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왕국절 11주 (2015년 11월 8일 추수감사주일) 예배준비 노트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성서일과 4본문]

(요엘 2:21-27)

21. 땅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큰일을 하셨다.

22.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 광야에 풀이 무성할 것이다. 나무마다 열매를 맺고,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저마다 열매를 맺을 것이다.

23. 시온에 사는 사람들아, 주 너희의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너희를 변호하여 가을비를 내리셨다. 비를 흡족하게 내려주셨으니, 옛날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내려 주셨다.

24. 이제 타작마당에는 곡식이 가득 쌓이고, 포도주와 올리브기름을 짜는 틀마다 포도주와 기름이 넘칠 것이다.

25. "메뚜기와 누리가 썰어 먹고 황충과 풀무치가 삼켜 버린 그 여러 해의 손해를, 내가 너희에게 보상해 주겠다. 그 엄청난 메뚜기 군대를 너희에게 보내어 공격하게 한 것은 바로 나다.

26. 이제 너희가 마음껏 먹고, 배부를 것이다.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의 하나님의 이름을 너희가 찬양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27. 이스라엘아, 이제 너희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너희 가운데 있다는 것과,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라는 것과, 나 말고는 다른 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백성이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시편 126)

1.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일을 하셨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디모데전서 2:1-7)

1. 그러므로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 간구와 기도와 중보 기도와 감사 기도를 드리라고 그대에게 권합니다.

2. 왕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십시오. 그것은 우리가 경건하고 품위 있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함입니다.

3. 이것은 우리 구주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이며, 기쁘게 받으실 만한 일입니다.

4.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얻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5.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6. 그분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자기를 대속물로 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꼭 적절한 때에 그 증거를 주셨습니다.

7. 나는 이것을 증언하도록 선포자와 사도로 임명을 받아 믿음과 진리로 이방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참말을 하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 6:25-33)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또는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말고, 몸을 감싸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지 아니하냐?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아니하냐?

26.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으나,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27. 너희 가운데서 누가, 걱정을 해서, 자기 수명을 한 순간인들 늘일 수 있느냐?

28. 어찌하여 너희는 옷 걱정을 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온갖 영화로 차려 입은 솔로몬도 이 꽃 하나와 같이 잘 입지는 못하였다.

30.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들풀도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들을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31.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32.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말씀기억의 끈>, ‘추수(심판회개회복)’입니다.

 

구약, “두려워하지 말아라”(요엘 2:21, 22)

시편,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시편 126:3)

서신서, “평화로운 생활”(딤전 2:2)

복음서, “걱정하지 말아라”(마태 6:25, 31)

 

오늘 요절은,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입니다.(마태 6;33)

 

 

[구약과 시편 (요엘 2:21-27 / 시편 126)]

오늘 구약본문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죽게 되었던 백성들이 회개하고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가뭄과 메뚜기떼,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어 먹을거리 하나 없었지만

철저한 회개로 모두 회복됩니다.

온 땅이 살아나 추수할 수 있게 됩니다.

 

들짐승들과 모든 사람들이 다 먹고 살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 추수 덕분에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회복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과의 관계, 공동체의 관계가 더욱 단단해 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 안에 늘 계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될 것입니다.(27)

 

오늘 시편본문은 짧고도 강력한 응답찬송입니다.

강력한 심판 뒤에 철저한 회개, 그리고 온전한 회복의 전형입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우리를 치셨던 주님께서 이젠 완전히 우리 편이 되셨다는 사실입니다.(3)

그리고 이 기쁜 사건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4)

(“네겝의 시내들은 평소 바짝 말라 있다가 우기가 되면 순식간에 차고 넘쳐흐른다고 합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디모데전2:1-7 / 마태복음 6:25-33)]

오늘 서신서본문에서 반복되는 단어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입니다.(1,2,4,6)

모든 사람이 구원을 얻고 진리를 알게 되도록(4) 예수님께서 죽으셨습니다.(6)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을 탄압하는 로마 정권의 우두머리들을 위해서도

그 구원과 진리의 길에 동참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2)

 

과연 저들이 철저한 회개와 회복의 길에 동참할 수 있을까요?

그 과정과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저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할 뿐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맘몬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향하신 예수님 말씀으로 가득합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음식도 중요하고 옷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소중한 것은 바로 내 목숨, 내 몸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주십니다.(25)

여기서 우리는 까맣게 잊고 있던 사실 하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내 목숨, 내 몸의 주인이 바로 그분이시라는 사실!

내가 바로 그분께서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자녀,

그리 귀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마태 6:32)

 

그분을 모르는 이방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노심초사하지만,

적어도 그분의 소유인 너희, 그분의 자녀인 우리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자녀라면, 그분 쏙 빼닮은 자녀라면

가장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righteousness)를 구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먹고사는 문제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32) 다 알아서 해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33)

 

 

[정리]

오늘은 추수감사절입니다.

성경에서 추수는 심판을 상징합니다.

추수감사절이 온전한 추수의 기쁨으로 가득할 수 있으려면

철저한 회개와 온전한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오늘 본문들은 보여줍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성서일과 4본문들의 배경에는 모두 비참한 현실이 깔려있습니다.

(그 원인은 우리가 하나님의 뜻(약속)으로부터 멀어진 불의(不義) 때문이었습니다.)

 

구약과 시편본문은 가뭄과 메뚜기떼, 전쟁, 그리고 바벨론 포로생활,

서신서본문은 로마 식민지생활,

복음서본문은 먹고사는 문제(맘몬)의 노예생활이 그 배경입니다.

 

이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즉 이런 굴종의 생활로부터 회복되려면

철저한 회개가 열쇠입니다.

 

그 회개의 결과 구약본문과 시편본문은 가슴 뛰는 기쁨이 가득합니다.

서신서본문은 모든 사람이 회개와 회복의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중보)기도할 것을 촉구합니다.

복음서본문은 예수님께서 회개의 구체적인 길을 보여주시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이제부터 내가 맘몬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선언입니다.(마태 6:32)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며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불의한 왕이나 부정부패한 대통령을 회개의 길로 인도하기 위한 기도도(딤전 2:2)

이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의 길 안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하면서도, 과연 이 기도를 들으실까? 응답해주실까?

과연 언제나 기도의 열매를, 내 회개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까 갸웃거리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순식간에 차오르는 네겝의 시내들처럼(시편 126:4),

어느 날 갑자기 순식간에 콸콸 흘러넘치도록 이루어는 법입니다.

 

 

 

[나머지]

*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정의를 늘 기억하는 일

종교개혁가 존 칼빈은 이런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우리 온 인류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을 돌린다고 해서 하나님의 영광에 손톱만큼이라도 보탬이 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 예배제도를 정해주신 것인가?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늘 기억하도록 하기 위하심이다.” 칼빈은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가 하나님의 존재를 항상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하나님께서 늘 우리와 동행하고, 동고동락하고 계시다는 것을 늘 기억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닮아간다는 뜻이요, 이게 바로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크게 영광받으시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제사법을 가르쳐주셔서 하나님께 번제를 바치도록 하신 까닭은, 그렇게 하면 마치 하나님이 그 제물을 받아 직접 잡수실 것처럼, 아하, 주님께서 지금 우리 곁에 가까이 계시는구나 하고 느끼게 하시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정의를 구하는 일 그 나라와 정의를 위해 살겠다는 선언!

우리가 예배 때 거룩하신 하나님이라고 기도하거나 찬양을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거룩하게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하나님을 거룩하다고 고백하고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 예배의 오랜 가르침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말하자면, 거룩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거룩하신 하나님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조차 없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시대는 오랜 세월동안 하나님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 정도로 하나님의 이름을 입에 담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 피 공로로, 우리는 이제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천사들만 할 수 있다는 그 표현조차 입에 담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가 말하자면, 우리가 사랑의 하나님하고 찬양한다면, 우리 자신이 사랑의 사람이라는, 최소한 사랑의 사람이 되겠다는 고백이라는 겁니다. “정의의 하나님이라고 기도한다면, 우리 자신이 정의를 위해 살겠다는 선언이라는 말입니다. 이게 기독교 예배의 핵심입니다. 기독교 예배는 내가 신께 제물을 바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먹여주십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사신 것처럼, 거룩한 십자가의 삶을 나도 살 수 있게 하시기 위해서!

 

 

 

 

 

[말씀동시] 꾸중 (이진구 지음. 성실교회 중등부 1학년. 성실문화84)

아버지한테 오늘도 꾸중을 듣네

우리가 잘못했나?

그런가보다

우리들의 욕심이

아버지를 화나게 했나 보다

 

 

 

 

[말씀시조] 믿음 적은 자들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4)

믿음 적은자들아 먹을거리 걱정마라

무엇을 입을지도 천부께서 아시니라

먼저 하나님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길

 

 

 

 

[말씀한시] 서원시(誓願詩) (오지섭 지음. 성실문화84)

願吾將死終何成(원오장사종하성)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橄欖山麓爲香笑之百合(감람산록위향소지백합) 감람산 산기슭에 웃는 백합 되었다가

欲笑吾主愁憂之顔色耳矣(욕소오주수우지안색이의) 우리 주 근심찬 얼굴 웃겨 볼까 하노라.

(오지섭 목사 작, 산소의 비문에 새긴 시)

 

 

 

 

[말씀서예] 시편 126:5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4)

 

 

 

 

 

 

 

[말씀노래] 귀한 사람아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84)

[본문] (마태복음 6:25-33)

[노랫말]

1) 먹을거리 마실거리 걱정말아라, 입을거리 누울자리 걱정말아라

       네몸이 의복보다 소중하니라, 네목숨 음식보다 소중하니라

2) 공중의 새들과 들의백합화, 농사도 짓지않고 길쌈안해도

       하나님이 먹이시니 펄펄나누나, 하나님이 입히시니 저리곱구나

3) 새보다 들꽃보다 귀한사람아, 먹을거리 입을거리 걱정말아라

       너는먼저 그나라와 의를구하라, 그리하면 이모든것 더해주리라

 

[해설]

마태복음 6:25-33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7.5조로 다듬었고, 찬양사역자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귀한 사람아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2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4)

(아리랑 가락에 맞추어)

 

(뒷소리)

1. 여호 와께 서-, 시온 의포 로를, - - 보내, - -때 에-,

- -리 는-, - 꾸는 것-, - -았 도-, - -- --

 

(회중)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앞소리)

3. - - -, - -- -, - 리를 위하, - -- --,

   큰- -일 을-, 행하 셨으 니-, 우리 는기 쁘도, - -- --

 

(회중)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내소서

 

(뒷소리)

5. - -물 을-, - -리 며-, 씨를 뿌리 는자, - -- --,

   기- -쁨 으로, 거두 리로 다-, - -두 리로, - -- --

 

(앞소리)

6. - -- -, 씨를 뿌리 러-, - 가는 자-, - -반 드시,

   기- -쁨 으로, - 곡식 단을, 가지 고돌 아오, - -- --

 

[다함께]

(뒷소리)

- -리 랑-, - -리 랑-, - - -, - -- --,

- -리 랑-, - - -, - -어 간-, - -- --

 

 

가락은 아리랑가락이고, 장단은 세마치로 읊는다.

(위의 두 줄은 세마치로, 아래 두 줄은 중중모리로 해도 좋다.)

쉼표(‘,’)까지 세마치 한 장단 3박 이다.(중중모리일 경우는 한 줄이 한 장단)

(, 세마치 4장단이 중중모리 1장단이다.)

세마치장단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편의상 1박을 3분박 대신 2분박으로 구분했다.

(; 악보 세 번째 마디에 종종 나오는 셋잇단음표 식으로 표기한 것이 3분박의 맛을 살린 것이다.)

 

 

 

 

 

[말씀동화] 걱정대장 임꺽정

 

수철이의 별명은 임꺽정입니다.

칼싸움 잘 해서 붙은 별명은 아니고요,

덩치 큰 천하장사라서 붙은 별명은 더더욱 아니에요.

덩치가 큰 게 아니라 걱정이 너무 커서, 커도 너무 커서 붙은 별명입니다.

 

수철이는 텔레비전 코미디프로를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개그콘서트의 고집불통이라는 코너를 좋아합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맨날 애고애고 아파라, 어디어디 아파 죽겠네라고 죽는 시늉하면

저승사자가 시커먼 갓을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등장합니다.

 

저승사자가 무서운 말을 단 한마디도 안 하는데

이때마다 걱정대장 꺽정이는 간이 오그라듭니다.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려도

수철이는 그래도 그게 재미있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끝까지 봅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할로윈 도깨비굿 하는 걸 구경하다가

걱정대장 수철이는 까무러칠뻔했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구경 갔는데도 기절할뻔한 겁니다.

왜냐하면 거기도 불쑥 저승사자가 나타났지 뭐예요?

 

그런데 저승사자가 개그콘서트보다 더 무섭게 나타난 겁니다.

시커먼 갓에 시커먼 도포만 입은 게 아니라, 시커먼 낫까지 들고 나온 거예요.

그것도 그냥 낫이 아니라 보통 낫보다 열두 배나 더 큰 낫이었어요.

아마 서양 사람들이 밀 추수나, 키 큰 갈대 같은 풀을 벨 때 쓰는 낫인가 봐요.

저승사자가 그 커다란 낫을 어깨에 턱 걸치고 등장한 겁니다.

 

같이 간 누나가 수철이 모습을 보고 깔깔 웃습니다.

 

누나는 뭐가 그리 우스워?”

 

너 벌벌 떠는 모습도 우습고, 또 저 저승사자 모습도 우스워!”

 

저승사자 모습? 그게 왜?”

 

완전 비빔밥이잖아. 옷은 한국 저승사자인데, 어깨에 멘 낫은 서양 저승사자 꼴이잖아?”

 

서양 저승사자? 그런데 서양에선 왜 저승사자가 낫을 들고 나와?”

 

그건 아마 기독교전통 때문일 거야. 성경에서는 추수가 마지막 심판을 상징하거든.”

 

추수는 원래 감사잖아? 추수감사라 그러잖아? 그런데 왜 무시무시하게 마지막 심판이야?”

 

그건, 곡식 입장에서 추수는 마지막 심판과 같은 거거든. 알곡은 고이 모아 곳간에 들이니 감사한 일이겠지만, 쭉정이에게는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무시무시한 일이겠지. 곳간은 천국, 불구덩이는 지옥, 뭐 대충 그런 비유 아니겠어? 그래서 추수가 마지막 심판인거야. 그러니 꺽정아 이제 걱정 좀 그만해. 자꾸 꺽정이처럼 굴다가 쭉정이 되는 수가 있어 요놈아!”

 

누나가 놀려대며 군밤을 먹여도, 수철이는 누나 손을 꼭 붙잡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수철이가 엄마께 질문합니다.

 

엄마, 전 왜 이렇게 걱정이 많은 거죠?”

 

엄마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대답하십니다.

 

그건 아마 우리 수철이가 아빠 아들이라 그런 거 아닐까?”

 

곁에서 누나가 깔깔 웃습니다.

그러고 보면 수철이네 집 여자들은 다 대장부인데, 남자들은 모두 걱정대장들입니다.

아빠는 늘 걱정을 쌓아두고 사십니다.

그게 다 돈 때문, 돈을 벌어 와야 하는 아빠의 책임감 때문일 것입니다.

 

쌀값 오르고 채소 값 오를 때마다 엄마보다 먼저 걱정하십니다.

아이들 몸이 자랄 때마다 새 교복 사줄 일도 걱정입니다.

겨울철 난방비 오르는 것도 큰 걱정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걱정이 태산입니다.

 

풀죽은 수철이 모습을 보고 엄마가 다정스레 말씀하십니다.

 

수철아, 우리에게 걱정거리가 많은 건 하나님 얼굴이 안 보이기 때문이란다. 수철이 너도 아기 때 엄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앙앙 울다가 엄마 얼굴을 활짝 보여주면 금세 방긋방긋 웃고 그랬어.”

 

누나가 곁에서 또 깔깔거립니다.

 

맞어 맞어 너 정말 그랬어!”

 

엄마가 누나 머리에 군밤을 먹이며 말씀하십니다.

 

요 녀석아, 너도 아기 때 똑같았거든?”

 

엄마랑 누나랑 함께 깔깔 웃으십니다.

 

 

저녁 때 아빠가 집에 오시자마자 수철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여쭤봅니다.

 

아빠 아빠,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저랑 아빠랑 걱정대장인 게요, 그게 다 하나님 얼굴을 못 보기 때문이래요.”

 

그래 수철아, 엄마 말씀이 맞다. 아빠도 지난 수요 집회 때 목사님과 성경공부 하다가 깨달았어. 마태복음 625절 말씀에 보니까, 예수님께서 계속 반복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구나. 우리가 바로 하나님의 자녀니까, 천하보다 귀한 하나님 자녀들이니까, 하나님께서 무지무지 사랑하시는 자녀들이니까, 먹을 거, 입을 거 그런 거 따위는 아무 걱정 하지 말라는 말씀이야!”

 

아빠의 말씀을 들으면서 수철이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됩니다.

내가 천하보다 귀한 사람이었다는 말씀,

내가 그렇게 귀한 하나님 아들이었다는 말씀,

내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귀한 하나님 아들이라는 예수님 말씀 때문입니다.

 

그 때 곁에 있던 엄마가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맞아요. 우리가 하도 걱정대장 임꺽정들이라 예수님께서 우리의 모든 걱정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주셨죠. 그건 바로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를 구하는 거예요. 그러면 먹을 거 입을 거 모든 거 다 알아서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어요.”

 

수철이는 엄마아빠 손을 꼭 붙잡습니다.

늘 조마조마하던 수철이 마음이 이제야 좀 든든해집니다.

태산 같던 내 걱정거리들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비결을 오늘 많이 배운 겁니다.

 

먼저 하나님 얼굴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게 바로 성경말씀을 활짝 열고 읽고 또 읽는 거라는 걸 수철이는 이제 압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무엇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기도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를 구하는 기도라는 사실입니다.

 

온 나라가 불의한 정권, 불의한 기업들 때문에 부정부패, 불법이 판치는 세상에서

내 가족 먹을 거, 내 가족 입을 거를 먼저 기도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다 문득 또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겨서 수철이가 가족들을 돌아보며 질문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늘 성경말씀 읽고, 그 기도를 가장 먼저 드리면 정말 먹을 거 입을 게 금세 생길까요?”

 

수철이 질문이 끝나자마자 누나가 말합니다.

 

지난주일 우리 중고등부 찬양대에서 말씀노래 연습했는데, 시편 126편이랑 127편 노래였어. 시편 126:4절에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건, 하나님의 응답은 느닷없이 밀어닥친다는 거래. 우리 계산과 예상을 뛰어 넘어서 순식간에 말이야! 네겝이라는 남방시내는 평소에 늘 바짝 말라있는데, 비가 쏟아지는 우기만 되면 순식간에 그 마른 도랑에 물이 콸콸 흘러넘친다는 거야. 그리고 시편 127:2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는도다라고 했어. 너처럼 걱정대장 임꺽정들, 걱정도 팔자인 사람들, 하도 살림살이 걱정이 많아서 잠도 못자는 사람들을 푹 단잠 자도록 해주신다는 거야. 그런데 새번역 성경은 그걸 이렇게 번역했어.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 단잠만 주시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무 일 안 하고 쿨쿨 자는 동안에 복을 주신다는 거야. 그 말씀은, 우리가 자는 동안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우리 먹을 거, 입을 거는 물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위해 하나님께서 직접 일하신다는 거지. 왜냐하면, 우리가 하나님 자녀이기 때문에!”

 

누나가 들려주는 시편말씀 때문에 수철이의 마음에 큰 평화가 밀려옵니다.

걱정대장 임꺽정이가 이제부터 천하태평 태평이가 될 것만 같습니다.

온 누리 태평천하를 이룰 수 있을 귀한 말씀을 많이 배운 겁니다.

금년 추수감사절은, 마지막 심판 때문에 벌벌 떠는 계절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릴 감사 잔치가 될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15118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