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복음 3:16)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12:1-4a)
1.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2.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3.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4. 아브람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길을 떠났다. (롯도 그와 함께 길을 떠났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나이는 일흔다섯이었다.)
(시편 121)
1.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본다. 내 도움이 어디에서 오는가?
2. 내 도움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님에게서 온다.
3. 주님께서는, 네가 헛발을 디디지 않게 지켜 주신다. 너를 지키시느라 졸지도 않으신다.
4.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5. 주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주님은 네 오른쪽에 서서, 너를 보호하는 그늘이 되어 주시니,
6. 낮의 햇빛도 너를 해치지 못하며, 밤의 달빛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7.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
8. 주님께서는, 네가 나갈 때나 들어올 때나, 이제부터 영원까지 지켜 주실 것이다.
(로마서 4:1-5, 13-17)
1. 그러면 육신상으로 우리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고 우리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2. 아브라함이 행위로 의롭게 되었더라면, 그에게는 자랑할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3. 성경이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께서 그를 의롭다고 여기셨다” 하였습니다.
4.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품삯을 은혜로 주는 것으로 치지 않고 당연한 보수로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5. 그러나 경건하지 못한 사람을 의롭다고 하시는 분을 믿는 사람은, 비록 아무 공로가 없어도, 그의 믿음이 의롭다고 인정을 받습니다.
13. 아브라함이나 그 자손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 곧 그들이 세상을 물려받을 상속자가 되리라는 것은, 율법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믿음의 의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14. 율법을 의지하는 사람들이 상속자가 된다면, 믿음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약속은 헛된 것이 됩니다.
15. 율법은 진노를 불러옵니다. 율법이 없는 곳에는 범법도 없습니다.
16. 이런 까닭에, 이 약속은 믿음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 약속을 은혜로 주셔서 이것을 그의 모든 후손에게도, 곧 율법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 지닌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도 보장하시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세웠다" 함과 같습니다. 이 약속은, 그가 믿은 하나님, 다시 말하면, 죽은 사람들을 살리시며 없는 것들을 불러내어 있는 것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보장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3:1-17)
1. 바리새파 사람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대 사람의 한 지도자였다.
2. 이 사람이 밤에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랍비님,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압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시면, 선생님께서 행하시는 그런 표징들을, 아무도 행할 수 없습니다.”
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
4. 니고데모가 예수께 말하였다. “사람이 늙었는데, 그가 어떻게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5.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6. 육에서 난 것은 육이요, 영에서 난 것은 영이다.
7. 너희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한 것을, 너는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8.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는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
9. 니고데모가 예수께 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1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알지 못하느냐?
11.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본 것을 증언하는데,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인자 밖에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7.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믿음의 열매’입니다.
구약, “아브람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길을 떠났다” (창세기 12:4)
시편,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주시며” (시편 121:7)
서신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로마서 4:3)
복음서,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요한복음 3:16)
오늘 요절은,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입니다. (요한복음 3:16)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12:1-4a, 시편 121)]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이 아브람을 부르시다’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고향땅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명을 내리십니다.
하나님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해 나의 안전망을 다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이것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기로 결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기로 결심하고 하나님 명을 따를 때의 열매는 큽니다.
바벨탑 사람들이 원했으나 못 이룬(11:4) 이름을 떨치는 복을 받음은 물론,
복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2, 3)
아브람은 그 명에 순종함으로 믿음의 모범이 되고 그 열매를 받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신실히 지켜주시는 하나님’입니다.
이 시는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입니다.
그 순례 길에 하나님께서 낮이나 밤이나 동행하며 보호하십니다.(6)
출애굽 때의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함께하신 하나님이 떠오릅니다.
“보호하는 그늘”이 되어주시려고(5)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습니다.(3,4)
하나님의 동행은 영원한 약속입니다.(8)
이 노래가 바로 내 노래가 될 만한 든든한 믿음을
오늘 구약본문의 아브람에게서 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4:1-5,13-17 / 요한복음 3:1-17)]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입니다.
바울은 하나님과 아브라함과의 관계를 “믿음”이라고 요약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은혜로(16) 택함 받고, 명령 받고, 약속을 받습니다.
고향 떠나는 일이나, 100세에 자식 생산이나 모두 인간능력 밖의 일이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그 명령, 그 약속을 받아들임으로
하나님만 의지하고, 친교하고, 마침내 의로우신 하나님께 의롭다 인정받습니다.(3)
이 믿음이 대대로 이어져, 우리에게 믿음의 열매 <의로움>의 길이 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예수와 니고데모’입니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와 대화하시며 거듭남의 도를 보여주십니다.
거듭남이란 예수님 복음의 알짜인
“천국”(하나님나라 3,5), 즉 “영생”(16), “구원”(17)의 열쇠로서,
오늘 서신서본문 바울의 “믿음”, “의”와 짝을 이룹니다.
천국영생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의 기술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도우심(거듭남)뿐입니다.
거듭남이란, 육적인 세상 것을 넘어서는 경지로서,
오직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이룰 수 있는 믿음의 기적, 사랑의 기적입니다.(16)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하나님께서 첫 사람에게 주신 첫 생명, 온생명은 사랑의 선물입니다.
에덴동산 이후로도 하나님은 줄곧 노아, 아브라함 등을 통하여
그 사랑의 선물을 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 하나님 마음을 오늘 예수님께서 이렇게 밝히십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복음 3:16)
그 하나님 마음 느끼고 깨달아 그분께로 돌아서서 친교하기!
성령님께서 이것을 도와주실 것입니다.
지금 코로나19바람에 모든 것이 두렵고 의심스러운 이 미움과 분열의 시기에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님의 손길을 고대합니다.
지금은 심판이 아니라 친교의 때입니다.
구원(요한복음 3:17), 생명 주시기 원하시는 하나님,
나를 지키시느라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 제대로 친교 할 기회입니다.(3)
복의 근원으로서 교회는 그 믿음의 열매를 나눌 때입니다.
마스크 한 장이 없어서 동동거리는 이웃을 위하여
내 마스크를 드리는 친교 말입니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기 12:3)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시편 121:7)
믿음의 열매는 나눔으로 이어지고
나눔은 친교로 이어지고
마침내 참 행복한 천국영생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나머지]
* 말씀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입니다
내 인생의 태클인 줄 알았는데, 내 인생의 걸림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디딤돌이었습니다. 말씀은 마치 걸림돌처럼 마냥 나를 불편하게 만드십니다. 저 아래 막장 끝까지 가게 하시려나 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나를 저 아래서부터 훨훨 날아오르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실 줄이야! 문제는 들을 귀입니다. 아무리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말씀이어도, 그 사랑의 말씀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귀! 구약본문의 아브람은 몸은 늙었어도, 몸은 굳었어도, 귀는 굳지 않았습니다. 그분 음성에 민감하게 열린 귀가 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서본문의 니고데모에게는 그런 귀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귀가 있나요? 부디 우리 귀가 진리의 말씀 앞에서 조금이라도 부드럽기를 빕니다.
** ‘떠나라’, ‘먹지 말아라’
구약본문(창세기 12:1-4)의 주제인 ‘떠나라’라는 말씀을 묵상하다가 문득 지난 주 구약의 ‘먹지 말아라’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먹으면 죽는다(먹지 않으면 산다)’와 ‘떠나면 복(의 근원)이 된다’는 말씀이 대비가 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먹지 말아라’와 ‘떠나라’의 공통점이 바로 ‘사랑’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첫 사람 아담(하와), 그리고 아브람을 그리 불편하게 만드신 까닭은 바로 사랑하셨기 때문이라는 역설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는 사순절 1주 말씀과 2주 말씀이었습니다. 사순절은 전통적으로 금욕과 절제의 계절입니다. 온갖 탐스러운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로부터 떠나야 할 때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계절 ‘먹지 않기’와 ‘떠나기’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고받는 사랑 가운데 우리는 “생명”을 얻고 “복”을 받았습니다.
*** ‘넘어지고, 일어나기’
수도원생활의 원리 가운데 “넘어지고, 일어나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케이트 처음 배울 때, 자전거 처음 배울 때,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내 결심이 허물어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그걸 반복하다보면 어느덧 스케이트를, 자전거를 익숙하게 타고 있는 나를 봅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 끊었다가 실패하는 건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나 자신에게 또 한 번 낙심하지만 이내 다시 일어섭니다. 그 순간, 내 안에 스며드시는 하나님 사랑이 느껴집니다. 제자는 하루 또 하루 이런 설렘으로 삽니다.
(※ 3년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올립니다)
[말씀동시]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장연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 102호)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얼마나 세상을 사랑하셨기에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닌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말씀시조] 세상을 물려받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02호)
세상을 물려받을 상속자 되는 것은
율법이 아니로다 믿음으로 되는도다
크도다 하나님 은혜 신비로운 그 약속
[말씀서예] 로마서 4:13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 102호)
[시편노래] 시편 121(주님이 지키시네)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 102호)
[본문] (시편 121)
[노랫말]
1. 내 눈이 산을 보네 나의 도움 어디서 오나, 하늘땅 지으신 분 나의 도움 주님의 것,
너의 발을 지키시고 이스라엘 지키시려, 주님이 깨어있네 졸지도 않으시네
2. 주님이 지키시네 네 곁에서 지키시네, 너에게 그늘되니 해도달도 상치않네
너의 생명 지키시고 영원까지 지키시려, 주님이 깨어있네 졸지도 않으시네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21 (주님이 지키시네)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21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02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어디-서--) 올--까--∼
2.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3.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4. 이스라엘--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 리로다---∼
5.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6.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7.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 (네- 영혼)을-, (네- 영혼-을) 지키시 리로다---∼
[다함께]
8.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말씀동화] 마스크를 쓴 멍멍이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가죽마스크 자랑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쿠키가 오랜만에 동네순찰 중이예요.
쿠키는 얼룩 발바린데요
키는 작아도 아는 것도 많고 누구보다 재빠른,
게다가 멍멍 짖는 소리가 몸집보다 우렁찬 골목대장입니다.
언덕을 오르기 시작할 무렵
아니나 다를까 언덕 집 깜완이랑 깜투가 득달같이 달려옵니다.
깜완이랑 깜투는 새끼 검둥갠데요,
그중에 깜완이는 얼마나 동작이 빠른지 쿠키의 후계자감이죠.
깜완이는 멀리서 쿠키 냄새만 나도 얼마나 반가운지 냉큼 달려와
오리너구리 뺨치게, 수달 해달 뺨치게 온몸을 납작 엎드려 뒤틀며
용틀임에 구르고 뒤집어지고 난리가 아닙니다.
오늘도 쿠키는 치솟는 인기에도 달관한 척
깜완이에게 눈길 한번 아니 주고 먼 산만 바라보며 걷습니다.
깜완이 초롱초롱 따라오며 묻습니다.
“언니, 그거 웬 마스크예요? 우리 주인들도 못 구해서 난리던데?”
“동네약국 마스크를 누가 자꾸 다 쓸어가는 바람에, 우리 아줌마가 아예 손수 내 것 까지 만들어주신 고급 수제 마스크란다.”
쿠키네 아줌마랑 아저씨는 사모님이랑 목사님인데
부지런히 마스크 만들어서
마스크 사러 약국에 달려가지도 못하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한 장씩 두 장씩 색깔별로 선물하는 중이라죠?
아랫말 윗말 멍멍이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마스크를 쓴 쿠키가
다리를 건너다가 문득 아래를 바라보고는
개울물에 비친 제 모습에 깜짝 놀라 멍멍 짖었어요.
이 동네에 나 말고 또 마스크를 쓴 멍멍이가 다 있다니!
얼마나 우렁차게 짖어댔는지
그만 마스크가 홀라당 벗겨지며 물에 톡 떨어져버렸어요.
이를 어쩐담, 마스크가 깊은 소용돌이에 쏙 들어가 버리네?
깜완이 깜투까지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 발을 동동 구릅니다.
바로 그 때였어요.
소용돌이치는 깊은 물 속에서 머리 하얀 할아버지가 올라오네?
소용돌이 할아버지가 양손에 황금 마스크와 다이아몬드 마스크를 들고 쿠키에게 물었어요.
“이것이 네 마스크냐?”
“아닙니다.”
“그럼 이게 네 마스크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이게 네 것이냐?”
소용돌이 할아버지가 주머니에서 쿠키가 빠뜨린 바로 그 마스크를 보여줍니다.
“예, 맞아요, 그거예요! 그런데 할아버지 혹시 아브라함 할아버지 아니세요?”
동네에서 가장 아는 게 많은 쿠키의 느닷없는 질문에
소용돌이 할아버지 눈이 초코파이만큼 커집니다.
“발바리가 나를 알아보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저는 서당 개, 아니 예배당 갭니다. 예배당 개 삼년이면 성경암송은 기본인걸요. 이번 주일 말씀 독경소리 내내 들었어요. 창세기 12장!”
쿠키가 갑자기 사랑스러워 보이네?
소용돌이 할아버지, 아니 아브라함 할아버지로부터
상으로 받은 저 신기한 마스크 때문일까?
욕심 없이 솔직한 상으로 받은 황금마스크랑 다이아몬드 마스크는
깜완이랑 깜투 차지가 되었고
아브라함 할아버지를 알아본 성경말씀 많이 들은 상으로
신비로운 투명마스크를 받아 쓴 겁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는 쿠키의 성경지식과 통찰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께 “복의 근원”이라는(창세기 12:2) 아호를 받은 사실까지 알고 있어서
얼마나 놀라셨는지,
쿠키에게 아끼고 아끼던 비장의 투명마스크까지 상으로 주신 거였죠.
보건마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고
남의 시선도 막고, 막고 막는 역할을 하는데,
반대로 막지 않고 통하게, 통하여 하나 되게 하는 신통력 마스크가
바로 투명마스크입니다.
쿠키가 투명마스크를 쓰고 동네 한 바퀴를 도니까
온 마을과 온 고을의 코로나19 바이러스들이
쿠키의 투명 마스크 안으로 소용돌이처럼 빨려 들어오네?
투명마스크가 쿠키의 진면목, 쿠키의 장점을 최대화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쿠키가 투명마스크를 쓰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쿠키로 보이는 거죠.
그래서 온 코로나19 바이러스들까지 소용돌이처럼 빨려드는 겁니다.
쿠키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진 바이러스들은
이미 독성을 잃고 사랑만 가득하니
쿠키의 입과 코를 통해 온몸에 들어가서
쿠키의 사랑 파워를 열두 배나 키워줍니다.
어디 그뿐일까?
만나는 개들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쿠키의 매력에
소용돌이처럼 빠져들고, 모두 하트 눈이 됩니다.
그 바람에 너도 나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음속에 가득했던 의심과 미움이 시나브로 사라집니다.
마스크 사재기 욕심이 봄눈 녹듯 사라진 건 덤입니다.
복의 근원 아브라함 할아버지를 만나 덩달아 온 동네 복덩어리가 된 쿠키가
예전보다 더 귀를 쫑긋 세우고 성경말씀을 들으려 애씁니다.
오늘도 투명마스크를 쓴 매력덩어리 쿠키가
목소리마저 멋지게 노래 부릅니다.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는, 네가 나갈 때나 들어올 때나, 이제부터 영원까지 지켜 주실 것이다.”(시편 121:7-8)
[이정훈 지음. 2020년 3월 6일 토요일 아침]
(※ 이솝 우화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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