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목숨을 다하고”
[성서일과 4본문]
(룻기 1:1-18)
1. 사사 시대에 그 땅에 기근이 든 일이 있었다. 그 때에 유다 베들레헴 태생의 한 남자가, 모압 지방으로 가서 임시로 살려고,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2. 그 남자의 이름은 엘리멜렉이고,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이며,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다. 그들은 유다 베들레헴 태생으로서, 에브랏 가문 사람인데, 모압 지방으로 건너가 거기에서 살았다.
3. 그러다가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이 죽고, 나오미와 두 아들만 남았다.
4. 두 아들은 다 모압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한 여자의 이름은 룻이고, 또 한 여자의 이름은 오르바였다. 그들은 거기서 십 년쯤 살았다.
5. 그러다가 아들 말론과 기룐이 죽으니, 나오미는 남편에 이어 두 아들마저 잃고, 홀로 남았다.
6. 모압 지방에서 사는 동안에, 나오미는 주님께서 백성을 돌보셔서 고향에 풍년이 들게 하셨다는 말을 듣고, 두 며느리와 함께 모압 지방을 떠날 채비를 차렸다.
7. 나오미가 살던 곳을 떠날 때에, 두 며느리도 함께 떠났다. 그들은 유다 땅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나섰다.
8. 길을 가다가,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제각기 친정으로 돌아가거라. 너희가, 죽은 너희의 남편들과 나를 한결 같이 사랑하여 주었으니, 주님께서도 너희에게 그렇게 해주시기를 빈다.
9. 너희가 각각 새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주님께서 돌보아 주시기를 바란다." 나오미가 작별하려고 그들에게 입을 맞추니, 며느리들이 큰소리로 울면서
10. 말하였다. "아닙니다. 우리도 어머님과 함께 어머님의 겨레에게로 돌아가겠습니다."
11. 그러나 나오미는 말렸다. "돌아가 다오, 내 딸들아. 어찌하여 나와 함께 가려고 하느냐? 아직, 내 뱃속에 아들들이 들어 있어서, 그것들이 너희 남편이라도 될 수 있다는 말이냐?
12. 돌아가 다오, 내 딸들아. 제발 돌아가거라. 재혼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늙었다. 설령, 나에게 어떤 희망이 있다거나, 오늘 밤 내가 남편을 맞아들여 아들들을 낳게 된다거나 하더라도,
13. 너희가, 그것들이 클 때까지 기다릴 셈이냐? 그 때까지 재혼도 하지 않고, 홀로들 지내겠다는 말이냐? 아서라, 내 딸들아. 너희들 처지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너무나 괴롭구나. 주님께서 손으로 나를 치신 것이 분명하다."
14. 그들은 다시 한 번 큰소리로 울었다. 마침내 오르바는 시어머니에게 입맞추면서 작별 인사를 드리고 떠났다. 그러나 룻은 오히려 시어머니 곁에 더 달라붙었다.
15. 그러자 나오미가 다시 타일렀다. "보아라, 네 동서는 저의 겨레와 신에게로 돌아갔다. 너도 네 동서의 뒤를 따라 돌아가거라."
16. 그러자 룻이 대답하였다. "나더러, 어머님 곁을 떠나라거나, 어머님을 뒤따르지 말고 돌아가라고는 강요하지 마십시오. 어머님이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님이 머무르시는 곳에 나도 머무르겠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내 겨레이고,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
17. 어머님이 숨을 거두시는 곳에서 나도 죽고, 그 곳에 나도 묻히겠습니다. 죽음이 어머님과 나를 떼어놓기 전에 내가 어머님을 떠난다면, 주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더 내리신다 하여도 달게 받겠습니다."
18. 나오미는 룻이 자기와 함께 가기로 굳게 마음먹은 것을 보고,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시편 146)
1. 할렐루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2. 내가 평생토록 주님을 찬양하며 내가 살아 있는 한, 내 하나님을 찬양하겠다.
3. 너희는 힘있는 고관을 의지하지 말며, 구원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아라.
4. 사람은 숨 한 번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니, 그가 세운 모든 계획이 바로 그 날로 다 사라지고 만다.
5.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고 자기의 하나님이신 주님께 희망을 거는 사람은, 복이 있다.
6. 주님은, 하늘과 땅과 바다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시며, 영원히 신의를 지키시며,
7. 억눌린 사람을 위해 공의로 재판하시며,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 감옥에 갇힌 죄수를 석방시켜 주시며
8. 눈먼 사람에게 눈을 뜨게 해주시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시다. 주님은 의인을 사랑하시고,
9. 나그네를 지켜 주시고, 고아와 과부를 도와주시지만 악인의 길은 멸망으로 이끄신다.
10. 시온아, 주님께서 영원히 다스리신다! 나의 하나님께서 대대로 다스리신다! 할렐루야.
(히브리서 9:11-14)
11.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일어난 좋은 일을 주관하시는 대제사장으로 오셔서 손으로 만들지 않은 장막, 다시 말하면, 이 피조물에 속하지 않은 더 크고 더 완전한 장막을 통과하여
12. 단 한 번에 지성소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는 염소나 송아지의 피로써가 아니라, 자기의 피로써,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13.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더러워진 사람들에게 뿌려도, 그 육체가 깨끗하여져서, 그들이 거룩하게 되거든,
14. 하물며 영원한 성령을 힘입어 자기 몸을 흠 없는 제물로 삼아 하나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야말로, 더욱더 우리들의 양심을 깨끗하게 해서, 우리로 하여금 죽은 행실에서 떠나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않겠습니까?
(마가복음 12:28-34)
28. 율법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다가와서,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예수가 그들에게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서, 예수께 물었다. "모든 계명 가운데서 가장 으뜸되는 것은 어느 것입니까?"
29.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나님이신 주님은 오직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30.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
31.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옳은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밖에 다른 이는 없다고 하신 그 말씀은 옳습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와 희생제보다 더 낫습니다."
34.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그 뒤에는 감히 예수께 더 묻는 사람이 없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말씀기억의 끈>은, ‘하나님과 관계 맺어가기’입니다.
구약,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룻기 1:16)
시편, “주님께 희망을 거는 사람은”(시편 146:5)
서신서,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않겠습니까?”(히브 9:14)
복음서,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마가 12:30)
오늘 요절은, “네 목숨을 다하고...”입니다.(마가 12;30)
[구약과 시편 (룻기 1:1-18 / 시편 146)]
오늘 구약본문은 나오미의 나그네 인생과 마지막 길동무 룻 이야기입니다.
룻은 나오미와 고부(姑婦) 관계를 맺고 끝까지 의리를 지킵니다.
룻이 지킨 의리의 뿌리는 사랑이며, 그 줄기는 ‘효’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하나님과 관계 맺기입니다.
오늘 룻 이야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어머님이 숨을 거두시는 곳에서 나도 죽고...”(17)입니다.
죽기까지 따르고 섬기겠다는 말입니다.
이 사랑이 하나님 사랑으로 발전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마치 구약의 주인공 룻의 노래 같습니다.
시어머니를 향한 룻의 효심이 하나님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사랑이 ‘평생토록 하나님 찬양’으로 묘사됩니다.(2)
그 사랑이 내 모든 경험과 지식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께 희망을 걸게 합니다.(4,5)
그러자 하나님의 진면목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합니다.(7∼9)
약한 자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낮은 자 일으켜 세우시는 사랑(8),
특히 나오미와 룻과 같은 나그네, 과부를 지키고 도우시는 사랑입니다.(9)
[서신서와 복음서 (히브리서 9:11-14 / 마가복음 12:28-34)]
오늘 서신서본문의 알맹이는,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우리는 하나님과 관계 맺게 되고(회복)
하나님을 섬기기까지 자라게 됩니다.(성장) (14)
예수님의 목숨 바친 사랑은, 하나님사랑과 우리사랑을 동시에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알맹이 역시 사랑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정리해주신 가장 큰 계명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눈여겨 볼 것은, “네 목숨을 다하고”라는 예수님 말씀입니다.(30)
이 부분을 반복해서 확인한 율법학자의 말에는 빠져 있습니다.(33)
이야기인 즉, 예수님과 율법학자가 인용한 신명기 6:5절에는 “목숨”이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예수님께서 채우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 사시고 죽으셨습니다.
목숨 바쳐 하나님을 사랑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정리]
구약의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를 통하여(효도하려 애쓰다가) 하나님을 알아가고 관계 맺게 됩니다.
시편의 시인은, 내 모든 계획을 내려놓고 주님께 희망을 걸면서 주님의 진면목을 알게 됩니다.
서신서는, 예수님의 피를 통하여 하나님과 관계 맺고 섬기게까지 되는 원리를 보여주고,
복음서를 통하여 우리는, 계명을 실천하면서 하나님사랑에 이어 이웃사랑까지 실천하게 되고
마침내 제 목숨까지 바칠 수 있게 됩니다.
목숨 걸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놓치지 않은 룻은
마침내 하나님과의 관계로 이어지고,
그 뒤에 이런저런 복스러운 관계들을 맺게 됩니다.(보아스, 다윗, 예수님...)
하나님께 목숨을 걸고(마가 12:30)
하나님께 희망을 거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시편 146:5)
그만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만큼 이웃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는”것이며...(마가 12:33),
예수님께서 그 길을 온몸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나머지]
* 제성절(諸聖節, 만성절, All Saints' Day, 11월 1일)
오늘은 제성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모든 성인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을 목숨 바쳐 지킨 분들입니다.
연약한 나도 그렇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신, 야곱의 사다리 같은 분들입니다.
**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어디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시어머니가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 가운데서 대한민국 며느리들이 가장 믿지 못할 말씀 1순위가 “나는 너를 내 딸처럼 여긴다”는 거였고, 반면에 시어머니들께서 가장 믿지 못하는 며느님 말씀 1순위는, 시어머니께서 전화 걸었을 때 며느리가 하는 이런 말이라고 합니다. “아유 어머니, 제가 지금 막 전화드리려던 참이었어요...”
오늘 구약말씀의 주인공은 나오미와 룻입니다. 성경에서 남녀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남자들 사이의 사랑과 우정의 상징으로 다윗과 요나단을 꼽는다면, 여자들 사이의 사랑의 대명사로는 단연 나오미와 룻 사이의 저 특별한 고부간의 사랑을 꼽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본문에서 조금 다른 느낌, 어떤 좀 더 큰 것을 느낍니다. 그건, 나오미에게 룻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나오미에게 룻은 며느리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죽어도 어머니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룻의 선언. 이건 마치 준엄한 선전포고 같습니다.
좀 오지랖 넘치는 상상인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 문장을 읽고 묵상하면서, 룻에게서 하나님의 마음, 그 향내를 느꼈습니다. 끝까지 당신과 함께 하리라는 임마누엘 하나님! 내 백성들의 실생활을 보고 싶어서 변복을 하고 궐 밖으로 나가는 조선시대 임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의 몸을 입고 예수라는 이름으로 아예 더불어 살러, 그리고 죽으러 세상에 오신 하나님, 아버지와 자식 관계가 아니라,, 친구로, 큰 형님으로 오신 바로 그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룻에게서 말입니다.
랍비의 모습으로, 친구의 모습으로 오신 싱싱한 청년 예수 하나님처럼, 딱 나 같은 과부의 모습으로, 친구보다 더 만만한 내 며느리의 모습으로 오신 하나님이랄까? 이건 너무 비약이지만, 그래도 저는 오늘 본문말씀을 읽으면서 룻에게서 그런 하나님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사랑이란,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복음가수 이길승 형제 노래 ‘철수엄마’ 노랫말입니다.
철수의 엄마는 듣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는 해녀랍니다. 그렇게 어렵게 5형젤 키운 엄마를 철수는 사랑합니다. 수화도 모르는 엄마이기에 온몸과 숨소리로 말했답니다. 어느날 철수는 책방에 들러 한글공부 그림책 사가지고는, 글씨와 그림을 보여드리며 신나게 하나둘 가르쳤는데, 철수가 엄마에게 하고 싶던 말, 사랑이란 단어 위에 떨렁 그려진, 하트모양 그것을 설명하려다, 너무너무 어려워 울었습니다. 너무너무 속상해 울었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성경 66권을 꽉꽉 짜서 짜낸 엑기스, 가장 큰 계명, ‘사랑’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입니다. 그런데 이것조차 매우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각별한 체험이 있는 사람조차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알쏭달쏭해지는 것이 우리 믿음입니다.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철철 넘치는 것만 같던 천국소망조차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 손에 잡히는 것들에 대한 집착, 그 미망(迷妄) 때문에 새벽안개처럼 허망하게 사라져버리는 것이 우리가 가진 소망입니다. 700%리얼인 것 같았다가도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부터 맹숭맹숭 아리송해지는 남녀 간의 사랑만큼이나, 지극히 추상적인 것이 우리가 말하는, 우리가 느끼는 소위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사랑 또한 얼마나 추상적입니까? 이웃사랑은 또 어떻습니까? 도대체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
의지할 곳 아무데도 없는 우리 나오미, 밑바닥에 떨어진 나오미입니다. 그런 나오미를 주님께서 일으켜 세워주십니다. 룻을 통해서! 말로는 단호하게 며느리 너희들 다 갈 길로 가라고 했으나, 끝끝내 시어머니 곁을 지키려는 저 단호한 룻의 말을 들으며 나오미의 속마음은 얼마나 든든했겠습니까? 나오미에게 룻은 한 가닥 희망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이웃은 누구입니까? 밑바닥에서 힘없이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이웃은 누구입니까? 눈에 불을 켜고 찾으십시오. 왜냐하면, 그 이웃이야말로, 내가 가장 큰 계명, ‘사랑’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가장 큰 계명 ‘사랑’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룻에게 이웃은 바로 시어머니 나오미였습니다. 마치 우리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셨던 예수님처럼, 또한 나오미에게 룻은 며느리의 모습으로, 과부의 모습으로 오신 하나님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룻이 나오미를 주님 섬기듯 섬긴 것입니다. 이웃 섬기듯 섬긴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신 예수님! 내 몸을 먹으라고 주시기까지 우리를 섬기신 예수님 그 사랑의 단편을 오늘 룻에게서 느낍니다.
[말씀동시] 두 계단만 올랐는데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고등부 2학년. 「성실문화」84호)
하늘까지 나 있는 10개의 계단
다 올라가기엔 너무 힘들어
한분이신 주님 사랑과
내 몸같이 이웃 사랑
두 계단만 올랐는데
하늘이 코앞이다
[말씀시조] 하나님 오직한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4호)
하나님 오직한분 온전히 사랑하고
내이웃 사랑함이 최고계명 이옵니다
네 대답 슬기로우니 주님나라 가까워
[말씀서예] 시편 146:8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4호)
[말씀노래] 으뜸 계명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84호)
[본문] (마가복음 12:28-34)
[노랫말]
1절) 으뜸계명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서기관의 질문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오로지 한분이신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이웃을 사랑하라 네몸같이 사랑하라
2절) 선생님 옳습니다 그말씀이 옳습니다, 주님사랑 이웃사랑 제사보다 낫습니다
슬기로운 맞장구에 예수님 가라사대, 그대는 가깝구나 주님나라에 가깝구나
[해설]
마가복음 12:28-34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4.4조로 다듬었고, 찬양사역자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으뜸 계명’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시편 송서(誦書)] 시편 14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4호)
(* 천자문 독송, 즉 전래 자장가 풍으로)
1.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2.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3.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4.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5.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6.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
7. 억눌린 사람들을 위해 정의로 심판하시며 주린 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이시로다 여호와께서는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주시는도다
8. 여호와께서 맹인들의 눈을 여시며 여호와께서 비굴한 자들을 일으키시며 여호와께서 의인들을 사랑하시며
9. 여호-와--께--서--, 나그네들-을 보호하-시-며--,
고아와 과부를 붙드-시고-, 악-인-들의 길-은 굽게 하시는-도다-∼
[다함께]
10. 시온-아-- 여호-와는-, 영원-히-- 다스리시고-,
네 하나님은- 대대-로--, 통-치-하시리로다 할렐∼루∿야∼∥
[말씀동화] 기쁨이의 꿈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이건 호랑이가 꿈풀이 하던 시절 이야기야.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기도 전이니까, 천년도 더된 이야기지.
고려 수도였던 황해도 개경 아래 임진강변 어느 마을에서 “응애응애” 아기가 태어났어.
온가족이 두근두근 잔뜩 긴장했었단다.
더욱이 태몽이 심상치 않았거든!
무슨 태몽이었냐고?
잘 들어봐.
눈부시게 찬란한 해님이 하늘에서 갑자기 마을로 다가오는 거야.
그러니 어땠겠어? 온 하늘이 이글이글한 해님으로 가득 찼겠지?
그런데 그 해님이 점점 더 다가오는데 조금씩 조금씩 작아지면서 방실방실 웃고 있네?
그렇게 환하게 웃는 해님이 안방으로 쑥 들어와 엄마 품에 폭 안기는 그런 꿈이었단다.
드디어 “응애응애” 아기가 태어났어.
아주 예쁜 딸이었지.
아빠는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아기 이름을 기쁨이라고 지었단다.
나기쁨! 둥개둥개 우리 기쁨이! 나기쁨이!
기쁨이는 무럭무럭 꿈 많은 소녀로 자라났어.
소녀시절 기쁨이는 종종 신비로운 꿈을 꾸곤 했지.
또래 친구들이 꾸는 백마 탄 왕자님 꿈같은 거랑은 많이 달랐어.
어느 날 꿈엔 후손들 중 하나가 새 나라를 세운 왕이 되어 기쁨이에게 큰 절을 하고,
또 어느 날은 까마득한 천년 뒤 기쁨이의 후손중 하나가
광복군 대장이 되어 활약하다가 십자가에 달려 비장하게 숨지는 그런 꿈을 꾸기도 했어.
그런데 그 후손이 묻힌 무덤이 사흘 만에 쩍 갈라지더니
눈부신 태양이 되어 하늘로 둥실 올라가더라니까?
어느덧 기쁨이는 요조숙녀로 자라 멋진 남자를 만나 혼인을 했지.
두 아들을 낳고 오순도순 잘 살던 어느 날, 갑자기 큰 흉년이 닥쳤단다.
기쁨이네는 이삿짐을 싸서 머나먼 남쪽나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산세도 험하고 사투리도 드센 경상도 어느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어.
인심도 사나운 마을 사람들의 텃세에도 불구하고
기쁨이네는 성실하게 일했고 다행히 아이들도 무럭무럭 잘 자랐어.
그러던 어느 날 기쁨이가 희한한 꿈을 꾸는데
기쁨이가 태어날 때 엄마가 꾸셨던 태몽, 바로 그 해님 꿈을 기쁨이가 꾼 거야.
해님이 이번엔 기쁨이 품에 들어와 폭 안기네?
‘아이를 더 낳을 것도 아닌데 이건 도대체 무슨 꿈일까?’하고 갸웃갸웃 했겠지?
그런데 며칠 후 태산같이 의지하던 남편이 갑자기 시름시름 앓다가 숨지고 말았어.
기쁨이의 슬픔이 얼마나 컸던지...!
다행히 두 아들은 잘 자라서 경상도 처녀들과 혼인을 하게 되었지.
맏며느리가 들어오던 날 기쁨이는 또 꿈을 꾸었단다.
몇 해 전 꾸었던 태양 꿈을 또 꾼 거야.
‘혹시 이 꿈은 우리 맏며느리가 아기를 낳을 태몽은 아닐까?’
그래서 기쁨이는 맏며느리를 늘 눈여겨보게 되었단다.
참, 맏며느리 이름은 벗님이, 벗님이야.
기쁨이네 가족 다섯 명이 성실하게 살던 어느 해
기쁨이의 두 아들이 차례로 죽어갔단다.
연이은 두 아들의 죽음에 기쁨이의 슬픔이 얼마나 컸던지...
“내 이름이 기쁨이건만 왜 이런 슬픔이 끊임없이 이어진단 말인가? 흉년으로 고향을 떠났다. 태산 같은 남편도 잃었다. 그런데 하늘님도 무심하시지, 이젠 유일한 내 꿈동이 두 아들마저 데려가시는구나! 십년동안이나 손자들도 하나 안 주시더니, 이제 여기서 우리 가문은 문을 닫고야 마는구나!”
자식들 장례식을 차례로 마친 뒤 절망에 빠져있던 기쁨이에게 한줄기 샘물 같은 소식이 들려왔어.
고향땅 임진강변에 오랜만에 큰 풍년이 들었다는 소문이야.
며칠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단 하루 만에 기쁨이는 결심해 버렸지.
타지에서 십여 년 땀 흘려 닦아온 터전을 다 버리고, 이제 고향땅 친정집으로 돌아가기로!
며느리들 고향 경상도에서 둘 다 재혼을 시켜주고 훌훌 홀로 떠나려했는데
맏며느리 벗님이 고집이 보통이 아니네?
며칠을 타이르고 야단쳐도 요지부동이야.
심지어 벗님이는 이런 말까지 했어.
“어머님이 숨을 거두시는 곳에서 저도 죽고, 저는 거기 묻힐거에요. 죽음이 어머님과 저를 떼어놓기 전에 제가 어머님을 떠난다면, 하늘님께서 저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더 내리신다 하여도 달게 받을 겁니다!”
그 순간 기쁨이는 깨달았지.
‘아! 이 아이는 하늘님이 내게 보내신 아이로구나. 내 남편보다, 내 아들들보다 더 의지하라고 보내주신 하늘님의 분신이로구나. 그 날 내가 꾼 꿈이 태몽이었구나. 내 뱃속에서 나온 딸은 아니지만, 내 며느리 벗님이는 하늘님께서 내게 주신 참 딸이로구나!’
벗님이는 기쁨이에게, 효성 지극한 며느리고 딸이고 또 아름다운 친구였어.
기쁨이의 태몽 큰 태양처럼, 벗님이는 시어머니 기쁨이에게 큰 생명의 기운이었단다.
고향으로 가는 여행길 내내 기쁨이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단다.
귀한 딸 벗님이를 얻게 되었고, 더욱이 귀하고 귀한 성경책을 얻게 된 거였어.
300여 년 전 중국 당나라시절 들어온 경교(景敎) 선교사님들이 전해준 성경책이야.
기쁨이와 벗님이는 성경을 읽으면서 눈의 휘둥그레졌겠지?
어느 세상에 이런 사랑이 또 있을까?
하늘님이 땅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치시는 사랑이라니!
그러니 땅이 어찌 하늘님을 목숨 다해 섬기지 않을 수 있으랴?
아! 목숨으로 맺어진 이런 ‘깊은 사랑’이 이 땅위에 있었다니!
특히 구약성경의 ‘룻기’를 읽으면서 기쁨이와 벗님이는 까무라치게 놀랐단다.
왜 놀랐냐고? 궁금하면 너희도 한번 룻기를 찾아서 읽어봐.
룻기는 참 짧고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단다.
여행길 내내 성경책을 읽은 기쁨이와 벗님이네는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
꿈 많은 아줌마 우리 기쁨이는, 성경책을 읽은 뒤에 또 어떤 꿈을 꾸었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니?
[이정훈 지음. 2015년 11월 1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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