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마태복음 13:44)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29:15-28)
15. 라반이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의 조카이긴 하다만, 나의 일을 거저 할 수는 없지 않느냐? 너에게 어떻게 보수를 주면 좋을지, 너의 말을 좀 들어 보자."
16. 라반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맏딸의 이름은 레아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라헬이다.
17. 레아는 눈매가 부드럽고, 라헬은 몸매가 아름답고 용모도 예뻤다.
18. 야곱은 라헬을 더 사랑하였다. 그래서 그는 "제가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릴 터이니, 그 때에 가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과 결혼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라반이 말하였다. "그 아이를 다른 사람과 짝지어 주는 것보다, 너에게 짝지어 주는 것이 더 낫겠다. 그러면 여기서 나와 함께 살자."
20.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맞으려고 칠 년 동안이나 일을 하였지만,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마치 며칠같이 느꼈다.
21. 칠 년이 지난 뒤에,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약속한 기한이 다 되었습니다. 이제 장가를 들게 해주십시오. 라헬과 결혼하겠습니다."
22. 라반이 그 고장 사람들을 다 청해 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23. 밤이 되었을 때에, 라반은 큰 딸 레아를 데려다가 신방으로 들여보냈는데, 야곱은 그것도 모르고, 레아와 동침하였다.
24. 라반은 여종 실바를 자기 딸 레아에게 몸종으로 주었다.
25. 아침이 되어서 야곱이 눈을 떠 보니, 레아가 아닌가! 야곱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외삼촌께서 저에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제가 그 동안 라헬에게 장가를 들려고 외삼촌 일을 해 드린 것이 아닙니까? 외삼촌께서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
26. 라반이 대답하였다. "큰 딸을 두고서 작은 딸부터 시집보내는 것은, 이 고장의 법이 아닐세.
27. 그러니 이레 동안 초례 기간을 채우게. 그런 다음에 작은 아이도 자네에게 주겠네. 그 대신에 자네는 또 칠 년 동안 내가 맡기는 일을 해야 하네."
28. 야곱은 그렇게 하였다. 그가 레아와 이레 동안 지내고 나니, 라반은 자기 딸 라헬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
(시편 105:1-11, 45b)
1. 너희는 주님께 감사하면서,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가 하신 일을 만민에게 알려라.
2. 그에게 노래하면서, 그를 찬양하면서, 그가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전하여라.
3. 그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양하여라. 주님을 찾는 이들은 기뻐하여라.
4. 주님을 찾고, 그의 능력을 힘써 사모하고, 언제나 그의 얼굴을 찾아 예배하여라.
5.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을 기억하여라. 그 이적을 기억하고, 내리신 판단을 생각하여라.
6. 그의 종, 아브라함의 자손아, 그가 택하신 야곱의 자손아!
7. 그가 바로 주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그가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
8. 그는, 맺으신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신다. 그가 허락하신 약속이 자손 수천 대에 이루어지도록 기억하신다.
9. 그것은 곧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이요, 이삭에게 하신 맹세요,
10. 야곱에게 세워 주신 율례요, 이스라엘에게 지켜 주실 영원한 언약이다.
11. "내가 이 가나안 땅을 너희에게 줄 것이다. 이것은 너희가 대대로 물려줄 기업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45b... 할렐루야.
(로마서 8:26-39)
26.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
27.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도를 대신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28.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29.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신 사람들을 택하셔서, 자기 아들의 형상과 같은 모습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으니, 이것은 그 아들이 많은 형제 가운데서 맏아들이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30.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이미 정하신 사람들을 부르시고, 또한 부르신 사람들을 의롭게 하시고, 의롭게 하신 사람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습니다.
31. 그렇다면, 이런 일을 두고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주신 분이,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거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발하겠습니까? 의롭다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신데,
34. 누가 감히 그들을 정죄하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는 죽으셨지만 오히려 살아나셔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계시며,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하여 주십니다.
3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36. 성경에 기록한 바 "우리는 종일 주님을 위하여 죽임을 당합니다. 우리는 도살당할 양과 같이 여김을 받았습니다" 한 것과 같습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39.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마태복음 13:31-33, 44-52)
31.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심었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살짝 섞어 넣으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올랐다."
44.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구하는 상인과 같다.
46. 그가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산다."
47. "또 하늘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던져서 온갖 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면, 해변에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내버린다.
49. 세상 끝 날에도 이렇게 할 것이다. 천사들이 와서, 의인들 사이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서,
50. 그들을 불 아궁이에 쳐 넣을 것이니, 그들은 거기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이것들을 모두 깨달았느냐?" 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예" 하고 대답하였다.
5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하늘나라를 위하여 훈련을 받은 율법학자는 누구나, 자기 곳간에서 새 것과 낡은 것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깊은 사랑’입니다.
구약, “라헬을 사랑하기 때문에, 칠 년이라는 세월을 마치 며칠같이 느꼈다”(창세기 29:20)
시편, “그는, 맺으신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신다”(시편 105:8)
서신서,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로마서 8:35)
복음서,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산다”(마태복음 13:46)
오늘 요절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입니다.(마태복음 13:44)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29:15-28 / 시편 105:1-11, 45b)]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야곱이 레아와 라헬 때문에 라반을 섬기다’입니다.
야곱은 라헬과 혼인하고 싶어서 외삼촌 라반이 시키는 대로 7년 동안 노동합니다.
그런데 첫날밤을 지내고보니 신부가 라헬이 아니라 언니 레아였습니다.
야곱은 라반에게 왜 자기를 속였느냐고 따지고, 라반은
맏이가 먼저 혼인해야 하는 관례를 들먹입니다.
이 과정에서 야곱은 과거 두 가지 사건을 기억하지 않았을까요?
맏이의 권리를 빼앗으려고 형을 기만했던 일,
눈 어두운 아버지를 속여 자기가 형 ‘에서’를 흉내를 낸 일!
아무튼 오늘 본문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시 외삼촌 라반을 위해서 7년을 더 노동할 만큼
야곱이 라헬을 사랑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이스라엘 초기에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 찬양’입니다.
오늘 구약본문 야곱의 초기 발자취에 대한 응답찬송인 오늘 시편본문은
야곱자손 이스라엘 초기에 백성과 함께하신 하나님 역사를 찬양한 노래입니다.
본문에 반복해서 나오는
‘그가(주님께서) 하신 일’(1,2,5), ‘언약’(8-10)을 기억하심이란
출애굽하여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하신 일을 가리킵니다.
이에 시인은 하나님께 나아가 감사 찬양하고,
그 역사를 기억하고(5) 널리 전하라고 촉구합니다.(1-2)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8:26-39 / 마태복음 13:31-33, 44-52)]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의 사랑은 어떠한 역경보다 강하다’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의 요지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입니다.
육신의 한계로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하나님(영광),
그래서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서
성령님과 예수님이 대신 간구해주시는 그 사랑(27,34), 그리고
연약한 우리를 택하시고(33) 늘 편들어주시는 든든한 그 사랑(31)!
그래서 바울은 세상 그 무엇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외칩니다.(35,39)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세 가지 비유, 새 것과 낡은 것’입니다.
본문에서 우리는 힘겨운 세상살이와 굳어진 신앙관습으로 소망이 오그라든
우리의 천국상상력을 자극하시고 풍성하게 해주시려 애쓰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그런 우리에게 큰 용기와 꿈을 주십니다.
천국말씀이 우리 안에 심길 때 그 결과는
늘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리라는 가슴 뛰는 말씀입니다.
밭에 숨겨진 보물의 비유는, 천국의 맛을 본 자가 마땅히 행동할 모습이고,
값진 진주의 비유는,
진주 같은 우리를 발견하신 천국의 주인 하나님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그물의 비유는, 바로 앞의 가라지 비유와 이어지는데(24-30)
또 혼인잔치 비유에서 “혼인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쫓아내는(마태22:9-14)
천국의 원리도 떠오르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천국비유말씀을 모두 이해한 제자라면(51)
천국훈련을 받은 천국일꾼답게 누구에게나 눈높이에 맞게 천국을 전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을 유진피터슨은 그의 「메시지」에서 이렇게 번역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보다시피, 하나님나라의 훈련을 잘 받은 학생은 마치 편의점 주인과 같다. 무엇이든 필요한 것이면, 신상품이든 재고든 꼭 필요한 때에 척척 찾아낸다.”>(「메시지」 마태복음13:52)
[정리]
성령강림절 10주에 우리가 받은 성서일과 본문 말씀들 안에는
사랑이야기, <깊은 사랑>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것을 얻고 싶어 하고, 늘 가까이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걸 얻으려고 과장도 하고 때론 거짓말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 사랑이 깊어지면 그런 과장과 거짓말은 덧없어집니다.
내 안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나버리기 때문입니다.
라헬에게 푹 빠진 야곱은 7년을 하루같이 외삼촌 라반을 위해 노동을 한 끝에 얻은
<혼인과정>에서, 형 ‘에서’를 앞지르려던, 그래서 눈먼 아버지를 속였던 자신의 과거가
마치 기시감처럼 떠오릅니다.
정말 사랑이 깊어지면 그렇게 자기 밑천까지 다 드러납니다.
그래서 적당히 하지 않고 전력투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복음서본문의 밭에 숨겨놓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사듯 말입니다.(마태13:44)
진주 상인도 값진 진주를 발견하면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삽니다.(마태13:46)
마치 하나님께서 나를 구하시려고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듯!
<깊은 사랑>으로 내 모든 것이 드러나고 전력투구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나와 주님 사이의 사랑이 그러합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맛본 사람은
그 사랑 의지하여, 마치 이미 이긴 싸움을 싸우듯이, 늘 이기고도 남습니다.(롬8:37)
[나머지]
* “이기고도 남습니다”
오늘 성서일과 4본문에서 우러나는 느낌은 ‘천국의 기운’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사랑의 기운>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구약)라헬을 향한 야곱의 계산 불가능한 사랑, (서신서)믿음 없고 연약한 나를 위해 대신 간구하시는 주님의 사랑(로마 8:26, 34), (복음서)외아들을 바쳐 우리를 구하시고(마태 13:45-46) 우리 안에 천국을 한없이 확장시키시는 그 한없는 사랑(마 13:33)... 허물 많은 야곱이 온갖 역경을 사랑으로 견디고 그 역경과 사랑 가운데서 주님을 향한 믿음이 자라가듯이, 약점투성이 한국교회는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한 온갖 역경을 주님의 사랑으로 견디고 이겨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이 최악의 걸림돌 코로나 바이러스는,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화되고 자라가듯, 하나님의 애물단지 한국교회를 하나님의 꿀단지로 변하게 해줄 기상천외의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습니다.”(로마서 8:37)
** ‘내가 바로 천국이었구나’
오늘 복음서본문은 예수님의 천국비유의 결정판입니다. (점점 세상으로부터 따돌림 받기 시작하는 제자들에게 힘주시는 말씀입니다.) 지난 두 주 동안 이어진 ‘씨 뿌리는 자의 비유’와 ‘밀과 가라지의 비유’도 모두 천국에 관한 비유였습니다. 오늘 처음 두 개 비유의 주체인 천국은 겨자씨와 누룩입니다. 이 두 비유의 공통점은 천국은 우리 상식을 뛰어넘을 만큼 무럭무럭 자란다는 것입니다. 차이점은, 겨자씨는 자라는 주체이고, 누룩은 가루를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 두 개 비유의 주체인 천국은 밭에 숨긴 보물과 진주 상인입니다. 이 두 비유에 공통적으로 서린 기운은 사랑입니다. 내 모든 소유를 다 팔아서 살 만큼 간절한 열정적 사랑입니다. 차이점은, <천국을> 다 바쳐 구입하거나, <천국이> 다 바쳐 구입하는 차이입니다. 이상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진리는 이것입니다. 천국이 부풀게 하는 가루 서 말, 천국이 다 바쳐서 구입하는 값진 진주! 때로 천국은 스스로 드러내지 않은 채 보이는 것을 택한다는 사실, 그리고 선택한 그것을 위해 모든 걸 바친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그분의 계산 불가능한 그 사랑이 떠오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우리를 택하시고 우리가 천국으로 자라게 하시려고 모든 것을 다 바치신 그분의 맹목적인 사랑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나를 선택하신 것일까요? 나의 무엇을 보고 택하신 걸까요? 내가 값진 진주라도 되는 것일까요? 다 바쳐서 나를 사셨으니 말입니다. 그 하나님의 마음이 점점 궁금합니다. 오류투성이 우리를 천국으로 만드시려고 이 작은 우리를 그렇게 크게 부풀게 하시려고 스스로 우리 안에 투신하신 그분의 선택이, 그 계산 안 되는 사랑이 궁금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이것들을 깨달았느냐?”(마태복음 13:51) 약아빠진 야곱처럼 굴다가 제 덫에 걸린 꼴로 온 세상 고통 다 짊어지고 사는 나를 보고 계시는 그분께서 오늘도 내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이것들을 깨달았느냐?” 그래도 라헬만 바라보고 그 고통스런 노동을, 그 긴 세월을 버틴 야곱처럼 우리는 오늘도 내게 베푸신 예수님의 천국말씀 바라보며 그 말씀 읽고 또 읽으며 천국의 소망을 키워갑니다. ‘내가 바로 천국이었구나!’ 이 작은 깨달음을 키워갑니다.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천국밭 (김현서 지음. 세움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5호)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쁨
그 기쁨을 발견했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내 모든 것을 다 팔게 된다네
앞과 뒤 중요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달았을
그때 만날 온전한 기쁨을 더욱 누리려 하네
진리란 그런 것이지
그 정수를 맛보고 나서는
나 자신을 다 내려놓고
새 생명으로 거듭나
진정한 행복을 맛보는 것
진정한 기쁨을 누리는 것
[시편시조] 주님께 감사하며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5호)
주님께 감사하며 그 이름을 노래하라
주님의 놀라운 일 기억하고 알리리라
이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그 약속
[시편노래] 시편 105, 너희는 감사하며 주 이름 노래하라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 115호)
[본문1] (시편 105:1-11, 45b)
[노랫말]
1. 너희는 감사하며 주의 이름 노래하라, 주님의 놀라운 일 널리널리 전파하라,
주님을 찾는 이여 그 기쁨을 노래하라, 주님 얼굴 사모하여 매일매일 예배하라
2. 주님께서 이루신 일 그 이적을 기억하라, 주님은 그 언약을 대대손손 기억하신다,
아브라함 이삭야곱 조상들과 맺은 언약, 그 기업을 베푸신다 할렐루야 찬양하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이석훈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05 (너희는 감사하며 주의 이름 노래하라2) (이정훈 편사, 이석훈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05:1-11, 45b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5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너희는 주님께 감-사하면서,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가-- 하신- 일을-, 만민에게-- 알려-라--∼
2. 그에게 노래하면서, 그를 찬양하면서, 그가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전하여라.
3. 그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양하여라. 주님을 찾는 이들은 기뻐하여라.
4. 주님을 찾고, 그의 능력을 힘써 사모하고, 언제나 그의 얼굴을 찾아 예배하여라.
5.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을 기억하여라. 그 이적을 기억하고, 내리신 판단을 생각하여라.
6. 그의 종 아브라함의- 자손-아--, 그-가 택하신 야곱의 자손아,
7. 그-가- 바로 주-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그-가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
8. 그는, 맺으신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신다. 그가 허락하신 약속이 자손 수천 대에 이루어지도록 기억하신다.
9. 그것은 곧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이요, 이삭에게 하신 맹세요,
10. 야곱에게 세워 주신 율례요, 이스라엘에게 지켜 주실 영원한 언약이다.
[다함께]
11. "내가 이 가나안 땅을- 너희에-게- 줄- 것이다-, 이것은 너희가 대대-로--,
(대대로) 물려줄 기업-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45b 할렐-∼루∿야-∼∥
[말씀동화] 영철이의 보물창고 ‘깊은사랑’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백년 묵은 도라지 캐먹고 명창이 되던 시절 이야기예요.
마을 귀퉁이 여러 해 묵은 자그마한 묵밭에 도라지꽃이 만발했어요.
우리엄마 기침가래 삭여드리려고 영철이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도라지뿌리를 캐고 있었죠.
“심봤다!”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큼지막한 도라지 뿌리에
영철이 입은 벙글어지고,
한 뿌리에 꽃 대궁이 셋이나 되어 잔뜩 기대한 만큼
과연 이것은 영철이의 도라지 역사에 길이 남을 명품 명작이었죠.
꽃 머리부터 잔뿌리 끝까지 길이가 영철이 키만큼이나 되는
거인 도라지를 들고 싱글벙글하던 영철이가
갑자기 방금 판 땅 속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저건 뭐지?”
엄마 약 해드릴 도라지라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 고스란히 캐내려고
호미로 큼지막하게 파내려가다 보니, 너무 깊이 판 걸까?
묵밭 아래 깊은 곳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느껴진 거였어요.
혹시나 하고 도라지 구덩이 속으로 다시 머리를 숙이고
호미질 하던 영철이가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석탄인줄 알고 삽을 가져다 더 파보니 그건
불에 그을린 기다란 통나무였죠.
온종일 방울땀 흘리며 영철이가 파낸 것은
거의 묵밭 넓이만한 지하실 지붕이었어요.
마침내 지하실 지붕 귀퉁이에서 뚜껑을 발견한 영철이가
군침을 꿀꺽 삼킵니다.
인적이 드문 마을 끄트머리 산기슭이라 아무도 땅을 파는 영철이를 못 보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연신 고개 들고 사방을 둘러본 까닭은
얼마 전 교회학교에서 배운 바로 이 말씀 때문이었죠.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마태복음13:44)
어쩌면 이것은 거대한 보물창고일지도 모른다는 숨가쁜 예감에
지하실 지붕 뚜껑 손잡이를 잡은 영철이의 가슴은 방망이질 하고
손으로 당겨지지 않아서 호미로 삽으로 겨우겨우 연 보물창고는,
“애걔걔, 이게 뭐야!”
보름달처럼 둥글었던 영철이의 눈이 그믐달처럼 작아지고
군침 줄줄 흐르던 영철이의 입술이
풀죽처럼 축 늘어져버린 까닭은
묵밭 아래 숨겨진 지하실이 보물창고는커녕 텅텅 빈털터리였던 거죠.
그런데 소문을 듣고 찾아온 교회누나의 눈빛이 별처럼 빛나고
연신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사다리를 내려간 교회누나는
영철이 눈에는 안 보이던 낡은 책 하나를 발견합니다.
“오! 과연! 이건 정말 오래된 ‘깊은사랑’이야!”
대학교에서 한국음악을 공부하는 교회누나가 교수님을 모셔오고
지하실에 있던 낡은 책과 영철이의 보물창고를 살펴본 교수님의 결론도
누나의 말처럼 ‘깊은사랑’이었어요.
교회누나에게 ‘깊은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큰둥하던 영철이의 눈에 조금씩 생기가 돕니다.
지역 어른들의 ‘소리 사랑방(舍廊房)’이었던 깊은사랑(舍廊)은
전문 소리꾼 즉 가수가 되기 위한 시험장소 역할을 했다고 해요.
“이렇게 땅 속 깊이 지하에 지은 흙집은, 사방이 막혔고 천정도 낮아서
전혀 소리울림이 없거든!”
그래서 아무런 꾸밈도 전혀 소용없는 곳,
오직 소리꾼의 본래 목소리와 노랫소리가 고스란히, 꾸밈없이 다 드러나는 진실의 방!
깊은사랑은 그런 방이었다고 해요.
노랫소리에 누구보다 귀가 밝은 동네 귀 명창들이 둘러앉은 깊은사랑 한가운데서
전문 소리꾼이 되려고 목을 가다듬던 가수들의 떨리는 가슴이
영철이는 조금조금 느껴집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로마서8:35)
교회누나와 함께 전도사님을 모시고 함께 찾은 영철이의 보물창고
아니 ‘깊은사랑’에서 전도사님은 깊은 목소리로 성경말씀을 읊조립니다.
보물창고를 처음 발견한 영철이보다도
깊은사랑을 처음 발견한 교회누나보다도
전도사님의 떨리는 목소리에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어요.
교회누나에게 깊은사랑의 유래를 들은 전도사님의 눈이 샛별처럼 빛나고
얼른 묵밭의 주인할머니를 찾아 부탁을 드리니
교회학교는 깊은사랑을 오래오래 돈 없이 빌려 쓸 수 있게 되었죠.
날이 갈수록 영철이와 교회학교 동무들은
조용하고 아늑한 깊은사랑에 맛들이고 정들어갔어요.
하루하루 깊은사랑은 교회학교의 진짜 보물창고가 되어갑니다.
혼자 있을 때 목소리 높여 기도하고 목청껏 성경을 읽고
여럿이 모이면 마음껏 노래 부르니,
나날이 성실하고 진실하게 깊어만 가는
우리사랑 하나님사랑, 깊은사랑의 맛이란!
[이정훈 지음. 2023년 7월 29일 토요일 아침]
(* ‘깊은사랑’은 경기명창 고 안비취 선생님의 회고록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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