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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문화 응용하기/본문묵상

왕국절 5주 (2016년 9월 25일 주일) 예배준비 노트

“하나님의 사람이여,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성서일과 4본문]

(예레미야 32:1-3a, 6-15)

1. 유다 왕 시드기야 제 십년에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셨다. 그 해는 느부갓네살 제 십팔년이었다.

2. 그 때에 예루살렘은 바빌로니아 왕의 군대에게 포위되어 있었고, 예언자 예레미야는 유다 왕궁의 근위대 뜰 안에 갇혀 있었다.

3. 유다 왕 시드기야는 예레미야를 그 곳에 가두면서 그에게 이렇게 책망하였다. "그대가 어찌하여 이런 예언을 하였소?

6.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7. "너의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멜이 너에게 와서,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너더러 사라고 하면서, 그 밭을 유산으로 살 우선권이 너에게 있기 때문에, 네가 그것을 사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8. 과연 주님의 말씀대로, 숙부의 아들 하나멜이 근위대 뜰 안으로 나를 찾아와서, 내게 부탁하였다. 베냐민 지방의 아나돗에 있는 그의 밭을 나더러 사라고 하였다. 그 밭을 소유할 권리도 나에게 있고, 그 밭을 유산으로 사들일 권리도 나에게 있으니, 그 밭을 사서 내 밭으로 삼으라고 하였다. 그 때에 나는 이것이 바로 주님의 명령임을 깨달았다.

9. 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에게서 아나돗에 있는 그 밭을 사고, 그 값으로 그에게 은 열일곱 세겔을 달아 주었다.

10. 그 때에 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그것을 봉인하고, 증인들을 세우고, 은을 저울에 달아 주었다.

11. 그리고 나는 법과 규례에 따라서 봉인된 매매계약서를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와 함께 받았다.

12. 그리고 나는,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그 매매계약서에 서명한 증인들과 근위대 뜰 안에 앉아 있던 모든 유다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 매매계약서를 마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바룩에게 넘겨주고,

13. 또한 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바룩에게 부탁하였다.

14.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이 증서들 곧 봉인된 매매계약서와 봉인되지 않은 계약서를 받아서, 옹기그릇에 담아 여러 날 동안 보관하여라.

15. 참으로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

 

(시편 91:1-6, 14-16)

1. 가장 높으신 분의 보호를 받으면서 사는 너는,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를 것이다.

2. 나는 주님께 "주님은 나의 피난처, 나의 요새, 내가 의지할 하나님"이라고 말하겠다.

3. 정녕, 주님은 너를, 사냥꾼의 덫에서 빼내 주시고, 죽을병에서 너를 건져 주실 것이다.

4. 주님이 그의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고 너도 그의 날개 아래로 피할 것이니, 주님의 진실하심이 너를 지켜 주는 방패와 갑옷이 될 것이다.

5. 그러므로 너는 밤에 찾아드는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고, 낮에 날아드는 화살을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6. 흑암을 틈타서 퍼지는 염병과 백주에 덮치는 재앙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14.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그가 나를 간절히 사랑하니, 내가 그를 건져 주겠다. 그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내가 그를 높여 주겠다.

15. 그가 나를 부를 때에, 내가 응답하고, 그가 고난을 받을 때에, 내가 그와 함께 있겠다. 내가 그를 건져 주고, 그를 영화롭게 하겠다.

16. 내가 그를 만족할 만큼 오래 살도록 하고 내 구원을 그에게 보여 주겠다.“

 

(디모데전서 6:6-19)

6. 자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경건은 큰 이득을 줍니다.

7.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것도 가지고 떠나갈 수 없습니다.

8.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9. 그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유혹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도 해로운 욕심에 떨어집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립니다.

10.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좇다가, 믿음에서 떠나 헤매기도 하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11. 하나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 악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으십시오.

12.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십시오. 영생을 얻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영생을 얻게 하시려고 그대를 부르셨고, 또 그대는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13. 나는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앞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훌륭하게 증언하신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대에게 명령합니다.

14. 그대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그 계명을 지켜서, 흠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는 사람이 되십시오.

15. 정한 때가 오면, 하나님께서 주님의 나타나심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요, 오직 한 분이신 통치자이시요, 만왕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이십니다.

16. 오직 그분만이 죽지 않으시고, 사람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빛 속에 계시고, 사람으로서는 본 일도 없고, 또 볼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에게 존귀와 영원한 주권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17. 그대는 이 세상의 부자들에게 명령하여, 교만해지지도 말고, 덧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도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고 하십시오.

18. 또 선을 행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아낌없이 베풀고, 즐겨 나누어주라고 하십시오.

19. 그렇게 하여, 앞날을 위하여 든든한 기초를 스스로 쌓아서, 참된 생명을 얻으라고 하십시오.

 

(누가복음 16:19-31)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런데 그 집 대문 앞에는 나사로라 하는 거지 하나가 헌데 투성이 몸으로 누워서,

21.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려고 하였다. 개들까지도 와서, 그의 헌데를 핥았다.

22. 그러다가, 그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에게 이끌려 가서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었고, 그 부자도 죽어서 묻히었다.

23. 부자가 지옥에서 고통을 당하다가 눈을 들어서 보니, 멀리 아브라함이 보이고, 그의 품에 나사로가 있었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기를 '아브라함 조상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서,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내 혀를 시원하게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나는 이 불 속에서 몹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25. 그러나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되돌아보아라. 네가 살아 있을 동안에 너는 온갖 호사를 다 누렸지만, 나사로는 온갖 괴로움을 다 겪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통을 받는다.

26. 그뿐만 아니라,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 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로 건너가고자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에게로 건너올 수도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조상님, 소원입니다. 그를 내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나는 형제가 다섯이나 있습니다. 제발 나사로가 가서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고통 받는 이 곳에 오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29. 그러나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30. 부자는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아브라함 조상님,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누가 살아나서 그들에게로 가야만,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31. 아브라함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누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성서일과 4본문 묵상]

오늘 성서일과 본문들을 이어주는 끈은 위기와 희망입니다.

 

구약, “다시 집과 밭과 포도원을 살 것이다” (예레미야 32:15)

시편, “너를 건져주실 것이다” (시편 91:3)

서신서,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고 하십시오” (디모데전서 6:17)

복음서,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누가복음 16:29)

 

오늘 요절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입니다. (디모데전서 6:17)

 

 

[구약과 시편본문 정리 (예레미야 32:1-3a, 6-15 / 시편 91:1-6, 14-16)]

오늘 구약본문은 예루살렘 멸망 직전의 위기상황입니다.

예언자의 예언을 무시하고 시드기야 왕은 예레미야를 옥에 가둡니다.

옥중 예레미야에게 사촌이 찾아와 밭을 사라고 합니다.

나라가 망할 상황에서 밭을 사라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그 밭을 삽니다.

하나님의 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거스르고 경제 원리를 거스르는 이 이상한 행동이 희망의 증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회복시키시리라는 희망 말입니다.

 

오늘 시편본문의 주인공은 인생의 어떤 위기에서 하나님의 보호를 구하는 사람입니다.

사냥꾼의 덫”, “죽을 병”, “밤에 찾아드는 공포”, “낮에 날아드는 화살”,

흑암을 틈타 퍼지는 염병백주에 덮치는 재앙”...

 

수없이 다양한 인생의 위기, 그 고비마다 주님은 우리에게,

그늘이 되어주시고, “피난처요새가 되어주십니다.

나를 덮어주실 날개가 되시고, “방패와 갑옷이 되어주십니다.

주님만이 나의 희망이십니다!

 

 

[서신서와 복음서본문 정리 (디모데전서 6:6-19 / 누가복음 16:19-31)]

오늘 서신서본문에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깨알 같은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꿀밤만한 우박을 쏟아 붓는 듯합니다.

문득 뭣이 중헌디?”라는 유행어가 떠오릅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생명(영생)이라는 말씀이 오늘 본문의 핵심입니다.

 

나와 너의 생명을 빛나게 하려면 돈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믿음이 살아나고(10),

그래야 소망이 살아나고(17),

그래야 사랑이 살아납니다(18).

 

돈 욕심을 버려야 온전히 하나님께 소망을 둘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시시때때 베푸시는 온갖 것을 풍성히 즐길 수 있는 비결이 거기 있습니다.(17)

돈 욕심이 가득하면, 그런 하늘 복이 복으로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오늘 복음서본문의 주인공은 어떤 부자입니다.

부자가 죽어서 고통스런 지옥에 갔는데 그 이유는 이겁니다.

살아있을 동안에 너는 온갖 호사를 다 누렸지만, 나사로는 온갖 괴로움을 다 겪었다”(25)

 

오늘 서신서본문인 딤전 6:17-18절 말씀에 비추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특히 오늘 복음서본문 바로 앞인, 지난주 복음서본문 말씀에 비추어 정확히 설명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그래서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처소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누가복음 16:9)

 

오늘 복음서본문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부자들의 귀에 한없이 거슬릴 하나님 말씀들,

가난한 자와 돈을 나누어야 한다는 이 예언의 말씀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참 생명, 영생을 얻을 너의 희망, 우리의 희망, 지구의 희망이라는!

 

 

[정리]

오늘 본문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위기상황입니다.

구약은 나라가 망하기 직전의 위기상황입니다.

시편은 어느 개인의 위기상황입니다.

서신서는 교회의 부자들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복음서는 어느 부자와 그 다섯 형제의 위기상황입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한반도의 지진처럼,

우리 앞엔 상상을 초월하는 위기가 즐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말씀의 핵심은, 위기 가운데서 오히려 빛나는 희망입니다.

위기가 닥치자 비로소 하나님 말씀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주님만이 나의 희망이라고 믿고 있는 걸까요?

주님을 그만큼 간절히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시편 91:14)

말씀을 그만큼 간절히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누가 16:31)

 

시대를 거스르는 것 같은 예언자의 예언이 못마땅한 시드기야 왕처럼

경제 원리를 거스르는 예언자의 예언이 못마땅한 부자들처럼

말씀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됩니다.

거슬리는 말씀일수록 더 눈을 크게 뜨고 단단히 붙잡을 일입니다.

 

 

[나머지]

* 하나님의 사람이여!(딤전 6:11)

이번 성서일과 4본문을 읽고 묵상하는 동안, 마음에 들어와 오래 머물며 제 마음을 숙성시키고 발효시킨 구절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여...”(딤전 6:11)

 

하루에도 열두 번씩 돈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붙잡아 주시는 말씀입니다. 탐욕의 덫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를 붙드시고 내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구약의 주인공은 예레미야입니다. 그는 이중삼중의 고난 중에 처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 군대에 포위된 예루살렘 왕국의 감옥에 갇혀 있는 중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사촌 하나멜이 감옥까지 찾아옵니다. 위로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옥살이하는 사촌더러 밭을 사라는 겁니다. 그 와중에 예레미야는 여러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 밭을 사서 등기까지 마칩니다. 하나님의 약속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처지가 된 사람들을 위하여 예비해 놓으신 법() 말입니다. 부동산이라면 시도때도없이 눈이 시뻘게지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이중삼중으로 우리의 탐욕을 다스리는 법이십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하나님 약속이 있습니다.

여러 날”(32:14)이 지나면 이 땅을, 이 땅 사람들의 신분을 회복시키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비록 옥에 갇힌 신세지만, 예레미야의 마음은 옥에 가둔 사람들보다 더 든든합니다.

오늘 본문말씀은 내가 참 어려운 때에, 참 든든하게 함께하시는 내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내가 바로 하나님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새 우리 사는 모습을 보면, 자꾸 조마조마해집니다. 내가 바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 거지 나사로는 천국의 열쇠!

오늘 서신서 본문의 알맹이는 다음 두 구절입니다.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딤전 6:13)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딤전 6:17)

 

돈 욕심을 버리면, 탐욕을 버리면, 그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게 있다는 겁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세상 돈으로 살 수 없는 무진장한 은총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것을 풍성히 주셔서 즐기게 하시는 하나님!” 이 알맹이를 누리려면, 먼저, 결국 썩어지고 말 돈 욕심부터 버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은 서신서와 잘 이어집니다. 돈 욕심 때문에 영안이 어두웠던, 참 안쓰러운 어느 부자의 교훈입니다.

영안이 어두워 천국의 열쇠를 못 알아본 겁니다.

천국의 열쇠인 거지 나사로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천국의 열쇠, 그 귀한 나사로를 붙잡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사로는 장애인이라 어디 가지도 않고 늘 가까이 있었습니다.

이중삼중으로 신호를 주셨건만 부자는 눈이 어두워 볼 수 없었습니다.

 

돈 욕심, 탐욕의 뿌리는 불안입니다. 불안을 끌어안고는 그 어떠한 돈도 즐길 수 없습니다. 복음서 본문의 첫구절에 나오는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는 말씀은 그래서 잘 새겨야 합니다. 그런 즐거움은 참 즐거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즐기는 게 즐기는 거 아니라는 겁니다. 자발적 가난의 경지에서만이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 풍성히 베푸신 행복의 열쇠들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이 생생하게 들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천성(天性)을 잃은 세상

<논어論語, 학이편 15>子貢曰貧而無諂하며 富而無驕하되 何如하니잇고 / 子曰 可也未若貧而樂하며 富而好禮者也이니라.

제자 자공이 묻기를 가난하면서도 아첨하는 일이 없고, 부자이면서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말씀이, 쓸만하기는 하나, 가난해도 즐기며() 부자이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못하다.

<채근담> “하늘은 한 사람에게 재물을 주어 많은 사람을 가난에서 구하려 하지만, 가진 자는 그 가진 바를 뽐내고 갖지 못한 이를 깔보니 하늘이 노할 것이다.”

나사로의 이웃이었던 부자는 채근담을 몰랐던 모양이며 논어를 몰랐던 모양입니다. 아니 그보다 먼저, 그는 하나님의 주신 천성(天性)을 잃어버렸던 것! ()와 악()이란 천성(天性)을 가장 잘 표현한 우리 옛 글자입니다.

 

 

 

 

[말씀동시] 후회하지 않게 (김윤서 지음. 세움교회 중등부 1학년. 성실문화88)

가여운 나사로

도와줄 사람 없나?

 

베풀지 못했던 부자

혼내줄 사람 없나?

 

나사로 도와주시고

부자는 혼내줄 분이 계시지

 

그 때는 돌이킬 수 없을껄?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지!

 

 

 

 

[말씀시조] 불지옥 고통 속에 (이정훈 지음. 성실문화88)

불지옥 고통 속에 부르짖는 너 부자여

안식중인 나사로를 왜 자꾸 부르느냐

보아라 너희들 이미 천국말씀 듣거늘

 

 

 

 

[말씀한시] 내 자식들은 이곳에 오지 않게 해주세요 (오세종 지음. 성실문화88)

笑泉臨入神(소천임입신) 웃음샘 박 사모가 입신을 체험했을 때

從使入陰府(종사입음부) 천사를 따라 음부를 구경했다

驚見隣富豪(경견린부호) 이웃집 욕심쟁이 부자가 거기 있음에 짐짓 놀랐다

號哭不子圄(호곡부자어) 내 자식들은 이곳에 오지 않게 해 주세요!” 호곡했다.

 

 

 

[말씀서예] 시편 91:4 (오세주 작품. 성실문화88)

 

 

 

 

[말씀노래] 아브라함 품에 안긴 (주원남 지음. 성실문화88)

[본문] (누가복음 16:19-31)

[노랫말] 아브라함 품에 안긴

아브라함 품에 안긴 나사로를 바라보며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 나사로를 보내어서 나의 혀끝에 물 한 방울 축여 주소서 / 살아생전 호사를 누리던 부자는 죽어 지옥불의 고통당하고 / 고통 속에 외면당하였던 대문 앞의 거지 나사로 천국에서 위로를 받네

 

[해설]

비유에 등장하는 부자와 아브라함의 대화 내용(23-25)을 곡으로 엮었다.

 

[악보] 아브라함 품에 안긴 (주원남 지음, 2016.6.22.)

 

 

 

 

[시편 송서(誦書)] 시편 91:1-6, 14-16 (이정훈 다듬음. 성실문화88)

(천자문 독송 가락, 즉 전래 자장가 가락으로)

 

1. ------,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 -늘 아래에 사는- 자여-,

 

2.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3.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4. ---- ----, -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개 아래에, (-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

5. 너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과

6.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14. 하나님이 이르시되

 

-가 나-를 사랑-한즉-, -가 그를- 건지-리라-,

-가 내이름을 안즉-, -가 그를- -이리라-

 

15.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다함께]

16. -- ----, -수하게- 함으---,

    그-를 만-족하게- 하며-, -의 구원을 그에게 보이리라 하시∼∥

 

 

 

 

[말씀놀이] (이정훈 지음)

 

왕국절 5, 2016925일 주일 (성서일과 본문 낱말 맞추기)

예레미야서 32:1-3a,6-15, 시편 91:1-6,14-16, 디모데전서 6:6-19, 누가복음 16:19-31

 

 

 

 

 

 

 

 

 

 

 

 

 

 

 

 

 

 

 

 

 

 

 

 

 

 

 

 

 

 

 

 

 

 

 

 

 

 

 

 

 

 

 

 

 

 

 

 

 

 

 

 

 

 

 

 

 

 

 

 

가로열쇠

이름 뜻은 하나님은 은혜이며, 살룸의 아들이요 선지자 예레미야의 사촌이다. 예레미야가 고향 아나돗에 있는 ○○○의 밭을 은 17세겔에 사고 정확한 계약서를 받았다. 이것은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희망의 예언행위로서, 장차 유대민족이 바빌로니아 포로생활에서 귀환하게 될 것을 가리킴이다. (예레미야)

노아의 12대 손이요 데라의 아들이며 갈대아 우르에서 태어났다.(갈대아는 지금의 이라크 남부지역으로서, 바벨론이 수도였는데, 뒤에 바벨론 제국으로 컸다. 우르는 이라크 남단 유프라테스 강변 도시로서, 예전 수메르의 도시국가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의 부인 사라에게서 이삭을 낳았다. 그의 형제는 나홀과 하란이며, 그의 조카는 롯이다.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조상으로 널리 존경받는 인물이다. 이름 뜻은 열국의 아버지이다.(누가복음)

오늘날 바그다드 언덕에까지 이르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가의 충적지에 있었던 나라. 주전(B.C.)5천년전부터 이곳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주전 586년경 이 나라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파괴했다. (충적지 : 흙이나 모래가 물에 흘러 내려와 범람원이나 삼각주 따위의 낮은 지역에 쌓여 생긴 비옥한 토양의 땅) (예레미야)

요시야 왕의 막내아들로서 남왕국 유대나라 마지막 왕이다(B.C.598-587). 이름 뜻은 야훼는 정의이시다이다. “유다 왕 ○○○○는 예레미야를 그 곳에 가두면서 그에게 이렇게 책망하였다.” (예레미야)

 

세로열쇠

예루살렘 북동쪽으로 5지점에 있는 마을로 예레미야가 태어난 곳이고, 거기 예레미야의 친척들이 살았다. “베냐민 지방의 ○○○에 있는 그의 밭을 나더러 사라고 하였다.” (예레미야)

그것이 이루어질지어다!’, ‘그러하도다’, ‘진실로’ ‘확실히라는 뜻의 히브리어. “그분에게 존귀와 영원한 주권이 있기를 빕니다. ○○.” (디모데전서)

주후(A.D.) 26-36년에 유다를 다스린 로마총독.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자로 유명하다. 사도신경에 그 이름이 불명예스럽게 올라 있다. (디모데전서)

이름 뜻이 복 받은 자로서, 예레미야의 충실한 비서이자 친구였다. “그 매매계약서를 마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에게 넘겨주고,”(예레미야)

히브리어 엘레아자르’(=하나님이 도우신다)를 그리스어화한 이름으로서, 오늘 복음서본문(누가 16:19-31)에서 모든 가난한 사람을 대표한다. 성경에서 가난한 사람이란 오직 하나님의 도움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으로서 경건성이 깃든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누가복음)

유대 예언자로서 눈물의 예언자라는 별명이 있다.(9:1), 하나님께서 결혼도 하지 말고 자녀도 두지 말라고 하셨다.(16:2)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거침없이 전하고 그것 때문에 큰 핍박을 받았다. 이름 뜻은 야훼께서 높이신다”, 또는 야훼께서 기초를 놓으신다이다. (예레미야)

(*독일성서공회판 해설관주성경(대한성서공회), 성경낱말사전(성도출판사), 인터넷 사전 등을 참고하고 부분 인용했습니다.)

 

 

 

 

 

 

[말씀동화] 신비한 합죽선

 

옛날옛날 한옛날에, 호랑이가 한겨울에도 살랑살랑 부채질하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마을에 가난하지만 착한 바보가 살았어요.

동네 바보지만 사람들은 착하고 부지런한 그 바보를 바보라 업신여기지 않았어요.

야 이 바보야!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의 이름 치국이라 불러주었답니다.

 

치국아, 김치국, 오늘 아침도 김치 국에 밥 말아먹었느냐?”

 

아침마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물어보시면 치국이는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합니다.

 

,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치국이는 부모형제도 없고 쓰러져가는 오막살이집밖에 아무 재산 없지만,

딱 하나, 귀한 부채 하나가 있었어요.

접었다 폈다 하는 합죽선이었죠.

언젠가 길가는 나그네 할머니께 밥 한 그릇 정성껏 대접하고 받은 선물이었답니다.

 

그런데 치국이의 합죽선에는 아무도 모르는 신비한 비밀이 하나 있었어요.

합죽선을 촤라락 펼쳐서 살랑살랑 부채질을 하면

평소에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어요.

부채에 그린 그림의 소리만!

 

원래 처음엔 부채에 큼지막한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죠.

어느 날 밤, 읍내 장터에 구경 갔다가 산고개 넘어 집으로 돌아가던 치국이 앞에

집채만 한 호랑이 한 마리가 어흥 하고 나타났겠죠?

간이 콩알 만해진 치국이는 얼떨결에 손에 든 합죽선을 펼쳤어요.

그러자 갑자기 호랑이 말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오늘은 오랜만에 참 사람을 만났군요. 어서 조심해서 가세요. 밤길 어두우니.”

 

호랑이 보고 놀란 가슴보다 이 신기한 일에 더 놀란 치국이는

떠듬떠듬 대답합니다.

 

혹시 제 말도 들리세요? 왜 저를 안 잡아먹나요?”

 

호랑이가 대답합니다.

 

원래 호랑이는 영물이라 사람은 안 잡아먹는 법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사람 탈을 쓴 짐승들은 잘 잡아먹지요.”

 

그 뒤에 또 이런 일도 있었죠.

치국이네 집에 하도 쥐들이 들락거리고

시도 때도 없이 운동회 하듯, 달리기 시합하듯이 천장을 뛰어다녀서

치국이가 합죽선을 빨아서 호랑이 그림을 지우고 쥐 그림을 그려 대화한 것입니다.

 

난 쥐를 좋아하지 않으니 좀 나가달라고.

그 다음날 쥐들이 다른 집으로 이사 갔다죠?

 

그런데 합죽선을 빨 수 있냐고요?

그것도 몰랐어요?

한지는 먹으로 그린 그림이나 글씨를 물에 빨아 다시 쓸 수 있는 훌륭한 종이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치국이네 동네에서 제일 부자인 최부자네서 장례가 났어요.

최부잣집 주인 최부자가 죽은 거예요.

 

치국이는 얼른 최부자 집으로 갔어요.

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이지?

눈이오나 비가 오나 최부잣집 대문 곁에서 구걸하던

동네거지 나살래가 안 보이네?

 

나살래는 가난뱅이 동네바보 김치국보다 훨씬 불쌍한 아저씨였어요.

치국이처럼 부모형제 아무 가족도 없을 뿐 아니라

집도 없고, 게다가 장애인이었거든요.

 

팔다리도 불편할 뿐 아니라 머리도 아주 나빠 어리버리했기 때문에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동냥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지나던 사람들이 가끔 먹을 걸 나눠주곤 합니다.

 

그래도 최부자집에 최고였죠.

왜냐고요?

최부자집에선 시도 때도 없이 잔치가 벌어졌거든요.

그래서 잔치음식 남은 거 내다버릴 때 얻어먹는 맛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그 동네거지 나살래가 사라진 거예요.

치국이는 최부자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이리저리 나살래부터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동구 밖 후미진 골짜기에 버려진 나살래를 발견했습니다.

 

최부자가 갑자기 죽은 날 새벽 대문 앞 나살래도 죽어있더랍니다.

그 집 하인들이 정신없다며 나살래를 거적으로 둘둘 말아서 동구밖 마른골짜기에

내다버린 것입니다.

 

동네 바보 치국이는 거적대기에 둘둘 말려있는 동네거지 나살래 아저씨가 너무나 불쌍했어요.

그래서 양지바른 곳을 골라 땅을 파서 나살래 아저씨를 고이 묻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둥그런 무덤도 만들고 반듯한 돌을 골라 비석도 세워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치국이 꿈에 나살래 아저씨가 나타났어요.

아저씨는 빙글빙글 웃으며 뭐라뭐라 말을 합니다.

얼굴도 굉장히 깨끗해지고 잘생겨 보이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려 귀를 쫑긋쫑긋 세우려 애쓰다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도대체 나살래 아저씨는 내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한 걸까? 살아생전 말도 제대로 못하고 침을 줄줄 흘리면서 헤벌쭉거리며 웃기만 하던 아저씨가 꿈속에선 왜 그리 잘생겨 보였던 걸까?”

 

 

배고픈 건 참아도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치국이에게

문득 좋은 생각 하나가 떠오릅니다.

얼른 합죽선 쥐 그림을 지우고 이번엔 동그마한 무덤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자기가 만들어준 나살래 아저씨 무덤으로 갑니다.

 

합죽선을 펼치고 살랑살랑 부채질하며 이야기합니다.

 

아저씨, 나살래 아저씨 제 말 들리세요?”

 

그러자 무덤이 아니라 하늘 위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냐, 치국아. 우리 동네에서 제일 착하고 부지런한 일꾼 치국이가 왔구나?”

 

치국이 눈빛이 반짝반짝 해님처럼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저씨 왜 이렇게 말씀을 잘하세요? 그리고 어젯밤 제 꿈에 나타나서 무슨 말씀하시려고 했나요?”

 

내 죽은 몸을 정성껏 묻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했단다.”

 

고맙긴요. 사람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대요 뭐! 그런데 아저씨 얼굴이 왜 그리 깨끗하고 멋있어 지셨어요? 어떻게 된 일이죠? 거기 지금 계신 곳이 참 좋은 곳인가 보죠?”

 

, 좋은 곳이고말고! 여긴 모두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평화롭고 따스한 곳이야. 새벽 찬이슬에 잠을 깨지 않아도 되고, 한여름 무서운 모기떼도 없고, 한겨울 무시무시한 동상도 안 걸리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이란다.”

 

! 정말 좋으시겠어요. 이젠 두 다리 쭉 뻗고 주무실 수 있겠네요. 그리고 아무 걱정거리도 하나 없으시겠어요, 그렇죠?”

 

그러자 나살래 아저씨 목소리가 조금 어두워집니다.

 

그래, 그렇긴 한데, 며칠 전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단다. 뭐냐 하면, 땅에 있을 때 내가 대문 앞에서 살던 그 집 주인, 최부자 어른이 나랑 비슷하게 죽었는데, 이상하게 나 있는 곳이 아니라 저 아래 아주 힘든 곳에서 살면서 매일 나를 향해 엉엉 울며 애원을 하는 거야.”

 

무슨? 뭐라고 애원하는데요?”

 

거긴 불구덩이라 너무 뜨겁다고 시원한 물 한 방울 찍어 혀끝을 적셔달라고, 그리고 나더러 얼른 집에 내려가서 자기 다섯 형제에게 가서 최부자가 지금 어떻게 사는지 자세히 알리라고. 그래서 이 형처럼 사는 거 얼른 회개하게 해달라고, 그래야 내가 있는 불지옥이 아니라, 너 나살래가 사는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고, 꼭 그렇게 전해달라고!”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어요?”

 

내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조상 아브라함 할아버지께서 대답하셨단다. 하늘나라와 지옥은 서로 오갈 수도 없고, 나살래를 다시 살려서 땅에 내보낼 필요도 없다고 말이야.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기적보다 더 생생한 기적의 말씀, 사랑의 말씀이 적힌 책이 있다는 거야. 그 책만 열심히 읽으면 누구나 다 회개하고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랑 밥도 같이 나눠먹을 수 있게 되고, 그래서 누구나 다 하늘나라에 올 수 있게 된다는 거야. ”

 

치국이는 반짝 반짝 눈빛을 빛내며 물었어요.

 

아저씨, 그 책이 어디 있어요? 지금 어디 있어요? 저도 얼른 구해서 보고 싶어요, ?”

 

이제 조금만 있으면 하늘님께서 제자들을 통해 보내주실 거야. 지금 저 윗마을에서 한글로 책을 번역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렴.”

 

치국이 얼굴이 환해졌어요.

글을 못 읽는 치국이는 그래도 아무 걱정 없습니다.

그 생생한 기적의 말씀, 사랑의 말씀이 적힌 책, 그 책을 합죽선에 그려넣고

살랑살랑 부채질만하면 그 책이 술술술 말씀해주실 테니까요.

 

치국이는 해처럼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최부자 무덤으로 향합니다.

 

최부자 아저씨에게 가서 얼른 이 소식을 전해야지. 내가 얼른 그 기적의 말씀, 사랑의 말씀이 적힌 책을 구해서 아저씨 형제들에게 들려줄 거라고! 그럼 불쌍한 최부자 아저씨 마음이 조금 편안해 지겠지?”

 

누구보다 이 생생한 기적의 말씀, 사랑의 말씀 책 소식을 가장 먼저 알게 되고

또 이 귀한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된 치국이는

이 좋은 합죽선을 주신 이름 모를 나그네 할머니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최부자네 무덤으로 향하는 치국이 발걸음이 날 듯이 가볍습니다.

 

[이정훈 지음. 2016925일 주일 오후]