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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성령강림절 12주(성령강림 후 11주, 2021년 8월 8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서로 용서하십시오(에베소서 4:32)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기하 18:5-9, 15, 31-33) 압살롬의 패전

5 그 때에 왕이 요압과 아비새와 잇대에게 부탁하였다. “나를 생각해서라도, 저 어린 압살롬을 너그럽게 대하여 주시오.” 왕이 압살롬을 너그럽게 대하여 달라고 모든 지휘관에게 부탁하는 말을, 온 백성이 다 들었다.

6 다윗의 군대가 이스라엘 사람과 싸우려고 들녘으로 나아가서, 에브라임 숲 속에서 싸움을 하였다.

7 거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다윗의 부하들에게 패하였는데, 그들은 그 날 거기에서 크게 패하여서, 이만 명이나 죽었다.

8 싸움이 온 땅 사방으로 번져 나가자, 그 날 숲 속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이 칼에 찔려서 죽은 군인보다 더 많았다.

9 압살롬이 어쩌다가 다윗의 부하들과 마주쳤다. 압살롬은 노새를 타고 있었는데, 그 노새가 큰 상수리나무의 울창한 가지 밑으로 달려갈 때에, 그의 머리채가 상수리나무에 휘감기는 바람에, 그는 공중에 매달리고, 그가 타고 가던 노새는 빠져나갔다.

15 요압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젊은이 열 명도 모두 둘러싸고서, 압살롬을 쳐서 죽였다.

(다윗이 압살롬의 죽음을 슬퍼하다)

31 바로 그 때에 그 에티오피아 사람이 들어왔다. 에티오피아 사람이 왕에게 아뢰었다. “높으신 임금님께 기쁜 소식을 가져 왔습니다. 주님께서 오늘 임금님께 반역한 자들을 없애 버리시고, 임금님께 승리를 안겨 주셨습니다.”

32 왕이 에티오피아 사람에게 물었다. “그 어린 압살롬이 평안하더냐?” 에티오피아 사람이 대답하였다. “높으신 임금님의 원수들을 비롯하여, 임금님께 반역한 자들이 모조리 그 젊은이와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33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파서, 성문 위의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울었다. 그는 올라갈 때에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 압살롬아, 너 대신에 차라리 내가 죽을 것을,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고 울부짖었다.

 

(시편 130) 환난 때에 주님을 신뢰함[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1 주님, 내가 깊은 물속에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2 주님, 내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나의 애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주님, 주님께서 죄를 지켜보고 계시면, 주님 앞에 누가 감히 맞설 수 있겠습니까?

4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주님만을 경외합니다.

5 내가 주님을 기다린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 내가 주님의 말씀만을 바란다.

6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림이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진실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7 이스라엘아,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주님께만 인자하심이 있고, 속량하시는 큰 능력은 그에게만 있다.

8 오직, 주님만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에서 속량하신다.

 

(에베소서 4:25-5:2) 새로운 생활의 규범

25 그러므로 여러분은 거짓을 버리고, 각각 자기 이웃과 더불어 참된 말을 하십시오. 우리는 서로 한 몸의 지체들입니다.

26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도록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

27 악마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

28 도둑질하는 사람은 다시는 도둑질하지 말고, 수고를 하여 [] 손으로 떳떳하게 벌이를 하십시오. 그리하여 오히려 궁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게 하십시오.

29 나쁜 말은 입 밖에 내지 말고, 덕을 세우는 데에 필요한 말이 있으면, 적절한 때에 해서, 듣는 사람에게 은혜가 되게 하십시오.

30 하나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성령 안에서 구속의 날을 위하여 인치심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악독과 격정과 분노와 소란과 욕설은 모든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친절히 대하며, 불쌍히 여기며,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여러분은 사랑을 받는 자녀답게, 하나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자기 몸을 내어주신 것과 같이, 여러분도 사랑으로 살아가십시오.

 

(요한복음 6:35, 41-51) 예수는 생명의 빵이시다

3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요, 나를 믿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41 유대인들은 예수께서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하고 말씀하셨으므로, 그분을 두고 수군거리면서

42 말하였다. “이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부모를 우리가 알지 않는가? 그런데 이 사람이 어떻게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는가?”

43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서로 수군거리지 말아라.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 나는 그 사람들을 마지막 날에 살릴 것이다.

45 예언서에 기록하기를 그들이 모두 하나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하였다. 아버지께 듣고 배운 사람은 다 내게로 온다.

46 이 말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사람 외에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사람만이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생을 가지고 있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의 조상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다.

50 그러나 하늘에서 내려오는 빵은 이러하니, 누구든지 그것을 먹으면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 그것은 세상에 생명을 준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용서와 생명입니다.

 

구약, “너 대신에 차라리 내가 죽을 것을”(사무엘기하 18:8)

시편,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므로”(시편 130:4)

서신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에베소서 4:32)

복음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복음 6:51)

 

오늘 요절은, “서로 용서하십시오입니다.(에베소서 4:32)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무엘기하 18:5-9, 15, 31-33, 시편 130)]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압살롬의 종말, 다윗이 압살롬의 죽음을 슬퍼하다입니다.

압살롬이 자랑스러워하던 풍성한 머리털 때문에(14:25-26)

공중에 매달려 <땅의 권력도 하늘의 도움도>

얻지 못하는 신세로 죽어갑니다.

 

다윗은 압살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괴로워서 울부짖습니다.

이 비극의 뿌리가 우리야에 대한 다윗 자신의 죄악이었기에 더 괴로웠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야 가족에 대한 범죄의 대가를 치르면서

다윗은 하나님의 고통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야를 잃고 괴로우셨던 하나님의 고통을.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극심한 곤경 가운데서입니다.

깊은 물에 빠져 부르짖는 듯한 이 기도는(1)

깊은 물에 빠진 요나와,

그리고 범죄의 바다에 빠진 오늘 다윗을 연상케 합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아무리 깊은 죄도 용서해주시리라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를(4) 꼭 용서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cf,3:23-24)

이는 마치 아무리 밤이 깊고 길어도 결국 아침이 오는 것을 아는

파수꾼의 심정과 같습니다.(6)

 

그렇게 시인은 용서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베푸실

용서의 말씀을 기다립니다.(5)

그리고 하나님이 깊은 곤경에서 나를 건져주시기를 기다립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에베소서 4:25-5:2, 요한복음 6:35, 41-51)]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새로운 삶의 규범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악마에 속한 삶을 버리고(27) 성령에 속한 삶을 사는(30) 사람입니다.

거짓말, 나쁜 말, 도둑질, 분노로부터 멀어지도록,

내가 주님처럼 사랑하고 주님처럼 용서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실천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예수는 생명의 빵이시다입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참빵, 생명의 빵(하늘에서 온 빵)이 예수님 자신이심을 밝히시니

군중은 의심하며 수군거립니다.

그 의심하는 근거가 타당해보이지만(42)

예수님께서 단호히 서로 수군거리지 말아라”(43)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말씀은 지금 군중의 경험과 논리로 따지고 폄하해서는 안 될

생명이 걸린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날에 살릴 것이라는 말씀을 39, 40절에 이어 세 번째 반복하시고(44)

생명의 빵”(35,48)의 의미를 다시 반복해서 가르치십니다.(48-51)

그리고 마침내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51)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예수님은 십자가 죽으심으로 생명의 빵이 되시는 진리를 드러내십니다.(3:14-16)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비유하자면,

생명의 빵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십자가로 구운 빵입니다.

 

성찬이 용서받은 자의 특권이라면, 성찬의 도()는 용서받은 자의 의무입니다.

성찬의 도란 내 피와 살 같은 재산을 나누는 일이요,

그 나눔에 생명의 기운, 천국의 기운이 감돌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랑과 용서입니다.(4:32, 5:1-2)

 

그런데 용서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하시는 거룩한 일입니다.(130:4)

 

그러니 어렵지도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내 수많은 압살롬을 향한 측은지심을 붙들면 됩니다.(4:32)

용서는 내 안에 계신 그분께서 하실 것이니 나는 내 닫힌 마음만 열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압살롬의 죄가 다윗의 죄에서 비롯했음을 기억하며

나의 압살롬들이 나에게 저지른 죄보다 먼저

내가 나의 우리야에게 저지른 죄를 하나하나 헤아리며

주님 앞에 무릎 꿇을 일입니다.(130:1-4)

그때 주님께서 주님의 일을 하실 것입니다.(130:4-5)

 

 

 

[나머지]

* 영생의 길, 하나님과 하나 되는!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생이란 무엇입니까?(47, 51) 진시황의 불로초나, 뱀파이어에게 사람의 피 같은, 그런 따위는 아닐 것입니다. 뱀파이어가 남의 피를 먹는 것과 정반대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와 살을 먹어야 얻는다 하신 그 영생!(50-51) 몸이 점점 늙어가는 것을 느끼는 오늘 우리에게, 영생은 무엇일까요? 또 하나 궁금한 것은, 당신의 이라고 하신 점입니다.(51) 고기라고 하지 않고, 또는 불로초 같은 이라고 하지 않고 빵이라고 하신 걸까요? 예수님의 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광야의 만나, 오병이어, 그리고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그 빵!(마태 6:25, 31) 예수님께서 당신의 살을 가리켜, 광야의 메추라기나 오병이어의 물고기 같은 고기라고 하지 않고 이라고 표현하시니, 자연스레 이런 모든 것들과 더불어 성찬이 떠오릅니다. 성찬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내 몸에 새기는 용서의 음식, 화해의 음식, 사랑의 음식, 거룩한 음식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영생이란, 우리가 가장 가까이 실감할 수 있는 영생이란, 바로 하나님과 하나 되는 일입니다. 온 생명의 주인이시고, 영원하신 분, 그분과 하나 되는 사랑의 완성 말입니다.(요일 4:12) 오늘 본문들마다 들어있는 용서의 목적은 관계회복입니다. 그 최종 목적은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입니다. 그래서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고(130:4) 그 용서받은 사람은 그 용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에베 4:32) 그냥 당신의 몸을 다 내어주신 사랑, 오직 관계회복을 위하여 용서하시려고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시는 사랑! 그 용서, 그 사랑 받은 사람은 그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에베 5:2) 그렇게 나도 너를, 너도 나를 서로 용서하며 사는 것입니다.(에베 4:32) 어긋난 우리 모든 관계들이 회복되는 용서’! 거기 사랑의 완성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본받는 참 사람의 길,(에베 5:1) 하나님과 하나 되는 영생의 길이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서 완성된 것입니다.”(요일 4:12)

 

* ‘남북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을 앞두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자는 사랑(용서)받는 일, 사랑(용서)하는 일에 익숙한 법입니다. 내가 사랑(용서)하는 일, 사랑(용서)받는 일 앞에 굳어버리는 건, 아직도 성찬을 성찬답게 먹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성찬의 도를 사는 사람은 성찬을 먹은 만큼 나를 떼어(희생하여) 먹일 수,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내 죄를 용서받은 만큼 너를 용서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남북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을 한 주 앞두고 용서라는 주제가 더욱 돋보입니다. 북풍이니 종북이니, 동기간은 쉽게 용서하지 못할지라도, 동기간을 살상한 제아무리 큰 동족상잔의 죄일지라도, 하늘아버지께서는 용서하십니다. 광복 76, 분단 76... 이젠 70년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하고도 남을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두운 우리 안에 빛이 돌아올(光復)만큼 때가 찼습니다. 나는 도저히 용서 못해도 하늘아버지께서 용서하신다면... 하늘아버지께서 용서하신다면, 나도 따라야 합니다. 따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합니다. 성찬(聖餐)의 도()는 결코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의 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교회는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이제 나의 살을 떼어 내는 용서와 화해의 한걸음을 떼어야 합니다.

(*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시조] 악마가 못 틈타게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7)

악마가 못 틈타게 모든 거짓 내버리라

덕스러운 참된 말로 이웃과 하나 되라

사랑과 용서함으로 하나님을 본받길

 

 

 

 

[말씀서예] 에베소서 5:2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7)

 

 

 

 

 

 

[시편노래] 시편 130, 하나님 내 소리를 들어주소서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성실문화107)

[본문] (시편 130)

[노랫말]

1. 하나님 내 소리를 들어주소서, 물에 빠져 애타는 손 잡아주소서

하나님 나의 죄를 덮어주소서, 경외하는 내 하나님 용서하소서

2. 내 영혼 내 주님만 기다리오니, 내 주님의 한 말씀만 기다리오니

이 모든 죄 속량하실 능력의 주님, 자비로운 은혜의 비 내려주소서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주원남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30 (하나님 내 소리를 들어주소서)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20210808_시편가 130 하나님 내 소리를 들어주소서.m4a
1.28MB

 

 

 

[시편송서(誦書)] 시편 130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07)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2.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3. 여호와여-- 주께---,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여 누가- 서리-이까-, (-여 누-가 서리-이까-)

 

4.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5.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6. --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 -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 아침---,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7.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다함께]

8. ---- 이스라----, -의 모-든 죄악-에서-,

----하시리로다-, (-량 속-량 하시리)

 

20210808_시편송서 130.m4a
1.47MB

 

 

 

[말씀동화]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군고구마 구워먹다가 동치미 국물 마시던 시절 이야기예요.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나리를 놀려댑니다.

아이들은 예쁜 이름 김나리 대신 고구마라고 부릅니다.

고구마 두 개, 고구마 열 개이렇게 놀려댑니다.

답답해 아유 답답해하면서 놀려댑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얌전하고 조금 더 신중한 나리는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더 말이 느린 나리는

날이 갈수록 점점 친구들이 줄어들더니

이젠 아예 아무도 나리 곁에 오질 않습니다.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냄새가 난다고 그럽니다.

 

이게 다 유리 때문이라고 나리는 생각합니다.

두 달 전 유리가 입고 온 옷 때문이라고.

하필 그날 나리가 분홍빛 새 옷을 입고 등교하는데

아뿔싸! 유리도 똑같은 옷을 입고 오는 겁니다.

 

나리의 새 옷을 본 유리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나리는 나도 모르게 얼른 옷을 벗어 가방에 넣었습니다.

조금 추워도 꾹 참고 버텼습니다.

점점 추워질수록 점점 더 유리가 미워졌습니다.

 

 

사흘 뒤에 무엇에 홀린 듯 나리가 큰 사고를 쳤습니다.

체육시간에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에 나간 사이에

나리가 몰래 혼자 교실에 들어가서 두근두근

유리의 그 옷에 먹물을 뿌려버린 겁니다.

 

울상이 된 유리가 막 속상해 하고

그것을 바라보며 나리는 짜릿하다가

또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리며 두려웠습니다.

 

유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얼른 고개를 돌렸으나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내 얼굴을 유리가 본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쿵덕쿵덕 나리는 두렵고 또 두려웠습니다.

 

그 뒤로 유리는 틈만 나면 나리에게 불친절하게 굴었습니다.

마치 난 네가 한 짓을 다 알고 있어하는 표정으로

나리를 업신여깁니다.

유리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덩달아 나리를 무시하고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겨울방학이 얼마 안 남은 어느 날

나리는 깜짝 놀랄 사실을 알았습니다.

식당일 하시느라 새벽에 나가 밤늦게 귀가하시는 엄마와 오랜만에 대화하다가

나리 엄마가 유리 엄마랑 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친한 게 아니라 절친이셨던 것입니다.

고교시절 동창이셨고, 심지어 같은 교회 친구셨습니다.

어느 날 유리 엄마가 유리 주려고 분홍색 얇은 패딩을 사면서

한 벌 더 사서 나리 엄마에게 선물하신 겁니다.

 

같은 또래 딸이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식당까지 찾아와서 선물한 것입니다.

밤늦게 귀가하신 엄마가 나리 머리맡에 두신 그 옷을

이튿날 나리가 산타클로스 선물처럼 신나게 입고 등교했던 겁니다.

 

엄마는 참 오랜만에 쉬는 날 나리랑 같이 저녁밥 먹으면서

옷이 마음에 안 드냐고, 왜 옷이 여태 이리 깨끗하냐고 물으시다가

그 옷을 선물 받은 사연을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그 아줌마 딸이 유리라는 사실을 들은 순간

나리는 밥을 삼키는 것도 잊은 채 한참동안 멍하고 띵했습니다.

 

 

월요일 점심시간 급식실에 들어서는 나리를 본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까르르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립니다.

참 오랜만에 후식으로 군고구마가 나온 겁니다.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합창을 합니다.

그런데 나리는 예전과 달리 그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나리는 슬금슬금 유리의 표정만 살핍니다.

어제 읽은 성경말씀이 자꾸 혀끝에 맴돌고 귓가에 맴돕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거짓을 버리고, 각각 자기 이웃과 더불어 참된 말을 하십시오. 우리는 서로 한 몸의 지체들입니다.’(에베소서4:25)

 

그래도 차마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유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그때 또 어제 줌(zoom)예배에서 배운 성경말씀이 자꾸만 줄줄이 떠오릅니다.

 

악마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에베소서4:27)하나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30)서로 용서하십시오(32)

 

 

이윽고 나리는 용기를 내어 유리에게 다가가

조심조심 말을 건넵니다.

 

유리야, 너 혹시 고구마 꽃 본 적 있어?”

 

당황하며 눈이 휘둥그레진 유리에게 나리는 최대한 친절한 목소리로

언젠가 외갓집 텃밭에서 본 고구마 꽃이

얼마나 예뻤는지 들려줍니다.

 

그리고 고구마 캐본 적 있어?”

 

나리는 고구마 뿌리가 얼마나 줄줄이 이어지고

주렁주렁 연결되어 있는지 신나게 알려줍니다.

고구마가 고구마 얘기한다고 수군거리던 아이들도 조금씩 경청합니다.

나리도 유리도 눈매가 점점 부드러워집니다.

 

유리야,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잠깐 나갈래?”

 

유리가 선선히 일어섭니다.

유리와 함께 운동장으로 걸으면서

나리의 가슴이 콩콩 통통 마구 설렙니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엄마들이 절친이라는 얘기는 꼭 해야 하고,

고구마 꽃처럼 예쁜 그 분홍빛 패딩 선물이야기도 해야 하고,

그리고 그리고 먹물사건의 범인이 누군지도 꼭 얘기해야 합니다.

 

할 이야기가 고구마뿌리처럼 얼기설기 이어져 있고,

사건은 고구마뿌리처럼 얽히고설켜 있고,

인연도 고구마뿌리처럼 줄줄이 이어져 있고,

! 세상은 이렇게 고구마처럼 한몸처럼 줄줄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과연 나리는 유리에게 무슨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한여름에나 필 예쁜 고구마 꽃이 봉긋봉긋 피어오릅니다.

성탄절 선물처럼,

나리의 마음속은 온통 분홍빛 고구마 꽃밭입니다.

[이정훈 지음. 202187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