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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2014년 2월 2일(주현절 4주) 예배준비 노트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

 

※ 지난 해 알려드린 것을 한 번 더 정리합니다.

원래 성서일과 4본문은, 4본문이 늘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가능하면 4본문을 이어주는 ‘끈’을 찾는 습관이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본문 말씀이 꿰어지지 않으면 보배가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 뜻은 꿸 수 있다면 장점이 발휘되리라는 점에 있습니다. 바로 ‘말씀기억력’ 때문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계간 『성실문화』에서 누차 구체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4본문을 한 주제로 꿰어서 연상 작용을 통해 온 교회가 한 주간 일상생활 가운데 말씀기억력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자칫 4본문을 한 주제로 이으려다가 각 본문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강조점을 놓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4본문의 공동주제에 더 관심하기 때문에 종종 각 본문의 강조점들을 빠뜨릴 때가 많습니다. 알면서도 여기 싣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유익한 내용일지라도 양이 너무 많고, 또 너무 주제가 여럿이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제가 꾸리는 이 자리(예배준비 노트)는 각 본문들의 주석을 하려는 자리가 아닙니다. 각 본문들의 주석들은 이미 온라인 안팎에서 넘치게 많은 자료들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연하자면, 여기 ‘예배준비노트’에서 제 관심은, 4본문의 각 기본 대지(大旨)를 파악한 것을 전제로, 그 4본문을 이은 공동주제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이를 기초(뼈대)로 자기 교회의 형편에 맞는 살을 붙여(즉, 각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세밀하신 뜻에 따라) 설교문을 완성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와 성실문화 동인들이 힘을 합하여 만드는 『성실문화』에는 4본문의 주석과 묵상, 그리고 기도문이 실려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다음카페 ‘성서일과사랑방’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일 예배에서 4본문을 두루 꿰어 예배를 준비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여기서 제가 짓는 ‘예배준비노트’보다는 『성실문화』의 4본문 말씀묵상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성실문화의 말씀묵상들은 4본문을 이으려는 목적이 없습니다. 다만 성실문화의 ‘예배마당’에서만 4본문을 꿴 예배준비노트를 소개하려는 시도 중입니다. 혹시 성실문화를 보고 싶은 분들은, 대부분 신학대학교 도서관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성서일과 4본문]

(미가 6:1-8)

1.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너는 일어나서 산 앞에서 소송 내용을 샅샅이 밝혀라. 산과 언덕이 네 말을 듣게 하여라.

2. 너희 산들아, 땅을 받치고 있는 견고한 기둥들아, 나 주가 상세히 밝히는 고발을 들어 보아라. 나 주의 고소에 귀를 기울여라. 나 주가 내 백성을 상대하여서, 고소를 제기하였다. 내가 내 백성을 고발하고자 한다.

3. 내 백성은 들어라! 내가 너희에게 어떻게 하였느냐? 내가 너희에게 짐이라도 되었다는 말이냐? 어디, 나에게 대답해 보아라.

4.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왔다. 나는 너희의 몸값을 치르고서, 너희를 종살이하던 집에서 데리고 나왔다.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을 보내서, 너희를 거기에서 데리고 나오게 한 것도 바로 나다.

5. 내 백성아, 모압의 발락 왕이 어떤 음모를 꾸몄으며, 브올의 아들 발람이 발락에게 어떻게 대답하였는지를 기억해 보아라. 싯딤에서부터 길갈에 이르기까지, 행군하면서 겪은 일들을 생각해 보아라. 너희가 이 모든 일을 돌이켜보면, 나 주가 너희를 구원하려고 한 일들을, 너희가 깨닫게 될 것이다."

6. 내가 주님 앞에 나아갈 때에, 높으신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 번제물로 바칠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가면 됩니까?

7. 수천 마리의 양이나, 수만의 강 줄기를 채울 올리브 기름을 드리면, 주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내 허물을 벗겨 주시기를 빌면서, 내 맏아들이라도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내가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빌면서, 이 몸의 열매를 주님께 바쳐야 합니까?

8. 너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인지를 주님께서 이미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미 말씀하셨다. 오로지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시편 15)

1. 주님, 누가 주님의 장막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의 거룩한 산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2. 깨끗한 삶을 사는 사람,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 마음으로 진실을 말하는 사람,

3. 혀를 놀려 남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 사람, 친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이웃을 모욕하지 않는 사람,

4.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자를 경멸하고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맹세한 것은 해가 되더라도 깨뜨리지 않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5. 높은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 주지 않으며, 무죄한 사람을 해칠세라 뇌물을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18-31)

18. 십자가의 말씀이 멸망할 자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는 사람인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19. 성경에 기록하기를 "내가 지혜로운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20. 현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학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 세상의 변론가가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지혜를 어리석게 하신 것이 아닙니까?

21. 이 세상은 그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그렇게 되도록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리석게 들리는 설교를 통하여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신 것입니다.

22. 유대 사람은 기적을 요구하고, 그리스 사람은 지혜를 찾으나,

23.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은 유대 사람에게는 거리낌이고, 이방 사람에게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24. 그러나 부르심을 받은 사람에게는, 유대 사람에게나 그리스 사람에게나, 이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의 지혜보다 더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함이 사람의 강함보다 더 강합니다.

26.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을 때에, 그 처지가 어떠하였는지 생각하여 보십시오. 육신의 기준으로 보아서, 지혜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권력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가문이 훌륭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27.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택하셨으며,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28.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셨으니 곧 잘났다고 하는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29. 이리하여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30. 그러나 여러분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지혜가 되시며, 의와 거룩함과 구원이 되셨습니다.

31. 그것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바 "누구든지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라" 한 대로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5:1-12)

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그에게 나아왔다.

2. 예수께서 입을 열어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3.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7. 자비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자비함을 입을 것이다.

8.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9.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 것이다.

10.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너희에게 복이 있다.

12.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 너희보다 먼저 온 예언자들도 이와 같이 박해를 받았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4본문을 묵상하며 얻은 제목은,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미 6:8)입니다.

 

① 구약(미가 6:1-8)

먼저 구약본문의 알맹이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6절)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

이 구절이 알맹이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그 길은 8절에 나옵니다.

주님 앞에 예배하러 가기 위한 조건 → “무엇이 착한 일인지”,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공의”, “인자” 그리고 “겸손”입니다.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을 저는 한마디로 겸손이라 보았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 예배드릴”∼“착한 일”∼“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 그 자체(궁극의 목적)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즉, 본문의 히브리어 문장구성이,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그 앞의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등을 모두 받는 것으로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저는 내용상 그렇게 읽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서 한번 시도를 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만일 문법적으로 너무 무리라서 이런 시도가 불가능하다면, 저는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에서 “겸손히”에 강조점을 두겠습니다.

즉,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정의롭게, 인자하게, 겸손하게’ 사는 것입니다.

 

 

② 시편(15)

오늘 시편본문은 새번역 성경에 보면, ‘누가 주님께 예배할 수 있는가?’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1절의 “주님의 장막”, 성막에서 산다는 표현을 보면 얼른 이해가 갑니다.

앞에서 본, 구약본문 미가 6:6절(“하나님께 예배드릴 때에,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와 통합니다.

즉, 구약본문의 결론에 비추어, 그 답은 바로 공의(公義)∼인자(仁慈)∼겸손(謙遜)일 것입니다.

이 눈으로 보니, 시편 15편의 모든 절이 구구절절이 통합니다.

그러고 보니, 시편본문은 오늘 복음서본문(팔복 선언)과도 아주 잘 통합니다.

거의 대구를 이루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③ 서신서(고린도전서 1:18-31)

오늘 서신서본문에는 사도바울이 강조하는 복음의 알맹이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첫 절에 나오는 “십자가의 말씀”이 그것입니다.(18)

이 18절은 지난주 서신서본문의 끝 절로서, 오늘 한 번 더 반복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핀 구약과 시편의 주제에 따라 본다면, 이것은 ‘주님과 함께 하는 자리’, 곧 ‘예배’의 알맹이입니다.

거리낌과 어리석음의 상징(23절) 십자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23절)은 성경의 눈으로 볼 때 바로 ‘제사(예배)의 완성’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오늘 서신서본문에는, 오늘 구약본문의 예배의 3조건 가운데 특히 “겸손”을 강조하는 느낌이 많습니다.

 

이리하여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29)

“누구든지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라”(31)

 

그러고 보니, ‘겸손’은 우리 주님의 성품이십니다.

주님과 동행하려면 반드시 닮아야 할 성품이 바로 ‘겸손’이었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마태 11:29)

 

 

④ 복음서(마태복음 5:1-12)

바울이 선포하는 복음의 알맹이가 “십자가의 말씀”으로 표현된다면,

예수님 복음의 첫 알맹이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일 것입니다.(마태 4:17, 지난 주 복음서본문입니다.)

“회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 계단입니다.

“천국”은 주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입니다.

바꿔 말하면, 천국은 주님과 동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께서 오셨으니 천국이 바로 코앞에 임박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앞에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 후렴가사 역시 회개와 천국, 예수님 복음의 알맹이를 잘 노래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아무튼 오늘 복음서본문의 주제는 예수님 복음의 알맹이, 바로 “천국”입니다.

가만 보니까 팔복의 처음과 끝에 천국이 나옵니다.

3절과 10절에 “하늘나라가(천국이) 그들의 것이다”가 반복해서 나옵니다.

그러나 사실 3절 이하 모든 팔복의 알맹이들은 바로 천국과 관련이 깊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지금 가까이 온 천국, 즉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한 절 한 절 구구절절이 그러합니다.

특히 마지막 11, 12절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살핀, 구약과 시편의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 ‘예배의 조건’ 이란 바로 ‘주님과 동행하는 삶’, 즉 ‘천국의 계단’이었습니다.

 

 

⑤ 정리

예배란, 천국에서 맛볼 어린양 잔치자리를 미리 맛보는 자리입니다.

천국이란, 천국의 열쇠란, 교회 밖 사람들이 거리끼고 어리석어하는(고전 1:18, 23) “십자가의 말씀” 안에 있습니다.

십자가의 말씀 알맹이는, 먼저 오늘 구약과 시편 본문에 가득 담긴, 공의와 인자, 그리고 겸손입니다.

그렇게 주님과 동행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서본문의 팔복에 담긴 것처럼, 주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받는 온갖 모욕과 박해입니다.

그렇게 주님과 동행하는 일입니다.

 

결론으로, 예배를 위해, 천국을 위해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정의롭게, 인자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을 함께 동행하는 일입니다.

 

11.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너희에게 복이 있다.

12.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 너희보다 먼저 온 예언자들도 이와 같이 박해를 받았다."(마태복음 5장)

 

 

⑥ 나머지

* 오늘 4본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를 꼽으라면 “사람”입니다.

 

구 약 ; “너 사람아,,”(8)

시 편 ; “사람” 10번 반복

서신서 ; “사람” 14번 반복 (※ “하나님”도 역시 14번 반복)

복음서 ; “사람” 8번 반복

 

이렇게 “사람”이 반복되어서 그런지, 오늘 구약 본문의 “너 사람아”! 이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문득 ‘사람이라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다’는 말도 생각나네요...

 

** 이틀 전이 설날이고, 이틀 뒤에 입춘입니다.

입춘도 오래 전엔 설날이었습니다.

(지금도 입춘을 기점으로 12지 ‘띠’가 바뀌는 것이 그 흔적입니다. 띠는 음력설부터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당에 주시는 오늘 말씀이 대단히 무거우면서도 힘이 있습니다.

특히 복음말씀은 복을 여덟 가지나 쏟아부어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내가 그런 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십니다.

 

설날 아침에 읽은 매일성서일과 말씀이 인상적이어서 소개합니다.

설 덕담, 축복의 말씀이었습니다.

복 받는 길, 복의 열쇠 말씀입니다.

 

(신명기 24:17-22)

17. 외국 사람과 고아의 소송을 맡아 억울하게 재판해서는 안 됩니다. 과부의 옷을 저당잡아서는 안 됩니다.

18.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것과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거기에서 속량하여 주신 것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이런 명령을 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9. 당신들이 밭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곡식 한 묶음을 잊어버리고 왔거든, 그것을 가지러 되돌아가지 마십시오. 그것은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에게 돌아갈 몫입니다. 그래야만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이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20. 당신들은 올리브 나무 열매를 딴 뒤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마십시오. 그 남은 것은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의 것입니다.

21. 당신들은 포도를 딸 때에도 따고 난 뒤에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마십시오. 그 남은 것은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의 것입니다.

22. 당신들은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때를 기억하십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이런 명령을 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전날, 그러니까 섣달 그믐날인 지난 목요일 매일성서일과 말씀 역시 복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베드로전서 3:8-9)

8.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한 마음을 품으며, 서로 동정하며, 서로 사랑하며, 자비로우며, 겸손하십시오.

9. 악을 악으로 갚거나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말고, 복을 빌어 주십시오. 여러분으로 하여금 복을 상속받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쉽지 않은 길, 그러나 진짜 복 받는 길입니다.

설을 전후해서 주신 말씀입니다.

물론 오늘 복음서, 예수님의 ‘팔복’말씀에 맞추어 선택한 본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의미심장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씀동시] 예수님의 예언 (이진구 지음, 원덕초등학교 5학년, 『성실문화』77호)

예수님의 예언은 참 솔직하시다

예수님의 말씀은 참 지혜로우시다

역시 예수님은 참 정의로우시다.

   

 

[말씀시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7호)

산 좋아 산 오르니 제자들이 따라오고

하늘 가까이서 팔복을 펼치신다

산보다 사랑스러워 참복을 주고저

 

 

[말씀서예] (벽해 오세주 목사님 지음, 『성실문화』77호)

 

 

 

 

[말씀노래]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7호)

 

1. 마음이 가난한자 복이있나니, 하늘 나라가 그들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것이다

2. 온유한 사람은 복이있나니, 그들이 땅을 차지하리라

    의에 목마른자 복이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로다

3. 자비한 사람은 복이있나니, 그들이 자비함을 입을것이다

    마음이 깨끗한자 복이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것이로다

4. 평화를 이루는자 복이있나니,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것이다

    의를위해 박해받은자 복이있나니, 하늘 나라가 그들것이다

5. 예수위해 고난받는자 복이있나니, 하늘에서 받을상이 심히크리라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받을상이 매우크리라

 

 

 

 

[말씀 동화] 피노키오와 곰돌이 푸가 사람이 되려는 까닭은?

 

 

얘들아, 너희 공벌레 알아? 콩벌레라고도 하지.

동그랗게 몸을 말면 딱 동그란 공처럼, 까만 콩알처럼 보이는!

공벌레는 만화영화 『벅스 라이프』에도 나오는 제법 유명한 녀석이란다.

 

그런데 내가 딱 공벌레를 닮은 사람을 보았어. 간밤 꿈에!

그런데 그 사람은 공벌레처럼 작은 사람이 아니야.

웅크리면 딱 공처럼 되는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

마치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는 지구, 그건 바로 지구였어!

세상에 이럴 수가!

알고 보니 지구가 사람이었다니까?

 

가만 보니까 머리 뒤통수에 북극점이 있었지.

우리가 알고 있던 북극의 오로라는 그의 아우라였던 걸까?

아무튼 그의 머리는 빙산으로 가려 있었어.

사람은 자고로 머리가 차가워야 건강에 좋거든!

남극은 그의 똥구멍이야.

가끔 거기서 새끼 펭귄들이 뿡뿡 튀어나오더군.

 

그런데 내 꿈에서 지구가 깨어난 거야.

등어리 어디쯤엔가 뜨거운 알맹이 하나가 등을 뚫고 배꼽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거든!

바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노심용융이 일어난 거지.

쉽게 말해서 원자로 안에 있던 핵연료가 녹아서 밑바닥을 뚫고 한없이 내려가는 거 말야.

그 바람에 그만 지구가 깨어나 버린 거란다.

 

그 통증 때문인지 지구는 기지개를 켤 새도 없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등을 벅벅 긁기 시작했어.

그 바람에 지구에서 가장 높은 건물들부터 하나 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지.

높은 건물들이 다 무너지고, 핵발전소도 다 무너지고 나니까 이젠 좀 몸이 가뿐하고 시원해 진걸까?

지구가 활짝 웃네?

 

그러고 보니 지구 얼굴이 정말 잘생겼어!

괴물이 아니라 진짜 사람처럼 잘 생겼잖아?

바로 그 때, 꿈이지만 너무 생생한 느낌 하나가 번뜻 들었지.

 

‘아! 이 지구야 말로 진짜 사람, 참사람이었구나!’

 

나는 꿈속에서 처음 만난 지구에게 ‘아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단다.

비록 몸집은 아담하지 않지만, 참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란다.

 

아담은 기지개를 켜더니 저 멀리 태양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어.

그리고 가까이 있는 달을 조심조심 어루만지더군.

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향하더니 힘껏 큰 숨을 들이키는 거야.

거기서 오는 어떤 기운이 우리 아담의 양식인걸까?

그러고 나더니 아담은 흐뭇하게 배를 두드리며 평화로운 모습으로 조용히 두 손을 모았어.

첫 사람 아담도 하나님과 대화할 때 저런 모습이었을까?

그리곤 지구는 처음처럼 공벌레 모양으로 몸을 웅크리더니 다시 긴긴 잠에 빠져들었단다.

 

잠에서 깬 나는 그 꿈이 하도 희한해서 아침밥을 먹으며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지.

동생들은 황당무계한 개꿈이라며 깔깔대고

아빠는 내가 창세기의 꿈동이 요셉을 닮았다며 흐뭇하게 웃으셨어.

그런데 엄마 말씀이 걸작이야.

 

“엄마의 꿈풀이를 들어보렴. 그 꿈은 우리 선구가 드디어 사람 되는 꿈이 틀림없어! 참 사람이 되려거든, 자 이제부터 선구야 이 마늘반찬만 먹으렴.”

 

그러시면서 엄마는 내 앞에 마늘장아찌를 차려주셨단다.

후훗! 그러나 내 순발력도 우리 엄마 못지않잖아?

 

“아이 참 엄마도, 엄마 저 호랑이 띠잖아요. 전 곰이 아니어서 암만 해도 사람은 못 되요.”

 

말이 씨가 되는 걸까?

그날 밤 나는 또 희한한 꿈을 꾸었단다.

이번엔 만화영화 주인공들이 한꺼번에 나를 찾아오네?

 

피노키오가 내게 가까이 오더니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야.

그러자 곁에 있던 곰돌이 푸가 자기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네?

그러니까 곁에서 겅중겅중 뛰어놀던 호랑이 티거도 덩달아 사람이 되고 싶다네?

게다가 어느새 나타났는지 벰, 베라, 베로 요괴인간들도 사람이 되겠다고 내게 다가왔어.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물었지, 왜 사람이 되려고 하느냐고.

그러자 피노키오가 이렇게 대답하는 거야.

 

“제가 지난 주간 제페토 할아버지와 함께 매일 밤 기도회 때 마태복음 5장 말씀을 반복해서 읽었거든요. 예수님께서 여덟 가지 복을 선포하시는 말씀이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그건 보통 복이 아니었어요. 대단한 복이었답니다. 하나님을 볼 수 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심지어 천국의 주인이 되는 어마어마한 복이었죠. 그런데 더 자세히 보니까, 그 복은 모두 사람만 받을 수 있는 복이었어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한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 저도 그 복 받고 싶어요. 그래서 먼저 사람이 되려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꿈속인데도 어제 엄마가 하신 말씀이 기억나서, 엄마를 흉내 내었단다.

마늘이랑 쑥을 주며 밥 대신에 이것을 열심히 먹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지.

마늘이랑 쑥 맛을 보자마자 티거는 하늘 높이 겅중겅중 날뛰며 비명을 질러댔고, 곰돌이 푸도 너무 맵고 쓴지 마늘이랑 쑥을 꿀단지에 담아 효소를 만들어먹겠다며 난리네?

안 먹으면서도 먹는 척 하던 피노키오는 코가 자꾸자꾸 길어지고 난리법석이었지.

나는 그 정신없는 틈에도, 맵고 쓴 맛에 기절해버린 어린이 베로를 깨우다가 꿈에서 깨어났단다.

 

지구사람 아담 꿈만큼이나 희한한 꿈이라 나는 다시 가족들에게 미주알고주알 그 꿈 이야기를 늘어놓았지.

아빠가 곰곰이 들으시더니 환하게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네?

 

“역시 우리 선구는 요셉을 뺨칠 정도로 대단한 꿈동이로구나. 매일 밤 기도회 때 마다 읽은 마태복음 5장 말씀이 꿈에서도 나타나다니 정말 멋진 꿈인 걸?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8복(福)을 받고 싶어서 먼저 사람이 되려고 하는 만화영화 주인공들이라...! 대박! 정말 대박 꿈이다. 어쩌면 선구 네 꿈처럼, 이 예수님 복음말씀 안에 숨은 비밀이 바로 정말 사람, 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닐까 싶구나.”

 

나는 내 꿈이 대박꿈이라는 아빠 말씀에 어깨가 으쓱해져서 좀 근엄한 목소리로 질문을 했지.

 

“그런데요 아빠, 참 사람이라는 것이 무슨 말씀이죠?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 아니던가요?”

 

“좋은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태복음 5장의 팔복선언 말씀은 예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받을 복에 관한 말씀이란다. 십자가를 지기까지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이고, 달리 말하자면, 참 사람이란다. 바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첫 사람 아담처럼 참 사람, 진인(眞人)이신 두 번째 아담 우리 예수님, 그 예수님을 쏙 빼닮은 사람 말이다. 즉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이 바로 참 사람이란다.”

 

알 듯 모를 듯 좀 어려운 말씀이지?

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소현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진구도 눈을 반쯤 감고 있었어.

그랬더니 아빠가 이번엔 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셨어.

 

“얘들아, 너희 혹시 ‘호랑이 눈썹’ 이야기 아느냐? 어느 부지런한 농부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밥을 먹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해지자 더 이상 살 희망을 잃고 죽을 결심을 하고 호랑이 굴에 갔더란다. 그런데 그 호랑이가 자기를 잡아먹지 않더라나? 그래서 호랑이에게 왜 나를 잡아먹지 않느냐고 물었겠지? 그러자 그 호랑이 하는 말이, 원래 호랑이는 영물(靈物)이라 사람은 먹지 않고 사람의 탈을 쓴 짐승들만 잡아먹는다는 거야. 그리고 자기 눈썹을 하나 뽑아서 주더라지? 그래서 마을에 내려와서 그 눈썹을 자기 눈에 대고 보니 사람보다 사람의 탈을 쓴 짐승들이 더 많더라네? 그런데 말이다. 오래 전 아빠 이름을 지어주신 큰 외할아버지 박재봉 목사님께 들은 이야기가 있단다. 박 목사님께서 일제 강점기 막바지에 신사참배를 피해 산속에 들어가 숨어살며 기도하시는데 호랑이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더래. 그래도 계속 기도하시는데, 나중에 눈을 떠보니 그 호랑이가 박목사님을 밤새도록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더라나? 그것도 매일매일?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마다 눈의 휘둥그레졌겠지? 그 때마다 박목사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있었단다. 바로, 호랑이는 영물이라 사람은 잡아먹지 않는다는, 사람의 탈을 쓴 짐승만 잡아먹는다는 말씀이셨어. 얘들아 이제 알겠느냐? 참 사람, 진인(眞人)이 무슨 뜻인지? 우리 가운데는 정말이지, 하나님께서 지어주신 하나님의 성품을 고스란히 닮은 예수님 같은 사람은 참 귀하단다. 돈 벌려고 혈안이 되어서 주변 어려운 사람들도 안 돌아보고 소처럼 일만하는 사람, 돼지처럼 늘 식탐만 가득한 사람, 침묵해야 할 때도 멍멍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 같은 사람”

 

나는 아빠말씀이 좀 어렵긴 하지만, 몇 가지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

사람이라고 해서 다 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참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을 고스란히 닮은 사람이라는 사실!

그리고 하나님 마음을 품은 사람이라면 예수님의 십자가 길에 끝까지 동행할 수 있다는 사실!

그런 사람은 지금 그 십자가 길이 너무 힘들어 슬피 울어도 끝내 천국의 주인이 되는 어마어마한 복을 받게 된다는 사실!

 

얘들아, 내 꿈 이야기 어때?

지구가 사람이고, 피노키오랑 곰돌이 푸가 사람이 되려하고...

그나저나 그러고 보니, 나는 과연 참 사람일까?

예수님께서 오늘 가르쳐주신 팔복을 하나하나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복스러운 사람 되고 싶은데!

엊그제 설날이었잖아?

예수님께 받은, 세뱃돈보다 더 멋진 축복의 말씀인데...

 

얘들아, 우리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고스란히 닮은 참 사람이 되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나저나 내가 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하지?

호랑이 눈썹이 필요한데, 우리한테 호랑이 눈썹이란 무얼까?

누구 아는 사람 있으면 좀 가르쳐 줄래?

 

 

[이정훈 지음. 2014년 2월 1일 토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