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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신정절(왕국절 2주, 창조절 1주, 2020년 9월 6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복음 18:18)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12:1-14)

1.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2.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째 달로 삼아서,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 하여라.

3. 온 이스라엘 회중에게 알리어라. 이 달 열흘날 각 가문에 어린 양 한 마리씩 곧 한 가족에 한 마리씩 어린 양을 마련하도록 하여라.

4. 한 가족의 식구 수가 너무 적어서, 양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없으면,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계산하여, 가까운 이웃에서 그만큼 사람을 더 불러다가 함께 먹도록 하여라.

5. 너희가 마련할 짐승은 흠이 없는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가운데서 골라라.

6. 너희는 그것을 이 달 열나흗날까지 두었다가, 해 질 무렵에 모든 이스라엘 회중이 모여서 잡도록 하여라.

7. 그리고 그 피는 받아다가, 잡은 양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야 한다.

8. 그 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기는 불에 구워서, 누룩을 넣지 않은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함께 먹어야 한다.

9. 너희는 고기를 결코 날로 먹거나 물에 삶아서 먹어서는 안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 할 것 없이, 모두 불에 구워서 먹어야 한다.

10. 그리고 너희는 그 어느 것도 다음날 아침까지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이 있으면, 불에 태워 버려야 한다.

11. 너희가 그것을 먹을 때에는 이렇게 하여라.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들고, 서둘러서 먹어라. 유월절은 주 앞에서 이렇게 지켜야 한다.

12. 그 날 밤에 내가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이집트 땅에 있는 처음 난 것을 모두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의 모든 신을 벌하겠다. 나는 주다.

13. 문틀에 피를 발랐으면, 그것은 너희가 살고 있는 집의 표적이니, 내가 이집트 땅을 칠 때에, 문설주에 피를 바른 집은, 그 피를 보고 내가 너희를 치지 않고 넘어갈 터이니, 너희는 재앙을 피하여 살아남을 것이다.

14. 이 날은 너희가 기념해야 할 날이니, 너희는 이 날을 주 앞에서 지키는 절기로 삼아서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켜야 한다.”

 

(시편 149)

1. 할렐루야. 새 노래로 주님께 노래하며, 성도의 회중 앞에서 찬양하여라.

2. 이스라엘아, 창조주를 모시고 기뻐하여라. 시온의 주민아, 너희의 임금님을 모시고 큰소리로 즐거워하여라.

3. 춤을 추면서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소구치고 수금을 타면서 노래하여라.

4.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보시고 기뻐하신다. 눌림 받는 약한 사람에게 승리의 영광을 안겨 주신다.

5. 성도들아, 이 영광을 크게 기뻐하여라. 잠자리에 들어서도 기뻐하며 노래하여라.

6. 성도들의 입에는 하나님께 드릴 찬양이 가득하고, 그 손에는 두 날을 가진 칼이 들려 있어,

7. 뭇 나라에게 복수하고, 뭇 민족을 철저히 심판한다.

8. 그들의 왕들을 족쇄로 채우고, 고관들을 쇠사슬로 묶어서,

9. 기록된 판결문대로 처형할 것이니, 이 영광은 모든 성도들의 것이다. 할렐루야.

 

(로마서 13:8-14)

8.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9.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하는 계명과, 그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11.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압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구원이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

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

 

(마태복음 18:15-20)

15.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 둘이 있는 자리에서 그에게 충고하여라. 그가 너의 말을 들으면, 너는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16.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두세 증인의 입을 빌어서 확정지으려는 것이다.

17. 그러나 그 형제가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여라.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이방 사람이나 세리와 같이 여겨라.”

1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19. 내가 [진정으로] 거듭 너희에게 말한다. 땅에서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실마리는 공동체의 힘입니다.

 

구약, “사람을 더 불러다가 함께 먹도록 하여라”(출애굽기 12:4)

시편, “이 영광은 모든 성도들의 것이다”(시편 149:9)

서신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로마서 13:9)

복음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마태복음 18:20)

 

오늘 요절은,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입니다.(마태복음 18:18)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출애굽기 12:1-14 / 시편 149)]

오늘 구약본문소제목은 유월절 제정입니다.

바로의 고집과 반복되는 거짓말은 결국 마지막 10번째 재앙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그 심판의 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은혜의 밤이 됩니다.

이 은혜의 밤은 유월절로 제정되고, 하나님은 구체적 지침까지 주십니다.

 

주목할 점은, 함께 양을 잡는 예배공동체인 회중에게 명하시면서도(3,6)

가정단위로 유월절을 지키게 한 점,(3, 7-11)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이웃을 초청해 같이 먹게 한 점,(4)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나도 그 밤의 감각이 살아나도록 하라고 명하시는 점입니다.(8-11)

 

이는 바빌론 포로기와 예루살렘 성전 파괴 이후 지금까지 지켜지는 전통으로서,

이 가장 큰 절기를 가장 작은 공동체 단위인 가정예배로 지킨다는 사실,

작은 공동체의 가치와 힘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소제목은 새 노래로 찬양하여라입니다.

시편 33, 40, 96, 98, 144편 등에도 나오는 새 노래,

지금까지 불러온 하나님 찬양과는 다른 노래라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하나님의 새 역사(役事),

지금까지 몰랐던 광대하신 주님, 이스라엘을 넘어 온 세상의 주님이심을 찬양하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찬양으로서의 노래요,

그렇게 하나님을 새로 발견하고 새 눈이 열린, 변화한 회중이 부를 노래,

그래서 새 노래입니다.

 

그래서 이는 온통 오감이 열려 밤낮없이 부를 노래요(5)

특히 약한 자에게 승리를 맛보게 하신 그 영광을,(4,5,9)

두근두근 그 은혜를 감사하는 노래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13:8-14 / 마태복음 18:15-20)]

오늘 서신서본문소제목은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다, 주님 오실 날이 가깝다입니다.

바울은 모든 율법을 뛰어넘으면서도 아우르는 사랑을 말합니다.

특히 십계명 하반부를 언급하며(9) ‘이웃사랑을 강조합니다.(10)

 

이는 이웃과의 관계 즉 <공동체의 보존과 성숙>의 열쇠이며

동시에 예수 재림의 빛을 바라보며 사는 길 앞에 가득한 걸림돌 같은

탐욕스런 육신의 일”(13-14)들을 치우고 치유하는 열쇠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소제목은 공동체 내의 훈도와 기도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16:19절에서 베드로에게 주셨던 천국열쇠를

교회공동체에게 주심으로(18) 공동체의 힘을 한껏 보이십니다.

 

형제 한 사람의 죄 문제 해결과정을 하나하나 가르치시고

그 죄인을 위해 사랑으로 기도하는 공동체의 힘까지 암시하십니다.(19)

그런데 그 힘 있는 공동체를 가리켜

두 세 사람(증인)”(또는 두 사람”)이라 표현하심으로(16,19,20)

교회공동체의 힘은 더욱 극대화되고, 약한 제자들 역시 큰 힘을 얻습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코로나 거리두기 시대에 겪고 있는 비대면 예배!

그래도 가족끼리는 대면할 수 있으니,

이 위기 가운데 가정예배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온라인예배가 아니라 같은 본문, 같은 찬양을 기초로

가족들이 분담하여 주중에 준비해서 맡은이가 인도하는,

같은 말씀과 찬양으로 한 몸 공교회를 이루면서도

각 가정 고유의 빛깔과 손맛으로 말씀을 풀고 나누는 가정예배!

 

그 말씀(성경)을 중심으로 각 가정의 예배 인도자들과 목회자가

주중에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기회요,

기도와 찬양이 더 생생해지는

새 기도, 새 노래, 새 예배의 길이 열릴 기회입니다.

 

가장 큰 절기면서 가장 작은 단위의 예배공동체가 돋보이는

유월절 전통처럼,

두세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예배공동체의 힘을

처음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제대로 붙잡는다면,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한국교회가 더 성숙해질 것입니다.

공동예배와 가정예배가 더불어 깊어질 것입니다.

말씀, 찬양, 기도, 친교와 봉사가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마태복음 18:18)

하물며 예배 아닙니까!

마치 오래된 미래와 같은, 새 예배, 가정예배를 시작으로

코로나 집단감염원이라는 오명을 쓴 예배의 위기가 풀리고

닫혔던 하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나머지]

* 전쟁 분위기, 그리고 작은 공동체의 힘

오늘 4본문 전체에 감도는 분위기를 요약하자면, 전쟁의 분위기 같은 긴장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립, 싸움의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갈린 사람들 사이의 다툼,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태풍, 홍수들과 맞서기 등입니다. 그래서인지 본문 가운데 그런 긴장감이 두드러집니다.

구약은 하나님의 전쟁입니다. 음식 먹는 분위기조차 그러합니다-무교병과 쓴나물, 남은 것 태워버리기, 허리띠, 신발, 지팡이 등- 어린양의 피를 바르고, 이집트의 모든 신들을 벌합니다.

시편은 승리한 약자들의 기쁨과 적들을 처형하는 판결문이 인상적입니다.

서신서는 나 자신과의 전쟁입니다. 육신의 일과의 전쟁! 이 전쟁에서 가장 큰 무기는 사랑입니다.

복음서는 교회의 전쟁입니다. 바로 죄와의 전쟁! 이 전쟁에서 가장 멋진 승리는 온전한 용서입니다. 자신의 죄를 직시하게 하고 회개하게 하는 철저한 징계와 철저한 용서! 이런 철두철미한 용서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 작은 공동체에게 약속하신 그 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 모든 어려움을 견디고 이길 것입니다.

(예전에 올린 것을 조금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말씀동시] 나의 이름 (장연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104)

나의 이름으로 하는 기도

내가 그들의 기도를 듣고

 

나의 이름으로 하는 찬양

내가 그들의 찬양을 축복하고

 

나의 이름으로 하는 예배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내가 너희 가운데 있다

 

 

 

 

[말씀시조] 사랑은 완성이다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4)

사랑은 완성이다 온 율법의 완성이다

잠에서 어서 깨어 네 이웃을 사랑하라

주 예수 그리스도로 빛의 갑옷 입기를

 

 

 

 

[말씀서예] 로마서 13:10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4)

 

 

 

 

 

[시편노래] 시편 149,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이정훈 편사, 이천진 작곡. 성실문화104)

[본문] (시편 149)

[노랫말]

1.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성도여 새노래로 찬양하여라

창조주를 모시고 기뻐하여라, 춤추며 소구치며 찬양하여라

2. 주님께서 너희를 기뻐하신다, 억눌린 약한 사람 안아주신다

그 사랑 그 영광을 기뻐하여라, 자나깨나 크게 기뻐 찬양하여라

3. 억누르던 못된 팔을 묶어버려라, 성도여 칼을 들어 심판하여라

승리의 영광을 기뻐하여라,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한양대 교목실장이신 이천진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49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하여라) (이정훈 작사, 이천진 작곡)

20200906_시편가 149.m4a
1.97MB

 

 

 

[시편 송서(誦書)] 시편 149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04)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할렐루야-- - 노래로-, -호와-께 노래-하며-,

성도의 모-임 가운데에서-, 찬양---지어---

 

2.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으신 이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시온의 주민은 그들의 왕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할지어다

 

3. 춤추--- (()) 이름을--, (-의 이름을) 찬양- 하며-,

소고--- 수금-으로-, -를 찬양할지어---

 

4. 여호와께서는 자기 백성을 기뻐하시며 겸손한 자를 구원으로 아름답게 하심이로다

 

5. 성도들은-- -광중에-, (영광중에--) 즐거워----,

그들--- 침상-에서-, 기쁨으로-- 노래할--어다-

 

6. 그들의 입에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 있고 그들의 손에는 두 날 가진 칼이 있도다

7. 이것으로 뭇 나라에 보수하며 민족들을 벌하며

 

8. 그들의 왕들은 사슬---, (사슬--- 결박-하고-),

그들의 귀인은 철고랑으로-, (철고랑으-) 결박-하고-

 

[다함께]

9. 기록--- 판결-대로-, 그들에게-- 시행할지로다,

-런 영광은 그의- 모든-, (모든)성도에게 있도다 할렐∼∥

 

20200906_시편송서 149.m4a
1.84MB

 

 

 

[말씀동화] 사랑병원 잔나비 원장님의 사랑가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청진기 들고 의사놀이 하다가 눈병 옮던 시절 이야기예요.

 

숲속 동물들이 와르르 참나무 아래로 몰려왔어요.

숲속에서 가장 너른 자리에 우뚝 선 키 큰 참나무 아래 광장에서

신나는 숲속음악회가 열린 거예요.

다들 모이자 참나무 가지에 앉은 잔나비가 멋진 노래를 부릅니다.

 

사 사랑을 할려면, 요 요롷게 한단다, 요내 사랑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어화 둥둥 내 사랑, 둥당가 둥당가, 덩기 둥당기 내 사랑, 꽃과 나비, 너울너울 춤을 추고, 우리네 사 사랑은, 아이가이가 두둥실 좋을씨고” [전래민요 사랑가’ 1]

 

잔나비는 숲속에서 제일 유명한 사랑병원 원장님이죠.

숲속 친구들이 다치거나 병이 나면 사랑으로 몸과 마음을 고쳐준다는 사랑병원!

다람쥐도 청설모도 여우도 토끼도 모두모두 잔나비의 사랑가에 반해서

힘차게 박수를 칩니다.

 

 

그때 누군가 큰 소리로 질문하네?

누군가 했더니 소망병원 원장 너구립니다.

 

요즘처럼 전염병 많은 때에 도대체 왜 모이라는 겁니까? 그러다 전염병 걸리기라도 하면 원장님이 책임질 수 있어요?”

 

그러자 잔나비가 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만약에 병 걸리면 내가 다 고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굽니까? 왕년에 내가 손오공시절에 옥황상제님도 나한테 쩔쩔맨 거 여러분 다 아시잖아요?”

 

너구리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번엔

하얀 가운을 입은 믿음병원 원장 토끼가 말합니다.

 

나도 어서 병원 가봐야 하는데 숲속음악회는 언제 끝나나요?”

 

그러자 잔나비가 대답합니다.

 

의사가 하루 없다고 환자가 죽기야 하겠어요? 오늘은 병원가지 말고 신나게 함께 놉시다.”

 

시원시원한 잔나비의 말에 숲속 동물들이 환호합니다.

잔나비가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걸 보고 숲속동물들은

너도나도 마스크를 훌훌 벗어버리고 신나게 춤추며 노래합니다.

 

 

이튿날 참나무 광장에서 하나 둘 숲속 동물들이 깨어납니다.

그런데 얼굴이 발그레하네?

아직도 어젯밤 음악회 열기가 식지 않은 걸까?

그게 아닌 걸? 동물들이 열이 나고 목이 아파 기침을 합니다.

 

아뿔싸! 밤새 숲속음악회에 전염병이 돌았나 봐요.

전염병에 걸린 숲속동물들이 너도나도 얼른 잔나비를 찾았겠죠?

 

잔나비 원장님, 저희를 고쳐주세요.”

 

그러자 잔나비가 어제와 달리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나도 걸렸어요. 다른 데 가보세요.”

 

전염병에 걸린 동물들이 힘겹게 이리저리 병원들을 찾아봐도

병원들이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 병원 원장님들도 전염병에 걸렸다나 뭐라나.

 

그때 유일하게 환자를 받아준 병원이 있었어요.

마스크를 벗지 않은 덕분에

유일하게 전염병 걸리지 않은 너구리 원장네 소망병원입니다.

 

여러분 어서 오세요. 제가 치료해드릴게요.”

 

 

소망병원 소문이 숲속에 퍼지자 숲속동물들이

다함께 소망병원으로 가면서 너도나도 한마디씩 합니다.

 

무슨 사랑병원 원장님이 저래, 사랑가만 잘 불렀지 사랑이 좀 이상해.”

 

저게 무슨 사랑이야? 저건 무늬만 사랑이지 사랑 아니야.”

 

소망병원 문설주에 멋진 붓글씨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가만 보니 성경말씀이네?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서 13:10)

 

뜻 깊은 말씀을 읽으며 숲속동물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소곤소곤 속삭입니다.

 

너구리 원장님이 보기와 달리 유식하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마스크 철저히 하는 거 보면 책임감도 강해 보여.”

 

의사가 저래야지. 암 그렇고말고.”

 

역시 동물은 겉만 봐선 몰라. 그치?”

 

소망병원 너구리 원장님에게 치료받고 다 나은

믿음병원 토끼 원장님도, 진리병원 사슴 원장님도

얼른얼른 자기 병원으로 돌아가 전염병 걸린 숲속마을 친구들을 치료해줍니다.

숲속마을 모든 병원마다 집집마다 사랑스런 노래 소리 가득합니다.

 

당 당신은 내 사랑, 아이 알뜰한 내 사랑, 일편단심 변치 말자, 굳게 굳게 다진 사랑, 어화 둥둥 내 사랑, 둥당가 둥당가, 덩기 둥당기 내 사랑, 너를 보면, 신바람이 절로 나고, 너를 만 만나면, 아이가이가 두둥실 좋을씨고” [전래민요 사랑가’ 2]

 

[이정훈 지음. 202095일 토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