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디 말씀으로 그들을 고쳐주셨고”
[성서일과 4본문]
(민수기 21:4-9)
4. 그들은 에돔 땅을 돌아서 가려고, 호르 산에서부터 홍해 길을 따라 나아갔다. 길을 걷는 동안에 백성들은 마음이 몹시 조급하였다.
5. 그래서 백성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였다. "어찌하여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왔습니까? 이 광야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까? 먹을 것도 없습니다. 마실 것도 없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음식은 이제 진저리가 납니다."
6. 그러자 주님께서 백성들에게 불뱀을 보내셨다. 그것들이 사람을 무니, 이스라엘 백성이 많이 죽었다.
7. 백성이 모세에게 와서 간구하였다. "주님과 어른을 원망함으로써 우리가 죄를 지었습니다. 이 뱀이 우리에게서 물러가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모세가 백성들을 살려 달라고 기도하였다.
8.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사람은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 것이다."
9. 그리하여 모세는 구리로 뱀을 만들어서 그것을 기둥 위에 달아 놓았다.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에, 물린 사람은 구리로 만든 그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다.
(시편 107:1-3, 17-22)
1. 주님께 감사드려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2. 주님께 구원받은 사람들아, 대적의 손에서 구원받은 사람들아, 모두 주님께 감사드려라.
3. 동서남북 사방에서, 주님께서 모아들이신 사람들아, 모두 주님께 감사드려라.
17. 어리석은 자들은, 반역의 길을 걷고 죄악을 저지르다가 고난을 받아
18. 밥맛까지 잃었으니, 이미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렀다.
19. 그 때에 그들이 고난 가운데서 주님께 부르짖으니, 주님께서 그들을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다.
20. 단 한 마디 말씀으로 그들을 고쳐 주셨고, 그들을 멸망의 구렁에서 끌어내어 주셨다.
21. 주님의 인자하심을 감사하여라. 사람에게 베푸신 주님의 놀라운 구원을 감사하여라.
22. 감사의 제물을 드리고, 주님이 이루신 일을 즐거운 노래로 널리 퍼뜨려라.
(에베소서 2:1-10)
1. 여러분도 전에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사람들입니다.
2. 그 때에 여러분은 허물과 죄 가운데서, 이 세상의 풍조를 따라 살고, 공중의 권세를 잡은 통치자, 곧 지금 불순종의 자식들 가운데서 작용하는 영을 따라 살았습니다.
3. 우리도 모두 전에는, 그들 가운데에서 육신의 정욕대로 살고, 육신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했으며, 나머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날 때부터 진노의 자식이었습니다.
4. 그러나 하나님은 자비가 넘치는 분이셔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크신 사랑으로 말미암아
5. 범죄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6.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살리시고, 하늘에 함께 앉게 하셨습니다.
7.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로 베풀어주신 그 은혜가 얼마나 풍성한지를 장차 올 모든 세대에게 드러내 보이시기 위함입니다.
8.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9.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자랑할 수 없습니다.
10.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3:14-21)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7. 하나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18.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심판을 받았다. 그것은 하나님의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19. 심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빛이 세상에 들어왔지만, 사람들이 자기들의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좋아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20. 악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누구나 빛을 미워하며, 빛으로 나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자기 행위가 드러날까 보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21. 그러나 진리를 행하는 사람은 빛으로 나아온다. 그것은 자기의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의 알맹이 단어는 “죄”와 “구원”입니다.
구약,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 것이다.”(민수기 21:8)
시편, “주님의 놀라운 구원을 감사하여라.”(시편 107:21)
서신서,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에베소서 2:5,8)
복음서, “아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요한복음 3:17)
오늘 요절은, “단 한 마디 말씀으로 그들을 고쳐 주셨고”로 정합니다.(시편 107:20)
[구약과 시편 (민수기 21:4-9 / 시편 107:1-3, 17-22)]
오늘 구약본문의 중요한 상징은 불뱀입니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하나님의 보좌를 지키는 존재인 스랍을 보내신 것으로 봅니다.
(히브리어 단어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지나친 비약인지 몰라도, 이 불뱀에게서 에덴의 첫 사람들을 타락시킨 첫 뱀이 연상됩니다.
이런 생각의 근거는, 첫 뱀과 불뱀 모두 육체적 쾌락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첫 뱀은 육체적 쾌락에 눈 뜨게 하고,
불뱀은 육체적 쾌락을(음식 투정하는 백성을) 단죄합니다.
음식 투정이 무슨 죽을죄일까 갸우뚱거릴 수도 있지만,
오늘 본문보다 앞선 11장에 이어 반복되는 오늘 음식투정의 깊은 속내를 보아야 합니다.
(민수기 21:5) 그래서 백성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였다. "어찌하여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왔습니까? 이 광야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까? 먹을 것도 없습니다. 마실 것도 없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음식은 이제 진저리가 납니다."
(민수기 11:4-6)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섞여 살던 무리들이 먹을 것 때문에 탐욕을 품으니, 이스라엘 자손들도 또다시 울며 불평하였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5. 이집트에서 생선을 공짜로 먹던 것이 기억에 생생한데, 그 밖에도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눈에 선한데, 6. 이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이 만나밖에 없으니, 입맛마저 떨어졌다."
아무리 노예시절 입맛이 그리워도 그렇지,
아무리 조급해도 그렇지(민수기 21:4),
저 백성들은 입으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해방시키신 목적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들이 불뱀에 물려 죽어가며 살려달라고 간구하니
불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고 그것을 보게 하십니다.
백성들 죄의 근본을 보게 하신 것입니다.
어쩌면 더 근본으로 거슬러 올라가,
에덴의 첫 뱀을 기억하고
육체적 쾌락의 유혹에 넘어간 첫 사람의 원죄를 기억하게 하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시편본문은 감사의 찬양입니다.
어리석은 짓, 반역의 길, 죄악의 길을 가다 죽음에 빠진 우리를(시편 107:17)
죽음의 문턱에서, “단 한 마디 말씀으로” 살려주신(18, 20)
저 놀라운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 찬양입니다.(21)
단 한마디 말씀으로 구원해주시는 모습은
기둥에 매달린 불뱀을 보기만 하면 살리라는 하나님 은혜를 연상하게 합니다.
참고로, 오늘 시편본문의 19절과 21절은,
107편 전체에서 각각 4차례씩 반복되는 후렴구입니다.
특히 21절은 완벽한 후렴구입니다.
(8, 15, 21, 31 / 6, 13, 19, 28)
[서신서와 복음서 (에베소서 2:1-10 / 요한복음 3:14-21)]
오늘 서신서본문은 구약본문의 범죄 사건이 연상될 정도로
육신의 정욕에 사로잡힌 우리 모습을 자세히 보여줍니다.(에베 2:1-3)
그러고 보니, 인간의 이런 모습은 구약시대나 신약시대나 지금 21세기나 변함이 없습니다.
“육신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하는 “날 때부터 진노의 자식”이었다는 표현이 압권입니다.(3)
그럼에도 “하나님은 자비가 넘치는 분이셔서”(4)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살리십니다.(4-5)
이렇게 은혜로 구원을 얻었으니(5, 7, 8) 이는 오로지 “하나님의 선물”이라 해야 마땅합니다.(8)
하나님의 이 크신 사랑의 설계도, 구원의 십자가로 빚어진 “하나님의 작품”인 우리는(10)
이제 더 이상 “육신의 정욕대로” 살던 사람이 아닙니다.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처럼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지으신 작품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영생의 도를 가르치시면서
오늘 구약본문의 불뱀을 언급하십니다.
기둥에 달린 불뱀과 십자가에 달리실 어린양을 비교, 연결시키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생명 주시길 원하십니다.
구약의 백성들이 불뱀을 바라보면 생명을 얻었듯이,
지금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 앞으로 나아오는 사람에게는
영생을 주시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정리]
오늘 구약본문에서 하나님께서 불뱀을 보내신 까닭을 생각해봅니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를 죽음의 길로 몰아냈던 에덴의 첫 뱀,
그 탐스러운 과일을 먹게 만들었던,
그 죽음의 뱀을 연상시키는 불뱀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죽어가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그 뱀 모양을 본떠 만든 구리뱀을 장대에 달아 올리라고 하십니다.
그 뱀을 쳐다보면 산다는 말씀입니다.
이건 이열치열이 아닙니다.
내 죽음의 근원, 내 죄의 근본을 직시하라는 뜻입니다.
내 조상 아담과 하와의 근본죄까지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내 심장에 새기고
다시는 육체의 노예, 일의 노예가 되지 말라시는 것입니다.
이건 폭군의 폭력이 아닙니다.
내 자식들까지 다 살리시려는,
내 자식의 자식들까지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완벽하게 해방시키시려던
하늘 아버지의 고육지책, 사랑의 매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의 예수님께서도 바로 이 구리뱀을 기억시키십니다.
육체를 위한, 쾌락을 위한, 일(노동)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주님의 백성다우라는
다람쥐쳇바퀴처럼 멈출 줄 모르고 거듭되는 악한 일, 어둠의 일을 멈추라는,
그래서 광야의 불뱀은 물론 에덴의 첫 뱀까지 기억하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리하여 빛으로 오신 주님을 피하지 말고 그 빛으로 나아가
오늘 바울의 표현처럼, 내가 바로 “하나님의 선물”을 받은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라는,(에베 2:8, 10)
더 이상 여러분의 남은 인생을 육체의 쾌락을 위한 무절제한(안식 없는) 노동으로 방전시키지 말고,
하나님의 걸작품(傑作品)답게, 선한 일 많이 하면서 생명을 즐기라시는 말씀입니다.(에베 2:10)
[나머지]
* [구리뱀과 예수님] (이정훈 지음)
①첫뱀이 첫사람을 유혹하여서, 먹어서는 안될것을 먹게하였다,
첫뱀으로 첫사람이 죽어갔듯이, 불뱀에게 물린사람 죽어가누나
②불뱀에게 물린사람 살아나려면, 높이들린 구리뱀을 보아야한다,
먹을거리 욕심부린 탐욕의상징, 구리뱀은 나를보는 거울이로다.
③구리뱀이 들리듯이 들리신예수, 십자가의 예수님만 바라보아라,
먹을거리 욕심일랑 내려놓아라, 일용할 양식만 바라보아라.
④하늘에서 내려오신 생명의양식, 예수는 나를살린 참된떡이라,(요 6:51)
하늘에서 내려오신 하나님보라, 진짜나를 보여주는 거울이로다.
** 구리뱀 상징
세계보건기구(WHO), 대한의사협회, 그리고 구급차의 상징 마크로 쓰이는 ‘막대기와 뱀’
이것은 그리스 신화와 성경의 모세 구리뱀과 관련이 있다고 보입니다.
[말씀 동시] 하나님은 이 세상을 사랑하셔요 (김민서 지음, 명암교회 교회학교 4학년. 「성실문화」82호)
하나님 하나님
이 세상을 사랑하신 하나님
아들을 세상에 보내셔서
아들을 믿는 자는 구원을 받고
아들을 믿지 않는 자는 심판을 받네
심판을 받은 자는
빛을 미워하죠 미워하죠
그래서 그래서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네
[말씀 시조] 하나님 세상사랑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2호)
하나님 세상사랑 외아들 주시오니
그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으리라
진리를 행하는 사람 참 빛으로 나아와
[말씀 한시] 주를 믿는 자 영생에 들어가리라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2호)
世世罪貫盈 (세세죄관영) 세상에 죄악이 관영하여
人人滅道行 (인인멸도행) 사람마다 멸망 길로 달려가네
陡斯賜獨子 (두사사독자) 하나님이 독자를 보내셨으니
信主卽入永 (신주즉입영) 주를 믿으면 영생에 들어가리라.
[‘말씀 한시’를 지으려고 성서일과 본문을 묵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 경, 꿈속에서 얻은 시, 몽중작시(夢中作詩) 신작(神作)이다. (2014. 12. 18.)]
[말씀 서예]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2호)
[말씀 노래] 모세가 광야에서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2호)
[본문] (요한복음 3:14-21)
[노랫말]
1절)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
2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
[해설]
주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자신도 십자가에 들려야 할 것을 말씀하신다.
[악보] 모세가 광야에서 (주원남 지음, 2014.12.25.)
[시편 송서(誦書)] 시편 107:1-3, 17-22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2호)
(* 천자문 독송-전래자장가 풍으로)
1.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 여호와의 속량을 받은 자들은 이같이 말할지어다 여호와께서 대적의 손에서 그들을 속량하사
3. 동서남북 각 지방에서부터 모으셨도다
17. 미련-한-- 자들-은--, 그들의 죄악의 길을 따르고-,
그들의 악-을 범하기 때문에, 고난-을-- 받--아--∼
18. 그들은 그들의 모든 음식물을 싫어하게 되어 사망의 문에 이르렀도다
19. 이에 그들이 그들의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구원하시되
20. 그-가 그의 말씀을- 보내-어--, 그들-을-- 고치-시고-,
위-험한-- 지경-에서-, (위험한 지경에-서-) 건지시-는-도다-∼
21.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
[다함께]
22. 감사제를-- 드리-며--, 노--래--하--여--,
그-가 행하신 일--을--, (그-가 행하신 일을-) 선포할지∼로∿다∼∥
[말씀 동화] 먹보의 하루
“꼬로록∼♬”
어라? 벌써 배꼽시계 알람이 울리네?
뭐야, 벌써 점심시간이야?
뭐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그나저나 오늘 점심엔 뭘 먹을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먹을까?
찐빵이라면 역시 안흥 찐빵이지!
아니면 만두를 먹을까?
만두는 무슨 만두가 맛있을까?
고기만두? 김치만두? 아니면 치즈돈가스만두?
아니 아니 그냥 만둣국에 여주이천 햅쌀밥이나 한 그릇 뚝딱 말아먹을까?
아니야, 오늘은 학교 숙제를 30분이나 하느라 몸이 너무 축났잖아?
오늘 같은 날엔 고기가 제격이지!
도대체 고기 먹은 게 언제람?
그러고 보니까 어제 저녁에 고기 먹고 여태 안 먹었잖아?
고기는 역시 돼지고기야!
오븐에 애벌구이 한 등갈비에 달짝지근한 소스를 잔뜩 발라서
오븐에 한 번 더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먹어볼까?
두툼하게 자른 왕소금구이 한 접시에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은 보글보글 김치찌개도 한 뚝배기 해야겠지?
그나저나 후식은 뭘 먹는담?
평범하게 바나나 한 송이랑 허니버터 칩 어때?
아니 오늘은 그냥 가볍게 오징어땅콩 한 봉지가 무난하지 않을까?
아니 아니 역시 과자는 맛동산이지!
어라? 그러고 보니 씹는 소리조차 매력적이라는 꼬깔콘이 있었잖아?
그리고 또 과자는 역시 크라운 산도가 빠지면 안 되지!
그래 이왕이면 색깔 맞춰서 72% 다크 초콜릿,
롯데 드림카카오 쵸코볼 한 통도 오드득 오드득 먹어줘야겠어.
아니아니 후식의 완성은 과자가 아니야.
나에겐 서른 한 가지 비밀병기, 베스킨라빈스 31이 있단다!
애플민트향, 31요거트, 트윈베리요거트, 슈팅스타, 피스타치오향 아몬드, 월넛, 바닐라,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레인보우샤베트, 체리주빌레, 초콜릿무스, 아몬드봉봉, 쿠키앤크림, 러브미, 엄마는 외계인, 이상한나라의 솜사탕, 우유에 빠진 딸기, 악마의 쇼콜라, 다크초코나이트 ...
아이쿠 내 정신이야!
우리 엄마 잔소리 시작하시기 전에 얼른 앞저트 애피타이저를 먼저 먹어야겠다.
울 엄마는 성경말씀 한 구절 안 먹으면 절대 밥 안 주시거든!
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말씀을 먹는담?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도 먹지 않고 포도주도 마시지 않으니, 너희가 말하기를 '그는 귀신이 들렸다' 하고, 인자는 와서,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니, 너희가 말하기를 '보아라, 저 사람은 먹보요, 술꾼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구나' 한다.” (누가복음 7:33-34, 표준새번역)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경말씀이야.
다른 말씀은 몰라도 이 말씀은 그냥 줄줄줄 외워.
다른 번역 말고 딱 표준새번역에만 유일하게 나오는,
표준새번역 성경책에서도 단 한 곳 유일하게 나온 구절이란다.
온 세상 성경책에서 단 하나, ‘먹보’라는 말!
먹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거든.
왜냐고?
그것도 몰라?
내 별명이 바로 먹보잖아?
내가 노래도 지었어.
제목은 ‘먹보의 하루’!
나중에 너희랑 더 친해지면 노래불러줄게.
그나저나 우리 예수님이 먹보였다니, 되게 재밌지 않니?
예수님이 잡수시면 얼마나 잡수셨다고 먹보라고 놀려댔을까?
아마 먹는 걸 극히 가리고 절제했던 세례요한이랑 비교하고 이간질 시키려는 짓이었을 거야.
예수님은 요한이랑 달리 먹는 걸 가리지 않으셨거든.
빵도 먹고 포도주도 마시고 그러셨거든.
아무튼 2천 년 전 어리석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붙여준 별명이 먹보였다니,
나에게 먹보라는 별명을 붙여준 우리 아빠가 이 사실을 아셨을까?
그걸 아셨다면, 우리 아빤 진짜, 센스쟁이!
가만 보면 성경책 되게 재밌다?
왜냐하면 성경책에 먹보들이 참 많이 나오거든!
아마 첫 사람 아담과 하와도 먹보였나 봐.
에덴동산 맛있는 과일들을 실컷 먹고도 모자라서
하나님이 절대 따먹지 말라고 하신 것까지 따먹다가 쫓겨나잖아?
그리고 또 이집트 탈출해서 광야생활 하던 히브리 백성들도 먹보였어.
하나님께서 매일 내려주시는 맛있는 만나로는 부족하다며
고기 먹고 싶다고 막 떼쓰고 그러잖아.
4.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섞여 살던 무리들이 먹을 것 때문에 탐욕을 품으니, 이스라엘 자손들도 또다시 울며 불평하였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5. 이집트에서 생선을 공짜로 먹던 것이 기억에 생생한데, 그 밖에도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눈에 선한데, 6. 이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이 만나밖에 없으니, 입맛마저 떨어졌다...” (민수기 11:4-6)
내가 보기엔 이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했어.
다른 건 몰라도, 이집트 노예시절 공짜로 먹던 생선 이야기, 오이, 수박, 부추, 파, 마늘...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
이집트 노예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짓이거든!
수많은 생명들의 목숨 값을 치러가면서 기껏 해방시켜 놓았더니 다시 노예시절을 그리워하는 꼴이잖아?
그 바람에 그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메추라기 고기를 먹기는 먹었는데
그 직후에 되게 큰 벌을 받았지!
그래서 성경말씀을 아는 똑똑한 먹보라면 음식투정도 잘 가려서 하는 법이란다!
그나저나 이 광야생활 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진짜 못 말리는 먹보였나 봐.
그렇게 야단맞고도 또 음식투정 하는 저 꼴 좀 봐!
그래서 백성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였다. “어찌하여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왔습니까? 이 광야에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까? 먹을 것도 없습니다. 마실 것도 없습니다. 이 보잘것없는 음식은 이제 진저리가 납니다.” (민수기 21:5)
저봐 저봐 음식투정 시작하자마자 하나님이 또 큰 벌을 내리시잖아!
이번엔 불뱀을 보내시네?
한번만 물려도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처럼 뜨거운 통증 속에서 죽어간대.
그래서 이름이 불뱀이야!
음식투정도 가려가면서 하랬더니 또 저러네?
노예생활에서 해방시켜주신 것 가지고 또 뭐라뭐라 투덜대고 있잖아?
다른 불평은 몰라도 저건 절대 안 된다니까...!
아무리 먹보라도 그렇지, 도대체 왜 저렇게 어리석다지?
아마 저 사람들은 음식 먹기 전에 성경말씀 먼저 먹는 습관이 없었나봐.
그러니까 방금 전에 그토록 호되게 벌을 받고도 금세 잊어먹는 거지!
하나님 백성은 절대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모르나봐.
음식의 노예조차 되지 말라고 매일 일용할 만나를 내려주시는데도
하나님 마음을 모르나봐!
그런데 저길 좀 봐,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또 백성을 용서하고 살려주시는데,
이번엔 그 방법이 좀 묘하지 않니?
불뱀에게 물려 죽어가는 사람들이 살아날 수 있는, 단 하나 특효약이 바로 불뱀을 바라보는 거라니?
모세가 불뱀 모양의 구리뱀을 만들어 기다란 장대에 매달아 놓은 걸 쳐다보기만 하면 살아난다니!
그 때 사람들은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은 통증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구리뱀을 바라보면 살아났었어.
그 때 살아난 사람들은 아마 온 몸으로 깨달았을 거야.
죽을 때까지 결코 잊을 수 없도록 온몸에 새겨지는 것 같은 깨달음을 얻었을 거야!
그건 바로 음식(飮食), 먹을거리!
노예생활 속에서 먹던 맛있는 음식 때문에 하나님이 주시는 일용할 양식 만나를 업신여기면
절대 안 된다는 깨달음이야.
맛있는 거 맘껏 먹으려고
일의 노예, 노동의 노예, 돈의 노예로 되돌아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진리!
온 천하 맛있는 먹을거리보다 먼저 먹어야 할 것이 있다는 진리!
그건 바로, 일용할 양식 만나, 약속의 양식 만나,
생명의 양식, 성경말씀을
밥보다 먼저 매일 매일 먹어야 살 수 있다는 진리!
장대에 달린 불뱀을 보는 순간 그 사람들 머릿속에 순식간에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었을 거야.
첫 사람들을 꼬드긴 첫 뱀!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는 바람에 죽은 첫 사람들...
영적인 약속을 잊어버리고 육적인 욕심에 이끌려,
그 먹음직하고 보암직하고 지혜롭게 함직한 금단의 열매를 먹어버린 첫 사람들...
아담과 하와가 뱀의 입에서 나오는 말 때문에 죽었으니까
결국 뱀에게 물려죽은 거나 다름없잖아?
그러니 불뱀에 물려 죽어가다가 다시 그 불뱀을 바라보고 살아난 사람이라면
또 다시 맛있는 거 먹고 싶어서 다시 노예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을 거야.
그나저나 우리 예수님께서도 바로 이 불뱀, 구리뱀 이야기 하신 거 아니?
그것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이랑 저 광야의 불뱀이랑 연결시켜서 말씀하신거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한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복음 3:14-15)
광야 백성들이 뱀에 물려 죽어가다가 그 뱀을 보고 다시 산 것은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죽어간 것이 바로 그 뱀의 유혹,
즉 약속의 말씀보다 육신의 탐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는,
그 역사를 기억해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 역시,
그 역사를 송두리째 기억해내는 것이란다.
육신의 탐욕을 내려놓고, 약속의 말씀만 기억하면 산다는,
영생을 얻는다는 바로 그 말씀!
역시 천하의 먹보답게 우리 예수님은 불뱀뿐 아니라 먹을거리에도 비유하셨지.
장대에 달린 불뱀을 바라보듯이 십자가에 달린 나를 보면 산다, 그리고 또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참된 빵이다, 나를 먹어야 영생한다고!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 그것은 세상에 생명을 준다.”(요한복음 6:51)
우리 먹보대장님 말씀 참 화끈하지?
어때 너희도 우리처럼 먹보가 되지 않을래?
진정한 먹보는, 입맛의 노예가 아니란다.
먹고살기 바빠서 허둥허둥 일만하는 일의 노예, 돈의 노예가 아니란다.
진정한 먹보는, 약속의 말씀을 먹을 줄 안단다.
하루라도 영의 양식, 성경말씀 안 먹으면 꼬르륵, 배꼽시계 알람이 마구마구 울려댄단다!
베스킨라빈스 31가지 메뉴를 낱낱이 외우듯이
성경말씀 구석구석 샅샅이 맛있게 외운단다.
블루마운틴, 모카, 킬리만자로, 까페라떼,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커피 맛을 일일이 구별해 만들어 낼 줄 아는 일류 바리스타처럼
진정한 말씀의 먹보는
사람들 하나 하나에게 꼭 필요한 그 말씀을 골라 전할 줄 안단다.
진정한 말씀의 먹보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맛있는 빵 냄새, 진리의 빵 냄새, 예수님의 구수한 향기를 마구마구 풍기는
제빵사, 일류 파르티쉐란다!
자 오늘은 맛보기로 ‘먹보의 하루’ 일절만 읊고 마치자.
나머지는 다음에 또 들려줄게.
1.첫뱀이 첫사람을 유혹하여서, 먹어서는 안될것을 먹게하였다,
첫뱀으로 첫사람이 죽어갔듯이, 불뱀에게 물린사람 죽어가누나
2.불뱀에게 물린사람 살아나려면, 높이들린 구리뱀을 보아야한다,
먹을거리 욕심부린 탐욕의상징, 구리뱀은 나를보는 거울이로다.
3.구리뱀이 들리듯이 들리신예수, 십자가 예수님만 바라보아라,
먹을거리 욕심일랑 내려놓아라, 일용할 양식만 바라보아라.
4.하늘에서 내려오신 생명의양식, 예수는 나를살린 참된떡이라,
하늘에서 내려오신 하나님보라, 진짜나를 보여주는 거울이로다.
[이정훈 지음, 2015년 3월 15일 주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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