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고, 깨어있어라”(마가복음 13:33)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64:1-9)
1. 주님께서 하늘을 가르시고 내려오시면, 산들이 주님 앞에서 떨 것입니다.
2. 마치 불이 섶을 사르듯, 불이 물을 끓이듯 할 것입니다. 주님의 대적들에게 주님의 이름을 알게 하시고, 이방 나라들이 주님 앞에서 떨게 하여 주십시오.
3. 주님께서 친히 내려오셔서, 우리들이 예측하지도 못한 놀라운 일을 하셨을 때에, 산들이 주님 앞에서 떨었습니다.
4. 이런 일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귀로 듣거나 눈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주님 말고 어느 신이 자기를 기다리는 자들에게 이렇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5. 주님께서는, 정의를 기쁨으로 실천하는 사람과,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과, 주님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 주십니다. 그러나 주님, 보십시오. 주님께서 진노하신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찌 구원을 받겠습니까?
6. 우리는 모두 부정한 자와 같고 우리의 모든 의는 더러운 옷과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었으니, 우리의 죄악이 바람처럼 우리를 휘몰아 갑니다.
7. 아무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주님을 굳게 의지하려고 분발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주님이 우리에게서 얼굴을 숨기셨으며, 우리의 죄악 탓으로 우리를 소멸시키셨습니다.
8. 그러나 주님, 주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님은 우리를 빚으신 토기장이이십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이 손수 지으신 피조물입니다.
9. 주님, 진노를 거두어 주십시오. 우리의 죄악을 영원히 기억하지 말아 주십시오. 주님, 보십시오. 우리는 다 주님의 백성입니다.
(시편 80:1-7, 17-19)
1. 아, 이스라엘의 목자이신 주님, 요셉을 양 떼처럼 인도하시는 주님,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룹 위에 앉으신 주님, 빛으로 나타나 주십시오.
2. 에브라임과 베냐민과 므낫세 앞에서 주님의 능력을 떨쳐 주십시오. 우리를 도우러 와 주십시오.
3.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4. 주 만군의 하나님, 얼마나 오랫동안 주님의 백성들이 올리는 기도를 노엽게 여기시렵니까?
5. 주님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빵을 먹이시고, 눈물을 물리도록 마시게 하셨습니다.
6. 우리를 우리의 이웃에게 시비거리가 되게 하시니, 원수들이 우리를 비웃습니다.
7. 만군의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17. 주님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 주님께서 몸소 굳게 잡아 주신 인자 위에, 주님의 손을 얹어 주십시오.
18. 그리하면 우리가 주님을 떠나지 않을 것이니,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 힘을 주십시오.
19. 만군의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고린도전서 1:3-9)
3.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
4. 나는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여러분의 일로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면에 풍족하게 되었습니다. 곧 온갖 언변과 온갖 지식이 늘었습니다.
6.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서 이렇게도 튼튼하게 자리잡았습니다.
7.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에도 부족한 것이 없으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8.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에 여러분이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을 끝까지 튼튼히 세워주실 것입니다.
9.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그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가지게 하여 주셨습니다.
(마가복음 13:24-37)
24. “그러나 그 환난이 지난 뒤에, ‘그 날에는,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내지 않고,
25.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다.’
26. 그 때에 사람들이,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에 싸여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27. 그 때에 그는 천사들을 보내어,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선택된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28. “무화과나무에서 비유를 배워라. 그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으면, 너희는 여름이 가까이 온 줄을 안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인자가 문 앞에 가까이 온 줄을 알아라.
30.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끝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다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
33. 조심하고, 깨어 있어라. 그 때가 언제인지를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4. 사정은 여행하는 어떤 사람의 경우와 같은데, 그가 집을 떠날 때에, 자기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서, 각 사람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명령한다.
35.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저녁녘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무렵일지, 이른 아침녘일지, 너희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36. 주인이 갑자기 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주님 다시 오실 때’입니다.
구약, “주님께서 친히 내려오셔서, 우리들이 예측하지도 못한 놀라운 일을...”(이사야서 64:3)
시편, “우리를 도우러 와 주십시오”(시편 80:2)
서신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에... 주님께서 여러분을 끝까지 튼튼히 세워주실 것입니다”(고린도전서 1:8)
복음서, “그때에 그는 천사들을 보내어... 사방에서 선택된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마가복음 13:27)
오늘 요절은, “조심하고, 깨어 있어라. 그때가 언제인지를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입니다.(마가복음 13:33)
[구약과 시편본문 얼개 (이사야서 64:1-9 / 시편 80:1-7, 17-19)]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 백성의 회개 및 간구의 기도’입니다.
바빌론 포로지에서 본국으로 귀환하고 나서,
이제 삶의 터전을 재건해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갈등과 애환이 깊습니다.
기도자는 애타는 심정으로 회개하며(5-7) 어서 도우러 와주시기를 간구합니다.
“하늘을 가르시고” 내려오시길 간구할 만큼(1) 지금 고통이 크고 급하며,
그만큼 죄가 깊습니다.
그러나 그 깊은 죄보다 더 깊은 하나님과의 관계,(8-9)
그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도자는 믿고 있습니다.(3-4)
그래서 우리 죄를 다 덮고(9) 어서 와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파괴된 하나님의 포도나무를 위한 기도’입니다.
이 시는 적들의 위협 가운데서 이스라엘의 회복을 구하는 기도로서,
주제는 이스라엘의 회복이고(3, 7, 19)
그 회복의 상징은, “주님의 빛나는 얼굴”입니다.(3, 7, 19)
“그룹”(1), “만군”(4, 7, 19) 등은 언약궤와 관련 있고,
이는 전쟁의 선두에 서시던 하나님을 떠오르게 합니다.
언제나 이스라엘을 돌보는 목자(임금)이신 하나님께, 기자는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를 도우러 와 주십시오”(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얼개 (고린도전서 1:3-9 / 마가복음 13:24-37)]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의 풍성한 선물에 대한 감사’입니다.
고린도교회는 주님께 감사할 이유가 많습니다.
풍부한 지식(5)과 은사(7)도 감사하지만, 가장 큰 감사는
끝 날까지 하나님께서 친히 돌보시며(8) 친교하신다는 사실입니다.(9)
이 친교는, 구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교이며,
이 친교는 가벼운 친교가 아니라
생명을 나누는 친교입니다.
이 친교를 맛본 교회는 일구월심(日久月深) 가슴 설레며 주의 재림을 기다립니다.(7)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인자의 도래, 깨어 있으라는 권고’입니다.
마가복음 13장은 예수님의 ‘중심 제자’들인,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과의 대화로 시작합니다.(3)
재난의 징조(3-13), 가장 큰 재난(14-23)에 대한 말씀 뒤에 오늘 본문이 이어집니다.
예수님 다시 오실 때 심판보다 더 급한 것이 있으니,
박해로 흩어진 “선택된 사람들”을 샅샅이 찾으시리라는,
이 말씀이 매우 인상적입니다.(27)
오늘 복음서본문의 핵심은
그 날이 멀지 않았고, 또 그 때를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심 제자’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37)
(※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을 참고했습니다.)
(※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정리]
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대림절 첫 주일입니다.
지금 대다수 교회들은 대림절을 주의 초림을 기다리는 절기로만 여기지만
주의 재림을 기다려서 오랫동안 교회는 마지막 심판을 준비하는 빛깔,
마치 사순절 금욕금식 절제와 참회를 상징하듯,
보랏빛을 써온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행히 성서일과 본문말씀들은 그 전통을 기억나게 해줍니다.
오늘 본문은 모두 주님 오시기를 고대하는 내용이며
특히 서신서와 복음서는 주의 재림을 가리킵니다.
구약본문의 “하늘을 가르시고 내려오시”는 주님의 모습과(사64:1)
복음서의 “구름을 타고 오는” 인자 예수님의 모습이(막13:26) 강렬합니다.
시편의 “우리를 도우러 와 주”시기를(시80:2), 그리고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주시기를 반복해서 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며(3,7,19)
서신서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는 교회의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대림절 첫 주일에 읽는 주님을 기다리는 백성의 마음이 이렇게 간절하고
다시 오실 것을 반복해서 강조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이렇게 절절합니다.
심지어 예수님은 <깨어 있으라>는 말씀을 4번이나 연이어
반복하십니다.(33, 34, 35, 37)
그럼에도 이 말씀을 읽는 마음들이 점점 무덤덤하고 무뎌지는 세상입니다.
흉흉한 전쟁의 소문과 새벽잠 깨우는 천재지변 사이렌 소리조차
세상의 마지막 때는 고사하고
내 인생의 마지막 때조차 깨우치지 못하는 겨울잠 같은 시절입니다.
먹고사는 일이 아무리 바빠도 놓치지 말고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의료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이 올바른지
에너지시스템과 주거시스템, 치안과 사회안전망, 그리고 남북관계는 정직한지
우리가 먹는 농산물과 수산물은 과연 안전한지를 지키는 것이 돈 버는 일보다 시급합니다.
이 모든 우리 <살림살이>, <모두살이>를 늘 “조심하고 깨어” 지키는 일을(막13:33)
교회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이 바로 마지막 심판주로 오고 계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거룩한 성무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34)
[나머지]
*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
대림절은 원래 초림 예수, 즉 아기 예수님 탄생을 기다리는 계절이 아니라 재림 예수를 기다리는 계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절기의 상징도 (사순절처럼) 참회와 금욕을 상징하는 보랏빛입니다. 그런데 오늘 대림 첫 주 본문은 회개의 내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나를 찾으러 오시는 주님’, 즉 희망의 메시지가 더 강합니다. (오늘 대림 첫 주일 본문들은 짝을 이루며 말씀기억력을 높여줍니다.) (구약) “아무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 때, “얼굴을 숨기셨”던 주님께(7) (시편)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 힘을 주”시길 간구하며(18) (시편)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3,7,19)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이란, (구약) “정의를 기쁨으로 실천하는 사람”,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 그리고 “주님을 기억하는 사람”입니다.(5) 주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주십니다.(5)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이란 또한, (서신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에” “흠잡을 데 없는 사람”입니다.(8)
(복음서) 그리고 주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사방에서” 찾아 모으실 것이라 약속하십니다.(27) 그러니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은 나를 찾으러 오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늘 깨어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깨어 있어라” 하시는 예수님 말씀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삶’, 즉 늘 “주님을 기억”하며, “주님의 길” 곧 “정의를 기쁨으로 실천”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이사 64:5)
** 주님의 재림이 기쁜 사람들
대림절 첫 주일에 주신 본문 말씀은 우리가 곤경 가운데서 내내 기다리던 주님께서 마침내 오신다는, 친히 우리를 도우러 오신다는, 그리고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의 재림을 준비하며 깨어 있어야 한다고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예수님과 친교하게 하신 사람들입니다.(고전 1:9) 그러니 예수님의 재림은 우리에게 크나큰 기쁨입니다. 주의 재림이 두렵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기뻐야 정상입니다. 지금 지축이 흔들리는 것처럼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만고불변한 줄만 알았던 빙하가 녹고 삼한사온이 사라지고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혹서(酷暑)와 혹한(酷寒) 그리고 코로나19... 무화과나무 교훈대로(막 13:28) 지금은 우리가 힘을 다해 주님의 이름을 부를 때입니다. 주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새 힘” 주시기를 구할 때입니다.(시 80:18) 기쁜 마음으로 그 이름 부를 수 있는 새 힘! 진심으로, 감히 그 이름 부를 수 있는 새 힘! 이 “새 힘”을 받으려면, 시대의 변화를 깨달아 우리 인생이 주의 재림을 <깨어 준비하는 삶>으로 변해야 합니다. 지난주일 복음서본문처럼,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를 외면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틀 전 12월 1일은 진실·화해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태어나 첫 조사를 시작한지 열여덟 해가 되는 날입니다. 좌우갈등 속 친일파들의 농간으로 억울하게 숨진 분들 특히 국가폭력으로 숨진 분들과 그 유족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자는 날입니다. 한반도가 더 이상 악마의 거짓말에 놀아나지 말고 치열하게 진실을 찾고 간절하게 화해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깨어 있어야 우리는 예수님 다시 오실 때 그 이름 크게 부르며 제대로 친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금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할 것이다.”(마태복음 25:40) 그러고 보니 오늘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부를 “새 힘”은 바로 진실의 힘입니다. 우리 구원의 최대 걸림돌인 <거짓>을 이길 힘, <진실> 말입니다.
*** 김영욱 선생을 기억하며
경남 김해 진영 사람 김영욱 선생은 부친 김정태 선생께서 보도연맹 학살광풍에 숨지신 뒤, 아버지는 물론 다른 학살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평생을 사신 분입니다. 불의한 권력자들과 타협하지 않고 끝내 진실을 밝히려 애쓰는 바람에 일평생 불리하고 불편하고 불안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승만 정권 내내 숨죽여 살다 4.19 직후 본격적으로 유족들을 조직하고 학살된 유골 251구를 수습하여 합동묘지를 만들었으나 이듬해 5.16 쿠데타 세력들에 의해 묘지는 파괴되고 유골들은 버려집니다. 그리고 김영욱 선생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버립니다. 여러 해 뒤 출옥한 다음에도 고난의 세월은 이어집니다. 역사를 가르치던 대학 강사 자리에서도 쫓겨나 배추장사를 전전합니다. 온가족이 단칸방에서 살며 자식들은 학교도 제대로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고통스런 삶 가운데서도 끝까지 거짓과 싸워 마침내 아버지의 명예, 독립운동가 김정태 선생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립니다. <국가폭력>에 묻힌 진실을 끝내 밝히려 애쓴 김영욱 선생 같은 의로운 분들 덕분에 불완전하나마 진실·화해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세워집니다. 우연찮게도, 김영욱 선생께서 숨지신 2005년 12월 1일 바로 그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첫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고 김영욱 선생처럼 거짓과 끝까지 싸워 진실을 밝혀낸 분들을 내내 기억하려고, 또 우리도 이를 본받아 진실과 화해의 꽃이 만발한 빛나는 세상을 이루기를 기원하며, 오늘도 우리는 몽당 초 한 자루 밝히며 노래합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 예전에 올린 것을 다시 다듬어 올립니다.)
[말씀동시] 심부름 하다가 주인이 오시면… (김종진 지음. 몽골선교사. 「성실문화」 117호)
환난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해와 달이 어두워지고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후에
주님 구름타고 오시는 것을 볼 수 있네.
주님 오시게 하려고 환난을 꾸미고 만드는 자들이 있고
주님 오시는 것을 바라지 않아서
환난을 아니라고 하고 못 본 체 하기도 하네.
철이 되면 무화과나무의 잎이 나오듯
주님도 그렇게 오실 터
주님 언제 오시는지는 아버지만 아시니
언제 오는지 시계만 바라보지 말고
주인이 언제 오시든지
주인이 맡긴 심부름하다가 맞이하면 좋겠다.
[시편시조] 시편 80, 우리를 도우소서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7호)
우리를 도우소서 만군의 주 하나님
눈물을 먹고 마신 우리 기도 들으소서
빛나는 주님의 얼굴 나타내어 주시길
[시편노래] 시편 80, 이스라엘 목자시여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 117호)
[본문] (시편 80:1-7, 17-19)
[노랫말]
1. 이스라엘 목자시여 귀기울여 주옵소서, 그룹 위에 앉으신 주 찬란히 빛나소서
양떼 같은 이 백성을 힘차게 도우소서, 만군의 주 하나님 우릴 회복 하옵소서
2. 만군의 주 하나님 오랜 노염 거두소서, 눈물의 빵 눈물의 잔 물리도록 먹나이다
이웃들이 시비걸고 원수들이 비웃으니, 만군의 주 하나님 우릴 구원하옵소서
3. 주님의 인자 위에 주의 손을 얹으소서, 우리는 주 곁에서 주의 이름 부르리니
주님 이름 부르도록 새 힘을 주옵소서, 만군의 주 하나님 빛나는 얼굴이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인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80 (만군의 주 하나님 빛나는 얼굴이여)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80:1-7, 17-19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7호)
(※‘새야새야’ 가락에 맞추어, ‘쉼표’까지가 중중모리 한 장단)
1. 아, 이스라엘의 목자이신 주님, 요셉을 양 떼처럼 인도하시는 주님,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룹 위에 앉으신 주님, 빛으로 나타나 주십시오.
2. 에브라임과 베냐민과 므낫세 앞에서 주님의 능력을 떨쳐 주십시오. 우리를 도우러 와 주십시오.
3.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4. 주 만군의 하나님, 얼마나 오랫동안 주님의 백성들이 올리는 기도를 노엽게 여기시렵니까?
5. 주님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빵을 먹이시고, 눈물을 물리도록 마시게 하셨습니다.
6. 우리를 우리의 이웃에게 시비거리가 되게 하시니, 원수들이 우리를 비웃습니다.
7. 만=군의==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17. 주님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 주님께서 몸소 굳게 잡아 주신 인자 위에, 주님의 손을 얹어 주십시오.
18. 그리하면 우리가 주님을 떠나지 않을 것이니,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 힘을 주십시오.
19. 만=군의== 하=나님==, 우리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구원을 받도록==, 주((님))의)빛나는 얼굴((을))== 나타내((어)) 주십시오==∼
※ 가락은 ‘새야새야, 파랑새야’로, 장단은 중중모리로 읊는다.
※ 쉼표(‘,’)까지 한마디가 12박이다.
※ 한 박(‘=’)은 편의상 2분박(‘--’)으로 쪼개어 짚을 수도 있다. (원래는 3분박으로 가른다)
※ 밑줄(‘ ’)친 부분은 글자 수가 넘쳐도 3박으로 읊으면 된다.
※ 굵은 글자는 찬양대가 송서(誦書, 새야새야)로 읊조리고, 나머지는 회중이 낭독한다.
※ 마지막 절은 다함께 읊조린다.
[말씀동화] 후쿠시마와 가자지구 하늘이 갈라지던 날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하늘 한 번 바라보고 땅을 보고 휴지 두 번 줍던 시절 이야기예요.
우르릉 쾅쾅, 한바탕 큰 지진에 땅바닥이 흔들리고 바닷물이 용솟았어요.
그 바람에 핵발전소가 깨지고 방사능이 새어나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과 동물들이 신음하고
죽어가는 가족을 바라보며 우는 사람들 소리에 하늘땅이 진동합니다.
우르릉 쾅쾅 한바탕 두바탕 큰 폭격에 온 땅이 부서지고 교회조차 부서졌어요.
천년 세월을 지켜온 오래된 예배당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몸도 마음도 크게 다쳐 울부짖고 속절없이 죽어가니
남은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찌릅니다.
하늘을 찌르던 일본 후쿠시마와 이스라엘 가자지구의 울음소리가
하루하루 잦아들고 그 소리가 지렁이만한 신음소리로 꿈틀거릴 무렵
작은 자의 작은 신음에 민감한 하늘 귀가 쫑긋해지더니
아뿔싸, 하늘나라는 북새통이 됩니다.
이윽고 하늘이 갈라지고(사64:1) 하늘구름이 내려오니(막13:26)
후지산은 까무라치고 헤르몬산과 시온산이 기절합니다.
어라? 그런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네?
일본 사람도 이스라엘 사람도, 힐끗 하늘을 쳐다보는 시늉조차 안 합니다.
하늘구름이 내려오다 이를 보고 갸웃갸웃 하도 갸우뚱거리자
구름타신 예수님이 멀미를 하셨어요.
하늘구름이 갸웃거리는 까닭을 알아차리신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눈도 귀도 없는 산들은 온 몸으로 나를 느끼는데, 사람들의 눈과 귀는
제가 보고 싶고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린단다.”
바로 그때 하늘구름이 외쳤어요.
“주님, 저기 주님을 바라보며 두 팔을 벌린 사람들이 있어요.”
예수님 눈이 등잔처럼 휘둥그레지십니다.
매일매일 신음하며 예수님 오시기만 고대하던
후쿠시마와 가자지구의 부상자들과 유가족들입니다.
“옳거니! 어서 내려가자꾸나.”
갑자기 하늘구름 빛깔이 발그레 환해지며 또 외쳤어요.
“오∼! 주님, 저기 주님을 바라보며 춤추는 아이들이 있어요.”
예수님 눈이 보름달처럼 휘둥그레지십니다.
매일매일 성경말씀을 동화처럼 동시처럼 재미있게 읽으면서
아기 예수님 그리워하고 다시 오실 예수님이 너무너무 보고싶은 어린이들입니다.
말씀동화와 말씀동시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별명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밑줄 친 성경구절 가운데서 고르고 골라
교회학교 선생님이 붙여주신 별명입니다.
“정의를 기쁨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사야서64:5)
“주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사야서64:8)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와 친교를”(고린도전서1:9)
그 가운데 친교라는 말을 춤으로 바꾸어서
‘주님과 함께 춤을’이라고 이름붙인 아이가 춤을 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춤바람에 예수님도 구름 위에서 덩실덩실 춤추시고
예수님 타신 구름도 둥실둥실 춤을 춥니다.
깨어 있는 교회들 눈에 춤추는 구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늘 깨어 예수님 기다리는 어린이들이 강강술래 춤을 추며 노래합니다.
"가자가자 가자지구 너도나도 함께 가자
검둥개야 흰둥개야 동방박사 따라가자
가만히 곁에만 있어도 울던 아이 그치리
가자가자 후쿠시마 어깨동무 함께 가자
까만 냥이 하얀 냥이 목동들을 따라가자
천사들 노랫소리에 동해바다 큰 평화
가자가자 어서 가자 우리 모두 함께 가자
아픈 상처 싸매주고 우는 얼굴 닦아주자
예수님 어서 오시게 구석구석 길 닦는"
[연시조(聯詩調) ‘가자가자’.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7호 머리글에서]
[이정훈 지음.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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