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히브리서 10:22)
[성서일과 4본문]
(사무엘기상 1:4-20)
4. 엘가나는 제사를 드리고 나서는, 늘 아내 브닌나와 그가 낳은 모든 아들딸에게 제물을 각각 한 몫씩 나누어 주곤 하였다.
5. 그러나 한나에게는 두 몫을 주었다. 비록 주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 놓으셨지만, 엘가나는 한나를 사랑하였다.
6. 주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 놓으셨으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는 한나를 괴롭히고 업신여겼다.
7. 이런 일이 매년 거듭되었다. 한나가 주님의 집으로 올라갈 때마다, 브닌나가 한나의 마음을 늘 그렇게 괴롭혔으므로, 한나는 울기만 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8. 그럴 때마다 남편 엘가나가 한나를 위로하였다. “여보, 왜 울기만 하오? 왜 먹지 않으려 하오? 왜 늘 그렇게 슬퍼만 하는 거요? 당신이 열 아들을 두었다고 해도, 내가 당신에게 하는 만큼 하겠소?”
9. 한번은 엘가나 일행이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에서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한나가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그 때에 제사장 엘리는 주님의 성전 문설주 곁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10. 한나는 괴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흐느껴 울면서 기도하였다.
11. 한나는 서원하며 아뢰었다. “만군의 주님, 주님께서 주님의 종의 이 비천한 모습을 참으로 불쌍히 보시고, 저를 기억하셔서, 주님의 종을 잊지 않으시고, 이 종에게 아들을 하나 허락하여 주시면, 저는 그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치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2. 한나가 주님 앞에서 계속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에, 엘리는 한나의 입술을 지켜보고 있었다.
13. 한나가 마음속으로만 기도를 드리고 있었으므로, 입술만 움직이고 소리는 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엘리는, 한나가 술에 취한 줄로 생각하고,
14. 그를 꾸짖었다. “언제까지 술에 취해 있을 것이오? 포도주를 끊으시오.”
15. 한나가 대답하였다. “제사장님, 저는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슬픈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서, 저의 마음을 주님 앞에 쏟아 놓았을 뿐입니다.
16. 이 종을 나쁜 여자로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나도 원통하고 괴로워서, 이처럼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17. 그러자 엘리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대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실 것이오.”
18. 한나가 대답하였다. “제사장님, 이 종을 좋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는 그 길로 가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지 않았다.
19. 다음날 아침, 그들은 일찍 일어나 주님께 경배를 드리고 나서,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엘가나가 아내 한나와 동침하니, 주님께서 한나를 기억하여 주셨다.
20. 한나가 임신을 하고,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한나는, 주님께 구하여 얻은 아들이라고 하여, 그 아이의 이름을 사무엘이라고 지었다.
(시편 113)
1. 할렐루야. 주님의 종들아, 찬양하여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2. 지금부터 영원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
3. 해 뜨는 데서부터 해 지는 데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
4. 주님은 모든 나라보다 높으시며, 그 영광은 하늘보다 높으시다.
5. 주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어디에 있으랴? 높은 곳에 계시지만
6. 스스로 낮추셔서,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시고,
7.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8.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백성의 귀한 이들과 함께 앉게 하시고,
9.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조차도 한 집에서 떳떳하게 살게 하시며, 많은 아이들을 거느리고 즐거워하는 어머니가 되게 하신다. 할렐루야.
(히브리서 10:11-14(15-18)19-25)
11. 모든 제사장은 날마다 제단에 서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똑같은 제사를 거듭 드리지만, 그러한 제사가 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12.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사하시려고, 단 한 번의 영원히 유효한 제사를 드리신 뒤에 하나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13. 그리고서 그는 그의 원수들이 그의 발 아래에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십니다.
14. 그는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을 단 한 번의 희생제사로 영원히 완전하게 하셨습니다.
15. 그리고 성령도 우리에게 증언하여 주십니다. 먼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16.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날 이후에, 내가 그들에게 세워 줄 언약은 이것이다. 나는 내 율법을 그들의 마음에 박아주고, 그들의 생각에 새겨주겠다.
17. 또 나는 그들의 죄와 불법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
18. 죄와 불법이 용서되었으니, 죄를 사하는 제사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19.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예수의 피를 힘입어서 담대하게 지성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 예수께서는 휘장을 뚫고 우리에게 새로운 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휘장은 곧 그의 육체입니다.
21. 그리고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집을 다스리시는 위대한 제사장이 계십니다.
22. 그러니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마음에다 예수의 피를 뿌려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맑은 물로 몸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23. 또 우리에게 약속하신 분은 신실하시니,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고백하는 그 소망을 굳게 지킵시다.
24. 그리고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합시다.
25. 어떤 사람들의 습관처럼,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
(마가복음 13:1-8)
1.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가실 때에, 제자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돌입니까! 얼마나 굉장한 건물들입니까!”
2.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3. 예수께서 올리브 산에서 성전을 마주 보고 앉아 계실 때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가 따로 예수께 물었다.
4.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려고 할 때에는, 무슨 징조가 있겠습니까?”
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6.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는 ‘내가 그리스도다’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속일 것이다.
7. 또 너희는 여기저기에서 전쟁이 일어난 소식과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을 듣게 되어도, 놀라지 말아라.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
8.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날 것이며, 지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기근이 들 것이다. 이런 일들은 진통의 시작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두루 살피시는 주님’입니다.
구약, “주님께서 한나를 기억하여 주셨다”(사무엘기상 1:19)
시편, “스스로 낮추셔서,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시고”(시편 113:6)
서신서, “나는 내 율법을 그들의 마음에 박아주고”(히브리서 10:16)
복음서, “예수께서 올리브산에서 성전을 마주보고 앉아계실 때에”(마가복음 13:3)
오늘 요절은,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입니다.(히브리서 10:22)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사무엘기상 1:4-20, 시편 113)]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한나의 기도로 사무엘이 태어나다’입니다.
경건한 엘가나 가족임에도, 하나님 제사 때마다 갈등합니다.
친교의 상징이기도 한 제물을 앞에 두고
명절 때마다 질투와 업신여김이 반복됩니다.
아이가 없어서 위축된 한나는 브닌나와의 싸움을 피하여
하나님께로 가서 괴로운 마음을 쏟아내고 서원합니다.
괴로움을 쏟아내면서도 울부짖지 못하고
소리죽이며 하는 기도가 더 안타깝고 강렬합니다.
엘리의 말대로 한나는 아기를 낳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사 돌보아주신 것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주님께서 어려움당하는 이들을 도우신다’입니다.
시 113-118편은 여러 큰 명절의 예배의식문입니다.
(유월절에는 유월절식사 앞에 113-114편을 부르고,
식사 뒤에 115-118편을, 또는 114-118편을 부릅니다)
“티끌”과 “거름더미”는(7) 마을바깥 쓰레기장으로서
병자같이 공동체에서 쫓겨난 가장 약자를 상징하고
‘아이 낳지 못한 여자’(9) 역시 그러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최하위 약자들을 돌보시려고
스스로 낮추어 땅을 살피십니다.(6)
‘아이 낳지 못한 여자’는 오늘 구약본문의 한나를 떠올리는데
특히 7-8절은 오늘 구약본문 바로 뒤 <한나의 노래>(삼상2:8)과 같습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히브리서 10:11-14(15-18)19-25, 마가복음 13:1-8)]
오늘 서신서 본문의 소제목은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속죄, 굳게 섭시다’입니다.
죄를 없앨 수 없는 제사와 달리
예수님은 인류의 죄 문제를 당신의 단 한번 희생으로 영원히 해결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과 거룩한 친교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성육신과 그 몸의 희생으로 활짝 열린 하나님과의 친교!
예수님의 성육신과 십자가 희생이 강렬하고 신속한 만큼
하나님과의 친교, 우리의 새로운 삶과 행동 역시 강렬하고 신속하고
또 성실해야 할 것입니다.(22-25)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성전의 종말, 진통의 시작’입니다.
성전의 겉모습에 감탄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곧 닥칠 성전의 종말을 예고하십니다.
올리브산에서 성전을 마주보고 앉으신 예수님의 마음은
눈물로 가득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성전 종말의 때와 징조에 대한 궁금증은 세상종말의 그것으로 이어집니다.
거짓예언자 출현이 빈번해지고(6)
곳곳에서 전쟁과 지진, 기근으로 고통스러울 것인데
이는 진통의 시작입니다.(8)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오늘 구약본문 한나의 고통과 복음서본문 종말의 고통을 함께 묵상하면서,
한나의 간절한 기도로 새 생명 새 희망이 태어나듯
세상종말의 고통 가운데 유일한 희망과 생명 또한
<교회의 기도>에서 그 빛을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시작한 “진통의 시작”(막13:8)에 우리가 할 일은
“그날이 가까워오는 것을 볼수록”(히10:25)
더욱 힘써 모이기(25), 서로 사랑하기, 선한 일하기의
격려입니다.(24)
전쟁과 지진, 기근의 공포 속에서도
교회는 거룩한 사명인 <교회의 친교>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친교 할 권리를 받은 교회가(히10:22)
세상 약자들, 왕따들과 친교하지 아니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갑시다”(히10:22)
구약본문의 두 여자가 희망을 낳습니다.
지난 주 룻이 오벳을 낳고, 이번 주 한나는 사무엘을 낳습니다.
“스스로 낮추셔서” 낮은 곳을 두루 살피시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시113:6)
지금 우리도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고통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룻과 한나를 통하여 희망을 얻습니다.
낮추고 낮추시어 내 눈높이까지 낮추시며 나를 돌보시는
주님의 하염없는 은총을 기억나게 하니 말입니다.
지난 주 예수님은 성전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셔서 헌금하는 모습들을 주시하셨고,
이번 주 예수님은 성전 맞은편 올리브산에 앉아 성전을 주시하십니다.
이는 주님께서 지금 성전인 우리 교회공동체의 신앙생활을 주시하시는 것만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명을 다해 기도하고 친교하고 찬양하는지 살피시는 듯!
[나머지]
* 찬양하게 하시다
지난주 복음서본문의 예수님께서 성전 헌금함 맞은쪽에 앉아서 주시하셨는데, 이번 주 예수님은 성전 맞은쪽 올리브산에 올라 성전을 주시(注視)하십니다. 무너질 성전은 헤롯이 지은 건물이며, 또한 그보다 먼저 무너질 예수님의 몸입니다. 지금 예수님 심정은 어떠하실까요? 빛과 사람을 지으심으로 세상의 처음이 열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흘러 참 빛과 참사람이신 예수님이 오심으로 세상의 마지막 때가 시작되었습니다. 참 사람이신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심을 온 세상이 알게 될 마지막 심판 때까지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로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 계신 곳을 알게 되었으며,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그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신다는) 이 기쁜 사실입니다. 제아무리 많은 고통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우리가 지금 주님 은혜를 찬양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오늘 구약과 시편은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합니다. 낮고 낮은 약한 사람이었던 한나가 사무엘을 낳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이름 사무엘의 뜻은, ‘그의 이름은 하나님이시다’였던 것입니다. 성서일과는 오늘 구약본문에 대한 응답찬송을 두 개 제시합니다. 그 시 113편과 삼상 2:1-10은 여러모로 통하는 노래입니다. 먼저 시 113:7-8절과 삼상 2:8절의 노랫말은 거의 같습니다. 특히 시편 113:5-6절이 감동적입니다. 사무엘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온 것만 같을 정도입니다.
“주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어디에 있으랴? 높은 곳에 계시지만 스스로 낮추셔서,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시고”(시편 113:5-6)
하나님께서 스스로 낮추셔서 낮은 땅, 그 땅 중에서도 낮은 땅, 낮은 자를 찾아내시어 드높이 들어 올리십니다.(시 113:7) 바로 오늘 한나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한나의 입에서 찬양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의 이름은 하나님이시다!’(사무엘!)
“지금부터 영원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시편 113:2)
“해 뜨는 데서부터 해 지는 데까지, 주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을 것이다.”(3)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1)
어찌 그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찬양이 무엇입니까? 찬양하는 시간, 찬양하는 곳에 하나님이 다가오십니다. 아니, 하나님이 가까이 오시니 어찌 찬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 낮은 곳까지 우리를 위해 오시니 찬양 말고 나는 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를 위해 친히 이 낮은 곳까지 몸을 입고 오시고 온몸의 고통을 겪으신 예수님! 그리고 우리를 하나님과 만날 수 있게 하신 예수님! 지금부터 마지막 날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최고의 일은 이 낮은 곳에 지금도 나와 함께 계시는 주님을 한껏 기뻐하는 일, 주님을 찬양하는 일일 것입니다.
** “새로운 살 길”(히10:20)
오늘 구약과 시편에서 멸시당하고 절망한 사람들의 대반전, 그 멋진 회복을 봅니다. 인생의 막장까지 이른 사람들은 동물적 감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음을! 왜냐하면 늘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우고 그 때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광대하심에도 이렇게 작은이들의 고통까지 놓치지 않으시는 세심한 사랑! 그리고 그런 하나님 사랑을 발견하고 의지한 한나의 믿음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지 않았다.”(삼상 1:18)
성전 제사 시대를 끝내신 예수님께서 열어주신 “새로운 살길”을(히브 10:20) 우리는 가야합니다. 우리의 눈을 흐리는 세상 가치, 그 성공주의에 한눈 팔지 말고(마가 13:2), 바닥까지 낮아져서 철저히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없었던 사람 한나처럼, 스스로 낮추고 온전히 주님만 의지하는 사람의 비장하고 당당한 얼굴로 그 길을 가야합니다. 바야흐로 추수의 계절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코앞입니다. 추수감사절과 대림절은 모두 ‘마지막 심판의 때 준비’를 잊지 말라는 절기입니다. 이젠 더 나태하지 말고, 더 이상 죽을상 하지 말고, 밝고 당당한 한나의 얼굴빛으로 “새로운 살 길”을 걸어갑시다.(히브 10:20)
(※ 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시작과 끝 (이진구 지음. 성실교회 청년부. 「성실문화」 108호)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죽음과 핵 방사능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자연 에너지 고갈
수없이 많은 공사장으로 인한 토질오염과 탁한 공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또한 시작이 있으리라
[말씀시조] 단 한 번 희생제사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 108호)
단 한 번 희생 제사 영원히 완전하네
예수의 피 힘입어서 정결하고 선행하며
그날이 가까울수록 더욱 힘써 모이세
[시편노래] 시편 113, 할렐루야 주의 종아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성실문화」 108호)
[본문] (시편 113)
[노랫말]
1. 할렐루야 주의 종아 찬양하여라, 종들아 주의 이름 찬양하여라
지금부터 영원까지 찬양받으실, 그 이름 주의 이름 찬양하여라
해 뜨는 데서부터 지는 데까지, 우리주님 그 이름이 찬양받으리
모든 나라 보다도 높으신 주님, 그 영광 하늘보다 더 높으셔라
2. 하나님 같은 이 어디 있으랴, 높은 데서 낮은 자리 살피시는 분
먼지더미 가난한 자 일으키시고, 거름더미 궁핍한 자 들어올리사
귀한 자와 한 자리에 앉게 하시며, 백성의 귀인들과 섞으시는 분
아이 낳지 못한 여자 떳떳하여라, 할렐루야 많은 이의 어미되어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월드뮤직그룹 ‘공명’ 단원인 박승원 선생이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13 (할렐루야 주의 종아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박승원 작곡)
[시편송서(誦書)] 시편 113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 108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할렐루야 여호와의 종들아 찬양하라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라
2. 이제부터 영원까지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할지로다
3. 해 돋-는-- 데에서부터-, 해 지-는-- 데에-까지-,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 (찬양)을 받으시리로다---∼
4. 여호와는 모든 나라보다 높으시며 그의 영광은 하늘보다 높으시도다
5. 여호와 우-리 하나-님--, (하나님)과 같은 이-가 누구-리요-,
높은 곳에-- 앉으셨으나-, 6. 스스로 낮추사 천지를 살-피시고-∼
7. 가난한 자를 먼지 더미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자를 거름 더미에서 들어 세워
8. 지도자들 곧 그의 백성의 지도자들과 함께 세우시며
[다함께]
9. ((또)) 임-신-하지 못하던 여자-를--, 집-에 살-게 (살게-) 하사-,
자녀들을-- 즐겁게 하는-, 어머니가 되게 하시는도다- 할렐∼루∿야∼∥
[말씀동화] 신갈나무 이파리가 춤추며 떨어질 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건 호랑이가 돋보기 쓰고 참나무 잎사귀 수집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이산 저산 조금씩 가을이 물들어가는 어느 날씨 좋은 날
떡갈나무가 어깨를 으쓱이며 중얼거렸어요.
“내 이파리가 으뜸이지 암, 그렇고말고!”
옆에 있던 상수리나무가 대꾸했어요.
“무슨 소릴. 넌 이파리만 크지 도토리 맛은 내가 으뜸인 걸?”
떡갈나무가 지지 않고 우겼어요.
“내 이름이 왜 떡갈나무인줄이나 알아? 내 이파리는 떡을 찔 때 붙지 말라고 사이사이에 깔아주고, 또 떡을 싸서 찌기도 하는 귀하신 몸이거든!”
곁에 있던 신갈나무도 거들었어요.
“떡갈나무님 말이 맞아요. 내 이파리도 떡갈나무님보다는 조금 작지만 신발깔창으로도 쓸 만큼 듬직하죠. 역시 참나무는 이파리 큰 게 으뜸 아닐까요?”
신바람 난 떡갈나무가 큰 목소리로 외칩니다.
“역시 날 알아주는 건 신갈나무뿐이야. 내 이파리는 크기도 으뜸이지만 두툼해서 에어매트 침대처럼 쓰기도 했었지! 그에 비하면 상수리나무 네 이파리는 빼빼 말랐어. 너무 작고 갸름해.”
떡갈나무의 이파리 자랑에 상수리나무 눈이 제 잎새처럼 날렵해집니다.
떡갈나무와 신갈나무를 번갈아보던 상수리나무 눈매가
갑자기 음흉하게 번쩍이더니
시침이 뚝 뗀 목소리로 신갈나무를 향해 쏘아붙였어요.
“야, 신갈나무! 넌 모자에 털도 안 난 녀석이 어른들 말씀에 왜 끼어들어?”
도토리 모자인 깍정이가 털모자처럼 생긴 건
상수리나무와 떡갈나무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눈치 챈 신갈나무가 머쓱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멀찍이서 듣고 있던 굴참나무까지 끼어드네.
“오! 그러고 보니까 상수리나무랑 떡갈나무랑 나 굴참나무는 털모자 삼총사였구먼!”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의 다툼이
열매 이파리 싸움에서 갑자기 깍정이 다툼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하자
온 산 참나무 마음들이 쫙쫙 갈라집니다.
깍정이가 매끈한 졸참나무랑 물참나무, 갈참나무까지 신갈나무 편을 듭니다.
“야! 모자에 털 달린 털모자가 무슨 대수냐? 겨울도 되기 전에 다 떨어지고 말 것들이!”
갑자기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후두둑 후두둑
온 산 참나무 도토리들이 다 떨어지고
모든 종류 참나무 이파리들도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자
신갈나무가 울상이 되어 종알거렸어요.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내 탐스런 잎사귀가 다 떨어져가네.
상수리나무도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렸어요.
“내 탐스런 도토리들 다 떨어졌는데, 내 날렵한 잎새까지 다 떨어지네.”
물론 떡갈나무도 굴참나무도 온 산 참나무들이 다 울상입니다.
산에서 제일 어린 신갈나무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우리가 서로 다투니까 하느님이 벌을 내리신 걸까요? 이렇게 세상은 끝나버리는 걸까요?”
산에서 제일 크고 나이 많은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따듯한 목소리로 어린 신갈나무를 다독여줍니다.
“그래, 네 말대로 같은 참나무들끼리 다툰 건 부끄러운 일이야. 아등바등 도토리 키 재기하느라 우리 너무 소란했지?”
“그러나 신갈나무야 너무 염려 하지 마. 겨울이 지나 새 봄이 오면 다시 잎이 나고 도토리도 열릴 테니.”
“오 그렇군요. 고마워요 아줌마들. 그리고 이젠 우리 갈라지지 말고 더 가까이 마음을 모으면 좋겠어요. 날도 점점 추워지잖아요.”
제일 어린 신갈나무의 신선한 생각 아름다운 마음에
모든 참나무들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온 산 다른 나무들까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신갈나무 남은 이파리가 가을바람에 춤을 추며 떨어지고
이산 저산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멧새들도 춤을 추며 노래합니다.
“그리고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합시다. 어떤 사람들의 습관처럼,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히브리서10:24-25)
[이정훈 지음.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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