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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대림절 4주 (2015년 12월 2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

 

[성서일과 4본문]

(미가 5:2-5a)

2. "그러나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다. 그의 기원은 아득한 옛날, 태초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3.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해산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당신의 백성을 원수들에게 그대로 맡겨 두실 것이다. 그 뒤에 그의 동포, 사로잡혀 가 있던 남은 백성이, 이스라엘 자손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4. 그가 주님께서 주신 능력을 가지고, 그의 하나님이신 주님의 이름이 지닌 그 위엄을 의지하고 서서 그의 떼를 먹일 것이다. 그러면 그의 위대함이 땅 끝까지 이를 것이므로, 그들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5. 그리고 그는 그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앗시리아 사람이 우리 땅을 침략하여, 우리의 방어망을 뚫고 들어올 때에, 우리는 일곱 목자, 여덟 장군들을 보내서, 침략자들과 싸우게 할 것이다.)

 

(누가복음 1:46b-55)

46. (그리하여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47. 내 마음이 내 구주 하나님을 좋아함은,

48. 그가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할 것입니다.

49. 힘센 분이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의 자비하심은,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대대로 있을 것입니다.

51.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52.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53.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54. 그는 자비를 기억하셔서, 자기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는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토록 있을 것입니다."

 

(히브리서 10:5-10)

5.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실 때에, 하나님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입히실 몸을 마련하셨습니다.

6. 주님은 번제와 속죄제를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래서 내가 말하였습니다. '보십시오, 하나님! 나를 두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

8.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주님은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를 원하지도 기뻐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것들은 율법을 따라 드리는 것들입니다.

9. 그 다음에 말씀하시기를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첫 번째 것을 폐하셨습니다.

10.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써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누가복음 1:39-45)

39. 그 무렵에, 마리아가 일어나, 서둘러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로 가서,

40.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었을 때에, 아이가 그의 뱃속에서 뛰놀았다.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충만해서,

42. 큰 소리로 외쳐 말하였다. "그대는 여자들 가운데서 복을 받았고, 그대의 태중의 아이도 복을 받았습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내게 오시다니,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에, 내 태중의 아이가 기뻐서 뛰놀았습니다.

45.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은 여자는 행복합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말씀기억의 끈>, ‘작은 것들을 택하시다입니다.

 

구약, “너는 ... 작은 족속이지만”(미가 5:2)

시편(누가),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누가 1:52)

서신서, “나에게 입히실 몸을 마련하셨습니다”(히브 10:5)

복음서,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로 가서”(누가 1:39)

 

오늘 요절은,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입니다. (누가 1:44)

 

 

[구약과 시편 (미가 5:2-5a / 누가 1:46b-55)]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기쁜 소식입니다.

바벨론 포로생활을 끝장내고 평화를 회복시킬 분이

다윗의 가계에서 태어나실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더 넓게 풀이하자면, 온 인류를 죄와 죽음의 권세에서 해방시키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진정한 평화를 주시리라는 소식입니다.

 

미가서는 유대 땅에 만연한 불의 - 약자를 핍박하는 불의한 권력들,

부정부패한 정치지도자들과 종교지도자들,

그리고 타락한 백성들을 향한 심판의 예언으로 가득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 본문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구원, 이 기쁜 소식을 잉태한 곳이

뜻밖에도 작은 곳, 베들레헴입니다.(2)

 

불의한 권력이 너무 거대하여 희망이 보이지 않을수록,

우리는 거대한 한방을 꿈꾸지만,

하나님의 구원, 그 기쁜 소식은

아주 작은 곳에서 잉태되고 소리 없이 무르익어 탄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누가복음 1장의 마리아의 찬가로 대신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오늘 복음서본문에 대한 응답찬송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철두철미하고 수미일관하게 작은이의 노래입니다.

눈에 띄지도 않을 작은 소녀 마리아의 노래이며,

노랫말 또한 구구절절 작은이를 높이시는 주님 찬양입니다.

 

마리아의 찬가는 구약 사무엘상 2장의 한나의 노래(기도)’와 깊이 통합니다.

아이 못 낳고 업신여김 받던 한 작은 존재였던 한나와,

작은 소녀 마리아 같은 약자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

 

그래서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기쁜 소식은

늘 당하고만 살던 약자들, 그런 작은이들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나 약자를 억누르는 불의한 권력자들에게는 두려운 소식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약자들에게는 기쁨의 노래인데, 강자들에게는 두려움의 노래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가진 자들, 권력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기 위해

제사와 제물에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그것은 껍데기일 뿐, 진짜 알맹이인 하나님의 뜻 순종이 중요함에도

그들은 그것을 모릅니다.

(이는 오늘 서신서 본문의 주제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히브리서 10:5-10 / 누가복음 1:39-45)]

오늘 서신서본문은 시편 40:6-8절을 인용하면서 예수님 탄생의 목적을 드러냅니다.

 

나에게 입히실 몸”(5)은 거룩하신 주님 모시기 감당할 수 없는 작고 작은 육체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비우시고 그 몸을 입으셨습니다.(빌립 2:7)

그 이유는, 하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이 제사와 예물, 번제와 속죄제가 아니라(6,8)

주님의 뜻을 행하는 것,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9)

 

예수님께서는 하늘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려고, 우리와 같은 몸을 입으신 것입니다.

그 거룩하신 분을 담는, 그 거룩하신 큰 뜻을 담는 그릇으로,

거룩하지 못하고 작디 작은 우리 몸을 택하신 하나님의 뜻이 새삼 신비롭고 벅찹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어찌 보면 알록달록한 그림동화책 한 페이지 같고,

또 어찌 보면 선계(仙界)를 그린 신묘한 수묵화 같습니다.

 

이 장면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작은이들의 노래입니다.

장소는 유대 산골에 있는 한 동네”(39), 참 작은 마을입니다.

거기 작은 소녀 마리아가 찾아갑니다.

난생처음 아기를 배고 은거해 있는 노파, 엘리사벳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언뜻 보면 깊은 산 속에 숨어사는 절대고수를 찾아간 꿈 많은 어린이처럼 보이지만

뜻밖에도 그 고수가 어린아이에게,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43)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보이지 않는 기운만으로도 고수끼리는 서로 통하는 법!

 

엘리사벳이 어린 소녀 마리아를 알아본 것은

엘리사벳의 뱃속 아기 요한 때문이었습니다.

마리아의 인사말을 듣는 순간 요한이 감동하여 크게 태동(胎動)한 것입니다.(41,44)

그렇습니다. 요한은 모태로부터 성령충만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주님께서 보시기에 큰 인물이 될 것이다. 그는 포도주와 독한 술을 입에 대지 않을 것이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성령을 충만하게 받을 것이며,(누가 1:15)

 

작고 작은 태아(胎兒) 요한이 작은 소녀 마리아의 음성을 듣고 기뻐서 뛰놀았던 것은(44)

마리아의 뱃속 태아 예수 때문입니다.

늙고 어린 이 작은 여자들의 노래에 맞추어(42-45, 46-55) 기뻐 뛰노는

작디작은 태아들의 춤사위가 가슴 뭉클하게 그려집니다.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의 평화인사처럼, 말씀을 품은 사람의 평화인사는

이 어둔 세상, 이 낙심 세상에

기쁨의 춤, 성탄의 춤을 일으킬 것입니다.

 

 

[정리]

오늘 대림44본문을 이어주는 끈이 작은 것이라면,

그 알맹이는 기쁜 소식(복음福音)일 것입니다.

이 기쁜 소식을 담고 있는 보물단지는 바로 해산하는 여인”(미가 5:3),

아기 예수, 아기 요한을 뱃속에 품은 예비 엄마들입니다.(누가 1:39-55)

 

작은 소녀 마리아의 작은 목소리에 힘차게 기뻐 뛰노는 엘리사벳의 태아 요한!

그 바람에 큰 목소리로 주를 찬양하며 마리아를 축복하는 엘리사벳!

그 노래에 작지만 기운찬 노래로 화답하는 소녀 마리아!

 

볼품없이 작지만, 말씀을 품은 이들의 인사말은

아무리 작은 소리일지라도 큰춤을 일으킵니다.

말씀의 기운이 서린,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서린 평화인사이기 때문입니다.

 

큰 사람들에게는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산골마을에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작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이천년을 넘어 지금도, 앞으로도 온 세상에 우렁우렁 울려퍼집니다.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 없다는 오늘 헬조선시대에도

개천에는 수많은 송사리 떼와 올챙이 떼가 꼬물거립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이 작은 이들을 택하셔서

당신의 크신 뜻을 담을 그릇으로 삼으셨습니다.

 

그 거룩하신 말씀을 순전하게 믿고 따르는 마리아 같은 믿음,

우리에겐 그 믿음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 믿음을 가진 시대는 행복합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은 여자는 행복합니다.”(누가 1:45)

 

 

[나머지]

** 마리아의 인사말

로마 식민지 시절이었지만, 헤롯의 독재에 시달리는 시절이었지만, 부패한 종교, 썩을대로 썩은 종교지도자들 아래서 희망 없이 살던 시절이었지만, 오늘 복음 말씀은 이상하리만치 신비롭고도 행복한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무엇 때문인가?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었을 때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던 아기 요한이 기뻐 뛰놀았다고 합니다. 무슨 인사말이었나요? 두말할 것 없이 샬롬!이었습니다. 평화를 비는 소리였던 것입니다. 평화의 임금으로 오실 아기를 잉태한 마리아의 입에서 나온 첫 일성, 평화! 샬롬!이었습니다.

 

*** 마리아의 노래

왕이 나올 수 없는 작은 산골 마을에서, 아기를 잉태할 수 없는 두 여자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그건 아주 작고 작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아주 어리디 어린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작고 작은 마을 에브라다 베들레헴에서 나셔서, 작고 볼품없는 갈릴리 나사렛에서 목수의 아들로 자라난 예수는, 그 작고 작은 어미 마리아의 뱃속에서부터 이 노래, ‘마리아의 노래를 들으며 자라났습니다. 그렇게 태교를 받았고, 양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셨습니다. 예수께서 처음 선포하신 나사렛 회당에서의 말씀, 이사야서 말씀도(누가 4:18-19) 이 노래 태교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그렇게 상상해 봅니다. 아마도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갈릴리 가버나움 구석구석을 쏘다니시던 시절에도 이 노래를 늘 부르시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예수님 십자가 죽음과 부활승천 뒤에도 이 노래는 교회에서 계속 불렸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적도 없는 누가가 마리아의 노래를 자신의 복음서에 기록할 정도니 말입니다.

 

 

 

 

 

 

[말씀동시] 나는 행복합니다 (노진순 지음. 시냇물교회 교우. 성실문화85)

눈으로 볼 순 없지만

지금 이 자리에 함께 계신 예수님

 

손으로 만질 순 없지만

따스함으로 만져주시는 예수님

 

음성을 들을 순 없지만

늘 나를 깨닫게 해주시는 예수님

 

그런 예수님이 계심으로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말씀시조] 마리아와 엘리사벳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5)

마리아와 엘리사벳 신비로운 임신부들

반가운 인사말에 태아조차 춤을 추네

하나님 자비로우심 소리높여 찬양해

 

 

 

 

[말씀한시] 네 잉태에 복이 있도다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5)

萬女中爾福(만녀중이복) 모든 여인 중에 네가 복이 있도다

胎孕躍腹中(태잉약복중) 잉태된 아이가 뱃속에서 뛰놀았다

何顧婢卑微(하고비비미) 어인 일로 미천한 여종을 돌보시나이까

右臂施大能(우비시대능) 주의 오른팔로 큰 권능을 베푸셨도다.

 

 

 

 

[말씀서예] 누가복음 1:52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5)

 

 

 

 

 

 

[말씀노래] 작은이들의 노래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85)

[본문] (누가복음 1:39-45(46-55))

[노랫말]

1) 어느날 유대산골 작은마을에,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퍼져요

       누가누가 부르나 평화의노래, 마리아와 엘리사벳 행복하여라

2) 마리아의 평화인사 들었을때에, 성령충만 엘리사벳 화답합니다

       내주의 어머니가 내게오셨네, 주말씀 믿은여자 행복하여라

3) 마리아가 힘차게 화답하기를, 내구주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가진자 힘센자를 낮추시는분, 작은이 높이시는 자비로운분

4) 두엄마 주고받는 평화의노래, 뱃속의 아기들이 춤을추네요

       아기요한 아기예수 아기들의춤, 온세상 작은이들 행복하여라

 

[해설]

누가복음 1:39-55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7.5조로 다듬었고, 한양대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작은이들의 노래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2015. 10)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5)

(천자문 독송, 즉 전래 자장가 가락으로)

 

46b.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47.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48. ---- 여종---, 비천함을-- 돌보셨음이---,

     보-라 이제- 후로---, 만세에 나-복이 있-- 일컬으리--(로다)

 

49. 능하신 이가 큰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50.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51. ---- ----, -(-) 보이---,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52.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53.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

     부자는 빈-(빈 손-으로-), (빈손으로--) 보내셨----

 

54.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다함께]

55. ---- 조상-에게-, 말씀하신-- -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영원히) (자비)--(하니라)

 

 

 

 

 

[말씀동화] 마리의 칼노래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칼춤 추던 시절 이야기예요.

 

김마리는 검도 도장에 열심히 나가는 중학생입니다.

스타워즈의 광선검과 에반게리온 무술에 흠뻑 빠지는 바람에

어느 날 검도도장에 달려가 덜컥 등록을 해버렸죠.

 

지금도 중학생 소녀검사로 이름을 떨치기 위해 일 년 내내 구슬땀을 흘립니다.

도장에서는 아무도 안 알아주는 왕초보이지만

그럼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다닙니다.

 

공부는 지지리도 못해서 좋은 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한지 오래지만,

검도 유단자가 되면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범님 말씀에

유단잔가?”

오늘도 초단을 따기 위해 ()불림소리 꽥꽥 지르며 본국검법(本國劍法) 연습이 한창입니다.

 

발도(拔刀), 지검대적(持劍對賊), 우내략(右內掠), 진전격적(進前擊賊), 금계독립(金鷄獨立), 후일격(後一擊), 금계독립(金鷄獨立), 진전격적(進前擊賊), 일자(一刺), 중단(中段), 맹호은림(猛虎隱林), 우회(右回), 우회(右回), 좌회(左回), 중단(中段), 안자(雁字), 직부송서(直符送書), 발초심사(撥艸尋蛇), 표두압정(豹頭壓頂), 중단(中段), 상단(上段), 우회(右回), 중단(中段), 조천(朝天),,,” [본국검법 중]

 

마리가 본국검법 수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산길을 오르는데 난데없이 하얀 옷에 하얀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가 떡 나타나네요?

깜짝 놀란 마리가 목검을 뽑아들며 소리칩니다.

 

누구냣!”

 

누구긴 산신령이지.”

 

산신령이 여긴 웬일이세요?”

 

왜긴? 산신령이 산에 나타나는 게 어때서? 에헴, 다름이 아니라 내가 너에게 귀한 선물을 주려고 왔다. 자 받아라. 이 단검은 하늘나라 최고의 보물이니라.”

 

천상최고의 보검이라는 말에 검도소녀 김마리의 눈이 휘둥그레졌겠죠?

 

하늘님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지금 세상이 너무나 어지러운 난세(亂世)이기 때문이란다. 전쟁 같은 무한경쟁으로 만백성의 삶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저질 정치인들과, 부정부패한 공무원들, 심지어 불의한 재판관과 한심한 종교인들 때문에 약자들이 나날이 희망을 잃고 절망해가는 이 땅에, 이제부터 평화의 바람을 불러오기 위해서야.”

 

그런데 왜 저를 찾아오신 거죠? 그리고 이 단검은 또 뭐죠?”

 

그건, 이 단검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다가 찾다가 마침내 너를 찾아낸 거지. 보잘 것 없이 작은 사람, 작지만 깨끗한 사람, 특히 전설 같은 하늘 이야기를 고스란히 믿고 따를 수 있는 씩씩한 어린이의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이 하늘보검을 품을 수 있단다. 이 검을 품에 품고 매일매일 이 검에 새겨있는 검결(劍訣)을 소리 내어 부르거라. 그러면 이 검이 점점 자라서 이 난세를 태평천하로 만들 것이니라.”

 

마리가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할아버지, 아니 산신령님, 그런데 검결이 도대체 뭐예요?”

 

검결이란 쉽게 말해서 칼노래야. 이 보검에 적혀있는 검결을 읽고 읽고 또 읽어 완전히 외울 정도로 불러야 한다.”

 

자그마한 단검에 도대체 뭐가 새겨있나 열심히 살펴본 마리가 다시 묻습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그래 아직 잘 안 보일 거야. 그러나 매일 검을 품고 지내다보면 검이 자라면서 거기 새긴 글자도 점점 눈에 보이게 된다. 자세한 보검 수련에 대해서는 24반무예의 고수인 이애리 할멈을 찾아가면 자연히 깨치게 된다. 이애리 할멈도 지금 단검을 품고 재활수련 중이지. 그럼 난 이만, 휘리릭

 

 

이애리 할머니는 전통무예인 24반 무예의 고수세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초고수를 겨루는 전국대회에서 크게 다치는 바람에

몸도 상하고 마음도 상하여, 오랫동안 검을 잡지 않고 산 속에 은거해 살고 계시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라 매일매일 쓸쓸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애리 할머니에게 산신령이 찾아왔던 거예요.

산신령은 할머니에게 작은 단검을 줬어요.

이젠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힘없는 늙은 여자이기 때문에 이 보검을 품을 자격이 있다나 뭐라나?

그런데 그 단검은 목검(木劍)이었죠.

그 단검에 새겨진 검결, 즉 칼노래를 외워서 검무를 추며 노래하라고 일러줍니다.

 

시호(時乎)시호 이내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時乎)로다, 만세일지(萬世一之) 장부(丈夫)로서 오만년지(五萬年之) 시호(時乎)로다, 용천검(龍泉劍) 드는칼을 아니쓰고 무엇하리, 무수장삼(舞袖長衫) 떨쳐입고 이칼저칼 넌즛들어, 호호망망(浩浩茫茫) 넓은천지(天地) 일신(一身)으로 비껴서서, 칼노래 한곡조(曲調)를 시호시호 불러내니, 용천검(龍泉劍) 날랜칼은 일월(日月)을 희롱(戱弄)하고, 게으른 무수장삼(舞袖長衫) 우주(宇宙)에 덮여있네, 만고명장(萬古名將) 어디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신명(身命) 좋을시고 [수운 최제우의 검결(劍訣)]

 

이애리 할머니는 오랜만에 맨손으로 검무를 추며 노래합니다.,

은장도처럼 작던 목검이 점점 자라서 이젠 품안에 꽉 찰 정도가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자라면 품에서 꺼내어 손에 쥐고 멋진 검무를 출 수 있을 것입니다.

 

 

마리는 수소문 끝에 이애리 할머니가 양평 어느 깊은 산 속에 숨어 사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양평역에 내려서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 들어갑니다.

당면과 이런저런 걸 넣고 김에 말아 살짝 튀긴, 천하일미 김말이 한 접시를

마파람에 게눈감춘 듯 뚝딱 먹어치웁니다.

 

김말이로 배를 든든히 채운 김마리는 뚜벅뚜벅 걸어서 이애리 할머니의 움막집을 찾아갑니다.

마침내 이애리 할머니를 찾아낸 마리가 공손하게 머리 숙여 꾸벅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바로 그 순간 할머니의 온몸이 꿈틀!’합니다.

할머니 품속의 목검 용천검이 웅웅 소리를 내며 진동하는 거였어요.

목검에 새겨진 검결 한 글자 한 글자에서 빛을 뿜기 시작하네요?

 

빛나는 눈으로 김마리를 내려보던 할머니가 갑자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합니다.

어르신께서, 그것도 한때 무림의 고수께서

새파란 왕초보 소녀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하게 인사하시다니?

 

바로 그 순간 김마리의 품속에 있던 자그마한 보검도 부르르 진동합니다.

순간 단검이 한 뼘이나 쑥 자라납니다.

그리고 단검에 새긴 글자들이 황금빛을 뿜으며 도드라집니다.

단검을 꺼내보니 그 글자는 요한복음 1장 말씀이었습니다.

 

이애리 할머니가 말씀하십니다.

 

김마리님, 그대는 어린 소녀지만 천상천하 제일검을 품으신 분입니다. 이 검은 하늘님 자신의 변형으로서, 이 땅의 불의를 싹둑 잘라내고 정의와 사랑을 꽃피우며, 마침내 태평천하를 이루시기 위해 내려오신 것입니다. 천상천하의 거룩한 일을 이루시려고 작고 작은 사람들을 들어 쓰시는 하늘님을 찬양합니다!”

 

마침내 상황파악을 한 검도소녀 김마리는

보검에 새긴 요한복음 말씀을 한 글자 한 글자 읽기 시작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말씀을 읽어 내려가던 김마리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심쿵심쿵심쿵거리던 김마리의 입에서 드디어 노래가 터져나옵니다.

 

하늘님 사랑해요! 내가 하늘님을 찬양합니다. 저처럼 보잘 것 없이 작은 소녀를 높여주시는 하늘님 고맙습니다. 하늘님은 교만하고 무능하고 부정부패한 대통령들을 감옥에 처넣으시고 비천한 사람을 드높여 개천에서 용 나게 하십니다. 힘센 세월호 주범들을 모조리 감옥에 처넣으시고 힘없는 세월호 엄마들의 피눈물을 닦아주십니다. 굶주린 빈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맛있는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욕심꾸러기 부자들은 빈털터리가 되게 하십니다...”

 

이애리 할머니는 검도소녀 김마리에게 칼춤과 칼노래를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칼노래와 칼춤의 고수이신 이순신 장군의 검법과 수운 최제우 선생의 검결까지 가르칩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할머니의 목검과 김마리의 보검이 쑥쑥 다 자라서 세상에 나오겠죠?

그 멋진 삼한제일검과 천하제일검들이 세상에 나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그날을 기다리며 온 세상 작은이들이 두근두근 꿈틀거립니다.

 

[이정훈 지음. 20151220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