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바다 위를 걸어서”(요한복음 6:19)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기하 11:1-15) 다윗과 밧세바
1 그 다음 해 봄에, 왕들이 출전하는 때가 되자, 다윗은 요압에게 자기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의 군인들을 맡겨서 출전시켰다. 그들은 암몬 사람을 무찌르고, 랍바를 포위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
2 어느 날 저녁에, 다윗은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 왕궁의 옥상에 올라가서 거닐었다. 그 때에 그는 한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옥상에서 내려다보았다. 그 여인은 아주 아름다웠다.
3 다윗은 신하를 보내서,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다. 다녀온 신하가, 그 여인은 엘리암의 딸로서, 헷 사람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라고 하였다.
4 그런데도 다윗은 사람을 보내어서 그 여인을 데려왔다. 밧세바가 다윗에게로 오니, 다윗은 그 여인과 정을 통하였다. (그 여인은 마침 부정한 몸을 깨끗하게 씻고 난 다음이었다.) 그런 다음에 밧세바는 다시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다.
5 얼마 뒤에 그 여인은 자기가 임신한 것을 알고, 다윗에게 사람을 보내서, 자기가 임신하였다는 사실을 알렸다.
6 다윗이 그 소식을 듣고는, 요압에게 전갈을 보내서, 헷 사람 우리야를 왕궁으로 보내게 하였다. 요압이 우리야를 다윗에게 보내니,
7 우리야가 다윗에게로 왔다. 다윗은 요압의 안부와 군인들의 안부를 묻고, 싸움터의 형편도 물었다.
8 그런 다음에 다윗은 우리야에게 말하였다. “이제 그대의 집으로 내려가서 목욕을 하고 쉬어라.” 우리야가 어전에서 물러가니, 왕은 먹을 것을 함께 딸려서 보냈다.
9 그러나 우리야는 자기 상전의 종들과 함께 대궐 문간에 누워서 자고, 자기 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10 다윗은 우리야가 자기 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원정길에서 돌아왔는데, 왜 집으로 내려가지 않는지를, 우리야에게 물었다.
11 우리야가 다윗에게 대답하였다. “언약궤와 이스라엘과 유다가 모두 장막을 치고 지내며, 저의 상관이신 요압 장군과 임금님의 모든 신하가 벌판에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저만 홀로 집으로 돌아가서, 먹고 마시고, 나의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 할 수가 있겠습니까? 임금님이 확실히 살아 계심과, 또 임금님의 생명을 걸고 맹세합니다. 그런 일은 제가 하지 않겠습니다.”
12 다윗이 우리야에게 말하였다. “그렇다면, 오늘은 날도 저물었으니, 여기에서 지내도록 하여라. 그러나 내일은 내가 너를 보내겠다.” 그리하여 우리야는 그 날 밤을 예루살렘에서 묵었다. 그 다음날,
13 다윗이 그를 불러다가, 자기 앞에서 먹고 마시고 취하게 하였다. 그러나 저녁때에 그는 여전히 왕의 신하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고, 자기 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14 다음날 아침에 다윗은 요압에게 편지를 써서, 우리야의 편에 보냈다.
15 다윗은 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너희는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치열한 전선으로 앞세우고 나아갔다가, 너희만 그의 뒤로 물러나서, 그가 맞아서 죽게 하여라.”
(시편 14) 아무도 주님을 무시하지 못한다 [지휘자를 따라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하나님이 없다” 하는구나. 그들은 한결같이 썩어서 더러우니, 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
2 주님께서는 하늘에서 사람을 굽어보시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지,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펴보신다.
3 너희 모두는 다른 길로 빗나가서 하나같이 썩었으니,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4 죄악을 행하는 자는 다 무지한 자냐? 그들이 밥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나 주를 부르지 않는구나.
5 하나님이 의인의 편이시니, 행악자가 크게 두려워한다.
6 행악자는 가난한 사람의 계획을 늘 좌절시키지만,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신다.
7 하나님, 시온에서 나오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그들의 땅으로 되돌려 보내실 때에, 야곱은 기뻐하고, 이스라엘은 즐거워할 것이다.
(에베소서 3:14-21)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라
14 그러므로 나는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빕니다.
15 아버지께서는 하늘과 땅에 있는 각 족속에게 이름을 붙여 주신 분이십니다.
16 아버지께서 그분의 영광의 풍성하심을 따라 그분의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여 주시고,
17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마음속에 머물러 계시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이 사랑 속에 뿌리를 박고 터를 잡아서,
18 모든 성도와 함께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되고,
19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여러분이 충만하여지기를 바랍니다.
20 우리 가운데서 일하시는 능력을 따라,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넘치게 주실 수 있는 분에게,
21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도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요한복음 6:1-21) 오천 명을 먹이시다
1 그 뒤에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곧 디베랴 바다 건너편으로 가시니
2 큰 무리가 예수를 따라갔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가 병자들을 고치신 표징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3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서, 제자들과 함께 앉으셨다.
4 마침 유대 사람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 때였다.
5 예수께서 눈을 들어서,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모여드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어디에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6 예수께서는 빌립을 시험해 보시고자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자기가 하실 일을 잘 알고 계셨던 것이다.
7 빌립이 예수께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 사람들에게 모두 조금씩이라도 먹게 하려면, 빵 이백 데나리온어치를 가지고서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8 제자 가운데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와 형제간인 안드레가 예수께 말하였다.
9 “여기에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는 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10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앉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 곳에는 풀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이 앉았는데, 남자의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11 예수께서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앉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시고,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
12 그들이 배불리 먹은 뒤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은 부스러기를 다 모으고, 조금도 버리지 말아라.”
13 그래서 보리빵 다섯 덩이에서,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14 사람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참으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그 예언자이다” 하고 말하였다.
15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와서 억지로 자기를 모셔다가 왕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예수께서 물 위를 걸으시다
16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의 제자들은 바다로 내려가서,
17 배를 타고, 바다 건너편 가버나움으로 갔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께서는 아직 그들이 있는 곳으로 오시지 않았다.
18 그런데 큰 바람이 불고, 물결이 사나워졌다.
19 제자들이 배를 저어서, 십여 리쯤 갔을 때였다. 그들은,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무서워하였다.
20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21 그래서 그들은 기꺼이 예수를 배 안으로 모셔들였다. 배는 곧 그들이 가려던 땅에 이르렀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상식을 무너뜨리는 타락,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입니다.
구약, “너희는 우리야를 ... 맞아서 죽게하여라”(삼하 11:15)
시편, “너희 모두는 다른 길로 빗나가서 하나같이 썩었으니,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시편 14:3)
서신서,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에베 3:19)
복음서,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요한 6:11)
오늘 요절은,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입니다.(요한복음 6:19)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무엘기하 11:1-15, 시편 14)]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다윗이 간음하고 살인하다’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10장)까지 모든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다윗이
권력의 정점에서, 아! 자신과의 싸움에서 거꾸러집니다.
나태가 음욕을 낳고, 음욕이 간음과 거짓과 살인까지 일으키는
악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야는 마치 예언자처럼 의연합니다.
“언약궤와 이스라엘과 유다가 모두 장막을 치고 지내며...”(11)
지난주 나단을 통해 다윗에게 보이신 하나님의 마음을 상기시키는 것만 같습니다.(7:6-7, 10)
그럼에도 죄악과 거짓의 수렁에 빠진 다윗은
우리야의 예언과 충심을 듣고 회개는커녕, 오히려 충신을 살해합니다.
늘 다윗을 감동시키시던 주님의 영이 떠나신 걸까요?(삼상 15:13)
나단을 통하여, 그리고 우리야를 통하여 거듭 일러주시는 하나님의 뜻,
늘 우리와 함께 하시며 내 모든 것을 살피고 계시는 임마누엘 주님을
어찌 그리 까맣게 잊을 수 있을까요?
다른 이도 아닌 천하의 다윗이!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악인의 어리석음’(아무도 주님을 무시하지 못한다)입니다.
오늘 시편은 첫 구절부터 인생의 모든 타락상의 뿌리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어리석은 사람”(1)이란 머리가 나쁜 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무시하는 자, 하나님께 무관심한 자,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그 큰 사랑을 잊고 사는 자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없다”(1)라는 말은,
하나님이 멀리 있어서 나를 살피지도 간섭하지도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리하여 어리석은 자는 하나님을 깔보고 죄악을 밥 먹듯 하지만,
의인은 하나님께서 내 가까이 계셔서 날 편드시고(5) 보호하심을 압니다.(6)
그런즉 의인이란, 늘 신실하신 하나님 말씀을 의지하며
임마누엘 하나님을 늘 각성하고 사는 슬기로운 자를 가리킵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에베소서 3:14-21, 요한복음 6:1-21)]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교회를 위한 사도의 중재기도’(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라)입니다.
“속사람”(16)이란 ‘마음’, 즉 인간의 깊은 내면, 인격의 중심을 가리킵니다.
속사람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큰 사랑을 점점 더 알아가게 되며,
그 사랑을 닮아 마침내 하나님 사랑의 충만하심을 누리게 됩니다.(19, 20)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마음속에 머물러 계시게 하여 주시기를 빕니다”(17),
“여러분이 사랑 속에 뿌리를 박고 터를 잡아서”(17),,,
이 말씀 속에, 임마누엘의 기운이 감돕니다.
온 교회가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을 깨닫고 누리기를,
옥중에서 무릎 꿇고 빌고 있는 사도바울의 염원이 강렬합니다.(14)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오천 명을 먹이시다, 바다 위를 걸으시다’입니다.
오늘 본문은 앞으로 몇 주간 이어질 ‘빵에 관한 연설’(22-59)의 서막입니다.
“빵”은 하늘에서 온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이어줄 징검다리입니다.
“유월절이 가까운 때였다”(4)에서 출애굽 ‘만나’, 그 하나님 사랑이 떠오릅니다.
오병이어 표적은 특히 제자들에게 강렬하였을 것입니다.
빌립과 안드레와 대화하시는 과정이, 특히
12제자가 12광주리 가득 부스러기를 주워 모으는 과정이 그러합니다.(12-13)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기회로,
하나님의 생생한 사랑을 꼭꼭 씹어 맛볼 기회로 만드신 것입니다.
곧이어 제자들은 어두운 밤바다에서 공포 속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어둠과 혼돈, 공포스런 죽음의 위기조차 기회로 만드신 것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제자들에게 다가와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십니다.
하나님이 이리 가까이 함께 계심을 온몸으로 깨닫게 하신 것입니다.
(※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권력의 정점에서 사는 세상 왕들은 탐욕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그 더러운 탐욕과 범죄는 가려지고 덮어지기 일쑵니다.
그런데 오늘 다윗의 범죄는 성경에 새겨져 3천년을 넘어넘어
이스라엘을 넘어 온 세상 사람이 읽고 가슴을 치게 합니다.
다윗의 탐욕은 하나님을 잊어도,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신 것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은, 내 기억력과 상관없이 나와 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의 흔적이요 절정이며
역사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그러고 보니, 언약궤를 바짝 가까이 두었음에도 다윗은 탐욕에 빠집니다.
그렇게 세상의 저울은 돈과 권력의 무게가 진리의 무게보다 크다고 외칩니다.
적군보다 더 악독한 아군의 수장 다윗, 저 어리석은(시14:1) 행악자(6) 다윗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권력자들 또한 이슈로 이슈를, 더 큰 악으로 악을 덮고 있습니다.
“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시14:1),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3) 라고 노래한 시인이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신다”라고 노래하고(6)
오늘 예수님은 굶주린 사람들을 배부르게 먹이십니다.
그리고 풍랑 속에서 헤매는 제자들을 위해서
풍랑을 무릅쓰고 바다 위를 걸어가십니다.
십리도 넘는(요6:19) 길 없는 길을 달려오십니다.
성육신으로 임마누엘 사랑의 극치를 보여주신 하나님의 일상이십니다.
[나머지]
*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시는 상상초월 주님의 사랑
오늘 우리에게는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특히 작은 것, 약한 것을 소중히 여기시는 주님 사랑을 낱낱이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첫 제자였으나 핵심 제자그룹(베드로, 야고보, 요한)에서는 늘 빠져 있던 안드레! 그 안드레가 아주 작은 믿음으로 오병이어 어린이를 소개합니다. 거의 불신에 가까운 말도 합니다. “...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9)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안드레의 그 작은 기대, 보일락 말락 한 저 작은 기대조차 믿음으로 받아들이신 걸까요? 이 또한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작은이들의 보일 듯 말 듯 작은 믿음과 작은 헌신을 크게 쓰시는,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또한 지금 풍랑만난 작은 배와도 같은 우리를 향해 가장 빠른 지름길로 달려오시는 그 사랑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우리 주님의 사랑입니다.
** 다윗과 헤롯
오늘 다윗의 모습은 지지난 주 복음서 본문의 헤롯왕과 같습니다. 욕정과 탐욕이 큰 죄로 발전합니다. 예언자를 죽인 일입니다. 헤롯은 세례자 요한을, 다윗은 우리야를 죽입니다. 제 눈에는, 오늘 다윗이 헤롯보다 더 더럽고 참혹하게 예언자 우리야를 죽였습니다.
*** 이런 더러운 사건을 담은 성경이라니
오늘 다윗이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야를 죽이는 과정은 매우 더럽고 부끄러운 내용입니다. 가뜩이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교회가 손가락질 받는 이 시대에 이런 내용은, 거룩한 성경말씀에서 정말 감추고 싶습니다. 그런데 본 훼퍼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서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않았던 불세출의 기독교 윤리학자 본 훼퍼! 그가 성경말씀에 대해 남긴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바른말도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선하고 착한 이야기도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역사를 변화시키고 죽은 자를 살리는 생명의 말씀이다.”
**** 다윗과 같은 우리의 ‘임마누엘 치매’를 낫게 해주시기를
출애굽 백성, 배고픈 광야 백성에게 만나를 내리신 하나님께서 오늘은 오병이어를 배불리 먹이십니다.(요한 6:12) 그 많은 이들이 원하는 대로 먹게 하신 것입니다.(11) 부스러기가 열두 광주리나 남도록 흠뻑 먹여주신 것입니다! 온 세상 탐욕과 전쟁의 원인인 죽음의 공포, 그 첫 번째 공포인 굶주림의 공포를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풀어주신 것입니다. 흠뻑 그 사랑을 먹음으로 그 사랑을 심장에, 혀끝에 새겨주신 것입니다. 어두운 밤바다의 큰 바람과 풍랑 또한 죽음의 공포였습니다.(18) 이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풀어주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열두 제자가 그 사랑을 흠뻑 먹은 것처럼, 오늘 서신서본문의 사도바울도 역시 그 사랑을 흠뻑 먹은 제자입니다. 내가 맛본 임마누엘 그 크신 사랑,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에베 3:19),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넘치게 주실 수 있는” 그분께서(20) 내 제자들도 맛볼 수 있게, 흠뻑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하시기를, 오늘도 바울은 엎드려 빕니다.(14) 그런데 오늘 구약본문의 다윗이 자꾸만 마음에 걸립니다. 성령께서 도우심으로 임마누엘을 늘 기억하며 살던 천하의 다윗이 한순간 임마누엘 치매 환자가 되어버린 것인가? 마치 부활신앙의 최정상에서 사는 것처럼 설교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전혀 부활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처럼 사는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부활은커녕, 천국은커녕, 탐욕스런 지옥도를 그리며 사는 모습 말입니다. 우리야의 마지막 한마디가 다윗의 등골을 서늘하게 합니다. 아니 우리 한국교회의 뼈마디마디에 서리가 돋게 합니다. “...임금님의 생명을 걸고 맹세합니다. 그런 일은 제가 하지 않겠습니다.”(삼하 11:11) 오늘 다윗을 생각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또다시 무릎 꿇고 주님의 은총을 비는 일입니다. 내 작은 임마누엘 신앙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탐욕, 탐욕이 틈타지 못하도록 내가 너무 가난하게도 마시고, 너무 아프게도 마시고, 너무 외롭게도 마시기를 엎드려 빌 뿐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요한복음 6:20)
***** 풍랑 만난 한국교회를 향하여 최단거리로 달려오시는 주님
다윗은 지난주 구약본문에서 예언자 나단에게 <아직도 휘장 안에 있는 언약궤>를 언급했습니다.(삼하7:2) 그런데 오늘 충신 우리야가 다윗에게 바로 그 언약궤, <아직도 휘장 안에 있는 언약궤>를 언급합니다.(삼하11:11) 그럼에도 신기할 정도로 다윗은 하나님을 못 느낍니다. 마치 무엇에 홀리고 마비된 사람처럼! 만약 그때 그 순간 다윗이 우리야의 입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느꼈다면, 얼른 회개하고 그 죄악은 증폭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아무리 많은 말씀을 읽고 있어도 지금 아무리 많은 찬양을 부르고 있어도 그게 가짜일 수 있는 것일까요? 찬양을 해도, 말씀을 읽어도, 예배를 해도, 지금 하나님을, 주님의 임재하심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말입니다. 천하의 다윗이 저럴 지경이니 혹시 나도 무늬만 예배이고, 무늬만 하나님 영광이 아닌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살피고 또 살피며 나와 주님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길을 찾을 일입니다. 큰 바람 사나운 물결에(요6:18) 흔들리는 제자들의 배처럼, 지금 총체적 난국의 시대 타락한 정치의 큰 바람에 한바탕 흔들리는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하게 주님을 찾을 때입니다. 주님께서 지금도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펴보십니다.(시편14:2) 그리고 주의 이름을 부르는 우리를 발견하시고 주님께서는 바다 위를 걸으실 만큼, 최대한 빨리 최단거리로 달려오실 것입니다.
****** 말씀노래 ‘사랑이 차곡차곡’
1절) 사랑이 차곡차곡 쌓이게되면, 신비하고 놀라운 꽃이핀단다,
사랑하나 사랑둘 쌓이게되면, 세송이가 아니라 열두송이라
2절) 보리떡 다섯개랑 생선두마리, 일곱송이 아니라 열두송이라
예수님 사랑의손 놀라운손맛, 온세상 다시없을 놀라운식탁
3절) 제자들이 배타고 십리를가니, 어둔밤 거센풍랑 너무무서워
예수님 제자사랑 쌓이고쌓여, 물위로 달려가는 놀라운사랑
(이정훈 지음)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오병이어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9호)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쫒다 보니
어느새 주변이 사람으로 가득하다
배고픈 군중 앞에 있는 것은 아이의 도시락
나누다 보니 과했나 나머지가 생겼네
배부른 사람들이 잡아두려 하길래
산 넘고 바다 걸어 사라지셨다
[시편시조] 시편 14, 하나님을 무시하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9호)
하나님을 무시하며 가난한 이 삼키는 자
더러운 악인들아 하나님이 나오신다
오소서 구원하소서 의인의 편 하나님
[시편노래] 시편 14, 어리석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 119호)
[본문] (시편 14)
[노랫말]
1.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하나님이 없다고 우기는구나
한결같이 썩어서 더러운 자들, 바른 일 하는 사람 하나 없구나
2. 주님께서 하늘에서 굽어보시며, 지혜로운 사람 있나 살펴보시나
하나 같이 빗나가고 썩어빠져서, 하나님을 찾는 사람 하나 없구나
3. 내 백성을 삼키는 악한 자들아, 내 이름을 모르는 무지한 자야
의인의 편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가난한 자 하나님이 보호하신다
4. 하나님 이스라엘 구원하소서, 시온에서 나오시어 구해주소서
주의 백성 고향으로 보내주실 때, 야곱이 덩실덩실 춤을 추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4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4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9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어리석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하나님이 없다” 하는구나. 그들은 한결같이 썩어서 더러우니, 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
2 주님께서는 하늘에서 사람을 굽어보시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지,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펴보신다.
3 너-희 모두는 다-른 길로-, 빗-나-가서 하나같-이- 썩었-으니-,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4 죄악을 행하는 자는 다 무지한 자냐? 그들이 밥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나 주를 부르지 않는구나.
5 하나님이 의인의 편이시니, 행악자가 크게 두려워한다.
6 행악자는 가난한 사람의 계획을 늘 좌절시키지만,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신-다--,
7 하나님 시온에-서- 나오-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주십-시오-∼!
[다함께]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그들의 땅으로 되돌려 보내실- 때-에--,
야곱-은-- 기뻐-하고-, 이스라엘-은 즐거워할 것-∼이∿다-∼∥
[말씀동화] 말씀노래극 「오병이어의 비밀」 만들기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뮤지컬 오디션 준비하느라 날달걀 깨먹던 시절 이야기예요.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이 하나둘 예배당에 모여듭니다.
민기오빠 성화에 단잠을 깨고 모인 겁니다.
교회도 안 다니는 민기오빠가 우리 교회학교 일에 이렇게 부지런 떠는 건
다 노래극 때문이죠.
어른들 뮤지컬 공연을 되게 좋아하는 민기오빠가
언제부턴가 마을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 노래극 만드는 일에 푹 빠지더니
아예 교회학교 전도사님을 꼬드겨서 성경말씀 노래극 만들기를 시작한 거예요.
전도사님은 민기오빠처럼 착하고 재능이 넘치는 학생이 탐났는지
얼른 말씀노래극 극단을 꾸려서
복음서말씀으로 노래극 만드는 일을 시작하신 거죠.
이번 주일 복음서말씀은 오병이어와 바다 위를 걷는 예수님이야기입니다.
놀라운 사건이 연속해서 벌어지는 장면을
과연 우리는 어떤 모양의 노래극으로 만들 수 있을까?
아이들은 전도사님을 따라 성경말씀을 반복해서 읽은 뒤 의견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작은 아이의 오병이어 도시락처럼 열두 광주리 부스러기도 작은 것의 상징이지”
“작은 것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과 달리, 예수님은 늘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셔”
그때 먹보 진구가 엉뚱한 상상력을 펼칩니다.
“그런데 꼭 오병이어 도시락이 필요했을까? 예수님은 돌로도 빵을 만들 수 있는 분인데?”
재간둥이 나리가 얼른 끼어듭니다.
“돌뿐이겠어? 눈에 안 보이는 텅 빈 공간에 가득한 온갖 것들을 모아서 뭐든지 만드시지 않을까?
눈에 안 보이지만 온 집안의 물 기운을 모아서 큰 바가지 하나 가득 물을 모아내는 제습기처럼!”
먹보 진구가 군침을 흘리며 또 다른 엉뚱한 얘기를 합니다.
“그럼 빵과 물고기 도시락보다 훨씬 더 맛있는 음식도 만들 수 있었던 거였잖아?”
“더 맛있는 음식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고 상상초월 사건이라는 게 핵심이고,
지금 우리에겐 이 상상초월의 사건, 그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필요한 거야.”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의 상상마당을 지켜보시던 전도사님이
서신서 본문말씀 한 구절을 덧붙이며 교통정리를 해주셨어요.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넘치게 주실 수 있는 분”(엡3:20)
아이들의 상상마당은 한없이 이어집니다.
“그나저나 곧이어 벌어진 디베랴바다에서 벌어진 일은 더 놀랍지 않아?”
“그 장면을 연출하려면 무대와 객석이 온통 어두워야 할 테니, 밤에 공연해야 하나?”
“풍랑에 흔들리는 배 안에서 이리 쿵 저리 쿵, 쓰러지는 제자들 모습은 어떻게 연기하나?”
“어두운 밤 거센 풍랑을 맞으시며 십리도 넘는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얼굴은
땀이 비처럼 흘리셨겠지? 그 표정은 또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한바탕 아이들의 상상마당이 신바람 나게 펼쳐진 뒤에
민기오빠는 전도사님이 이끄시는 극본 팀을 꾸려 진행을 맡긴 뒤에
본격적으로 음악 팀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작은 아이가 바친 오병이어 도시락으로 벌어진 일이니까
작은 악기가 안성맞춤이니 작은 악기 팀을 만들자”
“기타보다는 우쿨렐레, 피아노보다는 멜로디언이 좋겠지?”
“북이나 장구보다는 소구가 낫겠어. 리코더랑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도 쓰자”
“탬버린은 어떨까? 바다에 풍랑이 일어날 때 탬버린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작은 악기를 모아 만든 ‘작은 악기팀’을 꾸린 뒤에
우리는 민기오빠와 함께 노래를 고르기 시작했어요.
“노래도 작은 노래, 동요를 모아서 부르는 게 어떨까?”
우리는 만장일치로 ‘예수님은 옹달샘’을 이번 작품의 주제가로 골랐어요.
“예수님은 옹달샘 시원하고 맛있지, 먹고 먹고 먹어도 포롱 포롱 퐁퐁퐁,
욕심쟁이 혼자서 배터지게 먹어도, 예쁜 아이 여럿이 나누어서 먹어도,
예수님의 옹달샘 포롱 포롱 퐁퐁퐁∼” (홍보연 지음. ‘예수님은 옹달샘’)
수많은 동요 가운데서 몇 곡을 더 고른 뒤에 본문말씀을 요약한 말씀동요도 짓기로 했어요.
여럿이 함께 끙끙대며 노랫말을 짓고, 이어서 우리교회 으뜸음악가 승원이가
얼른 물 흐르듯이 쉬운 가락을 붙여주었어요.
말씀노래극 연습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우리 마음은 부풀어 오릅니다.
우리가 함께 지은 말씀동요가 되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반복해서 부르는 우리의 말씀동요 ‘사랑이 차곡차곡’을 들으시며
전도사님 얼굴이 빙그레 얼굴이 되니, 하나님은 지금 어떤 미소를 지으실지 궁금합니다.
1) 사랑이 차곡차곡 쌓이게되면, 신비하고 놀라운 꽃이핀단다,
사랑하나 사랑둘 쌓이게되면, 세송이가 아니라 열두송이라
2) 보리떡 다섯개랑 생선두마리, 일곱송이 아니라 열두송이라
예수님 사랑의손 놀라운손맛, 온세상 다시없을 놀라운식탁
3) 제자들이 배타고 십리를가니, 어둔밤 거센풍랑 너무무서워
예수님 제자사랑 쌓이고쌓여, 물위로 달려가는 놀라운사랑
(말씀동요 ‘사랑이 차곡차곡’ 이정훈 작사, 박승원 작곡)
[이정훈 지음. 2024년 7월 27일 토요일 아침]
(어린이 노래극을 사랑한 사람 뒷것 김민기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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