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사순절 4주(2023년 3월 19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빛의 자녀답게 사십시오(에베소서 5:8)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기상 16:1-13)

1.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내가 이미 그를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 너는 어서 뿔병에 기름을 채워 가지고 길을 떠나,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가거라. 내가 이미 그의 아들 가운데서 왕이 될 사람을 한 명 골라 놓았다."

2. 사무엘이 여쭈었다. "내가 어떻게 길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사울이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죽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암송아지를 한 마리 끌고 가서,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다고 말하여라.

3. 그리고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내가 거기에서 너에게 일러주겠다. 너는 내가 거기에서 일러주는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라."

4. 사무엘이 주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니, 그 성읍의 장로들이 떨면서 나와 맞으며 물었다.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5. 사무엘이 대답하였다. "그렇소. 좋은 일이오. 나는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소. 여러분은 몸을 성결하게 한 뒤에, 나와 함께 제사를 드리러 갑시다." 그런 다음에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만은, 자기가 직접 성결하게 한 뒤에 제사에 초청하였다.

6. 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님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8. 다음으로 이새가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9. 이번에는 이새가 삼마를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10. 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님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소" 하고 말하였다.

11.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시오. 그가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12. 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 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13. 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시편 23)

1.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

2.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3. 나에게 다시 새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

4.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5.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6.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

 

(에베소서 5:8-14)

8. 여러분이 전에는 어둠이었으나, 지금은 주님 안에서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사십시오.

9.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와 진실에 있습니다.-

10.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를 분별하십시오.

11. 여러분은 열매 없는 어둠의 일에 끼여들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폭로하십시오.

12. 그들이 몰래 하는 일들은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들입니다.

13. 빛이 폭로하면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14. 드러나는 것은 다 빛입니다. 그러므로, "잠자는 사람아, 일어나라. 죽은 사람 가운데서 일어서라. 그리스도께서 너를 환히 비추어 주실 것이다"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요한복음 9:1-41)

1. 예수께서 가시다가,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을 보셨다.

2.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3.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4. 우리는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아무도 일할 수 없는 밤이 곧 온다.

5.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6.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신 뒤에, 땅에 침을 뱉어서,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그의 눈에 바르시고,

7. 그에게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으라고 말씀하셨다.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 눈먼 사람이 가서 씻고, 눈이 밝아져서 돌아갔다.

8. 이웃 사람들과, 그가 전에 거지인 것을 보아 온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 사람은 앉아서 구걸하던 사람이 아니냐?" 하였다.

9. 다른 사람들 가운데는 "이 사람이 그 사람이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고, 또 더러는 "그가 아니라 그와 비슷한 사람이다" 하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눈을 뜨게 된 그 사람은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10.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소?"

11. 그가 대답하였다. "예수라는 사람이 진흙을 개어 내 눈에 바르고, 나더러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고 하였소. 그래서 내가 가서 씻었더니, 보게 되었소."

12. 사람들이 눈을 뜨게 된 사람에게 묻기를 "그 사람이 어디에 있소?" 하니, 그는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들은 전에 눈먼 사람이던 그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데리고 갔다.

14. 그런데 예수께서 진흙을 개어 그의 눈을 뜨게 하신 날이 안식일이었다.

15. 바리새파 사람들은 또다시 그에게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그는 "그분이 내 눈에 진흙을 바르신 다음에 내가 눈을 씻었더니, 이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6. 바리새파 사람들 가운데 더러는 말하기를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그는 하나님에게서 온 사람이 아니오" 하였고, 더러는 "죄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그러한 표징을 행할 수 있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 의견이 갈라졌다.

17. 그들은 눈멀었던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그가 당신의 눈을 뜨게 하였는데, 당신은 그를 어떻게 생각하오?" 그가 대답하였다. "그분은 예언자입니다."

18. 유대 사람들은, 그가 전에 눈먼 사람이었다가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마침내 그 부모를 불러다가

19. 물었다. "이 사람이,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었다는 당신의 아들이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보게 되었소?"

20. 부모가 대답하였다. "이 아이가 우리 아들이라는 것과,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었다는 것은, 우리가 압니다.

21. 그런데 우리는 그가 지금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또 누가 그 눈을 뜨게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다 큰 사람이니, 그에게 물어 보십시오. 그가 자기 일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22. 그 부모는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회당에서 내쫓기로, 유대 사람들이 이미 결의해 놓았기 때문이다.

23. 그래서 그의 부모가, 그 아이가 다 컸으니 그에게 물어보라고 말한 것이다.

24. 바리새파 사람들은 눈멀었던 그 사람을 두 번째로 불러서 말하였다.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라. 우리가 알기로, 그 사람은 죄인이다."

25.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내가 아는 것은, 내가 눈이 멀었다가, 지금은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6. 그래서 그들은 그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네게 한 일이 무엇이냐? 그가 네 눈을 어떻게 뜨게 하였느냐?"

27. 그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말하였는데, 여러분은 곧이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어찌하여 다시 들으려고 합니까? 여러분도 그분의 제자가 되려고 합니까?"

28. 그러자 그들은 그에게 욕설을 퍼붓고 말하였다. "너는 그 사람의 제자이지만, 우리는 모세의 제자이다.

29.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30. 그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분이 내 눈을 뜨게 해주셨는데도, 여러분은 그분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31.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의 말은 듣지 않으시지만, 하나님을 공경하고 그의 뜻을 행하는 사람의 말은 들어주시는 줄을, 우리는 압니다.

32. 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의 눈을 누가 뜨게 하였다는 말은, 창세로부터 이제까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33. 그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이 아니라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34. 그들은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완전히 죄 가운데서 태어났는데도, 우리를 가르치려고 하느냐?" 그리고 그들은 그를 바깥으로 내쫓았다.

35. 바리새파 사람들이 그 사람을 내쫓았다는 말을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를 만나서 물으셨다. "네가 인자를 믿느냐?"

36. 그가 대답하였다. "선생님, 그분이 어느 분입니까? 내가 그분을 믿겠습니다."

37.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너와 말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이다."

38. 그는 "주님, 내가 믿습니다" 하고 말하고서, 예수께 엎드려 절하였다.

39.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못 보게 하려는 것이다."

40. 예수와 함께 있던 바리새파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말하였다. "우리도 눈이 먼 사람이란 말이오?"

4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눈이 먼 사람들이라면, 도리어 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지금 본다고 말하니, 너희의 죄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빛이신 주님께서 나를 환히 비추어주시니입니다.

 

구약,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사무엘기상 16:12)

시편,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시편 23:4)

서신서, “그리스도께서 너를 환히 비추어 주실 것이다”(에베소서 5:14)

복음서,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너와 말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이다”(요한복음 9:37)

 

오늘 요절은, “빛의 자녀답게 사십시오입니다.(에베소서 5:8)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무엘기상 16:1-13, 시편 23)]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다윗이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다입니다.

사울왕의 불순종으로 낙담하고 절망한 사무엘에게(15:35) 하나님말씀이 내리십니다.

예언자 사무엘은 하나님말씀에 순종하여 목숨 걸고 장차 왕이 될 자를 찾아갑니다.

이새의 아들 중 하나에게 기름을 부으려고 베들레헴으로 갑니다.

 

사무엘은 이새의 아들 8형제 가운데 막내인 다윗에게 기름을 붓고

사무엘은 제 갈 곳으로 떠나갑니다.(13)

사무엘의 역할을 여기까지이고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기름부음 받은 다윗이 주님의 영에 감동합니다.

사울왕의 불순종에 상하셨던 주님 마음이(15:35) 다시 밝아지십니다.(12c)

주님께서 다윗의 중심에서 보신 게 무엇일까요?(7c)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좋은 목자입니다.

<다윗의 노래>인 이 시는 오늘 구약본문의 주인공 다윗의 응답찬송으로 안성맞춤이고

또 오늘 복음서본문의 주인공인 나면서부터 맹인이었던 사람의 찬송으로도 제격입니다.

 

양치는 목자로 살던 다윗이기에(삼상16:11), 이 노래의 목자와 양의 관계 묘사가

더욱 진하고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4-5절은 사울왕에게 쫓길 때의 경험에서 우러난듯하여 더 실감나고 감동스럽습니다.

 

6절은 제사장, 레위인들처럼 성전에서 사는 것을 가리키기보다는

마치 계21:3-4절처럼, 늘 나를 따라 움직이시는(6a)

하나님의 하염없는 사랑을 기억나게 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에베소서 5:8-14, 요한복음 9:1-41)]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빛의 자녀의 생활입니다.

십만 명이 넘는 대도시 에베소의 교회에게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으라는

권면의 말씀을 이어가던 바울이 마침내 그 권면의 본질인 <>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어둠 속에서 살던 우리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빛의 자녀가 되었다는!(8)

 

빛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8:12, 9:5) 우리를 환히 비추시니(5:14)

! 우리가 빛이 된 것입니다.(8, 5:14-15, 1:12-13, 벧전2:9)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고치시다입니다.

날 때부터 맹인이었던 걸인을 만나 그의 눈을 뜨게 하신 사건을 통해서

예수님은 당신이 마지막 때의 심판자이심을 드러내십니다.(35, 39)

(바리새파 사람들은 그런 분을 못 알아보고 그분을 오히려 죄인취급 합니다. 24)

 

그 과정에서 맹인은 육체의 눈뿐 아니라 영의 눈까지 열립니다.(17,33,38)

그리고 바리새파 사람들은 그 실체가 드러납니다.

(맹인은 안식일에 눈이 열리고, 바리새파사람들은 안식일 때문에 눈이 닫힌 꼴입니다.)

 

모세의 제자라는 선언(28) 또한 상당한 모순입니다.

이미 예수님은 그들이 왜 모세의 제자가 될 수 없는지를(5:45-47) 논증하셨습니다.(18:15,18)

 

빛이신 주님께서 오시면 세상 모두에게 그 빛이 비치지만,

그 빛을 얻어서 빛의 자녀가 되는 이가 있고

자기 추한 모습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서 빛을 거부하고

오히려 더 깊은 어둠 속으로 피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참조)

 

 

[정리]

사순절 4째 고개를 오르는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말씀에는 빛을 만난 사람들이 나옵니다.

 

주님의 영에 감동하는 다윗,

죽음의 그늘 골짜기에서 주님을 만난 시인,

어둠의 자식들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빛의 자녀라는 새 소식을 들은 에베소교회 사람들,

그리고 예수님 만나 눈 열리고 영안조차 열린 그 사람까지!

 

그런데 오늘 본문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의외의 인물들입니다.

빛나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막내둥이 다윗이요

타락한 대도시 에베소의 시민들이요

그리고 나면서부터 맹인이었던 걸인이었으니 말입니다.

 

삶의 자리가 어두웠던 만큼 주님 만나 더 환해졌을 그들의 마음을 느껴봅니다.

그리고 지금 정치경제사회, 심지어 종교조차 점점 어두워져가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더듬어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복음서본문의 주인공인 나면서부터 맹인이었던 사람은

제자들보다 훨씬 예수님을 몰랐음에도 오히려

제자들보다도 먼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보게 된 사람입니다.

지난주 본문의 수가마을 사람들도 그랬습니다.(4:29,42)

 

우연의 일치일까요?

지금 한창 뜨거운 다큐영화 나는 신이다에 나오는 네 집단 모두가 기독교 이단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심정으로,

부디 한국교회의 대다수 정상적인 제자들이 미처 못 알아본 메시아가

그런 이단 교주들이라고 오해하는 일 더 이상 벌어지지 않기를 빕니다.

 

지난 주 수가마을 여자와 이번 주 태생맹인에게 오신 주님,

이처럼 주님은 먼저 약자들 가운데 오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오늘도 내 눈이 열려 사회적 약자들 가운데 오시는 주님을 알아볼 수 있기를 빕니다.

 

그 맹인이 마지막 심판자(인자)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37)

이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내가 말씀을 읽고 또 읽으면서도 못 알아본 주님 마음은 무엇일까요?

 

부디 오늘 시나브로 어두워가는 한국교회가

이젠 빛의 자녀답게 살 수 있도록(에베소서 5:8)

진리의 영께서 그 빛을 환히 비추어주시길 빕니다.

 

 

 

[나머지]

* “빛의 자녀답게 사십시오(에베소서 5:8)

사순절 4째 고개를 넘으면서 한국교회 안의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들”(에베 5:12)을 봅니다. 빛이신 주님을 등지지 말고 용기를 내어 주님을 향해 돌아설 때입니다. 그래서 이제야말로 빛의 자녀답게살아야 합니다.(에베 5:8) 참으로 부끄러운 말이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사회보다 더 어둡습니다. 말이 안 되는 말이지만, 지금 교회가 더 어둡습니다. 카톡에 퍼지는 거짓말 뉴스의 전파자는 물론이고 그 진원지 중 일부가 교회라는 증언을 듣고 치가 떨렸습니다. 온통 거짓말 잔치 집처럼 보이는 한국교회가 지금 살 길은 루터의 외침처럼, 오직 말씀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입니다. 거기 빛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 성령의 조명하심으로 내 안을 환히 들여다보고 부끄러운 것들을 스스로 폭로해야내야 합니다.(에베 5:11) 그래야 삽니다. 그게 완전히 빛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요한 1:5) 주님께서 사울 왕을 버리신 것처럼(삼상 16:1) 대통령을 탄핵, 파면시켰던 우리나라입니다. 한 어둠을 치워버렸는데, 아직도 캄캄합니다. 치워버릴 어둠이 곳곳에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대통령을 세우고 국회의원을 세우는 선거 때마다, 악마가 퍼뜨리는 갖가지 거짓말뉴스들, 그 어둠의 기운에 휘둘려 후보들의 중심을 제대로 못 보는 우리 현실이 늘 안타깝습니다. 부디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눈을 밝혀주셔서 빛의 자녀답게, 진실과 거짓을 가릴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 본문 톱아보기 (톱아보다; 순우리말로 샅샅이 더듬어 가면서 살피다라는 뜻)

구약 (2)주님께서 사울의 칼날을 두려워하신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제어하실 수 있으셨을텐데, 왜 기자는 하나님이 거짓말하는 것처럼 묘사했을까? (4)베들레헴 장로들은 왜 떨면서 사무엘을 맞이했을까?(예언자들은 주로 재난 상황을 예언하기 때문일까?) (7,12)다윗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복음서 (2)제자들의 이상한 질문, 태어나기도 전에 죄를 짓는 사람도 있나? (6) 옛 사람들은 에 치유력이 있다고 믿었던 것 같은데, 예수님은 그런 대중적 심리를 따르신 것일까? (7)“실로암은 운하(運河, “보내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는데, “보냄을 받은 이로도 새길 수 있다. 이는 예수그리스도를 암시하며, 실로암 물 자체의 신통력이 아니라 예수님이 치유의 근본이심을 드러내는 이름으로 보인다. (8-13)이 대화 장면은 마치 믿지 않는 이들과 지금 (예수님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우리 교회와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이름만 알뿐인... 예수님이 어디계신지도 잘 모르는... (22)회당 공동체에서 쫓겨나는 아픔은, 요한복음이 기록되던 AD. 90년 경, 그리스도인들이 유대회당에서 쫓겨나기 시작하던 때를 반영한다. (35)예수님이 눈 멀었던 사람을 기다리고 있으셨던 것처럼 보인다. 보기 드문 경우다. 왜 그러셨을까? (35)“인자란 이름에는 여러 이미지가 담겨 있는데, 특히 하나님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몸소 마지막 심판을 주재하실 분, 심판 후 왕국을 지배하실 분(다니엘 7:13-14)이라는 개념이 들어있다. (38)“이라는 단어는 요한복음에서 매우 드물게 쓰는 하나님 경배(“예배”)에만 쓰는 단어와 같은 단어이다.(요한 4:20-24, 12:20)

 

***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사람

바로 이 사람이다”(삼상 16:12)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시편 23:5) “그리스도께서 너를 환히 비추어 주실 것이다”(에베 5:14) “네가 인자를 믿느냐?”(요한 9:35)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너와 말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이다”(요한 9:37)

 

****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한국교회를 인도해주시기를!

사순절 4째 고개를 넘어가는 오늘 4본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미지는 <>입니다. 사울 때문에 암울한 사무엘의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한줄기 빛을 비추십니다.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紅顔)의 소년”(삼상 16:12) 다윗! 다윗의 빛나는 눈빛이 사무엘의 마음에 환하게 들어오고, 다윗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의 빛나는 영이 가득 차오릅니다. “죽음의 그늘골짜기”(23:4)에서도 참 목자 나의 주님은 환한 빛이십니다. 다윗이 부른 이 노래는, 오늘 사무엘의 노래처럼도 들리고 특히 오늘 복음서본문의 맹인이었던 그 사람의 노래로도 들립니다. 오늘 에베소서 본문은 구석구석 빛을 강조합니다. “빛의 자녀”(8), “빛의 열매”(9)는 그리스도인의 기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거짓말투성이 세상에서, 교회야말로 거짓말집단이라고 조롱받는 이 안타까운 시절에, “빛의 열매는 모든 선과 의와 진실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박힙니다.(5:9) 오늘 복음서본문의 나면서부터 맹인이었던 자가 참으로 빛납니다. 누구보다 캄캄했던 그 인생이 예수님 만나 저리 빛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의로운 척하는 바리새파 사람들 앞에서 전혀 주죽 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어두컴컴함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저 빛나는 빛을 보십시오!(9:30-33)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죽음의 그늘골짜기처럼 어둡습니다. 코로나와 신천지가 뒤섞인 코로나천지 세상이 이젠 한국교회까지 욕하는 캄캄한 시절입니다. 오늘 4본문은 이 어두운 시절에 주시는 한줄기 빛 같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부디 오늘 시편 23:3절 말씀처럼 우리 모두에게 다시 새 힘을주시길, 특별히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바른 길로한국교회를 인도해주시길 빕니다.

 

***** 다윗 같은 아이들

매일 아침저녁 예배당에 올라 교회학교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기도해왔습니다.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말씀을 들을 귀 환히 열리기를, 그래서 일찌감치 천국의 맛을 보고 탐욕에서 멀어지는 밝고 슬기롭고 너그러운 인생을 살기를, 진실하고 성실하게 살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못 만나게 된 뒤로 아이들 얼굴을, 환하게 웃는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기도합니다. 그때마다 제 마음이 환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 사무엘기상 16:12절 말씀을 읽으며 사무엘의 마음과 하나님 마음이 환해지시는 것을 느낍니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삼상 16:12) 사울 같은 어른들 사이에서 어느새 다윗처럼 자란 아이들을 보며 한줄기 빛을 봅니다.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실로암 타령 (서무석 지음. 성실문화114)

날 때부터 눈 먼 사람이 눈을 떴는데

실로암에 가서 눈을 씻어 눈을 떴다니까

실로암이 어느 절이냐며 눈이 반짝이는 우리 할머니

 

예수님이 낫게 해주신 거예요

마음의 눈까지 열어주셨다니까요

그 예수님 어디 사시냐며 얼굴이 환해지는 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 예수님 만나

눈 밝아지고 마음도 밝아지면

우리 예수님 눈도 초롱초롱 빛나고 마음도 환해지실 거다

 

 

 

 

[시편시조 23] 주님이 목자시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4)

주님이 목자시니 나 언제나 넉넉해라

먹이시고 누이시고 든든히 지키시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벅찬 사랑 하나님

 

 

 

 

[시편노래] 시편 23, 주님 나의 목자시니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성실문화114)

[본문] (시편 23)

[노랫말]

1. 주님 나의 목자시니 나의 길 넉넉해라, 푸른 풀밭 누이시며 맑은 물로 이끄시네,

내게 다시 새 힘 주사 바른 길 가게 하네, 주의 이름 드높이는 바른 길 가게 하네

2. 주님 나의 목자시니 나의 길 안전해라, 죽음골짝 지날 때도 두렴없이 든든해라,

내 원수 눈앞에서 나의 잔을 채우시니, 넘치도록 크신 사랑 주와 함께 살고지고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새명성교회 김영준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23, 주님 나의 목자시니 (이정훈 편사, 김영준 작곡)

 

 

20230319 시편노래 23 주님 나의 목자시니.m4a
2.96MB

 

 

 

 

[시편송서(誦書)] 시편 23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4)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 없어라.

2.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신다.

 

3. 나에--- ----, -- -을 주시---,

당신의 이름을 위하---, -른 길-나를 인-- 하신다---

 

4. 내가 비록 죽음의 그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5.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칫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6. 진실--- 주님---, -하심-인자하----,

내가- 사는 날 동----, ---- 따르-리니-

 

[다함께]

---- 주님---, (주님의) 집으로 돌아---,

-원히-- 그 곳-에서-, (영원히 그 곳에--) 살겠습-∼∥

 

20230319 시편송서 23.m4a
3.45MB

 

 

 

 

[말씀동화] 이빨 빠진 계영배(戒盈杯)에 생강나무 꽃차를 부을 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밥그릇에 숭늉 부어 마시며 시조 한 수 읊조리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날 큰언니가 어디서 계영배를 주워왔어요.

계영배는 술잔인데요,

술을 계영배에 7할 이상 부으면

어디론가 홀라당 다 빠져나가 버리는 요술 술잔이래요.

 

그래서 경계할 계(), 찰 영(), 잔 배()!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는, 욕심 부리지 못하게 하는 거라나 뭐라나?

아무튼 큰언니는 누가 쓰다버린 이빨 빠진 계영배를 바라보며 몹시 흐뭇해합니다.

 

잘 봐라. 이렇게 쫄쫄 쫄쫄 물이 차오르다가,

쪼로록 다 빠져나가지? 어때 되게 신기하지?”

 

내 눈이 왕 콩자반처럼 똥그래지는 걸 바라보며

언니는 눈도 입도 기러기 날개처럼, 둥근 활처럼

한없이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이태백처럼 술과 노래에 빠져 살던 언니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차()를 즐기기 시작했어요.

과연 대학교는 큰 학교라서 선생님께 무슨 큰 말씀을 들었는지

차 만들어 먹는 일에 푹 빠져 살기 시작했죠.

 

이번 주말엔 친구만나는 것도 다 뒤로 미루고

언니는 온종일 뒷동산을 휩쓸고 다녔어요.

지금이 아니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온 산을 뒤져

한아름 생강나무 꽃을 따왔습니다.

 

작은 바구니에 수북한 노란 생강나무 꽃을 바라보며

언니가 말했어요.

 

누가 이름 붙였는지 엉터리야. 이건 생강 향이랑 달라도 너무 다르거든!”

 

내가 맡아봐도 알싸하고도 오묘한 이 향기를 무어라 달리 표현할 이름을 몰라

계속 갸웃거리며 향내를 맡고 있는데

언니가 또 유식한 말을 했어요.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이라고 불러.

고급 머릿기름인 동백기름처럼 생강나무 씨앗에서 향기로운 머릿기름을 짜거든.

강원도는 추워서 빨간꽃 동백나무는 잘 못자라니!”

 

 

내 눈이 다시 왕 콩자반처럼 휘둥그레지자

언니는 신명나게 더 유식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강원도 대표 아리랑인 정선아리랑 노랫말에 나오는 올동백이 바로 생강나무 꽃이라는 둥

강원도 사람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역시 노란 동백꽃, 즉 생강나무 꽃이라는 둥...

 

과연 대학생이 되더니 언니의 머리에는 큰 지식이 수북수북 쌓이나 봐요.

언니의 생강나무 꽃 이야기는 한도 없이 이어집니다.

 

그럼 생강나무 꽃 말고 동백꽃이라고 부르면 되잖아?”

 

내가 의젓하게 도움말을 건네자 언니는

보름달처럼 동그란 눈이 점점 반달처럼 그믐달처럼 가늘어지면서 말했어요.

동백꽃은 너무 빨개서 슬프다고.

더구나 그건 노란 빛깔 생강나무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매화보다도 산수유 꽃보다도 일찍 피는

이 밝고 부지런한 꽃을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노란 산수유 꽃보다 훨씬 진한 노란 꽃을 매만지며

언니는 부지런히 꽃차를 덖기 시작했어요.

잠깐 찜통에 쪄서 한동안 말린 뒤에

큼지막한 솥에 넣고 나무 주걱으로 달달 볶습니다.

 

다섯 차례 정도 덖고 말리기를 반복하니

향긋하고 고소한 꽃차가 완성되었어요.

온종일 산을 누비며 꽃을 따와서 찌고 덖느라 땀이 흐르고 지쳤을 텐데

언니는 늠름한 자세 의젓한 표정으로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어 꽃차를 우려냅니다.

 

이윽고 언니는 계영배에 연노랑 꽃차를 부었어요.

홀라당 다 빠져나갈까봐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는 내 마음엔 아랑곳없이

언니는 계속 천천히 차를 따르고

이윽고 경계를 넘은 차는 계영배 속 비밀창고로 다 빠져나가버립니다.

 

 

낙심한 내 표정은 본체만체 언니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흥얼흥얼 시편노래를 불렀어요.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시편 23:5)

 

잔이 넘치도록 따르지 못하게 만든 계영배 앞에서 무슨 그런 노래를?

이런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차가 넘쳐도 버려지는 게 아니잖아, 계영배는!

게다가 이 차는 향유보다 더 향기로운 머릿기름 만드는 생강나무 꽃차이니

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 어깨동무냐, 이 노래랑!”

 

역시 대학교는 달라요.

대학 새내기 1학년이 되자마자 언니가 이렇게 큰 공부하다니!

 

 

이어지는 언니의 유식함에 나는 놀라고 또 놀랍니다.

 

강계지성(薑桂之性)이라는 말을 배웠어.

생강과 계피는 묵을수록 더 향이 진해진다는!

나이 먹어 노인이 될수록 점점 더 향기로워지시는 어른께 붙이는 고운 이름이란다.”

 

크나큰 대학생 우리 큰 언니의 결론은 이거예요.

마침내 생강나무 꽃이라 부르기로 했다는!

아마 강계지성이라는 멋진 말 때문인가 봐요.

 

생강나무 밝은 꽃이 향기로운 꽃차가 되어 멋진 계영배에 담깁니다.

비록 이빨 빠진 찻잔이지만,

계영배에 담긴 밝은 꽃차 향내를 맡으며 언니는 또 노래합니다.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시편 23:5)

 

이빨 빠진 계영배와 향기로운 생강나무 꽃차가 언니에게 귀한 손님이듯이

대학생이 된 우리 큰 언니도 틀림없이 귀한 사람이 될 거예요.

우리 집, 우리나라, 하나님나라의 귀하디귀한 사람,

작으면서 큰 사람이 될 거예요.

[이정훈 지음. 2023318일 토요일 아침]

(어느덧 대학생이 된 막내둥이 소구를 축복하며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