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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대림절 3주 (2015년 12월 13일 성서주일) 예배준비 노트

너를 보고서 노래하며 기뻐하실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스바냐 3:14-20)

14. 도성 시온아, 노래하여라. 이스라엘아, 즐거이 외쳐라. 도성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15. 주님께서 징벌을 그치셨다. 너의 원수를 쫓아내셨다. 이스라엘의 왕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니, 네가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16. 그 날이 오면, 사람들이 예루살렘에게 말할 것이다. "시온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힘없이 팔을 늘어뜨리고 있지 말아라.

17. 주 너의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신다. 구원을 베푸실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너를 보고서 기뻐하고 반기시고, 너를 사랑으로 새롭게 해주시고 너를 보고서 노래하며 기뻐하실 것이다.

18. 축제 때에 즐거워하듯 하실 것이다." "내가 너에게서 두려움과 슬픔을 없애고, 네가 다시는 모욕을 받지 않게 하겠다.

19. 때가 되면, 너를 억누르는 자들을 내가 모두 벌하겠다. 없어진 이들을 찾아오고, 흩어진 이들을 불러모으겠다. 흩어져서 사는 그 모든 땅에서, 부끄러움을 겪던 나의 백성이 칭송과 영예를 받게 하겠다.

20. 그 때가 되면, 내가 너희를 모으겠다. 그 때에 내가 너희를 고향으로 인도하겠다. 사로잡혀 갔던 이들을 너희가 보는 앞에서 데려오고, 이 땅의 모든 민족 가운데서, 너희가 영예와 칭송을 받게 하겠다. 나 주가 말한다."

 

(이사야 12:2-6)

2.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다. 나는 주님을 의지한다. 나에게 두려움 없다. 주 하나님은 나의 힘, 나의 노래, 나의 구원이시다."

3. 너희가 구원의 우물에서 기쁨으로 물을 길을 것이다.

4. 그 날이 오면, 너희는 또 이렇게 찬송할 것이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가 하신 일을 만민에게 알리며, 그의 높은 이름을 선포하여라.

5. 주님께서 영광스러운 일을 하셨으니, 주님을 찬송하여라. 이것을 온 세계에 알려라.

6. 시온의 주민아! 소리를 높여서 노래하여라. 너희 가운데 계시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은 참으로 위대하시다."

 

(빌립보서 4:4-7)

4.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5. 여러분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7.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누가복음 3:7-18)

7. 요한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무리에게 말하였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닥쳐올 진노를 피하라고 일러주더냐?

8. 회개에 알맞는 열매를 맺어라. 너희는 속으로 '아브라함은 우리의 조상이다' 하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드실 수 있다.

9. 도끼를 이미 나무뿌리에 갖다 놓으셨다. 그러므로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어서 불 속에 던지신다."

10. 무리가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11.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속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12.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13. 요한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너희에게 정해 준 것보다 더 받지 말아라."

14. 또 군인들도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아무에게도 협박하여 억지로 빼앗거나, 거짓 고소를 하여 빼앗거나, 속여서 빼앗지 말고, 너희의 봉급으로 만족하게 여겨라."

15. 백성이 그리스도를 고대하고 있던 터에, 모두들 마음속으로 요한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그가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였다.

16.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여러분에게 물로 세례를 주지만, 나보다 더 능력 있는 분이 오실 터인데, 나는 그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소. 그는 여러분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오.

17. 그는 자기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하려고, 손에 키를 들었으니,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오."

18. 요한은 그밖에도, 많은 일을 권면하면서,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말씀기억의 끈>, ‘기쁨입니다.

 

구약, “너를 보고서 노래하며 기뻐하실 것이다”(스바 3:17)

시편,(이사야) “기쁨으로 물을 길을 것이다”(이사 12:3)

서신서, “항상 기뻐하십시오”(빌립 4:4)

복음서,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누가 3:18)

 

오늘 요절은, “너를 보고서 노래하며 기뻐하실 것이다입니다.(스바냐 3:17)

 

 

[구약과 시편 (스바냐 3:14-20 / 이사야 12:2-6)]

오늘 구약본문의 알맹이는 회복의 기쁨입니다.

 

우상숭배를 일삼는 백성들(1)

하나같이 타락한 고관대작, 재판관, 예언자, 제사장들...(3:1-4)

하나님의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노아 시대보다 더합니다.(물고기조차 없애버리시려 할 정도입니다) (1:3)

 

급기야 도성과 성전은 무너지고 바벨론 포로 신세가 될 것이지만,

그럼에도 결국 하나님께서 징벌을 그치시고(15)

모두 회복시켜주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하신다는 말씀을 반복합니다.(15, 17)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고, 회복을 넘어서 새롭게 해주시기까지 합니다.(17)

그러니 노래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합니다.(14)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서 노래하며 기뻐하신다는 사실입니다.(17)

회개하여 겸손해지고 정의로워졌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2:3)

분명한 것은, 죄와 벌을 뛰어넘는 주님의 사랑,

우리와 늘 함께하고 싶어 하시는 그 사랑 때문입니다.

 

오늘은 시편본문 대신 이사야 12장입니다.

이사야 12장은 구원받은 자들의 감사찬송입니다.

나의 힘, 나의 노래, 나의 구원이신 주님!(2)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시는 주님!(6) ...

... 오늘 구약본문에 대한 응답찬송으로 제격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빌립보서 4:4-7 / 누가복음 3:7-18)]

오늘 서신서본문은 바울의 옥중서신입니다.

옥중에서도 기쁨을 놓지 않는 바울!

세상 염려 다 내려놓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하나님께 아뢰면(6)

내 계산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십니다.(7)

 

지금까지 우리로서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런 신앙생활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기 때문입니다.(5)

 

오늘 복음서본문은 지난주 본문에서 이어지는 세례자 요한의 사자후입니다.

무시무시한 욕을 먹어가면서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요한에게 모여듭니다.

요한의 욕설과 회개열매 선언이 큰 부담임에 틀림없음에도

백성들이 요한에게 모여드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손에 키를 드신 그분께서 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17)

그리고 요한의 선포는 결국 기쁜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18)

주님 오심, 주님의 심판은 부담과 공포가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회개의 기회, 구원의 기회, 참으로 기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리]

요한은 백성들이 자진해서 세례 받으러 나오는데도 욕설을 퍼붓습니다.

독사의 자식이라는 요한의 욕설은 매우 충격적이고

구체적으로 회개의 열매를 촉구하는 요한의 선포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건 마지막 심판의 자리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 충격과 공포를 조금이라도 미리 느껴 회개로 이끌려는 배려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 4본문의 공통분모는, 대림절 3주답게, ‘그날이 오고 있다!’입니다.

그런데 지난 두 주와 달리, 그 알맹이는 기쁨입니다.

포로생활 중에도 기쁘고, 옥중에서도 기쁘고, 세례자 요한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기쁩니다.

왜냐하면 그날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오고 있다는 말은 곧 임마누엘! “주님과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들의 기쁨 안에는 또 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뻐하는 걸 넘어, 하나님께서 우리 때문에 기뻐하신다는,

얼마나 기쁘셨으면 노래까지 부르신다는 말씀입니다.(스바냐 3:17)

 

(지난 주 4본문의 알맹이는 정화(淨化)였습니다.)

종교지도자들과 백성들의 돈 욕심이 정화되고,

이모저모로 우리가 회개하고 열매를 맺으면,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를 보시며 노래하며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스바냐 3:17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를 보고서 노래하며 기뻐하신다는 말씀 바로 앞에

너를 사랑으로 새롭게 해주시고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말씀 때문에 가슴이 뜁니다.

이 말씀을 좀 더 깊이 알고 절절히 느끼고 싶습니다.

 

 

[나머지]

* 기쁨의 샘 (스바냐 3:17, 이사야 12:3)

우리 세포 안에는 DNA repair gen, DNA 복구유전자정보라는 게 들어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DNA가 왜곡되어 암세포가 되는 것인데 이것을 정상으로 다시 복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하여 면역력 강화 세포가 됩니다. 여기에 사람의 마음, 특히 기쁨이 매우 강력한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집단에서 경전을 읽고 찬송을 하고 열렬히 기도하는 집회에서 암병이 치유되는 현상이 가능하다는 해석입니다. 기쁨 배가 훈련, 웃음꽃 피우기 훈련은 고대 인도의 전통의술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만, 신앙세계의 신비, 하나님의 영역을 전부 과학으로 설명하려드는 것 같아서 좀 걱정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기쁨이란 좋은 것입니다. 기쁨은 내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방을 해주는 고마운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밝게 해주고, 내가 맡은 일을 할 때도 능률이 배가되게 할 수 있는 것이 기쁨입니다.

오늘 대림절 3째 주일 성서일과 4본문을 관통하는 끈이 바로 기쁨입니다. 그렇다면 그 기쁨의 원천은 무엇인가? 구약성경 스바냐 3장은 그 기쁨의 원인이 임마누엘입니다. 15절과 17절에,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니... 주 너의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신다...’는 말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기쁨입니다. 그런데 그게 우리만의 기쁨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도 큰 기쁨이시라는 말입니다. 얼마나 기쁘셨으면 노래까지 부르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찬양하는 경우야 다반사지만, 오마이갓!, 하나님께서 나를 보고 노래하신다는 것입니다.(스바냐 3:17)

오늘도 여러분에게 말씀이 임하십니다. 부디 그 말씀으로 여러분 안에 깊이 묻혀있는 신령한 기쁨의 샘이 터지는 놀라운 역사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 신령한 기쁨의 샘은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의 웃음보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바치시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말씀동시] 무엇을 해야 합니까? (최명옥 지음. 시냇물교회. 성실문화85)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나누고 나누고 또 나누어라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라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기대하고 기다리고 또 기도하라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나누고 감사하고 기도하는 그 길 끝에

내게 오시는 주님과 마주하리라

 

 

 

 

[말씀시조] 가진 것 만족하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5)

가진 것 만족하고 없는 자와 나누어라

회개열매 맺어야만 주님곳간 들어간다

요한이 닦는 이 길로 그리스도 오시리

 

 

 

 

[말씀한시] 어떻게 하여야 심판을 면하리이까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5)

以火焚糠打作麥(이화분강타작맥) 곡식을 타작하여 쭉정이는 불에 던지리라

洗士謂衆勝人殆(세사위중승인태) 승리자가 가까이 왔다세례자가 외쳤다

幸免審判當何役(행면심판당하역) 어떻게 하여야 심판에서 면하리이까

勿强索人卽悔改(물강색인즉회개) 이웃을 협박하거나 억지로 빼앗지 말고 즉시 회개하라.

 

 

 

 

 

[말씀서예] 이사야 12:2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5)

 

 

 

 

 

[말씀노래] 그러면 우리는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5)

[본문] (누가복음 3:7-18)

[노랫말]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해설]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무리들이 요한에게 묻는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요한은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권면한다. 세리들도 묻는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웃에게 정직하라고 세례 요한은 말한다. 군인들도 묻는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웃에게 빼앗지 말고 자족하라고 세례 요한은 말한다. 회계란 삶의 양식의 변화이며, 관계 양식의 변화를 수반하는 것이다. 이것이 회개에 합당한 열매이다.

 

[악보] 그러면 우리는 (주원남 지음, 2015.10.24.)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5)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뒷소리)

2. - -- -, - -나 님은, - - 구원, - -시 라-,

- -- -, 신뢰 하- -, 두려 움()없 으리, - -- --,

(앞소리)

- -- --, 여호 와- -, 나의 힘이 시-, - -- --,

- -- -, - - 시며, 나의 구원 이심, 이라 -- --

 

(회중)

3.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

 

(뒷소리)

4. - -날 에-, - -희 가-, - - 하기,- -- --,

여호 와- -, 감사 하- -, (- -사 하-, - -- --)

(앞소리)

그의 이름 을-, - - -, 그의 행하 심-, - -- --,

만국 중- -, 선포 하- -, ()이 름()높 다하, - -- --

 

(회중)

5. 여호와를 찬송할 것은 극히 아름다운 일을 하셨음이니 이를 온 땅에 알게 할지어다

 

(앞소리)

6. - - -, - - -, 소리 높여 부르, - -- --,

이스 라엘 의-, 거룩 하신 이가, 너희 중에() 크시, - -- --

 

[다함께] (뒷소리)

- -리 랑-, - -리 랑-, - - -, - -- --,

- -리 랑-, - - -, - -어 간-, - -- --

 

가락은 아리랑가락이고, 장단은 세마치로 읊는다.

(위의 두 줄은 세마치로, 아래 두 줄은 중중모리로 해도 좋다.)

쉼표(‘,’)까지 세마치 한 장단 3박 이다.(중중모리일 경우는 한 줄이 한 장단)

(, 세마치 4장단이 중중모리 1장단이다.)

세마치장단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편의상 1박을 3분박 대신 2분박으로 구분했다.

(; 악보 세 번째 마디에 종종 나오는 셋잇단음표 식으로 표기한 것이 3분박의 맛을 살린 것이다.)

 

 

 

[말씀동화] 욕쟁이 할머니와 세례요한의 욕배틀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가 고양이한테 욕먹고 훌쩍훌쩍 남몰래 울던 시절 이야기예요.

 

경상북도 대구에 사는 삼돌이가 난생처음으로 유치원에 갔어요.

가난해서 유치원 문턱에도 못 가다가, 엄마가 큰맘 먹고 편입시켜주신 거죠.

유치원에 간지 며칠 안 되어서 삼돌이가 울상이 되어 집에 돌아왔네요?

엄마가 물으십니다.

 

우리 삼돌이 와 그리 울상이노?”

 

삼돌이가 울먹이며 대답합니다.

 

유치원에 가시나 하나가 있는데, 가한테 야 이 가시나야했더니 아들이 우르르 선생님께 몰려가서 내가 가시나라 했다고 고자질하지 뭡니꺼? ‘가시나를 가시나라 부르는 게 뭐가 잘못인데?’했더니 우리 유치원에서는 가시나가 욕이랍니더.”

 

엄마가 빙그레 웃으시며 삼돌이를 다독이십니다.

 

상스런 욕 한마디도 몬하는 우리 삼돌이가 억수로 억울하겠네, 그자? 그래도 참고 앞으로 쪼매 조심하그라. 유치원에서는 앞으로 가스나라 부르지 말고! 알았제?”

 

삼돌이는 엄마의 따뜻한 위로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밤중에 귀가하신 아버지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아버지는 버스운전을 하십니다.

 

무신 일 있으셨어예?”

 

엄마가 조심스레 물으시니 아빠가 시무룩하게 대답하십니다.

 

우리 어매 닮은 할매 하나가 버스 타시기에 일부러 친절하게, ‘할매 어디 가시나요?’ 하고 물었더니 하는 말이, ‘그래 내 갱상도 가스나다, 니는 어데 머스만데?’ 라며 벌컥 화를 내지 뭐꼬? 하도 어처구니없어서 말도 몬하고, 무안하고 억수로 속상하고, , 그런 일이 있었다.”

 

엄마도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하십니다.

 

아이고 시어마씨야. 무신 그런 무식한 할매가 다 있노? 친절한 기사양반을 생전 처음 봤는갑네?”

 

오늘 삼돌이네 집 남자들은 가시나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온통 우울한 날이 되어버렸네요.

 

 

세월이 흘러 삼돌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집도 서울로 이사한지 오랩니다.

학교에서도, 처음 나가기 시작한 교회 학생부 집회에서도 온통 서울말 투성입니다.

그래서 삼돌이도 이젠 무뚝뚝하고 억센 경상도 사투리보다는 매끄러운 서울말이 더 익숙합니다.

 

어느 날 교회 성경공부 시간에 충격적인 성경말씀을 읽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무시무시한 욕설입니다.

유치원시절 가시나사건의 트라우마로 평생 욕 한마디 못하는 삼돌이에게

그건 큰 충격이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기껏해야 이 새끼가 가장 큰 욕인 삼돌이에게

세례자 요한의 독사의 자식들아는 감당할 수 없는 욕이었습니다.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던 삼돌이가 목사님께 질문합니다.

 

거룩한 성경말씀에 이런 험한 욕을 기록해도 되는 겁니까?”

 

목사님이 대답하시기도 전에 함께 성경공부 하던 고등부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한마디씩 거듭니다.

 

, 이삼돌, 이게 무슨 욕이야? 독사의 자식들아? 독사나 자식이나 그게 무슨 욕이냐?”

 

빙그레 웃으시며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시던 목사님이 대답하십니다.

 

그래, 독사도 일반명사고, 자식도 평범한 일반명사지만, 이 둘을 합쳐 놓으니까 좀 느낌이 세지? 내 생각엔 말이다, 성경말씀이니까 이정도로 표현했지, 실제 2천 년 전 세례자요한은 이보다 훨씬 강한 목소리, 험한 말투로 쌍욕을 퍼붓듯이 말하지 않았을까 싶어. 너희 생각은 어때?”

 

곰곰이 생각하던 아이들이 하나씩 의견을 말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데요? 왜 욕을 하죠? 세례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한테 환영해주고 위로해주고 칭찬해주고 그러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맞아요. 개새끼도 아니고, 뱀새끼, 그것도 사람 죽이는 독사새끼라니, 그러고 보니 그건 참 심한 욕이네요?

 

목사님이 대답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이 아무리 거친 광야에서 터프하게 사셨어도, 심성이 그렇게까지 거친 분은 아니셨을 거야. 못된 짓 일삼으며 살던 사람들이 그냥 물로 씻으면 다 끝나리라 착각하고 오니까 그러신 거겠지. 그래서 요한은 생활이 변해야 한다고 일일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가르치신 거 아니겠니?”

 

그런데요 목사님, 진짜 이상한 건요, 요한이 그렇게 심한 욕을 퍼붓는데도 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 거예요. 그것도 일반인들 뿐 아니라 세리들, 군인들처럼 각계각층 사람들이 다 모여들잖아요?”

 

맞아요 목사님, 우리교회도 목사님이 좀 욕도 하시고 그러면 어떨까요? 저희 학교 근처에 욕쟁이할머니 식당도 굉장히 유명하고 손님 많거든요. 욕이 맛있는지 밥이 맛있는지 모를 지경이라니까요?”

 

맞아요 목사님, 저번에 황산벌이라는 영화랑, ‘써니라는 영화에도 나왔는데요, 집단으로 싸울 때 전쟁 전에 먼저 욕배틀을 먼저 해요. 욕을 하거나 욕을 먹으면 괜히 흥분되고 그러는데, 그게 묘한 매력이 있나 봐요. 그래서 욕을 먹으면서도 그 욕쟁이 할머니네 식당에 가고, 욕을 먹으면서도 세례자 요한에게 가는 게 아닐까요? 목사님도 욕 좀 해보시는 게 어때요?”

 

잔뜩 흥분한 아이들 때문에 배가 산으로 갈 지경입니다.

목사님이 웃으시며 정리합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욕은 예수님도 사용하셨단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독사의 자식이 아니라 독사의 새끼라고 하셨어. 들어볼래?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심판을 피하겠느냐?’(마태 23:33) 목사님 어렸을 때 이천석목사님이라는 분도 욕쟁이 목사님으로 유명하셨지. 그러니 나도 욕을 하라고? 그건 좀 곤란한 걸? 목사님도 교인들 신앙생활이 뜨뜻미지근하게 느껴질 때면 뭐라뭐라 야단치고 싶을 때가 있단다. 그러나 이런 심한 욕을 하지는 못해. 그 이유가 뭔지 아느냐? 나는 이 말씀 묵상하는 동안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단다. 답은 간단했어. 갈급함이 없기 때문이야. 다른 말로, 위기의식이 적기 때문이야. 아마 지금 일 년도 안 되어서, 아니 한 달도 못 있어 종말심판이 닥친다고 내가 확실히 믿는다면, 그런데도 교인들에게 아무리 그걸 알려줘도 못 알아듣는다면, 아마 난 충격요법으로 욕을 써서라도 이 위기상황을 전하고야 말걸? 욕먹고 자존심상하고 우리 친한 관계가 깨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살려야 하니까! 세례자 요한께는 그런 위기의식이 있었던 거란다.”

 

조용히 듣고만 있던 삼돌이가 입을 엽니다.

욕 트라우마로 누구보다 입이 고운 우리 삼돌이가 말합니다.

 

목사님, 저는 욕쟁이 할머니 식당밥이 아무리 맛있어도 욕먹는 게 정말 싫어서 절대 거기 안 가요. 그런데요, 만약에 지금 우리나라가요 종말심판 상황이면 어쩌죠? 저희 또래 아이들이 세월호에서 그렇게 많이 죽었잖아요? 그러고 나서도 세상은 좀처럼 반성도 회개도, 변한 게 하나도 없잖아요? 힘없는 할아버지도 물대포 직사포로 맞아 누워계시는데, 바람 앞의 촛불신세인 우리는 왜 욕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걸까요? 왜 우리는 이렇게 지아치게 우아한걸까요? 목사님 말씀처럼 진짜 위기의식이 없기 때문인가 봐요. 세월호 희생자들도, 백남기 할아버지도, 남의 일이야, 내겐 저런 불행한 일 없겠지, 뭐 이런 생각 때문인가 봐요. 목사님, 저는 정말 욕먹는 거 무서워하지만요, 저 정신 좀 차리게 저한테 욕 좀 해주세요. 그래야 저도 정신차릴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못된 정치인들, 못된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욕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야 우리가 더 이상 억울하게 죽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곰곰이 듣고 있던 목사님이 대답하십니다.

 

삼돌아. 네 말대로 정말 우리에겐 위기의식이 부족하구나. 세례요한 말씀처럼, 속옷도 겉옷도 두벌이 아니라 여러 벌 있으면서도 나눌 줄 모르고, 밥도 두 그릇이 아니라 여러 그릇 있으면서도 우린 한 그릇도 나눌 줄 모른다. 세월호가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통째로 점점 세월호가 되어가고 있는데, 우린 점점 가만히 있고만 싶어 하고... 지금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닌데,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저렇게 백남기 할아버지 같은 힘없는 농민이, 힘없는 노인이 쓰러지시고...”

 

맞아요 목사님, 우린 너무 우아해요. 너무 지나치게 고상해요. 욕해야 할 때 욕 한마디도 못하는 바보예요. 목사님, 우리 내일 욕쟁이할머니 집에 가요. 세례자 요한이랑 욕쟁이 할머니랑 욕배틀을 붙여보고, 그 틈에 끼여서 양쪽 욕을 다 먹다보면, 제대로 된 욕 한마디 못하는 고상한 얌전이병이 싹 낫지 않을까요? ?”

 

욕쟁이 할머니와 세례자 요한의 욕배틀?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죠?

나 혼자만 아는 병, 그리고

욕해야 할 때 욕 한마디 못하는 지나치게 우아한 얌전이병도 고칠 특효약이 바로 여기 있었네요!

 

[이정훈 지음. 20151213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