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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사순절 6주(수난주일, 2017년 4월 9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성서일과 4본문]

(이사야 50:4-9a)

4.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5. 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

6. 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그들이 나를 모욕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각오하고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냈다.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가 아는 까닭은,

8. 나를 의롭다 하신 분이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 함께 법정에 나서 보자. 나를 고소할 자가 누구냐? 나를 고발할 자가 있으면 하게 하여라.

9.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니, 그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 하겠느냐? 그들이 모두 옷처럼 해어지고, 좀에게 먹힐 것이다.

 

(시편 31:9-16 )

9. 주님, 나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울다 지쳐, 내 눈이 시력조차 잃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도 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10. 나는 슬픔으로 힘이 소진되었습니다. 햇수가 탄식 속에서 흘러갔습니다. 근력은 고통 속에서 말라 버렸고, 뼈마저 녹아 버렸습니다.

11. 나를 대적하는 자들이 한결같이 나를 비난합니다. 이웃 사람들도 나를 혐오하고, 친구들마저도 나를 끔찍한 것 보듯 합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나를 피하여 지나갑니다.

12. 내가 죽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깨진 그릇과 같이 되었습니다.

13. 많은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에서 협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 생명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14.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15.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 내 원수에게서, 내 원수와 나를 박해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16. 주님의 환한 얼굴로 주님의 종을 비추어 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빌립보서 2:5-11)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8.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7:11-54)

11.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서시니, 총독이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소" 하고 말씀하셨다.

12. 예수께서는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고발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3. 그 때에 빌라도가 예수께 말하였다. "사람들이 저렇게 여러 가지로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들리지 않소?"

14. 예수께서 한 마디도, 단 한 가지 고발에도 대답하지 않으시니, 총독은 매우 이상히 여겼다.

15. 명절 때마다 총독이 무리가 원하는 죄수 하나를 놓아주는 관례가 있었다.

16. 그런데 그 때에 [예수] 바라바라고 하는 소문난 죄수가 있었다.

17. 무리가 모였을 때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누구를 놓아주기를 바라오? 바라바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예수요?"

18. 빌라도는, 그들이 시기하여 예수를 넘겨주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19.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당신은 그 옳은 사람에게 아무 관여도 하지 마세요. 지난 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에 몹시 괴로웠어요."

20.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무리를 구슬려서,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하고, 예수를 죽이라고 요청하게 하였다.

21. 총독이 그들에게 물었다. "이 두 사람 가운데서, 누구를 놓아주기를 바라오?" 그들이 말하였다. "바라바요."

22. 그 때에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그리스도라고 하는 예수는,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그들이 모두 말하였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23. 빌라도가 말하였다. "정말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소?" 사람들이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24. 빌라도는, 자기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과 또 민란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고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책임이 없으니,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오."

25. 그러자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그 사람의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시오."

26. 그래서 빌라도는 그들에게, 바라바는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한 뒤에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넘겨주었다.

27.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가서, 온 부대를 다 그의 앞에 불러모았다.

28. 그리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주홍색 걸침 옷을 걸치게 한 다음에,

29.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그의 오른손에 갈대를 들게 하였다. 그리고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유대인의 왕 만세!" 하고 말하면서 그를 희롱하였다.

30. 또 그들은 그에게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서, 머리를 쳤다.

31. 이렇게 희롱한 다음에, 그들은 주홍 옷을 벗기고, 그의 옷을 도로 입혔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그를 끌고 나갔다.

32.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을 만나서, 강제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33. 그들은 골고다 곧 '해골 곳'이라는 곳에 이르러서,

34. 포도주에 쓸개를 타서, 예수께 드려서 마시게 하였으나, 그는 그 맛을 보시고는,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35.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제비를 뽑아서, 그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36. 그리고 거기에 앉아서, 그를 지키고 있었다.

37.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이 사람은 유대인의 왕 예수다" 이렇게 쓴 죄패를 붙였다.

38. 그 때에 강도 두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하나는 그의 오른쪽에, 하나는 그의 왼쪽에 달렸다.

39.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면서, 예수를 모욕하여

40. 말하였다.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짓겠다던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너나 구원하여라.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41. 그와 같이, 대제사장들도 율법학자들과 장로들과 함께 조롱하면서 말하였다.

42.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나, 자기는 구원하지 못하는가 보다! 그가 이스라엘 왕이시니,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오시라지! 그러면 우리가 그를 믿을 터인데!

43. 그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으니,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제 그를 구원하시라지. 그가 말하기를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다."

44.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도 마찬가지로 예수를 욕하였다.

45.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6. 세 시쯤에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47.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몇이 이 말을 듣고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48. 그러자 그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셔서, 갈대에 꿰어, 그에게 마시게 하였다.

49.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하여 주나 두고 보자" 하고 말하였다.

50. 예수께서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숨을 거두셨다.

51. 그런데 보아라,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그리고 땅이 흔들리고, 바위가 갈라지고,

52.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의 몸이 살아났다.

53. 그리고 그들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에,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났다.

54. 백부장과 그와 함께 예수를 지키는 사람들이, 지진과 여러 가지 일어난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여 말하기를 "참으로, 이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 하였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가장 낮은 곳으로!’입니다.

 

구약,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이사야 50:6)

시편, “깨진 그릇과 같이 되었습니다”(시편 31:12)

서신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빌립보서 2:8)

복음서,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마태복음 27:35)

 

오늘 요절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입니다.(마태복음 27:46)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이사야 50:4-9a, 시편 31:9-16]]

오늘 구약본문은 바벨론 포로 신세로 낙심하고 절망한 백성들에게 전하는,

그 백성들보다 더 심하고 더 낮은 상황에 처한 예언자의 말입니다.

그럼에도 예언자는 절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7)

왜냐하면 나를 도우시는 분, 나를 아시는 분,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8-9)

 

그러고 보니 오늘 구약본문은 신약성경 곳곳에서 반복 선포되고 있습니다.

사도바울도 인용합니다.(8-9, 로마 8:31-34)

오늘 복음서본문의 예수님의 고난 역시 그러합니다.(마태 27:30)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가신 예수님의 고난 말입니다.

 

오늘 시편본문 역시 구약본문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대한 응답찬송 같습니다.

바닥까지 낮아지신 예수님의 고통을 노래합니다.

그런데 꼼꼼히 들여다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 극한 상황 순간순간마다

시편의 기도를 인용하시는 것이 보입니다.

 

오늘 본문 앞 구절인 31:5절이 그러합니다.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개역개정, 누가 23:46)

그리고 시편 22:1절도 그러합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마태 27:46)

 

많은 기도문으로 이루어진 시편은 예수님께서 늘 암송하시던 기도송입니다.

기도조차 나오지 못할 만큼 극심한 고통,

인생의 가장 낮은 곳, 낮은 상태에서

하나님과 이어주는 사다리,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시편기도입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빌립보서 2:5-11, 마태복음 27:11-54]]

오늘 서신서본문은 초대교회의 그리스도 찬가입니다.

낮고 낮은 자리에까지 내려오신 주님!

특히 오늘 본문이 고백하는 주님의 자기비움’(7)

주님께서 가장 낮은 자리(마구간으로, 십자가로)까지 내려오심을 가리킵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은 인간의 몸을 입고 낮은 자리 마구간에 태어나신 주님이

마침내 인류의 가장 낮은 자리인 십자가에 알몸으로 달려

모욕당하고 처형당하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35)

 

예수님의 극심한 몸 고통과 마음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얼마나 힘드시면 시편 22:1절 조차 인용하실까?

인생의 가장 바닥까지 내려간 사람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주십니다.

도대체 예수님은 왜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낮아지셔야 했을까요?

(이상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의 해설을 참고했습니다.)

 

 

[정리]

예수님이 인생의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오신 것은

거기 세상 모든 죄의 원인과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치유와 구원의 열쇠가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치욕과 저주의 상징입니다.

가장 큰 죄와 벌, 가장 큰 고통을 뜻합니다.

그런데 거기 또 하나의 죄와 고통이 곁들여 있으니,

예수님의 고통을 뒤로하고 도망쳤던 제자들의 트라우마입니다.

 

오늘 우리의 십자가는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의 모든 탐욕과 음모, 온갖 거짓말과 저주가 뒤섞여 있는

온갖 부정부패, 불의의 상징 세월호!

지난 3년 내내, 아니 아직까지도 온갖 비아냥과 흘기는 눈, 거짓말이 현재진행중인 세월호!

한편, 부끄러운 제자 베드로처럼, 교회가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던 세월호...!

 

그래서 오늘 우리 시대의 십자가는 세월호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세월호를 직면하고 직시해야 하는 까닭은

거기 한국교회 트라우마의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 한국사회 어두움의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 한국사회를 밝혀줄 열쇠가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거기 지금도 한국교회의 귀에 쟁쟁한 저 소쩍새 울음 같은

304명의 피울음이 배어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 세월호 희생자 예은이 엄마 박은희 전도사 간담회 기사 중에서

(당당뉴스 2017. 4. 6. 감신대 중강당)

[세상 속으로, 낮은 곳으로]

...하나님을 원망하고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기도 하면서 참사를 겪은 가족들이 모여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예은이가 순교자가 아니고 네가 순교자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셨다. 박전도사가 거리로 나가게 된 이유였다.

 

장례식장에 찾아온 기독교인 가운데 유가족들을 향해 이제 좋은데 갔으니 그만 울라고 말했어요. 그 순간 우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드는 거였어요. 내가 우는 것은 천국을 부인하는 행동이고 그럼 하나님께 벌 받겠네 하는 생각. 그래서 우는 것조차도 입을 틀어막고 제대로 울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우는 것을 죄스러워 한 것입니다... 심지어 어느 큰 교회 목사님은, ‘세월호를 하나님께서 침몰시키셨다고 설교했지요. 그 말은 진짜, 우리가 3년 동안 들었던 말 중에 최악이었습니다. 분명히 예수님은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고 했어요. 고통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일단 함께 울어 주는 거 같아요.”

 

박전도사는 세월호를 침몰 시킨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교회라고 말했다. 사회가 옳지 못한 길로 갈 때 옳은 목소리를 내야할 교회가 오히려 권세잡은 자에게 순종하라는 성경구절을 가지고 입을 막으려 하고, 낮고 비천한 곳으로 오셨던 예수님을 이야기 하지 않고 힘과 권력을 옹호하고 심지어 부당한 권세를 지키려는 맛을 잃은 소금이 결국 세월호를 침몰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부정부패의 제일 끝자락에 세월호 문제가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떠 받들고 있는 거거든요. 하나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예수님을 보내신 이유는 그 가장 낮은 곳에 가보면 그 곳에 그 사회의 모든 문제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 겸손해 보이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곳, 너희가 사는 이 세상의 모든 문제가 쌓이고 쌓인 그 현장으로 가라.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지 않나요? 알지도 못하는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세월호와 십자가]

박전도사는 강의를 마무리 하며 잠간 2014416일을 회상했다. 고난주간인 그 날이 지나면 부활절에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고난주간에 이런 고난을 주시고 부활절에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나는 거 아냐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어요

 

그러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인양되는 배는 그날의 기억 때문에 바라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저희 가족들은 세월호 올라올 때 다 오열해서 쓰러졌습니다. 왜냐하면 그 배는 그냥 배가 아니고 우리 애들이 절규하며 죽어간 현장이었기 때문에 너무 보기 힘든 거예요. 그럼에도 잊지 않기 위해서. 잊지 않기 위해서. 너무 보기 괴로운 것을 보기로 결정한 겁니다.”

 

박전도사는 제자들이 십자가를 교회의 상징으로 삼은 것을 세월호에 비유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고 싶은 말은, 기독교는 기억의 종교라 생각합니다. 교회에 걸린 십자가는 편한 물건이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그냥 십자가가 아니었을 거예요. 예수님이 아무 죄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가장 극형에 돌아가시는 것을 그것도 비겁하게 숨어서 지켜봤어요. 그럼에도 제자들은 이후 교회에서 십자가를 상징으로 삼았어요. 괴로운데도. ? 잊지 않기 위해서... 잊지 않기 위해서... 너무 보기 괴로운 것을 보기로 결정한 겁니다

 

** 민청학련 사건 사형집행일 (197549)

오늘 49일은, 지난 주 월요일 제주 4.3에 연이은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아주 치욕스럽고 슬픈 골고다의 날입니다. 42년 전, 197549일 새벽, 8명의 억울한 사람들이 법의 이름으로 사형을 당합니다.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한지 18시간 만에 그냥 사형을 집행해 버린 것입니다. 유신체제 반대세력들에게 겁주기 위한 대표적인 조작사건이었습니다.(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사건) 이 끔찍한 사건은 세월이 흘러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중앙정보부의 조작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2002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중앙정보부의 조작 사건이라고 발표하였고, 국정원과거사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도 200512월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중앙정보부의 가혹행위와 인민혁명당구성 및 가입 등에 대한 조작 사실을 인정하였다. 마침내 2007123일 서울 중앙지법은 도예종 등 인혁당재건위사건희생자 8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어디 가서 하소연도 하지 못하는 저들 유족들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오랜 세월, 오히려 역적의 피붙이, 빨갱이의 새끼라는 낙인으로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저들의 눈과, 저들의 뼈가 어떠했겠습니까? 예수님처럼 억울하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럽게 죽어간 이 땅의 수많은 이름들을 기억합니다. 부디 이 고난주간 복음서본문이 그 유족들의 억울한 눈물을 닦아주실 수 있기를 빕니다.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 사형집행에 대한 평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는 사형이 집행된 19754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고 합니다. 1995425MBC가 사법제도 1백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판사 315명에게 실시한 근대 사법제도 100주년 기념 설문조사에서 인혁당 사건 재판이 '우리나라 사법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재판'이었다고 응답함으로 이 사건이 정상적이지 못했음을 법조인들도 인정했습니다. (위키백과 참조)

 

 

 

 

[말씀동시] 생각해 봐 (김윤서 지음. 세움교회 중등부 2학년. 성실문화90)

생각해 봐

우리가 예수님을

외면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봐

우리가 예수님을

조롱하고 있진 않은지

 

우리가 미워하고 조롱하고 외면해도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는

사랑의 예수님을 생각해봐

 

 

 

 

[말씀시조] 주께서 도우시니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90)

주께서 도우시니 불의한 자 두렵잖네

하나님이 도우시니 모욕핍박 다 이기네

주께서 가까이 계셔 그 음성이 들리니

 

 

 

 

[말씀한시] 수염을 뽑는 자에게 뺨을 맡겨라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90)

人撻爾背任其鞭(인달이배임기편) 채찍질하는 이에게는 등가죽을 맡기고

强拔汝鬚不掩面(강발여수불엄면) 수염을 뽑는 자에게 빰을 맡겨라

辱言唾容莫落心(욕언타용막낙심) 욕하고 침을 뱉는 자들 때문에 낙심하지 말아라

主祐孰敢罪於君(주우숙감죄어군) 주께서 도우시리니 그 누가 너에게 죄 있다 하리오.

 

 

 

 

[말씀서예] 이사야 50:7 (성실문화90)

 

 

 

 

 

[말씀노래] 부끄러운 이름 빌라도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성실문화90)

[본문] (마태복음 27:11-54)

[노랫말]

1. 빌라도 빌라도 어리석은 빌라도야, 성결하신 예수님을 재판하는 빌라도야

   꿈조차 증언하는 정의로운 예수님을, 십자가 사형선고 씻지못할 부끄러움

2. 빌라도 빌라도 어이없는 빌라도야, 존귀하신 예수님을 천대하는 빌라도야

   무엇을 탐하느냐 무엇이 두려우냐, 십자가 모진고통 씻지못할 부끄러움

3. 구레네 시몬은 십자가를 대신지고, 이름모를 백부장은 예수님을 알아보네

   씻어도 씻어도 부끄러운 너의이름, 빌라도 빌라도 부끄러운 너의 이름

 

[해설]

본문을 성실교회 이정훈 목사가 다듬었고, 성실문화원 동인인 종로교회 이석훈 목사님이 가락을 붙였다.

 

[악보] 부끄러운 이름 빌라도 (이정훈 작사, 이석훈 작곡, 2016. 11)

 

 

 

 

 

[시편 송서(誦書)] 시편 31:9-1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90)

(새야새야가락에 맞추어, ‘쉼표까지가 중중모리 한 장단)

 

9. 여호와여 내가 고통 중에 있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근심 때문에 눈과 영혼과 몸이 쇠하였나이다

 

10. 내 일생을== 슬픔으로 보내==, 나의 연--== 탄식으로 보냄이==,

내 기력이== 나의 죄악 때문==, 약하여--== 나의 뼈가 쇠하((도소))==

 

11. 내가 모든 대적들 때문에 욕을 당하고 내 이웃에게서는 심히 당하니 내 친구가 놀라고 길에서 보는 자가 나를 피하였나이다

 

12. ==== 잊어버린 바 됨==, 죽은 자를 마음== 두지 아니함 같==,

-- 그릇== 같으니--==, (깨진 그--== 같으니--==)

 

13. 내가 무리의 비방을 들었으므로 사방이 두려움으로 감싸였나이다 그들이 나를 치려고 함께 의논할 때에 내 생명을 빼앗기로 꾀하였나이다

 

14. 여호와여== 그러하--==, 나는 주께== 의지하고 말하기==,

주는 내 하나-== (내 하나님==), (내 하나님)이시== 하였나--==

 

15.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 내 원수들과 나를 핍박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다함께]

16. 주의 얼굴== (주의 얼--)==, 주의 종--== 비추시고==,

주의 사랑== (주의 사랑)하심으==, 나를 구원== (구원)--==

 

가락은 새야새야, 파랑새야, 장단은 중중모리로 읊는다.

쉼표(‘,’)까지 한마디가 12박 한 장단이다. (, 한 줄이 중중모리 두 장단이다.)

한 박(‘=’)은 편의상 2분박(‘--’)으로 쪼개어 짚을 수도 있다.

밑줄(‘ ’)친 부분은 글자 수가 많아도 3박으로 읊으면 된다.(이 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여유있게 읊는 것이 좋다.)

굵은 글자는 찬양대가 송서(誦書, 새야새야)로 읊조리고, 나머지는 회중이 낭독한다. (찬양대가 읊조릴 때 회중도 콧노래처럼 작게 따라 해도 좋다.)

가락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어우러지는 멋이 있어 좋다.

마지막 절은 다함께 읊조린다.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사순절 6(수난주일) 201749일 주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이사야 50:4-9a, 시편 31:9-16, 빌립보서 2:5-11, 마태복음 27:11-54

 

 

 

 

 

 

 

 

 

 

 

 

 

 

 

 

 

 

 

 

 

 

 

 

 

 

 

 

 

 

 

 

 

 

 

 

 

 

 

 

 

 

 

 

 

 

 

 

 

 

 

 

 

 

 

 

 

 

 

 

가로열쇠

이스라엘 사람 전체를 가리킨다. 야곱의 4째 아들 유다를 우리 식으로 부른 이름 ○○ 이스라엘 전체를 가리킨다.(마태복음)

로마 군대의 조직 가운데 100명으로 조직된 단위 부대의 우두머리.(마태복음)

주후(A.D.) 26-36년에 유다를 다스린 로마총독.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자로 유명하다. 사도신경에 그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올라 있다.(마태복음)

여호와께서 구해주신다는 뜻을 가진 히브리 낱말인 여호수아(예수아)의 헬라 말 이름이다. 인류의 구세주시며, 거룩한 아드님이신 하나님, 곧 성자(聖子)하나님의 이름이시다.(빌립보서, 마태복음)

야훼는 하나님이시다라는 이름 뜻을 가진 이스라엘 초기 예언자로서 아합왕과 아하시야왕 시대에 활동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배반하던 때에 참된 예배를 회복시켰다. 신약성경 시대에는, 변화산에서 모세와 함께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했었다.(9:4) 말라기 4:5절에 심판의 날에 주님께서 그를 다시 보내실 것이라 하셨으며, 마태복음 11:14절에서 예수님은 세례요한이 바로 그 사람 ○○○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마태복음)

 

세로열쇠

이 직분은 모세의 형 아론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후손, 특히 사독의 후손들이 맡았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종교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이들의 종교적인 역할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대 속죄일’(욤 키프르)에 예루살렘 성전의 지성소에 들어가 속죄의식을 거행하는 일이었다.(마태복음)

사사 시대에 사사가 전쟁 때는 군 지휘관으로, 평상시는 재판관으로 역할을 한 것처럼, 이스라엘 각 족속 가운데서 가장 힘센 가족들의 우두머리가 이 역할을 했다. 이들은 ○○라 불리며 일종의 귀족계층을 이루었다. 왕정 초기에 이스라엘의 ○○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 것으로 보아 왕정시대 내내 부족들의 ○○들 중심의 위원회가 있어서 전통적인 지휘체계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왕정(왕권강화)시대에는 다소 약해졌던 ○○들의 힘이 포로기와 귀환 이후에 영향력을 되찾는다. 유대교의 모범을 따라 초기기독교는 ○○들이 교회를 이끌었다.(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 (마태복음)

예수님과 동시대 사람으로서, 그의 본명 또한 예수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개역개정 성경 외에 새번역과 공동번역 성경은 마태복음 27장에서 그렇게 번역했다.) 또한 열심당원이었을 것으로 추측하며, 명절 관례를 따라 죄수 한 사람을 석방해 줄 때에, 예수님 대신 풀려난 사람이다.(마태복음)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처형 도구. 로마시대에는 이를 노예, 도둑, 반역자(정치범)에게 집행했다. 이 처형에 앞서 채찍질이 가해졌는데 그 때문에 이 형틀에 달리기 전 이미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을 만큼 가혹했다. 예수님께서 이에 달려 돌아가셨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빌립보서, 마태복음)

3명의 대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름 뜻이 야훼께서 구원을 베푸셨다이다. 북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한 주전 722년을 전후로 남유다 예루살렘에서 예언자로 활동했으며, 왕족이나 귀족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기록한 예언서는 모두 66장으로 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1-39장을 그가 지었고, 40-55장과 56-66장은 각각 다른 이들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사야)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 성경낱말사전(성도출판사), 인터넷 사전 등을 참고하고 부분 인용했습니다.)

 

 

 

 

 

[말씀동화] 동백꽃 예수

 

옛날옛날 한 옛날에, 이것은 호랑이가 두 손 모아 동백꽃 받던 시절 이야기예요.

 

한겨울에 꽃이 피어납니다.

빠알간 동백꽃입니다.

모진 추위 새하얀 눈보라 속에서

붉디붉은 동백꽃이 피어납니다.

 

동백꽃은 세상을 떠날 때 싱싱하게 떠나갑니다.

생생한 붉은 꽃송이 째 떨어집니다.

꽃이 지는 애처로움도 추한 느낌도 없이

온몸 통째로 떨어집니다.

 

 

동백꽃 한 송이가 떨어집니다.

201744일 화요일

일본군 위안부 소녀 이순덕 할머니 꽃이

떨어집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순덕 할머니를 뵈러 수많은 소녀들이 줄지어 섭니다.

동백꽃처럼 떨어지신 아름다운 100세 할머니를 뵈며

소녀들이 조용히 눈물 짓습니다.

 

 

동백꽃 여러 송이가 떨어집니다.

2014416일 수요일

304송이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세월호 바다 속으로 떨어집니다.

 

아름다운 동백꽃이 무더기로 떨어질 때,

활짝 피지도 못한 꽃몽오리들이 떨어질 때

무궁화 삼천리 방방곡곡이

눈물과 한숨을 쏟았습니다.

 

 

동백꽃 여덟 송이가 떨어집니다.

197549일 수요일 새벽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곧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자마자

18시간 만에 처형됩니다.

 

1년 전 197443일 독재자가 내뱉은 긴급조치 4호를 지키지 않았다며

저지른 짓입니다.

더럽고 더럽고 아주아주 더러운 유신정권이

그 더러운 걸 더럽다고 말한 동백꽃 여덟 송이를

없는 죄까지 거짓말로 덮어씌워 무참히 떨어뜨린 겁니다.

기어이 떨어뜨린 겁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법학자회가 나서서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19754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합니다.

 

 

동백꽃 만여 송이가 떨어집니다.

194843일 토요일 전후로

제주도에서 수많은 동백꽃이 통째로 떨어집니다.

 

너무 많아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평화의 섬 제주는 두고두고 눈물바다입니다.

붉디붉은 동백꽃 바다 위로

가족들의 눈물이 바다를 이룹니다.

 

 

4월에 떨어지는 동백꽃들로 해마다 붉게 우는 우리 사월에

201749일 수난주일 오후 세시 넘어

동백꽃 예수님이 고개를 떨굽니다.

 

인생의 가장 밑바닥 십자가 위에서

생명의 바닥소리를 토해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피에 젖은 갈대꽃 한 송이 매달린 가시관 위로

하늘 눈물 한 방울 떨어집니다.

붉디붉은 예수꽃은 떨어지고

동풍(東風)이 부르는 노래가락이 예수꽃 동백을 감싸줍니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우시네,

이 세상 모든 아픔 다 품고, 이 민족 모든 어둠 다 마시고,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우시네

수줍은 꽃망울 터뜨리려고,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외치네,

나의 모든 죄 다 지우고, 너의 모든 괴롬 다 거두고,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우시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채희동 작사, 이천진 작곡)

 

[이정훈 지음. 201749일 주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