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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신정절(왕국절 1주, 2020년 8월 30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너는 신을 벗어라(출애굽기 3:5)

 

[성서일과 4본문]

(출애굽기 3:1-15)

1. 모세는 미디안 제사장인 그의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서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갔을 때에,

2. 거기에서 주님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에 불이 붙는데도, 그 떨기가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이 놀라운 광경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어째서 그 떨기가 불에 타지 않는지를 알아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그것을 보려고 오는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모세가 대답하였다. “,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5.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너는 신을 벗어라.”

6. 하나님이 또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뵙기가 두려워서, 얼굴을 가렸다.

7. 주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나의 백성이 고통받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또 억압 때문에 괴로워서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들의 고난을 분명히 안다.

8. 이제 내가 내려가서 이집트 사람의 손아귀에서 그들을 구하여, 이 땅으로부터 저 아름답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이 사는 곳으로 데려 가려고 한다.

9. 지금도 이스라엘 자손이 부르짖는 소리가 나에게 들린다. 이집트 사람들이 그들을 학대하는 것도 보인다.

10. 이제 나는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나의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게 하겠다.”

11.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겠습니까?”

12. 하나님이 대답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다음에, 너희가 이 산 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게 될 때에, 그것이 바로 내가 너를 보냈다는 징표가 될 것이다.”

13.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너희 조상의 하나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합니까?”

14. 하나님이 모세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곧 나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라고 하는 분이 너를 그들에게 보냈다고 하여라.”

15. 하나님이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여호와,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하여라. 이것이 영원한 나의 이름이며, 이것이 바로 너희가 대대로 기억할 나의 이름이다.

 

(시편 105:1-6, 23-26, 45b)

1. 너희는 주님께 감사하면서,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가 하신 일을 만민에게 알려라.

2. 그에게 노래하면서, 그를 찬양하면서, 그가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전하여라.

3. 그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양하여라. 주님을 찾는 이들은 기뻐하여라.

4. 주님을 찾고, 그의 능력을 힘써 사모하고, 언제나 그의 얼굴을 찾아 예배하여라.

5.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을 기억하여라. 그 이적을 기억하고, 내리신 판단을 생각하여라.

6. 그의 종, 아브라함의 자손아, 그가 택하신 야곱의 자손아!

23. 그 때에 이스라엘이 이집트로 내려갔고, 야곱은 함의 땅에서 나그네로 살았다.

24. 주님께서 자기의 백성을 크게 불어나게 하셔서 그 대적들보다 강하게 하셨으며,

25. 그들의 마음을 변하게 하셔서 자기의 백성을 미워하게 하시며, 자기의 종들을 교묘하게 속이게 하셨다.

26. 그러므로 그가 종 모세와 택하신 아론을 보내셔서,

45. (이것은 그들에게 그의 율례를 지키고 그의 법을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할렐루야.

 

(로마서 12:9-21)

9.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한 것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굳게 잡으십시오.

10.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다정하게 대하며,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십시오.

11. 열심을 내어서 부지런히 일하며, 성령으로 뜨거워진 마음을 가지고 주님을 섬기십시오.

12. 소망을 품고 즐거워하며, 환난을 당할 때에 참으며, 기도를 꾸준히 하십시오.

13. 성도들이 쓸 것을 공급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힘쓰십시오.

14.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축복을 하고, 저주를 하지 마십시오.

15.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16. 서로 한 마음이 되고,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비천한 사람들과 함께 사귀고, 스스로 지혜가 있는 체하지 마십시오.

17.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18. 여러분 쪽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19.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그 일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십시오. 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하였습니다.

20.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네가 그의 머리 위에다가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다하였습니다.

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마태복음 16:21-28)

21.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자기가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이에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붙들고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하고 말하면서 예수께 대들었다.

2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24. 그 때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

25.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찾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또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27. 인자가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터인데, 그 때에 그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 줄 것이다.

2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죽음을 맛보지 않고 살아서, 인자가 자기 왕권을 차지하고 오는 것을 볼 사람들도 있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실마리는 주님과 더 가까워지려면입니다.

 

구약,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너는 신을 벗어라”(출애굽기 3:5)

시편, “언제나 그의 얼굴을 찾아 예배하여라”(시편 105:4)

서신서,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로마서 12:21)

복음서,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마태복음 16:24)

 

오늘 요절은, “너는 신을 벗어라입니다.(시편 124:8)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출애굽기 3:1-15 / 시편 105:1-6, 23-26, 45b)]

오늘 구약본문소제목은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시다입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해 자그마한 불꽃의 모습으로 모세를 만나십니다.

그리고 아예 백성과 함께 계시려고

하늘거처를 떠나려고까지 하십니다.(8, 12)

 

그리고 백성과 더 가까이 관계하시려고 이름을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을 잘 모르던 백성이 하나님을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된 것입니다.(7-10)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소제목은 주님을 신뢰하여라입니다.

시인은 회중에게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외칩니다.(1)

하나님께서 이집트 노예살이 백성과 관계 맺으시고,

저들과 동행하시며, 구출하고 구원하신 저 놀라운 역사를!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로마서 12:9-21 / 마태복음 16:21-28)]

오늘 서신서본문소제목은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입니다.

본문은 수미쌍괄식으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할 것을,

선으로 악을 이길 것을 명합니다.

중간에도, 마치 돌다리처럼, 반복합니다.(17)

 

(악의 본질은 이간질입니다.

거짓과 탐욕, 그리고 죽음의 공포심으로써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이 공동체를 갈라버리는 이간질!)

 

가운데 내용은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증진,

공동체 결속이 중심인데,(10-11)

구구절절 산상설교를 연상케 하는 <사랑의 계명>으로 가득합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소제목은 죽음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시다입니다.

지난 주 본문에서 교회건설의 <반석>이었던 베드로가(18)

졸지에 교회질서의 <걸림돌>이 되어버립니다.(23)

앞서가던 베드로는 예수님께 된통 야단맞고 백의종군하게 됩니다.(23)

 

이 위기가 기회가 되어, 베드로는 주님과 더 관계가 깊고 단단해져 갑니다.

제자의 길은 이런저런 수많은 위기들을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디딤돌로 삼는 인생입니다.(24-26)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해설 일부 참조)

 

 

[정리]

코로나에 홍수에 태풍까지,

홍수보다 태풍보다 더 무서운 의료대란까지,

환자와 가족들에겐 의사파업이 정말 무섭습니다.

 

(요사이 저희 가족들이 교대로 서울 고대구로병원에서 간병중입니다.

누워 잠깐 눈 붙일 때도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코로나 거리두기, 코로나 비대면 문화 때문에

동병상련할 이웃병상 가족 간병인들끼리 대화조차 꺼리는 형편입니다.)

 

첩첩산중 설상가상 이 어려운 난국에서

오늘 구약본문의 이집트 노예들 고통이 좀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오늘 저들에게 보내실 모세를 만나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보내실 모세도 만나고 계실까요?

 

그런데 이집트 노예살이와 달리,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고통의 뿌리는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입니다.

그럼에도 이집트 노예들을 위해 친히 하늘거처를 떠나 내려오신 하나님은

지금 여기 피눈물 흘리는 약자들을 위해서도 내려오실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전국으로 퍼지게 만든 자들,

그리고 이 마당에 파업을 주도하는 의사협회 사람들,

저들이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감은 물론,

대한민국 공동체를 가르는 이간, 그 악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 들은 뒤부터 시야가 넓어졌을 베드로처럼,

누구보다 먼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좁다란 시야가 환히 트이길 빕니다.

지금 교회 밖의 온 세상 돌들이 교회를 향해 소리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탄아에 필적할만합니다.

 

물론 이건 광화문집회 참가자들뿐 아니라 온 교회를 향한 욕입니다.

부디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온 교회가 주님 앞에서

냄새나는 신을 벗고 가던 길 잠깐 멈추기를! (출애굽기 3:5),

그래서 에바다눈과 귀가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그러면 내 육욕의 소음에 가려졌던 주님 말씀이 들리고,

그렇게 이 위기가,

주님과 더 가까워지고 사람들과 가까워질(로마서 12:16)

기회가 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너라.”(마태복음 16:24)

 

 

 

 

 

[말씀동시] 누구든지 (장연우 지음. 시냇물교회 초등부. 성실문화104)

누구든지 나와 함께 하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나와 함께 하라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찾고 싶거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어라

 

누구든지 이를 따른다면

죽지 않고 인자가 오는 것을 보리라

 

 

 

 

[말씀시조] 거짓은 악하나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104)

거짓은 악하나니 거짓말을 버리시라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모든 이와 화평하라

악에게 지지마시라 선한 사랑 이기리

 

 

 

 

[말씀서예] 로마서 12:11 (오요섭 작품. 성실문화104)

 

 

 

 

[시편노래] 시편 105,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이정훈 편사, 홍의종 작곡. 성실문화104)

[본문] (시편 105:1-6, 23-26, 45b)

[노랫말]

1. 너희는 주님께 감사하여라, 너희는 그 이름을 크게 불러라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너희는 기억하여 널리 전하라

2. 거룩하신 주의 이름 찬양하여라, 거룩하신 그 얼굴을 기뻐하여라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너희는 기억하여 널리 전하라

3. 너희는 기억하라 나그네 시절, 이집트 떠나던 날 기억하여라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너희는 기억하여 널리 전하라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고, 성실문화 동인이며 찬양사역자이신 전일교회 홍의종 목사가 곡을 붙였다.

 

[악보] 시편 105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이정훈 작사, 홍의종 작곡)

 

20200830_시편가 105 주님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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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송서(誦書)] 시편 105:1-6, 23-26, 45b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104)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여호와께 감사하고 그의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가 하는 일을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2. 그에--- 노래-하며-, ---- -양하며-,

-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 지어---

 

3. 그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들은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4. --------, -의 능력을 구-할지어다,

-의 얼굴을 항----, (-) -할 지어---

 

5-6. 그의 종 아브라함의 후손 곧 택하신 야곱의 자손 너희는 그가 행하신 기적과 그의 이적과 그의 입의 판단을 기억할지어다

 

23. ---- 이스라----, 애굽--- 들어감----,

야곱이 함-의 땅----, 나그네가-- 되었-도다-

 

24. 여호와께서 자기의 백성을 크게 번성하게 하사 그의 대적들보다 강하게 하셨으며

 

25. ((또 그)) --들의 마음이 변하게 하여-, 그의 백성을- 미워하-- 하시---,

-의 종-들에----, 교활하-- 행하게 하셨-도다-

 

[다함께]

26. 그리하여-- ----, -의 종-- 모세---,

-의 택하신 아론을 보내시--, (45b) -렐루-- (할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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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동화] 흥부네 막내 박에서 나온 신발

 

옛날옛날 한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새 신을 신고 폴짝폴짝 뜀뛰던 시절 이야기예요.

 

흥보네 마지막 박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온 것은 사람들이었어요.

먼저 탄 박들이 쌀과 돈, 그리고 비단을 한없이 쏟아내더니

마지막 박에서 솜씨 좋은 목수들이 나와서 금세

뚝딱뚝딱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지어주네?

 

흥부네 많은 아이들이 엄마아빠와 함께 덩실덩실 춤췄겠죠?

바로 그때였어요.

기운 없어 춤도 못 추고 가만히 앉아만 있던 어린 막내가

문득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종알거렸어요.

 

저기 박이 하나 더 있다!”

 

흥부가 자세히 보니 정말 박이 하나 더 있네?

너무 작은 아기박이라 눈에 안 띈 막내 박을

흥부네 막내가 본 겁니다.

흥부는 얼른 나머지 박을 따서 톱으로 켰어요.

 

자그마한 막내 박에서는 과연 무엇이 나올까?

소리와 함께 포시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막내 박에서 나온 것은 신발이었어요.

달랑 한 켤레 작은 신!

 

이미 무궁무진하게 쌓인 돈과 쌀, 그리고

화려한 비단과 으리으리한 기와집 때문에

볼품없고 작은 신발 따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어요.

 

온 가족이 쌀과 돈, 그리고 비단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막내는 말없이 신발을 만지작거리다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꺼칠꺼칠 가무잡잡한 그 작은 신발을 신었어요.

 

 

새 신을 신은 막내의 눈이 휘둥그레지네?

가뜩이나 작은 아이가 며칠을 굶어 힘없이 누워만 지냈는데

새 신을 신으니 갑자기 천하장사 힘이 불끈불끈 솟구치네?

 

막내는 얼른 달려가 마당 가득한 돈과 쌀을 척척 정리합니다.

그 무거운 비단들도 척척 들어다가 광에다 척척 쌓습니다.

우리 막내가 어디서 저런 힘이 난 걸까?’

엄마도 아빠도 형 누나들도 어안이 벙벙했겠죠?

 

그날부터 막내는 온 동네 큰 일꾼이 되었어요.

키도 작고 나이도 어린 막내는 어른들도 못하는 일을 다 해냅니다.

말라버린 마을 우물도 새로 척척 파내고

지난 홍수 때 끊어진 다리도 혼자서 척척 놓았죠.

 

그뿐 아니었어요.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찾아다니며

집수리도 척척 다 해드렸죠.

 

 

막내 박에서 나온 막내의 신발은 참 신기했어요.

신발만 신으면 기운이 펄펄 나고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이런저런 없던 솜씨들이 마구마구 솟구치는 겁니다.

 

집 고칠 일이 생기면 목수도 일류 목수가 되고

잔치가 생기면 일류 요리사가 되어, 임금님도 못 먹어본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냅니다.

아마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천하대장군이 되고도 남을 겁니다.

 

어디 그뿐이겠어요?

아랫마을 윗마을 편찮으신 여러 어르신들을 위하여

신비로운 막내 신발을 신은 흥부네 막내는

천하 명의 허준을 뺨칠 의사가 됩니다.

 

어제도 오늘도 막내는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너무 아파서 막내를 찾아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막내는 쏜살같이 왕진을 다닙니다.

 

 

오늘도 뉘엿뉘엿 저물녘에 막내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편찮으신 이웃마을 어르신을 치료해드리고 오는 귀갓길에

문득 뒷동산에 불꽃이 반짝이는 게 보였어요.

 

저게 뭐지? 도깨비불인가?”

 

눈 깜빡할 사이에 산에 오른 막내의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막내만큼 작은 나무에 불이 붙었는데

나뭇가지랑 이파리들이 타지도 않고 불도 안 꺼지는 거였어요.

처음 보는 희한한 광경에 막내는 저도 모르게 조심조심 다가갔겠죠?

 

바로 그때였어요.

불타는 나무에서 마치 동굴에서 울리는 듯

묵직하고도 아름다운 소리가 났어요.

 

막내야, 막내야, 이리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너는 신을 벗어라.”

 

이상한 기운에 막내는 얼른 엎드려 고개를 숙였겠죠?

그러자 또 불꽃이 말합니다.

 

신은 왜 안 벗니? 그 신이 그리 좋으냐?”

 

아차! 깜빡 했네!’

막내는 얼른 신을 벗어 두 손에 꼭 쥐고 다시 엎드립니다.

그러자 산신령인지 옥황상제님인지 모르지만

묵직하고 아름다운 동굴음성이 다시 들립니다.

 

막내야. 내가 너에게 그 귀한 신발을 준 것은, 아픈 사람의 몸뿐 아니라 영혼까지 구하기 위해서다. 부디 사람의 몸과 영혼을 구하는 일을 하는 내내, 지금처럼 앞으로도 돈 욕심 부리지 말거라. 잠깐씩 길을 멈추고 신발 벗고 쉬면서 돈 욕심 살피는 일 게을리 하지 말거라. 그리고 그 신발이 눈에 띄지도 않는 막내 박에서 나와서 막내 너에게 준 것은, 네가 큰 일 한다고 우쭐대지 말고 끝까지 겸손하기를 바라는 나의 뜻이니 늘 명심하거라.”

 

신기하게도 막내 신을 벗었지만

옥황상제님의 말씀이 사각사각 막내의 마음에 새겨졌어요.

뒷동산을 내려오는 막내의 발걸음이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내내 붕붕 떠다니던 막내의 마음이 든든하고 밝아집니다.

어느새 둥실 떠오른 휘영청 보름달처럼 밝아집니다.

[이정훈 지음. 2020828일 금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