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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신정절 13주(왕국절 13주, 창조절 12주, 2023년 11월 19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서로 격려하고, 서로 덕을 세우십시오(데살로니가전서 5:11)

 

[성서일과 4본문]

(사사기 4:1-7)

1. 에훗이 죽은 뒤에, 이스라엘 자손은 다시 주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악한 일을 저질렀다.

2. 그래서 주님께서는 하솔을 다스리는 가나안 왕 야빈의 손에 그들을 내주셨다. 그의 군지휘관은 이방인의 땅 하로셋에 사는 시스라였다.

3. 야빈은 철 병거 구백 대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십 년 동안 이스라엘 자손을 심하게 억압하였다. 그래서 이스라엘 자손은 주님께 울부짖었다.

4. 그 때에 이스라엘의 사사는 랍비돗의 아내인 예언자 드보라였다.

5. 그가 에브라임 산간지방인 라마와 베델 사이에 있는 '드보라의 종려나무' 아래에 앉아 있으면, 이스라엘 자손은 그에게 나아와 재판을 받곤 하였다.

6. 하루는 드보라가 사람을 보내어, 납달리의 게데스에서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을 불러다가, 그에게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분명히 이렇게 명하셨습니다. '너는 납달리 지파와 스불론 지파에서 만 명을 이끌고 다볼 산으로 가거라.

7. 야빈의 군지휘관 시스라와 그의 철 병거와 그의 많은 군대를 기손 강 가로 끌어들여 너의 손에 넘겨 주겠다.'"

 

(시편 123)

1. 하늘 보좌에서 다스리시는 주님, 내가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봅니다.

2. 상전의 손을 살피는 종의 눈처럼, 여주인의 손을 살피는 몸종의 눈처럼, 우리의 눈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원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우러러봅니다.

3.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너무나도 많은 멸시를 받았습니다.

4. 평안하게 사는 자들의 조롱과 오만한 자들의 멸시가 우리의 심령에 차고 넘칩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1-11)

1. 형제자매 여러분, 그 때와 시기를 두고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겠습니다.

2. 주님의 날이 밤에 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은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3. 사람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하고 말할 그 때에, 아기를 밴 여인에게 해산의 진통이 오는 것과 같이, 갑자기 멸망이 그들에게 닥칠 것이니, 그것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4. 그러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어둠 속에 있지 아니하므로, 그 날이 여러분에게 도둑과 같이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5.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요,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6.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자지 말고, 깨어 있으며, 정신을 차립시다.

7. 잠자는 자들은 밤에 자고, 술에 취하는 자들도 밤에 취합니다.

8. 그러나 우리는 낮에 속한 사람이므로, 정신을 차리고, 믿음과 사랑을 가슴막이 갑옷으로 입고, 구원의 소망을 투구로 씁시다.

9.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진노하심에 이르도록 정하여 놓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도록 정하여 놓으셨습니다.

10.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것은, 우리가 깨어 있든지 자고 있든지,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1. 그러므로 여러분은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과 같이, 서로 격려하고, 서로 덕을 세우십시오.

 

(마태복음 25:14-30)

14. "또 하늘나라는 이런 사정과 같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서, 자기의 재산을 그들에게 맡겼다.

15. 그는 각 사람의 능력을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달란트를 주고, 또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또 다른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16.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곧 가서, 그것으로 장사를 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

17.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그와 같이 하여, 두 달란트를 더 벌었다.

18. 그러나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가서, 땅을 파고, 주인의 돈을 숨겼다.

19. 오랜 뒤에, 그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말하기를 '주인님, 주인께서 다섯 달란트를 내게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였다.

21. 그의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많은 일을 네게 맡기겠다. 와서,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려라.'

22.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다가와서 '주인님, 주인님께서 두 달란트를 내게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의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많은 일을 네게 맡기겠다. 와서,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려라.'

24. 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가와서 말하였다. '주인님, 나는, 주인이 굳은 분이시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줄로 알고,

25. 무서워하여 물러가서, 그 달란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에 그 돈이 있으니, 받으십시오.'

26. 그러자 그의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너는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알았다.

27. 그렇다면, 너는 내 돈을 돈놀이 하는 사람에게 맡겼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내가 와서,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받았을 것이다.

28.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서,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29. 가진 사람에게는 더 주어서 넘치게 하고, 갖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있는 것마저 빼앗을 것이다.

30. 이 쓸모없는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아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일이 있을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입니다.

 

구약, “너의 손에 넘겨주겠다”(사사기 4:7)

시편,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편 123:3)

서신서, “깨어있으며 정신을 차립시다”(데살로니가전서 5:6)

복음서, “각 사람의 능력을 따라...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마태복음 25:15)

 

오늘 요절은, “서로 격려하고, 서로 덕을 세우십시오입니다.(데살로니가전서 5:11)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사기 4:1-7 / 시편 123)]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사사 드보라와 바락이 시스라를 이기다입니다.

시스라는 가나안 여러 성읍들의 맹주인 하솔 왕 야빈의 명을 받는 장수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뜻을 무시하고 살다가

20년 동안이나 야빈에게 억압받던 시절입니다.

 

드보라는 예언자였으며, 하나님 뜻대로 백성을 재판하던 사사였습니다.(4)

그 이름 꿀벌처럼 열 일하는 드보라!

늘 하나님 뜻을 우러르며 사는 사람 드보라가 드디어 하늘의 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바락에게 하명합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분명히 이렇게 명하셨습니다...”(6)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봄입니다.

때는 바벨로 포로기 이후로 보입니다.

이방세력에 기죽어 살아가는 상황이,(3-4)

마치 구약본문의 20년 야빈과 시스라 시대처럼 느껴집니다.

 

주님을 잊고 살다가 고통이 깊어지니 이제 하나님 손길이 간절해집니다.

이제야 깨어나 주님의 손길, 주님의 명과 은혜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자다가 깨어난 것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데살로니가전서 5:1-11 / 마태복음 25:14-30)]

오늘 서신서본문 소제목은 다가올 날의 빛 가운데서 행하는 삶입니다.

구약의 드보라와 시편 기자가 주님의 명이 떨어지길 깨어 우러르듯이

우리는 주님의 날, 재림의 그 날을 깨어 기다립니다.

늘 깨어 기다려야 함은, 그날과 그 시각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2-3)

 

그런데 하나님의 도를 깨친 사람, 믿음소망사랑의 도를 사는 사람(8),

즉 말씀에 깨어 있는 사람에게는 그 날이 도둑처럼 덮칠 수 없습니다.(4)

왜냐하면, 이미 그날을 앞당겨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맡긴 돈에 관하여입니다.

본문 바로 앞 열 처녀의 비유, 바로 뒤 최후의 심판은 마지막 때에 관한 말씀입니다.

이 두 마지막 때의 긴장감 사이에 오늘 본문이 있습니다.

주님의 날까지 우리가 살아내야 할 지혜가 간지(間紙)처럼, 숨은 보물처럼 끼어있습니다.

 

이 보물, 오늘 본문의 알맹이는 용기입니다.

내 한 몸 보존하려 안주하는 삶을 넘어서는 일생의 용기!

주님께서 맡기신 달란트는 주님의 일즉 구원사역입니다.

이 일은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모두 거룩하고 귀하고 막중한 일입니다.

 

마치 폭풍우 몰아치는 칠흑 같은 밤바다의 등대처럼,

마치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119 구조대처럼

오늘 본문의 달란트는, 지금 <고난 받는 이들>에게 빛나는 용기그 자체입니다.

 

그 달란트를 그 긴 세월 동안(19) 묻어두었으니 주인이 진노하실 수밖에!

달란트를 묻어둔 원인은 용기 없음, 즉 두려움이요(25),

그 결과 게으름이요(26), 죄악인(26) 것입니다.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을 참고했습니다.)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예배력(교회력)의 섣달그믐인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을 한 주 앞둔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은

<주님의 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 날을 앞두고

마치 달리기 선수처럼 숨가쁩니다.

 

구약본문은 반복해서 주님을 잊어 고통에 빠지기 일쑤인 사사시대의 백성을 보여줍니다.

주님을, 주님의 말씀을 잊고, 주님 뜻에서 빗나가는 인생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돈과 권력을 쫓는 우상숭배 인생은

그 결과 극한 고통을 겪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립니다.

 

구약본문은 그런 백성의 그런 행위를 악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4:1)

서신서는 그런 자들을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살전5:5)

복음서는 그런 자들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하였습니다.(25:26)

나의 주인이신 그분의 뜻을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모르는 척,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드보라처럼 깨어 기도하며 주님 말씀을 기다리는 사람(4:6)

빛의 자녀, 낮의 자녀처럼 늘 깨어 서로 격려하고 덕을 세우는 사람(살전5:5-6,11)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받은 종처럼

곧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주인의 재산을 늘리는 사람(25:16-17)

 

이런 사람들은 주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사람이요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릴 사람들입니다.(마태25:21, 23)

 

한 달란트는(25:18,24-25) 다섯 달란트 보다 작고, 두 달란트의 절반이지만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한 달란트는 무게가 약 35, 노동자 15년 품삯에 해당하는 큰돈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은, 크건 작건 모두가 그만큼 중하다는 것입니다.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고 오랜 세월을 살았던 한 달란트 받은 종이란

이런저런 핑계로 주님의 일 묻어두고

내가 먹고사는 일, 내 관심분야에 몰두하며 살다가 인생의 끝에 이른 사람을 보여줍니다.

추측컨대,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종에 비해 훨씬 큰 세상 부자, 권력자로 살았을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인생은 하늘나라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입니다.(25:14)

하늘나라에서 주인과 함께 기쁨을누릴(25:21,23) 복을 차버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약자들의 신음과 울음소리

그것을 보고도 못 본척하는 우리 인생이 바로 저 한 달란트 인생이 아닌지,

섣달그믐이 가까운 오늘

인생의 그믐이 오기 전에 돌아보게 하시는 주님은혜, 사랑의 말씀입니다.

 

 

 

[나머지]

* 늘 깨어 주님을 우러르는 인생이 받는 달란트

만물이 무르익어 추수하고 저장할 때입니다. 만사가 무르익어 알곡과 쭉정이를 가르는 심판의 날이 가깝습니다. 늘 깨어 주님을 우러르는 인생이라야 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명을 받고 따라야 우리 모두 함께 참 생명을 얻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지구가 준 선물, 마지막 일주일이라는 학원 광고를 보았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시대에, 그 어떤 큰 보화가 주님의 뜻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깨어 있어야 그 뜻을, 그 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은 명령이요, 곧 목숨입니다. 부귀영화를 바라보는 인생은 결코 주님의 뜻을 겸하여 바랄 수 없습니다. 부귀영화를 향하려는 마음을 돌이켜 주님의 뜻을 우러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 한 몸 편안하고 편리한 인생에서 돌이켜, 불편해도 불안해도 우리 모두의 목숨을 구하려고 그렇게 사는 용기! 그것이 바로 달란트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 달란트, 용기를 받은 주님의 종들입니다.

 

 

 

 

 

[말씀동시] 오아시스의 관리인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16)

사막의 주인이 오아시스를 맡기면서

마르지 않게 하라며 씨앗을 줬다

씨앗은 심었고 물을 줘야 하는데

오아시스 마를까 두려워 주지 않았다

간신히 자란 것은 앙상한 나무

그늘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오아시스와 함께 말라버렸다

 

 

 

 

[시편시조] 시편 123, 오만한 자 멸시조롱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6)

오만한 자 멸시조롱 우리 심령 터질 때에

오로지 우리 눈은 주님만 우러르네

자비를 주의 자비를 베푸소서 여기에

 

 

 

 

[시편노래] 시편 123,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릅니다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성실문화116)

[본문] (시편 123)

[노랫말]

1.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릅니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나이다

주인의 손 살피는 종의 눈처럼, 자비하신 주님만 우러릅니다

2.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릅니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나이다

오만한 자 멸시조롱 넘치나이다, 오 주여 자비를 베푸옵소서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어서, 예전에 주원남 목사가 지은 시편 147, 예루살렘 시온아 찬양하여라’(성실문화 109) 가락에 붙였다.

 

[악보] 시편 123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릅니다)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20231119 시편노래 123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릅니다.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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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송서(誦書)] 시편 123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6)

(새야새야가락에 맞추어)

 

1. ==== 보좌에서==, 다스리--== ====,

==== 눈을 들어==, =님을== 우러러봅니-==

 

2. 상전의 손을 살피는 종의 눈처럼, 여주인의 손을 살피는 몸종의 눈처럼, 우리의 눈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원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우러러봅니다.

 

3. ==== 우리에게==, =비를== 베풀어 주십시==,

우리에게== =비를==, (=비를==) 베풀어 주십시==

 

너무나도 많은 멸시를 받았습니다.

4. 평안하게 사는 자들의 조롱과 오만한 자들의 멸시가

 

[다함께]

=리의== =령에==, ==== 넘칩니다==,

(=리의== =령에==, 차고 넘칩니-== 넘칩니다==)

 

가락은 새야새야, 파랑새야, 장단은 중모리로 (또는 중중모리로) 읊는다.

쉼표(‘,’)까지 한마디가 12, 즉 중모리 한 장단이다.

한 박(‘=’)은 편의상 2분박(‘--’)으로 쪼개어 짚을 수도 있다.

밑줄(‘ ’)친 부분은 글자 수가 몇 개든 3박으로 읊으면 된다.

크고 굵은 글자는 찬양대가 송서(誦書, 새야새야)로 읊조리고, 나머지 작은 글자는 회중이 낭독한다.

(엷은 글자를 평이하게 읽지 않고 가락을 넣어 읊조린다면, 거꾸로 굵은 글자를 회중이 읊조릴 수도 있다.)

가락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어우러지는 멋이 있어 좋다.

마지막 절은 다함께 읊조린다.

  

20331119 시편송서 123.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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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동화] 다람쥐의 기억력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도토리 묻어두려다가 다람쥐한테 야단맞던 시절 이야기예요.

 

뒷동산에 가을이 너무 깊어 초겨울 찬바람이 불어오지만

다람쥐는 두 볼이 봉긋해지고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갑니다.

가을 내내 뒷동산 여기저기 묻어둔 도토리 저장소 때문이죠.

 

그런데 이를 어쩌나?

뒷동산 가장 귀한 손님 산군(山君) 호랑이가 오랜만에 놀러 와서

맛있는 도토리묵을 쑤어 대접하려는데

아무리 뒤져도 도토리 저장소를 찾을 수 없네?

 

산군님, 미안합니다. 도토리 묻어둔 곳이 기억나질 않아요.”

 

호랑이는 짐짓 너그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 꼬리가 축 처진 다람쥐를 다독입니다.

 

괜찮아요, 우리에겐 열두 덩이 곶감이 있잖아요.”

 

다람쥐는 고개도 못 들고 호랑이의 선물 곶감을 만지작거리기만 합니다.

 

 

다람쥐네 집을 기웃거리던 샘 많은 여우가 한마디 했어요.

 

산군님, 다람쥐는 머리가 너무 작아서 기억력도 콩알만 하답니다.”

 

다람쥐의 작은 머리가 더 아래로 떨어지려하자

호랑이가 껄껄 웃으며 다독입니다.

 

앞으론 도토리 묻을 때 나랑 함께 묻읍시다. 난 머리가 크니까.”

 

다람쥐 고개가 조금씩 올라가고 입 꼬리도 올라가자

이를 본 꾀돌이 여우가 호랑이를 말리며

냉큼 유식한 말을 던집니다.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 숨겨둔 종이 주인님께 무지무지 야단맞았다는

아주 유명한 성경말씀도 모르시나요?”(마태복음25:18,24-30)

 

여우의 한마디에 다람쥐와 호랑이의 눈과 입이

호떡처럼 동그래집니다.

 

 

지나가던 기러기 한 마리가 높은 하늘에서 노래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원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우러러봅니다.”(시편123:2b)

 

뒤따르던 두루미 한 마리가 이어서 노래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너무나도 많은 멸시를 받았습니다.”(시편123:3)

 

그러자 아까부터 매의 눈으로 지켜보던 장산곶 매 한 마리가 큰소리로 외칩니다.

 

여우는 틀렸다. 도토리는 달란트가 아니다.”

 

비로소 뒷동산에서 가장 머리가 큰 호랑이가 고개를 높이 들고 말합니다.

 

그렇군! 도토리는 먹을거리고, 달란트는 주인님 재산, 하나님이 맡기신 하나님의 일이다.”

 

다람쥐의 작은 입 꼬리가 다시 솟아오르고

여우는 자리를 뜨며 중얼중얼 한마디를 남깁니다.

 

너무 많이 숨겨두니 기억하기 어렵지. 덜 묻어두고 많이 나눠먹으면 너의 기억력이 밝아진다.”

 

먹을거리 모으는 일은 내 일이지만, 그걸 나눠 먹으면 하나님의 일 하는 것이로구나.

다람쥐는 작은 머리를 주억거리며 비로소 호랑이의 선물 곶감을

할짝할짝 먹기 시작하고

다람쥐 집 앞마당은 잔뜩 떨어진 노란 은행잎으로 환하게 밝아집니다.

 

[이정훈 지음. 20231115일 수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