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하 1:1, 17-27) 사울이 죽었다는 소식을 다윗이 듣다 / 다윗이 사울과 요나단을 두고 지은 조가
1 사울이 죽은 뒤에, 다윗이 아말렉을 치고, 시글락으로 돌아와서 이틀을 지냈다.
17 다윗이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여, 조가를 지어서 부르고,
18 그것을 '활 노래'라 하여, 유다 사람들에게 가르치라고 명령하였다. '야살의 책'에 기록되어 있는 그 조가는 다음과 같다.
19 이스라엘아, 우리의 지도자들이 산 위에서 죽었다. 가장 용감한 우리의 군인들이 언덕에서 쓰러졌다.
20 이 소식이 가드에 전해지지 않게 하여라. 이 소식이 아스글론의 모든 거리에도 전해지지 않게 하여라. 블레셋 사람의 딸들이 듣고서 기뻐할라. 저 할례받지 못한 자들의 딸들이 환호성을 올릴라.
21 길보아의 산들아, 너희 위에는 이제부터 이슬이 내리지 아니하고, 비도 내리지 아니할 것이다. 밭에서는 제물에 쓸 곡식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길보아의 산에서, 용사들의 방패가 치욕을 당하였고, 사울의 방패가 녹슨 채로 버려졌기 때문이다.
22 원수들을 치고 적들을 무찌를 때에, 요나단의 활이 빗나간 일이 없고, 사울의 칼이 허공을 친 적이 없다.
23 사울과 요나단은 살아 있을 때에도 그렇게 서로 사랑하며 다정하더니, 죽을 때에도 서로 떨어지지 않았구나! 독수리보다도 더 재빠르고, 사자보다도 더 힘이 세더니!
24 이스라엘의 딸들아, 너희에게 울긋불긋 화려한 옷을 입혀 주고, 너희의 옷에 금장식을 달아 주던, 사울을 애도하며 울어라!
25 아, 용사들이 전쟁에서 쓰러져 죽었구나! 요나단, 어쩌다가 산 위에서 죽어 있는가?
26 나의 형 요나단, 형 생각에 나의 마음이 아프오. 형이 나를 그렇게도 아껴 주더니, 나를 끔찍이 아껴 주던 형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보다도 더 진한 것이었소.
27 어쩌다가 두 용사가 엎드러졌으며, 무기들이 버려져서, 쓸모없이 되었는가?
(시편 130) 환난 때에 주님을 신뢰함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1 주님, 내가 깊은 물속에서 주님을 불렀습니다.
2 주님, 내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나의 애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주님, 주님께서 죄를 지켜보고 계시면, 주님 앞에 누가 감히 맞설 수 있겠습니까?
4 용서는 주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주님만을 경외합니다.
5 내가 주님을 기다린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 내가 주님의 말씀만을 바란다.
6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림이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진실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하다.
7 이스라엘아,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주님께만 인자하심이 있고, 속량하시는 큰 능력은 그에게만 있다.
8 오직, 주님만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에서 속량하신다.
(고린도후서 8:7-15) 아낌없는 구제
7 여러분은 모든 일에 있어서 뛰어납니다. 곧 믿음에서, 말솜씨에서, 지식에서, 열성에서, 우리와 여러분 사이의 사랑에서 그러합니다. 여러분은 이 은혜로운 활동에서도 뛰어나야 할 것입니다.
8 나는 이 말을 명령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열성을 말함으로써, 여러분의 사랑도 진실하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9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나, 여러분을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것은 그의 가난으로 여러분을 부요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0 이 일에 한 가지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일은 여러분에게 유익합니다. 여러분은 지난해부터 이미 이 일을 실행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도 했습니다.
11 그러므로 이제는 그 일을 완성하십시오. 여러분이 자원해서 시작할 때에 보여준 그 열성에 어울리게,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 일을 마무리지어야 합니다.
12 기쁜 마음으로 각자의 형편에 맞게 바치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없는 것까지 바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13 나는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그 대신에 여러분을 괴롭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형을 이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14 지금 여러분의 넉넉한 살림이 그들의 궁핍을 채워주면, 그들의 살림이 넉넉해질 때에, 그들이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평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15 이것은, 성경에 기록하기를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아니하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다" 한 것과 같습니다.
(마가복음 5:21-43) 야이로의 딸과 혈루증 걸린 여자
21 예수께서 배를 타고 맞은편으로 다시 건너가시니, 큰 무리가 예수께로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바닷가에 계시는데,
22 회당장 가운데서 야이로라고 하는 사람이 찾아와서 예수를 뵙고, 그 발아래에 엎드려서
23 간곡히 청하였다. "내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고쳐 주시고, 살려 주십시오."
24 그래서 예수께서 그와 함께 가셨다.
큰 무리가 뒤따라오면서 예수를 밀어댔다.
25 그런데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아 온 여자가 있었다.
26 여러 의사에게 보이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재산도 다 없앴으나, 아무 효력이 없었고, 상태는 더 악화되었다.
27 이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서, 뒤에서 무리 가운데로 끼여 들어와서는,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그 여자는 "내가 그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나을 터인데!"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29 그래서 곧 출혈의 근원이 마르니, 그 여자는 몸이 나은 것을 느꼈다.
30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몸으로 느끼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아서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제자들이 예수께 "무리가 선생님을 에워싸고 떠밀고 있는데, 누가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십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32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렇게 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보셨다.
33 그 여자는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므로, 두려워하여 떨면서, 예수께로 나아와 엎드려서 사실대로 다 말하였다.
34 그러자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안심하고 가거라. 그리고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
35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고 계시는데,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말하였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이제 선생님을 더 괴롭혀서 무엇하겠습니까?"
36 예수께서 이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서,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밖에는, 아무도 따라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사람들이 울며 통곡하며 떠드는 것을 보시고,
39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떠들며 울고 있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40 그들은 예수를 비웃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내보내신 뒤에, 아이의 부모와 일행을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달리다굼!"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네게 말한다. 일어나거라" 하는 말이다.)
42 그러자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43 예수께서,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엄하게 명하시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알맹이는 ‘애절한 사랑’입니다.
구약, “나를 끔찍이 아껴주던 형의 사랑”(삼하 1:26)
시편,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며”(시편 130:5)
서신서, “여러분의 사랑도 진실하다는 것을”(고후 8:8)
복음서, “간곡히 청하였다...살려주십시오”(마가 5:23)
오늘 요절은, “그리고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로 정합니다.(마가 5:34)
[구약과 시편 (사무엘하 1:1, 17-27 / 시편 130)]
오늘 구약본문은, 다윗이 지은 조가(弔歌)입니다.
길보아산에서 죽은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두고 지었습니다.
매우 침통하고 애절한 느낌이 듭니다.
요나단에 대한 사랑이 큰 만큼 이 노래는 더 애절합니다.
이 조가의 이름을 ‘활 노래’라고 지은 것도 활을 잘 쏘던 요나단 때문인 것 같습니다.
노래 이름부터 말미까지 구석구석 요나단을 그리워하는 다윗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주님의 용서를 구하며 기다리는 참회시입니다.
시인은 스스로 죄인임을 알고 있습니다.
죄의식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이런 시는 점점 낯설어갑니다.
시인은 내 죄를 용서해주실 하나님 은혜를 믿습니다.
아침을 기다리는 파수꾼의 심정보다 더 절실하다는 표현 속에 그 믿음이 엿보입니다.
밤이 아무리 길어도 아침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내 죄가 아무리 커도 주님께서 용서해 주실 것을 믿는 믿음!
아침을 기다리는, 용서의 말씀을 기다리는 동안의 괴로움은 크지만
믿음이 견딜힘을 줍니다.
믿음이 주님을 향한 마음을 일편단심 사랑으로 달구어갑니다.
사이코패스 같은 불의한 정치인, 경제인들은 결코 맛볼 수 없는 사랑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 (고린도후서 8:7-15 / 마가복음 5:21-43)]
오늘 서신서본문은, 사랑이 식어버린 고린도교회와 바울 사이의 미묘한 이야기입니다.
1년 전에 결심했던 예루살렘 교회의 경제적 지원약속을 완수하자고 독려하는 편지입니다.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당할 때 서로 도와야 마땅함을 여러 예화로 설득합니다.
심지어 우리 위해 스스로 가난해지신(하늘보좌 버리고 내려오신) 예수님까지 상기시킵니다.
따지고 보면 이는 고린도교회가 식은 사랑, 죽은 사랑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뜨거운 감정은 식었어도 약속은 살아 있습니다.
딱딱한 의무감은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부싯돌입니다.
개인적 사랑, 일시적 자비심 발동을 넘어
우리에겐 약한 이웃에게 힘을 주는 ‘사랑의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내 이름조차 감추고 돕는 시스템!
이런 약속, 이런 정기적 의무감이 내 죽은 사랑을 살려주기 때문입니다.
도움 받는 사람의 부담을 줄이고 부끄러움을 없애주며
심지어 나와 하나님 사이의 식은 사랑까지 활활 회복시키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열두 살 소녀와, 열두 해 혈루증 여인이 생명을 얻는 장면입니다.
딸을 살리려는 회당장 야이로의 심정이 매우 간절합니다.
불치병을 고치려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여인에게 예수님의 옷자락은
마치 미친 호랑이에게 쫓기고 있는 오누이에게 내려온 하늘 동아줄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저 아픈 이들이 목숨을 구하는 간절한 마음보다
그들을 향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더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소녀를 향해 “달리다굼” 외치실 때
그 심정 그 느낌이 매우 궁금합니다.
[정리]
구약본문은 깊은 친구사랑(그리고 그 슬픔)을 보여줍니다.
시편본문은 깊은 하나님 사랑(은혜, 그런 하나님을 신뢰함)을 보여줍니다.
서신서본문은 가난한 교회 사랑(상호간 사랑의 의무)을 보여줍니다.
복음서본문은 불쌍한 병자 사랑(그 사랑을 구하는 간절함)을 보여줍니다.
엊그제 골육상쟁의 6.25 전쟁 65주년을 맞이해서인지
우리 금수강산이 마치 남과 북의 형제들 시신으로 가득한 길보아 산처럼 보입니다.
다윗처럼 ‘활 노래’같은 조가(弔歌)를 짓기는커녕 여전히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이젠 남과 북이 서로가 어려울 때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더 이상 영양가 없는 풍문에 휘둘리지 말고,
죽어가는 딸자식 살리려는 아빠 야이로의 심정으로 예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내 65년 묵은 혈루증을 고치려는 필사적인 심정으로 예수님 옷자락을 잡아야 할 때입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안심하고 가거라. 그리고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마가 5:34)
예수님의 이 음성을 우리는 들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예수님은 정말 세심하십니다.
병을 고치시고 생명을 살리시는 과정 속속들이 사랑의 생명물이 배어나옵니다.
살아나서 휘청휘청 걸어 다니는 야이로의 딸에게 어서 먹을 것을 주라고 명하십니다.
투병 중에 내내 아무것도 못 먹었을 저 아이의 뱃속까지 살피시는 예수님!
혈루증이 나은 여인에게도 따스하게 이르십니다.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여라”
이 음성이 오늘 중병에 걸린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지요...
오늘 이 예수님 음성이 혈루증 한반도 우리 모두에게 임하시길 빕니다.
[나머지]
* “달리다굼”(마가 5:41)
이 장면을 영화나 연극으로 만든다면,
예수님 역을 맡은 배우가 이 대목 “달리다굼”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요?
문득 평소 제 생각과 달리, 매우 간절하리라는 생각이 오늘 듭니다.
야이로의 간곡한 마음, 혈루증 여인의 필사적인 접촉 그 이상으로
어쩌면 핏방울 같은 땀을 흘리시며 외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을 살리실 때 예수님은
의사가 환자 수술할 때 흘리는 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피땀을 흘리십니다.
우리 생명을 살리시기 위해 스스로 생명을 버리시는 예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건 약속, 의무감 등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사랑,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그런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말씀동시] 믿음을 가지면 (김민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4학년. 「성실문화」83호)
야이로 회당장은 믿음을 가지어
예수님을 만나 딸이 나았지
혈루증 걸린 여인도 믿음을 가지어
예수님을 만나 병이 다 나았지
믿음을 가지면 믿음을 가지면
예수님께서 뭐든지 들어주셔
나는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예수님을 잘 섬기는 믿음이야
[말씀시조] 열두 해 혈루증을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3호)
열두 해 혈루증을 단번에 고침받고
열두 살 죽은 소녀 홀연히 깨어난다
사람들 죽은 믿음도 달리다쿰 깨우쳐
[말씀한시] 죽었던 소녀에게 “일어나라” 하시니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3호)
渡海閑棹到江岸 (도해한도도강안) 노 저어 바다 건너 강 언덕에 이르니
堂長兒女已死棺 (당장아녀이사관) 회당장의 딸이 이미 죽어 있었다
執腕一命爾卽起 (집완일명이즉기) 팔목 잡고 한 말씀, ‘일어나라!’ 하시고
空時超凌主一言 (공시초능주일언)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주의 말씀 한 마디!
[말씀서예] 시편 130:5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3호)
[말씀노래] 달리다굼 달리다쿰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83호)
[본문] (마가복음 5:21-43)
[노랫말]
1절) 회당장 야이로가 예수님을 찾아가요, 바닷가 예수님께 야이로가 절을해요
열두살 어린딸을 제발제발 살려줘요, 예수님 예수님 저희집에 와주세요
2절)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가요, 군중속 예수님께 한여인이 손을대요
열두해 혈루증을 제발제발 고쳐줘요, 예수님 예수님 제가주님 만졌어요
3절) 딸아 네 믿음이 너를구원 하였으니, 안심하고 가려므나 내내건강 하려므나
달리다굼 일어나라 소녀야 일어나라, 달리다굼 달리다쿰 죽은믿음 깨어나라
[해설]
마가복음 5:21-43절 말씀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4.4조로 풀었고, 한양대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가 가락을 붙였다.
[악보] ‘달리다굼 달리다쿰’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2015.3.1.)
[시편 송서(誦書)]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3호)
(※‘새야새야’ 가락에 맞추어, ‘쉼표’까지가 중중모리 한 장단)
1.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2.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3.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주여 누가== 서리이까==)∼
4.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5.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6.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7.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8.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 (속==량==하시리-로-다==)∼
※ 가락은 ‘새야새야, 파랑새야’로, 장단은 중중모리로 읊는다.
※ 쉼표(‘,’)까지 한마디가 12박 한 장단이다. (즉, 한 줄이 중중모리 두 장단이다.)
※ 한 박(‘=’)은 편의상 2분박(‘--’)으로 쪼개어 짚을 수도 있다.
※ 밑줄(‘ ’)친 부분은 글자 수가 많아도 3박으로 읊으면 된다.(이 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여유있게 읊는 것이 좋다.)
※ 굵은 글자는 찬양대가 송서(誦書, 새야새야)로 읊조리고, 나머지는 회중이 낭독한다. (찬양대가 읊조릴 때 회중도 콧노래처럼 작게 따라 해도 좋다.)
※ 가락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어우러지는 멋이 있어 좋다.
※ 마지막 절은 다함께 읊조린다.
[말씀동화] 웰컴 투(Two✌) 동막골
미국에 사는 스미스 씨에게 큰 근심이 생겼어요.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이 큰 병에 걸린 거예요.
2020년 미국 병원 수준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이래요.
대학입시 영어공부도 힘들어 머리가 아프고,
컴퓨터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허리가 아프고,
돼지고기가 너무 맛있어 배가 아팠거든요.
그뿐 아니었어요.
돼지고기 너무 많이 먹으면 돼지 된다고 엄마가 삼겹살을 안 구어주시면
엄마아빠 지갑에서 슬쩍슬쩍 돈을 훔쳐서 혼자서 베이컨을 사먹었답니다.
그러다보니 몸도 아프고 마음까지 점점 병들어간 거죠.
현대 의학은 물론이고, 미래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린 겁니다.
마침내 스미스 씨는 큰 결심을 했어요.
작년에 새로 발명된 타임머신을 타기로 한 거죠.
문제는 세상에 단 한 대 뿐인 타임머신 타는 값이 너무 비싼 겁니다.
스미스 씨는 큰 부자였지만 외아들을 살리기 위해 전 재산을 털었습니다.
그리고 타임머신 왕복 승차권 두 장을 샀죠.
왜 두 장이나 샀을까?
아무튼 스미스 씨는 죽어가는 아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타임머신을 탑니다.
그리고 휘리릭 2천 년 전으로 날아갑니다.
여기는 팔레스타인 바닷가 어느 마을이에요.
타임머신에서 내린 스미스 씨가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습니다.
아! 마침 저기 그분이 계시네요.
큰 무리에 둘러싸여 있는 걸 보니까 되게 유명한 분이신가 보네?
누군가 허겁지겁 스미스 씨를 앞질러 달려가 그분 앞에 넙죽 엎드려 절을 하네요.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고쳐 주시고, 살려 주십시오.”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이다 했더니,
아하! 스미스 씨가 찾아간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군요.
그리고 예수님 앞에 엎드린 사람은 바로 회당장 야이로 씨가 틀림없어요.
나도 질세라 스미스 씨도 얼른 달려가 예수님 앞에 거북이처럼 넙죽 엎드립니다.
“예수님, 제 어린 아들도 죽게 되었습니다. 오셔서 살려주세요.”
그 때 예수님의 제자들이 스미스 씨를 가로막습니다.
“선착순도 몰라요? 먼저 온 사람이 있잖아요!”
제자들은 옷도 이상하고 말투도 이상한 스미스 씨를 밀쳐버립니다.
그러나 스미스 씨는 지지 않고 소리칩니다.
“예수님, 저는 제 전 재산을 팔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예수님 모셔가려고 타임머신 왕복승차권을 두 장씩이나 샀다고요!”
사람들은 스미스 씨가 하는 말을 도통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하며 혀까지 끌끌 차네요?
그 사이에 예수님은 야이로를 따라 나서십니다.
정신이 번쩍 든 스미스 씨도 뒤를 따라 갑니다.
조금이라도 예수님께 가까이 가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쉽지가 않네요?
바로 그 때 어떤 여자 한 사람이 스미스 씨보다 훨씬 강렬하게 예수님께 다가갑니다.
필사적으로 군중을 뚫고 예수님 뒤로 다가가더니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댑니다.
그 순간 스미스 씨는 그 여자 얼굴을 보았어요.
창백했던 얼굴에 바알갛게 화색이 돌고 반짝반짝 눈동자가 빛나네요!
바로 그때 예수님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시네요?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나요?”
그러자 그 여자가 벌벌 떨며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이실직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여,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구원했습니다. 안심하고 가세요.”
이 말씀을 듣자 그 여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조금아까 두려워서 벌벌 떨던 것하고는 좀 다른데요?
어깨를 들썩이며 떠는 걸 보니 흐느끼는 것 같죠?
예수님께서 계속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병에서 벗어나서 건강하세요.”
예수님의 부드러운 음성과 온화한 미소 속에서 큰 사랑을 느낀 그 여자는
마침내 엉엉 소리를 내어 웁니다.
몸만 나은 것이 아니라 열두 해 쌓이고 쌓인 모든 원한들이 봄눈 녹듯 녹아내린 것입니다.
몸만 나은 것이 아니라 온 마음과 영혼이 위로를 받고
열 두해 동안 온통 뒤죽박죽된 그녀의 모든 살림살이 속에 주님의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한참 감동에 젖어있던 스미스 씨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눈을 크게 뜨고서 예수님 뒤로 다가갑니다.
여전히 인파 때문에 힘들지만 아까 그 아줌마의 본을 받아 필사적으로 다가갑니다.
‘난 저 아줌마처럼 내 손을 예수님 옷자락에 대는 것만으로는 안 돼,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 옷자락을 잘라가지고 가서 내 아들에게 얹어 주어야 해!’
예수님 가까이 다가가는 데 성공한 스미스 씨가
예수님 옷자락을 자르려고 주머니칼을 꺼내는 순간
갑자기 눈에서 불이 번쩍 하네요?
스미스 씨를 유심히 지켜보던 예수님의 호위무사 야고보의 돌주먹을 맞은 겁니다.
“이런 몹쓸 테러리스트 같으니라고!”
아! 세상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당하다니!
그래도 스미스 씨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부어오른 눈탱이를 움켜쥐고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예수님의 뒤를 따릅니다.
마침내 예수님 일행이 회당장 야이로의 집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집안이 온통 난리가 났네요.
그 사이에 야이로의 딸이 죽은 거예요.
예수님은 야이로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하시고
야이로 부부와 베드로 야고보 요한만 데리시고 방안에 들어가십니다.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립니다.
죽은 아이를 잔다고 하니까 다들 한 목소리로 “헐∼!” 하네요?
상황을 짐작한 스미스 씨가 혼잣말을 합니다.
“맞아. 예수님께서 조금 있으면 ‘달리다쿰’ 하고 외치실거야! 내가 평소 성경공부를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군! 자,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얼른 녹음하자! 예수님 녹음 음성이라도 들으면 내 아들이 살아날 수 있을테니!”
스미스 씨가 살금살금 창문 곁으로 다가갑니다.
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는 순간 예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달리다∼쿰!”
스미스 씨는 두 주먹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주저앉고 맙니다.
“아! 또 한 발 늦었네!”
집안에는 난리가 났습니다.
죽었던 소녀가 살아난 겁니다.
예수님이 밖으로 나오시자 스미스 씨는 마지막 힘을 다해 예수님께 달려갑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 호위무사 세 사람이 아무리 막아도 필사적으로 예수님께 소리칩니다.
“예수님, 제발 제 아들을 좀 살려주세요!”
예수님께서 조용한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시네요?
“미스터 스미스. 그대의 믿음이 크군요. 그대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코리아의 강원도 두메산골 동막골을 찾아 가세요.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거기 동막골이랍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당신 옷자락을 손바닥만큼 잘라내더니
가운데를 한번 묶어서 스미스 씨에게 건네주십니다.
“이 나비를 따라 가세요. 이 나비는 동막골로 안내하는 나비게이션(navigation)입니다.”
스미스 씨가 예수님의 선물을 받고 어안이 벙벙한 사이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셨네요?
다시 정신이 번쩍 든 스미스 씨는 얼른 타임머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온 스미스 씨는 점점 숨이 가늘어져가는 외아들을 붙잡고 하염없이 웁니다.
아내와 함께 부둥켜안고 한참을 웁니다.
“이제 돈도 집도 없이 어떻게 살죠? 그리고 우리 아이는 어떻게 살리죠?”
아내의 말을 듣고 다시 정신을 차린 스미스 씨는
주머니에서 예수님의 선물을 꺼냅니다.
손바닥만 한 나비모양의 예수님 옷자락!
스미스씨는 아내와 함께 예수님 옷자락을 붙들고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를 동막골로 인도해주세요. 저희는 이제 코리아로 갈 비행기 표 살 돈도, 기차표 살 돈도 없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예수님의 옷자락이 한번 꿈틀 하더니 정말 하얀 나비로 변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 꿈틀 하니까 아름답고 하얀 비행기로 변합니다.
입이 떡 벌어진 채로 스미스 씨 부부는 아들을 안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예수님의 나비 비행기는 눈 깜빡할 사이에 동막골로 날아갑니다.
비행기가 내린 곳 옆에 오래전 불시착한 낡은 비행기 한 대가 있네요?
비행기 소리를 듣고 동막골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 한 분이 동글동글한 미소를 지으며 환영합니다.
“어세오세요. 환영합니다. 딱 70년 전에 비행기타고 왔던 스미스 씨처럼 오셨네요? 저는 동막골 촌장이고 이름은 이동구라고 합니다.”
스미스 씨는 자기 이름이랑 같은 분이 벌써 다녀갔다는 말에 깜짝 놀라고
마을 사람들은 새로 찾아온 사람도 이름이 스미스라는 말에 덩달아 깜짝 놀랍니다.
“동막골에 잘 오셨어요. 동막골은 아이[童]들처럼 막 살라고 해서 동막골이죠. 조금만 있으면 이 아이도 막 살아날 거예요.”
스미스 씨네 가족이 동막골에서 살기 시작한지 사흘 만에 외아들이 펄펄 살아나더니만
동네 아이들이랑 신나게 뛰어놀기 시작합니다.
영어공부도 할 필요 없고, 컴퓨터 게임기도 없습니다.
게다가 고기도 안 먹고, 돈도 없는 마을입니다.
서로 더 먹으려고 다투거나 몰래 훔쳐 먹는 법도 없습니다.
함께 땀 흘려 일하고 추수한 열매는 많건 적건 같이 나눠먹습니다.
틈만 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아이고 어른이고 덩실덩실 춤추며 놉니다.
병이 걸리려야 걸릴 틈이 없습니다.
어느덧 스미스 씨는 동막골 식구가 되었습니다.
15년 전에 만들었다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을 보면서
‘동막골 아리랑’을 지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평창아리랑 가락에 얹어 부를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아들을 살려주시고 쉴만한 물가 푸른 초장, 생명동산으로 인도하신 예수님께
늘 감사기도 드립니다.
1. 나비야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 너도가, 비행기재 고개고개로 넘실넘실 넘어가
2. 두메산골 아무골짜기 마을 하나 보인다, 아이들처럼 마구살아라 당실당실 동막골
3. 착한할머니 고운어머니 든든하신 아버지, 함께 일하고 같이 밥먹자 금실금실 동막골
4. 머리에 꽃꽂은 착한아이는 어깨동무 내동무, 욕심쟁이들 착해지거라 방실방실 동막골
5. 나비야나비야 청산가자 호랑이 너구리 너도가, 아픈 동무들 새살돋아라 덩실덩실 동막골
6. 아리랑고개는 열두고개 동막골은 한고개, 아이들처럼 마구좋아라 둥실둥실 동막골
(‘동막골아리랑’, 2015. 6. 25. 지음)
[이정훈 지음, 2015년 6월 28일 아침]
*오늘 복음서본문말씀(마가복음 5:21-43)과, 영화 「웰컴투 동막골」(감독;박광현, 각본;장진,박광현)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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