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이기에”(시 8:4)
[성서일과 4본문]
(잠언 8:1-4, 22-31)
1. 지혜가 부르고 있지 않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느냐?
2. 지혜가 길가의 높은 곳과, 네거리에 자리를 잡고 서 있다.
3. 마을 어귀 성문 곁에서, 여러 출입문에서 외친다.
4. “사람들아, 내가 너희를 부른다. 내가 모두에게 소리를 높인다.
22. 주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던 그 태초에, 주님께서 모든 것을 지으시기 전에, 이미 주님께서는 나를 데리고 계셨다.
23. 영원 전, 아득한 그 옛날, 땅도 생기기 전에, 나는 이미 세움을 받았다.
24. 아직 깊은 바다가 생기기도 전에, 물이 가득한 샘이 생기기도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
25. 아직 산의 기초가 생기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
26. 주님께서 아직 땅도 들도 만들지 않으시고, 세상의 첫 흙덩이도 만들지 않으신 때이다.
27. 주님께서 하늘을 제자리에 두시며, 깊은 바다 둘레에 경계선을 그으실 때에도, 내가 거기에 있었다.
28. 주님께서 구름 떠도는 창공을 저 위 높이 달아매시고, 깊은 샘물을 솟구치게 하셨을 때에,
29. 바다의 경계를 정하시고, 물이 그분의 명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시고, 땅의 기초를 세우셨을 때에,
30. 나는 그분 곁에서 창조의 명공이 되어, 날마다 그분을 즐겁게 하여 드리고, 나 또한 그분 앞에서 늘 기뻐하였다.
31. 그분이 지으신 땅을 즐거워하며, 그분이 지으신 사람들을 내 기쁨으로 삼았다.
(시편 8)
1. 주 우리 하나님,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저 하늘 높이까지 주님의 위엄 가득합니다.
2. 어린이와 젖먹이들까지도 그 입술로 주님의 위엄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원수와 복수하는 무리를 꺾으시고, 주님께 맞서는 자들을 막아 낼 튼튼한 요새를 세우셨습니다.
3.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저 큰 하늘과 주님께서 친히 달아 놓으신 저 달과 별들을 내가 봅니다.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5. 주님께서는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그에게 존귀하고 영화로운 왕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6. 주님께서 손수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의 발 아래에 두셨습니다.
7. 크고 작은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까지도,
8. 하늘을 나는 새들과 바다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와 물길 따라 움직이는 모든 것을, 사람이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9. 주 우리의 하나님,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서 어찌 그리 위엄이 넘치는지요?
(로마서 5:1-5)
1.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2.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지금 서 있는 이 은혜의 자리에 [믿음으로] 나아오게 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될 소망을 품고 자랑을 합니다.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4.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6:12-15)
12. 아직도,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듣는 것만 일러주실 것이요,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또 그는 나를 영광되게 하실 것이다. 그가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신 것은 다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성령이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함께 일하시는 주님’입니다.
구약, “나는 그분 곁에서 창조의 명공이 되어”(잠언 8:30)
시편, “주님께서 손수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고”(시편 8:6)
서신서,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로마서 5:5)
복음서, “그가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기 때문이다”(요한복음 16:14)
오늘 요절은,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입니다.(시편 8: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잠언 8:1-4, 22-31 / 시편 8)]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지혜 찬양’입니다.
본문은 지혜를 인격체로 묘사합니다.
신약에서는 이를 예수그리스도의 본질과 관련시킵니다.
[모든 지혜는 하나님에게서 비롯되니, 하나님이 모든 지혜의 근원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입니다.(시111:10)
하나님은 지혜로 세상을 지으셨습니다.(잠3:19)
하나님의 지혜가 우리에게 인격으로 나타나신 분이 예수님입니다.(마11:19, 눅7:35)
알렉산드리아의 필로는, 지혜를 가리켜 ‘하나님의 맏아들’이라 하였습니다.]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요약)
오늘 본문의 알맹이는 지혜와 관련한 하나님의 창조과정, 그 면모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창조과정에서 지혜 즉 예수그리스도와 동역하시고(30)
그렇게 지은 사람들을 기뻐하셨다는 사실입니다.(31)
그렇게 하나님의 창조과정은 늘 더불어 함께하는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30)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사람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본문은 오늘 구약본문의 응답찬송으로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노래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며 하나님의 위엄을 찬양합니다.
찬란한 하늘천체에 압도되는 가운데서도(3)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창조물 가운데서 사람을 들어 높이셨다는 사실입니다.
시인의 눈은 창조세계를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보며
이 작은 사람들 중에서도 더 힘없고 작은 자, 젖먹이 어린이들의 찬양을 발견합니다.(2)
(이는 마21:16절로 이어집니다)
참 놀랍게도 이 작은이들의 찬양이 하나님의 대적자들을 물리칩니다.(2)
시인은 사람들을 하나님 창조세계의 동역자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노래합니다.(4-6)
특히 히브리서는 이를 예수님과 관련시킵니다.(히2:6-9)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5:1-5 / 요한복음 16:12-15)]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과 더불어 누리는 평화’입니다.
본문에서 바울은 앞에서 논한 것을 요약하여서, 우리 그리스도인을 가리켜
<예수님의 은혜로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1-2)
그리고 바울은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이
성령님을 통하여 내내 기억되고 우리 안에서 무르익어 감을 설파합니다.(5)
즉 성부·성자·성령 삼위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사랑과 평화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관계는 환란조차 깨뜨리지 못하고 오히려 강화시킬 뿐입니다.(3-4)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성령의 일’입니다.
본문 바로 앞에서 예수님은 <세상에 대한 보혜사의 활동>에 대해 말씀하신 뒤에
오늘 본문에서는 <교회 안에서 보혜사의 활동>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보혜사 성령님은 차차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본질을 알려주실 것입니다.
그것은 살아생전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든 역사(役事)가 바로
진리이고 하나님의 계시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성부·성자·성령 삼위하나님의 관계 즉,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사랑의 흐름도(圖)가
환히 드러날 것입니다.(14-15)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해마다 성령강림절 2주(성령강림 후 1주)는 ‘삼위일체주일’입니다.
삼위일체주일은 한분이신 성부·성자·성령 성삼위하나님을
성령님의 감동하심으로 기억하며 깨치는 날이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다지는 날입니다.
즉 삼위일체주일은 하나님을 제대로 아는 날인데
이는 결국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더 알아가는 길이라는 말입니다.
가뜩이나 알기 어려운 <하나님>이 <삼위일체>로 더 헛갈리는 게 아니라
삼위일체주일의 성서일과 본문말씀들은
우리 눈높이에 맞춰 하나님을 보여주십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중심으로, 내 관점으로 하나님을 보려고 쩔쩔매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 중심, 우리 눈높이로 당신을 보이시려 애쓰시는 말씀들인 것입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치는 열쇠는 오늘 이 말씀에 담겨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시편8:4)
이는 히브리서 2:6절에서 인용하여 예수님을 가리킴으로써,
성경에서 “인자” 뜻의 폭과 의미망이 하늘땅처럼 크고 넓은 만큼이나,
광대하신 하나님을, 그 크신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신비롭고 거룩한 관계를
한눈에, 한마음에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당신을 송두리째 보여주시려고 사람까지 되어 내려오신 하나님,
다시 올라가신 뒤에도, 성령으로 오시어
기억나게 하시고 활연관통(豁然貫通) 깨치게 하시는 하나님!
바로 그 성부·성자·성령 성삼위하나님이란
사람에게 생명 주시려고, 우리와 더불어 평화를 누리시려고(롬5:1)
시간을 넘어 공간을 넘어 쉼 없이 우리와 상관하시는 분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삼위일체주일이면 우리는 반복해서 깨닫고 되새깁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사랑 많고 사랑의 마음이 섬세한 분이신지를, 그리고
그만큼 우리가 하나님께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인지를!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롬5:5)
[나머지]
* 삼위일체주일 단상
오늘 구약과 시편본문이 노래하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기쁨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절대고독의 지경일 것만 같았던 그 태초에 이미 ‘더불어 함께’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련하게나마 삼위일체 하나님의 기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오늘 서신서와 복음서본문은 이 삼위하나님의 기쁨공동체, 사랑공동체 안에 우리가 동참하는 영광을 찬란하게 보여주십니다. 눈에 띄는 것은 마치 릴레이 경주하듯이 우리에게 달려오시는 하나님입니다. 이건 우리가 주님께 다가가기 전에 먼저 주님께서 우리에게 달려오시는 바로 그 느낌입니다. “아버지께서 가지신 것은 다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성령이 나의 것을 받아서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요한 16:15) 삼위일체주일을 맞이하며, 우리가 머리로 느낄 수 없는 이 신비를 왜 하필 오늘, 성령강림절기 앞머리에 삼위일체주일을 두어 기억하려 하는지 그 까닭을 새삼 느낍니다. 진리의 영, 성령께서 그 신비를 환하게 느끼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지난 월요일 ‘매일성서일과’ 본문 말씀(고전 2:1-11)이 떠오릅니다. “...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나님의 생각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나저나 우린 과연 언제라야 삼위일체의 신비를 온몸으로 깨칠 수 있을까요? 말로만 성령충만이지, 우리는 여태 하나님의 그 하나 됨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니 말입니다. 여태 우리는 “하나 되라”,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맛보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 진리의 열쇠를 받고도 구석에 쳐 박아 두고 있으니 말입니다. “... 우리가 하나인 것과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복음 17:22)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복음 13:34) 부디 ‘성령님을 통하여 부어주신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을 만끽할 수 있는, 그래서 우리가 온전히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마침내 삼위 하나님이 하나 되신 그 절정의 사랑을 온몸으로 환하게 깨칠 수 있는 지금 성령의 계절이 되길 빕니다.
** 하나님의 지혜와 삼위일체에 관한 몇 가지 단상들
지혜! 지혜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상처세술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땅,이웃을 나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땅,이웃을 위해 나를 이용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하나님,땅,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자세가 바로 지혜의 첫 걸음입니다. 진리의 영, 하나님의 ‘지혜’가 강물처럼 내 안에 들어오시려 하는데, 그것을 냉큼 가로막는 것이 바로 돈입니다. 돈 때문에 모든 것이 돈으로 보입니다. 하나님,땅,이웃 조차 돈으로만 보이니 여기 무슨 지혜가 있겠습니까? 돈 때문에, 나에게 흘러들어오시려는 진리의 영, 하나님의 지혜가 가로막혀서는 안 됩니다. 삼위일체!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해 안 되는 것이 삼위일체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그 삼위일체의 신비를 몸으로 겪어봐야 이해할 수 있는 법입니다. 내가 내 이웃과 하나 되고, 내 땅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을 해보고, 주님과 하나 되는 체험을 해봐야 만이 터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입니다. 하나님,땅,이웃을 나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땅,이웃을 위해 나를 이용하는 것! 하나님,땅,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자세가 바로 지혜의 첫 걸음이요, 삼위일체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 지혜가 외치는 까닭
삼위일체 주일 성서일과 4본문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내 가슴을 두드린 것은, 구약본문 잠언 8장의 ‘외침’입니다. “지혜”가 외친 것은 ‘잠자는 내 기억’을 깨우기 위해서입니다. 천지창조 때 우리를 지으신 주님께서 느끼셨던 그 기쁨과 사랑을 잊고 사는 우리를 향하여, 하나님의 지혜가, 하나님이 외치시는 절절한 음성,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오늘 구약본문은 그 천지창조의 과정이 매우 행복했음을, 하나님의 그 행복감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나는 그분 곁에서 창조의 명공이 되어, 날마다 그분을 즐겁게 하여 드리고, 나 또한 그분 앞에서 늘 기뻐하였다. 그분이 지으신 땅을 즐거워하며, 그분이 지으신 사람들을 내 기쁨으로 삼았다.”(잠언 8:30-31) 그렇습니다. 오늘 구약본문이 묘사하는 하나님은 ‘행복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지혜가 사람들을 향하여 소리쳐 부르는 모습을 통하여 우리에게 보이시려는 하나님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지혜를 사람들이 알기를,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기쁨을 사람들이 알기를,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세상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그 절절한 마음이...
[말씀동시] 그 (장연우 지음. 시냇물교회 중등부. 「성실문화」 111호)
그가 오시면
그는 인도할 것이다
그는 말씀하신다
그가 듣는 것만을
그가 나의 것을 받으시면
그는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다
그의 것은 나의 것
그는 인도할 것이다
[말씀시조] 예수로 말미암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1호)
예수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평화롭고
하나님 그 영광에 나 이르게 되리로다
그 크신 하나님 사랑 성령께서 부으사
[시편노래] 시편 8, 우리 주 하나님은 어찌 그리 크십니까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 111호)
[본문] (시편 8)
[노랫말]
1. 우리 주 하나님은 어찌 그리 크십니까, 주 이름 그 위엄이 어찌 그리 높습니까
젖먹이 어린이도 주의 위엄 찬양하니, 주님께 맞서는 자 원수조차 잠잠하네
2. 주님께서 손수 지은 높은 하늘 달과 별들, 주님께서 돌보시는 낮은 사람 그의 자녀
그에게 주님께서 영광의 관 씌우시고, 주님의 가까이에 존귀하게 앉히시네
3. 주님께서 손수 지은 크고 작은 짐승들과, 새들과 물고기들 사람에게 맡기시네
우리 주 하나님은 어찌 그리 크십니까, 주 이름 그 위엄이 어찌 그리 높습니까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인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8 (우리 주 하나님은 어찌 그리 크십니까)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8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1호)
(※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뒷소리)
1. 여- -호 와-, 우- -리 주여, 주- 의- 이름, 이- -- --,
온- -땅 에-, 어찌 그- 리-, 아름 다운 지-, 요- -- --∼
(앞소리)
주- -- 의-, 영- 광- 이-, (주- 의- 영광, 이- -- --),
하- -늘 을- (하- 늘- 을-) 덮- -었 나이, 다- -- --∼
(회 중)
2.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3.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뒷소리)
5. 그- -- 를-, 하나 님보 다-, 조금 못하 게-, 하- -시 고-,
영- -화 와-, 존- 귀- 로-, 관을 씌우 셨나, 이다 -- --∼
(앞소리)
6. 주의 손으 로-, 만드 신것 을-, 다스 리게 하시, 고- -- --,
만- -물 을-, 그의 발아 래-, 두- -셨 으-, 니- -- --∼
(회중)
7.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8.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앞소리)
9. 여- 호- 와-, 우리 주- 여-, 주- 의- 이름, 이- -- --,
온- -땅 에-, 어찌 그- 리-, 아름 다운 지-, 요- -- --∼
[다함께] (뒷소리)
아- -리 랑-, 아- -리 랑-, 아- 라- 리-, 요- -- --,
아- -리 랑-, 고- 개- 로-, 넘- -어 간-, 다- -- --∼∥
※ 가락은 아리랑가락이고, 장단은 세마치로 읊는다.
(뒷소리는 세마치로, 앞소리는 중중모리로 해도 좋다.)
※ 쉼표(‘,’)까지 세마치 한 장단 3박 이다.(중중모리일 경우는 한 줄이 한 장단)
(즉, 세마치 4장단이 중중모리 1장단이다.)
※ 세마치장단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편의상 1박을 3분박 대신 2분박으로 구분했다.
(예; 악보 세 번째 마디에 종종 나오는 셋잇단음표 식으로 표기한 것이 3분박의 맛을 살린 것이다.)
※ 뒷소리는 찬양대 합창으로, 앞소리는 독창이나 이중창으로 하고 마지막은 다함께 부르면 좋겠다.
[말씀동화] 훈장님의 토리 이야기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정선아리랑 부르며 백두대간을 오르내리던 시절 이야기예요.
소리골에서 글 읽는 소리가 오늘도 청아하게 메아리칩니다.
소리골 서당 훈장님이 좌우로 흔들흔들 하시며 “하늘 천, 따 지”하면
그 소리를 따라 아이들은 앞뒤로 흔들흔들 하며
“하늘 천, 따 지” 합니다.
소리골 서당 천자문 읊조리는 소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살금살금 서당 문을 열고 들어오던 지각생 철수가
어이쿠!
그만 훈장님이랑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어요.
“철수는 뒤에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으렴.”
시무룩해진 철수가 문 옆에 무릎을 꿇고 만세를 부릅니다.
그러자 초승달 같은 눈매로 희영이가 소리칩니다.
“훈장님, 한번 지각하면 10분, 두 번 지각하면 20분이랬어요.”
철수는 어제도 지각했으니 20분이나 손을 들고 있게 생겼습니다.
우거지상이 되어버린 철수는 순간 도끼눈을 뜨고 희영이를 노려봅니다.
철수의 도끼눈과 희영이가 메롱거리는 모습을 번갈아보던 영철이가
의젓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훈장님, 철수와 희영이는 딱 견원지간(犬猿之間) 같아요.”
서당에서 제일 유식한 영철이의 한마디에
훈장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오릅니다.
“오늘은 너희에게 토리 이야기를 들려주마.”
서당 아이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북두칠성처럼 반짝이고
훈장님 말씀은 환한 은하수처럼 한없이 쏟아집니다.
우리나라 한반도 팔도강산은 고장마다 사투리가 다르듯이
부르는 노래 가락에도 사투리처럼 특징적인 노래투가 있는데
그걸 가리켜 <토리>라고 부른다는!
평안도 황해도 노래에는 수심가 토리가, 경기도 노래에는 경 토리가,
전라도 노래에는 육자배기 토리가 있는데
희한하게도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노래는 메나리 토리로 통한다네요.
훈장님은 함경도 사투리와 강원도 사투리,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를 일일이 재미나게 흉내 내시며
이 세 고장의 사투리가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그 바람에 노래의 토리까지 같은 메나리 토리가 된 까닭을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위에서 아래로 길게 뻗어 있는 백두대간이라는 장벽 때문이지!”
높은 산을 넘어 다니기 어렵기 때문에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살았다는,
옛날부터 한반도의 동해바다 근처에 사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사람들은
그렇게 아래위로 자주 어울렸기 때문에
사투리랑 노래 토리까지 닮아버렸다는 말씀입니다.
영철이가 샛별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어요.
“휴전선이 남과 북을 나누어 견원지간을 만들었어도, <메나리 토리>는 나누지 못했군요!”
훈장님은 또 한 번 흐뭇한 눈빛으로
영철이를 바라보며 말씀하십니다.
“휴전선 철조망이 흐르는 강물을 막지 못하듯이, 강물처럼 흐르는 메나리 토리의 가락을 끊지 못한단다.”
훈장님이 사랑스런 눈빛으로 아이들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며
말씀을 이었어요.
“언젠가 너희 학교에 탈북한 새터민 친구랑 중국동포 친구가 있다고 했지?”
훈장님은 우리가 그 친구들의 사투리를 흉내 내며 깔깔거리던 것을 기억하신 겁니다.
“그 친구들이 자기 사투리를 어서 녹음해 두면 참 좋겠다.”
반 친구들이 거센 함경도 사투리를 놀려대는 것이 싫어서
얼른 사투리를 없애버리려 애쓰겠지만
언젠가 사투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때를 위해서
녹음해 두라는 말씀입니다.
훈장님은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우리말이,
비록 땅덩어리는 작지만 우리말이 그토록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은,
알록달록 다양한 사투리,
거세고도 부드러운, 밋밋하고도 구성진 사투리 덕분이라고 하셨어요.
은하수처럼 한없이 밝은 훈장님 말씀이 잠깐 멈추었을 때
슬그머니 손을 내린 지각대장 철수가 문득
엉뚱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토리가 두 마리래요.”
앞뒤 없이 던진 철수의 한마디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릴 때
척척박사 영철이가 얼른 거듭니다.
“우연의 일치지만, 우리나라 대통령 두 사람이 키우는 개 이름이 똑같아요.”
한 마리는 출신도 불쌍하고 빛깔도 가무잡잡하지만,
다른 한 마리는 출신도 빛깔도 하얗게 빛나는, 그렇게 완전 다른 개인데
희한하게도 이름은 둘 다 똑같이 <토리>라네요.
이윽고 훈장님이 천천히 말씀하십니다.
“ 남과 북이 견원지간이어도, 함경도∼강원도∼경상도의 노래들이 같은 <메나리 토리>로 이어지고 어울리듯이, 비록 지금은 견원지간 같은 두 대통령들도 기르는 반려견 이름 ‘토리’처럼 언젠가 어울릴 수 있으면 좋겠다. 다만 견원지간 같던 사이가 마치 <메나리 토리>처럼 이어지고 어울릴 수 있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어!”
훈장님은 잠시 뜸을 들이며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하나하나 눈을 맞추시더니
다시 말씀을 이었어요.
“그것은, 함경도∼강원도∼경상도가 백두대간이라는 장애물 때문에 좌우로 가는 길이 가로막히는 바람에 아래위로 더 잘 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 서로를 가로막는 불통과 걸림돌의 여러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해. 이때 통할 수 있는 길이란 바로 진실과 성실, 오직 진실과 성실이란다. 진짜 진실과 성실로 통할 때에야 비로소 지금의 견원지간은 아름답고 다정다감한 참 벗이 될 수 있을 것이야.”
말씀을 마무르시며 훈장님이 오늘의 말씀을 찾아 읽어주십니다.
북극성처럼 환한 눈빛으로 성경말씀을 읊조리는 훈장님을
북두칠성처럼 초롱초롱 아이들이 우러러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로마서5:3-5)
[이정훈 지음. 2022년 6월 11일 토요일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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