시내 산 위에 머무르고, 엿새 동안 구름이 산을 뒤덮었다. 이렛날 주님께서 구름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셨다.
17. 이스라엘 자손의 눈에는 주님의 영광이 마치 산꼭대기에서 타오르는 불처럼 보였다.
18. 모세는 구름 가운데를 지나, 산 위로 올라가서, 밤낮 사십 일을 그 산에 머물렀다.
(시편 2, 99)
2:1. 어찌하여 뭇 나라가 술렁거리며, 어찌하여 뭇 민족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
2. 어찌하여 세상의 임금들이 전선을 펼치고, 어찌하여 통치자들이 음모를 함께 꾸며 주님을 거역하고, 주님과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이를 거역하면서 이르기를
3. "이 족쇄를 벗어 던지자. 이 사슬을 끊어 버리자" 하는가?
4. 하늘 보좌에 앉으신 이가 웃으신다. 내 주님께서 그들을 비웃으신다.
5. 마침내 주님께서 분을 내고 진노하셔서, 그들에게 호령하시며 이르시기를
6.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 산에 '나의 왕'을 세웠다" 하신다.
7. "나 이제 주님께서 내리신 칙령을 선포한다. 주님께서 나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8. 내게 청하여라. 뭇 나라를 유산으로 주겠다.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너의 소유가 되게 하겠다.
9. 네가 그들을 철퇴로 부수며, 질그릇 부수듯이 부술 것이다' 하셨다."
10. 그러므로 이제, 왕들아, 지혜롭게 행동하여라. 세상의 통치자들아, 경고하는 이 말을 받아들여라.
11. 두려운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12. 그의 아들에게 입 맞추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가 진노하실 것이니, 너희가, 걸어가는 그 길에서 망할 것이다. 그의 진노하심이 지체없이 너희에게 이를 것이다. 주님께로 피신하는 사람은 모두 복을 받을 것이다.
99:1. 주님께서 다스리시니, 뭇 백성아, 떨어라. 주님께서 그룹 위에 앉으시니, 온 땅아, 흔들려라.
2. 시온에 계시는 주님은 위대하시다. 만백성 위에 우뚝 솟은 분이시다.
3. 만백성아, 그 크고 두려운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주님은 거룩하시다!
4. 주님의 능력은 정의를 사랑하심에 있습니다. 주님께서 공평의 기초를 놓으시고, 야곱에게 공의와 정의를 행하셨습니다.
5. 우리의 주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의 발등상 아래 엎드려 절하라. 주님은 거룩하시다!
6. 그의 제사장 가운데는 모세와 아론이 있으며, 그 이름을 부르는 사람 가운데는 사무엘이 있으니, 그들이 주님께 부르짖을 때마다, 그분은 응답하여 주셨다.
7. 주님께서 구름기둥 속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니, 그들이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과 율례를 모두 지켰다.
8. 주 우리 하나님, 주님께서 그들에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그들이 한 대로 갚기는 하셨지만, 주님은 또한, 그들을 용서해 주신 하나님이십니다.
9. 주 우리 하나님을 높이 찬양하여라. 그 거룩한 산에서 그분을 경배하여라. 주 우리 하나님은 거룩하시다.
(베드로후서 1:16-21)
16. 우리가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과 재림을 알려 드린 것은, 교묘하게 꾸민 신화를 따라서 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의 위엄을 눈으로 본 사람들입니다.
17. 더없이 영광스러운 분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좋아하는 아들이다" 하실 때에, 그는 하나님 아버지께로부터 존귀와 영광을 받았습니다.
18. 우리가 그 거룩한 산에서 그분과 함께 있을 때에 우리는 이 말소리가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19. 또 우리에게는 더욱 확실한 예언의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날이 새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여러분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등불을 대하듯이, 이 예언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20. 여러분이 무엇보다도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아무도 성경의 모든 예언을 제멋대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21.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성령에 이끌려서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말씀을 받아서 한 것입니다.
(마태복음 17:1-9)
1. 그리고 엿새 뒤에,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으로 가셨다.
2. 그런데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그의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희게 되었다.
3. 그리고 마침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예수와 더불어 말을 나누었다.
4.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내가 여기에다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에는 주님을, 하나에는 모세를, 하나에는 엘리야를 모시겠습니다."
5. 베드로가 아직도 말을 채 끝내지 않았는데, 갑자기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뒤덮었다. 그리고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6.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께서 가까이 오셔서, 그들에게 손을 대시고서 "일어나거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명하시기를 "너희는 인자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광경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4본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묵상하다보니 귀한 구슬 같은 말씀들을 꿰어주는 끈들이 여럿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산, 구름’, ‘거룩, 두려움’, 그리고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성서일과 4본문별로 정리하지 않고 소주제별로 묶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주 4본문 말씀 전체를 아우르는 큰 주제 요절말씀은,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로 정했습니다.(마태 17:5)
① 산/구름
오늘 본문들에 산과 구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구약본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내가 있는 산”(출애 24:12),
“하나님의 산”(13),
“구름이 산을 덮었다”(15),
“주님의 영광이 산 위에 머무르고, 엿새 동안 구름이 산을 뒤덮었다. 이렛날 주님께서 구름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셨다.”(16)
“모세는 구름 가운데를 지나 산 위로 올라가서...”(18)
시편본문을 살펴봅니다.
“나의 거룩한 산 시온산에 ‘나의 왕’을 세웠다.”(시 2:6)
“주님께서 구름기둥 속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니”(시 99:7)
서신서본문입니다.
“우리가 그 거룩한 산에서 그분과 함께 있을 때에...”(벧후 1:18)
그리고 복음서본문입니다.
“... 높은 산으로 가셨다.”(마태 17:1)
“갑자기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뒤덮었다. 그리고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5)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9)
산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공간입니다.
그래서 종종 산은 구름과 만나 포옹합니다.
구름은 거룩함을 드러낼 때 자주 쓰이는 상징입니다.
4본문 가운데 유일하게 ‘구름’이 언급되지 않은 오늘 서신서본문인 베드로후서는 ‘주님의 재림’이 주제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 재림 때 구름타고 오시리라는 말씀이 떠오릅니다.(마태 24:30, 계시 1:7)
그 때에 인자가 올 징조가 하늘에서 나타날 터인데, 그 때에는 땅에 있는 모든 민족이 가슴을 치며,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에 싸여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마태복음 24:30)
“보아라, 그가 구름을 타고 오신다. 눈이 있는 사람은 다 그를 볼 것이요, 그를 찌른 사람들도 볼 것이다. 땅 위의 모든 족속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이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요한계시록 1:7)
물론 이 구름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지만, 적어도 원숭이 손오공이 탔던 것 같은 구름은 아닐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구름은 거룩함을 묘사하는 신비로운 상징입니다.
② 거룩/두려움
거룩이란 무엇인가?
거룩이란 성결한 것입니다.
거룩이란 구별된 것입니다.
거룩이란 초월적인 신비가 임한 상태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거룩이란 하나님의 뜻이 활연관통(豁然貫通)한 경지입니다.
제사장 예복에 관해 기술한 출애굽기 28:36절의 “여호와께 성결(주님의 성직자-새번역)”에서 성결은 곧 거룩을 가리킵니다.
제사장 위임식에 관해 기술한 출애굽기 29장에 여러 차례 나오는 ‘거룩’들은 하나님의 뜻(명령)이 고스란히 담긴(순종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거룩함에 두려움이 뒤따른다는 사실입니다.
무엇 때문인가?
거룩함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룩, 즉 주님의 뜻에서 한참 벗어나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주님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편본문 가운데 2:2절에 보면 “주님을 거역”한 자들, 주님의 품을 벗어나려는 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11절에, 이러한 자들이 명심해야할 말씀이 나옵니다.
“두려운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시편 2:11)
또 하나의 시편본문인 99편에는 거룩하신 주님 앞에 선 만백성의 두렵고 떨리는 상태를 여러 차례 노래하고 있습니다. (1, 3, 5, 9)
오늘 서신서본문은 오늘 복음서본문의 무대인 변화산을 가리켜 “그 거룩한 산”이라고 묘사합니다.(벧후 1:18)
왜 거룩한 산인가?
하나님께서 임재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음서본문의 세 제자들은 구름 속에서 듣는 하나님 음성 앞에서 몹시 두려워합니다.(마태 17:6)
하나님 음성이 너무나 낯설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는 주님을 따르는 것 같아도, 그 속 알맹이는 하나님의 뜻에서 한참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③ 말씀
오늘 4본문에는 ‘말씀’에 관한 구절이 많이 나옵니다.
‘말씀’이란 주님의 뜻입니다.
말씀이란 주님과 가까워질 수 있는 열쇠입니다.
말씀이란 거룩하신 주님을 만나 거룩한 존재로 변화해가는 길입니다.
“너는 내가 있는 산으로 올라와서, 여기에서 기다려라. 그러면 내가 백성을 가르치려고 몸소 돌판에 기록한 율법과 계명을 너에게 주겠다.” (출애 24:12)
“나 이제 주님께서 내리신 칙령을 선포한다...” (시편 2:7)
“... 세상의 통치자들아, 경고하는 이 말을 받아들여라.” (시 2:10)
“주님께서 구름기둥 속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니, 그들이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과 율례를 모두 지켰다.” (시 99:7)
“또 우리에게는 더욱 확실한 예언의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새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여러분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등불을 대하듯이, 이 예언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벧후 1:19)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마태 17:5)
끝으로, 오늘 요절말씀인,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의 뜻이 궁금합니다.
시원한 답은 못 얻었지만, 오늘 본문들을 바탕으로 잠깐 묵상한 것을 정리해봅니다.
④ 정리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말씀은 좁게는, 이어지는 마태 17:7절의 “일어나거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리고 9절의 “너희는 인자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광경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는 말씀을 가리키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좀 더 넓게는, 오늘 시편본문 99:7절의, “주님께서 구름기둥 속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니, 그들이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과 율례를 모두 지켰다.”
그리고 시편 99:4절의, “주님의 능력은 정의를 사랑하심에 있습니다...” 등처럼 주님의 뜻에 순종하고 마침내 주님을 닮아가라는 말씀으로도 보입니다.
물론 이는 계속해서 예수님과 동상이몽 해온 제자들이 앞으로 차차 주님의 뜻에 자신을 맞추어가야 하는 과정을 가리킬 것입니다.
말씀 안에서 시나브로 거룩해져가는 과정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시는 하늘 아버지 말씀은,
너희도 스승 말씀 순종해서, 너희 스승처럼 변하거라,
그렇게 거룩해지라는 말씀이었습니다!
⑤ 나머지
* 출애굽기 24:15, 16절에, 모세가 산에 오르니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고, 이렛날 주님께서 모세를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출애굽기 29:30, 35절에 나오는, 제사장 위임식을 이렛 동안 하는 모습과 이어집니다.
‘7’이라는 완전수가 주님과 제대로 만나기 위한 첫 계단, 즉 준비기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오늘 출애굽기 24:18절에는 밤낮 40일을 그 산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이건 혹시 주님과 제대로 만나 친해지기(뜻이 통하기) 위한 최소 기간이 아닐까요?
그분 뜻을 제대로 품을 수 있기 위해서, 나를 완전히 내려놓는(비우는) 기간 말입니다.
** 베드로후서 1:19절 말씀에 나오는 ‘샛별’은 요한계시록 22:16절에서 예수님으로 묘사한 그 샛별과 통합니다.(독일성서공회 판 성경해설 참조)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기 전, 그 어두운 기간 동안 등불(율법과 예언의 말씀)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이 구절은 딱 오늘 복음서본문인 마태 17:3절과 8절 말씀과 절묘하게 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율법과 예언자를 상징하는 모세와 엘리야와 더불어 말씀 나누시는 장면!(3절)
그리고 마침내 “예수밖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씀입니다.(8절)
잘은 모르겠지만, 변화산에서의 예수님의 변모는, 십자가 죽으심으로 이룬 부활의 영광과, 나아가 승천 후 재림하실 때의 그 영광스러운 모습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모든 율법과 예언의 말씀이 그치고 (또는 종합되어) 예수 그리스도 한 분 안에서 하나님의 뜻, 그 찬란한 영광이 완성되는 모습!
재림을 부인하는 이들, 재림의 지연으로 맥 빠진 교회를 향한 베드로후서 말씀을 다시 묵상했습니다.
시한부 종말론, 그리고 재림에 대한 무관심 등의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 오늘 한국교회에게 오늘 이 말씀은 무슨 뜻인가?
여러분은 변화산의 예수님을 어떻게 느끼십니까?
거기 어떤 작은 설레임이라도 남아 있습니까?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말씀의 무게가 느껴지십니까?
[말씀 동시] (이진구, 이소현 지음, 『성실문화』77호)
메아리
이진구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
누가 내는 소리일까?
누구에게 하는 소리일까?
메아리는 그것도 모르나?
속삭임
이소현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땅에 대고 두려워하였다
그 때 예수께서 말씀하시를,
“일어나거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의 속삭임이
어머니께서 떨고 있는 우리,
두려워하는 우리를 달래는
속삭임 같았다
[말씀 시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7호)
집 떠나 산 오르니 예수께서 변하시네
모세와 엘리야에 천부음성 놀라워라
베드로, 두려워마시고 주님따라 변하길
[말씀 서예] (벽해 오세주 목사님 작품, 『성실문화』77호)
[말씀 노래] 변화산에서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7호)
1. 예수님과 제자들이 높은산에 오르시네, 베드로랑 야고보랑 요한이랑 오르시네
높은산에 오르시니 하늘이랑 가까워라, 예수님의 얼굴과옷 햇빛처럼 빛나시네
2. 햇빛처럼 빛나시는 예수님을 뵈오려고, 모세랑 엘리야가 홀연히 나타나네
황홀경의 베드로가 초막셋을 지으려네, 예수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모시려네
3. 빛나는 하늘구름 그들을 뒤덮으니, 거룩하신 성부음성 구름속을 진동하네
나의사랑 나의아들 내가그를 좋아한다, 너희는 순종하라 그의말을 따르거라
4. 성부음성 처음듣고 제자들이 벌벌떠네, 제자들을 다독이며 예수님이 이르시네
두려워 하지마라 일어나 내려가자, 변화산의 신비체험 부활후에 증거하라
[말씀 동화] 구름이와 산 할머니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피어났어요.
쪽빛 물감을 쏟은 듯 새파란 하늘에 새하얀 구름이 솜사탕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랐네요.
언제 어디서 피어났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마치 달맞이꽃처럼 아무도 모르게, 자고 일어나니 활짝 피어오른 거예요.
기쁠 땐 분홍빛으로, 화가 날 땐 거무스름한 빛으로, 홍길동처럼 변화무쌍한 구름입니다.
이윽고 슬플 땐 엉엉 울며, 비가 되어 쏟아지는 구름입니다.
파란 하늘 밭에서 곱게 피어난 흰 구름 한 송이가 저 아래 땅을 바라보네요.
언제 보아도 땅은 오밀조밀 참 아기자기하죠?
올록볼록한 계란판 위로 이리저리 지렁이들이 기어 다니는 것 같습니다.
저기 개미같이 작은 자동차들, 열차들이 꼬물꼬물 기어 다니고 있네요.
구름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다예요.
바다는 구름이가 태어난 하늘이랑 참 많이 닮았거든요.
올록볼록한 땅과 달리 바다는 하늘처럼 시원하게 펼쳐져 있죠.
바다는 빛깔조차 쪽빛 하늘과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바다는 유리거울 같아요.
구름이가 제 얼굴을 처음 본 것도 저 바다거울 덕분인걸요?
오늘도 구름이는 둥실둥실 떠다니다가 문득 세수를 하고 싶은지 아래로 내려갑니다.
저기 저 꼬물꼬물 지렁이처럼 이어지는 강줄기를 따라가다보면 바다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 갑자기 덜컥, 어딘가에 걸리고 말았네요?
“뭐지?”
“어이쿠, 오늘은 잘생긴 뭉게구름이 걸렸네?”
“어? 할아버진 누구세요?”
“오∼ 난 산이란다. 할아버지가 아니고 난 산 할머니야. 산 할아버지들은 저기 히말라야 같은 곳에 가면 많이 있고, 여기 한반도에는 할아버지들보다 나이가 더 많은 할머니 산들이 많단다. 여기 치맛자락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내 품을 보렴. 그뿐인 줄 아니? 내 품 속엔 우리 손자손녀들에게 먹여줄 맛있는 군것질 주머니랑, 재미난 옛날이야기 주머니 같은 복주머니들이 즐비하단다.”
“아하, 할머니셨군요. 그런데 할머니 이름이 뭐에요?”
“내 이름은 백운봉이야. 경기도 양평 용문산 남쪽 끝자락에 있는 꽤 알아주는 산이지!”
“백운봉이요? 백운봉이 무슨 뜻이죠?”
“백운봉(白雲峰)이란 ‘흰 구름 머무는 산봉우리’라는 뜻이야. 너처럼 멋진 뭉게구름들이 둥실둥실 흘러가다가 나랑 만나 잠깐이지만 이렇게 얼싸안고 말벗이 되어주곤 하지. 서울에 가면 삼각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거기도 백운봉이 하나 있어.”
“와, 정말 멋진 이름이네요, 백운봉! 저희 구름들이랑 가장 절친한 산봉우리라는 뜻이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삼각산 백운봉이랑 할머니랑 누가 더 큰 형인가요?”
“삼각산 백운봉이 내 언니야. 키는 내가 936미터고 삼각산 백운봉 언니는 836미터, 내가 언니보다 100미터나 더 크단다. 그리고 삼각산은 가장 높은 백운봉 그리고 인수봉이랑 만경봉 이 세 봉우리를 합해서 삼각산이라고 부르지. 요새는 흔히 북한산이라고도 불러.”
“그런데 언니가 아우보다 더 작네요?”
“그래, 원래 산은 나이 먹을수록 점점 작아지고 둥글둥글해지는 법이거든.”
“아하, 그렇군요. 그럼 할머니는 올해 몇 살이세요?”
“내 나이? 그건 아무도 몰라. 언젠가 삼각산 백운봉 언니 나이를 어떤 학자들이 열심히 조사해서 발표했다는데, 대략 1억 6천 900만 살이라고 하더구나. 하지만 정확한 나이는 아무도 모르고 오직 하늘님만 아시지.”
“우와, 1천 살 2천 살도 아니고, 1만 살 2만 살도 아니고, 1억, 2억 살이나요?”
“그건 그렇고 구름이 너는 올해 몇 살이냐?”
“제 나이요? 후훗, 제 나이는 저도 잘 몰라요. 그리고 동무들이 그러는데 우리 구름이들은 나이가 없대요. 그냥 성질 급한 애들은 며칠 살다가 엉엉 울며 비가 되어 쏟아져버린다네요?”
“그래 맞다, 우리 구름이는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지. 사실 나처럼 나이가 너무너무 많거나 너처럼 너무너무 적거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암, 그렇고말고.”
“그런데 할머니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이 무슨 산인가요?”
“가장 높은 산? 아마 에베레스트 녀석일걸?”
“그럼 가장 낮은 산은 무슨 산이죠?”
“가장 낮은 산? 호호호 그건 나도 잘 몰라”
“그럼 가장 재미있는 산은 무슨 산일까요?”
“글쎄다, 재미있는 산은 동네 뒷동산이 아닐까? 사람들이랑 가장 가까우니까 가장 많이 오르겠고, 그러면 자연히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그런 거 아니겠니?”
“그렇겠군요... 그럼 할머니,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가슴 뛰는 그런 산은 무슨 산인지 혹시 아세요?”
“오호, 그런 산이라면 이 할미가 하나 알고 있지. 그건 바로 변화산이야!”
“변화산이요? 무슨 이름이 그렇죠?”
“변화산은 아무도 그 정확한 이름을 모른단다. 그런데 대략 2천 년 전쯤에 예수라는 분이 제자 셋을 데리고 그 산에 올라가셔서 신비하게 변화하신 뒤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지.”
“예수님이요? 그분은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요?”
“그분은 우리 모든 우주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아드님이신데, 땅에 사는 백성들이 하도 못된 개구쟁이 짓을 많이 하는 바람에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려서 깨끗이 세수도 시켜주고 목욕도 시켜주시려고 내려오셨다는 것 같아. 세상 사람들을 아주아주 많이 사랑하신 게지.”
“와, 그런 분이 다 계셨군요. 그런데 할머니는 그런 걸 어떻게 다 아세요?”
“나처럼 오래오래 살다보면 다 알게 된단다. 그리고 변화산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산들이 다 아는 유명한 이야기거든. 세상의 모든 산들은 저 아래 뿌리가 서로서로 다 통해있어서 세상 어떤 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시시콜콜 다 알 수 있지.”
“아,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그건 그렇고, 변화산에서 도대체 무슨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가슴 뛰는 산이라고 꼽으신거죠?”
“변화산에서는 여러 가지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대. 그중에 하나가 바로 너 같은 신비로운 구름 이야기지. 아주아주 신비하게 빛나는 구름이 산을 가득 둘러싼 어느 날이었어. 예수님이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라는 제자 셋을 데리고 산에 오르셨는데, 갑자기 구름 속에서 모세랑 엘리야라는 사람들이 나타났지. 아마 제자 셋은 모두 혼비백산 놀랐을 거야.”
“왜 놀랐나요?”
“왜냐하면, 모세랑 엘리야는 그 나라에서 아주아주 유명한 사람들이었고, 게다가 모세는 제자들보다 대략 1500살이나 많고, 엘리야는 대략 900살 정도 더 많은 조상님들이었거든. 그런데 그 유명한 옛날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났으니 얼마나 놀랐겠느냐? 그뿐이 아니었어. 곧 이어서 갑자기 구름 속에서 하늘님 목소리가 들리고 막 그랬거든.”
“하늘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대요?”
구름이는 너무너무 궁금해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습니다.
군침도 꼴깍꼴깍 삼키고 있는 것 같아요.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아들이야.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듣고 순종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었대.”
“와 대대박이다! 하늘님 말씀을 듣다니, 나같이 하늘 꼭대기에 사는 구름이들도 못 듣는 하늘님 목소리를 직접 듣다니! 그 사람들 정말 행복했겠네요?”
“호호호, 그런데 그 때 그 사람들 표정이 아주 가관이었다더구나. 아주 저 쪽빛 하늘처럼 새파랗게 질려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지?”
“네? 아니 왜 부들부들 떨고 있었을까요? 하늘님 목소리를 듣는 건 정말 신나고 멋진 일일 텐데요?”
“사람들은 우리랑 달라서 평소에 늘 하늘님을 아주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살기 일쑤거든. 게다가 하늘님이 좋아하시는 일보다는 미워하시는 일을 더 많이 저지르며 산단다. 그러다 느닷없이 하늘님을 만난다고 생각해보렴, 얼마나 놀랐겠느냐? 아마 죽은 빚쟁이가 살아난 것보다 몇 백배 더 놀랐을 걸? 게다가 바로 좀 전에 먼저 모세랑 엘리야를 만나지 않았느냐? 그러다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그것도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고 있었을 텐데, 또 갑자기 빛나는 구름이 둘러싸서 앞이 안 보이는데다가 하늘님 목소리까지 듣게 되니까, 그 두근거리던 가슴이 아마, 덜컥! 멎어버리는 것 같지 않았을까?”
“아, 그렇겠군요. 그건 그렇고, 왜 아까 모세랑 엘리야가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요?”
“글쎄다, 그건 나도 잘은 모르는데... 그 때 그 변화산이 들려주는 말로는, 아마 모세랑 엘리야가 산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예수님도 산을 좋아하셨거든. 자고로 하늘님이랑 잘 통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산을 좋아한다는 거지. 여기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도 그렇단다. 한반도는 산이 70%나 되는 산악국가야. 그래서 하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지. 그래서 예로부터 산에 기도하는 집을 많이 지었단다. 유명한 용문산 기도원이나 예수원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건 좀 어려운 얘긴데,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고, 엘리야는 예언자를 대표하는 분들이래. 그래서 이 분들이 나타나서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또 갑자기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예수님만 남은 것은, 예수님이 모든 율법과 예언을 완성시켜서 하늘님의 영광을 온 천하에 100% 드러내시게 된 거라는구나.”
“와, 그런 복잡하고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군요. 그나저나 그 변화산은 도대체 어디에 있죠? 저도 지금 한 번 가보고 싶은데요? 가서 변화산 할머니한테 직접 듣고 싶어서요.”
“호호, 어떡하지? 변화산은 정확한 이름과 장소를 아무도 몰라. 모세도 올랐고 엘리야도 올랐던 시내산(호렙산), 그리고 엘리야의 갈멜산, 그리고 예수님의 올리브산(감람산)과 겟세마네 동산 같이 성경책에 대부분 산 이름들이 남아 있는데, 유독 변화산 만큼은 이름이 남아 있지 않단다.”
새하얀 구름이 낯빛이 조금 어두워지네요?
“왜 그럴까요? 도대체 왜 그렇게 중요한 산 이름이 안 남아 있는 거죠?”
“글쎄다, 그건 나도 잘 몰라. 그냥 이건 내 추측인데, 성경책에 그 중요한 변화산의 이름이 안 남아 있는 건, 아마도 세상의 모든 산이 다 변화산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뜻이 아닐까? 변화산은 예수님이 변화하신 산이지만, 동시에 어리버리한 제자들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하는 산이라는 사실이 중요하거든. 그날 하늘님 목소리 기억하지?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말씀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그냥 그대로 살지 말고, 이제부터는 너희 스승님이신 예수님 말씀 듣고 그 말씀대로 살라는 말씀. 그래서 예수님처럼, 하늘님 보시기에 사랑스러운 자식으로, 하늘님이 아주아주 좋아하시는 자식들로 변화하라는 말씀이지. 그러니 지금 이 한반도의 산마다 이렇게 기도하는 집들이 많은 것 아닐까? 그러니 모든 산이 다 변화산인거고!”
“와! 그런 심오한 뜻이 있었군요.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산 할머니 말씀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백운봉 할머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요. 다음에 또 놀러올게요. 그 때도 재미난 옛날 이야기 꼭 들려주세요.”
“오냐 구름아, 내 이름이 백운봉 아니냐! 네 외갓집이다 생각하고 언제든지 놀러오렴, 이 할미가 재미난 옛날이야기 많이많이 들려주마.”
백운봉 할머니가 활짝 웃습니다.
구름이는 할머니 이마에 뽀뽀 해드리고 다시 둥실둥실 떠오릅니다.
멀리서 보니 백운봉 할머니가 변화산처럼 보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백운봉 할머니 품에 올라 하늘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정훈 지음, 2014년 3월 2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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