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시편 26:7)
[성서일과 4본문]
(욥기 1:1, 2:1-10)
1. 우스라는 곳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2:1.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과 함께 주님 앞에 섰다.
2. 주님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님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 보았느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 없다. 네가 나를 부추겨서, 공연히 그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고 있지 않느냐?”
4.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가죽은 가죽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이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립니다.
5. 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들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시면, 그는 당장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하고 말 것입니다!”
6.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를 너에게 맡겨 보겠다. 그러나 그의 생명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7.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나 곧 욥을 쳐서,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에까지 악성 종기가 나서 고생하게 하였다.
8. 그래서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옹기 조각을 가지고 자기 몸을 긁고 있었다.
9. 그러자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이래도 당신은 여전히 신실함을 지킬 겁니까?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서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10. 그러나 욥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까지도 어리석은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누리는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 이렇게 하여,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말로 죄를 짓지 않았다.
(시편 26)
1. 주님, 나를 변호해 주십시오. 나는 올바르게 살아왔습니다. 주님만을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 주님, 나를 샅샅이 살펴보시고, 시험하여 보십시오. 나의 속 깊은 곳과 마음을 달구어 보십시오.
3.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4. 나는 헛된 것을 좋아하는 자들과 한자리에 앉지 않고, 음흉한 자들과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5. 나는 악인들의 모임에서 그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한자리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6. 주님, 내가 손을 씻어 내 무죄함을 드러내며 주님의 제단을 두루 돌면서,
7.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
8. 주님, 주님께서 계시는 집을 내가 사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을 내가 사랑합니다.
9. 나의 이 목숨을 죄인의 목숨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이 생명을 살인자들의 생명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10. 그들의 왼손은 음란한 우상을 들고 있고, 그들의 오른손은 뇌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1. 그러나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12. 주님, 내가 선 자리가 든든하오니,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히브리서 1:1-4, 2:5-12)
1.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2.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를 통하여 온 세상을 지으신 것입니다.
3. 그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하나님의 본체대로의 모습이십니다. 그는 자기의 능력 있는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서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는 천사들보다 훨씬 더 높게 되셨으니, 천사들보다 더 빼어난 이름을 물려받으신 것입니다.
2:5.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의 지배 아래에 두신 것이 아닙니다.
6. 어떤 이가 성경 어딘가에서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기억하여 주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그를 돌보아 주십니까?
7. 주님께서는 그를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못하게 하셨으나,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그에게 씌워 주셨으며,
8.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시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사람에게 복종시키심으로써, 그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기로는, 아직도 만물이 다 그에게 복종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9. 예수께서 다만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낮아지셔서, 죽음의 고난을 당하심으로써,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받아쓰신 것을, 우리가 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셔야 했습니다.
10.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많은 자녀를 영광에 이끌어들이실 때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으로써 완전하게 하신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1. 거룩하게 하시는 분과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한 분이신 아버지께 속합니다. 그러하므로 예수께서는 그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12. 그리하여 그분은 "내가 주님의 이름을 내 형제자매들에게 선포하며, 회중 가운데서 주님을 찬미하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시고,
(마가복음 10:2-16)
2.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3.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모세가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4. 그들이 말하였다.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5.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완악한 마음 때문에, 이 계명을 써서 너희에게 준 것이다.
6.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7.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자기 아내와 합하여]
8. 둘이 한 몸이 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9.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10.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이 말씀을 두고 물었다.
1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남자는, 아내에게 간음을 범하는 것이요,
12.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13.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쓰다듬어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노하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15.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16. 그리고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서 축복하여 주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주님을 가까이 의지하려는 자를 아끼시다’입니다.
구약,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욥기 2:3)
시편, “주님만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시편 26:1)
서신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히브리서 1:11)
복음서,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마가 10:14)
오늘 요절은,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입니다.(시편 26:7)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욥기 1:1, 2:1-10, 시편 26)]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사탄이 다시 욥을 시험하다’입니다.
오늘날 온갖 ‘거짓말뉴스’의 원조요 원흉인 사탄, 온갖 이간질의 명수인 사탄은,
고발이라는 미명아래 하나님 앞에서 땅의 사람들을 밤낮으로 참소하는 자입니다.(계 12:10)
(참소讒訴란 남을 해치려고 거짓말로 죄가 있는 것처럼 꾸며 윗사람에게 일러바친다는 뜻입니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오늘도 억울한 참화를 입고 있는 욥은,
오늘 우리 가운데 한없이 억울하고 아무 힘없어 망연자실한 사람들의 표상입니다.
더구나 욥이 당한 악성종기는 부정한 자의 전형입니다.
그래서 지금 욥은 몸의 고통뿐 아니라 마음의 고통이 큽니다.
하나님도 인정하실 만큼 흠 없고 정직하게 살아온 욥이기에(3)
누구보다 하나님을 가까이 의지하던 욥이기에
그 고통은 더욱 클 것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무고한 자의 고백과 기도’입니다.
오늘 시편은 탄원시입니다.
오늘 시인은(기도자는) 죄 없이 고발당한 자신의 진실을 하나님 앞에 애타게 드러냅니다.
시인은 온갖 거짓으로 가득한 자들(4, 10)과 달리
악하고 더러운 자리가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의 집에 있기를 좋아합니다.(3, 8)
거짓이 만연한 이 더러운 세상에 물들지 않고 자기를 지킬 수 있는 길은
하루하루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삶, 예배로 가득한 삶임을, 시인은 알기 때문입니다.(1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히브리서 1:1-4, 2:5-12, 마가복음 10:2-16)]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께서 아들을 통하여 말씀하시다, 구원의 창시자’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예수님은, 더럽기 짝이 없는 거짓세상 탐욕세상에서
아무 죄 없이 무고당하고 죽으신 분입니다.
종말의 때가 시작된 지금(2),
만유의 주 예수그리스도는 만물을 깨끗하고(3) 거룩하게 하십니다.(11)
이렇게 만물을 보존하여(3, 10)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시기 위해서
주님께서 인간으로 낮아지시고(7), 십자가죽음까지 낮아지신 것입니다.(9)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이혼을 비판하시고 어린이를 축복하시다’입니다.
오늘 바리새파 사람들의 관심은,
‘사람이 벌 받지 않고 얼마만큼의 한도로 제멋대로 할 수 있느냐’인데,
예수님의 관심은, ‘우리 마음이 얼마나 하나님께 쏠려 있느냐’입니다.
결국 전자는 더러움에 다다를 것이고, 후자는 거룩함에 이를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돋보여주신 어린이들의 장점은
하나님의 선물을 냉큼, 통째로 받을 수 있는 순진무구(純眞無垢)함입니다.
탐욕과 거짓으로 얼룩진 사람은 결코
하나님나라를, 하나님의 모든 선물을 받을 자격도, 받을 마음(기쁨)도 없습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세계성찬주일에 읽는 성서일과 본문말씀이 매우 강렬합니다.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을 <하나님을 저주한다>는 거친 표현이
사탄과 욥의 아내의 입에서 연달라 흘러나옵니다.(욥2:5,9) 그런데
기세등등한 사탄의 흉계 가운데서 오늘 욥의 대답은, 마치 어린이처럼 단순하고 강렬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욥2:10)
오늘 시편에서 울려 퍼지는 시인의 노래는
음란하고 탐욕스런 세상에서 피어난 한송이 연꽃처럼 향기롭습니다.
우상과 뇌물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피어오른 연꽃의 향기는
참 치열하고도 강렬합니다.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시26:3,7,11)
서신서 기자가 전하는 예수님의 십자가 길 또한 매우 강렬합니다.
“예수께서 다만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낮아지셔서, 죽음의 고난을 당하심으로써,
영광과 존귀의 면류관을 받아쓰신 것을, 우리가 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셔야 했습니다”(히2:9)
오늘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가르침 역시 강렬합니다.
사회적 약자인 여자들과 어린이들을 향하시는 예수님 마음이 한결 같으십니다.
어린이들을 홀대하는 제자들에게 분노하여 야단치시는 말씀이 유난히 강렬합니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막10:14-15)
이어서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껴안아 주십니다.
그리고 손을 얹어서 축복하여 주십니다.
이 대목에서 문득 오늘 시편 노래 가운데 7절이 큰 글자로 보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시편 26:7)
어른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단번에 정리하시는 예수님의 빛나는 말씀과 따듯한 포옹 그리고 축복.
그렇게 내 어린 시절 나를 안아주시고 내 머리를 어루만지시던
따듯하신 예수님의 가슴과 손길을 기억하는 이들은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남다른 감동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 가운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린이처럼 스스럼없이 예수님께 다가가는 일입니다.
어른들이 데려갔거나 어린이들끼리 갔거나, 중요한 것은
속셈보다 앞서는 행동이고, 걱정보다 앞서는 사랑입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예수님이 가장 크게 보이는 어린이의 눈입니다.
주님 사랑이, 주님의 집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어린이의 눈입니다.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계시는 집을 내가 사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을 내가 사랑합니다.”(시편26:3,8)
오늘 우리에게 이런 어린이의 눈이, 어린이의 마음이, 어린이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내게 베푸신 모든 일들이 너무 놀라워서
하나하나 심장에 새겨지는 어린이처럼(시26:7)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막10:15)
[나머지]
* 세계성찬주일
이번 주일은 10월 첫 주일, 바로 세계성찬주일입니다. 원래 1936년 미국 연합장로교회가 처음 시작한 것을, 1940년 10월 첫 주일부터는 초교파적으로 연합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해 1940년, 로제 수사는 떼제 공동체를 시작합니다.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모임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1945년에는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일도 시작합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무너뜨립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새로운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합니다. 탐욕으로 시작한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평화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세계성찬주일은 이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세계성찬주일이란 남의 살을 먹으려는 탐욕이 아니라 내 살과 피를 먹여 남을 살리려는 성찬의 도(道)를 온 세계 교회가 함께 기억하고 기념하고 기원하는 날입니다.
** 약함과 깨끗함의 표상, 어린이처럼!
욥을 괴롭힌 사탄의 정체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를 밤낮으로 참소하는 자입니다.(계12:10) 사탄은 온갖 거짓말로 우리를 하나님과 갈라놓으려 하고, 교회와 사회를 이간질합니다. 그리고 그 무기는 돈, 명예, 권력 등, 온갖 탐욕이요, 그 뿌리는 죽음의 공포입니다. 이렇게 거짓으로 번지르르한 탐욕으로 우리는 시나브로 더러워지고, 그렇게 창조질서·창조기운을 잃어가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며, 마침내 세상 곳곳에서 사탄이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렇습니다. 제아무리 돈과 명예, 권력으로 화장하고 변장을 해도, 사탄의 근본은 더러움입니다. 욥처럼, 아니 욥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스스로 낮아지심으로 저 사탄의 죽음 권세를 송두리째 무너뜨리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만물을 정결하게, 창조질서를 회복시키십니다.(히1:3)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은 바리새파 사람들이 문제제기한 이혼문제를 놓고, 그 중심에 담긴 탐욕과 권력, 간음과 음행의 문제를 짚으시고, 연이어서 제자들이 홀대하던 어린이들을 껴안으시고 손을 얹어 축복하십니다. 여기서 간음과 음행은 강자와 더러움의 표본이요, 어린이들은 약자와 깨끗함의 표상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말렉을 진멸하라 명하신 것도 아말렉이 약자들을 잔인하게 다루었기 때문이었고(신25:17-19), 가나안 일곱 부족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조차 그 땅에서 쫓아내신 것도 간음과 음행 때문이었습니다.(레18:24-30) ‘간음과 음행’은,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께 불성실하고, 탐욕으로 그 마음이 이방신들을 향할 때마다, 예언자들을 통해 꾸짖으실 때 거듭거듭 쓰던 비유이기도 합니다. 레위기 18장에서도 그랬듯이, 간음과 음행은 하나님의 땅에서 쫓겨날 짓이요, 하나님나라에 결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더러운 행동입니다. 그런 온갖 ‘갑질’하는(강자의 맛을 아는) 갑돌이 갑순이들은 결코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나라를 통째로 환하게 보여줘도, 이미 갑질에 젖은 마음, 온갖 탐욕과 거짓에 젖은 몸으로는 그 나라의 맛과 멋, 그 기쁨을 결코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서 한국교회는 어린이 같이 되어야 합니다.(막10:15) 우리 안의 모든 거짓말문화, 갑질문화, 물신(物神)문화를 뿌리 뽑고, 말씀, 기도, 찬양으로, 예배로 하나님께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시26:12) 어린이 같은 순진무구!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거룩한 기운을 우리 안에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 창조질서, 천국질서
신정절(왕국절) 6주(창조절 5주)인 <세계성찬주일>에 주시는 하나님말씀의 줄기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천국질서입니다. 그리고 그 알맹이는 약자를 살피시는 <공평하신 하나님>! 하나님의 그 마음입니다. 구약과 시편은 하나님만 경외하고 의지하는 사람 욥을 통하여 하나님마음을 보게 하십니다.(욥2:3) 그리고 복음서는 어린이를 통하여 하나님마음을 보게 하십니다. 여기서 어린이는 약자의 상징이요 단순하고 유연한 상상력의 상징입니다. 오늘 복음서 가운데 또 하나의 약자는 여자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여자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서린 하나님마음을 보여주십니다. 오늘 서신서는 약자의 모습을 지니신 예수님이(2:7,9)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으시는 장면을 보이십니다.(1:3) 그 존귀하신 예수님이 우리를 형제자매라고 부르시며(11-12) 천국의 질서를 잡아주시는 장면이 놀랍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지으셨습니다.(막10:6) 각각 강한 면과 약한 면을 어울리게 하셨습니다. 서로의 약한 면을 얕잡아 보고 억누르는 게 아니라 약한 면을 더 어루만지며 돌보고 축복하는 마음 말입니다.(막10:13,16)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요 천국의 질서입니다. 예수님께서 그것을 온몸으로 가르치고 회복시키셨으며 예수제자, 주님의 몸 교회는 예배와 봉사로써 그것을 끊임없이 기억하고 이 땅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엄마손 (강승욱 지음. 인애교회 목사. 「성실문화」 120호)
아버지 산소 가는 길
기세등등한 숲 어두컴컴 길 막아서고
뭐라도 와락 달려들 것 같아
두 발은 제자리 주춤주춤
엄마손 찾아 꼭 잡고
부러 내는 큰소리
엄마 안 무서?
무서우니 네 손 꼭 잡았지
흠흠 난 안 무서
엄마보다 반걸음 앞서갑니다.
[시편시조] 시편 26, 주사랑 바라보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20호)
주사랑 바라보며 진리 따라 사는 저는
주님의 집 사랑하고 악한 자리 멀리하니
내 마음 달구어보사 은혜 내려 주시길
[시편노래] 시편 26,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이정훈 편사, 류형선 작곡. 「성실문화」 120호)
[본문] (시편 26)
[노랫말]
1.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올바르게 한세상 살았나이다
주님만 의지하고 살았나이다, 흔들리지 않으며 살았나이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내 마음 달구어서 털어보소서, 주님만 바라면서 살았나이다
2. 주여 나는 진리 따라 살았나이다, 한결 같은 주사랑 바라나이다
음흉한 자들과도 섞이지 않고, 헛된 자와 동거하지 않았나이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이 목숨을 거두지 마시옵소서, 악인들과 함께 거두지 마시옵소서
3. 주여 나는 성전이 좋사옵니다, 주의 영광 머무는 곳 사랑합니다
정결히 손을 씻고 제단을 돌며, 주의 은혜 소리 높여 전하렵니다
오 주여 날 시험해 보시옵소서, 샅샅이 나의 속을 살펴보소서
우상과 뇌물들을 멀리하오니, 이 깨끗한 감사찬양 받아주소서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광양시립국악단 예술감독이신 작곡가 류형선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26 (주여 나를 변호해 주시옵소서) (이정훈 편사, 류형선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20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주-님 나-를 변호해 주십시-오-, 나-는 올-바-르게 살아왔습니-다--,
주-님만을- 의지-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 주님, 나를 샅샅이 살펴보시고, 시험하여 보십시오. 나의 속 깊은 곳과 마음을 달구어 보십시오.
3. 나는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늘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습니다.
4. 나-는 헛-된- 것을 좋아하-는- 자들과, 한자리에-- 앉지- 않고-,
음흉-한-- 자들-과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5. 나는 악인들의 모임에서 그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한자리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6. 주님, 내가 손을 씻어 내 무죄함을 드러내며 주님의 제단을 두루 돌면서,
7.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하겠습니다.
8. 주-님 주님께-서- 계시는 집을-, 내--가-- 사랑합-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을, 내--가-- 사랑합니다-∼
9. 나의 이 목숨을 죄인의 목숨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이 생명을 살인자들의 생명과 함께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10. 그들의 왼손은 음란한 우상을 들고 있고, 그들의 오른손은 뇌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1. 그러-나-- 나--는--, 깨-끗-하게 살려고 하오-니--,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다함께]
12. 주--님-- 내--가--, (내가) 선 자리가 든-든하오니,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말씀동화] 진실거울이 필요한 세상에서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옹달샘에 비친 자기 얼굴보고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지던 시절 이야기예요.
백성공주를 질투하는 못된 왕비는 오늘도 거울을 보고 중얼거렸어요.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진실거울은 오늘도 정직하게 대답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분은 백성공주입니다.”
그러자 못된 왕비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하고 목소리도 거칠어집니다.
못된 얼굴 거친 목소리로 자꾸만 물어봅니다.
그러자 진실거울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똑같은 대답을 하던 진실거울이
언제부턴가 대답속도가 조금씩 늦어지기 시작하더니
아예 대답이 바뀌어버린 거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 누구냐는 못된 왕비의 질문에 대한 진실거울의 대답은
이제 백성공주가 아니라 못된 왕비로 뒤바뀐 겁니다.
못된 왕비가 착한 백설공주를 해칠까봐 그랬을까?
아니면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기가 너무 귀찮았기 때문일까?
아니아니 그게 아니었어요.
진실거울이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은 바로 ‘거울효과’ 때문이었어요.
거울효과가 뭐냐고?
그건 바로 자주자주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서로 닮아가는 걸 가리키는 말이죠.
못된 왕비가 얼마나 못됐는지
못된 왕비가 진실거울을 닮아가지 않고 거꾸로
솔직한 진실거울이 못된 왕비를 닮아버린 겁니다.
그러자 하늘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어요.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번개가 칩니다.
마침내 우렁찬 우렛소리와 함께 떨어진 벼락을 맞고
못된 왕비에게 물들어 거짓말을 해버린 진실거울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죠.
거짓말 전염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료하려 애쓰는 의사선생님이
진실거울의 소문을 듣고 찾아왔어요.
그러나 이미 세월이 흘러서 못된 왕비도 백설공주도 모두 세상을 떠났기에
진실거울의 작은 조각조차 찾을 길이 없었죠.
하릴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어느 날
왕궁 앞 길거리에서 의사선생님의 귀가 번쩍 열리는 일이 벌어졌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어른들이 얼른 아이들의 입을 막았지만 어린이들은 더 신나게 외칩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러자 어른들이 서로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주억거리며 중얼거립니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구먼∼”
임금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홍당무가 되고
이를 지켜보던 의사선생님의 얼굴도 대봉 홍시처럼 붉게 달아올랐어요.
“진실거울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어!”
의사선생님은 부리나케 자기 나라로 달려갑니다.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얼른 온 나라 유치원부터 찾아다니기 시작합니다.
비록 세상 모든 비밀과 세상 진실을 다 아는 척척박사는 아니어도
진실거울의 솔직함을 가장 많이 닮은 어린이들에게서
거짓말 전염병 바이러스를 치료할 약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진실거울이 못된 왕비를 닮아버린 거울효과의 전설을 알고 있던 의사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그리고 맑은 하늘처럼 활짝 웃는 어린이들의 환한 미소를
하나하나 녹음도 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연구실에 돌아와서 이리저리 분석하고 실험하고 연구한 결과
거짓말 바이러스가 줄어들고 원래의 진실한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길은
어린이들의 이야기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밝게 웃는 사진을
자주 보고 듣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가증한 일과 거짓을 행하는 자도 절대로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계시록21:27)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을 사랑하고 행하는 자는 다 바깥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계시록22:15)
의사선생님은 성경말씀대로 거짓말쟁이는 결코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믿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통령부터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대기업 회장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변호사 검사 판사에 이르기까지
잔뜩 퍼져 있는 거짓말 바이러스를 없애려고 애쓰는 거죠.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가복음10:14-15)
의사선생님은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찬양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었어요.
어린이들이 시편노래 부르는 모습을 하나하나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하나님께 두 손 모아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우리나라가 점점 하나님나라가 되어가게 해주세요. 대통령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거짓말 바이러스에서 벗어나 진실하게 해주세요...”
오늘도 의사선생님은 온 나라 거짓말바이러스를 몰아내기 위해서
어린이 닮기 거울효과를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정훈 지음. 2024년 10월 5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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