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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사순절 2주(2021년 2월 28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가복음 8:33)

 

[성서일과 4본문]

(창세기 17:1-7, 15-16)

1. 아브람의 나이 아흔아홉이 되었을 때에, 주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나에게 순종하며, 흠 없이 살아라.

2. 나와 너 사이에 내가 몸소 언약을 세워서,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3.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있는데,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4. “나는 너와 언약을 세우고 약속한다. 너는 여러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다.

5.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로 만들었으니, 이제부터는 너의 이름이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다.

6. 내가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너에게서 여러 민족이 나오고, 너에게서 왕들도 나올 것이다.

7. 내가 너와 세우는 언약은, 나와 너 사이에 맺는 것일 뿐 아니라, 너의 뒤에 오는 너의 자손과도 대대로 세우는 영원한 언약이다. 이 언약을 따라서,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될 뿐만 아니라, 뒤에 오는 너의 자손의 하나님도 될 것이다.

15.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또 말씀하셨다. “너의 아내 사래를 이제 사래라고 하지 말고, 사라라고 하여라.

16. 내가 그에게 복을 주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주게 하겠다. 내가 너의 아내에게 복을 주어서,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되게 하고, 백성들을 다스리는 왕들이 그에게서 나오게 하겠다.”

 

(시편 22:23-31)

23.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아, 너희는 그를 찬양하여라. 야곱 자손아, 그에게 영광을 돌려라. 이스라엘 자손아, 그를 경외하여라.

24. 그는 고통받는 사람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 그들을 외면하지도 않으신다. 부르짖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응답하여 주신다.

25. 주님께서 하신 이 모든 일을, 회중이 다 모인 자리에서 찬양하겠습니다. 내가 서원한 희생제물을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앞에서 바치겠습니다.

26. 가난한 사람들도 여러분들의 마음이 늘 유쾌하길 빕니다!” 하면서 축배를 들고,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주님을 찬양할 것이다.

27. 땅 끝에 사는 사람들도 생각을 돌이켜 주님께로 돌아올 것이며, 이 세상 모든 민족이 주님을 경배할 것이다.

28. 주권은 주님께 있으며, 주님은 만국을 다스리시는 분이시다.

29. 땅 속에서 잠자는 자가 어떻게 주님을 경배하겠는가? 무덤으로 내려가는 자가 어떻게 주님 앞에 무릎 꿇겠는가? 그러나 나는 주님의 능력으로 살겠다.

30. 내 자손이 주님을 섬기고 후세의 자손도 주님이 누구신지 들어 알고,

31.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도 주님께서 하실 일을 말하면서 주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원하셨다하고 선포할 것이다.

 

(로마서 4:13-25)

13. 아브라함이나 그 자손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 곧 그들이 세상을 물려받을 상속자가 되리라는 것은, 율법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믿음의 의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14. 율법을 의지하는 사람들이 상속자가 된다면, 믿음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약속은 헛된 것이 됩니다.

15. 율법은 진노를 불러옵니다. 율법이 없는 곳에는 범법도 없습니다.

16. 이런 까닭에, 이 약속은 믿음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 약속을 은혜로 주셔서 이것을 그의 모든 후손에게도, 곧 율법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 지닌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도 보장하시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세웠다함과 같습니다. 이 약속은, 그가 믿은 하나님, 다시 말하면, 죽은 사람들을 살리시며 없는 것들을 불러내어 있는 것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보장하신 것입니다.

18. 아브라함은 희망이 사라진 때에도 바라면서 믿었으므로 너의 자손이 이와 같이 많아질 것이다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19. 그는 나이가 백 세가 되어서, 자기 몸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또한 사라의 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줄 알면서도, 그는 믿음이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20.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믿음이 굳세어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21. 그는, 하나님께서 스스로 약속하신 바를 능히 이루실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22.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그를 의롭다고 여겨 주셨습니다.”

23. “그가 의롭다는 인정을 받았다하는 말은, 아브라함만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 아니라,

24.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여겨 주실 우리, 곧 우리 주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을 믿는 우리까지도 위한 것입니다.

25. 예수는 우리의 범죄 때문에 죽임을 당하셨고,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살아나셨습니다.

 

(마가복음 8:31-38)

31. 그리고 예수께서는,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께서 드러내 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바싹 잡아당기고, 그에게 항의하였다.

3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시고, 베드로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34.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공동 주제는, ‘하나님의 일, 죽어서 살게 하시는입니다.

 

구약, “나에게 순종하며, 흠없이 살아라”(창세기 17:1)

시편, “그러나 나는 주님의 능력으로 살겠다”(시편 22:29)

서신서, “죽은 사람들을 살리시며”(로마서 4:17)

복음서,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마가복음 8:35)

 

오늘 요절은,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입니다.(마가복음 8:33)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창세기 17:1-7, 15-16, 시편 22:23-31)]

오늘 구약본문 소제목은 영원한 언약과 새 이름, 이삭 출생 약속입니다.

아브라함이 75세 노인이었을 때부터, 하나님은 그를 연속하여 부르시고 명하시며

많은 후손을 약속하시다가(12:2, 15:5)

오늘 본문에서 그 완결과도 같은 명령과 약속을 내리십니다.

 

지난 주 본문이, 노아와의 언약뿐 아니라 뭇 짐승들과도 맺은 언약이셨듯이,

이번 주 본문은, 아브라함뿐 아니라 그 후손들, 즉 우리와도 맺는 언약입니다.

그리고 이 언약은 상호협약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적인 언약입니다.

선택하시는 하나님!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일, 즉 창조질서 구원질서의 첫 걸음입니다.

 

오늘 시편본문 소제목은 의인의 수난과 영광입니다.

22편은 탄원에 뒤이어서 구원받은 완전한 감사로 이어지는 유일한 시편으로서,

1-21절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 그 고통을 마치 거울처럼 고스란히 보여주며

이어서 오늘 본문에는 구원과 감사 그 영광이 드러납니다.

 

특히 1-2절의 <응답 없는 하나님>에 대한 고통이

오늘 24절에서 완전히 치유되고

이제 그 어떤 고난도 견딜 수 있을 든든한 믿음이 생기고 그 감사가 배가됩니다.(29,31)

 

시인의 감사와 감격이 얼마나 큰지

온 누리(27-28), 죽은 자들(29), 미래 세대들(30-31)까지 이 감사에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30-31절은 오늘 구약본문 7절과 짝을 이룹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4:13-25, 마가복음 8:31-38)]

오늘 서신서 본문 소제목은 믿음으로 약속을 주시다입니다.

예전에 아브라함을 택하고 부르셔서 친교하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를 택하고 부르셔서 친교하신다고 바울이 선포합니다.

이 거룩한 친교에 대한 <약속>, 그리고

이 거룩한 친교의 열쇠인 <><믿음>으로 얻는 것입니다.

 

여기서 믿음이란, ()에서 창조하시고, 죽음에서 살리시는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 믿음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렇게 죄인조차 의롭게 만들어 친교하실 만큼,

적극적인 사랑이요 역동적인 능력이십니다.

 

오늘 복음서본문 소제목은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시다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전권을 부여받은 인자로서(31, 7:13-14, 수난 이후 부활하실 분으로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베드로의 주님고백 직후에) 제자들에게 가르치실 때

베드로가 강력히 항의하고 예수님 또한 강력하게 꾸짖으십니다.

 

이때 사탄이라 부르심은, 하나님의 뜻을 가리고 사람의 뜻(욕망)만 보게 하는

저 사탄의 이간질을 염두에 두신 듯 하고,

그럼에도 멀리 쫓아버리지 않으시고 내 뒤로 물러가라”(33)고 하심은

<다시 나를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이제 베드로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는,

백의종군(白衣從軍)하듯 자아와 소원을 포기하는,

<자기 부인(否認)><자기 십자가>를 각오해야 합니다.(34)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참조)

 

 

[정리]

사순절 둘째 주일 말씀을 읽으며 <기다림>을 묵상했습니다.

주님과 나의 관계 맺는 과정,

그 거룩한 언약과

그 거룩한 친교 과정의 <기다림>에 대하여 묵상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읽으면서,

<의심 없는 믿음>(4:20)을 의심하고 또 의심한 끝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심하지 않고 따르는 AI 로봇을 믿음의 로봇이라 부르지 않듯이)

순간순간 찾아들었을 아브라함의 의심과 의문,

그리고 그 고민들의 끝을 향한 <기다림>을 묵상한 것입니다.

 

내 안의 수많은 의문과 고민들이 하나둘 녹아지고 발효되는 기다림,

내 힘으로 일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까지 기다림,

내 힘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다림,

나를 선택하시고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 기다림...

 

거기서 어렴풋이나마 믿음을,

하나님과 내가 하나 되어가는 이 신비로운 과정,

그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느껴 보았습니다.

 

오늘 엄청나게 대비되는 아브라함과 베드로를 번갈아 보면서

베드로의 믿음을 생각합니다.

깃털보다 가벼운 배신의 아이콘과 한없이 믿음직한 너럭바위 사이에서

베드로의 믿음은, 주님과의 관계는 오늘 다시 출발하고 있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가 아니고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하신 예수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나를 따르라시는 그 말씀에서

지금 한국교회를 향하신 예수님의 기대를 느꼈습니다.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 다리를 놓기는커녕, 오히려 교회가 이간질하는,

하나님의 공의가 다 사라진 것처럼만 보이는 암담한 시대지만

그럼에도 오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희망을 얻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제부터 다 내려놓고, 다시 <하나님의 일>을 묵상합니다.

 

나를 살리시고 친교하고 더불어 일하시려고,

선택하고 부르실 그분의 따뜻한 손, 다정한 음성을

두렵고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나머지]

* 죽음에 대하여

오늘 복음서본문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처음 선포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죽으시고 다시 사실 것을 처음으로 가르치시는 예수님, 그리고 미친 듯이 놀라는 베드로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은 십자가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내친김에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관계를 새로 정리하십니다. 제자가 되려면(“나를 따라오려면”)(34) 죽을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 본문의 절반이 넘는, 34절 이하 통째로, 죽음에 대해 더 깊이 묵상하고 결행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오늘 서신서 본문의) 아브라함의 믿음, 그 교훈을 알고 있다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실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이 힘들어도, 적어도 그 말씀을 멱살 잡지는 않을 것입니다. 허물투성이 나를 의롭게 만드시려는 저 거룩하고 장엄한 죽음과 부활의 청사진을 꾸짖듯 찢어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 아브라함과 베드로

오늘 본문들의 두 주인공을 꼽으라면 아브라함과 베드로입니다. 이 두 사람이 아주 대조적으로 등장합니다. 예수님 표현을 빌리자면, 아브라함은 사람의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먼저 생각한 인물이고 베드로는 하나님의 일보다 사람의 일만 생각한 인물입니다. 오늘 본문들의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일이란, 비유하자면, ‘죽음으로부터 피어오르는 영원한 생명’ <약속>입니다. 사람의 일이란, 이 하나님 약속을 외면한 채, 시나브로 죽음의 세력에 빨려 들어가는 가련한 살림살이입니다. 사실 아브라함의 믿음은 참 곤혹스러운 믿음입니다. 지금까지 내 경험, 아니 인류의 생리적인 상식,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약속을 믿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경험, 내 체험, 인류의 상식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오늘 베드로를 후려치신 치도곤(治盜棍)과 같은 예수님 말씀대로 그건 사람의 일입니다. 그건 하나님의 일을 상상조차 못하는 제 잘난 사람의 일일 뿐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베드로와 달랐습니다. “사람의 일보다 하나님의 일을 생각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것에서 생명을, 무궁무진한 생명의 용솟음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건 하나님의 약속이었습니다. 마치 탄광 막장에 매몰되어 갇힌 광부와도 같았던 시인이,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푸른 하늘을 미리 환하게 보며 귀로는 들리지도 않는 구조 소리를 선명하게 듣고 있는 것처럼 오늘 시편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는 고통 받는 사람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24)

그러나 나는 주님의 능력으로 살겠다”(29)

주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원하셨다”(31)

이 노래 제대로 부를 수 있기를, 이 노래 부를 수 있을 만큼 내 믿음이 무럭무럭 자라길 원합니다. 어설픈 베드로, 저 충동적이고 허깨비 같던 내 믿음, 늘 사람의 일만 생각하던 내 믿음이 단단한 베드로, 든든한 반석 같은 믿음, 먼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믿음이 되길 원합니다. “없는 것들을 불러내어 있는 것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로마 4:17) 그 하나님의 약속은, 바짝 마른 내 믿음의 눈시울조차 촉촉하게 적실만큼 신비롭습니다. 축축하게 젖은 내 믿음의 장작조차 활활 타오르게 하실 만큼 뜨겁습니다.

 

*** “사탄아 내 뒤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베드로가 예수님의 멱살을 잡는 대목입니다. 32절 끝에 베드로가 항의하는 대목은 33절의 예수께서 베드로를 꾸짖으시는 대목과 비슷한 헬라어 단어입니다. 즉 이성을 잃은 베드로가 젊은 스승님의 멱살을 잡고 꾸짖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와중에 예수님은 이성을 잃거나 판단을 흐트리지 않고 오직 <십자가 길> 그 정면을 응시합니다. 베드로, 이 걸림돌을 단호하게 정리하여 디딤돌로 바꾸십니다. 베드로를 향해, 아니 모든 제자들을 향해 외치십니다. “야 이 마귀새끼 같은 놈아, 내 뒤로 물러가! (가서 저 밑바닥부터 다시 따라와!) (희랍어 성경에는 내 뒤로나를 따르라와 똑같은 “ὀπσω μου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전혀 죽을 생각 안 하며 살고 있는, “자기 십자가”(34)라고는 목걸이 십자가밖에 모르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죽음 뒤에 부활을 약속하신, 하나님의 구원 약속을 전혀 믿지 않고 살고 있는 지금 우리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사는 모습도 종종 저 천방지축 베드로처럼 지금 나와 동행하고 계시는 주님의 멱살을 잡는 꼴은 아닐까요? 내 마음대로 십자가 길과 정 반대 길로 가려고 말입니다.

(*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목숨 (장은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106)

하나님이 주신

단 하나의 목숨

 

기도하고 찬양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목숨

 

제 목숨을 구하면 잃을 것이요

나와 복음을 위해

제 목숨을 잃으면 구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말씀시조] 모든 민족 조상이 된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6)

모든 민족 조상이 된 아브라함 믿음처럼

하나님이 주신 약속 굳세게 믿으시라

우리를 의롭게 하려 다시 사신 예수를

 

 

 

 

[말씀서예] 로마서 4:25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6)

 

 

 

 

[시편노래] 시편 22, 주님을 경외하고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성실문화106)

[본문] (시편 22:23-31)

[노랫말]

1. 주님을 경외하고 찬양하여라, 너희는 하나님께 영광돌려라

사람의 부르짖음 들어주시고, 그 고통 어루만지며 응답하신다

2. 주님을 경외하고 주를 찾는 자, 주의 구원 그 역사를 기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도 축배를 들고, 땅 끝에서 사는 자도 주 경배하라

3. 땅속에서 잠자는 자 어디있느냐, 주께서 살리신 나 주 경배하리

내 자손 대대손손 주님을 듣고, 그의 백성 구원하신 주 찬양하리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전일교회 홍의종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22 (주님을 경외하고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20210228_시편가 22;23-31 주님을 경외하고 찬양하여라.m4a
1.60MB

 

 

 

 

[시편송서(誦書)] 시편 22:23-31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06)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23. --와를 두려워하는- 너희---, -를 찬송할지어---,

야곱의 모-든 자손-이여-, 그에게 영광을 돌릴지어다-

 

너희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여 그를 경외할지어다

24.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그의 얼굴을 그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울부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25. 큰 회중 가운데에서- 나의 찬----, 주께로부-터 온 것-이니-,

-경외하-- - 앞에서-, -의 서원을 갚으리이다-

 

26.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여호와를 찾는 자는 그를 찬송할 것이라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지어다

 

27. -의 모-든 끝----, 여호와-- 기억하-- 돌아-오며-,

-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의 앞-에 예배하리니-

 

28.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

29. 세상의 모든 풍성한 자가 먹고 경배할 것이요 진토 속으로 내려가는 자 곧 자기 영혼을 살리지 못할 자도 다 그 앞에 절하리로다

 

[다함께]

30. 후손이 그-를 섬-길 것이요, 대대에 주-를 전할 것이며-,

31. -서 그-의 공의---, 태어날 --에게 전함-이여-

주께서 이-를 행하-셨다-, (---셨다) 할 것이∼∥

 

20210228_시편송서 22;23-31.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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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동화] 수진원 할아버지의 맛있는 꿈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잡곡밥에 고추장 비벼먹으며 눈물 흘리던 시절 이야기예요.

 

흑천(黑川) 맑디맑은 개울물이 온통 까맣게 흐르고 있어요.

바닥이 물개처럼 까만 돌투성이라 물빛이 까맣게 보이는 흑천이

한창 용문 삼성리를 휘감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달콤 구수한 냄새가 나네?

 

아하! 수진원이로군. 어쩐지 구수한 냄새가 수진원 같더라니!”

 

수진원(修眞園)은 진리를 닦는 동산입니다.

정두화 할아버지가 일구신 장 담그는 마을 수진원!

오래전 구두약을 만들던 할아버지가

일찌감치 고향에 내려와서 간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하셨죠.

 

뭣이라고?

할아버지가 말표 구두약 만들었기 때문에 장()도 말의 날 담그려 고집 부린다고?

아니 아니, 장은 원래 예로부터 말날[午日] 담그는 거레요.

오래 전 백범 김구선생님 밑에서 공부하시며 <문화의 힘>을 배운 할아버지는

세계최고의 우리 장()문화를 매우 자랑하고 사랑하셨죠.

 

그래서 맑은 물이 나는 땅을 고르고 골라서 그 넓은 고향땅을 사들인 뒤에

드디어 장을 담그기 시작했는데, 할아버지는

무지무지 많은 장독 뚜껑들을 일일이 매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기 어려워서

고민하던 끝에 드디어 대단한 장 뚜껑을 개발하셨어요.

 

할아버지가 개발하신 장 뚜껑은

비는 못 들어오고 햇볕은 넉넉히 들어오는 유리뚜껑인데요,

옆구리 둘레에 구멍을 송송 뚫어두어서 벌레는 못 들어오고 꽃가루는 들어오는 대단한 뚜껑이죠.

산수유꽃가루도 송화가루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들어옵니다.

 

 

할아버지가 만드신 까만 구두약이 세상을 빛나게 하였듯이

까만 물 빛나게 흐르는 흑천(黑川) 곁에 지은 수진원에서는

사시사철 장 익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드넓은 수진원 땅에 손수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서

간장된장고추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부지런히 장을 담급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건데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내는 구두약과 달리

장은 제대로 익으려면 여러 해 기다려야만 하죠.

 

할아버지는 귀한 손님이 올 때마다 늘 습관처럼 간장 맛을 보여주시죠.

장독대에 줄지어 늘어서있는 장독마다 장 담근 해가 적혀 있는데

1년 된 것부터 7년 묵은 간장까지 줄줄이 맛보여주십니다.

햇수별로 조금씩 담은 작은 간장종지 마다 하나하나 손가락을 찍어 맛봅니다.

 

이건 1년 된 간장입니다. 맛이 어떠세요? 자 이건 2, 그리고 이건 3...”

 

짭조름한 게 점점 맛있어지는데요?”

 

, 그럼 이건 어떠세요? 이건 7년 묵은 겁니다.”

 

아니 무슨 간장이 이렇게 달죠? 간장이 맛있어요!”

 

손님들은 너도나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할아버지는 장난꾸러기처럼 활짝 웃으시면서

그 간장을 종지 째 홀짝 다 마셔버립니다.

 

이게 바로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던 그 간장입니다.”

 

 

진리를 닦는 동산 수진원 잔디밭에서 명랑한 찬양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한바탕 축구를 하다가 찬양을 합니다.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천천히 다가오셔서

너희가 희망이라면서 다독이시고, 아이들의 머리를 사랑스레 어루만져 주십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지금 많은 교회들이,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네요.(마가복음 8:33)”

 

아들도 딸도 성실한 교우이고 심지어 아우와 딸이 경건한 목사, 전도사임에도

할아버지는 언제부턴가 교회와 멀어지셨죠.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누구보다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할아버지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누구보다 진실하고 성실한 분입니다.

 

할아버지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셨어요.

한국교회가 욕심을 버리고 진실해지고 진리의 기운이 무르익기를!

한해 두해 기다리면서 장이 발효되며 익어가듯이

믿음은 그렇게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무르익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셨을까요?

 

물론 할아버지는 교회가 변화되기를 기다리면서 쿨쿨 잠만 자는 게 아닙니다.

장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장독 안에 들어간 햇볕과 공기, 그리고 꽃가루들이

눈에는 안 보이지만, 맛있고 영양 많은 장을 만들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을 하듯이

할아버지도 수진원에서 진리를 닦듯 성실하고 진실하게, 그리고 남모르게

양평지역 가난한 농민들을 돕는 수많은 일을 하셨죠.

 

비록 할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할아버지가 꿈꾸며 기다리던 그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진원에 7년 묵은 간장 독이 하나 둘 늘어가듯이

할아버지가 꿈꾸시던 맛있고 영양 많은 교회, 진실한 교회,

거짓이 사라지고 진리의 기운 흐르는 참 믿음직한 교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정훈 지음. 2021227일 토요일 아침]

(2000년대 초 양평에 이사 와서 예배당 건축하던 시절, 이웃마을 수진원에 종종 놀러갈 때마다, 좋은 간장 맛보게 해주시고, 좋은 물 더 떠가라고 좋은 물통도 선물하시던 할아버지! 교회 아이들이 마음껏 떠들며 놀 수 있게 허락해주시던 정두화 선생님을 기억하며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