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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사순절 5주(2022년 4월 3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시편 126:2)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서 43:16-21)

16. 내가 바다 가운데 길을 내고, 거센 물결 위에 통로를 냈다.

17. 내가 병거와 말과 병력과 용사들을 모두 이끌어 내어 쓰러뜨려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을 마치 꺼져 가는 등잔 심지같이 꺼버렸다. 나 주가 말한다.

18.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19.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20. 들짐승들도 나를 공경할 것이다. 이리와 타조도 나를 찬양할 것이다. 내가 택한 내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려고, 광야에 물을 대고, 사막에 강을 내었기 때문이다.

21. 이 백성은, 나를 위하라고 내가 지은 백성이다. 그들이 나를 찬양할 것이다.”

 

(시편 126)

1.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 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 보내 주십시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빌립보서 3:4b-14)

4. (하기야, 나는 육신에도 신뢰를 둘 만합니다.) 다른 어떤 사람이 육신에 신뢰를 둘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합니다.

5. 나는 난 지 여드레만에 할례를 받았고,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서도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 사람 가운데서도 히브리 사람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요,

6. 열성으로는 교회를 박해한 사람이요,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7. [그러나] 나는 내게 이로웠던 것은 무엇이든지 그리스도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8. 그뿐만 아니라,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귀하므로, 나는 그 밖의 모든 것을 해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고, 그 모든 것을 오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9.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나는 율법에서 생기는 나 스스로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오는 의 곧 믿음에 근거하여,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으려고 합니다.

10.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11.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

12. 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2:1-8)

1. 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에 가셨다.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사람 가운데에 살리신 나사로가 사는 곳이다.

2. 거기서 예수를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마르다는 시중을 들고 있었고, 나사로는 식탁에서 예수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 때에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았다.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4. 예수의 제자 가운데 하나이며 장차 예수를 넘겨줄 가룟 유다가 말하였다.

5.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고, 왜 이렇게 낭비하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는 도둑이어서 돈자루를 맡아 가지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것을 훔쳐내곤 하였기 때문이다.

7.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

8.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주님께서 우리 편이시므로입니다.

 

구약,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이사야서 43:19)

시편,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시편 126:3)

서신서,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빌립보서 3:12)

복음서, “그때에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요한복음 12:3)

 

오늘 요절은,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입니다.(시편 126:2)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서 43:16-21, 시편 126)]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바빌론에서 끌어내시다입니다.

예언자는 16-17절에서 과거 이스라엘 민족이 세상에 처음 드러난 출애굽 사건을 상기함으로써,

이제 곧 닥칠 바빌론 포로생활로부터의 해방을 암시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더 이상 바빌론 포로시절 그 고난의 기억에 매일 필요가 없습니다.(18)

 

19-20절에 기술한 장차 광야에서 벌어질 기적은

16-17절의 출애굽 광야와 이어져 그때 이스라엘 민족이 세상에 처음 드러난 것처럼

이제 새 역사를 이루실 하나님의 이스라엘 민족 재창조를 내다보게 합니다.

 

또한 <광야 길>은 바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최단 지름길로서

하나님께서 이 일을 속히 이루실 것이라는 것도 암시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급하고 강하게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하시려는 까닭은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의 언약, 이것 하나뿐입니다.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여호와께서 포로를 돌리시도다입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이 바빌론 포로에서 해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역사를 회고하며,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크신 사랑을 노래합니다.

 

4절은 평소 바짝 말라있던 시내가 우기(雨期)에 갑자기 물이 차오르듯,

하나님의 도우심은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크고 빠르게 달려오신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5-6절은 오랜 농사경험에서 나온듯한 노래입니다.

굶주림 가운데서도 굳세게 지킨 씨종자를, 추수철이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지금,

그럼에도 추수를 내다보며 씨를 뿌려 마침내 기쁨으로 수확하듯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 그분의 언약을, 의심과 고통을 무릅쓰고 믿고 기다릴 때에

마침내 그 언약의 열매인 해방의 기쁨을 맛보게 되리라는 희망의 노래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빌립보서 3:4b-14, 요한복음 12:1-8)]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하나님의 의, 목표를 향한 달음질입니다.

유대 혈통의 자부심과 할례 받은 자부심 가득한 자들의 잘못된 가르침,

빌립보교인들에게 할례를 요구하는 등의 잘못된 가르침의 위험성을 아는 바울이

자신의 혈통과 육체적 우월함을 똥같이 버린 까닭을 역설합니다.

그 자랑거리들이 오히려 하나님과 친교의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부활예수님을 만나 알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과 친교의 열쇠는

혈통이나 업적 같은 <나 스스로의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의>입니다.

 

바울은, (니골라당 등의) 거짓교사들과 달리,

지금도 하나님의 상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이 <예수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가진 자의 모습이요(8),

<그리스도예수께 사로잡힌>(12)사람다운 모습입니다.

 

바울의 이 모습에서

마치 엄마가 박수치며 부를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다 잊어버리고 오직 엄마만 바라보며 뒤뚱뒤뚱 전진하는(13)

젖먹이 어린아이의 <사랑의 집중력>이 느껴집니다.(14)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베다니의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다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입성 직전에 베다니에 가십니다.

(바로 앞 11장에서 예수님께서 베다니의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습니다.)

마리아가 매우 값진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발을 닦아드립니다.

이를 보고 가룟유다가 낭비라고 나무라지만, 예수님은 마리아를 편 드시고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마리아의 행동에서 오라비를 살려주신 예수님을 향한 무한한 감사와 감격이 느껴집니다.

발에 향유를 바름은, 귀한 손님의 머리에 향유를 바르고 발을 물로 씻겨드림을 동시에 보여주며

또한 자기 자신의 머리카락에 같은 향유를 바르며 그것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림으로써

예수님 환대와 친교의 최대치를 보여줍니다.

 

일찍부터 예수님의 발 아래 앉아 말씀을 경청하던 마리아였기에(누가10:39,42)

예수님의 7절 말씀은 더 다정하고 더 친밀합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오늘 바울에게서 느낀 젖먹이 어린아이 특유의 엄마를 향한 <사랑의 집중력>

오늘 베다니의 마리아에게서도 느낍니다.

지금 마리아에게는 사람들 시선은 없고

오직 예수님을 향한 환대의 마음과 친교의 감동만 있습니다.

 

바울처럼 마리아처럼 주님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주님께서 늘 설렘을 주십니다.

주님께서 나와 더불어 벌이실 기막히게 신비로운 일을 종종 맛보아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이사야서43:19)

 

그런 사람들은 지금도 진동하는 베다니의 향내를 느끼며 그런 향기로운 삶을 삽니다.

그리스도예수께 사로잡힌 사람 바울처럼 마리아처럼

주님께서 늘 내 편이 되어 주실 것을 아니까 입에서 찬양이 떠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통해 펼치시는 주님의 일에 푹 빠져 사니 입만 열면 찬양입니다.

 

 

 

[나머지]

* 마리아의 향유 향기는 얼마나 오래갔을까?

순 나드 향유의 향내는,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은은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몸에 바르면 3일 동안이나 그 향기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추측이지만, 마리아의 나드 향은 예수님께서 돌무덤에 들어가실 때까지 그 향기가 은은히 진동했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부활예수님의 기억 속에도 그 향기는 은은히 남아 있었을 것만 같습니다.

 

** 발 씻기 릴레이

마리아는 지극한 희생과 섬김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어드립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요한 13)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베다니 마리아의 희생과 섬김을 기억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때 제자들은 엊그제 마리아의 그 행동을 기억했을까요? 지금도 스승님의 발에서 진동하는 마리아의 향유 냄새, 그 거룩한 향내를 느꼈을까요?

 

*** 가룟 유다의 돈타령

가룟 유다의 말을 들으며 문득 판소리 흥보가의 돈타령이 떠오릅니다. “삼백 데나리온”, “가난한 사람”, “낭비”...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어도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돈타령이 문제입니다. 돈타령은, 매우 말초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고, 자극적이면서 선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제 돈 아닌 남의 돈에 대한 판단이 더 빠른 게 돈타령의 생리이고, 값을 매길 수 없는 거룩한 것까지 일일이 값을 매기는 것도 돈타령의 생리입니다. 유다는 필경 돈타령에 익숙하여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붓는 향유조차 값으로 매기더니, 급기야 그걸 가리켜 낭비라고까지 말합니다. 돈 없이 오천 명, 오만 명을 먹이셨던 스승님 앞에서 감히 돈타령입니다. 돈타령의 결정판입니다.

 

**** 나드 향유

나드는 히브리어로 네르드(Nerd)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Nalada(향기를 뿜다)의 변형이라고 합니다. 원산지는 히말라야, 부탄, 네팔, 티베트, 인도 동부 등 해발 34,000미터 고지대입니다. 1530까지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초본으로서, 그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습니다. 그 향기는 매우 깊고 은은한데, 특히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며 주로 머릿기름으로 애용된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은 워낙 바람 많고 건조하고 더운 기후라 피부가 말라 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에 기름을 발랐다고 합니다. 나드 향유가 그렇게 비싼 까닭은, 먼저 나드 풀 자체가 귀하며,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이고,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뿐인데다가, 멀리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 운반비와 국경 관세까지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정정숙.성서식물등에서 얻음)

 

*****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법()

지난 주 사순절 4, 그리고 오늘 사순절 5주의 구약본문은 출애굽과 출바빌론, 광복(光復)의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서신서본문 역시 구원, 즉 광복의 기운이 진동합니다. 특히 오늘 본문의 구약과 시편의 사막에 강을 내고(43:19-20),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는(126:4) 장면들은, 광복이란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이죠. 그러고 보니 사순절은 어두우면서도 광복을 향하고 있습니다. 십자가 끝에 부활이 있음을 오늘 서신서본문은 보여줍니다. 그리고 복음서본문은 그 부활의 목적이 주님과의 온전한 친교임을 보여줍니다.

 

****** 언제나 마지막 친교처럼, 거룩한 낭비, 예배!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8)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우리 인생에서 주님과의 친교의 기회가 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서본문 마리아의 행동에서, 이 땅에서 예수님과의 마지막 친교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런데 가룟 유다의 낭비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립니다.(5) 그리고 이내 거룩한 낭비’, 마르바 던의 책 고귀한 시간 낭비, 예배가 떠오릅니다. 다시 한 번 내 온 마음을 내려놓고, 주님과 친교의 진수를 보여준 베다니 마리아의 마음을 묵상합니다.

 

******* 주님께 사랑을 다 쏟아 부은 사람 마리아

베다니의 마리아는 예수님께 완전히 사로잡힌 사람의 대명사입니다. 예수님 말씀에 사로잡히고(누가 10:38-42), 오빠 나사로를 살리신 말씀의 권능에 사로잡힙니다.(요한 11:1-44) 급기야 오늘 마리아는 향유를, 사랑을, 자신을 다 쏟아붓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직전, 유월절을 코앞에 둔 때입니다. 베다니의 뜻이 슬픔의 집이라서 그런지 예수님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마리아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죽었던 오빠는 살고, 그를 살리신 예수님은 죽습니다. 그러고 보니 베다니는, 죽었던 나사로가 되살아난 곳이고, 다시 사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축복하고 승천하신 곳이기도 합니다.(누가 24:50, 51) 슬픔의 집이 환희의 집이 됩니다. 오늘 성서일과 본문이 보여주신 주님 사랑(구약;주님의 사랑 / 신약;주님을 사랑)과 비교하면 우리의 사랑은 너무 더디고 게으릅니다. 너무 작고, 너무 빤합니다. “온 집 안에 향유냄새가 가득 찼다.”(요한 12:3) 나사로의 코에도, 마르다의 코에도, 가룟 유다의 코에도, 예수님의 코에도... 향유냄새가 스며듭니다. 집 안 구석구석 향유냄새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 말씀이 전해지는 곳곳마다 그 향유냄새가 스며듭니다. 향유냄새는 주님 사랑입니다!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돈과 향유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110)

돈으로는 방 하나도 채울 수 없네

항상 가져가려는 사람이 있지

 

하지만 향기는 방을 가득 채우고도

내 몸과 마음까지 가득 채워주네

 

우리가 모시는 존귀하신 분은

돈보다 향유를 좋아하시네

 

 

 

 

[말씀시조] 그리스도 아는 지식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10)

그리스도 아는 지식 지극히 고귀하니

그 밖의 모든 것은 오물로 여기노라

예수님 부활의 능력 주의 고난 본받길

 

 

 

 

[시편노래] 시편 126, 주님께서 포로들을 시온으로 보내실 때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성실문화110)

[본문] (시편 126)

[노랫말]

1. 주님께서 포로들을 시온으로 보내실 때, 꿈꾸는 사람처럼 우리는 황홀했네

그때에 우리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찬양의 함성소리 우리 혀에 가득 했네

2. 다른 나라 백성들이 그때에 말하기를, 그들의 편 주님께서 큰일을 하셨구나

우리 편 주님께서 큰일을 하셨을 때, 얼마나 기뻤던가 우리는 황홀했네

3. 오 주님 포로들을 돌려보내 주옵소서, 마른 네겝 물 흐르듯 돌려보내 주옵소서

눈물을 흘리면서 씨뿌리는 사람이여, 춤을 추며 거두리라 기쁨의 단 거두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전일교회 홍의종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26 (주님께서 포로들을 시온으로 보내실 때)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20220403_시편노래 126 주님께서 포로들을 시온으로 보내실 때.m4a
1.59MB

 

 

 

 

 

[시편 송서] 시편 1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10)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보내실 때에-,

우리--- (우리---), -꾸는- 것 같았-도다-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시내들 같이- --보내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다함께]

6. -며 씨-를 뿌리---, (-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으로 (()) 곡식- 단을-, (곡식 단-) 가지고 돌아오∼∥

 

20220403_시편송서 126.m4a
1.43MB

 

 

 

 

 

[말씀동화] 힘없는 욕받이들이 어깨춤을 춘 까닭은?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숲속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 수학여행 가던 시절 이야기예요.

 

진구 배낭에 배지 두 개가 나란히 달려있어요.

빨간 동백은 제주 사삼(4.3), 그리고

노랑 리본은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배지죠.

 

노란 리본이 빨간 동백에게 물었어요.

 

제주 사삼을 기억하는데 왜 빨간 동백꽃이야?”

 

동백 배지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외쳤어요.

 

느영나영(너랑나랑) 나란히 다닌 세월이 얼만데 여즉 그걸 몰라?”

 

리본 배지는 샛노란 얼굴로 멀뚱멀뚱 먼 산만 바라봅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동백 배지가 말했어요.

 

동백꽃이 한겨울에 피거든 3월까지! 4월이면 뚝뚝 다 떨어지고.”

 

노란 리본은 동백꽃이 겨우내 붉게 피어오르다가

4월이면 꽃잎 하나하나가 아니라, 통째로 툭, 떨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74년 전 일어난 제주의 사삼으로

여러 해 동안 수만 명의 목숨이 동백꽃처럼 떨어졌다는 걸 알았죠.

 

 

진구 방 책장 위 돌하르방 옆에는 언제부턴가

하얗고 까만 화해인형 둘이 얼싸안고 있어요.

까만 돌하르방이 까만 화해인형에게 물었어요.

 

너흰 언제까지 얼싸안고 있을 거야. 이제 그만 떨어져라.”

 

까만 빛깔끼리 뭉치지 않고 하얀 인형하고 얼싸안고 있는 게 못마땅한 걸까?

까만 화해인형이 돌하르방에게 대답했어요.

 

할아버지는 제주에서 왔으면서도 사삼돌하르방 문형순도 몰라요?”

 

사삼돌하르방 문형순? 그게 머우꽈?”

 

그러자 까맣고 하얀 화해인형이 사삼돌하르방 문형순 노래를 불렀어요.

 

“(뒷소리)너영나영 두리둥실 허영, 낮에낮에나 밤에밤에나 상사랑이로구나

1.평안남도 안주에서 산을 넘고 물건너, 신흥무관학교에서 대한독립만세(뒷소리)

2.만주벌판 말다리던 광복군 문형순, 산 넘고 바다건너 제주도에 왔네(뒷소리)

3.성산포 경찰서장 되어 돌하르방처럼 씩씩하게, 4.3광풍에서 수백목숨 살렸네(뒷소리)

4.부당(不當)함으로 불이행(不履行)하여 약한 사람들 살리니, 제주도 너영나영 평화의섬 만세(뒷소리)”

[‘4.3돌하르방 문형순이정훈 작사, 제주민요 너영나영 가락]

 

 

화해인형이 부르는 사삼돌하르방 문형순 노래를 들으면서

4월이면 떨어지는 빨간 동백꽃배지가 울먹이고

4월이면 스러지는 노란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을 닮은 노란리본배지가

가만히 동백꽃배지를 어루만져줍니다.

 

그래도 노래가 씩씩하고 평화로워서

이내 빨간동백과 노란리본 배지들이 배시시 웃음꽃을 피우네요.

까만 돌하르방이 동백과 리본 배지들을 내려다보며 한마디 했어요.

 

너희 빨간빛 노란빛이 파란 빛깔 배낭에 참 잘 어울린다.”

 

그러자 진구책상 위에 있던 성경책이 한마디 합니다.

 

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도 좋지만, 너희 화해인형처럼 까망과 하얀 빛깔도 잘 어울린다.”

 

내친김에 성경책이 성경말씀을 들려줍니다.

 

“4월엔 제주사삼, 세월호의 죽음과 예수님의 죽음이 늘 함께 하지. 그런 다음에 꼭 부활절이 오고!”

 

 

성경책이 베다니의 마리아와 예수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죽은 오빠 나사로를 되살려주신 예수님 발에

마리아가 값진 향유를 부어드립니다.

사람들이 마리아를 나무랄 때 예수님은 마리아를 편 들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지만,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요한복음12:7-8)

 

성경말씀을 듣던 동백배지와 리본배지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였어요.

억울하게 죽은 약자들의 유가족들이 내내 욕받이로 홀대당하던 그 오랜 세월 속에서도, !

늘 한결같이 우리 편 들어주시는 예수님이 계셨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이내 빨강노랑 배지들의 울먹울먹 들썩이던 어깨가 차차 어깨춤으로 변해갔어요.

 

성경책이 부르는 시편노래 덕분이에요.

빨간동백 노란리본 배지들도 그 노래 따라 부르고

화해인형들도 얼싸안은 어깨를 들썩이며 그 노래 따라 부릅니다.

사삼돌하르방 문형순을 닮은 까만 돌하르방도 으쓱으쓱 씩씩하게 어깨춤을 춥니다.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일을 하셨다.”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시편126:2-3)

[이정훈 지음. 202242일 토요일 아침]

 

 

 

 

4.3돌하르방 문형순.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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