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신명기 30:20)
[성서일과 4본문]
(신명기 30:15-20)
15. 보십시오. 내가 오늘 생명과 번영, 죽음과 파멸을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16. 내가 오늘 당신들에게 명하는 대로, 당신들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지키면, 당신들이 잘 되고 번성할 것입니다. 또 당신들이 들어가서 차지할 땅에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복을 주실 것입니다.
17. 그러나 당신들이 마음을 돌려서 순종하지 않고, 빗나가서 다른 신들에게 절을 하고 섬기면,
18.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경고한 대로, 당신들은 반드시 망하고 맙니다. 당신들이 요단강을 건너가서 차지할 그 땅에서도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19.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사망, 복과 저주를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
20.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그의 말씀을 들으며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면 당신들이 살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그 땅에서 당신들이 잘 살 것입니다.”
(시편 119:1-8)
1. 그 행실이 온전하고 주님의 법대로 사는 사람은, 복이 있다.
2. 주님의 증거를 지키며 온 마음을 기울여서 주님을 찾는 사람은, 복이 있다.
3. 진실로 이런 사람들은 불의를 행하지 않고, 주님께서 가르치신 길을 따라 사는 사람이다.
4. 주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의 법도를 주시고, 성실하게 지키라고 명령하셨습니다.
5. 내가 주님의 율례들을 성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내 길을 탄탄하게 하셔서 흔들리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6. 내가 주님의 모든 계명들을 낱낱이 마음에 새기면, 내가 부끄러움을 당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7. 내가 주님의 의로운 판단을 배울 때에,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하겠습니다.
8. 주님의 율례들을 지킬 것이니, 나를 아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고린도전서 3:1-9)
1.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영에 속한 사람에게 하듯이 말할 수 없고, 육에 속한 사람,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 같은 사람에게 말하듯이 하였습니다.
2. 나는 여러분에게 젖을 먹였을 뿐, 단단한 음식을 먹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는 여러분이 단단한 음식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여러분은 그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3. 여러분은 아직도 육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시기와 싸움이 있으니, 여러분은 육에 속한 사람이고, 인간의 방식대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4. 어떤 사람은 “나는 바울 편이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는 아볼로 편이다” 한다니, 여러분은 육에 속한 사람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5. 그렇다면 아볼로는 무엇이고, 바울은 무엇입니까? 아볼로와 나는 여러분을 믿게 한 일꾼들이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각각 맡겨 주신 대로 일하였을 뿐입니다.
6. 나는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7. 그러므로 심는 사람이나 물 주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요,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8. 심는 사람과 물 주는 사람은 하나이며, 그들은 각각 수고한 만큼 자기의 삯을 받을 것입니다.
9.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요, 여러분은 하나님의 밭이며, 하나님의 건물입니다.
(마태복음 5:21-37)
21. “옛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살인하지 말아라. 누구든지 살인하는 사람은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성내는 사람은, 누구나 심판을 받는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얼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의회에 불려갈 것이요, 또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지옥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24.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25. 너를 고소하는 사람과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 얼른 그와 화해하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겨주고, 재판관은 형무소 관리에게 넘겨주어서, 그가 너를 감옥에 집어넣을 것이다.
26.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27. “‘간음하지 말아라’ 하고 말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사람은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하였다.
29. 네 오른 눈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빼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찍어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
31.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는 사람은 그에게 이혼 증서를 써주어라’ 하고 말하였다.
3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행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사람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요, 또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간음하는 것이다.”
33. “옛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거짓 맹세를 하지 말아야 하고, 네가 맹세한 것은 그대로 주님께 지켜야 한다’ 한 것을, 너희는 또한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말아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하나님의 보좌이기 때문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하나님께서 발을 놓으시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그것은 크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아라. 너는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게 하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7. 너희는 ‘예’ 할 때에는 ‘예’라는 말만 하고, ‘아니오’ 할 때에는 ‘아니오’라는 말만 하여라. 이보다 지나치는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영에 속한 사람으로 자라기 위하여’입니다.
구약, “그의 말씀을 들으며 그를 따르십시오” (신명기 30:20)
시편, “온 마음을 기울여서 주님을 찾는 사람” (시편 119:2)
서신서,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고린도전서 3:7)
복음서,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마태복음 5:22,28,32,34)
오늘 요절은,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입니다. (신명기 30:20)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신명기 30:15-20, 시편 119:1-8)]
오늘 구약본문의 소제목은 ‘복 받는 길’입니다.
가나안 땅을 코앞에 두고 모세가 히브리 백성에게 반복해서(申) 율법을 선포한 신명기(申命記),
그 거의 뒷부분에 해당하는 오늘 본문의 알맹이는
하나님 사랑입니다.
가나안 땅의 여러 풍요의 신들에게 현혹되지 말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만 사랑하고 그 말씀만 따르기를,
그렇게 하나님과 사랑으로 연결되는 것이 진정한 복임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소제목은 ‘주님의 법을 찬양함’입니다.
히브리 자모 22개 순서에 따라 차례로 8절씩 묶어 지은 이 노래는
거의 매 절마다 하나님 말씀을 칭송하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구약본문의 응답찬송으로서 오늘 시편은
진정한 복이란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임을
반복 또 반복해서 노래합니다.(특히 1-2절)
이것이 진정한 복, 즉 하나님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고린도전서 3:1-9 / 마태복음 5:21-37)]
오늘 서신서본문의 소제목은 ‘하나님의 동역자’입니다.
고린도교회는 그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과 반비례하여
영적으로는 미숙했습니다.
바울은 그 증거로 저들의 인간적 파당(“시기와 싸움”)을 말합니다.(3)
물욕을 줄여야 하나님의 사랑과(은혜와) 가까워지는 것은
만고불변의 이치인가 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에 가까워지면서
교회는 차차 “영에 속한 사람”으로 자랄 것입니다.(6-7)
오늘 복음서본문의 소제목은 ‘살인, 간음, 맹세에 관하여’입니다.
예수님은 지난 주 본문 끝에서 밝히신 것처럼, 율법을 완성하시는 분으로서,(5:17)
시내산 세대가 모세에게 받은 율법을 오늘 완성하십니다.
하나님과 직통하는 분이신 예수님의 이 말씀에 사람들은,
산 아래서 모세에게 계명을 받던 조상들보다 더 모두 놀라고 감동하고 두려워했을 것입니다.
살인과 간음에 대한 예수님 말씀의 알맹이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쉬 일어나는 다툼은 말만으로도 살인이 되며,
사랑이 없는 상태의 혼인은 쾌락만 남아 간음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특히 25-6절은,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그 누구라도 채무자처럼
죄 짐을 지고 사는 신세임을 보여줍니다.
어떠한 맹세도 하지 말라 하심은,
임박한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서 사는 우리,
미래를 선취하시는 성령님 안에서 사는 우리,
매순간 진실하고 성실해야 하는 하나님 자녀로서 우리에게
(그렇게 진실과 성실을 보장하려는) 맹세는 아무 의미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해설 일부 참조)
[정리]
주현절 거의 마지막 6째 주일에 받는 말씀의 주제는
‘영에 속한 사람’입니다.(고린도전서 3:1)
오늘 육에 속한 고린도교회를 보며 한탄하는 바울,
바울의 소원이 담긴 주제입니다.
이 주제 “영에 속한 사람”과 짝을 이루는 구절이 여러 본문에 즐비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신명기30:16,20)
“주님을 찾는 사람”(시편119:2)
‘말씀대로 사는 사람’(시편119:1,2,8, 신명기30:16,20)
이를 종합하여 “영에 속한 사람”의 진면모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참사랑, 즉 하나님과 나(우리)를 잇는 사랑입니다.
일례로, 오늘 복음말씀 31절 이하의 “아내를 버리려는 사람”의 문제는
그 안에 그 사랑, 하나님과 이어지는 사랑이 없음입니다.
영에 속한 자, 하나님 사랑 안에 사는 사람의 눈에는
혼인에 쾌락과 생산만이 아니라 거기 하나님의 사랑이 임하심이,
그리하여 아내와 남편 뿐 아니라 하나님과 더불어 거룩한 가정을 이루심이 보입니다.
영에 속한 자의 눈에는 만물과 만사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함이 보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 온 세상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습니다.
물질풍요의 관성에서 벗어나 하나님 사랑(은혜)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
그리 된다면 이런 위기 구석구석에 가득한 하나님의 사랑이 보일 것입니다.
이렇게 영에 속한 사람,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갈수록
위기에 빠진 이들을 천대하지 않고 환대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육욕에 빠져 살던 지난날을 환히 돌아보며
반성하고 각성할 수 있습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도 저주와 사망, 파멸이 늘 도사립니다.(신명기 30:15,19)
이 위기가 오히려 생명과 번영, 복으로 변화하는 길이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신명기 30:20)
[나머지]
* “하나님의 동역자”
오늘 바울은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라는 표현을 썼습니다.(9절) 아직도 젖만 먹는 어린아이 같은 상태로는 어림없는 말입니다. 젖만 먹는, 젖만 찾는 우리에게(고전 3:2),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속적인 “인간의 방식”(고전 3:3)에서 한걸음 벗어난 장성한 사람이 받을만한 밥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동역자”, 예수님의 “제자”로 삼으시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의 동역자, 제대로 된 제자가 되려면, 주님 말씀을 청종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청종의 자세를 갖추고 살아야 합니다. 청종이란, 말씀의 껍데기만 핥지 않고, 젖만 먹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말씀의 알맹이를 제대로 맛있게 먹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런데 그 말씀의 알맹이, 그 속맛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우상-탐욕스레 물질을 즐기는 맛, 즉 육욕입니다. 세상 온갖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혀로는 재료의 본디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내 혀가 말씀의 본디 맛을 느낄 수 있으려면, 세상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혀를 닦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간 내가 즐기던 돈맛, 권력맛, 이런저런 세상맛들을 하나하나 줄여나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 3년 전에 올린 것을 다듬어 올립니다)
[말씀동시] 멍 (이소현 지음. 성실교회 중등부. 「성실문화」101호)
죄는 꼭
사과 한 귀퉁이에 든 멍과 같아
함부로 굴리면 멍이 들고
그대로 내버려 두면
이내 멍이 커지고 커져
곧 사과가 썩어버릴 것이니
사과 한 귀퉁이 멍든 곳을
칼로 도려내 버려라
그래야 썩어서 버릴 것을 살리리
[말씀시조] 편당심 시기다툼 (이정훈 지음.「성실문화」101호)
편당심 시기다툼 육에 속한 사람들아
바울은 무엇이고 아볼로는 무엇이냐
너희를 키우시는 분 하나님만 바라라
[말씀서예] 고린도전서 3:9 (오요섭 작품.「성실문화」101호)
[시편노래] 시편 119 (행실이 온전한 자) (이정훈 지음.「성실문화」101호)
[본문] (시편 119:1-8)
[노랫말]
1. 행실이 온전한 자 복이 있으리, 주님의 법 따르는 자 복이 있으리
주의 증거 지키면서 온 맘 다하여, 주님을 찾는 사람 복이 있으리
2. 주님께서 우리에게 법을 주시며, 성실하게 지키라고 명령하시네
주의 율례 성실하게 지키렵니다, 흔들리지 아니하게 지켜주소서
3. 모든 계명 마음에 새기렵니다, 의로우신 주의 판단 배우렵니다
정직하게 감사하는 저를 보소서, 주의 율례 붙드오니 날 붙드소서
[해설]
시편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어서, 예전에 지은 복음서 말씀노래 ‘바리새 시몬네서’ 가락에 얹었다.
[악보] 시편 119:1-8 (이정훈 지음)
[시편 송서(誦書)] 시편 119:1-8 ( 지음.「성실문화」101호)
(※ 전래자장가 가락, 즉 천자문독송 가락으로)
1. 행위가 온전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
2. 여호와의 증거들을 지키고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3. 참으-로-- 그들-은--,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고-,
주-의 도-를 행하는도다-, (주의 도를-- 행하는도다--)∼
4. 주께서 명령하사 주의 법도를 잘 지키게 하셨나이다
5. 내 길을 굳게 정하사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소서
6. 내가- 주-의 모-든 계명에, 주의-할-- 때에-는--,
부끄럽지-- 아니-하리-, (부끄럽지-- 아니하-리-)이다-∼
7. 내가 주의 의로운 판단을 배울 때에는 정직한 마음으로 주께 감사하리이다
[다함께]
8. 내가- 주-의 율례-들을-, (율례들을--) 지키오리니-,
나-를 아주- 버리지 마옵소-서-, (나-를 아-주 버리지 마옵-∼소∿서∼)∥
[말씀동화] 기생충 어벤저스가 영화관에 간 까닭은?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구충제 먹고 트림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기생충 어벤저스 기억하세요?
그들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아마 작년 이맘 때였을 거예요.
수많은 돌연변이 엑스맨들과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의 몸속에 살던 기생충들이
세상에 나와 뭉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무도 상상 못할 만큼 많이도 숨어있던 친일파 기생충들이
슬금슬금 기어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어요.
삼일만세운동 100주년을 코앞에 두었으니 기생충 어벤저스, 뭉칠 만 했죠?
(2019년 2월 24일 주일, 주현절 8주 말씀동화 참조)
그때 신바람나게 광복군으로 변신하던 기생충 어벤저스들이
오늘 다시 뭉쳤네?
영화 「기생충」이 온 세상에 알려지고 박수 받는 바람에
신나서 다함께 그 영화 보려나 봐요.
기생충들이 영화 기생충을 다 보고나니
다들 얼떨떨 한가봅니다.
한창 깔깔 웃을 때는 좋았는데,
슬슬 거짓말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사람이 사람을 죽이다니요!
이럴 땐 얼른 영화 테이프를 되감아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되돌아가서 이야기 진행을 완전 다르게 재미나고 밝게 바꾸고 싶지만
기생충 어벤저스, 기생충 광복군들에겐
그럴 능력이 없어서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슈렉, 아니 헐크 기생충이 먼저 입을 엽니다.
“아무리 돌아버려도 그렇지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죽일까?”
뱀파이어 기생충이 퉁명스럽게 대꾸합니다.
“네가 할 말은 아닌 듯. 네 주인 헐크도 핑 돌면 아무도 못 말리잖아.”
“그래도 제시카 노래는 참 기발했지? 이 영화가 널리 알려지고 이 노래의 원곡 ‘독도는 우리 땅’도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참 좋겠다.”
“역시 복잡한 거 외우는 데는 노래가 최고야 최고!”
“맞아. ‘독도는 우리 땅’ 가사 바꾸기 한 거니까, 제시카 노래도 기생충 같은 거네? 역시 기생충이 대세네 대세!”
한바탕 떠들던 기생충들이 다시 조용히 수그러듭니다.
시커먼 목소리로 배트맨 기생충이 입을 엽니다.
“지하실 장면이 가장 기발했어. 역시 세상 사람들이 박수칠 만 해! 반 지하 집에다 완전 비밀 지하실까지 지하실의 모든 걸 이 영화는 보여주잖아.”
“근데 지하에 살면 이상한 냄새나나? 우리 몸에서도 그런 냄새나나?”
“그러게, 냄새 때문에 서로 미워지고, 냄새 때문에 서로 죽이고, 냄새가 문제네 문제!”
“가난하다고 차별하고 무시하면 안 돼. 벌 받는다고!”
“맞아, 예수님도 그러셨잖아.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지옥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마태복음 5:22)”
조용히 듣기만 하던 슈퍼맨 기생충이 한마디 거듭니다.
“이 영화, 모든 비극의 시작은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의 시작은 돈 욕심이었고.”
다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때 옥자 기생충이 육중한 목소리로 덧붙입니다.
“고기를 안 먹어야 해. 돼지고기 소고기 다 끊어야 해. 짜장면에 고기를 넣는 거 금지시켜야 해. 그러니 사람들이 점점 ‘육에 속한 사람’이 되어가는 거라고 바울 선생님이 그러셨어.”
그러자 스파이더맨 기생충이 까르르 배꼽을 잡고 웃으며 한마디 합니다.
“고기 많이 먹어서 육에 속한 사람 되는 게 아니고, 시기하고 싸우는 사람이 육에 속한 사람이야.(고린도전서 3:3) 욕심꾸러기들이 남을 바보라고 업신여기고 무시하고 갑질하는 거, 그게 육에 속한 사람이라고.”
기생충 광복군들의 얼굴빛이 아까보다 조금 밝아졌어요.
영화 「기생충」을 거울삼아 육에 속한 사람이 뭔지 점점 더 알게 된 거죠.
그렇다면 과연 영에 속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하면 슈퍼히어로보다 더 멋진, 영에 속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기생충 광복군들이 너도나도 궁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두리번거립니다.
[이정훈 지음. 2020년 2월 15일 토요일 아침]
(※영화 「기생충」이 상 받은 소식에, 1년 전 지은 말씀동화 기생충 어벤저스 이야기를 이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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