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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성령강림 후 11주(2014년 8월 24일) 예배준비 노트

  천지를 지으신 주님이 우리를 도우신다”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1:8-2:10)

1:8.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서 이집트를 다스리게 되었다.

9. 그 왕이 자기 백성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 곧 이스라엘 자손이 우리보다 수도 많고, 힘도 강하다.

10. 그러니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신중히 대처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의 수가 더욱 불어날 것이고, 또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날에는, 그들이 우리의 원수들과 합세하여 우리를 치고, 이 땅에서 떠나갈 것이다."

11.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부리는 공사 감독관을 두어서, 강제노동으로 그들을 억압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은, 바로가 곡식을 저장하는 성읍 곧 비돔과 라암셋을 건설하는 일에 끌려 나갔다.

12. 그러나 그들은 억압을 받을수록 그 수가 더욱 불어나고, 자손이 번성하였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몹시 싫어하였고,

13. 그들을 더욱 혹독하게 부렸다.

14. 이집트 사람들이, 흙을 이겨 벽돌을 만드는 일이나 밭일과 같은 온갖 고된 일로 이스라엘 자손을 괴롭히므로, 그들의 일은 매우 힘들었다.

15. 한편 이집트 왕은 십브라와 부아라고 하는 히브리 산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16. "너희는 히브리 여인이 아이 낳는 것을 도와줄 때에, 잘 살펴서, 낳은 아기가 아들이거든 죽이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

17. 그러나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이집트 왕이 그들에게 명령한 대로 하지 않고, 남자 아이들을 살려 두었다.

18. 이집트 왕이 산파들을 불러들여, 그들을 꾸짖었다. "어찌하여 일을 이렇게 하였느냐? 어찌하여 남자 아이들을 살려 두었느냐?"

19. 산파들이 바로에게 대답하였다. "히브리 여인들은 이집트 여인들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운이 좋아서,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도 전에 아기를 낳아 버립니다."

20. 그래서 하나님이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크게 불어났고, 매우 강해졌다.

21. 하나님은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의 집안을 번성하게 하셨다.

22. 마침내 바로는 모든 백성에게 명령을 내렸다. "갓 태어난 히브리 남자 아이는 모두 강물에 던지고, 여자 아이들만 살려 두어라."

2:1. 레위 가문의 한 남자가 레위 가문의 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2. 그 여자가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하도 잘 생겨서, 남이 모르게 석 달 동안이나 길렀다.

3. 그러나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서, 갈대 상자를 구하여다가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아이를 거기에 담아 강가의 갈대 사이에 놓아두었다.

4. 그 아이의 누이가 멀찍이 서서, 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5. 마침 바로의 딸이 목욕을 하려고 강으로 내려왔다. 시녀들이 강가를 거닐고 있을 때에, 공주가 갈대 숲 속에 있는 상자를 보고, 시녀 한 명을 보내서 그것을 가져 오게 하였다.

6. 열어 보니, 거기에 남자 아이가 울고 있었다. 공주가 그 아이를 불쌍히 여기면서 말하였다. "이 아이는 틀림없이 히브리 사람의 아이로구나."

7. 그 때에 그 아이의 누이가 나서서 바로의 딸에게 말하였다. "제가 가서, 히브리 여인 가운데서 아기에게 젖을 먹일 유모를 데려다 드릴까요?"

8. 바로의 딸이 대답하였다. "그래, 어서 데려오너라." 그 소녀가 가서, 그 아이의 어머니를 불러 왔다.

9. 바로의 딸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나를 대신하여 젖을 먹여 다오. 그렇게 하면, 내가 너에게 삯을 주겠다." 그래서 그 여인은 그 아이를 데리고 가서 젖을 먹였다.

10. 그 아이가 다 자란 다음에, 그 여인이 그 아이를 바로의 딸에게 데려다 주니, 공주는 이 아이를 양자로 삼았다. 공주는 "내가 그를 물에서 건졌다" 하면서, 그의 이름을 모세라고 지었다.

 

(시편 124)

1. 이스라엘아, 대답해 보아라. 주님께서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우리가 어떠하였겠느냐?

2. "주님께서 우리 편이 아니셨다면, 원수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났을 때에,

3. 원수들이 우리에게 큰 분노를 터뜨려서, 우리를 산 채로 집어삼켰을 것이며,

4. 물이 우리를 덮어, 홍수가 우리를 휩쓸어 갔을 것이며,

5. 넘치는 물결이 우리의 영혼을 삼키고 말았을 것이다."

6. 우리를 원수의 이에 찢길 먹이가 되지 않게 하신 주님을 찬송하여라.

7. 새가 사냥꾼의 그물에서 벗어남같이 우리는 목숨을 건졌다. 그물은 찢어지고, 우리는 풀려 났다.

8. 천지를 지으신 주님이 우리를 도우신다.

 

(로마서 12:1-8)

1. 형제자매 여러분, 그러므로 나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드릴 합당한 예배입니다.

2.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3. 나는 내가 받은 은혜를 힘입어서, 여러분 각 사람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마땅히 생각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분수에 맞게 생각하십시오.

4. 한 몸에 많은 지체가 있으나, 그 지체들이 다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5. 이와 같이, 우리도 여럿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있으며, 각 사람은 서로 지체입니다.

6.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따라, 우리는 저마다 다른 신령한 선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그것이 예언이면 믿음의 정도에 맞게 예언할 것이요,

7.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또 가르치는 사람이면 가르치는 일에,

8. 권면하는 사람이면 권면하는 일에 힘쓸 것이요, 나누어 주는 사람은 순수한 마음으로, 지도하는 사람은 열성으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마태복음 16:13-20)

13. 예수께서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에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5.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17.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18.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내가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엄명하시기를, 자기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이름’들로 가득합니다.

구약본문의 대표 이름은 ‘모세’입니다.

물에서 건져 생명을 얻은 사람의 상징입니다.

이 한 생명 모세가 장차 수많은 생명을 구해냅니다

 

서신서본문의 대표 이름은 ‘은사(신령한 선물)’입니다.

교회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그 이름 은사(恩賜)!

 

복음서본문에는 두 개의 이름이 나옵니다.

만물의 생명을 살리실 ‘그리스도’,

그리고 주님의 몸 교회의 밑돌 ‘베드로’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성서일과 본문에서 대표적인 이미지는 ‘물’과 ‘돌’ 두 개입니다.

보통 물은 생명의 상징이지만, 오늘 구약과 시편본문에서 물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반면에 돌, 오늘 복음서의 반석은 생명, 왕성한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오늘의 요절은 “천지를 지으신 주님이 우리를 도우신다” (시편 124:8)로 정했습니다.

 

 

[구약과 시편 (출애굽기 1:8-2:10 / 시편 124)]

오늘 구약본문의 주요인물 바로가 점점 미쳐갑니다.

아무리 권력이 좋아도 그렇지, 어린 아이들을 물에 빠뜨려 죽이다니요!

1:8절에 보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는 요셉은 물론이고, 하나님을 모르는 자가 분명합니다.

 

그런데 또 한명 중요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바로의 딸 공주입니다.

그런데 공주는 그 아비와 딴판입니다.

물에 빠져 죽을 아이를 건져내어 살립니다.

 

아마 아우의 곁을 지키던 소녀의 눈에는 선녀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하늘에서 목욕하러 내려온 선녀님!

죽임의 세력들 그 심장부에서 생명과 구원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니!

주님의 도우심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모세를 살게 한 또 하나의 존재가 바로 갈대상자입니다.

역청으로 칠해진 갈대상자는 역청을 칠한 노아의 방주(창세 6:14) 이미지, 역할과 일치합니다.

갈대상자에 담겨 살아난 모세는, 그 이름대로, 뒷날 자기 민족의 방주 역할을 합니다.

 

시편본문은, 내 목숨을 노리는 “원수”(2,3,6),

그 반대인 “우리 편”(1,2)이 대조를 이루면서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극적으로 묘사합니다.(7)

특히 구약본문에 이어, 큰물에 빠져 죽어가는 위기의 장면이 두 차례나 나옵니다.(4,5)

 

그 바람에 안타깝게도 자꾸만 세월호 희생자들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이름들...

거기엔 왜 갈대상자와 같은 에어포켓이 없었을까?

거기엔 왜 바로의 공주와 같은 분이 단 한명도 없었을까?

 

세월호에게 바로는 누구입니까?

누구긴 누굽니까, 권력, 돈, 편리 아닙니까?

한마디로 경제 아닙니까?

 

 

[서신서와 복음서 (로마서 12:1-8 / 마태복음 16:13-20)]

오늘 서신서본문은 분명히 말합니다, 그놈의 ‘경제타령’에 눈 어두워지지 말라고!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로마서 12:2)

 

돈 없이, 밥 없이 살 수는 없지만, 돈타령, 경제타령은 분명히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왕국절이 코앞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경제논리가 아니라, 돈과 편리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친구를 위해서는 죽음과도 맞설 수 있는 사랑의 힘이라고 외쳐야 할 왕국절(창조절)이 코앞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첫대목입니다.

비장하고도 장쾌한 이 첫 마당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눈을 열어주십니다.

이것저것 세상풍조 살피고 사람들 눈치 보느라 사팔뜨기가 된 눈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그리하여 주님을 바로 볼 수 있게 하시고,

‘나 자신도 몰랐던 나’를 제대로 보게 하십니다.

 

처음으로 교회(에클레시아)를 언급하십니다.(18)

교회를 세울 기초, 반석을 언급하십니다.

교회의 기초인 반석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입니다.

풍랑을 보고 흔들리던 베드로, 여종의 고발에도 정신없이 흔들리던 베드로였습니다.

 

이런 무늬만 베드로인 시몬조차 “천지를 지으신 주님”의 도우심만 있으면 명실상부(名實相符) 든든한 베드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경제논리에 빠지고, 돈맛에 휘둘리다 새까맣게 언약을 잊어버리는 우리지만,

천지를 지으신 주님의 도우심만 있으면, 까맣게 잊었던 내 은사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문, 죽임의 아가리를 닥치게 하는(마태 16:18) 참다운 교회의 힘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 교황은 저파(低派)!

베드로의 새까만 후배 교황 프란치스코가 왔다 갔습니다.

그리고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 제목이 눈에 띕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 교황이 지나치게 좌파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던진 말입니다.

교황은 좌파도 우파도, 그렇다고 중립도 아닌 저파(低派)닷!

 

낮은 곳을 향하는 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답습니다.

언제까지나 참새 떼 같은 세파에 흔들리지 않기를 빕니다.

 

 

 

 

[말씀동시] 넓은 돌과 다이아몬드 (이선구 지음. 성실교회 고등부 1학년. 『성실문화』79호)

 

어둡고 칙칙한 저 밑 광산에서

유난히 밝은 돌 모두에게 질문하네

돌 중에 제일이 누구냐 하니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라 한다.

 

그러나 단 한명 넓은 돌 가로되

다이아몬드 너가 제일이라 한다.

 

잠시 후 한 광부 광산에 들어와

밝은 돌과 넓은 돌 가지고 나가

넓은 돌 세공해 받침돌 만들어

보석상 진열대 한 가운데에 놓고

그 위에 밝은 돌 떡하니 올려놔

모두가 보도록 진열해 놓더라

 

 

 

[말씀시조] 마태복음 16:13-20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9호)

선생님은 신의아들 그리스도 이십니다

복스러운 시몬위에 내교회를 세우리라

베드로 내가너에게 천국열쇠 주리니

 

 

 

[말씀서예] 시편 124:8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79호)

 

 

 

 

 

[말씀노래] 베드로의 고백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79호)

[본문] (마태복음 16:13-20)

 

[노랫말]

1. 빌립보 가이사랴 예수님 질문, 사람들은 인자를 누구라 할까

세례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중 하나라 말들합니다

2. 그러면 너희들은 어찌보느냐, 시몬 베드로가 아뢰옵기를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나님 아들, 저희가 기다리던 그리스도라

3. 바요나 시몬아 복스럽구나, 나는너를 베드로라 부르겠노라

이반석 위에다가 내교회 세워, 지옥문도 벌벌떠는 권세주리라

 

[해설]

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어 아리랑가락에 붙였다.

 

[악보] 베드로의 고백 (이정훈 지음, 2014년 4월 17일)

 

 

 

 

 

[시편송서] 시편 124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79호)

(* 천자문 독송가락, 즉 전래 자장가 풍으로)

 

1.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 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

 

2. 사람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날 때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3. 그 때에 그들의 노여움이 우리에게 맹렬하여 우리를 산채로 삼켰을 것이며

 

4. 그 때에 물-이 우리를 휩쓸며, 시내가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며,

5. 그 때에 넘치는 물이- 우-리 (우리) 영혼을-, 삼켰을 것이라 할 것이로다-∼

 

6. 우리를 내주어 그들의 이에 씹히지 아니하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7. 우리의 영혼이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난 새 같이 되었나니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도다

 

8.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여호와)((의)) 이름에 (이름에) 있∼도∿다∼∥

 

 

 

[말씀동화] 복숭아를 좋아하는 꼬마왕자 베드로

 

어이가리 너∼, 어히∼ 가리∼ 너∼

어∼허∼어어화넘차, 어이가리 너엄차 너화넘∼

북망산이∼ 멀다더니만, 건너 안산(案山)이 북망이로구나∼

어허∼어허∼어어화넘차, 어이가리 너엄차 너화넘∼

황천수가∼ 멀다더니만, 건너 앞 냇물이 황천수로구려∼

어허∼어허∼어어화넘차, 어이가리 너엄차 너화넘∼

사람이 세상에, 삼겨날제, 공수래 공수거라, 세상사가 뜬구름일세∼

어∼허∼어어화넘차, 어이가리 너엄차 너화넘∼

[상여소리 中]

 

상여가 나갑니다.

이집 저집 줄줄이 상여가 나갑니다.

너도나도 줄줄줄 눈물의 상여가 나가고 있습니다.

 

미처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아기지만

초라한 아기상여 대신 꽃상여가 나가는 집도 있습니다.

이름 없는 아기들이지만 상여소리를 부르며 얼른

예쁜 이름 하나씩 붙여 불러줍니다.

 

그런데 더 슬픈 건 모두가 빈 상여라는 겁니다.

물에 빠져 죽은 아기들 넋이라도 건지려고

엄마들은 빈 상여를 메고 물가를 왔다갔다합니다.

더 이상한 건, 즉석에서 붙여 부르는 아기들 이름이 전부 여자애들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여기서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곶감 먹던 시절 얘기에요.

그 땐 하늘과 땅에 각각 사람이 살았어요.

그런데 하늘에는 여자만 살고, 땅에는 남자만 살았다네요?

하느님이 하늘과 땅, 천지(天地)를 지으실 때 그렇게 지으신 거죠.

 

뭐? 그게 아니라고?

원래는 같이 살게 지으셨다고?

아, 맞다! 원래는 에덴동산에 같이 살게 지으셨는데,

먹어서는 안 되는 열매까지 과식하다가 동산에서 쫓겨난 적이 있었지, 참!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생겼어요.

쫓겨난 뒤에는 열심히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었는데,

일은 안 하고 둘이 너무 꼭 붙어서 뽀뽀만 하니까,

하느님이 남자는 땅에서만 살고 여자는 하늘에서만 살도록 한동안 떼어 놓으신 겁니다.

 

그래도 여자들은 종종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며 살았어요.

왜냐하면 오곡백과(五穀百果)는 땅에만 열렸거든요.

특히 여자들의 주식인 복숭아도 땅에서만 열렸거든요!

그래서 하늘여자들은 복숭아를 먹기 위해 여름철만 되면 단체로 땅에 내려왔어요.

 

그런데 도대체 그 때 사람들은 하늘과 땅을 어떻게 오르내렸을까?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었죠.

첫째, 오작교(烏鵲橋)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방법.

둘째, 두레박 엘리베이터를 타는 방법.

셋째, 날개옷을 입고 직접 날아다니는 방법, 이렇게 세 가집니다.

 

그런데 오작교는 일 년에 딱 한번밖에 못 타요.

왜냐하면 칠월 칠일, 칠석(七夕)날에만 운행을 하거든!

날개옷은 하늘 여왕님이랑 공주님만 입을 수 있었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두레박을 타고 오르내렸죠.

 

두레박을 타면 땅바닥에는 못 내리는 거 알죠?

잘못하다 두레박이 깨지고 사람들이 다치게 되거든요.

그래서 두레박 터미널은 늘 큰 연못에만 있었죠.

 

이렇게 하늘여자들이 하늘땅을 자주 오르내리다보니

언제부턴가 조금씩 슬금슬금 땅에 자리 잡고 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하느님 눈치 슬슬 살피더니 이젠 아예 땅에 집까지 짓고 살게 된 거죠.

이젠 복숭아 말고도, 오곡백과는 물론 고기 맛에 길들여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불고기에 스테이크는 물론이고 돼지 등갈비까지 싹싹 잘도 먹습니다.

오리 불고기 오리탕에다가 홍삼백숙은 물론 양념 반 후라이드 반까지!

춘천 닭갈비 맛은 물론이고 이젠 속초 만석닭강정 맛까지 알아버렸네!

오! 결국 세상의 모든 맛을 다 알아버렸네!

 

하늘여자들이 세상의 모든 맛을 알아버린 걸 제일 기뻐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건 바로바로 바로였어요, 땅의 임금 바로!

바로는 세상의 모든 음식을 독차지하려는 욕심꾸러기였죠.

그래서 오곡백과를 농사지어 쌓고쌓고 또 쌓아두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곡식창고를 지어댔어요.

 

바로는 자기의 힘이 오곡백과에서 나온다고 굳세게 믿고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자기 생명의 근원이 하느님이 아니라 오곡백과라고 믿고 있다니 참 어리석죠?

아무튼, 그래서 바로는 하늘여자들을 땅에 붙잡아 둘 수 있게 된 걸 무척이나 기뻐한 겁니다.

그래야 농사도 더 많이 짓고, 곡식 창고도 더 많이 지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바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버렸어요.

그건 바로 복숭아 때문이었습니다.

하늘여자들이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힘도 세지고 억세져서 노동력도 짱이었는데,

복숭아만 먹으면 다시 부드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니었어요.

하늘여자의 남편인 땅의 남자들까지 복숭아를 좋아하게 되면서,

하늘땅의 모든 사람들이 점점 부드러워지게 된 거예요.

사람이 부드러워지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긴다고 바로는 굳게 믿습니다.

 

그런데 사실 복숭아를 먹고 부드러워진다고 해서 노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사람이 부드러워지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입니다.

더 많이 벌어서 더 많이 먹으려는 욕심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바로가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루 먹는데 필요한 일용할 양식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바로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겁니다.

 

복숭아 때문에 사람들이 부드러워지고,

복숭아 때문에, 맛있는 고기 사먹으려고 애쓰지 않게 되고,

복숭아 때문에, 더 많이 벌려고 밤낮없이 일하던 일중독으로부터 해방되기 시작하자,

급기야 바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명령을 내립니다.

 

“세상 모든 복숭아나무를 몽땅 베어버려라!”

 

세상 모든 복숭아나무를 베어버리고 난 바로는 잠깐 동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기가 헛수고 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언제부턴가 하늘나라에서도 복숭아가 자라기 시작한 겁니다.

그 이름 천도복숭아!

게다가 하늘나라 천도복숭아는 여름철뿐 아니라 사시사철 열린다네요?

 

이젠 여자들이 하늘에 올라가 천도복숭아를 따다가 땅의 남자들에게도 먹입니다.

하늘나라는 오직 여자들만 오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바로는 씩씩거리며 미친 호랑이처럼 발만 동동 구릅니다.

 

“젠장, 이를 어쩐담? 오작교 에스컬레이터를 타자니 하느님께 야단맞을게 분명하고, 두레박 엘리베이터를 타자니 저 하늘여왕 여편네가 줄을 잘라버릴게 분명하고, 아니 도대체 왜 하느님은 남자용 날개옷은 안 만드신 거람?”

 

세상 사람들이 점점 일중독에서 해방되고,

돈 중독에서 해방되어가는 것을 보며 하루하루 미쳐가던 땅의 왕 바로는,

급기야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맙니다.

 

“천도복숭아를 가져오는 여자가 문제다. 역시 여자가 악의 축이다. 앞으로 여자아기가 태어나면 무조건 연못에 던져 죽여라.”

 

이리하여 땅에서는 집집마다 여자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통곡소리가 나고 상여소리가 울려 퍼지게 된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땅의 왕 바로의 아들 베드로가 연못가를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연못가를 자주 산책하는 건, 하늘임금 엄마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예요.

연못은 두레박이 없어도 하늘나라의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죠.

 

바로는 베드로의 이름이 ‘돌같이 억세고 단단하거라’는 뜻이라고 주장합니다.

베드로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연못을 서성거리던 베드로는 하늘엄마의 음성을 듣습니다.

 

“베드로야 네 이름은 억세고 단단한 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돌, 신비로운 돌이라는 뜻이야. 네가 지금은 아이돌이라 엄마의 뜻을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른돌이 되는 날 네가 얼마나 보드랍고 신비로운 돌인지 깨닫게 될 거야. 너는 이 어미를 쏙 빼닮았단다. 부디 네 위에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나라가 세워지길 빈다. 나 혼자 배부르고, 나 혼자 편안하려고 약한 사람들을 억누르고 부려먹는 그런 못된 나라가 아니라, 좀 배고프더라도, 좀 불편하더라도 나보다 약한 사람과 나눠먹고 작은 집에서도 함께 나눠 살 수 있는, 그런 부드러운 복숭아 같은 나라가 세워지길 빈다.”

 

베드로는 연못가에서 매일 이 하늘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그날도 베드로는 연못가를 산책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네요?

가만히 보니까, 어라? 저기 연못가 수초 사이에 작은 바구니가 동동 떠 있잖아?

 

꼬마 왕자 베드로가 얼른 달려갔어요.

그리고 바구니를 꺼내기 위해 첨벙첨벙 물속으로 뛰어들었죠.

아니나 다를까, 바구니 안에는 예쁜 여자아기가 울고 있었어요.

베드로가 손가락으로 아기 볼을 만져주며 달래자, 아기는 얼른 베드로의 손가락을 꼭 붙잡고 빨기 시작합니다.

아마 엄마 젖인 줄 알았나 봐요.

 

“어쩌지? 아기가 너무 배가 고픈가 본데? 어쩌지? 어쩌면 좋지?”

 

그런데 가만 보니까 바구니 안에 아기 이름을 적은 쪽지가 들어 있었어요,

‘김유민’

 

“예쁜 이름이구나. 우리 유민이 어쩌지? 배고파서 어쩌지?”

 

베드로의 손가락을 정신없이 빨던 유민이가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배고픈 유민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작아집니다.

당황한 베드로가 무릎을 꿇습니다.

물속에 첨벙 무릎을 꿇고 하늘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젖 좀 주세요! 유민이가 죽어가요, 엄마!”

 

그때였어요.

하늘에서 두레박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하늘엄마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베드로야. 어서 유민이를 두레박에 넣어다오. 내가 젖을 먹일테니 걱정 말고! 그리고 앞으로도 매일매일 여기 연못에 나와 유민이처럼 물에 빠진 아기가 있으면 소리쳐다오. 내가 얼른 두레박 내려줄게. 엄마 귀엔 네 목소리가 제일 잘 들린단다. 알았지? 그리고 꼭 잊지 말거라. 너는 베드로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신비한 돌, 베드로! 배고프고 약한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복숭아처럼 달고 부드러운 돌, 베드로!”

 

베드로는 하늘로 올라가는 유민이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습니다.

당분간 하늘로 간 유민이를 못 보겠지만, 유민이가 무럭무럭 자라면

다시 두레박을 타고 우리 곁에 내려올 것이라는 걸 믿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유민이 엄마와 아빠가 이젠 몸도 마음도 편안히 행복해지시도록,

얼른 찾아가 이 소식을 알려드리려고 마을로 달려갑니다.

 

[이정훈 지음. 2014년 8월 24일 주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