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에 나는”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11:1-9)
1.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2.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3.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4.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5. 주님께서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6.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8. 주님께서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9.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시편 104:24-34, 35b)
24. 주님,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 어찌 이리도 많습니까? 이 모든 것을 주님께서 지혜로 만드셨으니, 땅에는 주님이 지으신 것으로 가득합니다.
25. 저 크고 넓은 바다에는, 크고 작은 고기들이 헤아릴 수 없이 우글거립니다.
26. 물 위로는 배들도 오가며, 주님이 지으신 리워야단도 그 속에서 놉니다.
27. 이 모든 피조물이 주님만 바라보며, 때를 따라서 먹이 주시기를 기다립니다.
28. 주님께서 그들에게 먹이를 주시면, 그들은 받아 먹고, 주님께서 손을 펴 먹을 것을 주시면 그들은 만족해합니다.
29. 그러나 주님께서 얼굴을 숨기시면 그들은 떨면서 두려워하고, 주님께서 호흡을 거두어들이시면 그들은 죽어서 본래의 흙으로 돌아갑니다.
30. 주님께서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그들이 다시 창조됩니다. 주님께서는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십니다.
31. 주님의 영광은 영원하여라. 주님은 친히 행하신 일로 기뻐하신다.
32. 주님이 굽어보기만 하셔도 땅은 떨고, 주님이 산에 닿기만 하셔도 산이 연기를 뿜는다.
33.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주님을 노래할 것이다. 숨을 거두는 그 때까지 나의 하나님께 노래할 것이다.
34. 내 묵상을 주님이 기꺼이 받아 주시면 좋으련만! 그러면 나는 주님의 품 안에서 즐겁기만 할 것이다.
35b.(죄인들아, 이 땅에서 사라져라. 악인들아, 너희도 영원히 사라져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송하여라. 할렐루야.
(사도행전 2:1-21)
1. 오순절이 되어서, 그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다.
2. 그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3. 그리고 불길이 솟아오를 때 혓바닥처럼 갈라지는 것 같은 혀들이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4.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5.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 사람이 세계 각국에서 와서 살고 있었다.
6. 그런데 이런 말소리가 나니, 많은 사람이 모여와서, 각각 자기네 지방 말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서, 어리둥절하였다.
7. 그들은 놀라, 신기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보시오,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이 아니오?
8. 그런데 우리 모두가 저마다 태어난 지방의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이오?
9. 우리는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이고,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갑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10.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이고,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11.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데, 우리는 저들이 하나님의 큰 일들을 방언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있소."
12.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라서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오?" 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13. 그런데 더러는 조롱하면서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14.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일어나서, 목소리를 높여서, 그들에게 엄숙하게 말하였다. "유대 사람들과 모든 예루살렘 주민 여러분, 이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15. 지금은 아침 아홉 시입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듯이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16. 이 일은 하나님께서 예언자 요엘을 시켜서 말씀하신 대로 된 것입니다.
17.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마지막 날에 나는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들과 너희의 딸들은 예언을 하고,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꿀 것이다.
18. 그 날에 나는 내 영을 내 남종들과 내 여종들에게도 부어 주겠으니, 그들도 예언을 할 것이다.
19. 또 나는 위로 하늘에 놀라운 일을 나타내고, 아래로 땅에 징조를 나타낼 것이니, 곧 피와 불과 자욱한 연기이다.
20. 주님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오기 전에, 해는 변해서 어두움이 되고, 달은 변해서 피가 될 것이다.
21.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
(요한복음 14:8-17(25-27))
8. 빌립이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그러면 좋겠습니다."
9.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보았다. 그런데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네가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자기의 일을 하신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하는 그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그보다 더 큰 일도 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내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 주겠다. 이것은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는 것이다.
14.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셔서, 영원히 너희와 함께 계시게 하실 것이다.
17. 그는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므로, 그를 맞아들일 수가 없다.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안다. 그것은, 그가 너희와 함께 계시고, 또 너희 안에 계실 것이기 때문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그분 (영)이 오시니’입니다.
구약, “주님께서... 내려오셨다”(창세기 11:5)
시편,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면”(시편 104:30)
서신서,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주겠다”(사도행전 2:17)
복음서, “아버지께서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셔서”(요한복음 14:16)
오늘 요절은, “마지막 날에 나는”입니다.(사도행전 2:17)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11:1-9 / 시편 104:24-34,35b)]
오늘 구약본문은 유명한 바벨탑 사건입니다.
바벨탑은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날리고 힘을 집중시키는 상징입니다.(4)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주님께서 내려오셨다’는 것입니다.(5)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이치 때문일까요?
세상에 자기 이름을 날리려는 욕심이 그만큼 위험한 것일까요?
아무튼 이것은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세상의 명예욕과 권력욕이 ‘하늘을 찌를 때’, 주님께서 내려오십니다.
주님께서 세상에 임하시니,
세상의 모든 계획은 뒤집어집니다.
세상의 모든 상식(말)은 뒤집어집니다.
세사의 모든 질서는 뒤집어집니다.
세상이 뒤집어지면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서부터 하나님의 질서, 하나님의 상식, 하나님의 계획이 시작됩니다.(창 11:10∼)
오늘 시편본문인 104편의 주제는 ‘창조주 하나님 찬양’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을 묵상하다보면, 오늘 구약본문의 이면(裏面)이 보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잊은 바벨탑 건설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구약본문의, 세상 온갖 탐욕이 하늘을 찌를 때란,
창조주 하나님을 잊을 때입니다.
그때 주님께서 세상에 개입하셔서 창조주의 창조질서를 회복하십니다.
주님의 영을 불어넣으시어 모든 피조물을 다시 창조하시는 것입니다.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시는 것입니다.(30)
그때가 바로 마지막 때이며, 그게 바로 다시 시작하는 때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사도행전 2:1-21 / 요한복음 14:8-17)]
오늘 서신서본문은 시편본문과 짝을 이루어, 오순절에 주님의 영이 내리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은 마지막 때를 보여줍니다.
오순절 자체에 이미 마지막 때의 상징인 ‘추수’ 의미 가득하고
베드로 설교에서 인용한 요엘의 예언 역시 마지막 날을 가리킵니다.(17)
추수란, 마지막 날, 심판의 날입니다.
주님의 질서가 주님의 상식이, 주님의 계획이 온전히 회복되는 때 말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고별사입니다.
이 마지막 때에 제자들은 매우 불안해합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두 가지 길을 보여주십니다.
<내 계명(15)을 행하고, 내 뜻대로(“내 이름으로”) 기도하라!>
<“진리의 영”이신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마!>
주님 뜻대로 행하고, 주님 뜻대로 기도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리라 약속하십니다.(12-14)
진리의 영 보혜사가 오시면, 진리를 잊은 세상, 말세지말(末世之末)의 제자들은
환하게 진리를 깨칠 것이며, 진리로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정리]
오늘 4본문은 무언가 목구멍까지 꽉 찬 마지막 때에
주님(영)이 내리시는 장면으로 가득합니다.
주님이 내리시면 세상은 역전됩니다.
한 언어로 하나로 뭉치던 세력이 흩어지고(창세기)
각 언어로 흩어진 사람들이 한 언어로 통합니다.(사도행전)
죽었던 피조물이 다시 창조되어 땅이 새로워지고(시편)
웅크린 제자들이 능력의 종이 됩니다.
오리무중(五里霧中)이던 제자들이 진리로 환해집니다.(요한복음)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도 시커먼 무언가가 목구멍까지 꽉 찼습니다.
공평과 정의는 간 곳 없고, 각계각층이 부정부패하고 불의합니다.
생명보다 돈, 민주보다 권력이 먼저인 정권과 기업의 오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문제는 이런 정권을 표로 심판하고 이런 기업을 불매로 심판해야 할 우리들입니다.
세상 껍데기들이 불타버리고 그 민낯이 다 드러났어도 바뀌지 않는 우리의 고집이 문제입니다.
마지막 징조를 흘려버리고, 이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리는 우리들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경험이 다르고 정보가 달라서 좋아하는 정당이 갈릴 수는 있다 해도
내가 좋아하는 정당, 정권의 상한 민낯이 드러났을 때는
상한 곳을 가리지 말고 드러내어 치료해야 합니다.
세월호 사건조차 내가 지지하는 정권에 위협이 될 때 외면하고 우리는 유족들을 욕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노무현 정권 때 일어났어도 우리는 그걸 교통사고라고 강변했을까요?
이런 우리 어리석음이 부정 불의 무능한 정권이 환골탈태할 기회조차 박탈합니다.
그리고 옥시사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마지막 때가 차오를수록,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봅니다.
주님께서 내려오셔서 손수 갈아엎으시고
그래서 생명의 질서를 잡으시고, 공평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 우리를 다시 지으시고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지금 성령의 계절에 우리의 참스승께서 목숨 바쳐 가르쳐주신 진리가 우리 안에 환하게 되살아나길 빕니다. 부디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주님의 몸 교회가 건강하게 다시 서서 씩씩하게 걸음마 배우던 초심을 회복하길 빕니다.
[나머지] (3년 전 여기 올린 글 다듬고 보충해서 다시 올립니다)
* 바벨탑과 빌립 사이에서
구약 본문의 바벨탑은 마천루(摩天樓; 고층건물)를 연상케 한다. 마천루의 마(摩)는 어루만진다는 뜻이다.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은 다락집(건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건 ‘하늘이 어루만지는 산’이라는 뜻의 천마산(天摩山)과 반대다. 그래서 마천루라는 이름이 은근히 불경스럽던 차에, 바벨탑에서는 아주 노골적인 불경(不敬)이 느껴진다. 하늘에 대한 경외심이 아니라 호기심 내지는 강한 과시욕이 느껴져서 더 그렇다. 경외심이 없었던 까닭은 바벨의 사람들이 하늘의 뜻에 무지했고, 창조주 하나님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서 본문에서 빌립이 예수님께 매우 당돌한 요구를 한다. “주님,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그러면 좋겠습니다.” 문득 바벨탑의 불경이 느껴진다. 그러나 빌립의 요구는 바벨탑의 불경과는 달리 순수한 갈망이다. 바로 앞(6-7절) 예수님 말씀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6.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이제 너희는 내 아버지를 알고 있으며, 그분을 이미 보았다."
그럼에도 빌립의 요구 안에 바벨탑과 닮은 게 하나 있다면, 하늘 뜻(주님)에 대한 무지다.
(요한 14: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하는 그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 바벨탑과 오순절 예루살렘 사이에서
오늘 구약본문에서 인간들은 발달된 토목기술로 유명해지고 똘똘 뭉치려고 했다. 노아 홍수시대 직후라는 것을 생각하면, 에베레스트 산보다 더 높게 지으려 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건 홍수 이후 하늘 뜻(창세 9:8-17, 무지개 언약)에 대한 또 하나의 무지다. 아무튼 하늘의 마음은 사람들의 마음과 달랐다. 그래서 말을 흩어지게 하여 사람들도 흩으셨다. 여기서 핵심은 하늘마음으로부터 빗나가는 사람들의 욕심을 제어하시려고 사람들을 흩으셨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한 방법으로 말을 흩으셨다.
→ 흩어지지 않고 똘똘 뭉쳐 무한증식하려는 것의 대표상징이 바로 암세포다.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이 자연의 이치요 창조질서다. 인생을 죽이는 암세포와 같은 물질만능시대, 무한경쟁, 무한증식 시대, 메가(다국적)기업 시대에, 인생을 살리시려는 하늘 뜻과 계획을 바벨의 교훈에서 얻는다.
그런데 오늘 사도행전에는 아주 다른 모양으로 하늘 뜻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로 다른 말들이 통하게 하심으로 하늘 뜻이 전해지는 사건이다. 이 신비로운 소통은 성령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베드로는 이것을 구약의 예언의 성취로 설명하고 있다. 특기할 것은, 성령께서 ‘이질적인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이루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진 극치(“하나님의 큰일들” 행 2:11) 즉, 하늘 뜻을 땅이(사람들이) 알도록 하신 것이다.(그리하여 하나 되게 하신 → 교회를 이루신) 이것이 성령강림절의 알맹이다.
결론으로 바벨탑과 오순절 성령강림의 공통점은, 모두 하늘의 뜻을 땅에 이루시는 하나님의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은 말을 흩으시고, 말을 통하게 하시는 서로 반대되는 방법이었다. 말을 흩으셨을 때 사람들은 흩어졌고, 말을 통하게 하셨을 때 사람들이 뭉쳤다. 즉 교회가 탄생했다.
*** 바벨탑과 현대기술 사이에서
세상의 과학기술이 한없이 발전하여 하늘을 찌를 듯이 발전하는 모습에서 오늘 우리는 다시 바벨탑을 느낀다. 그렇게 발전한 세상, 스마트 기술의 극대화로 세상 언어의 장벽이 다 허물어질 세상은 또 다시 바벨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감은 기우일까? 바벨의 교훈은 이것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토목기술의 발달, 과학기술의 발달, 그것으로는 결코 ‘흩어져야 진정한 하나 됨을 이루는 천국’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소통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겸허하게 하늘의 뜻을 살피고 성령의 도우심을 구해야 할 것이다.
[말씀동시] 아버지 (이진구 지음. 성실교회 중등부 2학년. 「성실문화」87호)
아버지가 무엇인가?
우리를 보살펴주시는 분이시지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보는 분
아버지시지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보는 아버지를 몰라보는 바보가 있을까?
[말씀시조] 주님 보여주소서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7호)
주님 보여주소서 아버지 보이소서
천부 안에 나 있고 내 안에 천부 있다
빌립아 날 모르느냐 진리의 영 받기를
[말씀한시] 하나님 아버지를 보여 주십시오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7호)
昊天至尊主(호천지존주) 높은 하늘의 지존하신 주님이
道成人身來(도성인신래) 육신을 입고 땅에 오셨다
以神示吾足(이신시오족) 하나님을 보여 주시면 족하겠나이다
觀我卽見父(관아즉견부)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느니라.
[말씀서예] 시편 104:30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7호)
[말씀노래] 그는 진리의 영 (이정훈 작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87호)
[본문] (요한복음 14:8-17(25-27))
[노랫말]
1. 나 아버지께 구하고 / 아버지 너희에게 주시리
영원히 함께 할 새 친구 / 그는 진리의 영
2. 세상은 그를 볼 수 없네 / 세상은 그를 알 수 없네
세상은 그를 모실 수 없네 / 그는 진리의 영
3. 너희는 그를 아네 / 그는 너희와 함께 계시네
(또) 너희 안에 그분 계시네 / (그는) 진리의 영, (그는) 사랑의 영
[해설]
본문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인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1] 그는 진리의 영 (이정훈 작사, 박승원 작곡. 2016)
[악보 2, 3, 4] 온생명의 노래1.2.3 (이정훈 작사, 이천진, 김영준, 윤혜림 작곡)
(오래 전 한국예배음악연구소 동인들이 함께 지은 시편 말씀노래다.)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7호)
(* 천자문독송, 즉 전래자장가 풍으로)
24.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땅-에 가-득하니-이다∼
25. 거기에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는 생물 곧 크고 작은 동물들이 무수하니이다
26. 그 곳에는 배들이 다니며 주께서 지으신 리워야단이 그 속에서 노나이다
27. 이--것--들--은--,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바라나이다-)∼
28. 주께서 주신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가
29. 주께서 낯을 숨기신즉 그들이 떨고 주께서 그들의 호흡을 거두신즉 그들은 죽어 먼지로 돌아가나이다
30.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31. 여호와의 영광이 영원히 계속할지며 여호와는 자신께서 행하시는 일들로 말미암아 즐거워하시리로다
32. 그가 땅을 보신즉 땅이 진동하며 산들을 만지신즉 연기가 나는도다
33. 내--가-- 평생-토록-, 여호와께-- 노래-하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하나님을- 찬양하-리-로다-∼
34. 나-의 기도를 기쁘-게--, (기쁘게) 여기시기를- 바라-나니-,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다함께]
35...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여호와를-- 송축-하라-), 할-렐루-야 (할렐∼루∿야)∼∥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성령강림주일, 2016년 5월 15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창세기 11:1-9 / 시편 104;24-34, 35b / 사도행전 2:1-21 / 요한복음 14:8-17(25-27)]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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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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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열쇠
① 성령의 은사 가운데 하나로서, 이상하고 신비한 말을(혀를) 가리킨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이해하는 경우도 있고(행 2:4),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회의 질서를 위해서 이를 예배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통역이 필요하며, 통역이 없다면 공적인 자리에서는 침묵하라고 성경은 가르친다.(고전 14:28)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어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각각 ○○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사도행전)
② 이스라엘 땅 북부지역으로서 북쪽은 산지가 많고, 남쪽은 기름지고 경치 좋은 평지가 많다. 예수님께서 생애 대부분을 여기서 사셨고 제자들 대부분을 여기서 부르셨다. 이 지역 이름이 붙은 큰 호수도 있다. 남북 길이가 20㎞가 넘는 바다처럼 큰 호수인데, 심장 모양으로 약간 둥글게 생겼다. 예수님 당시 이 호수에는 15개가 넘는 항구가 있었다. “보시오,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 사람이 아니오?” (사도행전)
③ ‘혼잡하게 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단어와 발음이 비슷한 이 이름을,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하나님의 문’이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이라고 한다.” (창세기)
④ ‘중앙’이라는 뜻으로서, 신약성경에서 소아시아 반도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오순절 성령강림과 방언을 목격한 이 지역 사람들이 돌아가 여러 곳에 교회를 설립했다. (사도행전)
⑤ 주로 예배 때 외치는 말로서, ‘여호와(=야훼)를 찬양하라’는 뜻이다. ‘야’는 ‘야훼’의 줄인 꼴이다. (시편)
세로열쇠
① 헬라어 성경의 ‘파라클레토스’를 우리말(한자)로 번역한 것으로서, ‘돕는 이’라는 뜻이다. 공동번역 성경은 ‘협조자’로 번역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를 너희에게 보내셔서, 영원히 너희와 함께 계시게 하실 것이다.” (요한복음)
② 하나님의 창조의 권능에 맞섰다가 하나님께 정복당한 세력들을 상징하는 괴물로서, 머리가 여럿인 바다괴물(용)로 묘사되고(시편 74:13-14), 때로는 용처럼 거대한 악어로 묘사되기도 한다.(욥기 41:1-34) “물 위로는 배들도 오가며, 주님이 지으신 ○○○○도 그 속에서 놉니다.” (시편)
③ 터키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해발 3,400미터 토러스 산맥 북쪽에 있으며, 터키의 수도 앙카라 동남쪽 약 270㎞지점에 있다. 죽순이나 버섯모양의 기암괴석들로 많고,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오순절 베드로의 전도를 받은 이 지역 사람들이 교회를 세웠으며 6세기 말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바위를 뚫고 지하도시처럼 만든 100여개의 교회가 남아있다.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와 본도와 아시아와” (사도행전)
④ 고대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으로서, 구약성경에서 바벨론을 이 이름으로 불렀다.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창세기)
⑤ 다윗 왕국의 수도이며,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왔을 때는 여부스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주전(B.C.) 4,000년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이름 뜻은 ‘평화의 성읍’인데, 과거나 지금이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분쟁과 폭력이 가득한 도시다.(사도행전)
[말씀동화] 천마산(天摩山)의 미소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가 산꼭대기 올라가 맨손체조 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사람들이 넓은 땅 시날 평야에 모여 벽돌을 굽네요?
한쪽에선 잔뜩 굽고 또 굽고 또 굽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벽돌을 쌓고 또 쌓고 또 쌓기 시작합니다.
단단하게 역청을 발라 하늘을 찌를 듯 높이높이 탑을 쌓습니다.
사람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높이 탑을 쌓는 건,
자기 이름을 날려 온 세상사람, 온 세상 돈 다 모아 들이는 도시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은 그 탑 이름을 바벨, 즉 하늘문이라고 부릅니다.
탑을 하늘에 닿게 쌓아서 하늘문을 열고 들어가 하늘나라 곳간까지 건들려나?
하늘님이 이 꼴을 보시고 고개를 돌려버리십니다.
그러자 세상은 갑자기 어두워지고 탑을 쌓던 사람들이 술렁입니다.
날이 어두워지는 것보다 더 답답한 것은 귀가 어두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마다 말이 혼잡하게 되어 서로서로 말귀를 못 알아듣게 된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짓다 멈춘 바벨탑을 가리켜 이젠 하늘문 탑이 아니라 혼잡한 탑이라고 부릅니다.
알고 보니 바벨이란 말은,
이쪽 편에서 보면 하늘문이고, 저쪽 편에서 보면 혼잡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사람이 다 흩어진 뒤 수 천 년이 흐릅니다.
비바람 속에서 바벨탑은 하루하루 조금씩 허물어져 갑니다.
바벨탑은 가끔씩 떨어지는 벼락의 기운으로 이름 모를 에너지가 쌓여갑니다.
바벨탑의 벽돌벽돌 마다 우주의 에너지를 농축한 거대 배터리가 되어버립니다.
어느 날 사람들이 찾아와 바벨탑의 에너지를 측정하더니
바벨탑 안에 큼지막한 컴퓨터를 짓습니다.
‘바벨2세’라고 이름 붙인 슈퍼컴퓨터입니다.
세월이 흘러 바벨2세는 바벨3세를 낳습니다.
처음 사람들이 지었던 바벨2세가 이름 모를 우주 에너지의 힘으로
인공지능이 저절로 증폭되더니 자식까지 낳아버린 겁니다.
마침내 바벨3세는 사람의 통제를 넘어 사람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알파고보다 월등한 로봇들을 만들어 바벨탑보다 높은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마천루(摩天樓)라고 이름붙인 집들을 여기 저기 짓습니다.
어루만질 마, 하늘 천, 다락 루, 하늘을 어루만질 만큼 높은 집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바벨탑의 후예, 바벨3세가 지은 집답습니다.
하루는 천마산이 긴 잠을 깨고 일어나 눈곱을 떼고 보니
온 세상이 마천루 투성이네요?
두바이라는 땅에 있는 마천루 ‘부르즈 할리파’는 키가 830미터나 됩니다.
천마산은 제키 812미터보다 더 큰 마천루들을 바라보며 슬그머니 주눅이 듭니다.
마천루들이 세워지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돈이 모입니다.
이름도 높아지고 권력도 하늘을 찌릅니다.
바벨탑에 가득한 이름 모를 에너지는 바벨3세를 점점 더 활발하게 만듭니다.
힘이 철철 넘치는 바벨3세는 세상 곳곳마다 철철 넘치게 마천루를 짓고 산에도 짓습니다.
이러다가 세상 모든 산을 다 무너뜨리고 온 세상이 마천루 도시가 될 지경입니다.
언제 허물어질지 몰라 잔뜩 주눅 든 천마산을 하늘님이 내려다보시며 빙그레 웃으십니다.
천마산(天摩山)! 하늘 천, 어루만질 마, 뫼 산!
하늘님께서 천마산의 머리를 빙글빙글 어루만져 주십니다.
하늘님의 손길을 받은 천마산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하늘님의 손길을 받은 천마산의 나무들이 점점 튼튼해집니다.
열두 그루가 120그루가 되고, 하루아침에 3천 그루로 자라납니다.
바벨3세가 보낸 벌목공들이 아무리 최고급 톱으로 자르려 해도 잘라지지 않습니다.
하늘님의 거룩하신 손길을 받은 천마산이 빙그레 미소를 짓습니다.
하늘님 미소를 닮은 거룩한 미소입니다.
천마산이 미소 짓자 윗마을 개성 천마산도 미소 짓습니다.
천마산 박연폭포도 신바람나게 콸콸 힘차게 노래합니다.
[이정훈 지음. 2016년 5월 15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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