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나무처럼”(시편 52:8)
[성서일과 4본문]
(아모스 8:1-12) 넷째 환상 – 여름과일 한 광주리
1. 주 하나님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보여 주셨다. 보니, 여름 과일 한 광주리가 있었다.
2. 주님께서 물으신다.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여름 과일 한 광주리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백성 이스라엘이 끝장났다. 내가 이스라엘을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다.
3. 그 날이 오면, 궁궐에서 부르는 노래가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 주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수많은 시체가 온 땅에 널리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4. 빈궁한 사람들을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사람을 망하게 하는 자들아, 이 말을 들어라!
5. 기껏 한다는 말이, “초하루 축제가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 수 있을까?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낼 수 있을까? 되는 줄이고, 추는 늘이면서, 가짜 저울로 속이자.
6. 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사자. 찌꺼기 밀까지도 팔아먹자” 하는구나.
7. 주님께서 야곱의 자랑을 걸고 맹세하신다. “그들이 한 일 그 어느 것도 내가 두고두고 잊지 않겠다.
8. 그들이 이렇게 죄를 지었는데, 어찌 땅이 지진을 일으키지 않겠으며, 어찌 땅 위에 사는 자들이 모두 통곡을 하지 않겠느냐? 온 땅이 강물처럼 솟아오르다가, 이집트의 강물처럼 불어나다가, 가라앉지 않겠느냐?
9.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그 날에는 내가 대낮에 해가 지게 하고, 한낮에 땅을 캄캄하게 하겠다.
10. 내가 너희의 모든 절기를 통곡으로 바꾸어 놓고, 너희의 모든 노래를 만가로 바꾸어 놓겠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굵은 베 옷을 입히고, 머리를 모두 밀어서 대머리가 되게 하겠다. 그래서 모두들 외아들을 잃은 것처럼 통곡하게 하고, 그 마지막이 비통한 날이 되게 하겠다.
11. 그 날이 온다.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내가 이 땅에 기근을 보내겠다. 사람들이 배고파하겠지만, 그것은 밥이 없어서 겪는 배고픔이 아니다. 사람들이 목말라 하겠지만, 그것은 물이 없어서 겪는 목마름이 아니다. 주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
12. 그 때에는 사람들이 주의 말씀을 찾으려고 이 바다에서 저 바다로 헤매고, 북쪽에서 동쪽으로 떠돌아다녀도, 그 말씀을 찾지 못할 것이다.
(시편 52) 하나님께서 통제하신다
1. 오, 용사여, 너는 어찌하여 악한 일을 자랑하느냐? 너는 어찌하여 경건한 사람에게 저지른 악한 일을 쉬임없이 자랑하느냐?
2. 너, 속임수의 명수야, 너의 혀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해로운 일만 꾸미는구나.
3. 너는 착한 일보다 악한 일을 더 즐기고, 옳은 말보다 거짓말을 더 사랑하는구나.(셀라)
4. 너, 간사한 인간아, 너는 남을 해치는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지 좋아하는구나.
5. 하나님께서 너를 넘어뜨리고, 영원히 없애 버리실 것이다. 너를 장막에서 끌어내어 갈기갈기 찢어서, 사람 사는 땅에서 영원히 뿌리 뽑아 버리실 것이다.(셀라)
6. 의인이 그 꼴을 보고,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비웃으며 이르기를
7. “저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의 피난처로 삼지 않고, 제가 가진 많은 재산만을 의지하며, 자기의 폭력으로 힘을 쓰던 자다” 할 것이다.
8.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 나무처럼, 언제나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만을 의지하련다.
9. 주님께서 하신 일을 생각하며, 주님을 영원히 찬양하렵니다. 주님을 믿는 성도들 앞에서, 선하신 주님의 이름을 우러러 기리렵니다.
(골로새서 1:15-28) ...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분이 하시는 일, 교회에서 바울이 하는 일
15. 그 아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분이십니다.
16.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것들과 땅에 있는 것들,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 왕권이나 주권이나 권력이나 권세나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고, 그분을 위하여 창조되었습니다.
17. 그분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18. 그분은 교회라는 몸의 머리이십니다. 그는 근원이시며,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제일 먼저 살아나신 분이십니다. 이는 그분이 만물 가운데서 으뜸이 되시기 위함입니다.
19.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안에 모든 충만함을 머무르게 하시기를 기뻐하시고,
20. 그분의 십자가의 피로 평화를 이루셔서, 그분으로 말미암아 만물을,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나 다, 자기와 기꺼이 화해시켰습니다.
21. 전에 여러분은 악한 일로 하나님을 멀리 떠나 있었고, 마음으로 하나님과 원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22.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통하여, 그분의 육신의 몸으로 여러분과 화해하셔서, 여러분을 거룩하고 흠이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사람으로 자기 앞에 내세우셨습니다.
23. 그러므로 여러분은 믿음에 튼튼히 터를 잡아 굳건히 서 있어야 하며, 여러분이 들은 복음의 소망에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복음은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 전파되었으며, 나 바울은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24.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받는 것을 기쁘게 여기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분의 몸 곧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25. 나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남김없이 전파하게 하시려고 내게 맡기신 사명을 따라,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26. 이 비밀은 영원 전부터 모든 세대에게 감추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 성도들에게 드러났습니다.
27. 하나님께서는 이방 사람 가운데 나타난 이 비밀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성도들에게 알리려고 하셨습니다. 이 비밀은 여러분 안에 계신 그리스도요, 곧 영광의 소망입니다.
28. 우리는 이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사람으로 세우기 위하여 모든 사람에게 권하며,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가르칩니다.
(누가복음 10:38-42) 마르다와 마리아
38.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마르다라고 하는 여자가 예수를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이 여자에게 마리아라고 하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 곁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다는 여러 가지 접대하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마르다가 예수께 와서 말하였다. “주님,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십니까? 가서 거들어 주라고 내 동생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41. 그러나 주님께서는 마르다에게 대답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염려하며 들떠 있다.
42.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말씀의 맛을 본 사람’입니다.
구약, “주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서, 사람들이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아모 8:11)
시편, “언제나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만을 의지하련다”(시편 52:8)
서신서, “나 바울은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골로 1:23)
복음서,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빼앗지 못할 것이다”(누가 10:42)
오늘 요절은, “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나무처럼”입니다.(시편 52:8)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아모스서 8:1-12 / 시편 52)]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넷째 환상, 여름과일 한 광주리’입니다.
넷째 환상인 과일(카이츠)은 끝을 뜻하는 히브리어 ‘케츠’와 발음이 비슷해서
무르익은 여름과일 환상은 종말의 때가 꽉 찼음을 뜻합니다.
용서받을 기회가 더 이상 없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는 본문 끝의, <하나님 말씀을 들을 기회가 더 이상 없음>과 통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은,
이스라엘 상류층의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탐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4-6)
그래서 지진과 일식(日蝕, 주전 784, 763년에 일어난)으로
추수, 즉 심판의 때인 주님의 날이 가까움을 느끼게 하십니다.
기근과 기갈은 하나님말씀이 그친 것과 직통합니다.
평소 말씀의 맛을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기에 그 고통과 공포는 더 극심할 것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포악한 자에게 시달리는 사람을 위로하는 시 - 하나님께서 통제하신다’입니다.
시인은 부유하고 힘센 자의 폭력에(7)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단호한 어조로 그들이 천벌 받을 것을 예언합니다.(5)
저 폭력의 뿌리가 악마의 무기인 “거짓말”(2,3)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손수 처리하실 것이라고 시인은 확신합니다.
저 불의하고 힘센 자들이 거짓말투성이 악마의 기운 가득한 것과 달리,
시인은 늘 하나님 곁을 지키며 그 사랑의 말씀을 들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올리브나무로
스스로를 묘사합니다. (이는 오늘 복음서본문의 마리아의 모습과 통합니다. cf,슥4:3, 계11:4)
늘 말씀을 가까이 하고 그 말씀만 의지하며 실천하기에
시인의 입에서는 거짓말이 아니라,
“선하신 주님의 이름”을 기리는 찬양이 가득합니다.(9)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골로새서 1:15-28 / 누가복음 10:38-42)]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창조와 구원 사건의 으뜸이신 그리스도, 이방인들 가운데 사도직의 직분’입니다.
본문 앞부분인 15-20절은 <그리스도 찬가>라는 노래로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잘 보여줍니다.
눈에 안 보이시던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이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이시며
십자가 죽으심으로 친히 만유와 화해하시고
부활로써 새 창조의 문을 활짝 여셨습니다.
이 복음을 온 교회는 붙들어야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시며,
그분으로 인해서 우리가 하나님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유진 피터슨「메시지」)
이 신비를 깨달아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사람으로 세워져야 합니다.(28)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마르다와 마리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겹쳐서 일어납니다.
여자가 예수님 일행을 자기 집에 영접하는 일도 그렇고, 더욱이
딱 스승과 제자간의 모습인, 여자가 예수님의 발 곁에서 경청하는 모습은,
원래 유대교 랍비가 여자를 학생으로 받지 않기에 더욱 특별합니다.
본문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마르다가 보여준 (제자의) 모든 열정과 선한 일들은
가장 먼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일>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고 거기 뿌리박아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야 예수 제자들은 분열 대신 일치를, 근심걱정 대신 참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말씀경청>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오늘 구약본문의 이스라엘 백성,
특히 약자들을 짓밟으면서까지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탐욕스런 상류층은
하나님말씀의 맛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예언자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날이 닥치기 전에 하나님말씀의 맛을 알았다면
그 탐욕의 길 돌이키는 회개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오늘 구약본문의 저 사람들은
오늘 한국사회의 상류층과 한국교회에게 반면교사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마리아는 말씀의 맛을 아는 사람입니다.
언니의 구박과 사람들의 눈총도 따갑지 않을 만큼
지금 주님의 말씀에 몰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말씀의 맛을 알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말씀의 맛을 알기 위해서는 주님 가까이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몸 교회공동체로 모이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며,
나아가 주님의 분신과도 같은
지금 우는 자들,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찾아가 가까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말씀읽기와 말씀살기를 병행하는 이유입니다.
마치 오늘 베다니의 마리아처럼,
오늘 시편 기자는 스스로를 가리켜
“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 나무”(시편52:8)라고 묘사합니다.
주님 곁에서 나무처럼 붙박이로 살면서 매일 그 사랑, 그 말씀 받아먹는
3천 년 전 시인의 꿈이 오늘 여기서 꿈틀거립니다.
[나머지]
* 처음 한국교회의 시골농부 선비들
「(상략) 사경회는 이같이 성경을 외우는 사람들 이야기로 흥미진진했다. 아무리 목사라 해도 웬만큼 성경을 알지 않고는 ‘성경을 외우는이런 교인들 앞에서 설교하기가 어려웠다. 선교사들도 종종 이처럼 성경을 외우는 토착 교인들로부터 자극과 도전을 받았다. 1907년 부흥운동 당시 인천에서 활동하였던 존스(G.H. Jones) 선교사가 미국 교인들에게 한국교회를 소개하면서 쓴 글 중에 나오는 대목이다. “어느 날 교인 한 명이 선교사를 찾아와 ‘저는 성경 중 한 부분을 외웠는데 당신 앞에서 외워 보이고 싶습니다.’하였다. 선교사는 그가 산상 설교 전체를 한 줄도 빼놓지 않고 외우는 것을 들었다. 선교사는 뭔가 실천적인 면에서 교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 긴 내용을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외운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단지 외우는 것만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하고 하였다. 그러자 토착 교인은 웃으며 ‘제가 바로 그런 식으로 성경을 배우고 있습니다.’ 하였다. 선교사가 약간 놀란 낯으로 그 말의 뜻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저는 아둔한 농부일 뿐입니다. 그래서 성경 말씀을 외우려 애를 써도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쓰게 된 것입니다. 한 절을 외운 후 그 말씀대로 나가서 이웃에게 실천했습니다. 그랬더니 외워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 절을 외운 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실천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참으로 복된 말씀인 것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전체를 그런 식으로 배우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말씀을 실천하였다.” ‘실천하면서 외우기’(memorizing with practicing) - 이것이 시골 농부가 고안해낸 독특한 성경 공부 방법이었다. 이보다 더 확실한 성경 공부 방법이 있을까? 농부는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고 혼자서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성경 말씀을 암송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천하여 말씀이 주는 은혜를 누리는 것이 성경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이덕주. 『이야기 한국 감리교회사』중에서)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 교회의 선비는 누구인가?
선비란 벼슬이나 돈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승을 만나 스승의 가르침대로 공부하며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이 선비다. 스승님께 배운 말씀에 침잠완색(沈潛玩索)하며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게 선비라는 말이다. 선비들은 평생 스승께 배운 글을 읽고읽고 반복해서 또 읽는다. 그냥 읽는 게 아니라 소리 내어 읽고, 노래가락을 얹어 읊조리며 읽는다. 그렇게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구절을 베껴 쓰면서 읽는다. 하나님말씀도 아닌 그저 옛 성현의 글임에도 그렇게 평생을 읽고, 그 가르침대로 산다. 그 가르침, 바른길에서 빗나가는 자가 있으면, 그게 임금일지라도 멸문지화를 각오하고 정도와 정의를 외치는 게 선비다.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으로 알고 읽는 성경인데, 옛 선비들의 경서읽기와 그 가르침대로 살려는 모습에 비하면 오늘 한국교회의 말씀읽기와 말씀살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처음 한국교회에는 선비가 많았으나 지금 한국교회에서는 선비를 찾아보기 힘들다.
*** 말씀의 맛이 안 나는 것은
밥맛이 없어도 자꾸 씹으면 단맛이 나듯이, 말씀도 마찬가지다. 씹어도씹어도 여전히 그 맛을 모르는 것은 아직 덜 씹었기 때문이요, 아직 때가 안 되었기(뜸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전에 씹었던 말씀, 맛도 모르고 먹었던 말씀의 맛이 불현 듯 일어나 그 말씀의 맛에 빠지게 만든다. 그렇게 성령께서 가만히 찾아와 건드리실 때가 있다. 그날 밤 올더스게잇의 존 웨슬리처럼!
**** 선비의 모범 산석 황상
[...산석(山石)은 다산(茶山) 정약용의 제자다. 불혹의 나이에 전남 강진에 귀양살이 온 다산. 산석은 나이 열다섯 살에 다산을 처음 만나 제자가 되었다. 자신을 제자 삼으려는 다산의 첫 권유에 산석은 스스로 아둔하고 꽉 막히고 어리버리하다면서 사양했다. 그러나 다산은 그게 오히려 너의 장점이라면서 산석을 제자 삼았다. 산석은 가난한 아전의 자식이기에 과거시험 볼 자격도 없었다. 그러므로 산석은 출세가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스승의 가르침을 평생 되새기고 실천하며 살기 위해 산속에 작은집을 짓고 일속산방(一粟山房 ; 좁쌀 하나만한 산 속 움막이라는 뜻)이라 이름 붙여 들어가 살았다. 그리고 거기서 늙도록 쉬지 않고 초서(抄書, 경전 베끼기)와 시 짓기로 종신했다.
『... 황상이 76세이던 어느 날, 일속산방에서 한참 책을 베껴 쓰는 그를 보고 누가 물었다. “그 연세에 무슨 부귀영화를 보시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만 하십니까.” 황상의 대답은 이랬다. “내 스승이신 다산 선생께서는 이곳 강진에 귀양 오셔서 스무 해를 사셨네. 그 긴 세월에 날마다 저술에만 몰두하시느라 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지. 열다섯 살 난 나에게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라’는 삼근(三勤)의 가르침을 내려주시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네.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를 얻었느니라. 너도 이렇게 하거라.” 몸으로 가르치시고 말씀으로 이르시던 그 가르침이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어제 일처럼 눈에 또렷하고 귓가에 쟁쟁하니, 관 뚜껑을 덮기 전에야 어찌 이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정민. 『삶을 바꾼 만남』, 중앙일보 배영대 기자 정리)
(※「성실문화」 78호 지침서에서 일부 옮깁니다)
[말씀동시] 가장 좋은 것 (김현서 지음. 세움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11호)
오늘도 나에겐 참 많은 일들이 있지
친구와의 일도
똑똑해지는 것도
끝내주게 쉬는 것도
너무 할일이 많아
하지만 아무리 분주하게 살아도
만족은 없다
나에게 필요한 건 뭘까?
많지 않고 단 하나인 것
빼앗기지 않는 것
바로 주님의 일, 주님의 사랑
나에게 가장 좋은 것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
바로 주님의 일, 주님의 사랑
[말씀시조] 교회의 머리시고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11호)
교회의 머리시고 만물의 근원이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복음일꾼 나 바울은
예수님 남은 고난을 내 육신에 채우니
[시편노래] 시편 52, 용사여 너는 어찌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성실문화」 111호)
[본문] (시편 52)
[노랫말]
1. 용사여 너는 어찌 악한 일을 자랑하며, 경건한 자 해코지한 더러운 일 자랑하나
칼날 같은 세치 혀로 남을 속여 해치는 자, 악한 일만 좋아하고 거짓말을 사랑하네
2. 거짓말을 사랑하는 간사한 인간이여, 하나님이 넘어뜨려 영영 너를 없애시리
장막에서 끌어내어 갈기갈기 찢으시고, 땅에서 뿌리뽑아 영영 너를 버리시리
3. 두려운 마음으로 의인들이 이르기를, 저 사람은 많은 재산 자기 힘만 믿었도다
피난처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은 사람, 세상 돈 세상 권력 자기 힘만 믿었도다
4. 나는야 하나님 집 늘푸른 올리브 나무처럼, 한결 같은 내 하나님 그 사랑만 의지하리
주님께서 행하신 일 나 영원히 찬양하고, 선하신 주 그 이름을 성도들과 우러르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인 주원남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52 (용사여 너는 어찌 악한 일을 자랑하며) (이정훈 편사, 주원남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52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1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포악한 자-여 네-가 어찌-((하여)), (네-가 어-찌) 악한- 계획을,
스스-로-- 자랑하는-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항상 있도다-∼
2.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 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3. 네--가-- 선-보다--, 악--을-- 사랑-하며-,
의--를-- 말함-보다-, 거-짓 (거짓)을 사랑하는∼도∿다∼(셀라)
4. 간사한 혀여 너는 남을 해치는 모든 말을 좋아하는도다
5. 그런-즉-- 하나님이--, 영원히 너-를 멸하심이여-,
너를 붙잡아- 네- 장막에서 뽑아-내며-, 살아 있-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 (셀라)
6. 의인이 보고 두려워하며 또 그를 비웃어 말하기를
7. 이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 힘으로- 삼-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 재물-,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자기의 악으로 스스로 든든하게 하던 자라 하리로다
8.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
[다함께]
9.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 내가- 영원히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이 선하시므로-, 주-의 성-도 앞에-서--∼
내가- 주-의 이름-을--, (주의 이름을-) 사-모 (사모)하리∼이∿다∼∥
[말씀동화] 뚱보 코끼리 덤보의 꿈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피노키오랑 거짓말 시합하다가 콧물이 석 자나 빠지던 시절 이야기예요.
거짓말대장 피노키오가 착한 아이가 된 뒤로
온 세상 거짓말쟁이들이 서로 대장하려고 시합을 벌였어요.
마지막 우승후보 개코 원숭이까지 코를 납작하게 만든 것은
구경꾼으로 왔다가 덜컥 결승까지 오른 코끼리 덤보였어요.
“참말로 하늘을 날았다니까, 꼬꼬마 땐!”
코보다도 더 큰 귀를 펄럭이며 나는 시늉을 했지만
덤보의 뚱뚱한 몸뚱이는 꿈쩍도 안했죠.
심사위원들은 배꼽을 잡고 뒤로 넘어지고
마침내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아기코끼리, 아니 뚱보코끼리 덤보가 거짓말대장이 되어버립니다.
하늘나라에서 이 모양을 지켜보던 덤보 엄마 점보는
하나뿐인 자식이 점점 뚱보가 되는 것도 안쓰러웠는데
거짓말대장 임명장까지 받게 되니 한없이 안타깝습니다.
“하늘님, 우리 덤보, 거짓말대장 되지 않게 해주세요.”
하늘님이 보낸 천사가 뚱보 코끼리 덤보의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성경말씀 오늘의 요절말씀을 달달 외워서 줄줄 읊조리면 거짓말대장을 그만둘 수 있다.”
꿈에서 깨어난 덤보의 머리맡에 꿈속에서 천사가 준 두루마리가 있었어요.
덤보는 천사가 남겨둔 두루마리를 활짝 펼쳐보니
거기 성경말씀 세 구절이 들어 있었죠.
비몽사몽 덤보는 제일 위에 있는 성경구절을 웅얼웅얼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합니다.
“초하루 축제가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 수 있을까?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낼 수 있을까? 되는 줄이고, 추는 늘이면서, 가짜 저울로 속이자. 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사자. 찌꺼기 밀까지도 팔아먹자(아모스서 8:5-6)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정말 못된 사람들이네. 어수룩한 약자들을 속여먹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구마구 사고 팔다니!”
화가 난 덤보는 어느새 졸음이 다 달아났어요.
화난 덤보의 귀가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죠.
씩씩거리던 덤보가 이어서 다음 구절을 읽기 시작합니다.
“너, 속임수의 명수야, 너의 혀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해로운 일만 꾸미는구나. 너는 착한 일보다 악한 일을 더 즐기고, 옳은 말보다 거짓말을 더 사랑하는구나.(시편52:2-3) 세상에는 정말 거짓말쟁이들이 많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약한 사람들 피를 빠는 모기 같은 거짓말쟁이들이 너무 많아.”
거짓말쟁이들에 대한 분노로 덤보의 귀가 점점 더 빨개지더니
한바탕 재채기를 하며 귀를 펄럭이자, 어라?
덤보가 두둥실 떠올랐어요.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쿵쿵쿵 제자리에 주저앉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거짓말대회 심사위원들도 모두 뒤로 자빠지고
신바람 난 덤보는 한껏 귀를 펄럭입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지? 아무리 용을 써도 3미터까지밖에 못 오르네.
“어서 살을 빼야겠다!”
하도 용을 써서 얼굴까지 벌개 진 덤보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내려앉습니다.
그래도 덤보는 신바람이 났어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거짓말대장 임명장이 취소되었거든요.
그날 밤 꿈에 천사가 다시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어요.
“덤보야 너의 살은 소중하단다. 살을 빼려들지 말고 온 세상 거짓말쟁이들의 거짓말을 빼 내거라.”
잠에서 깨어난 덤보는 천사가 가르쳐준 대로
두루마리의 마지막 성경구절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잎이 무성한 올리브 나무처럼, 언제나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만을 의지하련다.”(시편52:8)
이 성경구절을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분노로 빨개졌던 덤보의 귀가 점점 파릇파릇해졌어요.
그리고 덤보의 마음도 점점 푸르른 꿈으로 차올랐고요.
살림살이 고민이 쌓여갈수록 점점 살만 찌던 덤보에게 희망이 생긴 거죠.
힘센 욕심꾸러기들이 온갖 거짓말로 약자들을 속여서
병원과 철도와 전기까지 살금살금 독차지하려드니
가뜩이나 이젠 날지도 못해서 서커스단에서도 쫓겨난 덤보는
살길이 점점 더 막막했거든요.
그러던 차에 천사가 준 두루마리의 요절말씀들을 반복해서 읽을수록
덤보의 눈이 밝아져서 온 세상 거짓말쟁이들의 속셈이 환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거짓말쟁이들 속에 가득한 거짓말 바이러스를 몽땅 다 빼낼 수 있는
신묘막측한 방법들이 샘솟듯이 솟아나기 시작했고요.
“다 죽었어, 니들!”
덤보의 눈이 북극성보다 환하게 빛을 뿜고
하늘나라에서 이를 지켜보던 엄마 점보의 입이 보름달처럼 벙글어집니다.
[이정훈 지음. 2022년 7월 16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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